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장영희교수 영미문학

Barter: Sara Teasdale

클리오56 2008. 7. 4. 08:49
[장영희의 영미시 산책] <7> 세상엔 공짜가 없으니…

장영희 서강대 교수·영문학
입력 : 2004.07.08 17:51 06' / 수정 : 2004.07.08 17:53 26'
▲ 미국 시인 사라 티즈데일(1883-1934)
- 장영희의 영미시 산책
이 시가 기록되어 있는 티즈데일의 원고 가장 자리에는 ‘삶은 거저 주지 않고 판다(Life will not give but she will sell)’라고 쓰여 있습니다. 이 세상 그 어떤 것도 공짜가 없는데, 아니, 우리가 세상에 공짜로 내놓는 게 없는데, 삶이라고 예외일 수는 없지요. Barter(물물교환)라는 경제용어를 사용해서 우리가 누리는 삶의 기쁜 순간들은 결국 교환적이며 보상적이라는 의미를 전하고 있습니다.

이 나이에도 삶에는 꼭 갖고 싶은 멋진 것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것들을 공짜로 바라고 있는 나의 태도에 문제가 있는지 모릅니다. ‘비에 젖은 솔 내음새’를 얻기 위해서는 그 향기와 아름다움을 느낄 줄 아는 마음을 내어놓아야 하고, ‘당신을 사랑하는 눈매’를 사기 위해서는 내가 사랑하는 눈매를 주어야 한다는, 아주 간단한 ‘물물교환’ 법칙을 잊고 살았습니다. 치사하게 내가 준 것만 조목조목 값을 따지고, 공짜로 얻은 것은 당연히 여기고 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