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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청·함양 여행 1일차 (2023.2.21)

클리오56 2023. 2. 24. 08:10

산청·함양 여행 일정 (2023.2.21~23)

1일차: 서울 -> 산청 -> 강변식당(메기매운탕) -> 대원사계곡 트레킹 -> 유평산방(대추차, 다슬기탕)
-> 산청한방가족호텔(교촌치킨 배달, 생맥)


2일차: 산청읍 생선구이집(생선구이 백반) -> 남원 광한루 -> 함양 상림 -> 함양 수동 메기매운탕(메기구이찜)
-> 산청 동의보감촌 족욕 -> 산청한방테마파크 트레킹 -> 가야 구형왕릉 -> 타짜오리하우스(오리불고기) -> 산청한방가족호텔


3일차: 산청한방가족호텔(부페 조식) -> 농월정(카페 보름달) -> 선비길 트레킹(농월정~동호정) -> 거연정 
-> 안의 원조갈비집(한우갈비찜) -> 안의 구경(법인사, 안의초교, 파란지붕 카페) -> 서울

 

오랜만에 한달에 한번 여행을 재개하였고

행선지는 당초의 진주에서 산청과 함양으로 정해졌는데

이곳에 인연을 둔 친구 강과 김 동기가 합류했기 때문이다.

 

산청과 함양을 여행한다면 유홍준 교수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제2권을 미리 다시 읽었어야 했는데

이를 연결시켜 생각하지 못한 나의 미숙한 두뇌회전을 탓할 도리 밖에 없다.

 

서울 남부터미널을 10시에 출발, 3시간 걸려 산청에 도착하니 1시였고

이곳에서 4촌3도(나흘은 시골, 사흘은 부산) 생활한다는 김 동기가 픽업나왔다.

 

우선 점심 식사를 갔는데 그 식당과 주변이 익숙하다는 생각에 기억을 더듬어보니

2016년 여름 지리산둘레길을 하면서 바로 이곳에서 식사했던 탓인데

 경호강의 경호1교 다리 옆의 강변식당이다. 메뉴는 전과 마찬가지로 메기매운탕.

 

경호강(남강)과 경호1교

강변식당

 

지리산 둘레길 6코스가 산청의 수철마을에서 어천마을까지로

이 경호1교를 통해 경호강을 건너며 바로 이 식당 앞을 지난다.  

지리산둘레길 답사 당시 이 경호강을 발을 걷고 도하하였는데 정확히 어느 지점인지는 기억이 나질 않는다. 

식당 앞 키 높은 훤칠한 나무 지리산둘레길 이정목

 

식사 후 트레킹은 대원사 계곡, 주차장에서 유평마을까지 왕복 7km로

이 곳 역시 처음은 아니지만 이렇게 아름다운 계곡이었나 하는 감동을 경험했다.

겨울 시즌인 2월에 뭔 계곡 트레킹인가 하고 처음에는 시큰둥했지만

겨울에도 짙푸른 숲과 세찬 물소리, 그리고 투명한 소와 계류를 보고 들으니 최고의 트레킹 코스임을 실감한다.

Track_2023-02-21_대원사_계곡_.gp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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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장에서 소막골야영장은 다리를 통해서 들어가며 우리는 유평마을 방향의 트레킹 코스를 따른다.

예전과 달리 지금은 등로의 제법 많은 부분이 나무 데크로 대체되었지만

전체적으로 자연 그대로의 산길을 유지하고 도로에서 떨어져있어 소음과 먼지로 부터 해방된다. 

 

유홍준 교수의 대원사 계곡에 대한 평을 옮겨본다.

"아무리 변하고 변했어도 대원사에서 유평리에 이르는 계곡은 내가 앞에서 내건

남한땅 제일의 탁족처이기에 결코 버릴 수도 뺄 수도 없는 황금의 답사코스이다.

길가엔 아리따운 노송이 늠름한 자태로 줄지어 있고, 붉은 기를 토하는 암반 위로는 맑은 계류가 끝없이 흘러간다.

옛사람들은 이럴 때 옥류라는 표현을 썼던 모양이다."

 

대원사의 창건설화는 신라 진흥왕 때부터 시작되지만 지리산 빨치산 무장봉기를 토벌하는 와중에 불태워졌다.

1955년 중창하여 비구니 선원을 개설하였고 비구니 스님들의 마음 공부하는 참선도량으로

석남사(石南寺), 수덕사의 견성암(見性庵)과 함께 3대 사찰 중의 하나이다.

 

보물로 지정된 다층석탑이 있다하여 휙 둘러보았지만 볼 수 없었는데

참배객 출입금지로 되어 있는 선방 한쪽에 있는 모양이다.

하지만 보물 보다 더 소중한 것은 이 깊은 산속에 호젓한 산사가 깃들여 있다는 사실, 절집의 맑은 분위기,

그리고 비구니들이 용맹정진하고 있다는 숙연성 때문에 몇번을 찾아왔어도 실망하지 않았다고 유 교수는 언급했다.

이 말에 용기를 얻고 꽃 피는 계절에 다시 찾을 수 있다면 원통보전 뒤쪽의 장독대도 찾아야겠다. 

 

문화재청 국가문화유산포털에서 검색한 산청 대원사 다층석탑의 내용을 인용한다.

산청 대원사 다층석탑

신라 선덕여왕 15년(646)에 자장 율사가
부처님의 사리를 모시기 위해 세운 높이 5.5m의 탑이다.

임진왜란 때 파괴되었던 것을 정조 8년(1784)에 다시 세웠다.
1989년에 해체하여 복원하는 과정에서
58과의 사리와 사리를 넣은 보관함이 발견되었다.

탑은 두 개의 바닥돌 위에 여덟 개의 지붕돌을 올린 구조이며, 꼭대기의 머리 장식은 일부만 남아 있다.
위층 바닥돌의 모서리에는
기둥 모양 대신 사람의 모습을 한 조각상이 새겨져 있으며,
네 면에는 사천왕상이 새겨져 있다.

대원사 다층석탑은 조선 전기의 대표적인 석탑으로
조각은 소박한 편이나, 전체적으로 비율이 뛰어나고
탑의 각 부재가 완전하게 남아 있어
조선 시대 석탑을 연구하는데 귀중한 자료로 평가된다.


전해지는 바에 따르면
나라의 경사가 있을 때 탑에서 서광이 비치고
향기가 경내에 가득했다고 하며,
마음이 맑은 사람은 근처 연못에 비친 탑의 그림자로
탑안의 사리를 볼 수 있었다고도 한다.

 

2007년 5월 백두대간 종주를 하면서 지리산을 1박2일로 종주할 때 대원사 계곡으로 하산하였는데

왜 당시에는 대원사 계곡에 대하여 찬탄의 감정을 느끼지 못했을까 생각해보니

1박2일의 여정이 종주에 집착하다보니 심적으로 여유롭지 못한게 아닐까,

게다가 육체적으로 피곤하여 빨리 마치고 싶은 성급한 마음으로 주변의 경관을 놓친 건 아닐까, 그런 생각.

 

바위들에 돌개구멍이 군데군데 보이는데 깊고 동그랗게 파여진 구멍이

옛날에는 음식을 그릇에 담아 보관하던 냉장고 역할을 했다고 한다. 

그 중에서도 가장 큰 돌개구멍이 용소로 수달, 담비, 원앙이 놀이터로 삼아 살아가는 곳이기도 하다. 

 

대원사 계곡 트레킹을 하면서 가장 아쉬웠던 점은 탁족을 즐기지 못한 것,

유교수는 '너럭바위에 앉아 발을 담그고 먼데 하늘을 바라보며 나의 긴 여로를 마무리한다'로 예찬했다.

 

가랑잎 초교, 1994년 폐교된 유평초교의 별명

 

대원사를 지나 첫번째 만나는 마을인 유평은 밤밭골, 즉 율전이다.

탐방객을 대상으로 한 가게와 식당이 자리잡고 있으며

천왕봉식당은 2007년 지리산 종주 당시 하산하여 식사를 했었고

이번에는 유평산방에서 대추차로 시작하여 다슬기탕을 들면서 막걸리로 마무리.

이곳에는 민박도 가능한데 5만원, 성수기에는 6만원이라고 한다.

 

곧 일몰시간이라 돌아가는 길은 도로를 이용했다. 

숙소인 산청한방가족호텔에서 저녁식사가 가능한 줄 알았더니 불가,

읍내로 가기도 귀찮고 유평에서 조금은 먹었던지라 교촌치킨을 두 마리 배달시키고

호텔 매점에서 생맥을 구입하여 치맥 파티로 저녁식사를 대체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