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간과 정맥/낙동정맥 (진행중)

낙동정맥 2-2구간: 지경고개-금정산-만덕고개갈림길(2008.06.14)

클리오56 2008. 6. 15. 22:15

** 산행일자: 2008.06.14

** 산행지: 낙동정맥 2-2 구간: 지경고개 - 금정산 - 만덕고개/케이블카 갈림길

** 산행로: 지경고개 - 계명봉(601.7M) - 720봉 - 장군봉(734.5M) - 고당봉(801.5M) - 원효봉 - 의상봉 - 산성고개 - 518봉 - 만덕고개/케이블카갈림길 - 케이블카 

** 산행거리: 약 13.4Km (마루금 13Km + 연장 0.4Km)

** 산행시간: 총300분 (산행 276분 + 중식/휴식 24분)

** 단독

 

06:35 산행들머리 지경고개

07:15 계명봉 (휴식 6분)

08:00 720봉

08:09 장군봉

09:01 고당봉 (휴식 6분)

09:25 북문

09:43 원효봉

09:59 의상봉

10:45 산성고개

11:13 만덕고개/케이블카 갈림길 (휴식 12분)

11:35 산행날머리 케이블카



다음주 토요일이면 백두대간 마지막 구간인 미시령 - 진부령을 산행함으로써 공식적으로 대간을 졸업하게 된다. 비록 2개의 땜방 구간이 남아있긴 하지만.... 아직 미확정이지만, 아마도 정맥과 기맥 종주로서 산행을 이어갈 전망이다. 왜 산을 오르는가? 근본적인 문제가 제기된다. 대간을 마쳤으니, 정맥인가? 건강과 웰빙을 위해서? 산이 거기 있기에란 철학적 답변인가? 하나 하나가 정답일수도 있고, 그 모든게 정답이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이번 산행은 고행을 통한 마음의 수양을 모토로 제시한다. 감히 인도의 수행승이 언급하는 고행에 비교할 처지는 전혀 아니고... 오히려 붓다께서는 이러한 의도적인 고행을 멀리하라 하셨기도...  마음을 채찍질하여 올곧게 자리잡기를 바라면서.....


집안일로 부산에서 2박 3일을 보내는데, 이 틈을 타서 낙동정맥을 맛본다. 우선 금정산 구간인데, 녹동의 지경고개를 출발하여 만덕고개/케이블카 갈림길까지이다. 한백산악회의 낙동정맥 구간 설정에 따르면 전체 30구간중 28구간에 해당하는데, 정확하게는 지경고개-만덕고개까지이지만, 교통 편의상 만덕고개 갈림길까지가 편리하다.  (참고: 2008.8.17일 참좋은 사람들의 낙동정맥에 편승하면서 구간을 새롭게 조정하여 2-2구간으로 개칭)


새벽 첫지하철로 범어사역에 도착하니 거의 6시. 영락공원입구에서 양산행 버스를 타고 녹동마을에 도착 (참고: 12번, 16번 버스 이용. 10분 정도 간격으로 자주 있음. 12-1, 16-1번 버스는 버스종합터미날인 노포동을 경유하여 녹동마을 행) 횡단보도를 건너, 부산/경남 경계선으로 Active Yangsan이란 조형물이 세워져있는 해발 150M의 고개마루에 당도했다. 스틱 등 산행준비를 갖춘 후 좌측 포장길을 따라 산행을 시작하니 06:35이다. 새벽임에도 불구하고 햇살이 따가우니 쉽지 않는 산행을 예고한다. 우측에 소나무 숲이 깊은 등로를 따라 나아가다가, 숲 진입부터는 비탈을 가파르게 오르니 초반부터 이마에 땀이 맺힌다. 인적이 전혀 없지만, 수시로 나타나는 정맥 시그날이 길을 잘 잡아준다. 30여분 이상을 지그재그로 계속 오르니, 어렵지는 않는 밧줄 암릉 구간도 통과한다. 이후 곧 정상에 도착하니 돌탑위에 작은 오석이 세워져있으니, 계명봉 601.7M 이다. 닭이 운다는 뜻이니 부지런한 자만이 이 새벽에 올 수 있지 않을까 우쭐거려보기도 한다. 아래로는 범어사 대찰이 보이고, 그 위로 금정산 연봉이 이어지며 최고봉인 암봉의 고당봉이 뚜렸하다. 그 우측으론 곧 진행할 다음 봉우리인 720봉과 장군봉이 이어진다.

 

계명봉

 

잠시 휴식 후 다시 산행에 나서니 계명봉에서 고당봉까지는 4Km임을 표시하는 이정목을 뒤로 두고, 우측으로 크게 떨어지며 급경사 내리막길을 한없이 내려간다. 안부를 지나고 다시 오름길을 타는데, 고도를 300미터 이상 치고 올라야한다. 산행 초반에 심한 오르내림을 거듭 만나니 무더운 날씨와 함께 외견적 고행의 조건은 일부 갖춘 셈이다. 920봉(일부 지도에는 746.6봉) 정상은 오픈된 공간이고 탑이라기 보다는 돌더미가 자리하고 있다. 정면에 고당봉이, 우측으로 장군봉이 조망된다. 여기 720봉과 장군봉 사이는 평원이 넓게 펼쳐진다. 이따금 운무가 신속히 지나는데 마루금에서 벗어난 장군봉을 굳이 갈 필요는 없지만 금정산의 주요한 봉우리의 하나라 다녀오기로 하였다. 장군봉 정상은 암석지대이고 낙동강을 바라보는 조망이 펼쳐진다. 어떤 산행기에선 낙동정맥 내내 정작 낙동강을 볼 수 없다가 이곳부터 비로소 낙동강이 보인다고 하였다.

 

장군봉


장군봉에서 바라보는 고당봉 역시 만만치 않아 보이고 험한 바위지대를 통과해야할 듯하다. 평원의 중간지점 갈림길에서 우측으로 틀어 고당봉행 등로를 잡는다. 7분 정도 내려가니 옹달샘이 있어 식수를 보충하였다. 조금 지나 철탑 89번을 통과하고, 다시 한참을 오르니 고당봉 1.1Km 전방이자 마애여래불 갈림길이다. 호포방향으로 잠시 내려가 거대한 암벽군을 조망하지만, 마애여래불 위치는 확인하지 못하였다. 다시 마루금으로 되돌아와서, 고당봉 방향으로 향하였다. 고당봉 300미터 전방이라 정상이 뚜렷한데, 전에 없던 나무계단이 설치되어 바위지대 정상부를 오르는 수고로움이 많이 덜어진다. 정상의 조망은 사방으로 탁월하니, 낙동강과 김해 평야지대가 펼쳐지고, 원효봉, 의상봉을 지나 남문까지 산성이 확연하고, 상계봉 암릉지대까지 시야에 확보된다. 지나온 계명봉과 장군봉 역시 마루금을 잇는다. 고당봉 정상석 곁에 앉아 세찬 바람을 맞으며 한참을 자리하다가 산객들이 올라오기에 자리를 비켜주었다.

 

고당봉


고모당을 지나 하산하면 세심정이고 북문이다. 세심정에서 글자 그대로 마음을 닦아보기도 하고, 다시 수통을 가득 채웠다. 무더운 날이지만 이렇게 생수를 손쉽게 보충할 수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 북문엔 북문을 나타내는 현판이 없으니, 임진왜란 때인가 어느 지휘관이 사수를 하지 않고 이 문을 통해 도망했다는데 그 굴욕으로 인하여 현판이 없다는 얘기를 기억하는데, 진실여부는 모르겠다. 원효봉을 지나는데, 별 뚜렷한 특징은 없고 그저 삼각점 하나가 박혀있다. 하지만, 여기서 바라보는 의상봉은 그 정상부 암석이 화려하고, 동쪽으로 뻗어 내린 암릉미가 대단하다. 원효와 의상은 동시대를 풍미하였고, 여러 산에서 동반하여 등장하는데 왜 이런 큰 차이를 보이는지... 원효의 소박, 의상의 화려함이 합당한 대비일까? 북한산과 소요산에서도 이런 류의 대비를 보여주는데, 정말 어떤 의미를 지니는 것일까? 아무튼 원효봉에서 바라보는 의상봉까지의 산성 등로가 자유자재의 굴곡을 그리고, 좌우의 화려한 암릉과 바위군, 그리고 뜨거운 태양 아래의 짙은 녹음이 잘 어우러진다.

 

원효봉에서의 조망


제4망루를 지나며 화려한 부채바위, 나비바위의 암릉은 계속되고, 동문에 도달하고, 다시 포장길의 산성고개에 당도한다. 여기서부터는 이어지는 넓은 길을 마다하고 산성을 따라 연속되는 좁은 등로에 들어서서 함께 나아갔다. 대륙봉을 지나 남문 갈림길에 들어서니 산행 인파로 번잡하다. 여기서부터 마루금은 좌측으로 틀어져 케이블카 갈림길까지 이어진다. 통상 만덕고개까지 진행하지만, 그곳의 교통이 불편하니 여기 갈림길에서 한 구간을 마감하기로 하였다.


오늘 산행은 고당봉 이후로는 어렵지 않고 여러 번 진행하였던 등로라 익숙하였다. 다만, 지경고개에서 고당봉까지는 인적이 거의 없고 높낮이가 심하고 무더운 날씨로 인하여 정맥 마루금답게 힘든 산행을 경험하였다. 그리고 거금 66만원에 구입한 마젤란 트리톤 GPS기를 미숙하나마 처음으로 사용해보았다. 마음을 수양코자하는 고행의 산행은 도가 지나치지 않을 정도였고, 한걸음 한걸음 자성을 통하여 맑아지고자 하는 노력을 보태었다.

 

동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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