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장영희교수 영미문학

I'm Nobody: Emily Dickinson

클리오56 2008. 7. 4. 08:51
[장영희의 영미시 산책] <9>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의미'가 되고 싶다

장영희 서강대 교수·영문학
입력 : 2004.07.11 18:07 56' / 수정 : 2004.07.11 18:58 20'
▲ 에밀리 디킨슨 (1830~1886).
- 장영희의 영미시 산책
모든 사람들이 환영하고 떠받드는 유명인, 즉 Somebody가 되는 것은 마치 여름날 개구리가 와글와글 떠들어대는 것과 같이 의미 없고 허무한 일이라고 시인은 말합니다. 그래도 우리는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Nobody보다는 Somebody가 되기를 원합니다. 글재주도 없으면서 이렇게 매일 영미시산책을 쓰는 것도 따지고 보면 아마도 조선일보 독자들이 좀 알아주는 Somebody가 되고 싶은 마음이 분명 있을 겁니다.

최근 미 듀크대학 농구감독 시셉스키는 모든 농구지도자들의 꿈인 NBA 챔피언, LA 레이커스 팀의 감독직을 고사했다고 합니다. 제자가 “당신의 지도와 격려를 받기 위해 이 학교에 왔습니다. 당신은 ‘한 명의 선수는 단지 손가락 한 개에 불과하지만, 다섯 명으로 뭉치면 단단한 주먹이 된다’고 가르쳐준 분입니다. 저희 감독으로 남아주십시오”라고 쓴 이메일을 받고, 명예의 레이커스 감독직과 5년 연봉 460억원을 포기했다는 겁니다. 크나큰 명예와 재산이 있는 Somebody보다 누군가의 마음속에 Somebody로 남는 것을 택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