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 역시 여러번 들렀지만 오늘처럼 광범위하게 체계적으로 답사한 적은 없었다.
'서울의 시간을 그리다' 덕분에 이모저모 참으로 흥미롭게 둘러본다.
백팩을 하고 돌아다니다보니 행여 노숙자처럼 보이는게 아닐까하고 우려도 되고.
정동의 지명 기원은 태조의 둘째왕비 신덕왕후의 묘소 정릉이 여기 있었기에 유래되었다하며,
왕위를 두고 다투었던 태종이 후일 신덕왕후의 지위를 격하시켜 성북구로 이장하고
묘석은 청계천 광통교 밑돌로 사용케하여 사람들이 밟고 지나가게 했다하는데,
그래도 정릉의 흔적이 지명으로 남았으니 세상사 인연은 끝이 없다.
덕수궁 돌담길을 따라 정동 로터리로 향하면 바닥에 문화재 타일 블록이 있는데
정동길에서 볼 수 있는 9개 문화재를 모아 놓았으니 살펴보는 소소한 재미가 처음부터 시작된다.
이환권의 장독대라는 조형물이 돌담길 아래에 위치하는데 멀리서 보면 장독대이지만
다가가보면 사람들이고, 그것도 정상인을 눌러 놓은 모양인데 작가는 당기거나 늘려서 착시 현상을 일으킨다.
로터리 한켠에는 작곡가 이영훈 추모비가 있는데 마침 구세군의 바자행사로 옷더미 속에 파묻혀 있었고
그가 작곡한 광화문 연가에 덕수궁 돌담길과 정동길이 나오는 연유로 정동과 인연되어 추모비가 세워진 듯 하다.
오전에만 오픈한다는 중명전을 둘러보기 위하여 서둘렀는데 대한문 앞에서 수문장 교대식이 있어
잠시 구경후 중명전에 갔더니 보수공사로 휴관이라니 담장너머 멀리서 바라보기만 하였다.
중명이란 광명이 계속되어 그치지 않는다는 의미라는데 을사늑약이 강제로 체결된 비극의 현장이라
결코 밝지않으며 공사장 흙더미 너머 붉은벽돌의 건물은 역시 우중충한 모습이다.
다시 정동 로터리로 되돌아와서 다섯 갈래 길이니 대한문, 시립도서관, 정동교회, 정동극장
그리고 구세군 방향인데, 우선 정동교회 길을 택하였다.
정동교회는 아펜젤러에 의해 1897년 최초의 감리교회로 설립되었으니 120년의 역사이고,
당시 선교는 비공식이었어 교회 건물에 십자가가 없었고 그 전통은 지금도 이어진다.
평일이라 그런지 문이 잠겨 내부는 볼 수 없어 유감이었다.
바깥에서 바라보는 붉은 벽돌의 종탑과 지붕, 빅토리아식 아치 창틀, 그리고 하얀 입구 문이 아름다운 건물이다.
이외에도 아펜젤러 상, 100주년 기념탑을 둘러보았다.
교회를 나오면 오르막 길인데 우측으로는 육중한 거구의 러시아대사관,
좌측으로는 붉은 벽돌의 신아 빌딩인데 과거에는 독립신문사가 있었을 것으로 추측하는 곳이다.
배재학당은 서관은 강동구로 이사간 배재고에 그대로 옮겨졌고
동관은 역사박물관으로 쓰이고 있으며 주위에는 재단관련 빌딩만 남아있다.
배재학당은 1885년 미국 북감리교 선교사 아펜젤러가 설립한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식 중등교육기관이며
'크고자 하거든 남을 섬기라'라는 교훈을 남겼다고 한다.
배재는 고종이 직접 내린 교명이며 박물관 내부는 오픈되었기에 잠시 관람을 하였는데
서유견문, 진달래꽃 시집, 타자기, 피아노, 아펜젤러 일기 등 유물이 전시되어있다.
배재빌딩 뒤로 가면 플라타너스 아래 독립신문사터 표지석이 있는데
정확한 위치는 아직 고증되지 않았다고 하니, 1896년 설립이면 불과 120년 전인데.
서울시립미술관은 예전 대법원 청사이었기에 이곳으로 오는 덕수궁 돌담길은 연인들이 헤어지는 길로
불리기도 했지만 지금은 여러 미술 작품들이 앞을 장식하고 있어 좋은 데이트 장소일게다.
최정화 작 장미빛 인생, 조성묵 작 소통 그리고 이외에도 다수의 작품들을 볼 수 있었고
이황 퇴계 선생 집터 표지석도 있다했지만 찾지는 못했다.
다시 로터리로 돌아와서 이번에는 정동의 북쪽으로 덕수궁 돌담길을 따라 오르막길인데
마침 점심시간이라 많은 회사원들이 길을 따라 내려오는 모습에 나도 불과 1년전엔 저랬는데...
좌측에 하비브 하우스라고 미대사관 관저가 있으며, 내리막길 우측에 붉은 건물이
자선냄비로 알려지는 구세군 중앙회관이니 안정된 좌우대칭의 르네상스 양식이라고 한다.
1928년 완공되었고, 이장희씨는 소용돌이 모양의 소맷돌을 스케치하였다. 역시 내부를 볼 수 없어 아쉬었고.
아주 반가운 건물 캐나다 대사관인데 2010년부터 두 차례에 걸쳐 캐나다에 4년간 주재하였고
이 곳에서 비자를 발급받느라 방문하기도 하였으니 개인적으로 인연이 많다.
더구나 감동적인 것은 캐나다 대사관이 2007년 이곳에 건물을 지으면서 수령 500년의 회화나무를 보호하기 위하여
건물을 한발 뒤로 물렀고 굴착시기도 나무의 동면 시기에 맞춰 진행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회화나무는 아주 건강하고 아름답다고 하니 그 정성에 부응했음에 틀림없다.
캐나다 대사관 옆 길을 따라 오르막을 오르면 구 러시아 공사관 공원인데
공원 중앙에는 하얀 파고라가 세워져 있고 그 뒷쪽 높은 곳에 구 러시아 공사관 주탑이 홀로 세워져있다.
고종의 아관파천의 아픔이 서린 장소이며 그 탑 옆으로 덕수궁으로 통하는 비밀통로가 있었다고 한다.
덕수궁 돌담길 문화재 타일 블록
덕수궁 돌담길 나무
정동 로터리
이영훈 추모비
중명전
정동교회
러시아 대사관
신아빌딩
배재학당역사박물관
입구의 종
박물관 전시물: 서유견문 / 진달래꽃 시집
아펜젤러
배재학당 현판 (고종이 내린 교명)
하늘기둥
배재 회화나무
독립신문사 터
서울시립미술관
조용묵 작, 소통
(사용자인 인간주체와 의자라는 대상물간의 소통을 강조)
대법원 터 (인권침해 판결에 대한 항의의 표시가 인상적)
최정화 작, 장미빛 인생
(플라스틱 합성재료에 빨간색 공업용 페인트 채색한 현대 물질문명에 대한 발언)
미국대사관저 Habib House 입구
구세군 중앙회관
계단과 소용돌이 소맷돌
첫방송터
더 플로 (버스 정류장)
조너선 보롭스키 작, 해머링 맨
성 프란치스코 (손에는 못자국)
캐나다 대사관
(캐나다 대사관은 2007년 이곳에 건물을 지으면서 수령 500년의 회화나무를 보호하기 위하여
건물을 한발 뒤로 물렀고 굴착시기도 나무의 동면 시기에 맞춰 진행했다)
구 러시아 공사관 공원
구 러시아 공사관 주탑
이화박물관
유관순 동상
옛신아일보 별관
정동극장
영국대사관
대한성공회
사제관 성가수녀원
성공회 성당 내부
전통창살 모양의 스테인드 글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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