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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셀로: 셰익스피어 (2022.2.10)

클리오56 2022. 2. 11. 00:05

내용 및 소감

- 등장인물: 오셀로(주인공, 무어인, 극과 극을 오가는 이분법적 사고방식) - 데스데모나(오셀로의 아내, 순진, 아름다움, 사랑의 결정체, 변화가 없이 한결같음), 이야고(오셀로의 기수, 교활, 야망, 가장 복합적 인물로 반사회적 성향을 지니며, 선악의 경계를 오갈 때 일말의 죄책감도 없음, 오직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고자 타인의 욕망과 약점을 간교하게 사용, 모든 등장 인물 사이를 이간질시키고 거짓을 말하면서 오해와 사건을 일으키는 암적 존재, 오직 자신의 이익과 계획대로 타인을 철저하게 이용, 태도와 행동의 변화는 물론 자신의 아내까지 이용해 먹는 인간) - 에밀리아(이야고의 아내), 카시오(오셀로의 부관), 브라반시오(데스데모나 아버지), 로데리고(데스데모나를 짝사랑)

 

- 유튜버 '도시책방'의 해설 

* 오셀로: 무어인으로 당시 차별을 받던 이방인, 즉 흙수저 출신. 베니스에서 사회적인 인정과 명예와 사랑을 쟁취, 자수성가한 장군. (무어인은 베르베르인, 흑인, 아랍인을 통칭. 무어인은 넓게는 아프리카인을, 좁게는 모로코, 리비아 등 북아프리카인을 말함) 적 아니면 동지, 친구 아니면 원수, 이렇게 이분법적 사고를 지님. 손톱만한 의심이 오셀로의 열등감과 만나 증폭하고, 설마설마 하는 중 손수건을 보고 이야고의 말을 믿게됨. 나는 나이도 많고 늙고 추레하고 유색인종인데... 데스데모나가 정말 나를 사랑했을까 의심. 오셀로는 열등감을 극복하면서 장군의 자리에 올랐는데, 자신이 못났다는 그 감정 때문에 사랑을 믿지 못했음. 열등감과 우월감은 동전의 양면. 자신의 우월감이 자신 보다 더 멋진 사람이 나타나면 열등감으로 변해버림. 이렇게 타인과 자신을 끊임없이 비교하면서 우월의 감정을 가지기 보다는 자기 자신을 존재 자체로 인정하고 가지고 있는 자신의 성향과 장점과 단점을 인정하는 태도가 필요한데, 이것이 바로 자존감의 문제이다. 자존감이 있으면 자신의 잘난 면 뿐만 아니라 못난 모습도 인정할 수 있는 용기가 있는데, 자존감이 낮으면 자신의 잘난 모습만 보여주려 하고, 그러다보니까 당연히 다른 사람과 비교해서 우월의식에 빠지게 된다.

* 스스로를 사랑할 수 없었기 때문에, 타인을 사랑할 수 없었다. 전쟁에서는 승리 아니면 패배만 있지만, 사랑이나 인간관계는 그렇지 않다. 그래서 오셀로에게는 인간적인 관계를 맺는게 굉장히 어려울 수도 있었다. 자신감이 없고 스스로를 믿지 못했기 때문에, 누군가를 의지하려 했고, 그러한 약점을 이야고가 파고들었던 것이다.

* 데스데모나는 처음부터 끝까지 변화없는 인물로 보여주는데 사랑의 결정체, 순수한 마음, 확고한 믿음을 가진 인물로 그려진다. 순수하고 신실하고 죽음의 순간까지 사람을 믿는 조금은 비현실적인 인물이기도 하다. 오셀로의 성장과 역경을 동정하고 연민하고 이해하면서 사랑의 마음을 키워나갔다. 데스데모나는 남편에게서 살해 당하는데, 그 순간까지도 남편을 원망하지 않았다. 사실 현실에서는 극히 보기 드문 인물이지만, 데스데모나의 어떤 완결된 사랑의 모습은 오셀로의 질투와 의심이 부른 살인적인 비극이 더욱 더 부각되게 보이는 장치였다. 오셀로가 데스데모나에게 직접 물어서 그 작은 의심의 불씨를 끄버렸으면 이러한 비극은 없었을텐데... 오셀로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그런 질문조차 할 수 없는 겁쟁이로 질투에 사로잡혀 살인을 저지르는 그 자체가 끔직하다.

*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이야고 같은 인물이 정말 많은데, 약간의 정도의 차이는 있는데 소시오패스라고는 할 수 없지만, 중간에서 이간질 시키고 없는 말을 만들기도 하고, 있는 말을 조금 부풀리기도 하는, 그 모든 사이에는 편을 가르고 싸움을 부추기는, 문제가 일어났을 때 잠재우기 보다는 그 상황을 더 크게 확장시켜서, 즉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그런 인간, 문제를 더 크게 만들어서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하려고 하는 그런 사람을 살면서 안만나는 것도 복중의 복이다.

* 모든 인간관계의 문제는 오해에서 시작되는데, 그 오해는 어디에서 시작되느냐면 대화를 하지 않을 때 시작된다. 대화가 불충분하거나 아예 없을 때 각자는 각자의 생각에 빠져서 자신만의 확증을 하게되는데, 이렇게 작게 시작한 오해는 눈덩이 처럼 부풀어져서 호미로 막을거를 가래로도 더 이상 막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게 된다.

* 이 작품에서는 인간이 어떻게 파멸하게 되는지 여러 가지 사례가 나오는데, 사실 살아남은 사람은 카시오와 이야고 뿐이다. 오셀로, 데스데모나, 에밀리아도 죽는데 이야고 같은 경우는 자신의 거짓으로 파멸되고, 오셀로는 자신의 열등감으로 죽게된다. 데스데모나는 정말 맹하게 의심조차 하지 않고, 어떻게 보면 순수하다는게 맹하다는 것과 맥락이 좀 다르게 느껴질 수 있는데, 너무 믿었기 때문에 파멸에 이른다. 카시오는 사실 파멸까지는 이르지 않는데, 목숨은 살지만 모든 것을 잃은 인물이다. 카시오가 사실 술 때문에 망한 인간이다. 딱 한잔 때문에 폭망하는 캐릭터이다. 한잔 때문에 폭행하고 파면 당하고 불륜으로 몰리고 다리에 칼을 맞는다. 말을 할 때는 반드시 입을 열어 말을 하고, 술을 그만 마셔야 할 때눈 입을 닫고 그만 마셔야 한다.

* 오셀로 작품은 캐릭터 하나하나가 쏟아내는게 블랙코미디 같고, 삶의 본질을 담아내는 명언 같기도 하다. 셰익스피어의 극중에서 오셀로 작품이 가장 와닿는 이유는 흙수저 출신 오셀로, 즉 가진 것 없고, 평범하고, 차별받던 비주류의 무어인이 신분 상승을 하고 몰락하는 과정이 우리의 일반적인 모습과 별다르게 느껴지지 않기 때문이다. 옆에서 아무리 이간질 해도 오셀로가 자기 중심적이고 용감하고 자존감이 높았던 사람이었다면 이야고에게 놀아나지는 않았을거다. 결과적으로 믿음과 확신, 그리고 이 모든 것을 확인하고자 하는 용기가 없었던 오셀로가 이 비극의 중심에 있기 때문에 제목이 오셀로이다. 

 

- 몇가지 문장들...

* (아이고 -> 로데리고) 우리가 이런 저런 인간이 되는건 다 우리한테 달렸어요. 우리 몸은 정원이고 우리 의지는 정원사와 같은 거니까요.

* (아이고 -> 로데리고) 당신이 그에게 오쟁이를 지울 수만 있다면 당신은 쾌락을, 전 오락을 즐기는 거랍니다. 시간의 자궁 속엔 앞으로 태어날 많은 사건들이 들어있어요.  

 

- 유튜버 'J아름다운선물-책읽어주는여자'에서 오셀로 소설을 들었는데, 외국에서 소설로 만든 작품을 국내에서 번역된 것임. 여기서는 이야고가 베니스 법정으로 소환되어 참수형을 선고받음. 이야고의 목이 떨어지는 순간 매우 흡족해했을것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는 것은 왜?

 

- 민음사 역자 최종철의 서문

* '오셀로'는 사랑의 비극이다. 사랑은 오셀로와 데스데모나 이 한 쌍의 남녀로 하여금 모든 편견과 장애물을 뛰어넘어 가장 아름답고 이상적인 한 모습을 보여주지만, 동시에 이 둘을 비극적인 죽음으로 몰아가는 질투심의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파국의 책임은 거의 대부분 오셀로에게 있다. 데스데모나의 사랑은 처음부터 끝까지 변치 않는 대신 오셀로의 마음은 안팎의 자극에 의해 분열되고 의심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 따라서 '오셀로'는 주인공의 사랑이 보여주는 극도의 아름다움과 극도의 타락, 그리고 그 아름다움의 회복을 추적하는 고통스러운 변천의 압축된 역사이다. 

* 오셀로의 이분법적인 사고방식이 낳은 상충하는 감정들이 모두 부정되었을 때 우리는 흑도 아니고 백도 아니고, 사랑도 미움도 아니며, 천국도 지옥도 아닌 탈이분법적인 사랑의 진실에 도달하며 그 순간 극적 공의 카타르시스를 경험하게 된다. 그것은 오셀로의 비극을 통하여 셰익스피어가 우리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최종적인 느낌이다. 이런 의미에서 오셀로와 데스데모나의 고통과 죽음은 결코 헛되지 않다.

* 탈이분법적인 셰익스피어 비극 해석 방법을 본격적으로 적용하여 오셀로의 사랑이 그 태동에서부터 허구와 실재의 결합이라는 잠재적 양극화의 위험을 내포하고 있고, 그런 위험은 아야고의 간교한 술책으로 말미암아 사랑과 질투라는 양극화된 감정의 갈등으로 발전하며, 결국 데스데모나의 죽음을 몰고 온다고 말한다. 하지만, 극의 결말에서 우리가 느끼는 카타르시스는 이분법적인 사랑에 눈멀었던 오셀로의 고통이나 죽음, 그리고 순결한 데스데모나의 억울한 죽음을 넘어선 탈이분법적인 사랑의 진실 그 자체에 접속한 느낌이라는 주장을 편다.   

 

교보문고 책소개

영국의 대표 시인이자 극작가로 인정받는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하나. 오셀로와 데스데모나의 사랑에서 비롯된 주요 사건들을 통해 주인공의 사랑이 보여주는 극도의 아름다움과 극도의 타락, 그 아름다움의 회복을 추적하는 고통스러운 변천사를 그리고 있다.
저자 셰익스피어는 영국의 시인, 극작가. 세계 연극사상 최대의 극작가이며, 영국 문학사를 장식하는 대시인이다. 1564년에 태어나 1616년에 타계하였다. '햄릿', '리어왕', '오셀로', '맥베스', '로미오와 줄리엣', '말괄량이 길들이기', '베니스의 상인', '한 여름 밤의 꿈' 등 37편의 희곡과 장시 2편과 54편의 소네트를 썼다. 18세기 이래 영국에서는 '셰익스피어학'이라는 독립된 학문이 발전하여 모든 비평 원리의 선례로 이용되고 있으며, 극단에서는 셰익스피어의 극이 배우의 등용문으로 되어 있다. 셰익스피어의 전 희곡 37편 가운데 거의 절반은 그의 생전에 출판되었다. 그의 예술은 연극이라는 매체를 통해 인간 내면의 세계를 극한까지 추구한 것으로, 시적 표현이 넘치는 최고의 운문과 함께 세계 문학사와 연극사의 텍스트로 전해지고 있다.
 

역자 : 최종철

역자 최종철은
연세대학교 영문학과 졸업
연세대학교 및 미네소타대학교 문학석사
미시건대학교 문학박사
현재 연세대학교 영문학과 교수

박사논문
“Shakespearean Nothing and Mahayana Buddhist Emptiness in the Othello: Non-dual Visions of Reality."(The University of Michigan, 1988)
관련논문
「극적 공(空)으로 본 맥베스」(《영어영문학연구》, 1992)
「우리에게 「햄릿」은 무엇인가?」(『영미문학의 전통』, 1994)
「「리어 왕」과 사랑의 비어 있음」(『언어의 미학』, 1997)
「오셀로의 사랑과 이분법의 비극」(《안과밖》, 1998) 닫기

출판사 서평

셰익스피어! 이 이름을 모르는 사람은 없지만 <4대 비극>의 위대함, 작품이 내포하고 있는 진리, 그리고 그 진리를 감싸고 있는 기쁨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사람은 극히 소수이다. 물론 셰익스피어가 한글이 아닌 영어 그것도 현대 영어가 아니라 옛 영어로 작품을 썼다는 점이 근본적인 원인이다. 그 다음으로 셰익스피어의 작품이 훌륭한 우리말로 옮겨져 우리 문화의 일부가 되지 못한 데 그 이유가 있다. 즉 우리의 현실은 아직 셰익스피어의 한국화 혹은 토착화에 성공하지 못했다는 판단이 최종철 교수의 문제의식이다.
모든 시대를 막론하고 가장 현대적인 작품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햄릿』 『리어왕』 『맥베스』와 함께 『오셀로』는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이며 따라서 셰익스피어의 작품 및 당대의 극을 연구하는 데 있어서 또 하나의 커다란 축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오셀로』가 다른 세 비극과 구별되는 이유는 이야고의 역할 때문이다. 『햄릿』의 클라우디우스 왕이나 『리어 왕』의 충실치 못한 딸들, 『맥베스』에서의 혼령 모두가 그들 나름대로 악하긴 하지만 이야고처럼 악마와 같은 역할을 즐기진 않는다. 이야고는 플롯을 형성하는 데 열쇠를 쥔 인물로서 다른 인물들과 모두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특히 오셀로의 내면에 숨어 있는 본질을 끄집어낸 장본인이다. 이 작품에서는 <보이는 것> 즉, 실재와 겉모습 사이의 갭이 가장 중요한 주제를 형성하고 있는데 이와 관련해서는 최종철 교수의 「작품 해설」이 잘 설명해 주고 있다. 이와 더불어 신뢰와 명예, 가부장적인 정치 상황과 인종 문제 등 많은 주제와 다양한 해석을 함축하고 있다.

저자 소개
윌리엄 셰익스피어William Shakespeare
영국의 국민시인이며 가장 훌륭한 극작가인 셰익스피어는 1564년 잉글랜드 스트랫퍼드어폰에이번Stratford-upon-Avon에서 비교적 부유한 상인의 아들로 태어났다. 엘리자베스 여왕 치하의 런던에서 극작가로 명성을 떨치다가 1616년 고향에서 사망하기까지 37편의 작품을 발표하였다. 그의 희곡들은 현재까지도 가장 많이 공연되고 있으며 세계의 고전이면서 동시에 가장 현대적인 작품으로 전 세계 사람들을 사로잡고 있다.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인 『햄릿』, 『오셀로』, 『리어 왕』, 『맥베스』는 <세계문학의 절정>이며, 특히 『오셀로』는 흑인 오셀로와 함께 셰익스피어의 가장 난해한 인물 이야고를 등장시켜 다양한 해석과 풍부한 현대성을 지닌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