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장영희교수 영미문학

Pity Me Not: Edna Vincent Millay(1897-1950)

클리오56 2008. 7. 4. 08:52
[장영희의 영미시 산책] <10> ‘사랑해요’의 반대말은…

장영희 서강대 교수·영문학
입력 : 2004.07.12 17:43 09'
▲ 에드나 빈센트 밀레이(1897~1950).
- 장영희의 영미시 산책
자연의 변화무쌍함과 인생의 무상함을 짧은 사랑의 생명과 연인의 변덕스러움에 비유하고 있는 시입니다. 연인이 떠났다는 사실을 머리(mind)는 잘 알지만, 가슴(heart)은 여전히 그걸 인정하지 못하고 그 사랑에 연연하고 아파합니다.

오늘 문득 제자 승은이가 물었습니다. “선생님, ‘사랑해요’의 반대말이 뭔지 아세요?” “‘미워해요’인가?” 내가 말했습니다. “아니요.” “그럼 싫어해요?” “그것도 아니에요. 답은 ‘사랑했어요’예요. ‘미워해요’는 그래도 관심을 나타내지만 떠난 사람은 아무 관심도 없잖아요.” 슬프게 말하는 승은이를 가여워할 필요는 없습니다. 시간이 흐르면 승은이는 ‘사랑해요’의 반대말이 ‘사랑했어요’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을 겁니다. 나이가 들수록 자꾸 계산하는 머리만 커지고 가슴은 메말라 가면, 과거의 사랑했던 기억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게 될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