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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 쁘리띠 뻐허리 (2017.7.6)

클리오56 2017. 7. 6. 13:32




읽은 소감


한번도 비행기를 타 본 적이 없었던 한 여성이 네팔 오지로 자원봉사 다녀온 이야기. 아마도 1년 정도.

우선 그 용기에 찬사를 보내고 우리 청년들이 젊은 시절 이런 경험을 많이 가져볼 것을 기대한다.

물론 저자는 어떤 커다란 목적의식을 가져본게 아니고 숨막히는 현실에서 그저 도망갔다고 언급했지만

네팔 현장에서 아이들에게 보여준 모습들은 분명 헌신과 사랑이었다.

네팔도 인도와 마찬가지로 힌두교가 80%나 차지하기에 아직도 카스트 제도를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

저자가 성으로 사용했던 뻐허리는 불가촉천민들의 마을 


책속의 여러 내용들 


옥수수 비(먹거이 빠니): 오랜 건기가 끝나고 4월이 되어 한 두차례씩 쏟아지는 비

=> 이 비가 내리면 슬슬 들판에 남은 유채꽃들을 정리하고 옥수수를 심었다. 옥수수 심을 시기를 알려 주는 비 


사랑으로 품어줄 수 없는 네팔의 명물: 이, 벼룩, 거머리

=> 이: 샴푸, 거머리: 소금, 벼룩: Tiger Balm (샤워후 온몸에 꼼꼼히 바르면 화끈화끈한 신호, 눈 밑에 파스를 바른 듯한 느낌에 간지러움을 잊고 그 상이에 잠에 빠진다) 


꾸르따 수루왈: 상의 및 하의 (사리는 좀 더 격식을 갖춘 자리에서 입는 옷)


키르: 아몬드나 캐슈넛 등의 견과류와 밥을 우유에 넣고 푹 끓여 만드는 음식 => 설사 경우가 많음


주토: 거짓말, 오염된 것, 누군가 입을 댄 음식, 힌두교도가 아닌 사람이 본인의 그릇에 손을 대는 것, 여성이 결혼하지 않고 외간 남자와 어떤 식으로든 엮이는 것, 신분이 낮은 사람이 만진 물건 (신분제 폐지되었지만 여전히 잔존)

=> 불가촉천민 (Untouchable)


가난은 분명 사람을 불편하게 한다.

그런 불편에 공감하는 것은 옳다.

하지만 지레 불행하다 여기고 동정하지 말기를.

때로는 분별없는 동정심이 불쌍하지 않아도 될 사람을

불쌍하게 만들어버리니까.


사진 찍을 때, 김치~~ : 떨까리~~ (야채)


표범과 곰: 실제 마을에 출몰하여 개를 잡아가기도.

개: 마을엔 개들이 많고 큰 놈들이 거리에 누워 딩굴고 있으며 실제로 물리는 사고도 많음, 주의 필요


디디: 나이 많은 여성을 통칭하여 편히 부를 때. 사무직이 아닌 일을 하는 여성을 부를 때도 (손위거나 나이가 비슷한 경우) 사용

미스: 전문직 종사 여성 부를 때. 쁘리띠 미스


네팔 민요: 레썸 삐리리


나쁜 나라: 네팔은 아직도 아이들의 꿈을 빼앗는 아주 나쁜 나라

뻐허리족 아이들이 하나둘 다니기 시작하자 다른 카스트의 아이들이 모두 전학을 가버리고, 같은 상위 카스트인 교사들은 별 열의도 없이 학교에 남아 자리를 지키는 형편. 그래서 한달 3주를 쉬기도. 물론 파업도 포함해서. 학교에 대한 투자도 열악


 

책소개

네팔에서의 봉사활동을 통해 발견한 사랑의 기록을 담은 포토 에세이집 『내 이름 쁘리띠 뻐허리』. ‘쁘리띠’란 인도와 네팔에서 여성의 애칭으로 자주 쓰이는 이름으로 사랑스럽다는 뜻을 담고 있다고 한다. 이 책은 카스트 제도에서 가장 낮은 계급인 언터처블에 속하는 삐허리족들이 모여 사는 마을로 봉사활동을 떠난 저자가 한국의 NGO에서 운영하는 호스텔에서 아이들과 보냈던 지난 날들을 글로 풀어내고 있다. 매일같이 반복되는 정전과 단수, 들끓는 벼룩, 때때로 길에 나타나는 표범 등의 난관 속에서 서로를 보듬으며 상처를 치유하는 아름다운 감동을 전한다.      

상세이미지

내 이름 쁘리띠 뻐허리 도서 상세이미지

저자소개

저자 : 반영난

저자 반영난은 대학 졸업 후 도망치듯 네팔로 해외봉사길에 올랐다가 무한히 받기만 하고 돌아왔다. 그곳에서 배운 사랑을 실천하기 위해 현재는 국내의 NGO 단체에서 일하고 있다.

목차

이런 마음
나는 당신들이 불편합니다
나마스떼 네팔
굿모닝 미스
나의 왕 비까스
얘들아 학교 가자
이상한 나라의 쁘리띠
그때도 니가 날 기억할까
빨래터의 네팔어 교실
별빛 아래 춤을
차가운 따뜻한 손
옥수수비가 내리는 계절
나를 살찌게 하는 것들
울지마, 어비!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려움
꾸르따 수루왈
호스텔 브레이크
나 돌아갈래
어디가 아프니
표범이 나타났다!
못난이 산투
UNTOUCHABLE
그냥 또 생각이 나서
우리만의 빛 속으로
디네스 열일곱
김치 와이키키 떨까리
그건 귀신이었을까?
너랑은 못 살아
열혈 뿌루
먼주는 네팔이다
그래도 희망은 좋은 것
이별도 사람의 일인지라
나는 부끄러운 사람입니다

책 속으로

문제집도 자습서도 없는 아이들은 그저 교과서를 달달달 왼다. 보고 또 보고 외우고 또 외우는 게 아이들의 공부법이라 그렇지 않아도 질 나쁜 책이 너덜너덜 남아나질 않는다. 연필이나 지우개는 대부분 한국에서 보내준 후원물품들이라 질이 꽤 좋은데 반해 공책과 책은 현지 물건이라 지우개질만 살짝 해도 금방 찢어지고 눌러쓰면 구멍이 나고 한 달도 안 돼 다 뜯겨 너덜거렸다.
- 본문 중에서

형들이 축구하는 공을 달라고 떼쓰며 울던 비까스를 업고 달래던 날.
“비까스, 나중에 비까스가 어른이 되면 지금 나처럼 이렇게 니가 날 업어줄래?”
“미스는 뚱뚱하잖아요. 내가 어떻게 업어요?”
“아니야. 나중에,
아주 나중에 시간이 많이 지나면
너는 이따만큼 커질 거야. 저기 축구하는 형들보다도 더 말야.
그리고 나는 할머니가 돼서 팍 쪼그라들 거라고.
키도 작아지고 몸무게도 줄고 말이야. 비까스 할머니처럼.
그때가 되면 나는 걷기도 힘들텐데
우리 비까스가 업어주면 참 좋겠다.”
“...그러면요 미스. 약속해요.
꼭 쪼그라들기로.
그럼 내가 업어줄게요.”
- 본문 중에서       

출판사 서평

어느덧 나는 네팔행 비행기 안에서 울고 있었다.
대학 졸업 후 도망치듯 떠난 해외봉사
나쁜 나라 네팔에서 착한 사랑을 배우다.


해외봉사 붐이다.
누군가는 생의 전환점을 맞기 위해, 누군가는 스펙을 쌓기 위해, 인류애의 발휘를 위해, 종교적 목적으로 등 많은 이유로 해외봉사를 떠나지만 이 책의 저자는 사회에 내던져질 시기를 늦추기 위해 도망치듯 해외봉사를 선택했다.
네팔에서 배정받은 마을은 불가촉천민인 뻐허리족이 살고 있는 정글마을 ‘버디켈’. 아는 네팔어라고는 ‘나마스떼(안녕하세요)’와 기본적인 몇 마디뿐. 그렇게 50명 뻐허리족 아이들과의 동거가 시작되었다. 한국의 NGO에서 운영하는 호스텔에서 아이들과 생활은 결코 만만치가 않다. 매일같이 반복되는 정전과 단수는 기본, 벼룩에 물리고 촛불에 머리를 태우는가 하면, 길에서 표범과 마주치기도 하고 설사가 나서 응급실 신세를 지기도 한다. 많은 사람들이 왔다가 금방 떠나기 때문에 쉬이 마음을 열지 않는 아이들. 그런 아이들과 함께 먹고 자며 생활하는 동안 서로를 조금씩 알아가고 마음을 열지만 그렇게 들여다본 아이들의 마음속에 새겨진 깊은 상처를 마주하고 좌절하기도 한다. 알콜중독에 걸린 아버지의 폭력에 시달리거나, 부모가 맹인이거나, 또는 온 가족이 병에 걸려 있기도 하고 본인이 장애를 가지고 있는 경우도 있다. 그로 인해 호스텔에서 도망을 가기도 하고 심지어 자해를 하기도 하는 아이 앞에서 한없이 무기력해지기도 하지만 아이들의 상처로 인해 과거 저자 스스로가 받았던 상처를 떠올리며 서로를 보듬는다. 이기적인 이유로 네팔에 온 못난 자원봉사자와 신분의 굴레에 묶여 태어날 때부터 주눅 들어야 했던 뻐허리족 아이들과의 따뜻한 동거기.

좋은 나라와 나쁜 나라를 구분하는 기준은 무엇일까? 저자는 ‘내일을 꿈꿀 수 있는가?’라는 문장에서 답을 찾는다. 아이들이 꿈을 꿀 수 있는 나라인가, 라는 질문을 던졌을 때 네팔에서의 대답은 여전히 아니오, 이다. 법적으로는 완전히 폐지됐다 하여도 카스트제도는 여전히 네팔 사회 전반에 걸쳐 뿌리 깊게 박혀 있다.

꿈꿀 권리마저 잃어버린 아이들과 함께 살을 맞대고 살며 꿈을 찾아가는 정답 없는 봉사여행기다. 그저 현실에서 도망가고 싶어서 남을 위해 한번 살아봐야겠다고 생각했던 텅 비었던 마음은 아이들과 하루하루를 보내면서 따뜻한 온기로 한없이 채워졌다.

그는 네팔생활을 끝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온 뒤로 아이들과 함께한 시간이 너무 그리워 글을 쓰기 시작했고, 덕분에 이 따뜻한 책이 완성되었다.       

   

북로그 리뷰           

  • 내 이름 쁘리띠 뻐허리 hw**ung1 | 2012-01-10 | 추천: 0 | 5점 만점에 5점
    한동안 몸이 좋지 않아 글의 소감을 남기지 못하고 마음의 짐이 되었다.이글의 저자는 정말 대단한 분이다.내가 하지 못한 일을 했으니.이 책은 눈물과 함께 우리에게 행복과 감사를 선물하는 책이다.
    네팔은 하루에 절반은 전기가 없는 채로 지내는 경우가 많다.또한 저자는 벼룩의 가려움에 한동안 고생을 했다.
    그러나 아이들과 같이 공부를 하면서, 아침 5시30분에 기상을 해서 아이들과 문제집도 풀고, 영어단어도 외우고 하나 하나 추억을 쌓아 간다.아이들의 천진난만한 웃음아이들의 소중한 진실한 한마디, 쪽지그런것들이 저자와 글을 읽는 나에게 하루가 행복하고 힘이 되어 간다.
    다리가 불편한 럭스먼.몸이 불편해서 일까? 모든것이 다른 아이들보다 느리다.저자가 럭스먼을 업고 진료소 가던날."나중에 네가 어른이 되면 말이야. 그때도 니가 날 기억할까?""네 미스""아닐 거야. 못할 거야.""아니예요. 할수 있어요.""어떻게 기억해. 십년 후, 이십년 후인데, 구구단도 못 외우면서""머리는 못해요. 마음은 기억해요."
    이런 이쁘고 진실이 와 닫는 아이들의 사진과 글들이 책을 들고 있는 나에게뜨거운 눈물을 선물 해 주었다.
    정전이 되었다 다시 전기가 켜지면 전기의 신에게 감사드리고,일식이 일어나는 날에 해를 보면 실명할수도 있기 때문에 휴교를 하는일종의 미신이 있는 나라이다.
    네팔의 아이들은 아프다고 병원에 갈수 있는것도 응석을 부릴수도 없다.그냥 참고 견더야 한다.이렇게 미래가 없어 보이는 나라지만 아이들의 진실과 희망이 있으니네팔도 미래는 밝아 질거라고 저자는 기대 한다.
    시간이 흘러 책 제목과 글들을 머리는 기억하지 못하지만.내 마음은 이 책을 통해 네팔 아이들이 준 희망은 기억할 것이다. 닫기

  •   
    어느 한 자원봉사자가 네팔로 떠나 가장 천민인 뻐허리족과 지내온 이야기이다. 자원봉사자라고 하면 보상을 바라지 않고 도움의 마음으로 그 누구든 도와주려고 하는 사람이다. 영난씨는 네팔이란 나라로 정해서 달려갔다. 자원봉사자로 자청해서 그들을 돕기 위해서 말이다. 하지만 사실은 자원봉사자가 자원봉사를 한 것보다 더 많은 마음과 사랑, 그리고 치유를 받아온 것 같은 책이다. 너무나 순수하고 예쁜 아이들의 마음에 오히려 더 품고 돌아오지 않았나 싶은 예쁜 향내가 가는 이야기가 담긴 책이다.
     
    어떤 이유가 됐든 도망치듯 떠났다고 하는 영난씨는 네팔로 가게 됐다. 헤드오피스에 도착해서 오리엔테이션을 하면서 네팔식 이름을 지어주겠다는 산토스선생님께 예쁜 이름이 얻고 싶다고 pretty name을 원한다고 말했다가 정말 이름이 '쁘리띠'가 되었다. 그리고 뻐허리는 영난씨가 있던 마을사람들의 성을 딴 것이라고 합니다. 카스트 중에서도 가장 낮은, 아니 아예 속하지도 못하는 언터쳐블, 불가촉천민중 하나인 뻐허리 족들이 모여사는 곳. 그 천하다면 천한 이름을 자랑스럽게 성으로 붙힌 영난씨입니다. 
       
         
    - 아주 나중에 네가 어른이 되면 말이야 그때도 니가 날 기억할까? 
    - 네, 미스
    - 아닐거야, 못할거야
    - 아니에요. 할 수 있어요
    - 어떻게 기억해. 십년 후, 이십년 후인데. 구구단도 못 외우면서
    - 머리는 못해요. 마음이 기억해요 
       
    영난씨가 보여준 네팔은 이, 벼룩, 진득이 등이 널려있는 지저분한 곳이었다. 거리에는 개도 50m 지역마다 널려져서 자고 있고 화장실이 없어서 풀숲이나 개울가에 응가를 하는 경우가 많아서 길을 걸어갈 때 특히 사람들이 없는 풀숲은 더욱 조심해야한다고 한다. 그리고 화장지를 쓰비 않고 손으로 뒤를 처리하기 때문에 화장실에는 물통과 바가지가 있다고 한다. 조금 더 현대적인 곳엔 좌변기와 그 옆에 무릎 높이의 샤워기가 있는데, 저자는 왜 샤워기가 이렇게 낮게 달아놓았나 여러 방면으로 고민하면서 썼다고 한다. 그런데 알고 봤더니 샤워기가 아니라 일종의 비데이다. 대변을 본 후에 처리할 때 쓰는. 이런 웃지 못할 사연들도 많은 네팔. 그리고 우리나라랑 비슷하면서도 다른 것들이 많았다. 긍정의 의미를 말할때는 고개를 좌우고 흔든다고 한다. 우리나라랑 반대. 그외에도 빨래, 학교, 음식, 생활... 등등.
     
    하지만 이런 현실적인 것보다 영난씨는 이 책에서 순수하고 착한 아이들과의 소통을 보여줬다. 지내면서 그 아이들은 어떤 생활을 하고 있으며, 어떤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고, 영난씨와는 어떻게 친해지고 가까워지는지... 등등 감성적인 부분을 많이 나타냈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대도시 아이들이 어릴때부터 때가 많이 묻었다면, 여기 아이들은 아직 농촌 아이들처럼 순수한 느낌이랄까? 어릴때부터 힘겨운 생활을 해서 그런지 내면도 성숙되어 있어보였다. 영난씨 덕분에 이 아이들을 알게 되면서 그런 생각을 했다. 아무리 힘들어도 그 아이들이 크면서 '희망'을 잃지 말았으면 좋겠다 라는... 낯선 그들을 사진과 글로 만나는 이 시간이 고마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