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독서, 영상

안나푸르나에서 밀크티를 마시다 (2017.10.5)

클리오56 2017. 9. 19. 18:17



읽은 소감 및 내용

저자는 ABC에 이어 안나푸르나 일주 트레킹을 하였는데 총 19일간, 2014년 2월20일~3월10일까지. 포카라 회귀.

우선 반가웠다. 이렇게 트레킹 일자를 분명히 알려주는 서적이 별로 없으니까. 계절별 큰 차이를 보이는 히말라야 트레킹에서 어찌 일자를 알려주지 않는 책들이 그렇게나 범람하는지, 그러고도 독자들을 위한 정보나 감성의 전달이라 말할 수 있을까? 이런 원칙을 지킨 책이라 우선 신뢰가 갔고 내가 다음에 비수기라는 동일 시기에 갈 수 있는지 판단을 할 수 있다. 


1 만 리 길도 한 걸음으로 시작된다 / Guide 1 네팔의 술

 - 2.20일 맑음: 07:30 포카라(820m) 출발

   -> 11:30 베시사하르(760m) 도착 (포카라에서 4시간 소요, 포터와 함께 버스 탑승) 

   -> 13:30 불불레(840m) 도착 (베시사하르에서 버스 환승, 약 30분 거리), 트레킹 시작

  -> 14:30 나디(930m) 도착: 비포장 도로, 덤프트럭과 지프가 요란한 경적을 울리며 지나다님, 왼쪽으로 마르상디 강, 

      한국 농촌 풍경과 흡사. 1시간 거리. 바람은 세차게 불었지만 따스하게 내리쬐는 햇빛. 마을의 대규모 공사장은 중국자본

에 의한 수력발전소 건설, 알코올 도수가 낮은 창 시음. 휴지 넉넉히 필요. 

   * 네팔 전통주 락시, 창, 퉁바

     . 락시: 쌀이나 수수, 또는 다른 곡물을 증류시켜 만든 술, 색깔은 투명, 일부는 소주보다 도수가 약하다고 하지만 일부는 보드카 수준으로 독함. 

     . 창: 막걸리와 비슷, 우윳빛이며 도수도 세지 않음. 발효시킨 쌀 또는 다른 곡물로 만들며, 차게 혹은 데워 마신다. 마신 후다음날 설사하는 경우도 있는데 좋지 않은 물이 원인일 가능성. 

     . 퉁바: 나무용기(주로 대나무)에 발효시킨 기장을 채워 뜨거운 물을 부어 마시는 술. 빨대를 꽂아 마심. 사케와 비슷한맛. 네번 정도까지 물을 부어 마실 수 있는 경제적인 술.

   * 맥주: 에베레스트(가장 비쌈), 네팔 아이스(가장 저렴), 고르카, 카트만두 


2 사람을 알자면 하루 길을 같이 가보라 / Guide 2 밀크티(찌아)

 - 2.21일 맑음: 나디 -> 바훈단다 -> 게르무 -> 자가트

 - 나디: 공사로 인하여 잠을 잘수 없을 정도

 - 08:00 나디 출발: 공사장 통과, 람파티에서 20분 휴식, 10시에 바훈단다(1,310m) 도착. 밀크티, 체크포스트 

 - 10:20 바훈단다 출발: 벗어나자 고갯마루에서 시야 탁 트임. 계곡 아래로 마르상디 강, 다랑이 논

 - 12:10 게르무(1,130m) 도착, 점심식사, 주문한지 한시간 넘어야 식사 시작. 13:50 출발 

 - 시앙제에서 출렁다리 건너감. 강 왼쪽 차도를 걸음. 16:40 자가트(1,300m) 도착. 마을 분위기가 우울. 

  * 밀크티: 찌아. 홍차 + 우유+ 설탕. 영국식은 컵에 저온살균 우유, 우린 홍차를 붓는 방법

   . 아시아식 밀크티: 찻잎과 우유를 함께 넣어 팔팔 끓인 후 설탕을 넣는다. 최근엔 우유 컵에 티백 홍차 넣기도


3 산 설고 물 설다 / Guide 3 네팔의 물

 - 2.22일. 새벽 동안 비, 전날 저녁에 미리 주문하면 제 시간에 맞춰 아침 식사

 - 08:15 자가트 출발, 도로공사로 돌들이 떨어짐. 다수의 작은 폭포들, 

 - 09:15 참체(1,430m) 도착, 딸(1,700m)사이는 steep stone trail 구간. 자신이 한심스러울 정도로 천천히 올라야. 

 - 11:30 딸(1,700m) 도착. 마을은 몽환적이고 청순. 점심 먹으며 숙박할지 여부를 결정. safe drinking water station 소재. 

 - 12:30 딸 출발, 14:35 다라파니(1,860m) 도착. 12시 지나며 날씨가 나빠졌고 다라파니 도착쯤 비내리기 시작.   

 - 차메가 마지막 샤워 가능지점, 하여 혹시나해서 다라파니에서 샤워. 최대한 안 씻고, 안 빤다. 포카라에서 해결. 


4 고양이가 알 낳을 노릇이다 / Guide 4 트레킹하면서 먹은 네팔의 음식

 - 2.23일: 다라파니(1,860m) -> 다나큐(2,300m) -> 티망(2,270m) -> 고토(2,600m) -> 차메(2,670m) 

 - 안나푸르나 일주 트레킹이 베이스캠프 트레킹에 비하여 수월. 평지와 같은 완만한 길이 많음

 - 08:20 다라파니 출발. 09:30 다나큐 도착. 본격적인 티벳 문화권으로 마니차 볼 수 있음. 설산도 지척. 

 - 다나큐 부터 산 진입. 산길과 지프다니는 도로길 모두가 결국은 마찬가지, 산길 선택. 힘들기 시작. 색의 장벽(짙은 숲, 설산, 하늘), 아주 좁은 위험한 길(아마도 산사태?) 잠시. 

 - 11:00 티망 도착 & 점심 달밧. 마나슬루 조망. 12:30 출발

 - 12:30 티망 출발, 티망 벗어나니 광활한 평원. 탄촉 우회 (마을 통과않고), 고토 체크 포인트

 - 14:45 차메 도착, 출발 이래 첫 변. 스패츠 착용 않아 먼지와 흙 투성이. 앞으로 3천미터 진입하니 샤워 마지노선.

 - 가이드가 아내가 아파 하산하겠다고. 여행사에서 포터 대체 

 * 네팔 음식: 향신료 마살라에 적응못하면 김, 참치, 고추장 챙겨 올것. 주문하면 한 시간 소요. 참고 기다려야.

  . 달 밧 따르까리. 네팔 주식. 달(콩 수프) + 밧(밥) +따르까리(감자, 야채로 만든 반찬) + 빠빠드(뻥튀기 모양)

    => 달 밧은 리필 가능. 스페샬 달 밧은 커리 포함.'Dal Bhat Power 24 Hours'

  . Garlic Soup (마늘 수프): 고산병 효과. 간식 정도 수준이니 필히 다른 음식과 함께 먹어야. 

  . Chowmein (차우멘): 야채나 고기를 넣고 뽁은 면. 팟타이와는 매우 다름. 저렴하고 든든

  . Fried Rice (볶음밥): 저렴하고 든든. 케찹에 뿌려먹으면 좋음

  . 스파게티: 혹 전혀 다른 비쥬얼과 맛이 나올 수 있으니 다른 사람것 보고 주문하도록. 비쌈.

  . 피자: 무난한 수준. 전과 비슷. 비쌈. 여럿이 다양한 음식 주문할 때 함께하는 정도

  . 누들 수프: 양이 너무 적음, 라면의 반 조금 더될 정도. 신라면 엄청 비쌈.

  . Momo (모모): 피가 아주 두꺼운 만두. 한국인들이 많이 먹음. 간식 정도.

  . Thentuk, Thukpa (덴뚝, 뚝바): 티벳식 수제비와 국수. 트레킹 코스에서는 드뭄, 한국인 취향 탑 5이지만 짜고 양이 적음

  . Shakpa (샥파): 국밥. 저자 선호 1위. 타멜거리 길링체 티베탄 레스토랑

  . Sukuti, Sekuwa (수쿠티, 세쿠와): 수쿠티는 질기고 딱딱한 육포. 세쿠와는 아주 짠 꼬치구이. 술 안주


5 굿에 간 어미 기다리듯 / Guide 5 티벳 불교의 상징물

 - 2.24일, 차메, 새 포터 기다리며.담푸스, 오스트레일리안 캠프, 푼힐 일풀 보기로 일정 연장 예정. 

 - 게스트안이 추워 바깥에서 현지인들과 함께 햇볕 쪼임. 마을 탐방, 정전, 헤드랜턴 필수. 

 * 티벳 불교의 상징물

  . 룽다, 타르쵸: 경전을 적은 5가지 색깔의 기도 깃발. 풍마. 긴 장대에 매달아 놓은 것은 타르쵸. 우주의 5 원소. 노란색 땅, 파란색 하늘, 초록색 바다, 흰색 구름, 빨간색 불. 불법이 멀리멀리 퍼져나가서 행복하고 안락하길 기원. 자료에 따라 룽다와 타르쵸 반대로 설명하기도.

  . Gompa(곰파): 티벳 절

  . Chorten(쵸르텐): 티벳 불탑

  . 마니차: 경전 문구를 새겨 넣은 원통. 주로 옴마니반메훔이 새겨 짐. 관세음보살의 자비에 의해 번뇌와 죄악이 소멸되고, 온작 지혜와 공덕을 갖추게 됨다는 의미. 

  . 마니석: 경전문구를 새긴 얇고 편평한 돌

  . 마니월: 마니석을 쌓아 만든 돌담


6 화가 복이 된다 / Guide 6 소나무, 전나무, 향나무

 - 2.25일: 차메(2,670m) -> 브라탕(2,850m) -> 두쿠레 포카리(3,060m) -> 어퍼 피상(3,300m)

 - Hot Spring: 코끼리만한 크기의 바위 두개가 시옷자 형태로 서있는 곳. 동네 빨래터. 비닐에 세제와 옷 넣고 비빔. 

 - 40대 포터 도착. 10:00 차메 출발, 12:00 브라탕 도착, 밀크티 한잔후 12:20 출발

 - 병풍처럼 늘어선 눈 쌓인 순백의 산 + 평지를 점령한 짙은 초록의 숲. 3000미터를 넘어서면서 마르상디 강도 얼어붙어 유석이 느려짐. 포장 안된 길은 녹은 눈으로 질척거림. 그늘에는 녹지 않은 눈. 아이젠이 필요. 스와르가 다와르 산(약 5000미터) 

 - 두쿠레 포카리: 새로지은 게하들이 즐비. 10여분 휴식. 나중 아이젠 차고 걷게됨. 

 - 풍경이 완전히 달라짐. 숲이 황야로 바뀜. 바람소리가 매혹적이고 입체적. 작은 호수 (두쿠레 포카리가 비둘기 연못 뜻)

 - 피상은 업퍼와 로우로 나뉘는데 어퍼가 가류, 나왈을 거쳐 마낭으로 향하는데 길은 힘들지만 설산 구경이 가능

 - 14:45 어퍼 피상 도착. 고풍 스러운 마을. 갈색 흙집들. 골목길, 연기. 게하 인근에 유명한 곰파 위치

 - 게하에서 안나푸르나 2봉을 오후내내 조망. 밤에 정전되고 잠자리, 하지만 바람과 추위. 

 * 소나무, 전나무, 잣나무 구분: 소나무는 2~3개의 날씬하고 길쭉한 잎이 모여서 나고, 잣나무는 4~5개 잎. 전나무는 한 개의 잎이 줄기를 빙둘러 나며 잎 끝이 뾰족하고  소나무에 비하여 길이가 짧음. 향나무는 침엽과 인엽이 함께 발달. 


7 태산을 넘으면 평지를 본다 / Guide 7 안나푸르나 초등

 - 2.26일: 어퍼피싱(3,300m) -> 가류(3,670m) -> 나왈(3,660m) -> 무제(3,330m) -> 마낭(3,540m)

 - 물 티슈 세수, 물이 너무 차가워서. 

 - 파파르(메밀로 만들어 구움)를 꿀에 발라 먹으니 달콤함과 담백함이 절묘, 트래킹 중 가장 맛났음

   * 차파티(밀가루를 화덕에 구워 만든 빵), 난(밀가루를 이스트 등으로 발효시킨 후 구움)

 - 08:00 어퍼 피싱 출발. 표효하던 바람이 잠잠. 산중턱의 가류로 가는 길이 힘들었지만 올라온 후 조망 뷰는 멋졌음. 일주 트레킹 중 가장 힘든 2개 구간의 하나. 가류 도착 09:50. 

 - 나왈 도착 12:00. 나왈에는 한국 스님이 산다고. 어느 게하에 11시면 내려와 식사후 12시에 떠난다고 함. 

 - 나왈 -무제는 황무지 같은 길. 황량한 매력. 

 - 15:15 마낭 도착. 거의 1주일만에 한국 트레커 만남. 고소 적응 위해 마낭에 하루 더 체류. 강가푸르나 호수는 얼었고 눈 덮힘. 다이목스는 예방약이지 처방약이 아니므로 미리 복용해야. 밖에는 눈이 펄펄. 무스탕 커피(커피에 위스키나 락시 같은 술을 탄 음료. 꿀을 첨거하기도. 커피가 아닌 술임)는 하산할 때 마시기로 주문 취소. 점퍼 입고 슬리핑 백에서도 추움. 세수 및 양치 생략.  

8 한 자 땅 밑이 저승이다 / Guide 8 밀레르파

 - 2.27일 마낭 체류: 고도 적응 + 휴식하며 힘 비축. 춥다 오직 춥다. 수도가 얼어서 세수와 양치 하느냐마느냐 고민할 필요가 없음. 어제 저녁부터 계속 눈 내림.  

 - 인근 브라킨 곰파, 밀레르파 동굴, 혹은 키초 레이크(아이스 레이크)에 다녀오기도. 단 호수는 너무 위험하여 모두 좌절. 아이젠과 우비 챙겨 곰파와 동굴 시도. 동굴은 말로 유명한 브라가에 소재. 눈으로 중도 포기. 안전이 최우선. 목숨을 걸순 없어. 

 - 게하에서 찬물로 목욕까지 하던 용감한 여성 외국인 트래커 고산증세로 포카라 되돌아감. 

 - 고어 등산화인데도 물이 스며들었는지...양말도 젓고. (* 스패츠와 비닐 휴대가 필요) 

 - 오후엔 브라킨 곰파 (100루피 헌금받는다하여 헌드레드 라마로 별칭, 겨울엔 사람없음), 가는데 1시간 30분 소요. 조망 좋음

 - 비상식량으로 잡화가게에서 초콜릿 쿠키 구입


9 2월에 김칫독 터진다 / Guide 9 히말라야 타알, 블루쉽, 야크, 소/버팔로

 - 2.28일: 마낭(3,540m) -> 군상(3,900m) -> 야크 카르카(4,018m) -> 레다르(4,200m)

 - 07:30 마낭 출발. 완벽한 컨디션, 고산병 증세가 없음. 가이드 북의 권고대로 천천히 걷고. 금세 더워서 땀이 샘솟는데, 멈추면 땀이 식어 오한이 들기 때문에 체온유지를 위해 절대로 옷을 벗지 않았음. 설먕 때문에 반드시 선글라스를 하고. 

 - 09:10 군상 도착. 야크 카르카까지는 경사가 심하지 않음. 아이제도 스패츠도 많이 더러워짐. 도중에 야크, 블루 쉽 목격

 - 야크 카르카 11:24 도착, 따끈한 차 휴식후 11:45 출발. 서양인들은 론리 플래닛 네팔을 참조하여 야크 카르카에서 숙박(하루에 고도 600미터 이상 올리지 않는다에 충실). 한국인 트래커는 고산병 증세. (두통, 식욕부진, 구토, 현기증, 무기력감, 불면증) => 심해지면 뇌수종, 폐수종으로 발전(갑자기 기침을 하며 피를 토하게 됨, 심해지면 숨을 쉴때마다 소리가 나며, 서서히 의식저하가 발생하며 사망)

  * 고산병: Altitude Sickness. 전문용어로는 Acute Mountain Sickness, High Altitude Sickness

 - 12:45 레다르 도착: 눈이 계속 내린다. 

  * 히말라야 타알/블루 쉽/야크

   . 히말라야 타알: 네팔 지폐 50루피의 그림. 5루피 야크. 수컷은 털이 많으며 산양처럼 뿔이 달렸음.  

   . 블루쉽: 산양을 닮았는데, 회색 또는 갈색 털이 희미하게나마 푸른색을 띠기 때문. 

   . 야크: 4~6천미터 고산지대에 완벽 적응. 젖, 고기, 가죽, 털 등 제공

   . 소/버팔로: 인도에서는 소도 등급이 있는데 암소-수소-송아지-물소 순이며, 물소는 신성한ㄷ게 아님. 수출 1위


10 여북하여 눈이 머나 / Guide 10 트레킹의 지루함을 날려버릴 책

 - 3.1일: 레다르(4,200m) -> 토롱 페디(4,450m) -> 하이 캠프(4,925m)

 - 아침식사로 오믈렛과 커피. 08:00 레다르 출발. 출렁다리 대신 강의 오래된 나무다리를 건넘(왜??). 갑자기 나타난 티 하우스에서 밀크 티 한잔 (엄청난 가격 170루피). 아마도 토롱 페디 도착 11:00. 아이젠 없이 걷기는 불가. 

 - 11:20 토롱 페디 출발. 무조건 천천히 걷기, 실제 빨리 걸을 수도 없고. 심장이나 뇌가 터질 것 같은 느낌. 하이 캠프는 신기로 처럼. 13:00 하이 캠프 도착. 거리도 짧고 길도 험하지 않아 그나마 다행있었음. 

 - 하이 캠프의 다이닝 홀과 숙소동이 따로. 리조트만큼 규모. 

 * 추천 서적: 존 크라카우어 (희박한 공기 속으로), 빌 브라이슨 (나를 부르는 숲), 네팔 배경의 서적 요네자와 호노부 (왕과 서커스),    

 

11 섣달이 둘이라도 시원치 않다 / Guide 11 예티와 신비동물학

 - 3.2일: 하이 캠프 체류. 핫팩 덕분에 그래도 간신히 추위를 견뎌냄.

 - 2시간 정도 길을 갔을 때 찻집(사람은 없고 왼쪽 칸 문은 열려있음) 도착. 포터 혼자서 길을 뚫을 수 없고, 날씨가 나빠지기 시작하므로 하이 캠프로 되돌아 감. 

 - 한국인 2명은 포기하고 마낭으로 돌아감. 

 - 딸 이름을 난다 데비로 지을만큼 아름다운 산 (7,816m)을 오르던 중 난다 데비는 정상을 목전에 두고 급성 고산병으로 사망. 아버지는 사랑하는 딸의 차가운 시신을 산 속으로 밀어 넣어 장례를 치렀다. "우리가 함께 했던 그 모든 세상에 대해 감사하구나. 이러한 위험과 극렬하게 대비되는 너의 아름다움 또한 고맙구나... 정말 고맙다"

 - 하이캠프 트래커 30명중 포터 고용은 2명 뿐. 트레일 메이커 고용에 3만 루피.

 * 예티: 거대한 생물이란 뜻 


12 오뉴월 맹꽁이도 울다가 그친다 / Guide 12 배낭 꾸릴 때 유용한 팁

 - 하이 캠프(4,925m) -> 토롱 라(5,416m) -> 차바르부(4,000m) -> 묵티나트(3,760m) 

 - 06:40 하이 캠프 출발: 프랑스 트레킹 회사 알리버트 일행 당도하여 함께 출발. 칼바람, 선글라스, 마스크 필수. 트레일 메이커와 포터들잉 길을 뚫음. 10:10 토롱 라 도착. 토롱 라를 향했던 4시간은 내 육체의 나약함을 알 수 있었던 시간. 30분 휴식

 - 10:40 토롱 라 출발: 내려가는 길이 더 힘르었다. 눈이 훨씬 깊게 쌓였고, 오르내림 때문에. 14:20 차바르부 도착

 - 15:00 차바르부 출발: 끝장을 내야 한다는 흥분과 각오로 아드레날린 분출. 

 - 16:30 묵티나트 도착. 토롱 라를 넘었다는 사실은 역사가 되었다. 야크 스테이크를 포터와 함께. 한턱. 포터는 샤워를 하지 않도록 권유, 여전히 3,800미터 고산.  

 * 준비물 추천

   . 배낭: 백팩 2개가 부담스러우면 접이식 배낭 고려, 손수건 크기.  

   .세면도구: 1회용 샴푸, 바디워시 겸용. 세수는 클렌징 티슈로. 립밤 필수, 물티슈는 버리지 말고 모아두어 더러워진 물건 닦을 때 재사용. 선 크림은 두껍게 바르고. 심을 뺀 두루마리 넉넉히. 마스크 팩

   . 등산용품: 물 정수 요오드

   . 복장: 쫄바지 같이 생긴 폴리에스테르 계열의 속건성 소재의 옷(쿨맥스, 쿨론) + 기모 등산복(상하의) + 플리스 소재 재킷 + 오리털 점퍼

 

13 방귀 자라 똥 된다 / Guide 13 동충하초

 - 3.4일: 묵티나트(3,760m) -> 카그베니(2,800m) -> 좀솜 (2,720m)

 - 아침에 묵티나트 사원에 다녀옴. 108개의 소머리 모양 수도꼭지로 유명 (7:30 개방) 힌두교도들은 사원 참배후 연못안으로 들러감. 같은 부지안에 티벳 불교사원 돌라 메바르가 같이 있음. 절대 꺼지지 않는 불꽃 (불상 아래의 손가락 만큼 작은 불꽃) 

 - 08:40 묵티나트 출발: 고도가 낮아지자 눈은 사라지고 땅은 건조. 거칠고 어두운 풍경이 눈을 압도

 - 11:00 카그베니 도착. 무진장 큰 신식 게하는 최고의 뷰 포인트. 11:30 출발. 칼리 간다키 강이 새로운 동행. 좀솜까지의 구간은 맞바람이 심하고 자갈길이라 걷기 힘든 구간. 15:00 좀솜 도착

 - 좀솜: 체크 포인트. 에코 박물관 (무스탕 지역의 자연환경, 민족, 생활상 전시), 동충하초 전시

 * 동충하초: 야사 군부(Yartsa Gunbu)


14 드문드문 걸어도 황소걸음 / Guide 14 네팔과 커피, 커피와 알콜

 - 3.5일: 좀솜(2,720m) -> 마르파(2,670m) -> 툭체(2,590m) -> 코케단티(2,545m) -> 레테(2,480m)

 - 마르파: 사과가 유명, 외국인 여행자 많이 거주, 곰파, 다울라기리 트레킹 시작 갈림길 

 - 대부분 트레커들은 좀솜 혹은 마르파에서 버스로 포카라 이동

  . 코케단티부터는 옛 트레킹 루트로 걷기 시작

 - 무스탕 커피: 락시 + 버터 + 커피 => 독주

 * 네팔 커피: 1928년 굴미 지역에서 시작

  . 깔루아(커피 원액을 섞은 술): 깔루아 밀크(깔루아 + 우유), 카페 깔루아(깔루아 + 커피), 화이트러시안(깔루아 + 크림 + 보드카)

 . 카페콘비라: 맥주 + 커피 (맥주 잔에 식힌 에스프레소를 맥주의 1/5정도 따름) 


15 온양온천에 헌다리 모이듯 / Guide 15 비타민나무

 - 3.6일: 레테(2,480m) -> 가사(2,010m) -> 룩체사하라(1,615m) -> 티타르(1,627m) -> 타토파니 (1,190m)

 - 레테의 소나무 숲은 환상적 -> 이후 전형적인 시골풍경, 다울라기리 조망: 일주 동안 가장 아름다운 마을로 기억

 - 가사 체크포스트, 룩체사하라 멋진 폭포, 타토파니 소박한 온천

 - 대부분 트레커 타토파니에서 일주 종료

 * 비타민 나무 (Sea Buckthorn): 비타민나무 쥬스는 비타민 나무의 열매로 만든 쥬스, 비타민 C, E가 풍부


16 백 리만 걸으면 눈섭조차 무겁다 / Guide 16 버터와 치즈

 - 3.7일: 타토파니(1,190m) -> 가라(1,700m) -> 시카(1,935m) -> 팔란테(2,270m) -> 고레파니(2,860m)

 - 밤새 비, 바람. 

 - 쫄쫄이: 기능성 언더레이어로 통기성과 투습성이 좋음

 - 중국인들 시끄러움 (중국인들 아지트 숙소: 숙소 선정시 감안)


17 사람이 궁할 때는 대 끝에서도 3년을 산다 / Guide 17 천리향

 - 3.8일: 고레파니(2,860m) -> 반단티(3,180m) -> 타다파니(2,630m) -> 간드룩(1,940m) 

 - 푼힐 일출보러 40분 등산. 강추위. 

 - 고레파니 - 타다파니: 아름다운 숲길

 * 랄리 구란스: 네팔 국화


18 취객이 외나무 다리 잘 건넌다 / Guide 18 눈표범

 - 3.9일: 간드룩(1,940m) -> 란드룩(1,565m) -> 톨카(1,700m) -> 비촉 데우랄리(2,100m) -> 포타나(1,890m) -> AC(2,000m) 

 - 무릎 통증 

 - AC: 2층이 1층의 두배이지만 1층은 가이드나 포터가 머무름


19 씨를 뿌리면 거두기 마련이다 / Guide 19 포카라의 유흥

 - 3.10일: AC(2,000m) -> 카레(1,770m) -> 노우단다(1,430m) -> 사랑코트(1,592m) -> 포카라(820m)

 - AC: 일출 명소, 5대 전망대.  

 - 담푸스를 거치면 포카라까지 2시간 더 소요. 내리막길이라 무릎 더 통증

 * 영어로 물어사 가격 흥정하면 적정가격: 패러글라이딩 추천

  . 올드 바자르: 왕복 3시간 걷는 거리


에필로그

 - 네팔 트레킹 자체는 내 인생에 있어서 무수한 경험들 중 한 자리를 차지할 뿐이다. 인생을 바꿔놓은 획기적인 전환점도 아니고, 영원히 잊지 못할 감동적인 경험도 아니다. 하지만, 산을 걷는 내내 느꼈던 행복함과 충만함은 기억뿐만 아니라 몸에도 남아있다.


교보문고 책소개

초보 트레커 정지영의 경쾌 발랄 솔직 건강한 안나푸르나 일주 여행기『안나푸르나에서 밀크티를 마시다』. 이 책은 안나푸르나 갈 계획이 전혀 없는 이들을 위한 정말 유쾌한 트레킹 에세이다. 트레킹 비수기. 겨울에서 봄 사이. 다행히도 안나푸르나의 허락을 받아 베이스캠프 트레킹과 일주 트레킹에 무사히 성공했다. 이 책은 그 중 일주 트레킹을 한 19일간의 여정을 기록, 편집한 것이다. 글 한 꼭지에 하루치 트레킹 일정과 단상을 담았는데, 각 꼭지 마무리에 가이드 박스를 넣어 각종 정보를 실었다. 이 책을 읽으며 우리는 네팔의 음식과 술, 물, 티벳 불교에 대해서도 조금씩 알게 될 것이며, 안나푸르나 초등(初登)은 물론 매킨리 등정, 에베레스트 등정에 대한 내용도 재밌게 알게 될 것이다.

저자소개

저자 : 정지영
저자 정지영은 1982년 부산 출생, 중앙대학교 영화학과 졸업. 
30대에 1억을 모은 기똥찬 커리어우먼을 꿈꾸며 대학을 졸업했지만, 단체생활을 질색하고 사회생활을 두려워하며 무엇보다 혼자 사부작대는 것을 너무나 좋아하는 반골적 한량 기질로 인해 영화홍보사, 공공근로, 데이터입력회사, 종교단체 등 다양한 곳을 전전하며 20대 후반과 30대 초반을 보냈다. 최저임금에 준하는 돈을 받을지언정 칼퇴근을 목숨처럼 지키다 보니 저녁은 있으나 돈이 없는 삶에 허덕이며 잡초처럼 살았다. 
2014년, 2년간 다닌 회사를 그만두고 두 달간 네팔여행을 하며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 트레킹, 일주 트레킹을 했다. 이 책은 19일간의 일주 트레킹 기록을 담은 것으로, 기존의 진지하고 무거웠던 ‘안나푸르나 여행기’의 전환점을 열어준 정유정(《정유정의 히말라야 환상방황》의 저자)의 경쾌함에 빌 브라이슨의 박식함이 어우러진 새로운 안나푸르나 여행기를 써보고 싶어서 구직활동을 하며 초고를 쓰고, 출산 한 달 전 국회도서관에서 자료를 확인하며 탈고한 결과물이다. 직장 동료로 만난 남자친구와 결혼하여 전업주부 및 애기엄마로 살고 있다. 술 좋아하고 걷기 좋아한다. 
40대가 되면 다시 안나푸르나 일주 트레킹을 하고 싶다. 등산을 질색하는 신랑은 포카라에 남겨두고 딸아이와 함께.

목차

프롤로그

1 만 리 길도 한 걸음으로 시작된다 / Guide 1 네팔의 술
2 사람을 알자면 하루 길을 같이 가보라 / Guide 2 밀크티(찌아)
3 산 설고 물 설다 / Guide 3 네팔의 물
4 고양이가 알 낳을 노릇이다 / Guide 4 트레킹하면서 먹은 네팔의 음식
5 굿에 간 어미 기다리듯 / Guide 5 티벳 불교의 상징물
6 화가 복이 된다 / Guide 6 소나무, 전나무, 향나무
7 태산을 넘으면 평지를 본다 / Guide 7 안나푸르나 초등
8 한 자 땅 밑이 저승이다 / Guide 8 밀레르파
9 2월에 김칫독 터진다 / Guide 9 히말라야 타알, 블루쉽, 야크, 소/버팔로
10 여북하여 눈이 머나 / Guide 10 트레킹의 지루함을 날려버릴 책
11 섣달이 둘이라도 시원치 않다 / Guide 11 예티와 신비동물학
12 오뉴월 맹꽁이도 울다가 그친다 / Guide 12 배낭 꾸릴 때 유용한 팁
13 방귀 자라 똥 된다 / Guide 13 동충하초
14 드문드문 걸어도 황소걸음 / Guide 14 네팔과 커피, 커피와 알콜
15 온양온천에 헌다리 모이듯 / Guide 15 비타민나무
16 백 리만 걸으면 눈섭조차 무겁다 / Guide 16 버터와 치즈
17 사람이 궁할 때는 대 끝에서도 3년을 산다 / Guide 17 천리향
18 취객이 외나무 다리 잘 건넌다 / Guide 18 눈표범
19 씨를 뿌리면 거두기 마련이다 / Guide 19 포카라의 유흥

에필로그

책 속으로

내일 하루만 새 포터를 기다렸다가 모레부터 다시 트레킹을 하면 된다. 내게 시간은 충분하지 않은가. 별 문제 없다. 다만 빔이 의도적으로 나를 속인 건 괘씸했다. 그의 거짓말이 내 즐거움을 짓밟아서 화가 났다. 정말 그깟 돈 때문에 이 사달이 벌어졌을까.
만약 그의 말이 사실이면, 사실을 사실로 받아들이지 않는 내가 불쌍하고
만약 그의 말이 거짓이면, 의심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내가 불쌍했다.
이래저래 나만 손해였다. 트레킹 끝나면 여행사에 가서 따져야겠다고 다짐했다.
밤이 깊도록 사건 정리 - 정황 검토 - 진실 재구성 - 불만사항 항목별 정리 - 분노 - 마음 진정 - 원망의 사이클이 나를 놓아주지 않았다. 생각의 무간지옥에 갇힌 나는 괴로움에 오랫동안 뒤척였다.
- 77p 〈4. 고양이가 알 낳을 노릇이다〉 중에서

“스와르가 다와르.”
맹숭맹숭해 보이는 거대한 산이 동네 뒷산처럼 푸근하게 서 있다. 보기와 달리 이 산의 높이는 5,000m에 육박한다. 보디빌더 같은 산이다. 탱탱하고 우람하다. 아놀드 슈왈츠제네거처럼 비현실적이지 않고 마동석처럼 친근하다. 산이 이렇게 다양한 모습을 가졌다는 걸 왜 30여 년간 몰랐을까. 산이 많은 대한민국에서 나는 무엇을 보고 있었던 걸까. 하긴 트레킹 전에는 등산도 몇 번 하지 않았다. 그런 내가 지금 안나푸르나에 와 있으니 이것 참 웃기는 일이 아닐 수 없다.
- 101p 〈6. 화가 복이 된다〉 중에서

집중하려는 일련의 의식적인 노력 없이 나는 먹고 자고 걷는 그 순간에 몰입했다. 어제도 내일도 사라졌다. 말 그대로 나는 현재를, 그 순간을 살고 있었다. 그래서일까, 저녁에 목적지에 도착하면 오늘 걸어온 길이 생각나지 않았다. 억지로 기억을 짜내야 겨우 지나온 길이 그려졌다. 마치 지금, 여기만 존재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지나간 것과 다가올 것이 죄다 사라져버린 느낌이랄까. 내 평생 이런 삶의 충만함을, 현재를 오롯이 느껴본 적이 있었던가. 트레킹의 묘미는, 멋진 풍경을 보고 평소에 안 쓰던 다리를 호되게 쓰며 모험담을 구축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이런 것인지도 모르겠다. 늘 시간에 쫓겨 살던 내가 더 이상 시간을 의식하지 않게 되는, 새로운 관계설정 말이다. 시간이 멈추니, 나라는 존재가 더 명확하게 다가온다.
- 123p 〈7. 태산을 넘으면 평지를 본다〉 중에서

오늘도 나는 방귀대장 뿡뿡이. 얼렁뚱땅 지은 건물이기에 방음이 안 된다. 층간소음보다 벽간소음이 신경 쓰였다. 내 바로 옆방은 미국인 트레커가 사용했다. 변은 안 나오고 가스는 가득 차고. 잠 못 드는 밤 나는 슬리핑백 속에서 쉬지 않고 가스를 배출했다. 다행히 미국인 트레커는 엄청난 굉음으로 코를 골며 잠이 들었다. 어쩌면 저렇게 잘 자는지 복이다 싶다. 덕분에 나의 가스 배출은 완전범죄가 되었다. 부룩부룩. 미국인은 고장난 자동차를 타고 달리는 꿈을 꾸고 있으려나.
- 153p 〈9. 2월에 김칫독 터진다〉 중에서

아침을 먹고 숙소를 나섰다. 오늘은 포카라까지 걸어서 간다. 림부와 나는 의미심장한 눈빛을 주고받으며 걷기 시작했다. 
오늘 나는 트레킹을 끝내고, 그는 노동을 끝낸다. 나는 핫 샤워와 맥주와 스테이크가 있는 포카라 레이크사이드로 가고, 그는 가정으로 돌아간다. 숙소를 떠난 지 얼마 안 되어 림부가 조심스럽게 말한다.
“찌아, 찌아는 담푸스를 거쳐서 포카라로 가자고 했잖아. 그러면 두 시간 정도 더 걸려. 그냥 포카라로 바로 가는 게 어때?”
담푸스를 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강력한 의사가 묻어나는 말투였다. 조금 아쉽기는 했다. 기회가 있을 때 부지런히 다녀야 하지만 나 역시 빨리 포카라로 가서 쉬고 싶은 데다가 멋진 일출을 두 번이나 보았기에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리가 아픈 것도 무시할 수 없었다. 만약, 내가 싫다고 담푸스에 무조건 가야겠다고 하면 그는 군말 없이 내 결정에 따를 것이다. 하지만 그럴 필요가 없다.
“오케이, 곧장 갑시다. 포카라로.”
- 305~306p 〈19. 씨를 뿌리면 거두기 마련이다〉 중에서
안나푸르나의 허락을 받아
신의 영역을 다녀온 초보 트레커의
경쾌 발랄 솔직 건강한 안나푸르나 일주 여행기

“정유정의 경쾌함에 빌 브라이슨의 박식함을 섞어서 새로운 안나푸르나 여행기를 써 보고 싶었어요.” _ 정지영, 작가

“멋진 여행이었어요!!! 안나푸르나를 맘껏 상상하게 하는 활자의 힘! 저자분의 글맛이 최고입니다.” _ 황소연, 독자

“간식 먹으며 조금만 읽어보려다 단숨에 한 꼭지를 다 읽었어요. 술술 읽히는 한 편의 소설 같아요.” _ 배윤희, 디자이너

“안나푸르나에 갈 계획이 전혀 없는 저를 홀린 글입니다. 저와 같은 분들에게 꼭 한번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_ 송현옥, 편집자

여행에 대한 환상 없이 떠났지만, 안나푸르나의 허락을 받아
11일간의 베이스캠프 & 푼힐 트레킹과 19일간의 일주 트레킹을
무사히 마쳤다. 걷는 내내 행복했고, 충만했다.
베시사하르에서 출발하여 포카라로 도착하기까지,
그녀와 함께 안나푸르나를 걸어본다. 

1. 안나푸르나 갈 계획이 전혀 없는 이들을 위한 정말 유쾌한 트레킹 에세이


전문 산악인은커녕 평소에 등산도 몇 번 안 했던 저자의 솔직 담백 진지한 안나푸르나 트레킹 에세이. 걷기 좋아하고 술 좋아하는 타의적 청년백수가 두 달간 네팔 여행을 떠났다. 돌아오면 인생이 달라지고 새로운 돌파구가 기다리고 있을 거라는 기대는 없었다. 언젠가 막연하게 생각했던 안나푸르나 트레킹을 한번 해보고 싶었을 뿐. 지금이어야 할 것 같아 짐을 꾸렸다.
트레킹 비수기. 겨울에서 봄 사이. 다행히도 안나푸르나의 허락을 받아 베이스캠프 트레킹과 일주 트레킹에 무사히 성공했다. 이 책은 그 중 일주 트레킹(라운드 트레킹, 서킷 트레킹이라고도 한다)을 한 19일간의 여정을 기록, 편집한 것이다.
겉으로는 건강하게 완주를 마쳤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3일 만에 직분을 포기하고 돌아간 말썽꾸러기 포터, 까딱 잘못했으면 걸렸을지도 모르는 호환마마보다 무서운 고산병, 세수는커녕 손도 못 씻을 만큼 혹독한 추위, 허허벌판에서 급하게 찾아야 했던 화장실, 뱀파이어도 도망갈 만큼 음침한 게스트하우스에서의 하룻밤 등등 숨 가쁘고 긴박한 에피소드들이 가득하다. 
독자들은 지은이가 과연 완주를 할 수 있을지 팽팽한 긴장감을 갖고 함께 길을 나서게 되며, 정말 안나푸르나를 가게 된다면 설산의 고고한 매력 속에서 밀크티를 한잔 마시고 싶어질 것이다. 이 책의 첫 독자인 편집자가 그랬듯이.
빌 브라이슨은 25년 동안 거의 만나지 않고 연락도 안 했던 친구와 함께 44세에 에팔레치아 트레일(AT)에 도전한 기록을 《나를 부르는 숲》에 담았고, 소설가 정유정은 미혼의 후배와 함께 안나푸르나 일주 트레킹을 다녀와 《정유정의 히말라야 환상방황》을 썼으며, 청년백수(에서 지금은 애기엄마로 변신한) 정지영 씨는 혼자 안나푸르나 트레킹을 마치고 돌아와 자신의 첫 책 《안나푸르나에서 밀크티를 마시다》를 출간했다. 등산 매니아 또는 걷기 좋아하는 독자라면 이 책을 덮은 후 배낭을 꾸릴지도 모르며, 최소한 동네 뒷산이라도 오르고 싶어질 만큼 이 책은 생생함과 유쾌함이 가득하다. 

2. 한 잔의 완벽한 밀크티를 마시는 방법
2003년 6월 영국 왕립화학협회가 발표한 ‘한 잔의 완벽한 홍차를 만드는 방법’에 따르면, 저온살균 우유를 먼저 컵에 넣은 후 우린 홍차를 붓는다. 이것이 클래식하면서도 완벽한 영국식 밀크티를 만드는 방법이다. 
이 책의 지은이가 알려주는 ‘한 잔의 완벽한 밀크티를 마시는 방법’은? 바로 안나푸르나 산맥을 바라보며 설산 속에서 마시는 것. 밀크티를 좋아하지 않던 사람도 빠져들게 되는 네팔의 찌아, 밀크티.
안나푸르나에서 밀크티를 마시지 않는 자, 유죄. 

3. 영화대본처럼 또는 소설처럼 술술 넘어가는 맛깔스러운 글솜씨
대학에서 영화학을 전공하고, 책을 볼 때 각주를 재밌게 읽는다는 독특한 취향을 가진 이 책의 지은이는 글도 영화대본처럼 소설처럼 술술 흥미롭게 써내려가며, 곳곳에 지적 유희도 심어놓은 데다 친근한 비유와 묘사가 아주 정겹다. 이런 식이다.
고객님이 타고 내리기 쉽게 버스는 문을 활짝 열고 달렸다.(21p) 빔은 안 친한 포터에서 밉상 포터로 업그레이드되었다.(40p) 눈이 사박사박 내려 소복소복 쌓였다.(128p) 나는 죽지 않기 위해, 죽을힘을 다해 쫓아 올라갔다.(130p) 나는 날씬해지는 대신 못 생겨지고 있었다.(177p) 거울을 보니 안경원숭이가 나를 보고 있었다.(203p) 날은 쌀쌀하고 방은 눅눅하고 머리는 축축하다.(225p) 새끼 돼지처럼 잘 먹는 나를 보며 게스트하우스 직원은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243p) 벗어놓은 옷가지를 나무꾼이 가져갈까봐 눈을 감을 수 없다.(250p) 숨을 내쉴 때마다 하얀 입김이 흰 비둘기가 되어 안나푸르나를 향해 날아갔다.(274p) 허겁지겁 먹었는데도 전혀 부대끼지 않았고 그렇게 먹었는데도 배가 많이 나오지 않았다.(298p) 오늘 나는 트레킹을 끝내고, 그는 노동을 끝낸다.(305p)….
트레킹을 하는 내내 그녀는 밥알 하나 남기지 않고 잘 먹고 잘 치우고 쓰레기를 배출하지 않는 착한 지구인이었으며, 두 다리로 산군을 걷는다는 목표를 지켰다. 하루의 마무리는 (지금은 남편이 된) 남자친구에게 엽서 쓰기! 소소한 불편함 속에서도 만족감을 찾아내고, 여행을 하며 자연스레 애국자가 되었다. 

4. 네팔과 안나푸르나에 관한 깨알 정보
이 책 《안나푸르나에서 밀크티를 마시다》는 글 한 꼭지에 하루치 트레킹 일정과 단상을 담았는데, 각 꼭지 마무리에 가이드 박스를 넣어 각종 정보를 실었다. 
이 책을 읽으며 우리는 네팔의 음식과 술, 물, 티벳 불교에 대해서도 조금씩 알게 될 것이며, 안나푸르나 초등(初登)은 물론 매킨리 등정, 에베레스트 등정에 대한 내용도 재밌게 알게 될 것이다. 산악영화, 산악도서, 불교 용어, 무협소설 용어, 시인의 시구절도 접하게 되고, 트레킹을 하며 필수적으로 필요한(지루함을 날려줄) 도서 리스트도 얻게 되며, 네팔에서 만나게 되는 동충하초와 천리향에 관해서도 알게 된다. 심지어 책을 덮은 후에는 소나무와 전나무를 구별할 줄 알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