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독서, 영상

내 심장을 향해 쏴라: 마이클 길모어 (2022.2.2)

클리오56 2022. 2. 2. 22:19

내용 및 소감
- 유튜브 일당백 시즌 3: EP 3 (2021.4.3)
* 영화 '케빈에 대하여'를 생각나게 함. 동 영화는 아들 케빈이 살인을 저지르게 되고, 그에 대한 자책으로 힘든 삶을 살아가는 엄마의 이야기, 즉 양육을 잘못한 나의 책임인가를 묻는 영화. => 유전 + 환경 + 우연 (부모의 영향력은 제한적?)
* 집안, 몰몬교, 인디안 학살의 지역적 특성 등을 파헤치며 이야기 전개
* 살인자 부모 나이차 23살, 아버지 결혼 6번 전력, 사기, 떠돌이 생활. 알코올, 어머니는 몰몬교 가정, 아이들은 부모를 따라 어렵게 방랑 생활, 넷째 아들(저자)은 그나마 귀여움 받음 => 아들에게 복종을 강요. 부모의 방랑은 또한 그 시대의 산물, 개인은 사회에서 벗어날 수 없다. 사람은 아버지를 닮는 게 아니라 시대를 닮는다. 
* 저자의 경우, 부친이 계속 내가 좋으냐며 선택을 강요. 하여 사랑은 살인이다고 생각하기 까지. 하나를 선택해야 하므로. => 부친이 술을 끊고 부터는 애들을 제대로 키우겠다며 채찍질. 특히 둘째 게리를 싫어하는데, 자신의 아들이 아니다며 (사실은 첫째가 자신의 아들이 아니라고 함) 둘째 게리는 계속 맞으며 자람. => 부모로 부터 관심을 못받았으니, 사회로 부터 관심을 받겠다며 타인에 대한 폭력 행사, 무단침입, 학교 유리창 깨기, 소년원에서 온갖 범죄 배우고 => 셋째는 살해당하고. 왜 엄마는 도망가는 결단을 내리지 못했는가? 엄마에게는 새로운 길을 갈 수 있는 여건이 되지 못했다.     . * 게리는 시간이 없다. 오직 오늘밖에. 스크루즈 영감의 경우, 과거, 현재, 미래의 모습을 보여준다. 시간이 있음으로 내 모습을 뒤돌아보는 기회가 있는데, 이를 종교가 대신해 줄수 있다. 하지만, 게리 가족은 교회를 함께 간 적이 없다. => 총살로 사형집행되기를 원했는데, 몰몬교에 피가 대지를 적신다는 것을 실현. 두 부모가 만나지 말았어야... => 이런 상황을 견딘 큰 형에게 이 책을 바침. 큰 형은 결혼을 않고, 돌아와 어머니를 모심. => 게리는 아픔을 외부에 폭력으로 발산하였고, 저자는 아픔을 내면에 끌어안았다는 차이.    
* 양육: 부드럽게 키워야 한다. 강하게 키워야 한다. 계속 바뀐다. 답이 없다.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자기의 믿음을 아이에게 투사하기 때문에 문제. 부모-아이 관계는 유통기한이 있다고 생각하자. 한달 후에 떠난다고 생각하면 굳이 바꿀 필요없지 않는가. 스스로 자각해야할 필요.=> 일상의 생활감각을 잘 키워가야. 자기 자신을 믿는 힘을 키우자  

- PROLOGUE

* 길모어 가족: 부친 프랭크 1, 모친 베시, 첫째 형 프랭크, 둘째 형 게리, 셋째형 게일렌, 본인 마이클

* 이것은 살인에 관한 이야기이다. 육신의 살해와 영혼의 살해, 비탄과 증오, 그리고 복수의 살해다. 그 살해가 어디서 시작되었는지, 그리고 어떤 형태로 우리의 삶 속으로 들어와서 어떻게 인생을 바꿔놓으며, 그 유산들이 어떻게 우리를 둘러싼 세계와 역사 속으로 흘러 들어오는지 말하려 한다. 이 이야기는 또한 폭력과 살인이 어떻게 끝이 나는지-만일 정말로 과연 끝이 난다면-말해준다...... 게리가 저지른 난폭한 죄악의 뿌리들, 바로 우리 가족사. 우리 집안의 어두운 비밀과 좌절된 희망의 덫이, 어떤 식으로 나의 형 게리에게 전해져서 그의 살해충동을 만들어냈는지 보여줄 것이다.

* 19767월 게리가 젊은 모르몬 교도 두 명을 연쇄 살해, 1976111일 게리 항소포기

* 노먼 메일러 소설 '사형집행인의 노래', 텔레비전 영화는 게리가 보냈던 생의 마지막 몇 개월을 카바

 

PART 1 모르몬의 악령들

- 형제들: 내가 가족의 파멸에서 완전히 자유로운 몸이 아니었음을 깨달았다. 그 파멸이 끝없이 이어질 수 있다는 생각, 그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오로지 우리 집안의 내력 자체를 끝장내야 한다는 사실, 그리고 그 방법은 바로 우리가 감춰왔던 그 엄청난 비밀을 깨뜨리는 것뿐이라는 확신이 절실하게 다가왔다. 다만 내가 그 비밀들을 찾아낼 수만 있다면.

* 형들에게 집이란 사소한 말실수나 잘못만 저질러도 무지막지하게 얻어맞거나 구박을 받는 무서운 곳이었다. 형들은 자기들만의 즐거움을 찾기 위해서 비밀스런 비행을 저질렀고 거기서 동지애를 느끼면서 자랐다. .... 나에게는 이 운명에서 탈출하고야 말겠다는 강한 열망을 심어주었다.... 형들이 자라났던 집과 내가 자랐던 집이 현격히 다름 * 형들의 사진을 들여다본다. 그 사진들은 우리 가족이 남긴 낡은 스크랩북에 있는 그 어떤 사진들보다 내 마음을 아프게 한다. 형들은 사진 속에서 카메라를 향해 총을 들고 서 있다. 그들이 함께 공유하고 있는 세계가 느껴진다. 그들만이 속해 있는 세계. 내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꼬마 무법자들의 거친 포즈가 아니다. 그들이 함께 지내면서 이런 행복한 미소를 지었던 순간이 얼마나 될까, 그들만의 세계에서 그들은 과연 얼마나 행복했을까 하는 생각이 내 마음을 아프게 한다. 내가 어렸을 때, 그들이 그런 미소를 짓는 모습을 본 기억이 없다. 물론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부분들이 많이 있으리라. 어쨌든 그 사진 속의 미소는 나에게 하나의 미스터리이다. 그 미소는 나에게, 내가 전혀 알지 못하는 우리 가족의 삶, 오늘날까지 그 어느 누구도 말해주지 않은 그들만의 삶이 있었다고 말해주고 있다. 형들은 함께 온갖 고통을 겪으며 살아왔기 때문에, 서로 진정한 형제애를 가지고있었다. 적어도 한때는 말이다. 나는 사진 속의 얼굴들을 보면서 증오를 느낀다. 그러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하면서도 어쩔 수 없다. 그 사진 속에서 그들은 나를 끼워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들이 나를 같은 가족의 일원으로 끼워주지 않은 것이 원망스럽다. 그 대가가 아무리 끔찍한 것이었다 하더라도.

 

- 혈통: 나의 어머니 베시 길모어가 왜 자신의 혈족과 고향을 응징하고자 했는가? 20세기초 모르몬교의 본토 유타 태생. 그들의 신앙과 선민의식이 오랜 피의 역사 속에서 형성되었다고 믿으며, 경악할 만한 폭력의 역사를 지닌 사람들, 모르몬경에서 성서적 사항을 제외하면 가족과 살인에 관한 이야기뿐, 다른 미국인들의 모르몬교에 대한 적의로 초기 정착 과정에서 겪은 공포와 폭력, 피의 속죄 원칙, 마운틴 메도우 학살사건(100명 이상 살해),

 

- 조던 길의 집: 저자는 여덟 살때 어머니와 함께 어머니의 고향 농장을 방문, 아이다 이모 집에서 마음이 편안하였고 함께 지낼 만한 좋은 가정이란 생각, 형들도 똑 같은 생각을 했다는 사실, 외할아버지의 죽음,

- 알타와 죽은 인디언의 영혼: 어머니 베시(16세 때)는 할로윈을 앞둔 어느 날 점판을 구입하여 여동생 알타, 완다와 함께 놀이를 하였고, 얼마 후 썰매를 타다가 마차와 충돌하여 알타는 죽었고 완다는 반신불수가 되었다. 그 사고는 점판 놀이에서 끌어들인 어떤 영혼의 저주라 여겼던 듯.

 

PART 2 집안의 말썽꾼과 거부당한 아들

- 집안의 말썽꾼: 어머니 베시의 오빠 조지가 당하는 부친으로부터의 학대, 전쟁의 상흔

* 당시 유타에서 행해지는 공개 사형에의 참석. => 어머니는 가족을 데리고 처형 장면을 구경하는 사람들이, 어느 면에서는 살인자보다도 더 악랄하다고 생각했다. 결국은 그런 사람들이 자신의 아이들을 살해에 가담하도록 만든다는 것이다. .... 사형집행 모습을 보지 않으려고 아버지의 옆구리에 얼굴을 파묻었으나, 아버지는 머리채를 확 잡아채서 죽음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사형수를 바라보도록 얼굴을 돌려놓았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그녀는 결심했다. 아버지를 결코 용서하지 않겠다고, 그 악랄한 취미에 복수하기 위해 평생을 바치겠다고.=> 그런데 그 당시에는 이미 공개처형이 없었다. * 어머니 베시는 다른 애들보다 예뻤고, 점점 행실이 나쁜 방향으로 흘렀다. 술주정뱅이와 데이트했는데, 모르몬 사회에서는 용납되지 않는다. 결국 어느 날 부친은 엽총을 들고 두려움과 광기, 그리고 폭력이 뒤따랐다.

 

- 거부당한 아들: 결혼 전 어머니는 솔트레이크 시티에서 파트타임 일, 캘리포니아에서의 연애 실패 후 약간 경계심 가지며 외롭게 지냄, 친구로는 애니타가 있었는데, 그녀의 애인 프랭크 길모어가 나중 남편이 됨. 직업은 유타 매거진의 광고 세일즈맨. (그전에 서커스단에서 광대, 사자 조련사, 스턴트맨 등등), 프랭크는 자기 어머니 페이(무당, 점쟁이)에게 그녀를 소개시킨다며 새크라멘토로 갔는데, 18년만에 만나는 어머니라고.... 아무튼 나이가 두 배나되는 프랭크와 시어머니 주례로 결혼. 곧 18살난 아들(로버트)이 있다는 얘기도 듣고... 남편은 자주 출장을 떠나고, 그러면 잘 알지도 못하는 시어머니와 함께 보내는 시간들..... 프랭크는 여섯번이나 일곱번 결혼했고, 로버트가 첫번째 아이도 아니라는 말을 들으니 현기증이 날 지경. .. 더구나 진짜 이름은 프랭크 바이스이며, 그의 아버지는 복부에 치명상을 입고 죽었다... 도서관에서 자료를 확인하니 죽은 아버지는 우명한 마술사 에릭 바이스이며 프랑스의 유명 마술사 를 기리기 위해 이름을 해리 후디니로 개명.  

 

- 페이의 비밀: 죽음의 세계의 신비를 아는 사람, 1886년 해리 길모어와 결혼, 1890년 저자의 부친 프랭크 해리 길모어 출생, 1893년 페이는 이혼 소송, 1911년 해리 길모어 사망 .... 1920년 페이 접신술사로 등장 => 페이는 왜 자기 아들 프랭크 길모어가 사생아라는 이야기를 꾸며냈으며, 왜 평생토록 그 거짓말을 지키려했을까? 프랭크가 감당해야 할 상처가 그토록 컸고, 또 그 상처가 프랭크 하나로 끝나지 않았는데, 혹시 페이는 자신의 실망스러운 인생을 보상하기 위해 그런 이야기를 지어낸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혹은 또 다른 이유?

* 어머니 베시는 결혼해서 들어온 집이 겨우 탈출한 자신의 집안보다 더 복잡한 문제를 가지고 있지만, 거기서 탈출하지 않고 그대로 머물렀다. 그녀는 남편의 술과 구타, 그리고 가출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을 때도 그곳에 남아있었다. 

 

- 방랑의 세월: 베시는 프랭크가 돌아온 후 함께 여행을 떠났고, 집을 방문하여 가족들에게 소개, 하지만 그런 남자와 결혼했느냐는 냉담한 반응을 받았다. 프랭크는 광고 사기꾼이었고 도망과 모험이 계속되는 생활, 하지만 이때가 아이도 없었고 가장 행복한 때라고. 베시의 이런 생각과 말은 아이들에게 상처가 되었다. 곧 큰아들 프랭크가 LA에서 출생, 또 다시 긴 여행 중 텍사스에서 둘째 게리를 출산, 이름을 뭐로 할건인지 두고 다툼. 아이는 불안감 속에서 생을 출발.  

* 방금 중요한 사건이 일어났다. 이 책의 살인자가 태어난 것이다. 그는 지금 커다란 푸른 눈과 매력적인 얼굴을 가진 아기이다. 그 아기는36년이 지난 후 두 남자를 죽이고 사형수 감방에 앉게 될 것이며, 미국 역사에서 유일하게 자신을 죽여달라고 주장함으로써 악명을 떨친 살인자로 기억될 것이다. 그때 그의 푸른 눈을 들여다본다면 그 속에서 사람의 마음 깊숙이 감춰져 있는 본능을 건드리는 섬뜩한 시선을 느낄 것이다. 그것은 날카로우면서도 죽음이 느껴지는 눈빛이다. 또한 죽음이 결코 두렵지 않다는 표정이다. 자기 몸에 부딪히고 지나갔다는 이유만으로, 아니 꼭 그런 핑계 따위 대지 않고도 상대를 죽일 수 있는 사람의 표정 말이다. 아기 눈빛이 살인자의 눈빛이 되기까지, 그 사이에는 파멸의 역사가 있다.  * 프랭크는 심지어 게리가 자신의 아들이 아니라는 엉뚱한 소리도 하고, 서부를 이리저리 누비면서 사기꾼 생활을 지속. 콜로라도에서 붙잡혀 숱한 다른 죄목들과 함께 5년형 선고받음, 숱한 가면, 전과 행적 최소 25년. 게리를 공원 벤치에 버려두고 부도수표를 쓰기 위해 떠났고, 애틀랜틱에서 게리가 고아원에 넘겨졌다. 믿을 수 가 없다. 

* 남편이 옥살이 중 베시는 고향 집에서 환영받지 못한 상태로 머물렀다. 베시는 아이들을 때리는 일이 일상이 되었고, 어느 날 시내의 시티센터 모텔에 방을 잡아 이틀 머물렀다. 훗날 그 모텔이 게리의 두번째 살인 현장이 되었다.   

* 18개월만에 남편 프랭크는 석방되었고, 고향 집을 떠났다. 1944년 LA에서 셋째 게일렌이 출생. 다시 광고 사기를 하며 유랑 생활.

- 정착: 베시는 고향 프로보의 부모님 농장에 다시 돌아갔고, 석달 후 프랭크가 데리러왔다. 페이가 노환이라 세크라멘토에서 지냈다. 프랭크가 돌아와 샌디에고로 이사, 1946년 페이 사망. 우편으로 늦게 통보되어 장례식 참가는 못했다. 페이에 대한 생각 때문인지 술주정이 많아지고, 의사는 이런 생활로는 2년 생존이라고 진단. 폭행은 더욱 심해지고. 출판사업이 적중하여 결혼 10년만에 집다운 집을 갖고 가정의 행복을 느낌. 프랭크의 아들 로버트가 가족사진을 찍어 ㅈ우었고, 유일한 것이다., 한 아이가 출생했으나 며칠만에 사망, 1951년 다시 한 아이 출생, 바로 저자 마이클. 베시는 마이클을 질식시키려했지만 프랭크의 저지가 잇었고, 다툼과 폭력이 수반. 이때부터 아버지는 마이클을 곁에 두며 보호. 
* 솔트레이크로 이사, 부모는 법적 결혼, 게리의 비행(도둑, 권총으로 러시안 룰렛 게임)이 심해졌다. 유령이 나타난다하여 집을 내놓고 포틀랜드로 이사. 어머니의 유령에 대한 믿음은 그저 자신이 그 세월 속에서 얼마나 많은 것들을 상실했으며 얼머나 많이 파멸했는가를 느끼게 해주는 것이었는지도 모른다. 
PART 3 형제들
- 이방인들: 게리 형에 대한 나의 최초의 기억은 이렇다.
내가 서너 살쯤 됐을 때 일이다. 더운 여름이었는데, 나는 포틀랜드의 우리 집 앞마당에서 놀다가 목이 말라 집 안으로 들어갔다. 주방에는 어머니와 프랭크 형과 게일렌 형이 식탁에 앉아 있었는데, 그 옆에 낯선 사람이 하나 있었다. 짧은 갈색 머리에 푸른 눈빛을 한 소년이, 수줍은 듯한 미소를 지으며 날 바라보았다.
“누구예요?” 나는 그 낯선 사람을 가리키며 물었다.
식탁에 앉아 있던 가족들이 모두 웃었다. “네 형 게리잖니.” 하고 어머니가 말했다. 어머니는 어리둥절한 내 표정을 본 모양이었다. ‘게리형이라고? 도대체 어디서 나타난 사람이야?’ 하는 표정 말이다. 어머니는 이렇게 덧붙였다. “우리가 게리를 그동안 뒷마당에 있는 차고 옆에 묻어놨었어. 이제야 파서 꺼내온 거야.” 모두들 또 한바탕 웃었다.
사실 게리는 지난 1년 동안 소년교화소에 있었지만, 아무도 내게 사실대로 이야기해주지 않았다.
그후로 몇 년 동안, 나는 게리 형을 이렇게 생각했다. 뒷마당에 묻혀 있다가 다시 나온 사람.
* 아버지는 오로지 화풀이로 폭력, 저지른 잘못을 지적하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한다고 가르치는 것은 없다. 20년 후 게리가 감옥에 잇을 때, 프랭크가 면회. "내가 권위적인 것들에 무조건 반발하는 이유는 아버지 때문이야. 그 양반이 나한테 그렇게 무지막지하게 가죽 채찍으로 매질해서 내가 똑바로 자랐냐고? 아니쟎아, 안 그래"
* 게리와 게일렌은 50년대 중반의 로큰롤이라는 반항문화를 단순히 즐기는 이상으로 열중, 담배, 술, 환각, 학교 빼먹기, 패싸움, 누드 사진 찍기... 점점 대담하고 겁없이 금지된 세계로 향해 갔다. 급기야 갱단에 들어가기 위해 총을 훔치러 남의 집을 침입하고, 결국 전당포에 침입 총을 훔쳤다. 불과 나이 13세. 어느 날 게리는 어머니의 통화를 엿듣게되었다. "너, 듣고 있었니?, 맙소사, 게리. 도대체 너는 왜 항상 있지 말아야 할 곳에 있는거니?" 그 내용은? 아버지를 둘러싼 무서운 수수께끼...
- 궁지에 몰린 소년: 짧은 여행을 하였고, 돌아온 후에는 자동차 도둑질을 시작, 소년원 감호를 선고받음, 자위행위 신고식, 성추행, 폭력, 탈옥하여 다시 체포, 아이들끼리 잔인하게 싸우면서 스트레스 해소, 1년의 감옥 생활에서 은밀한 범죄 지식을 습득, 감옥에 보관된 모친 면담 기록은 "그 아버지의 편집증적인 태도로 인해 아이들이 모두 정신적으로 심하게 병들어 있다" 소년원 동기 두에인 "그는 신문이 떠들어대는 것처럼, 아무 생각없이 죄를 짓는 그런 극악무도한 죄인이 아니었어요. 사람은 좋은데, 망가졌던 거지요. 내가 보기엔, 많은 부분은 스스로 망가뜨렸어요, 하지만 전부는 아닙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다른 요인들이 분명 있을 겁니다" 
- 탈선: 게리가 석방되어 집에 돌아오면서 집의 평화는 깨졌다. 아버지와의 적대감은 고조, 그리고 가족 모두에게 번져감, 게리는 게이 술집에 드나들었고 동성애 등 밤의 문화에 빠짐, 심지어 가게에 침입하여 물건, 총을 훔침, 마약과 술. 차를 훔친 죄로 법정에 소환되었으나 아버지의 훌륭한 변호사 덕분에 집행유예, 하지만 총기 사고로 1년형 선고받고 진짜 감옥행, 이때 16세. 
- 아버지와 지내던 시절: 아버지가 나를 늘 끼고 살았다는 사실. 오랜 세월동안 나와 아버지, 둘만이 한 가족처럼 지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버지가 내게 베풀었던 보호와 사랑은 이 세상 어디서도 본 적이 없다. 아버지와 어머니, 아버지와 형들 사이의 육체적 폭력은 저자가 출생 무렵 전의 일이고, 그 후에는 무지막지한 독설이 많았다. 아버지는 이미 60대 후반, 마음을 붙일만한 존재로는 저자가 유일하고 사랑을 나눌 수 있는 마지막 기회. 아버지는 여행때마다 저자를 데려가길 원했고, 이로 인하여 어머니와 갈등. 두 사람중 하나를 선택하라는 강요가 저자에게 내려졌고. => 이 모든 경험은 나에게 배신적 사랑을 가르쳤을 뿐 아니라, 사랑에 대해서 늘 불안함을 갖게 했다. 
* 일을 따라 이동을 자주 하는 아버지와 함께 지내는 기간이 많았다. 학교도 자주 옮기고 수학은 어려웠지만 읽기는 어릴 때부터 아버지가 가르쳐주어 좋아했다. 아버지가 일하러 가는 동안은 자유롭게 지냈으며 혼자 읽기를 즐겼다. 과거 세게에 머물러 살고있는 노인과 함께 사는 어린 소년이었다. 구식 가게를 다니며 쇼핑했고, 구식 식당에서 식사하고, 옷도 구식으로 입었다. 1960년대의 나는 1940년대 옷을 입은 아이였다.
PART 4 죽음의 방식
- 형제들: 두 부류: 프랭크와 게일렌 두형도 게리만큼이나 육체적으로 또 정신적으로 상처받으면서 자라왔다. 그런데도 두 사람은 게리처럼 범죄를 저지르며 살지도 않앗고 사람을 죽이거나 사형을 당하지도 않았다. => 세상에는 온깆 죽음의 방식이 잇다. 다른 사람을 끌어들이지 않고 홀로 죽는 사람도 있다. 그건 물론 훌륭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구원 따위를 가져다주지는 않는다.
* 프랭크는 마술을 좋아하여 연습을 많이 하고 대회에도 나갈 정도가 되었지만, 마술에 대해 잘 아는 아버지는 소질이 없다며 평가 절하. 어떤 이가 말하길 "아버지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들들이 감히 도전하지 못하게 못박았다" 프랭크는 어릴 때 막대사탕을 훔치다가 들켜 가게 앞 청소를 하는 벌을 받았고, 그 댓가로 막대사탕을 얻었다는 경험. 이 벌을 받은 경험이 죄를 짓지 않도록 막아줬다는 설명. 막대사탕을 무사히 훔쳤다면, 아마도 계속 사탕을 훔쳤을지도, 그래서 더 나쁜 길로 빠졌을지도 모른다. => "게리는 항상 벌을 받았어. 그런데 그 벌은 게리의 행동을 막아준게 아니라, 오히려 더 악화시켰지. 게리의 마음 속에는 늘 벌을 불러들이는 뭔가가 있었다고. 게리와 게일렌은 어머니와 아버지의 격정적인 기질을 물려받은거고, 너와 나는 그렇지 않았다고"
* 프랭크는 어머니 쪽도, 아버지 쪽도 아닌 제3의 종교(여호와의 증인)를 선택함으로써 부모가 만들어놓은 세계관이나 가치관에 따라서 살지 않겠다는 것을 분명히했다. 그는 자기만의 길을 걷고 싶었던 것이다. 이제 더 이상 가족이라는 굴레에 묶이지 않겠다는 그 나름의 표현방식이었다. 
* 게일렌 역시 집에 없는 시간이 많았다. 감옥에 들어가 있었거나, 멀리 여행을 가거나, 아니면 밤거리를 쏘다녔다.... 금지된 환희의 세계를 찾으려는 몸짓..... 가족의 감시가 없는 자신만의 세계에서 대범하게 욕망을 추구했고, 최악의 죄를 저질렀으며, 극도의 공포를 경험했다. => 나는 형에게 묻고 싶다. 그 미스터리의 비밀을, 무엇이 형을 스스로 소멸할 지경까지 몰아갔는지를. => 게일렌은 한 때 아버지의 사랑을 받고 자랐다. 그 자리를 내게 빼았기고, 게일렌에게 돌아온 것은 거부와 조롱이었고, 그는 아버지에게 받은 상처와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 그 분노의 화살은 나에게 돌아왔다. 계단에서 밀기도했고, 팔을 등뒤로 비틀기도 했다. "언젠가는 ,너도 미움을 받을거야, 두고 봐" 
* 게일렌은 열두살 무렵부터 문제를 일으키기 시작, 술, 담배, 도둑질, 반항
- 언덕위의 집: 1960년 11월 밀워키로 새로 이사. 언덕위의 집이며 8마일 떨어진 포틀랜드 시의 야경이 아련하게 눈에 들어온다. 새출발을 기대, 하지만 바닥 타일 등 수리 문제로 어머니 분위기 망쳐짐, 과민한 상상력으로 귀신 들린 집이라는 망상. 게일렌은 고등학교 중퇴후 해군입대했지만 한달만에 불명예 제대, 게리는 순탄치 않았던 교화소를 출소하여 집으로, 1961년 연말 크리스마스는 평화스러운 저녁식사. 두형에게는 선물로 자동차, 새로 산 피아노를 어머니가 치며 함께 노래부르고.
- 어느 세일즈맨의 죽음: 시애틀에서 아버지는 결장암 진단을 받았고 살 가망이 없다고. 그 소식에 나는 무섭지도 않았고, 당황하지도 않았고, 울지도 않았다.... 이 소식이 전해졌지만, 그래도 폭력적 갈등은 지속. 게리와 아버지의 싸움을 말리려는 프랭크와 게리 사이에도 큰 충돌. 게리는 교도소에서 부친의 사망 소식을 전해들었지만 장례식에는 참석치 못함. 
* 사실 나는 어머니와 형들이 아버지의 죽음을 그토록 고통스럽게 받아들인다는 사실에 많이 놀랐다. 아버지를 위해 눈물을 흘릴 정도로 아직도 사랑하는 마음을 갖고 있는 것이 놀라웠다. 어쩌면 그들이 눈물을 흘린 이유는 아버지가 그 긴 세월동안 베풀지 않았던 사랑에 대한 서러움, 이제 화해의 기회를 영영 상실했다는 안타까움 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 눈물을 흘리지 않은 유일한 사람은 바로 나였다. 이유는 나도 모른다. 왜 그런지 아버지의 죽음 앞에서 나는 단 한번도 눈물을 흘리지 않았다.
- 죽은 이를 위한 노래: 아버지가 무덤으로 가지고 간 그 비밀. ... 언제나 사랑을 파멸로 이끄는 우리 내부의 그 본성.... 아버지에게 유랑생활, 고독, 본성은 악하지 않았을지도, 하지만 이중인격자.... 마이클 너도 조금만 더 컸더라면 다른 형제와 마찬가지로 아버지와 충돌했을거야.... 아버지가 돌아가신게 너에게는 다행이었어. 
* 폭력적 아버지로 부터 어머니는 떠날 수 없었는데, 첫째, 그럼에도 진심으로 사랑했고, 둘째, 자식도 많고 기술도 없는 여성에게 주어지는 정책적 배려가 없고, 그리고 자식 문제. 
- 폭행 강도: 아버지가 돌아간 후, 사업은 접게되고, 게일렌의 생활은 문란해졌다. 게리가 출소후에는 함께 다니기도. 그러다가 둘 사이에 여자 문제로 큰 다툼이 벌어졌고 그 후 몇년 동안 서로 거리를 두고 지냈다. 게리의 범죄는 이어졌고, 어느 날 쇠파이프로 강도짓, 고작 11달러, 여러 누적된 범죄라 결국 15년형을 선고받음.  
- 뿔뿔이 흩어지다: 1963년 우울한 크리스마스, 게리와 게일렌은 감옥에, 집에는 돈이 떨어져 가고, 처음으로 크리스마스 장식이 없었다. 1964년 비틀즈가 에드 설리번 쇼에 처음 모습을 나타냈고 이는 생애 전환점을 가져온 사건이었다. ... 비틀즈야말로 형들의 세계와의 결별을 의미하였다.... 비틀즈와 모르몬이라는 대립적인 두 세계에 빠졌다. 프랭크는 입대하였고, 다른 두형은 감옥에. 어머니는 쓸개 수술후 퇴원
- 귀향: 여호와의 증인인 프랭크는 총을 잡지 않는 위생병 원했지만 명령불복종으로 군법재판, 3년형 선고, 이후 감형되었다. 게일렌은 뉴욕 생활에 싫증을 느껴 고향으로 돌아왔지만 모르몬교의 분위기라 여자와 가까이 지내지 못해 고통스러운 차, 친구 게리네 집을 방문, 친구 부인과 정사를 나누었고 결국 발각되어 몇 주간 치료를 받는 폭력을 당함. 게일렌은 어머니께로 돌아가 모르몬교도가 되어 얌전히 지내지만, 섹스 문제는 여전히 경건해지지는 못함. 하지만 적응을 못하고 부도수표를 발행하곤 시카고로 떠났으며 5년간 집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 프랭크는 감형되어 패배자인양 집에 돌아왔지만 숨겨두었던 돈이 없어져 빈털털이로 크게 실망, 다시 마음을 잡고 일을 시작하며 한 여성을 사랑했고 집에 소개를 시켰으나 어머니는 크게 노하여 쫒아냄, 행실이 안좋은 여자로 잘못 생각. 이는 프랭크에게는 사랑의 기회, 가족을 만들 기회를 망쳐놓았다. 
- 반란: 마이클은 클럽에 다니며 여자애를 사귀었고, 1967년 히피와 환각의 시대가 열리며 비틀즈는 로큰롤 스타일을 버리고 아방가르드 영역으로 건너갔다. 파멜라를 사귀었고 처음으로 섹스를 경험. 하지만 곧 그녀는 길에서 아버지에게 끌려갔고 다시는 만나지 못했다. 음반을 살 돈이 없어 친구들과 함께 백화점에서 훔치려했지만 붙잡혔고, 경찰은 곧 크리스마스이니 풀어주었다. 담당 형사는 마이클이 게리의 동생인 줄 알고 있었고, 어머니를 위해서라도 형의 전철을 밟지마라고 충고. 마리화나와 환각제, 섹스에 빠졌는데 죄와 저항과 친해져야만 한다고, 그런 것들을 경험함으로써 진리를 터득해야 한다고. => 무정부주의자와 노동운동가의 저항과 사형은 마이클을 크게 변화시켰다. 다른 사람들을 지배하기 위하여 권력을 휘두르는 사람과 그런 사회 구조에 증오심을 갖게되었다. 또한 인간에게 죽음의 형벌을 내리는 권력과 의지를 갖고 잇는 주는 그 어느 곳이라도 사악한 곳일 수 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 형 게리가 5년째 옥살이를 하고 있었지만 면회 한번 가지 않았던 것은 인생에서 가장 후회하고 죄책감을 느끼는 잘못이다. .... 난 내 탈출구를 만들어가느라, 그럴 여유가 없었다.... 대학에 입학하면서 포틀랜드에 아파트를 보러 다녔다. 난 집을 떠나고 싶었다. 그건 언제나 바라던 바였다.... 일주일 후 집에 가니, 텅 비었고 어머니는 자그마한 이동주택으로 이사하였다. 집이 저당권자에게 넘어갔기 때문이다. 프랭크 형은 어머니가 죽는 날까지 함께 살았다. 하지만 난 집에 가지 않았다. 그리하여 우리 세 식구는 다시는 한 지붕 밑에서 잠을 잔 적이 없다. ... 대학생활이 평탄치만은 어느 날 어머니, 그레이스 선생님과 함께 게리 형을 면회갔다. "적어도 너한테서 네 젊음을 빼앗아간 놈은 없쟎아? 넌 여전히 자유로운 몸이라구"
- 걸어다니는 시체: 어머니가 면회 갔을 때, 게리는 프롤릭신을 복용하여 시체처럼 퉁퉁부은 모습이었다. 그 약은 난폭한 죄수를 다룰 때 사용되었다. 게리는 틀니 때문에 교도소 측과 갈등이 심화되었기 때문이었다. 
* 게일렌이 집으로 돌아왔지만, 완전히 변모된 모습, 뼈만 남아 앙상한 몸이며, 퀭한 두 눈은 마치 걸어다니는 시체 같았다. 아마 진통제나 오랜기간 술과 약물을 남용한 부작용때문이었던 것 같았다. 게일렌은 자기 몸도 성치 않으면서 게리의 이야기를 듣곤 곧장 면회를 하였고, 서로 화해하였다. 다 죽어가는 두 형제가 만나서 우애를 확인하며 이야기를 나눈 것이다. 그때 나도 같이 가지 않은 것이 지금은 후회스럽다. 
* 게일렌은 시카고에서 칼에 찔렸다. 여러 설이 있지만, 유부녀와 정사의 장면이 남편에게 들켜 아랫배를 찔리고 방치되었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이라면 그 자리에서 죽었을 것을, 그는 오랜 시간을 두고 조금씩 죽어갔다. .... 게일렌은 자넷과 함께 모텔식 아파트를 얻어 독립 생활을 하였다. 독주를 혼자 밤개 마시기도 하였다..... 게일렌은 법정에 섰지만, 법정은 방면했다. 아무래도 감옥 생활을 견뎌낼 신체조건이 못된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 1971년 게일렌과 자넷은 결혼식을 을렸고 가족들이 참석했다.... 위 문제로 병원에 입원했고, 결국 죽었다. 이번 장례식에는 게리도 참석했다. 
PART 5 피의 역사
- 전환점: 게일렌이 죽은 후 게리에게는 변화가 있었고 집 방문을 허락, 가족들과 좋은 시간을 보냈다. 교도소에서 그림을 그렸고 괜찮은 평판을 받앗으며 대학에서 그림 공부를 허락받기도 하였다. 게리가 수강을 잘 받았더라면 새로운 인생을 시작할 수도 있었겠지만, 하지만 게리는 등록 대신 집으로 갔고 술을 마셨고 이탈하였다. 한달여 도주했고 결국 무장강도죄로 체포되었다. 형량 9년이 추가되었다. 
- 악명을 떨치다: 게리는 멀리 떨어진 연방교도소로 이송. 어머니는 피를 토하고 실신하여 병원으로 이송, 아스피린을 과하게 복용하여 위가 좋지 않은 상황. 게일렌이 죽어갔던 시립병원의 같은 병실에. 
* 게리는 30년이나 교류가 없던 친척들의 도움으로 가석방되어 집으로 돌아왔다. 어머니는 게리에게서 "니콜이라는 사랑하는 사람도 생겼고, 나처럼 행복한 사람이 또 있을까?"하는 편지도 받았다. 하지만 1976년 7월말, 게리가 모르몬 교인 두명을 살해. 이즈음 니콜과의 관계가 나빠진 상황이 영향을 미쳤을지도. 
* "살인범, 죽음을 달라고 유타에 요청하다" 게리는 항소권, 재심청구권 모두 포기하고 자기를 처형해 달라고 요구. 게리와 통화 중 "난 사람을 둘이나 죽였고, 사형을 선고받았어. 이젠 그 길을 가는거야. 남은 내 인생을 법정이나 감옥에서 보내고 싶지 않아. 난 자유를 잃었어. 아주 오래전에 잃어버렸어. 난 그들이 20년 전에 시작한 일을 이제 마무리 짓는거야" 
- 마지막 인사: 사형집행일은 1월 17일로 정해졌고, 신체적 접촉이 금지된 단 한번의 면회가 허용되었다. 어머니는 건강이 나빠 못가고, 나와 형 프랭크가 다녀왔다. 게리의 처형을 막을 수 있는 길이라면 무엇이든 하겠다는 각오: 선한 윤리적 목적으로서 사형제도를 근본적으로 반대하는 입장이었고, 게리의 처형을 빌미로 그 제도가 부활될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게리가 이런 식으로 죽는 걸 내가 원치 않는 이유는 그 죽음의 영향으로 나와 내 가족의 남은 인생이 파멸될까 두려웠기 때문이다. 난 미국대륙에 사형제도를 부활시킨 사형수의 동생이라는 낙인이 찍힌 채 망가진 인생을 살고 싶지 않았다. ... 이모와 이모부는 사형집행이 되면 뭔가 돈을 받는 모양, 그리고 게리가 입을 티셔츠를 주문했는데, 나중 경매에 부쳐 팔 수 있는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게리 길모어의 상품화'라는 기사가 신문에 실렸다.  
* 형 프랭크는 오래전 감옥의 게리를 다시 보러 가지 않았는지를 설명. "나는 게리가 한 짓이 너무 싫었어. 그 애가 저지른 짓은 너무 끔찍하니까. 하지만 게리가 당한 일도 끔찍하기는 마찬가지야. 만일 게리가 22년 동안 감옥에서 지내지 않았더라면, 과연 그가 한 인간의 머리 뒤통수에 총을 쐈을까? 그것도 그의 임신한 아내와 어린 자식이 지켜보는 앞에서 말이야. 또 다른 사람에겐 어땠을거 같아? 게리는 주유소에서 그를 쐈지. 그 사람은 몇 시간 동안 숨이 끊어지지 않고, 고통 속에서 몸부림을 쳤다는 얘기야. 그렇게 고통스럽게 서서히 죽어간 거야. 그 짐승같은 감옥사회에서 받은 교육이 게리를 그렇게 만든거라고 난 확신해. 그 짐승같은 사회가 그가 그런 비극을 저지르게 만든거야." "게리는 돌아올 수 없는 선을 넘어버렸어. 그는 죽음이 자신을 해방시켜주길 원하고 있어. 이게 그를 다시 만나러 가지 않은 이유야. 그가 진심으로 그걸 원한단는 걸 알았으니까"
* 마이클이 게리를 면회하면서 만일 감형이 된다면 어떻게 할거야고 물으니, 게리는 자살할 거라고 답했다.... 나는 내가 미웠다. 고의는 아니었다 하더라도, 내가 사형제도에 찬성하는 입장이 된 기분이었다. 그건 내가 경멸하던 야만적인 사회풍조였다. 그와 동시에 게리가 죽는것이 더 낫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를 살려둔다 하더라도 그는 자살을 하거나, 아니면 또 다른 사람을 죽였을 것이라는데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 1.17일 월요일 아침, 유타 주립교도소 뒤쪽에 있는 건물에서 게리는 사격대 앞에 섰다. .... Tv방송에서 "게리가 죽었다는 발표가 있었습니다" 총살 장면의 목격자로 승인받은 단 한 사람의 저널리스트, 래리 실러의 상세한 이야기가 전해졌다.
* 일순간, 희망은 산산이 흩어지고, 그다음에는, 그토록 두려워하던 일이 이미 벌어졌다는 걸 알게 된다. 그리고 이제부터는 그 두려움의 장면을 낱낱이 가슴에 안고 살아야 한다는 것도. 이제는 늘 가슴 한복판에 자리 잡고 있는 슬픔을 안고 살아가는 법을 찾아야 한다. 이런 세상에서, 증오하지 않고 살아가는 법을 찾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건 불가능한 일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력해야 한다. 그 마지막 순간, 이 모든 생각들이 내 머리를 스쳐갔다. 그리고 어머니를 쳐다보았다. 얼굴이 일그러지면서, 어머니가 울부짖었다. “오, 하느님. 게리, 너 어디에 있니? 어디로 가버렸니?”
* 형의 사형집행 이후, 유타에는 거센 항의가 일어낫다. 유타의 극형 방식이 불필요하게 피를 흘림으로써 옛 섭부 방식을 따른다면서, 많은 사람들이 이를 반대하고 나섰다..... 게리는 미국에서 사격대 앞에 서서 북은 최후의 사형수이자, 그와 동시에 피의 속죄라는 모르몬 식의 엄격한 대가를 치른 마지막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 (이 책이 출간된 후 1996년 유타주에서 총살형이 다시 집행되었다).... 게리의 마지막 말, 그의 생명이 총에 맞아 흩어지기 전, 그는 이렇게 말했다. "그래도 아버지란 존재는 늘 남아 있겠지" 
PART 6 눈물의 골짜기
- 가족의 종말: 나를 세상에 드러내야 했다. 사람들은 이제 내가 게리의 동생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 고향 퍼틀랜드를 떠나 LA에서 롤링 스톤이 마련해준 일자리가 있었다. 매일 밤 위스키 한병과 수면제, 술이 악모을 막아주었다.... 1979년 노먼 메일러의 '사형집행인의 노래'가 출판되었다.... 며칠에 한번 꼴로 질문한다. "당신 게리의 동생이 맞죠? 형이 죽었을 때 기분이 어땠어요?"....  그 무렵이었다. 내가 세상을 죽이고 싶다고 느꼈던 것은, 바로 그 순간. 난 마침내 어느모로 보나 나의 형 게리와 비슷해졌다. 단 한가지, 그는 방아쇠를 당길 정도로 파멸한 상태였고, 난 그렇지 않았다는 것만을 제외하고는....  
* 어머니는 은둔자로 살고 있었다. 그 어둡고, 답답하고, 구질구질한 집에 틀어박힌 채, 참으로 비참한 생활이었다... 19080년 12월, 비틀즈의 리더였던 존 레논이 뉴욕의 아파트로 들어가던 중 총에 맞아 쓰러졌다.... 다음날 어머니가 나에게 전화를 걸었다. "네가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하구나. 네가 그 사람을 무척이나 좋아했지. 그래, 마음이 몹시 아프겠구나..."... 그해 크리스마스를 어머니와 형과 함께 보냈다..... 어머니는 말문을 열었다. "도대체 무엇 때문에, 그 애가 죽으려고 했을까? 왜 그 두사람을 죽이고, 저도 죽으려 했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난 알수 없을 것 같구나"... 1981.6.30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장례식 후 형 프랭크에게 LA에서 함께 지내자고 하였다. .... 도착해서 편지를 보냈지만, 수취인 부재, 세주소 알수없음으로 반송되었고, 그후로도 찾으려 수소문했지만 도저히 찾을 수가 없었다.... 그는 망령들을 모두 데리고 허공 속으로 사라져버린 것만 같았다.  
- 새 가족과 옛 망령들: 하지만 사실 가족을 잃었을 때 세상에 버려졌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뭐랄까, 그것은 일종의 안도감이었다. 나는 더 이상 내 가족의 영혼을 사로잡았던 그 파멸의 손아귀에 묶여 있지 않았다. 
* 그래도 우리의 인생은 계속된다는 진실이다. 우리는 고통을 삼키고, 과거를 돌아보고, 우리가 한 일들을 용서해야 한다. 그건 우리가 살아가면서 기억해야 하는 진실이다.... 게리와 죽음의 세계로 가버린 사람들 - 우리 가족들과 게리에게 살해된 사람들 - 그들만이 이 이야기의 종말을 선언할 수 있다. 
- 비밀과 유골: 프랭크를 찾았다, 내가 살던 곳에서 불과 열 블록 떨어진 곳. 하숙집을 전전하는 그런 모습. 내 아파트에서 소파에 앉아 따뜻한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 게리에게 아들이 있었다고.... 그 아이가 원망하며 프랭크에게 덤벼들었다는 것.... 정말 게리의 아들이 맞다면, 그건 내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나쁜 상황을 의미할 수도 있었다. 어쩌면 그 폭력의 혈통, 혹은 악의 유산은 끝나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것은 역사 속으로, 세상 속으로 흘러들어와서 우리의 아이들, 우리의 피로 생기는 그 모든 것 속으로 흘러 들어올지도 모를 일이다.  
* 이모부를 방문했다. "그러니 게리의 셔츠에는 구멍이 네 개 있어야 했다. 그러나 다섯 개였다. 유타 주는 그날 아침, 나의 형을 죽이는 일이 한 치의 오차가 일어날 가능성도 허용하지 않았던게 분명했다."
* 브렌다에게서는 뚜껑이 봉해진 녹색 단지 하나를 받았는데 화장한 재에서 추려낸 뼛조각으로 게리의 흔적이다.
* 또 다른 비밀: 아이다 이모의 인터뷰 내용에 들어있는 내용. 형 프랭크의 친 아버지는 로버트(아버지가 아주 예전에 나은 사생아)로 아버지가 잠시 감옥에 있는 동안 로버트가 어머니와 서로 좋아하여 임신. 이를 듣고 프랭크의 얼굴은 고통스럽게 일그러져 있었다. "그러니까 아버지는 내 아버지가 아니었던 셈이군. 이복형이 내 아버지이고, 아버지는 내 할아버지가 되는 거지. 그렇다면 말이야, 너와 내가 아버지가 다른데, 그래도 네가 내 동생이 되는 거니?" "난 언제나 형의 동생이야" 
- 고향에서 온 편지: 프랭크 형의 편지
 

교보문고 책소개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사형수 게리 길모어, 그 불우한 영혼의 근원.
여기 한 남자가 있다. 그의 이름 게리 길모어. 그는 유년 시절부터 폭력과 간음, 거짓과 위악으로 점철된 광기 어린 핏줄의 역사 속에서 끊임없는 학대와 가정 폭력으로 열 살 때 처음 범죄를 저지르고 경찰에 체포된다. 이후 소년원과 감옥을 전전하며 생의 절반을 철창 안에서 보내다가 1976년 7월, 가석방된 몸으로 두 명의 남자를 살해 한 뒤 체포되어 사형선고를 받는다. 당시 게리 길모어는 변호사를 통해 자신의 사형을 요구하며 미국 전체에 큰 파문을 불러일으켰다.

그리고 또 여기 한 남자가 있다. 그의 이름 마이클 길모어. ‘롤링 스톤’의 수석편집장이자 뛰어난 음악평론가로 인정받았으나 그에게는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사형수’ 게리 길모어의 동생이라는 하나의 주홍글씨가 찍혀있다. 『내 심장을 쏴라』는 게리 길모어의 친동생인 마이클 길모어가, 자신의 형이 왜 그토록 끔찍한 괴물이 되었는지 어찌하여 ‘미 대륙에 사형 제도를 부활시킨 인물’이 되었는지, 자신의 핏줄에 깃든 폭력과 광기의 역사를 파헤치며 길모어 집안에서 이루어졌던 폭력과 학대를 가감 없이 노출한 책이다.

북소믈리에 한마디!

이 책은 원래 한국에 2001년에 소개되어 표창원 교수, 가수 이적, 시인 장석주, 소설가 이신조 등이 극찬을 보낸 책이었으나 안타깝게도 많은 독자들과 만나지 못하고 절판되고 말았다. 그러나 끊임없는 독자들의 재출간 요구가 이어지자 기존 판본의 오류와 오역을 깔끔하게 수정하여 한국의 독자들과 다시 만날 수 있게 되었다.

저자 : 마이클 길모어

저자 마이클 길모어 Mikal Gilmore. “나에게는 해야 할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것은 살인이 잉태된 집안에서 들려주는 살인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그 집안은 내가 자라난 곳이며, 또 어떤 면에서 절대로 벗어날 수 없었던 곳이기도 합니다.” 마이클 길모어는 [롤링스톤]의 수석편집장이었으며, 로큰롤의 태동에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록 음악계의 빛나는 영웅들을 그린 《Night Beat》의 저자이자 뛰어난 음악평론가이다. 그리고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사형수, 게리 길모어의 막내 동생이다. 그의 형 게리 길모어는 무고한 시민 두 명을 아무 이유 없이 죽이고는 스스로 사형에 처해달라고 주장하였고, 1977년 미국에서 10년 만에 부활한 사형제도에 의해 처형된 첫 번째 사형수였다. 게리 길모어가 살인을 저지르고 사형에 처해지기까지의 과정을 치밀하게 묘사한 노먼 메일러의 《사형집행인의 노래》는 센세이셔널한 반응 일으키며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그해 퓰리처 상을 수상했다. 그리고 게리 길모어가 사형에 처해지고 15년 후, 길모어 집안의 막내 마이클 길모어는 광기에 물든 피비린내 나는 자기 집안의 역사와 정면으로 마주서기로 결심한다. 가차 없는 모르몬 교도의 말썽쟁이 딸이었던 어머니와 술주정뱅이에 절도와 사기를 일삼던 아버지. 거기에 아이들에 대한 학대와 알코올중독, 범죄, 간음, 그리고 살인으로 점철된 가문의 역사는 대대로 이어져 길모어 집안을 이루었다. 아버지의 애정을 독차지했다는 죄책감과 게리의 동생이라는 수치심을 안고 마이클은 고통스럽게, 그러나 품격을 잃지 않고 살인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내 심장을 향해 쏴라》는 폭력의 그림자에서 벗어날 수 없었던 한 미국 가족의 역사이며, 이런 가정의 아이들이 어떻게 살인을 저질렀고 또한 긴 세월동안 파멸의 혈통을 이어온 대가로 스스로를 살해했는지를 보여주는 이야기이다. 독자들의 뇌리에 고통스럽게 각인되는 이 작품은 대부분의 미국인들이 외면하고자 했던 미국의 어두운 핏줄을 드러내고 탐색한다. 마이클 길모어는 《내 심장을 향해 쏴라》로 전미 도서비평가협회상과 LA타임스 올해의 도서를 수상하였고, 이 책을 원작으로 텔레비전 영화가 제작되었다. 
 
역자 : 이빈
역자 이빈(본명 : 박선옥)은 영문학 박사, 번역가. [버지니아 울프의 은유]로 영문학 박사 학위를 받고 영국 노팅엄 대학에서 박사 후 연구를 했다. 동국대학교에서 영문학과 영어를 가르치다가, 이빈 영어 연구소를 사랑방 삼아 가까운 사람들과 영어와 번역, 글쓰기에 관하여 생각을 교류하고 있다. 햇살이 좋은 날 강아지를 따라서 동네 호숫가를 산책하는 것을 좋아하지만, 비 오는 날 마음이 맞는 친구와 커피 한잔을 손에 들고 산책하는 것도 좋다. 번역서로 《내 심장을 향해 쏴라》 《나무의 회상록》 등이 있으며, 언젠가는 번역이 아닌 영어소설을 쓰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목차

PROLOGUE
악몽
PART 1 모르몬의 악령들
1. 형제들/2. 혈통/3. 조던 길의 집/4. 알타와 죽은 인디언의 영혼
PART 2 집안의 말썽꾼과 거부당한 아들
1. 집안의 말썽꾼/2. 거부당한 아들/3. 페이의 비밀/4. 방랑의 세월/5. 정착
PART 3 형제들
1. 이방인들/2. 궁지에 몰린 소년/3. 탈선/4. 아버지와 지내던 시절
PART 4 죽음의 방식
1. 형제들: 두 부류/2. 언덕 위의 집/3. 어느 세일즈맨의 죽음/4. 죽은 이를 위한 노래/5. 폭행 강도/6. 뿔뿔이 흩어지다/7. 귀향/8. 반란/9. 걸어 다니는 시체
PART 5 피의 역사
1. 전환점/2. 악명을 떨치다/3. 마지막 인사
PART 6 눈물의 골짜기
1. 가족의 종말/2. 새 가족과 옛 망령들/3. 비밀과 유골/4. 고향에서 온 편지
EPILOGUE
재판
감사의 말
옮긴이 후기

추천사

USA 투데이

지난 몇 년 동안 발표된 논픽션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문체로 쓴 감동적인 작품!

뉴욕타임스

놀랍고, 충격적이다. 《내 심장을 향해 쏴라》는 《카라마조프의 형제들》에 조니 캐시의 발라드를 뒤섞어놓은 듯한 느낌을 준다. 소름 끼칠 정도로 오싹하면서도 가슴을 아프게 하는, 놀라운 책.

더 뉴요커

독자를 매료시키고 사로잡는 힘과 끝없는 감동! 《내 심장을 향해 쏴라》는 마지막까지 책장을 넘기도록 하는 작가의 끈질긴 용기가 만들어냈다.

북리스트

이 작품이 들려주는 것은 흔한 권선징악이 아니라, 슬픔과 섬세함 그리고 유려한 문체에 담긴 가슴 깊은 곳에서 울려나온 목소리이다.

커커스 리뷰

정곡을 찌르는, 용감하고, 가슴 아픈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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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이제 이야기를 해야겠다. 이것은 살인에 대한 이야기이다. 육신의 살해와 영혼의 살해, 비탄과 증오, 그리고 복수의 살해다. 그 살해가 어디서 시작되었는지, 그리고 어떤 형태로 우리의 삶 속으로 들어와서 어떻게 인생을 바꿔놓으며, 그 유산들이 어떻게 우리를 둘러싼 세계와 역사 속으로 흘러 들어오는지 말하려 한다. 이 이야기는 또한 폭력과 살인이 어떻게 끝이 나는지?만일 정말로 과연 끝이 난다면?말해준다.
나는 무고한 사람들을 죽인 살인자의 동생이다. 그의 이름은 게리 길모어.
그는 현대 미국의 범죄자 중에 누구보다도 역사적인 인물로 기록될 것이다.
17-18쪽

형들의 사진을 들여다본다. 그 사진들은 우리 가족이 남긴 낡은 스크랩북에 있는 그 어떤 사진들보다 내 마음을 아프게 한다. 형들은 사진 속에서 카메라를 향해 총을 들고 서 있다. 그들이 함께 공유하고 있는 세계가 느껴진다. 그들만이 속해 있는 세계. 내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꼬마 무법자들의 거친 포즈가 아니다. 그들이 함께 지내면서 이런 행복한 미소를 지었던 순간이 얼마나 될까, 그들만의 세계에서 그들은 과연 얼마나 행복했을까 하는 생각이 내 마음을 아프게 한다. 내가 어렸을 때, 그들이 그런 미소를 짓는 모습을 본 기억이 없다. 물론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부분들이 많이 있으리라. 어쨌든 그 사진 속의 미소는 나에게 하나의 미스터리이다. 그 미소는 나에게, 내가 전혀 알지 못하는 우리 가족의 삶, 오늘날까지 그 어느 누구도 말해주지 않은 그들만의 삶이 있었다고 말해주고 있다. 나는 사진 속의 얼굴들을 보면서 증오를 느낀다. 그러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하면서도 어쩔 수 없다. 그 사진 속에서 그들은 나를 끼워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들이 나를 같은 가족의 일원으로 끼워주지 않은 것이 원망스럽다. 그 대가가 아무리 끔찍한 것이었다 하더라도.
33-34쪽

방금 중요한 사건이 일어났다. 이 책의 살인자가 태어난 것이다. 그는 지금 커다란 푸른 눈과 매력적인 얼굴을 가진 아기이다. 그 아기는36년이 지난 후 두 남자를 죽이고 사형수 감방에 앉게 될 것이며, 미국 역사에서 유일하게 자신을 죽여달라고 주장함으로써 악명을 떨친 살인자로 기억될 것이다. 그때 그의 푸른 눈을 들여다본다면 그 속에서 사람의 마음 깊숙이 감춰져 있는 본능을 건드리는 섬뜩한 시선을 느낄 것이다. 그것은 날카로우면서도 죽음이 느껴지는 눈빛이다. 또한 죽음이 결코 두렵지 않다는 표정이다. 자기 몸에 부딪히고 지나갔다는 이유만으로, 아니 꼭 그런 핑계 따위 대지 않고도 상대를 죽일 수 있는 사람의 표정 말이다. 아기의 눈빛이 살인자의 눈빛이 되기까지, 그 사이에는 파멸의 역사가 있다.
171쪽

게리 형에 대한 나의 최초의 기억은 이렇다.
내가 서너 살쯤 됐을 때 일이다. 더운 여름이었는데, 나는 포틀랜드의 우리 집 앞마당에서 놀다가 목이 말라 집 안으로 들어갔다. 주방에는 어머니와 프랭크 형과 게일렌 형이 식탁에 앉아 있었는데, 그 옆에 낯선 사람이 하나 있었다. 짧은 갈색 머리에 푸른 눈빛을 한 소년이, 수줍은 듯한 미소를 지으며 날 바라보았다.
“누구예요?” 나는 그 낯선 사람을 가리키며 물었다.
식탁에 앉아 있던 가족들이 모두 웃었다. “네 형 게리잖니.” 하고 어머니가 말했다. 어머니는 어리둥절한 내 표정을 본 모양이었다. ‘게리형이라고? 도대체 어디서 나타난 사람이야?’ 하는 표정 말이다. 어머니는 이렇게 덧붙였다. “우리가 게리를 그동안 뒷마당에 있는 차고 옆에 묻어놨었어. 이제야 파서 꺼내온 거야.” 모두들 또 한바탕 웃었다.
사실 게리는 지난 1년 동안 소년교화소에 있었지만, 아무도 내게 사실대로 이야기해주지 않았다.
그후로 몇 년 동안, 나는 게리 형을 이렇게 생각했다. 뒷마당에 묻혀 있다가 다시 나온 사람.
226-227쪽

일순간, 희망은 산산이 흩어지고, 그다음에는, 그토록 두려워하던 일이 이미 벌어졌다는 걸 알게 된다. 그리고 이제부터는 그 두려움의 장면을 낱낱이 가슴에 안고 살아야 한다는 것도. 이제는 늘 가슴 한복판에 자리 잡고 있는 슬픔을 안고 살아가는 법을 찾아야 한다. 이런 세상에서, 증오하지 않고 살아가는 법을 찾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건 불가능한 일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력해야 한다. 그 마지막 순간, 이 모든 생각들이 내 머리를 스쳐갔다. 그리고 어머니를 쳐다보았다. 얼굴이 일그러지면서, 어머니가 울부짖었다. “오, 하느님. 게리, 너 어디에 있니? 어디로 가버렸니?”
606-607쪽 닫기

출판사 서평

책 소개

“나는 《내 심장을 향해 쏴라》를 읽고
인간에 대한, 아니 어쩌면 세계에 대한 기본적인 철학에 거대한 변화가 일어났다.”
-무라카미 하루키

전미 도서비평가협회상과 LA타임스 올해의 도서를 수상한 마이클 길모어의 시대를 초월한 걸작 논픽션.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사형수’ 게리 길모어가 두 명의 무고한 시민을 죽이고 스스로 사형에 처해달라고 주장하며 전 미국을 충격에 몰아넣은 사건은 이미 노먼 메일러가 《사형집행인의 노래》를 통해 치밀하게 묘파하여 엄청난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퓰리처 상까지 수상한 바 있다. 그러나 1994년 《내 심장을 향해 쏴라Shot in the Heart》의 출간은 《사형집행인의 노래》의 충격을 넘어선 하나의 사건이었다. 다름 아닌 게리 길모어의 친동생이 자신의 형이 왜 그토록 끔찍한 괴물이 되었는지, 어찌하여 ‘미 대륙에 사형 제도를 부활시킨 인물’이 되었는지, 자신의 핏줄에 깃든 폭력과 광기의 역사를 파헤치며 길모어 집안에서 이루어졌던 폭력과 학대를 가감 없이 노출했고, 때로 자신의 치명적인 상처까지 백일하에 드러내면서 게리 길모어라는 불우한 영혼의 근원을 찾으려 했기 때문이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아내와 출판사 편집자의 번역 권유에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가, 번역 의뢰는 절대 받지 않는다는 자신의 원칙을 깨뜨리면서 《내 심장을 향해 쏴라》를 일본에 소개하였고 이 책 읽고, 그리고 2년여란 기간 동안 번역하며 “인간에 대한, 아니 어쩌면 세계에 대한 기본적인 철학에 거대한 변화가 일어났다.”라는 깊은 회환을 옮긴이 후기에 남기기도 했다.

《내 심장을 향해 쏴라》를 향한 독자들의 열화와 같은 재출간 요구!
표창원, 이적, 장석주, 이신조가 추천한 걸작 논픽션 마침내 복간!

한국에서는 2001년 소개되어, “두 사람을 잔혹하게 죽이고 국가와 제도를 이용하여 자신마저 살해한 사람의 이야기! 동생의 눈을 통해 그리는 살인자의 처절한 자화상.”라고 추천한 표창원 교수를 비롯하여 가수 이적, 시인 장석주, 소설가 이신조 등이 《내 심장을 향해 쏴라》를 향해 극찬을 보냈으나 안타깝게 많은 독자들과 만나지 못하고 절판되고 말았다. 이후로 이 책의 진가를 알아본 독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퍼지며 중고서적이 높은 가격으로 거래되었고, 재출간을 요청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 상황이었다. 그리하여 기존 판본의 오류와 오역을 깔끔하게 수정하여, 마침내 《내 심장을 향해 쏴라》가 한국이 독자와 다시 만날 수 있게 되었다.

출판사 서평
전미 도서비평가협회상, LA타임스 올해의 도서
누가 이 남자를 이토록 끔찍한 괴물로 만들었는가?

여기 한 남자가 있다. 그의 이름 게리 길모어. 1940년 텍사스에서 네 형제의 둘째 아들로 태어나, 어릴 때부터 뛰어난 지적인 능력을 드러냈고, 특히 그림에 탁월한 재능을 보였다. 그러나 폭력과 간음, 거짓과 위악으로 점철된 광기 어린 핏줄의 역사 속에서 끊임없는 학대와 가정 폭력으로 망가지며 열 살 때 처음 범죄를 저질러, 경찰에 체포된다. 이후 소년원과 감옥을 전전하며 인생의 절반을 담장 안에서 보내야 했으며, 감옥에서도 그의 폭력적인 성향은 동료 죄수는 물론 간수, 심지어 본인에게까지 끊임없이 드러냈다.
1976년 7월 가석방된 몸으로 유타 주 프로브에서 이틀에 걸쳐 두 명의 남자를 살해한 뒤 체포되어, 사형을 선고받는다. 10년 동안 한 번도 사형이 집행된 적이 없는 당시, 게리 길모어는 변호사를 통해 자신의 사형을 요구하여 미국 전체에 큰 파문을 불러일으켰다.
1977년 1월 17일 다섯 명의 사격수가 쏜 총탄에 의해 세상을 떠났다.
그가 사형대에서 서서 마지막으로 남긴 말은 “자, 시작합니다(Let’s do it)”이었고, 이 말은 나이키 광고의 유명한 슬로건 “Just do it”에 활용되었다.

“나에게는 나쁜 피가 흐르고 있다…….”
미국의 어두운 핏줄을 집요하게 파고드는,
트루먼 카포티의《인 콜드 블러드》에 버금가는 위대한 범죄 논픽션!

그리고 또 여기 한 남자가 있다. 그의 이름 마이클 길모어. [롤링 스톤]의 수석편집장이자 뛰어난 음악평론가로 인정을 받고 있으나 그에게는 하나의 주홍글씨가 찍혀 있다,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사형수’ 게리 길모어의 동생이라는. 그는 자신의 형이 왜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사형수’가 될 수밖에 없었는지 과거를 향해 끝을 알 수 없는 여정을 떠난다. 그는 이 여정 속에서 게리 길모어라는 인물의 범죄 행각을 쫓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부모는 물론 백여 년의 세월을 거슬러 조부모, 증조부모의 삶까지 집요하게 추적한다. 자비와 용서를 모르는 모르몬 교도 부모 밑에서 자란 어머니 베시 길모어. 이미 여섯 번이나 결혼을 하고 그 사이에서 낳은 자식들을 버렸다는 사실을 숨긴 채 베시와 결혼한 아버지 프랭크 길모어. 아버지는 자신의 아내는 물론 마이클의 형 프랭크 2세와 게리, 게일런에게 끊임없이 그리고 가혹하게 폭력을 구사했고, 그들 모두에게서 일말의 자존감이나 안정감을 송두리째 앗아가 버렸다. 그런 아버지의 폭력에서 유예된 유일한 인간은 막내 마이클 길모어였다. 그는 스스로에게 묻는다. 아버지의 가차 없는 폭력에서 벗어날 수 있었기에, 나는 범죄자가, 살인자가, 사형수가 되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일까. 그는 고개 젓는다. 자신에게는 ‘나쁜 피’가 흐르고 있기에. 그러나 더욱 무서운 진실은 이 ‘나쁜 피’가 비단 그의 집안에서만 흐르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집요한 핏줄에 대한 추적 끝에, 바로 미 대륙 개척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종교적 피의 역사와 미국의 자본주의가 발전하면서 치러야 했던 타락과 폭력, 가부장제가 옹호해온 부권의 독재와 횡포가 바로 지금의 미국을 낳았다는, 외면할 수 없는 진실을 이 책은 독자들에게 전한다.

이 책을 읽으며 그 압도적인 사실의 힘 앞에 독자는 끝을 알 수 없는 공포와 강렬한 무력감마저 느끼게 된다. 솔직히 말해서 나도 이 책을 번역하며 무수히 말문을 잃고 말았다. 몇 번이나 책을 내려놓고 깊은 탄식을 토하며 “왜 또 이런 일이…….” 하며 상념에 사로잡히곤 했다.
‘어떤 종류의 정신적인 상처는 일정 지점을 넘어서면 인간으로서 치유 불가능한 상태에 이른다. 그것은 이미 상처로써 완결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라는 사실을 나는 이해한 듯한 기분이 든다. 머리로써가 아닌 피부로. 이론으로써가 아니라 하나의 깊디깊은 리얼한 실감으로.
(…)
나는 《내 심장을 향해 쏴라》를 번역함으로써 한 인간으로서 정말 많은 것을 배웠다. 정말 예상을 초월할 정도로 많았다. 그리고 또한 동시에 사실―최소한 어떤 종류의 사실―이란 것의 거대함과 강렬함을, 한 사람의 소설가로서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
마이클 길모어가 용기를 쥐어짜내 이 책을 완성시켰다고 하여 과연 유령의 추격으로부터 도망칠 수 있을지, 나로서는 알 수 없다. 내가 아는 것은 이것뿐이다. 이 책을 읽은 수많은 독자들이 마지막 페이지를 덮은 후 아마도 각자의 유령과 마주하게 될 것이라는 사실. 많든 적든 마주하지 않을 수 없으리라. 물론 나도 ‘마주하지 않을 수 없었던’ 독자 중 한 사람이었다.
-무라카미 하루키 일본판 옮긴이 후기 중

책속으로 추가

이모부가 셔츠를 들어서 구멍을 가리켰다. 총알이 옷을 뚫고, 그다음엔 게리의 심장을 파열시키며 지나간 구멍이었다. 작은 구멍이 네 개, 손가락이 들어갈 정도의 크기로 나 있었다.
“이걸 봐.” 네 개의 작은 구멍과 약간 떨어진 곳에 있는 또 하나의 구멍을 가리키며, 버논 이모부가 말했다. “그것도 총알 구멍이야.”
유타의 관례에 따르면?아마 법도 그럴 것이다.?사격수는 다섯 명을 세우지만, 네 개의 총에만 총알을 장전한다. 다섯 명 중 한 명이 들고 있는 총은 비어 있다. 어느 사격수라도 양심에 걸리는 사람은, 자신이 쏜 총에는 총알이 없었을지도 모른다고 스스로 위안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장치이다.
그러니 게리의 셔츠에는 구멍이 네 개 있어야 했다. 그러나 다섯 개였다. 유타 주는 그날 아침, 나의 형을 죽이는 일에 한 치의 오차가 일어날 가능성도 허용하지 않았던 게 분명했다.
67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