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장영희교수 영미문학

Leisure: W. H. Davies (1871-1940)

클리오56 2008. 12. 19. 08:34

[장영희의 영미시 산책] <50>가끔씩 하늘을 본다면

장영희 서강대 교수·영문학

입력 : 2004.08.27 17:56 49'

                     W. H. 데이비스 (1871-1940)
시인이 볼 때 우리는 분명 가던 길 멈춰 서서 바라볼 시간이 전혀 없는 딱한 인생을 살고 있습니다. 조금 더 높은 자리, 조금 더 넓은 집, 조금 더 많은 연봉을 쫓아 전전긍긍 살아가며 1억이든 2억이든 통장에 내가 목표한 액수가 모이면, 그때는 한가롭게 여행도 가고 남을 도우며 이런저런 봉사도 하면서 살리라 계획합니다. 인생이 공평한 것은, 그 누구에게도 내일이 보장되어 있지 않다는 겁니다. 어느 날 문득 가슴에 멍울이 잡힌다면, 아픈 심장을 잡고 쓰러진다면, 그때는 이미 늦은 건지도 모릅니다. 길을 가다가 멈춰 서서 파란 하늘 한 번 쳐다보는 여유, 투명한 햇살 속에 반짝이는 코스모스 한 번 바라보는 여유, 작지만 큰 여유입니다.

 

Leisure  

W. H. Davies

 

What is this life if, full of care,

We have no time to stand and stare

No time to see, when woods we pass,

Where squirrels hide their nuts in grass.

No time to see, in broad daylight,

Streams full of stars,

like skies at night(부분)

 

여유

W. H. 데이비스

 

무슨 인생이 그럴까, 근심에 찌들어

가던 길 멈춰서 바라볼 시간 없다면

숲 속 지날 때 다람쥐들이 풀숲에

도토리 숨기는 걸 볼 시간 없다면

한낮에 밤하늘처럼 별이 가득한

시냇물을 바라볼 시간이 없다면(부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