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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박민규 (2022.7.28)

클리오56 2022. 7. 29. 11:54

소감 및 내용

믿고 듣는 유튜브 일당백의 정박님 해설, 재밌기까지하여 곧장 도서관에서 대출. 노안을 위하여 큰 글자의 서적은 처음. 인생을 어렵게 살지말자는 취지, 즉 삼미 슈퍼스타즈의 1할2푼5리의 삶을 가지면 훨씬 인생이 여유롭고 쉬워진다는 것. 프로라는 극도의 경쟁사회에서 번아웃되지 말고 쉽고 여유롭게 살자~~~   필요 이상으로 바쁘고, 필요 이상으로 일하고, 필요 이상으로 크고, 필요 이상으로 빠르고, 필요 이상으로 모으고, 필요 이상으로 몰려 있는 세계에 인생은 존재하지 않는다. 진짜 인생은 삼천포에 있다

 

1. 출판 한겨레, 저자 박민규

(1) 문장들

* 14쪽: 1982년 한국에서 프로야구가 탄생한 원년, 6개팀 대전 OB 베어즈, 대구 삼성 라이온즈, 광주 해태 타이거즈, 서울 MBC 청룡, 부산 롯데 자이언츠, 인천 삼미 슈퍼스타즈

 

* 16쪽: 그해의 프로야구를 생각하면, 나는 도무지 삼미 슈퍼스타즈를 잊을 수 없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해, 내가 본 가장 아름다운 야구는 삼미 슈퍼스타즈의 것이었고, 또 그런 이유로 야구를 꽤나 좋아하는 나로서는 도무지 이 글을 쓰지 않을 수 없다. ..... 지금은 2001년 ....... 어쩌면 나는 역사상 가장 위대한 플레이를 펼치고 혜성처럼 사라져간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회원일 것이다. 

 

* 30쪽: 갑자기 '현 인천법원의 김 판사는 어떻게 사법고시를 패스했는가?'로 이어졌다. 어떻게요? "파를 콧구멍에 끼워서 잠을 쫓았단다."

 

* 31쪽: "아느냐? 아버지가 고등학교 동창인 조 부장에게 왜 회사에서 허라를 굽혀야 하는지?"..... "결국, 그래서 사람은 좋은 대학을 나와야 한다. 알겠느냐?" ..... "명심해라, 경쟁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 소년이여, 야망을 가져라. 

 

* 43쪽: 2월28일부터 시작될 스프링캠프서도 박현식 감독이 부르짖는 훈련 목적은 여타 팀과는 달리 '야구를 통한 자기 수양이다. 스포츠맨십, 젠틀맨십을 갖추지 못한 선수는 대성할 수 없다는 것이 그의 주장. 마산을 향해 출발하는 오늘도 그는 간편한 트레이닝복을 마다하고 선수들 전원에게 정장을 입도록 엄명했다..... 나는 경악했다. 아아, 저 복장은... 자신의 정체를 감춘 채 평범한 신문기자로 일상을 살아가는 슈퍼맨의 복장이 아닌가. 그렇다. 나의 삼미는 야구에 대한 마음가짐과 그 출발부터가 이미 슈퍼했던 것이다.  

 

* 60쪽: 1982년 슈퍼스타즈 기록

기별 최저 승률 0.125 삼미 82년 후기 5승 35패

시즌 최저 승률 0.188 삼미 82년 15승 65패

팀 최다 실점 20점 삼미 82년 6.12, 7.10 (대 삼성 두차례)

 

* 77쪽: 5위인 롯데의 어린이 회원들이 "져도 좋다, 멋진 야구를!"의 플래카드를 하늘 높이 치켜들던 바로 그 순간 - 우리는 세상을 원망하며 인생을 자포자기하는 법부터 배워나가고 있었던 것이다. "져도 좋다, 멋진 야구를!"과 같은 말도 아무나 할 수 있는 말은 아니었다. 그런 배부른 말은 5위인 롯데의 팬들에게나 가능한 것이지, 우리가 할 수 있는 말은 결코 아니었던 것이다. 

 

* 89쪽: 거기에 비한다면 - 치기 힘든 공은 절대 치지 않고, 잡기 힘든 공은 절대 잡지 않은 - 우리의 삼미야말로 겨울잠을 자고 난 오소리처럼 체력이 축적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와호잠룡이라 했던가. 그렇다. 전기에서 10승 30패를 거둔 우리야말로, 어쩌면 허리가 휘고 손목이 고장 난 다른 팀들에 일격을 가하며, 후기 리그의 돌풍을 일으키는 다크호스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 107쪽: 1983년 삼미 기록

시즌 최다 완투 경기 56게임

시즌 최고 수비율 0.979

시즌 최다 출장 투수 장명부 60게임, 시즌 최다 승리 30승, 시즌 최다 패전 20패

 

* 116쪽: 84년의 어린이날, 한국 프로야구 사상 첫 노히트노런의 대기록을 세운 해태 방수원 .... 노히트 노런을 약진의 발판으로 삼아 그해 16연패의 찬란한 위업을 달성하더니, 나아가 그다음 해에는 인류 공영에 길이 이바지할 18연패의 빛나는 금자탑을 쌓아 올렸다.  

 

* 117쪽: 83년 장명부가 계약을 맺던  당시, 30승을 올리면 얼마를 줄 거냐고 구단주에게 물었다. 30승? 구단주는 생각했다. 이런 농담이 있나. 24승을 올린 박철순이 신화로 불리는데... 구단주는 하늘이 무너져도 우랄알타이한 마스크의 장명부가 앵글로섹슨한 마스크의 박철순보다 6승을 더 올릴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1억!" 이라고 대답해버렸다..... 이를 악문 장명부가 실제로 30승을 올렸고, 약속대로 1억을 달라는 그에게, 구단주는 땀을 흘리며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하하, 전 농담인 줄 알았는데, 저 돈 없어요" 

 

* 127쪽: 82년 2월5일 창단에서 85년 6월21일의 마지막 경기까지 3년6개월이라는 짧은 세월 동안 통산 120승 4무 211패의 전적을 기록하고, 흐르는 별 삼미 슈퍼스타즈가 역사의 저편으로 사라지는 순간이었다. 

 

* 137쪽: 큰일이었다. 세상은 이미 프로였고, 프로의 꼴찌는 확실히 평범한 삶을 사는 것이었다. 예를 들어, 프로야구 원년의 종합 팀 순위로 그것을 표현하자면 다음과 같다. 

6위 삼미 슈퍼스타즈: 평범한 삶

5위 롯데 자이안츠: 꽤 노력한 삶

4위 해태 타이거즈: 문진장 노력한 삶

3위 MBC 청룡: 눈코 뜰 새 없이 노력한 삶

2위 삼성 라이온즈: 지랄에 가까울 정도ㅇ로 노력한 삶

1위 OB 베어스: 결국 허리가 부러져 못 일어날 만큼 노력한 삶

아아, 실로 무서운 프로의 세계가 아닐 수 없다고 16살의 나는 생각했다. 그저 평범한 삶보다 조금 못하거나 더 떨어지는 삶은 몇 위를 기록할 것인가? 몇 위라니? 그것은 야구로 치자면 방출이고, 삶으로 치자면 철거나 죽음이다. 그런 삶은 순위에 낄 자리가 없다. 평범한 삶을 살아도 눈에 흙을 뿌려야 할 만큼 치욕을 당하는 것이 프로의 세계니까. 

 

* 140쪽: 나는 다시 슈퍼스타즈를 생각했다. 그리고 삼미의 팬이었던 나의 유년과, 현재를 생각했다. OB와 삼성, 혹은 MBC나 해태의 팬이었던 또래의 소년들에 비해 확실히 나는 염세적인 소년이었고, 자신감이 없었으며, 세상을 어둡게 바라보고 있었다. OB의 팬이 아니라면, 삼성의 회원이 아니라면, 아니 프로야구가 없었다면 - 그 소년들과 나의 차이점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결국 문제는 내가 삼미 슈퍼스타즈 소속이었던 데서 출발한 것이라고, 16살의 나는 결론을 내렸다. 그랬다. 소속이 문제였다. 소속이 인간의 삶을 바꾼다. ..... 그러고는 다시 아버지에게 뻥을 친 그대로 '죽는 한이 있어도 좋은 대학에 가야겠다'는 굳은 결심을 하던 아침이었다.  

 

* 152쪽: 원서를 쓰면서, 나는 교육의 목표 역시 소속을 가리는데 있었다는 중요한 비밀을 알게 되었다. 똥배짱이 아닌 이상은, 타고난 저마다의 소질을 개발했다간 큰일이 나는 것이다. 눈치를 깠다면 당연히 저마다의 소속부터 개발해야 한다. 참, 계발이었지!

 

* 155쪽: 같은 일류대 안에서도 세상의 지층은 존재했다. 시골의 소박한 고등학교를 졸업한 신입생과 경기고, 서울고를 졸업한 신입생의 지층은 확실히 다른 것이었다. ..... 시골 출신의 신입생들도 마찬가지였다. 이들은 가능한 한 자신의 촌티와 사투리를 숨기려는 스타일과, 자학을 하듯 오버액션을 연출하는 두 부류로 나뉘었다. .... 이른바 가장 우수하다는 평을 듣는 집단에서도 이 소속의 콤플렉스 앞에서 자유로운 인간은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사실, 모든 인간은 평등하다. 사실 그래서, 인간은 절대 평등할 수 없다. 

 

* 196쪽: 신정 때 집에서 혈투가 벌어졌어. 유산이 문제였지. 할아버지가 물려준 임야가...졸지에 개발 지역이 되었나봐.... 온갖 욕이 오가고 주먹질이 오갔어. 어머니가 싸움을 말리다 쓰러지셨어....다들 돼지발정제를 마신 것처럼 땀을 흘리고 숨소리가 거칠어졌어. 아무래도 놈들이 원하는건 돈과의 교미가 아닌가 싶어. 이미 마신 이상은.... 그 끝을 보지 않을 수 없는 거지. 어쩌면 우리가 대학을 간 것도 다 그걸 마셨기 때문이야. 

 

* 215쪽: 인생은 결국, 결코 잘하리라는 보장도 없이 - 거듭 버틸 수 있는 데까지 버티다가 몇 가지의 간단한 항목으로 요약되고 정리되는 것이라고, 나는 생각했다. 지금도 버티고 있는, 그래서 아무 일 없이 흘러가고 있는 우리의 삶은 - 실은 그래서 기적이다

 

* 232쪽: 야구로 치자면, 1998년은 데드볼의 시기였다. 세상의 곳곳에서 데드볼을 맞는 사람들이 즐비했고, 나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그러니까 바로 그 무렵 - 나는 이혼을 했고, 얼마 후 실직을 했다. 죽어도, 좋았고, 죽는 줄, 알았다. 그랬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의 생각처럼, 누구에게나 힘든 시기가 있는 거겠지. 그렇게 말해도, 좋다. 어쨌거나 분명한 것은, 이제 조금은 - 그때 일어난 일의 원인을 알게 되었단 사실이다. 좋도록 하세요. 모쪼록, 인생은 다소, 다사다난한 것이 아니겠는가. 

 

* 242쪽: 집은 비어 있었다. 넥타이를 맨 채 나는 그대로 쓰러졌고, 결국 베개에 얼굴을 묻고서야 울음을 터트렸다. 갑자기 아내의 얼굴이 떠올랐다. 나는 가정을 버리고도, 회사에서 살아남지 못했다. 빙산에 갇힌 공룡처럼, 나는 깊고 깊은 잠 속으로 빠져들었다. 

 

* 243쪽: 왜 그동안 한 번도 과거를 기억하지 않은 걸까. 잘 모르겠다. 나는 너무 바빴다. 언제나,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았다. 그랬다. 생각하면 나에게도 왕년往年이 있었다. 촌스러운 별무늬처럼, 느닷없고 보잘것없던 청춘의 1, 2. 순간 인정하기 싫은 것은 - 그래도 그 순간이 가장 빛나던 시절이었단 잔인한 사실. 대저 그것이 클라이맥스였다니, 우리의 삶은 얼마나 시시한 것인가. () 나의 청춘은 한 장의 체다 슬라이스 치즈처럼 가늘고 납작해져 있었다

 

* 254쪽: 이젠 1루로 나가서 쉬란 말이야... 쉬고, 자고, 뒹굴고, 놀란 말이지. 정신을 차리고 제대로 봐. 공을 끝까지 보란 말이야. 물론 심판은 스트라이크를 선언했겠지. 어차피 세상은 한 통속이니까 말이야. 제발 더 이상은 속지 마. 거기 놀아나지 말란 말이야. 내가 보기에 분명 그 공은  - 이제 부디 삶을 즐기라고 던져준 볼이었어. 

 

* 262쪽: 전부가 속았던 거야. ‘어린이에게 꿈을! 젊은이에겐 낭만을!’이란 구호는 사실 어린이에겐 경쟁을! 젊은이에겐 더 많은 일을!’ 시키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보면 돼. 우리도 마찬가지였지. 참으로 운 좋게 삼미 슈퍼스타즈를 만나지 못했다면 아마 우리의 삶은 구원받지 못했을 거야. 삼미는 우리에게 예수 그리스도와도 같은 존재지. 그리고 그 프로의 세계에 적응하지 못한 모든 아마추어들을 대표해 그 모진 핍박과 박해를 받았던 거야. 이제 세상을 박해하는 것은 총과 칼이 아니야. 바로 프로지! 그런 의미에서 만약 지금의 세상을 구원하기 위해 다시 한 번 예수가 재림한다면 그것은 분명 삼미 슈퍼스타즈와 같은 모습일 것이라고, 나는 생각해.” 

 

* 271~272쪽: 그 자신의 야구가 뭔데?

그건 치기 힘든 공은 치지 않고, 잡기 힘든 공은 잡지 않는다. 그것이 바로 삼미가 완성한 자신의 야구. 우승을 목표로 한 다른 팀들로선 절대 완성할 수 없는-끊임없고 부단한 야구를 통한 자기 수양의 결과야.

뭐야, 너무 쉽잖아?

틀렸어! 그건 그래서 가장 힘든 야구. 프로의 세계에서 가장 하기 힘든 야구인 것이지. ? 이 세계는 언제나 선수들을 유혹하고 있기 때문이야. 어이, 잘하는데. 조금만 더 하면 될 거 같은데? 누군 이번에 어떤 팀으로 옮겨갔대. 연봉이 얼마래. 열심히 해. 넌 연봉이 얼마지? 아냐, 넌 할 수 있어. 그걸 놓치다니! 방출된 사람들이 뭘 하며 사는지 아니? () 지면 죽는다는 생각으로 뛰어! 하나 둘 셋 넷 둘 둘 셋 넷. 이봐, 뭘 생각해? 생각할 시간 있으면 뛰어 병신아! 훈련 시간에 늦지 마. 연봉이 아깝다, 연봉이 아까워. 이봐, 팀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른다는 게 말이 돼? 네가 그러고도 프로야? ? 너 이 세계가 얼마나 냉정한지 모르지? 너 이 바닥이 얼마나 좁은지 모르지? 맛 좀 볼래? 한눈팔지 마! 언제 공이 올지 모르잖아! 몸을 날려! 날리란 말이야

 

* 290쪽: 오늘 이 자리는 - 인류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야구, 가장 완성된 형태의 야구를 펼친 후 사라진 삼미 슈퍼스타즈를 기억하는 자리이자, 그 업적을 기리는 팬클럽이 재결성되는 뜻깊은 자리입니다. 이 장소는 85년 6월 20일 저녁, 그러니까 6월21일의 마지막 경기가 열리기 전날 밤 삼미 슈퍼스타즈가 최후의 만찬을 가졌던 의미있는 장소입니다. 바로 그 장소에서, 13년이 지난 오늘 우리는 부활했습니다. 메뉴 역시 그 최후의 만찬 때 사용되었던 갈비와 등심, 더불어 소주와 맥주가 그대로 준비되어 있습니다. 

 

* 299쪽: 필요 이상으로 바쁘고, 필요 이상으로 일하고, 필요 이상으로 크고, 필요 이상으로 빠르고, 필요 이상으로 모으고, 필요 이상으로 몰려 있는 세계에 인생은 존재하지 않는다. 진짜 인생은 삼천포에 있다

 

* 301쪽: 삼미 슈퍼스타즈의 후신이 역사상 최초로 한국시리즈의 우승을 다툰다는 사실을 알게되었다. .... 그날 정말 거짓말처럼 현대 유니콘스는 우승을 거머쥐었다. 5:2의 게임 스코어였고, 17년만에 인천 야구의 한이 풀리는 순간이었다.....우승은 생각처럼 기쁘지 않았고, 기대했던 것처럼 마음의 열기를 불러일으키지도 않았다

 

* 315~316쪽: 삼미 슈퍼스타즈의 팬클럽은 해체되었다. 회원들 각자의 신변에 많은 변화가 일어났고, 물이 흘러 바다로 가듯 - 그렇듯 자연스럽게 우리 클럽은 이 세계에서 사라져갔다. 먹고사는 일은 누구에게나 중요한 문제였고, 우리는 모두 그 문제를 어떤 식으로건 해결해야 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 야구로부터, 우리가 분명 어떤 영향을 받았다는 사실이다. 뭐랄까, 더 이상 치기 힘든 공을 치거나, 잡기 힘든 공을 잡기 위해 똥줄을 태우지 않는다는 것이다. 결론은 다들

잘 먹고 잘 산다, 다. 

 

* 323쪽: 1할2푼5리의 승률로, 나는 살아왔다. 아닌게 아니라, 삼미 슈퍼스타즈의 야구라고도, 나는 말할 수 있다. 함정에 빠져 비교만 않는다면, 꽤나 잘 살아온 인생이라고도, 생각할 수 있다. 뭐 어때, 늘 언제나 맴맴맴.  

 

 

2. 유튜브 일당백 시즌 1 EP 66 (2020.1.4)

- 작가 박민규: TV에서 카메라 시선을 의식하지 않음. 그래서 TV출연이 거의 없음. 카피라이터로 '꽝입니다' 개발. 본 소설로 2000년대 각종 문학상 휩쓸었음. 표절 시비로 아쉬움. 사회가 요구하는 기준대로 살아간다는게 맞냐?

 

- 프로 야구 원년의 6개팀 중 하나, 삼미 슈퍼스타즈의 패배를 인생의 좌표로 승화

- 유행중인 드라마 스카이 캐슬에서 일류를 지향

- 구도 부산의 응원: 아주라 (볼을 아이에게 주라~)

 

- 줄거리

* 삼미 슈퍼스타즈가 연일 패배하면서 본인도 실망. 결국 소속이 신분을 결정하는걸 느끼고 일류 대학 가자고 결심. 졸업하고 취직하여 잘 지내다가 실직과 이혼을 경험.

 

* 프로야구에서 삼미슈퍼스타즈는 하나의 음모에 의한 희생자, 모두가 프로를 지향하지만 삼미는 자기수양. 사회의 삶도 마찬가지로 왜 프로를 지향하느냐, 자기의 소신대로 살아가야. 그 정신을 잇기 위해 팬클럽 창단. 더 이상 치기 힘든 공을 치거나, 잡기 힘든 공을 잡기 위해 똥줄을 태우지 않는다는 것. 삶에서 얽매이지 않는다.

 

- 내용

* 소설의 시작과 끝이 플레이볼인데, 플레이볼은 원래 시작할 때 사용. 그런데 마지막에도 플레이볼인 것은 게임은 끝나도 인생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는 의미가 아닐까...

* 1982년 프로야구 탄생. 또한 통행금지 해제로 생활의 변화, 심야극장 활황, 숙박업소는 여전히 호황, 1983년 교복자율화 

* 중학교 교복의 원단은 엘리트: 아들을 엘리트로 키우겠다는 결의, 엘리트는 획일 주의의 기준(서울대, 삼성, 판사), 특히 판사는 성적이 평생을 관통, 검사는 성적이 좋아도 임용후 실적에 따라 역전이 가능. 그래서 엘리트 문화의 정점은 판사, 그래서 성역.   

* 머리가 크다. 이건 중학생의 머리가 아닙니다. 민병철 생활영어를 합니다. 횟집에서 국제정세를 언급하고. 파를 콧구멍에 끼워 잠을 쫒으며 열심히 공부하여 판사가 되고.... 바다의 파도가 밀려오듯 인생이 쉽지 않음을 느끼고.... => 스카이 캐슬

* 피라미드의 한자어 금자탑. 금자처럼 탑을 쌓았다. 

* Boys be ambitious. 부친이 책상 앞에 붙여준다. 야망을 가져라, 아버지의 한을 풀어다오. 

* 삼미 팀: 전지훈련가는 버스에 탑승하는데 선수들은 모두 정장차림. 스포츠맨십, 자기수양을 지향. 수퍼맨이 그러하듯..

* 선수 특이한 이름들: 금광옥, 장명부, 정구선, 정구왕, 김바위 => 슈퍼맨들은 그러하네... 클라크, 본드, 블루스

* 어린이 팬클럽 모집: 당시 대단한 열광, 신분 상승. 가입비 5천원. 이를 확보하기 위한 아버지 붕띠우기 전략

* 삼미의 패배 연속: 해설자들의 멘트는 더욱 화나게 하고. (저건 동네 야구, 삼미가 아니면 웃을 일이 없지요) 

* 2년차에 너구리 장명부 등장: 게임 완투 및 승률은 깨지지않을 대기록

* 85.6월 마지막 게임 관람. 2본 동시상영 무릎과 무릎 사이 영화보러 갔지만 다른 영화 상영중

* 삼미 슈퍼스타와 자신의 삶이 비슷, 프로 세계는 평범한 야구로는 안된다. => 소속이 신분 결정, 좋은 대학 가야한다...

* 군 입대하면서 청춘의 시절을 마감. 제대호 과외하면서 생활. 친구는 일본에 가고.

* 98년 구조조정 및 이혼으로 되면서 데드볼. 친구는 귀국하고 여전히 삼미 슈퍼스타즈 물품들을 여전히 보유 

* 친구는 일본에서 귀인을 만나 삼미 팬클럽 설립. 투쓰리에서 포볼로 진루 가능한 찬스가 있다. 낙천적 인간으로 변화

* 삼미는 자기의 야구를 추구: 출발부터 달랐고 프로와는 다른 세계

* 삼천포에서 전지훈련. 시합. 해체. 이 세계는 프랜차이즈이니 세상 다르게 살아야한다.

=> 삼천포는 사라졌지만 그 지역은 그대로 있다. 돈 욕심만 없어지면 인생은 쉬워진다. 가진게 간단하면 인생도 간단해진다. 더 이상 치기 힘든 공을 치거나, 잡기 힘든 공을 잡기 위해 똥줄을 태우지 않는다는 것이다. 1할2푼5리로 살아가면 된다. 따라 뛰지말고 속지말자. 

 

교보문고 책소개

“1할 2푼 5리의 승률로 살아가는 모두에게”
마이너리티들의 영원한 히어로, 베스트셀러 소설가 박민규의 대표작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개정 2판 출간

“치기 힘든 공은 치지 않고, 잡기 힘든 공은 잡지 않는다.”
‘낙오자들’에게 띄우는 조금은 슬픈, 그러나 유쾌한 연가
필요 이상으로 일하고, 필요 이상으로 빠르게 흘러가는 세상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남아야 할까. 이 질문에 대한 도발적인 대답으로 제8회 한겨레문학상을 수상한 박민규 작가의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개정 2판이 출간됐다. 이 작품은 출간 당시 기존 소설에서 접하기 어려웠던 기발하고 유쾌한 상상력, 감각적인 문장으로 대단한 신인 작가의 탄생을 알리며 문단의 주목을 받았으며, 이후 많은 독자의 공감과 사랑을 받아왔다. 사회의 주류에서 소외된 ‘낙오자들’(사실은 우리 모두)에 대한 관심과 그러한 소외를 야기한 현대사회를 향한 비판은 2020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더 절실한 메시지가 되었다.
 선정 및 수상내역
- 제8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저자 : 박민규

1968년생. 소설

목차

프롤로그. 플레이 볼

1 그랬거나 말거나 1982년의 베이스볼
나는 소년이다. 소년이여 야망을 가져라
인천 앞바다에 사이다가 떴어도
믿거나 말거나,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말해다오 말해다오, 연안부두 떠나는 배야
회개하라, 프로의 날이 머지않았다
저 별은 나의 별, 저 별은 너의 별
그랬거나 말거나, 1983년의 베이스볼
1984년의 부메랑과 그해의 노히트 노런
무릎과 무릎 사이, 바이바이 슈퍼스타

2 그랬거나 말거나 1988년의 베이스볼
나도야 간다
별빛이 흐르는 다리를 건너
가을 잎 찬 바람에 흩어져 날리면
하늘과 땅 사이에 꽃비가 내리더니
비 맞은 태양도 목마른 저 달도
젊음의 고난은 희망을 안겨주리니
빠빠빠 빠빠빠 빠빠빠빠빠빠

3 그랬거나 말거나 1998년의 베이스볼
데드볼
투 스트라이크 스리 볼
일어나. 야구. 캐치볼. 하늘
투 스트라이트 포볼
스텝 바이 스텝. 한 걸음씩 인생은 달라진다
뷰티풀 선데이, 시간은 흘러넘치는 것이다
경축. 삼미 슈퍼스타즈 팬클럽 창단
진짜 인생은 삼천포에 있다
삼미 슈퍼스타즈 VS 프로 올스타즈

에필로그. 플레이 볼
작가의 말

책 속으로

인생은 결국, 결코 잘하리라는 보장도 없이-거듭 버틸 수 있는 데까지 버티다가 몇 가지의 간단한 항목으로 요약되고 정리되는 것이라고, 나는 생각했다. 지금도 버티고 있는, 그래서 아무 일 없이 흘러가고 있는 우리의 삶은-실은 그래서 기적이다. _215쪽

왜 그동안 한 번도 과거를 기억하지 않은 걸까. 잘 모르겠다. 나는 너무 바빴다. 언제나,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았다. 그랬다. 생각하면 나에게도 왕년往年이 있었다. 촌스러운 별무늬처럼, 느닷없고 보잘것없던 청춘의 1, 2년. 순간 인정하기 싫은 것은-그래도 그 순간이 가장 빛나던 시절이었단 잔인한 사실. 대저 그것이 클라이맥스였다니, 우리의 삶은 얼마나 시시한 것인가. (…) 나의 청춘은 한 장의 체다 슬라이스 치즈처럼 가늘고 납작해져 있었다. _243쪽

그 ‘자신의 야구’가 뭔데?
그건 ‘치기 힘든 공은 치지 않고, 잡기 힘든 공은 잡지 않는다’야. 그것이 바로 삼미가 완성한 ‘자신의 야구’지. 우승을 목표로 한 다른 팀들로선 절대 완성할 수 없는-끊임없고 부단한 ‘야구를 통한 자기 수양’의 결과야.
뭐야, 너무 쉽잖아?
틀렸어! 그건 그래서 가장 힘든 ‘야구’야. 이 ‘프로의 세계’에서 가장 하기 힘든 ‘야구’인 것이지. 왜? 이 세계는 언제나 선수들을 유혹하고 있기 때문이야. 어이, 잘하는데. 조금만 더 하면 될 거 같은데? 누군 이번에 어떤 팀으로 옮겨갔대. 연봉이 얼마래. 열심히 해. 넌 연봉이 얼마지? 아냐, 넌 할 수 있어. 그걸 놓치다니! 방출된 사람들이 뭘 하며 사는지 아니? (…) 지면 죽는다는 생각으로 뛰어! 하나 둘 셋 넷 둘 둘 셋 넷. 이봐, 뭘 생각해? 생각할 시간 있으면 뛰어 병신아! 훈련 시간에 늦지 마. 연봉이 아깝다, 연봉이 아까워. 이봐, 팀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른다는 게 말이 돼? 네가 그러고도 프로야? 응? 너 이 세계가 얼마나 냉정한지 모르지? 너 이 바닥이 얼마나 좁은지 모르지? 맛 좀 볼래? 한눈팔지 마! 언제 공이 올지 모르잖아! 몸을 날려! 날리란 말이야! _271~272쪽

필요 이상으로 바쁘고, 필요 이상으로 일하고, 필요 이상으로 크고, 필요 이상으로 빠르고, 필요 이상으로 모으고, 필요 이상으로 몰려 있는 세계에 인생은 존재하지 않는다. 진짜 인생은 삼천포에 있다. _299쪽

우승은 생각처럼 기쁘지 않았고, 기대했던 것처럼 마음의 열기를 불러일으키지도 않았다. _301쪽 

출판사 서평

늘 지기만 하는 야구,
삼미 슈퍼스타즈와 1980년대

서울 도봉구 쌍문동을 배경으로 한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가 아날로그적 감수성으로 1980년대를 그렸다면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은 프로야구를 매개로 조금은 생소하지만 솔직하고 유쾌한 버전으로 1980년대를 기억한다.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1982년을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물론 굳이 야구를 좋아하지 않더라도, 1982년은 다른 여러 가지 의미에서 한 번쯤 기억될 만한 해임이 분명하다. 그해로 말할 것 같으면-우선 37년 만에 야간 통행금지가 해제되고, 중고생의 두발과 교복 자율화가 확정됨은 물론, 경남 의령군 궁유지서의 우범곤 순경이 카빈과 수류탄을 들고 인근 4개 마을의 주민 56명을 사살, 세상에 충격을 준 한 해였다. 또 건국 이후 최고 경제사범이라는 이철희·장영자 부부의 거액 어음 사기 사건과 부산 미문화원 방화 사건이 일어난 것도, 이스라엘이 레바논을 침공하고, 팔레스타인 난민 학살이 자행되고, 소련의 브레즈네프가 사망하고, 미국의 우주 왕복선 컬럼비아호가 발사되고, 끝으로 비운의 복서 김득구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벌어진 레이 ‘붐붐’ 맨시니와의 WBA 라이트급 타이틀전에서 사망한 것도 바로 그해의 일이었다.” _본문 중에서

여기에 엘리트 학생복지와 국풍81, 댄스그룹 둘리스, 민병철 생활영어 같은 세세한 소품들이 더해져 소설은 마치 영화 〈수상한 그녀〉,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을 보는 듯한 복고적 스타일을 연출한다. 그리고 이러한 현실적 배경을 뒤로한 채 곧바로 ‘삼미 슈퍼스타즈’라는, 실재했던 괴짜 구단으로 시선을 옮긴다. 이 소설이 삼미 슈퍼스타즈를 주목하는 이유는 단순명료해 보인다. 바로, 늘 패배만 하고 살아온 우리 시대의 자화상과 닮아 있기 때문이다.

주변인들에 대한 따뜻한 시선,
그리고 경쟁사회에 대한 유쾌한 풍자

팀 최다 실점, 시즌 최소 득점, 한 게임 최다 피안타, 팀 최다 홈런 허용, 최다 사사구 허용, 시즌 최다 병살타 등을 기록으로 갖고 있는 ‘삼미 슈퍼스타즈’는 1985년 청보 핀토스로 매각되기까지 1983년 한 해를 제외하고는 만년 꼴찌였다. 등장인물들 역시 ‘삼미 슈퍼스타즈’의 전적만큼이나 화려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일류대학에 진학해 대기업에 입사했으나 IMF의 여파로 구조조정의 대상이 된 주인공 ‘나’와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을 결성하기까지 수많은 조언을 해준 친구 ‘조성훈’, 3명의 애인이 있는 ‘그녀’, 홍대 앞 카페 주인 ‘조르바’와 PC방에서 만난 친구들….
이런 ‘주변인들’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은 경쟁과 죽음을 부추기는 현대 자본주의에 대한 풍자와 만나 색다른 소설적 감흥을 준다.

“전부가 속았던 거야. ‘어린이에게 꿈을! 젊은이에겐 낭만을!’이란 구호는 사실 ‘어린이에겐 경쟁을! 젊은이에겐 더 많은 일을!’ 시키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보면 돼. 우리도 마찬가지였지. 참으로 운 좋게 삼미 슈퍼스타즈를 만나지 못했다면 아마 우리의 삶은 구원받지 못했을 거야. 삼미는 우리에게 예수 그리스도와도 같은 존재지. 그리고 그 프로의 세계에 적응하지 못한 모든 아마추어들을 대표해 그 모진 핍박과 박해를 받았던 거야. 이제 세상을 박해하는 것은 총과 칼이 아니야. 바로 프로지! 그런 의미에서 만약 지금의 세상을 구원하기 위해 다시 한 번 예수가 재림한다면 그것은 분명 삼미 슈퍼스타즈와 같은 모습일 것이라고, 나는 생각해.” _본문 중에서

‘삼미 슈퍼스타즈’를 둘러싼 화자와 ‘주변인들’ 사이의 대화, 아무런 의미도 없고 논리적 연관성도 없어 보이는 수사들 속에는 엄혹한 현실에 대한 풍자와 이런 현실 속에서도 자신들만의 가치를 지켜가려는 이들에 대한 연민이 숨어 있다.

다양한 문화적 코드와 유니크한 어조,
그리고 강력한 문장의 힘

이러한 서사들을 가능케 한 것은 박민규만의 독특한 문체가 가지는 힘이라고 할 수 있다. 밀도 있으면서도 포털 사이트의 댓글과도 같은 속도감 있는 문장, 만화적 상상력과 특유의 낭만적 모티브는 소설이 줄 수 있는 모든 재미를 한꺼번에 선사한다. 기성작가들의 고전적 글쓰기와는 일정한 선을 긋고 있으면서도 진중함과 소설적 가치는 고스란히 가져와 간직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이 지나간 시대를 주 무대로 하고 있으나 지나간 시대와는 또 다른 소설 미학을 보여주고 있다는 사실이 결코 우연은 아닐 것이다.
바로, 제8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이자 19만 독자가 사랑한 이 시대의 스테디셀러, 마이너리티들의 영원한 히어로, 소설가 박민규의 대표작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