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장영희교수 영미문학

Cui Bono: Thomas Carlyle(1795~1881)

클리오56 2008. 10. 30. 08:21

[장영희의 영미시 산책] <47>짧은 삶, 긴 고통, 오랜 기쁨

장영희 서강대 교수·영문학

입력 : 2004.08.24 17:38 53'

▲ 토마스 칼라일 (1795~1881)
‘쿠이 보노’는 라틴어로 ‘누구의 이익을 위한 것인가’, 또는 ‘무슨 소용 있는가?’라는 뜻입니다. 시인은 ‘이렇게 덧없이 스쳐 가는 삶이 무슨 소용 있을까요?’라고 자문하고 있는 거지요. 아등바등 한세상 살다가 결국 차지하는 것은 작은 무덤 하나. 그래도 마치 빚 독촉하듯이 우리는 조금만 더, 조금만 더 달라고, 철없는 아기처럼 보챕니다. 우리가 타고 가는 얼음판은 지금도 자꾸 작아지고 있는데 말입니다.

하지만 결국 빈털터리로 간다고 해도 그런 욕망이 없다면 무슨 재미로 살까요? 삶이 짧다고 해서 우리가 겪는 고통이 짧거나 기쁨이 더 작아 보이지도 않습니다. 우리가 사는 하루하루가 바로 삶의 축약판이니까요.

 

Cui Bono

(Thomas Carlyle)

What is Life? A thawing iceboard,

On a sea with sunny shore:

Gay we sail: it melts beneath us:

We are sunk, and seen no more.

What is Man? A foolish baby,

Vainly strives, and fights, and frets:

Demanding all, deserving nothing:

One small grave is what he gets. (부분)

 

쿠이 보노

(토마스 칼라일)

삶이란 무엇? 녹고 있는 얼음판

볕 좋은 해변가 바다 위에 떠 있는 것.

신나게 타고 가지만 밑에서 녹아들어

우리는 가라앉아 보이지 않는다.

인간이란 무엇? 어리석은 아기

헛되이 노력하고 싸우고 안달하고

아무런 자격도 없이 모든 걸 원하지만

작은 무덤하나 얻는 게 고작이다.(부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