지혜/장영희교수 영미문학

Love in the Open Hand: Edna St. Vincent Millay (1892~1950)

클리오56 2008. 10. 30. 08:23

[장영희의 영미시 산책] <48>내 가진것 모두 드리리

장영희 서강대 교수·영문학

입력 : 2004.08.25 17:34 15'

▲ 에드나 빈센트 밀레이(1892~1950)
이 시는 “내 사랑은 진주로 멋지게 장식되고 루비, 사파이어로 값비싼 은(銀)상자에 담긴 사랑, 꼭꼭 잠그고 열쇠는 빼고 주는 그런 사랑이 아닙니다”라는 말로 시작합니다. 거절당하지는 않을까, 밑지는 것은 아닌가, 상처받으면 어쩌나, 주먹 꼭 움켜쥐고 줄까 말까 감질나게 주는 그런 사랑이 아니라, 손을 활짝 펴서 남김없이 퍼주는 사랑입니다.

이제 곧 풀꽃 냄새, 사과향기 가득한 계절이 오면 우리도 두 주먹 움켜쥔 전시용 사랑, 장식용 사랑이 아니라 활짝 편 손 안에 듬뿍 주는 진짜 사랑을 할 수 있을까요.

 

Love in the Open Hand

Edna St. Vincent Millay

Love in the open hand, nothing but that,

Ungemmed, unhidden, wishing not to hurt,

As one should bring you cowslips in a hat

Swung from the hand, or apples in her skirt,

I bring you, calling out as children do:

“Look what I have!―and these are all for you.”

 

활짝 편 손으로 사랑을

에드나 빈센트 밀레이

활짝 편 손에 담긴 사랑, 그것밖에 없습니다.

보석장식도 없고, 상처 날까 조심스레 숨기지도 않고,

누군가 모자 가득히 앵초풀꽃 담아 당신에게

불쑥 내밀듯이, 아니면 치마 가득 사과를 담아 주듯이,

나는 당신에게 그런 사랑을 드립니다. 아이들처럼 외치면서.

“내가 무얼 갖고 있나 좀 보세요!―이게 다 당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