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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전선 이상없다: 에리히 마리아 레마르크 (2022.2.19)

클리오56 2022. 2. 19. 23:21

 

내용 및 소감 

- 유튜브 일당백 시즌 3 EP ?? (2022.2.4)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임박했다는 기사. 전쟁은 인간이 만든 모든 악의 집결지이다. 이런 위기 상황에서 반전문학을 다뤄본다. 독일 작가 레마르크의 작품, 서부전선 이상없다. 

* 벨로 에포크 시즌: 1815년 나폴레옹 몰락이후 1914년 1차 세계대전 시작까지 나름 전쟁없는 시기. 인간의 이성이 승리를 거두고 역사의 진보는 계속될 것 같았고, 결국 인류는 승리하리라는 낙관과 희망에 차있던 시절이 제1차 세계대전의 발발로 종말을 고한다. 왜 세계대전이냐하면 영국, 프랑스, 미국이 한편이고 독일, 오스만트루크, 오스트리아가 한편으로 나뉘어 식민국가들도 참여하여 명실상부 세계대전이었다. 그리고 전후 처리과정에서 미국은 채권국가이고, 영국과 프랑스는 전쟁비용으로 인하여 채무국으로 바뀌고, 이를 독일에 떠넘기며 전쟁배상을 많이 받으려하여 독일 국민은 심히 고통스러운 시절에 히틀러가 등장, 다시 제2차 세계대전으로 이어진다. 1차세계대전이후 젊은이들이 좌절을 겪고 잃어버린 세대(Lost Generation)로 부른다. 인간성, 사회, 역사에 대한 희망과 기대을 잃어버린다. ,      

=> <네이버 지식백과> The Belle Epoque 프랑스어로 '좋은 시대'라는 의미이다. 프랑스의 정치적 격동기가 끝난 후부터 1914년 1차 세계대전 이 시작되기 전까지의 19세기 말~20세기 초의 기간을 이르는 말로, 이 시기는 산업혁명을 거쳐 프랑스 파리에 풍요가 깃들고 예술과 문화가 번창하면서 평화를 구가한 시기이다. 이 시기의 예술 작품들은 풍요롭고 화려한 벨 에포크의 특징을 보인다. 프랑스 혁명 100주년을 기념하고자 열린 1889년 파리 만국박람회 때 세워진 에펠탑이나 1900년 파리 만국박람회를 기념해 건설된 알렉상드르 3세 다리 등이 벨 에포크 시기의 대표적인 건축물이다. 그 외 대표적인 문화예술 작품으로는 클로드 모네오귀스트 르누아르 등 인상주의 화가들의 그림, 에밀 졸라ㆍ마르셀 프루스트의 소설 등이 있다. 이 시기의 패션ㆍ건축ㆍ미술 등에서는 호화로운 장식을 특징으로 하는 아르 누보 양식을 엿볼 수 있다.

 

* 저자 에리히 마리아 레마르크(1898~1970): 조상이 프랑스에서 독일로 이주. 저자가 직접 18세에 1차 세계대전 참여. 1929년 출간이후 대성공, 곧 할리우드에서 영화화. 은막 스타들과 교류. 찰리 채플린의 세번째 부인과 재혼. 2차 세계대전중 독일과 소련의 전쟁을 다룬 작품 '사랑할 때와 죽을 때'도 감동적인 영화로 만들어졌음. 더 유명한 작품 '개선문'도 영화화. 30년대 최고의 영화배우 그레타 가르보(스웨덴 출신), 마를레네 디틀리히(독일 출신->미국)와 염문을 뿌렸다. 

=> 나찌 등장이후 반전은 용납될 수 없었고, 소설이 공개적으로 불태워졌다. 저자는 이미 눈치를 채고 미국 망명. 여동생 한명은 반나치에 참여했다고 체포, 도끼로 참수형을 당한다. 문체가 명료하고 이해가 쉽지만, 생각할 바가 많다. 헤밍웨이와 스타일이 비슷, '무기여 잘 있거라' '누구를 위하여 종을 울리나'가 각각 1차 세계대전과 2차 세계대전을 다룬 반전문학이다. => 18세 전후로 전쟁에 참전하여 너무 일찍 애어른이 된다. 사회에 대한 불신, 어른들이 내세우는 그럴듯한 말들이 얼마나 엉터리인지를 경험, 이런 청춘을 누려보지 못한 세대를 대변하는 문학이다. => 서부전선 이상없다는 사실적 묘사. 그때 그때 일어난 일을 서술.  

 

- 일당백 설명 및 줄거리: 1인칭 시점, 파울 보이머는 학도병 출신.

* 담임선생의 꼬임에 빠져 전체 20명이 모두 자원 입대. 전쟁터에서 온갖 경험을 하며, 누가 죽고, 죽고, 죽고하는 이야기. 누가 부상해서 다리를 잘랐다. ( => 끊임없는 죽음의 반복으로 전쟁의 무서움, 센티멘탈이 없다. 헤밍웨이의 간결한 문체, 여섯 단어로 감동, "For sales, baby shoes not worn" 김훈의 기사 문장, "목동 사람들은 불도저가 미웠다". 소설에는 "우리는 지금 전방에서 9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있다." 최전방의 교대 모습. ) 그날 따라 부식이 좋았는데, 전방에서 그날 절반의 군인이 전사하여, 식단이 푸짐해진 것. (=> 4년간 최전선의 교착상태에서 끊임없는 소모전, 이런 영화가 '1917', 한국전쟁도 마찬가지, 고지전에서의 소모적 희생 '고지전') 참호에서는 보급과 위생이 중요, 국가의 총력전이 될 수밖에. (1차 세계대전을 기점으로 전쟁의 양상이 변화)

* 나를 포함 4명의 친구, 그리고 다른 동료 전우들. 카친스키는 나이도 많고 위기 회피와 생존능력이 발달. 주인공의 멘토 역할. 배불리 먹고 화장실로. 동물화되지 않으면 미친다. 공중화장실에서 일인용 화장실로 발달 (모택동은 풀밭 화장실이 최고, 어느 시인은 모래밭이 천하최고의 화장실, 파도소리, 바람소리), 2시간 정도 소요. 주변에 양귀비꽃, 하늘이 보이고. 군대니까 가능, 소화와 배설의 원초적 기능이 중요. 대화의 주제가 그것. 어린애가 되어 간다. 억눌린 감정이 도사리고 있으니까. 150명중 80명만 남아있는 상황. 

* 입대 권유 담임 선생의 편지, 비웃는다, 부모와 선생의 참전 권유로 왔는데, 전쟁에 와보니 깨닫는다. 가난하고 단순 사람들이 가장 합리적으로 생각하여 즉각 전쟁이 불행한 일임을 알고 있다. 반면에 당시 중산층은 몰랐다. 영토를 확장하여 크게 된다고 생각. 교육이 사람을 맹하게 만들기 때문. 

* 다리가 관통상 입은 동료를 문병가는데 이미 다리가 절단되었다. 한 동료는 그러면 장화가 필요없으니 가져가겠다고. 위생병이 가져가기 보다는 친구가 가져가는게 더 낫다는 생각. 돌아오는 도중, 다른 한 친구는 욕설을 하고 광분하는데, 이른바 전선 조광증, 참전한 누구나 경험. 우리는 스무살이 채되지 않은데, 이미 노인이 되어있다. (1차 세계대전은 수백만이 전선에서 소모, 대량살상, 트라우마가 몇년간 반복, 1차 대전 4천만 사망)

* 친구가 죽었다는 소식에도 허기를 느낌. (장례식장에서 빨간 국물 묘한 느낌. 빨간 국물은 방문객들을 악귀로부터 지켜내고, 고인이 식장을 나가는 날은 고인을 기리기 위해 맑은 국물을 내어준다). (사고를 극복했을 때, 살았다는 멘트. 계속 살아있었는데도) (냉전 해체후 잘 살줄 알았는데, 유고 내전으로 다양한 민족과 종교가 참혹한 전쟁) 

* 다시 후방에서 전선 참호로 이동. 도착하니 마치 무덤 속으로 들어가는 기분. 그런 참호가 몇백키로 연결. 주변은 소용돌이 같은데, 나를 보호해 주는 것은 땅. 전쟁에서는 어슬프게 머리로 움직이기 보다는 본능적으로 움직인다. 2인1조로 움직이는데, 신참은 지린다. 동물들이 다쳐서 신음하는데 농부 출신은 이를 듣지 못한다. 그 고통을 덜기 위해서는 차라리 죽이는게 낫다. 독가스도 살포. 마시면 며칠동안 폐가 타들어가면서 고통. 발과 허리가 다쳐도 1시간 정도는 고통을 모른채 도망친다. 헤밍웨이는 종군 기자를 했다지만, 레마르크가 훨씬 더 리얼.   

* 빙둘러 앉아 이를 잡는데, 만약 평화가 있다면 뭐할래? 여자 친구랑 침대에 뛰어들꺼야 일주일 동안, 부인이 혼자 농사짓는데 수확기에 맞추어 돌아가고 싶다, 난 뭘해야 하나? 살아돌아간다는 생각도 안들고. 역경을 이겨내는 가치있는 것을 해야하는데.... 상실... 전쟁이 모든 것을 앗아가기에 내 삶이 뭔지 모르겠다. 다시 전방에 가는데, 빈 관들이 쌓여있다. 포탄이 날아오면 우리가 저 관들을 사용하게된다. 치즈도 주며 잘 먹여주면, 곧 돌격 앞으로가 있을거라는 짐작으로 더 불안. 총검은 효과가 없는데, 갈비에 걸려 빠지지 않는다. 차라리 삽을 에리하게 하면 더 효율적. 짐승이 되지 않으면 안된다. 이런 상황에서 신병은 견디지 못해 뛰쳐나가는데, 그러면 죽기 때문에 두들켜패서 주저 앉힌다. 며칠간 일진일퇴를 거듭하면 시신이 썩고 가스가 찬다. 지옥도가 따로 없다. 포탄이 올 때 소리를 잘 구분하여 방향 확인이 필요. 

* 한 개 중대가 150명인데, 지난 번에 80명, 이제 31명이 남았다. 주둔지 부근의 프랑스 마을에 가는데 방화를 신고 간다, 반드시 먹을 것 준비하여. 프랑스 마을 주민은 당장 식량이 없으니. 귀향 휴가 는 3일 이동 포함하여 17일. 다시 돌아 오면 몇명이나 만날 수 있을까. 귀향하여 어머니를 만난다. 아버지와 주민들은 전쟁 이야기 원하고. 전쟁 이야기 자체를 묻지 말아야. 묻는 그 자체가 답을 할 수 없다. 어머니는 묻지 않는다. 여자는 존재, 남자는 현상. (군대를 보면, 특수부대 사람은 말 안하는데, 쉬운데가 계속 힘들다며 이야기한다) 전쟁이 끝나면 돌아 올 수 있을지, 회의감이 든다. 생과 사, 다리가 잘려가는데 다른데 관심이 가질 않는다. 휴가 끝나고 이별.... 엄마는 암투병 중. 저는 아직 어린아이에 지나지 않는다, 싸움터에서 조심하라는 어머니의 당부. 위험한 일을 맡지 않도록 당부. 팬티 2장을 따뜻하게 지내라고, 전쟁중이라 구하기도 쉽지 않았을텐데.    

* 4주간 후방 막사로 들어간다. 러시아 포로는 순박한 농부 출신, 배가 고프고 기력이 없으니 소시지나 빵을 보여주면 가진 것 다내어주니 흥정이 되지 않는다. (옛날 산 매매는 눈 오는 날에 현금 보여주는 순간 넘어온다) 이 사람들이 명령 하나로 적이되고 친구가 된다. 우리가 모르는 사람들이 밀실에서 서명을 하면, 평상시엔 경멸을 받을 살인을 버젓이 행한다. 이런 생각을 지금하면 안되니 가슴에 심어두어야 한다. 세상의 지옥을 보고 온 사람에게 무슨 이야기를 해야하나. 

* 6주만에 부대를 간신히 찾아간다. 언제 끝날지. 황제가 시찰 나온다고 새옷이 보급. 독일과 프랑스, 어느 쪽이 옳은가? 모두 평범한데 왜 싸우지. 전쟁으로 덕을 보는 사람, 황제와 고관들. (전쟁터는 프랑스와 벨기에. 내부에 배신자가 있어 독일이 졌다는 논리에 나치 등장의 빌미.) 참호에 뛰어든 프랑스 병사를 칼로 찔러 죽이는데, 살인은 처음. 전쟁후 찾아가 사죄하겠다며 주소를 챙기고. 본대로 무사 귀환. 친구가 파편 맞고 다리를 자르게 됨. 동료 부인이 찾아왔는데, 친구들이 도움을 줘서 시간을 만들어준다. 모두들 그녀를 어머니라 불렀다. 자신은 다시 전방으로. 탈영한 친구는 체포되어 총살을 당하고. 또 한 친구는 조명탄이 속에 들어가 결국 주고. 중대장도 죽고. 노련했던 카친스키도 죽고. 

* 유일하게 자신만 살았다. 앞 세대는 직업이 있었으니 살아갈 수 있을테고, 뒤 세대는 배우면 되고. 전쟁터 갔던 우리 세대는?? 기대가 없으니 마음은 편하다..... 하지만, 온 전선이 조용하던 어느 날 파울 보이머는 전사하고 말았다. 그날 보고는 서부전선 이상없다. 사람이 죽었음에도. 사람 죽는 것은 아무 것도 아니다. 우주와 같은 사람이 죽어도. => 전쟁터에서는 아무도 살아갈 수 없다. 전쟁은 악의 총집결이다. 자연스럽게 반전. 북한 조차도 자기들이 피해자라고. 

* 맥 닐(?) 1차 대전의 원인: 독일의 비대에 대응한 영국의 전략, 인구 압력(산업혁명으로 19세기말 20세기초 인구가 많아짐, 인구는 늘어나는데 땅은 제한, 미국 및 러시아 시베리아 이민). 몇 주면 전쟁이 끝날 것이라 생각했는데, 4년간 지속. => 신자유주의 30년이 지나고, 코로나로 국가 통제력이 강화되며 국가 권력이 강해짐. 이는 전쟁으로 이어진다. 러시아와 중국의 침략 야욕 드러남.      

 

- 등장인물: 파울 보이머(나), 알베르트 크로프(머리 비상, 제일 먼저 일등병), 뮐러 5세(특별시험 희망), 레어(구렛나루, 위안소 아가씨에 열중), 차덴(빼빼 마른 열쇠공, 대식가), 하이에 베스트후스(토탄 채굴, 손이 큼), 테터링(농사, 마누라 생각), 슈타니슬라우스 카친스키(무리의 두목, 40세, 노련), 칸토레크(담임 선생), 케머리히

 

- 주요 문장

* 이 책은 고발도 고백도 아니다. 비록 포탄은 피했다 하더라도 전쟁으로 파멸한 세대에 대해 보고하는 것일 뿐이다.

* (첫문장) 우리는 지금 전방에서 9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있다. 어제 전방에서 이곳으로 교대되어 온 것이다. 지금 우리는 흰콩에다 쇠고기를 잔뜩 먹어 배가 부르다. 만족스럽다. 심지어 어제 저녁에는 다들 반합에 음식을 가득 담아 먹었다. 게다가 소시지와 빵은 2인분씩 나오기까지 했다. 이런 일이 실로 얼마 만이던가.

* 우리 넷(파울 보이머, 알베르트 크로프, 뮐러 5세, 레어)은 모두 동갑으로 열아홉 살이며, 넷 모두 같은 학급에 다니다가 엉겁결에 군에 오게 되었다.

* 군인에게는 소화와 배설이 다른 어떤 사람보다도 더 친숙한 영역이다. 군인이 사용하는 말의 4분의 3이 이 영역에서 나온다. 아주 기쁠 때나 아주 화가 났을 때 쓰는 표현도 바로 여기에서 비롯된 문구가 대부분이다. 

* 우리의 동료가 처음으로 죽는 것을 보자 우리의 확신은 산산조각이 나버렸다. 우리 또래가 어른들 보다 더 정직하다는 사실을 우리는 인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들이 우리보다 나은 점은 상투어를 사용하고 일을 능숙하게 처리하는 능ㄹ력뿐이다. 처음으로 쏟아지는 포탄을 뚫고 돌격하면서 우리는 우리의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포화를 맞으면서 그들에게서 배운 우리의 세계관이 무너지게 되었다.... 이들이 국가에 대한 충성이 최고라고 지껄이는 동안 우리는 이미 죽음에 대한 공포가 훨씬 크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우린 어느새 끔찍할 정도로 고독해졌다. 그리고 우리는 스스로의 힘으로 고독과 싸워 나가야 했다.  

* 강철 같은 청춘, 청춘이라! 우리는 모두 채 스무 살도 되지 않았다. 그러나 어리다고? 청춘이라고? 그건 다 오래전의 일이다. 우리는 어느새 노인이 되어 있는 것이다.   

* 우리는 아직 생활 속에 제대로 뿌리를 내리지 못했다. 그런데 우리는 전쟁에 휩쓸려 가버린 것이다. 좀 더 나이가 든 사람들에게는 전쟁이 하나의 중단이다. 그들은 전쟁을 넘어서서 멀리까지 생각할 줄 안다. 하지만 우리는 전쟁에 사로잡혀 언제 풀려날지 알지 못하고 있다. 자금 이 순간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우리가 이상야릇하고 우울한 방식으로 거칠게 변했다는 사실뿐이다. 그렇다고 해도 우리는 이제 자주 슬픔에 빠지지도 않는다. 

* 우리는 더 이상 아무런 근심없이 지낼 수 없는데도, 끔찍할 정도로 아무래도 상관없다는 식으로 살고 있다. 우리가 존재하고는 있지만 과연 살고 있는 걸까? 우리는 어린아이처럼 버림받은 상태에 있고, 나이 든 사람들처럼 노련하다. 우리는 거칠고 슬픔에 잠겨있으며 피상적이다. 나는 우리가 행방불명되었다고 생각한다. 

* 휴가란 무엇인가? 그것은 하나의 흔들림이다. 휴가가 끝나면 만사가 훨씬 더 힘들여진다. 지금 벌써 이별릐 감정이 뒤섞여 있다. 어너니는 말없이 내 얼굴을 바라본다..... 아무튼 그리 위험하지 않은 일을 맡도록 해라. 네, 어머니, 어쩌면 취사반으로 갈지 몰라요. 그러면 안전할 거예요. 다른 사람들이 뭐라고 하든지 신경 쓰지 말고 그 일을 맡아라..... 아, 어머니. 저는 알고 있습니다. 이 두장의 팬티를 구하느라 얼마나 돌아다니고, 뛰어다니고, 떼를 썼겠어요! 

* 그 소리는 이 세상 그 어떤 것보다 더 강한 소리이고 더 안전하게 나를 보호해준다. 그건 내 동료들의 목소리이다. 나는 이제 어둠 속에 혼자 떨고 있는 한 조각의 목숨이 아니다. 나는 이들의 일원이고 이들은 나에게 소속된다. 우리는 모두 똑같은 공포와 목숨을 지니고 있다. 우리는 단순하고도 힘든 방식으로 연결되어 있다.   

* (자신이 죽인 프랑스 군인에게) 이봐, 전우여, 오늘은 자네가 당했지만, 내일은 내가 당할거야. 하지만 내가 용케 살아남게 되면 우리 둘을 망가뜨린 이것과 맞서 싸우겠네. 자네의 생명을 앗아가는 이것에 맞서서 말이네. 전우여, 자네에게 약속하겠네.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된다고 말이네.

* (차덴은 적이 공격한다는 통지를 받으면 콩 수프를 미친듯이 허겁지겁 떠먹는데, 이런 행동이 옳은 것인지 아닌지) 이러한 일들이 우리에게 심각한 문제들이다. 그리고 이는 달리 어쩔 수도 없다. 죽음과의 경계선에 처한 이곳의 생활은 엄청 단순한 선을 그리고 있다. 이곳의 생활은 가장 필수불가결한 것에 국한되고, 여타의 모든 것은 활기가 없는 잠속에 빠져 있다. 

* 포탄, 독가스 연기, 탱크의 소함대가 짓밟고 갉아먹으며 목숨을 앗아간다. 이질, 유행성 감기, 장티푸스가 목을 조르고 불태우며 목숨을 앗아간다. 참호, 야전병원, 공동묘지, 결국 우리가 갈데라곤 이곳들밖에 없다.

* 온 전선이 쥐 죽은듯 조용하고 평온하던 1918년10월 어느 날 우리의 파울 보이머는 전사하고 말았다. 그러나 사령부 보고서에는 이날 '서부전선 이상 없음'이라고만 적혀있을 따름이었다.  

 

교보문고 책소개

고전들을 젊고 새로운 얼굴로 재구성한 전집「열린책들 세계문학」시리즈. 문학 거장들의 대표작은 물론 추리, 환상, SF 등 장르 문학의 기념비적 작품들, 그리고 우리나라의 고전 문학까지 다양하게 소개한다. 소설에 국한하지 않고 시, 기행, 기록문학, 인문학 저작 등을 망라하였다. 원전에 충실하면서도 참신한 번역을 선보이고, 상세한 작품 해설과 작가 연보를 더했다. 또한 낱장이 떨어지지 않는 정통 사철 방식을 사용하고, 가벼우면서도 견고한 양장 제책으로 만들었다.

『서부 전선 이상 없다』는 제1차 세계대전을 무대로 쓴 반전소설로, 가장 위대한 전쟁 문학으로 불리는 독일 작가 에리히 마리아 레마르크 장편소설이다. 작가의 제1차 대전 체험을 바탕으로, 한 병사가 견뎌 내는 전장을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다.

주인공 파울 보이머는 허황된 애국심에 들뜬 담임선생의 권유로 반 친구들과 함께 입대한다. 전쟁 속에서 그저 생존과 기본적인 욕구 외에는 안중에 없는 기계로 변한 그들은, 만일 평화가 온다고 해도 다시 정상적인 인간으로 살아 갈 수 있을지 전혀 확신할 수 없는 상태에 빠지는데…….
 

저자 : 에리히 마리아 레마르크

 
저자 에리히 마리아 레마르크(Erich Maria Remarque)는 독일의 소설가다. 1898년 독일 서부 베스트팔렌 오스나브뤼크에서 제본업자의 아들로 태어났다. 1929년 자신의 체험을 바탕으로 전쟁터에서의 공포와 불안, 과학전에 의한 무의미한 죽음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서부전선 이상 없다》를 발표하여 일약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1931년 속편 《귀로》 발표 후 반전 작가로 낙인 찍혀 나치스 정권 수립 직전 해에 스위스로 망명했다. 이후 미국과 스위스를 오가며 작품 활동에 전념했다. 그 외 작품으로 《세 전우》, 《너의 이웃을 사랑하라》, 《개선문》, 《생명의 불꽃》, 《리스본의 밤》 등이 있다.
 

역자 : 홍성광

목차

서부 전선 이상 없다

휴머니즘 바탕을 둔 레마르크의 반전 의식
에리히 마리아 레마르크 연보

출판사 서평

낡고 먼지 쌓인 고전 읽기의 대안
불멸의 고전들이 젊고 새로운 얼굴로 다시 태어난다. 목록 선정에서부터 경직성을 탈피한 열린책들 세계문학은 본격 문학 거장들의 대표 걸작은 물론, 추리 문학, 환상 문학, SF 등 장르 문학의 기념비적 작품들, 그리고 인류 공동의 문학 유산으로 자리매김해야 할 한국의 고전 문학까지를 망라한다.

더 넓은 스펙트럼, 충실하고 참신한 번역
소설 문학에 국한하지 않는 넓은 문학의 스펙트럼은 시, 기행, 기록문학, 그리고 지성사의 분수령이 된 주요 인문학 저작까지 아우른다. 원전번역주의에 입각한 충실하고 참신한 번역으로 정전 텍스트를 정립하고, 상세한 작품 해설과 작가 연보를 더하여 작품과 작가에 입체적으로 접근할 수 있게 했다.

품격과 편의, 작품의 개성을 그대로 드러낸 디자인
제작도 엄정하게 정도를 걷는다. 열린책들 세계문학은 실로 꿰매어 낱장이 떨어지지 않는 정통 사철 방식, 가벼우면서도 견고한 재질을 선택한 양장 제책으로 품격과 편의성 모두를 취했다. 작품들의 개성을 중시하여 저마다 고유한 얼굴을 갖도록 일일이 따로 디자인한 표지도 열린책들 세계문학만의 특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