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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으로 걷는 안나푸르나 (2017.6.28)

클리오56 2017. 6. 28. 13:16



읽은 소감

 

김남선이라는 환갑 나이의 교사가 2012년 1월 안나푸르나 서킷과 푼힐, ABC를 21일간 트레킹한 기록. 10여명의 경험 등산객들을 따라감. 1월임에도 ABC에는 눈이 보이지 않았고, 토롱라 고개만 눈이 보임. 로지에서 가격 흥정 치열. 추후에는 1월 시즌 트레킹을 고려.


교보문고 책소개

히말라야 명상기행집 『마음으로 걷는 안나푸르나』. 30여년을 교사일을 하며 봉직해 온 환갑에 이른 저자는 안나푸르나 라운딩 트레깅을 시작했다. 고도 3천, 4천, 5천 미터를 하루에 8시간, 때로는 10시간에 걸쳐 50리 길을 가야 할 때도 있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히말라야의 광대한 대자연을 통해 자신과의 만남을 실천했다. 이에 저자는 안나푸르나 트레킹 과정에서 보고 느낀 바를 공유하는 마음을 책에 담았다.

저자소개

저자 : 김남선

저자 김남선은 1951년에 경상남도 거창에서 태어나 거창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성균관대학교, 단국대학교 대학원 국사과를 졸업하였다. 1975년 중등 역사과 교사로 근무를 시작하여, 학생들이 행복하고 교사들이 보람을 느끼는 교육현장을 만들고자 전교조 부위원장, 전교조 서울지부장을 맡아 일하였고, 1994-1999까지는 〈만남과 열림〉 쪽지를 발간하였다. 현재는 다음 카페, 〈마음자람 메카〉 카페지기, 〈마음자람원〉 대표, 불교여성개발원 〈명상리더십센터장〉으로 사람들의 마음 자람을 돕는 일을 하고 있다. 

저서 
배우며 가르치며 (석탑)/못다 가르친 역사(석탑)/역사의 등불-원효, 만해, 김시습 (정토)/인도에서 온 편지(정행)/왜 통일을 해야 하는지 알 것만 같아요 (정토)/백두야, 천지야 놀자 (밝은 세상)/역사의 창으로 마음을 봐요.밝은 세상)/부처님의 발자취를 따라서 (조계사 출판사)/지리산,지리인(책두레)/내고향 거창군 가조 샘내(책두레) 등

작가의 말

“내 나이 60이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삶을 시작할 때이다.” 모교인 거창 고등학교 이사장이신 원경선 선생님께서 30년 전에 하신 말씀이다. 60이면 사회활동도 접을 나이인데, 그동안의 삶은 준비고 이제 정말 시작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제 내 나이가 환갑이다. 여생을 제대로 살아가고 굴리고 싶었다. 그 첫날을 하늘을 비상하는 것으로 출발했다. 근 한 달간의 안나푸르나 라운딩 트레킹을 하기 위해서다. 근사한 출발이지 않은가! 스티브 잡스는 매일 거울을 보면서 물었다고 한다.“지금 하는 일이, 내일 죽는다고 해도 할 만한 일인가?” 나도 자문을 해 보곤 했었다. 하지만 “아니요.”라는 답이 많았다. 교사일이 천직이라 생각하며 기쁘고 즐겁게 30여 년을 봉직해 왔지만, 그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이제는 수행이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어릴 때부터 자유가 그리웠다. 이분법적인 사고와 시비분별이 습관화되어 그로 인한 괴로움이 많았다. 그 괴로움에서 벗어나는 일은, 행하는 모든 것이 자연스럽게 선善으로 귀결되는 그러한 삶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그것을 자유인의 길이라고 믿었다. 안나푸르나 트레킹에서는 고도 3천, 4천, 5천 미터를 하루에 7시간, 8시간, 때로는 10시간에 걸쳐 50리 길을 가야 할 때도 있었다. 고지에서는 화를 내거나 마음을 급하게 먹거나 하면 고소 증상이 오기 때문에 견디기 힘들다. 이 자체가 자동수행시스템 공간이다. 히말라야,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광대한 대자연을 대하자니 저절로 마음이 경건해졌다. 자연과 더불어 깊은 신앙심으로 살아가는 그곳 주민들에게 자주 존경을 표하곤 했다. 설산을 보듯 사람들을 그렇게 또 하나의 자연으로 대하며 진심으로 합장의 예를 올렸다. 여행이란 것은 결국 나와 다른 것을 이해하고 사랑하는 과정인 것 같다. 말하자면 관심 가지고 사랑할 사람이 더 많아진 것이다. 히말라야와의 만남은 자신과의 만남이기도 했다. 항상 저 앞에 목표를 정하고 그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채찍질해 가는 것이 이전의 생활태도였다면, 트레킹 과정에서 힘든 길을 한 걸음 한 걸음 집중해서 걷는 것은 바로 지금 이 순간에 오롯이 있게 했다. 지나간 과거와 오지 않는 미래에 연연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을 직면하는 용기가 좀 더 생겼다. 안나푸르나 트레킹 과정에서 겪은 모든 것을 혼자 느끼고 간직하기가 아까웠다. 보고 느낀 바를 공유하고 싶었지만 오랫동안 망설이다가, 네팔 지진사태를 대하고 책으로 펴낼 결심을 하게 되었다. 히말라야의 아름다운 자연과 문화유산이 파괴되고 사람들이 고통받는 현실에 마음이 아팠다. 이 책을 인연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심적 물적으로 네팔에 관심을 가지고 응원해 주시기를 바라서다. 관심 있는 이들의 동참을 위해 책 말미에 후원의 길을 소개해 놓았다. 
눈의 고향 히말라야, 안나푸르나를 만나게 해 준 네팔이 하루 속히 지진의 피해에서 벗어나기를 바랍니다. 
2016년 봄에 김남선 합장

목차

여는 글ㆍ 한걸음에 히말라야를 /8 

1장 대장정의 길에 서다 

명상의 위신력을 믿고서 /14 
공항버스에서의 작은 실천 /16 
공항에서부터 하는 마음공부 /17 
60세 되는 첫날을 하늘에서 /19 
카트만두야, 다시 왔다 /22 
카트만두에서 베시사하르까지 - 긴장의 시간, 공부의 과정 /25 
베시사하르에서 불부레 - 걷기 명상을 하듯이 /32 
트레킹 첫날, 불부레의 밤 이야기 /37 
불부레에서 바훈단다 - 서로 구경꾼 되어 /41 
바훈단다에서 상제 - 우리나라 땅이 고마워 /47 
상제에서 탈 - 심하게 훼손되는 산길 /54 
탈에서 다라빠니 - 구불거리는 강 자연스러운 강둑이 부러워 /61 

2장 히말라야 만세, 불심 만세 

다라빠니에서 다나쿠 - 티베트인 마을 /68 
다나쿠에서 티망 - 숲과 설산의 조화 /74 
티망에서 차메 - 설산과의 숨바꼭질 /78 
차메에서 피상 - 향을 사르고 /83 
피상에서 가류 - 카트만두에서 6일을 걸어온 갸류 소녀 /91 
가류에서 마낭으로 - 히말라야 만세 /97 
마낭에서 강가푸르나 - 참 아름다워라 /104 
마낭에서 강사르 - 먼지투성이 방도 좋아라 /110 
강사르에서 틸리초 - 위험해도 좋다 /114 

3장 오직 걸을 뿐, 오직 볼 뿐 

강사르에서 야크카르카로 - 마음이 몸을 돌보며 /121 
야크카르카에서 페디 - 수행자동시스템 지대 /126 
토롱라 페디에서 하이캠프 - 기도하는 자가 기도 듣는 자? /131 
하이캠프에서 토롱라로 - 오직 걸을 뿐! /136 
토롱라 페디에서 묵티나트로 - 공존의 모습에 예 올리고 /140 
묵티나트의 밤 - 대통령 따라 저승길 /146 
묵티나트에서 까그베니 - 신비의 땅 /150 
까그베니에서 좀솜 - 모래바람을 즐기며 /155 
좀솜에서 따또빠니 - 마르빠의 향기 /160 

4장 고통을 공부 삼다 

고난의 따또빠니 - 방광염 발병 /168 
따또빠니에서 푼힐까지 - 괴로운 몸을 구경삼고 /172 
고라빠니에서 푼힐 전망대 - 환상의 풍경 /176 
고라빠니에서 구루중 -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를 향하여 /180 
구루중에서 뱀부 - 마음이 마음을 격려하고 /187 
뱀부에서 마차푸차레 베이스캠프(MBC) - 거친 마음에 스며드는 부드러움 /193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에서 시누와 - 참회명상 걸음으로 /198 
시누와에서 지누단다 - 하산길, 주민이 보이네 /205 
지누단다에서 란드록 - 개와 동침을 하고 /211 
란드록에서 담푸스 - 동침한 개와 하루 종일 동행하고 /214 
담푸스에서 포카라 - 트레킹 마무리 길 /222 
포카라, 사랑곶에서 카투만두 - 차 속에서 살얼음 가듯 / 226 
네팔의 세계문화유산, 스왐부나트 /232 
네팔의 랜드마크, 보드나트 /241 
카트만두 타멜 거리, 달발광장 /244 
네팔이여, 히말라야여 안녕! /251

책 속으로

P 80 
너와집, 작은 나뭇가지로 얼기설기 엮은 사립문, 판자로 박아 놓은 나무 담, 
장작의 벽, 옥수수 말림대, 펄럭이는 타르초, 쉬고 있는 당나귀 일꾼들, 
이런저런 모습을 둘러보며 출발하려니 여자아이가 장작으로 된 담 뒤에서 바라본다. 
웃음기 없이 바라보는 아이의 큰 눈이 슬퍼 보였다. 

몸을 보면서 
동시에 마음을 보고 
숲 전체를 보면서 
동시에 나무를 보고 
허공 같은 시선으로 
이 모든 것을 본다. 
다리 움직이는 느낌이나 
눈을 통해 보이는 숲과 설산 
스치는 바람소리 
이 모든 것이 
한 허공 속의 일이다 
한 마음속의 일이다 

P 151 
그곳을 지나 계속 대통령을 따라서 계곡 같은 곳을 넘어가려는데 
어떤 여자 분이 중간에 나타나 우리 사이를 가로막았다. 
그만 대통령을 놓쳐 버려 다시 온 곳으로 돌아가야 하는 사정이라 
망설이다가 꿈에서 깨었는데 온몸이 차디찼다. 
배도, 손도, 발도 차고 어깨는 감각이 없을 정도였다. 
말로만 듣던 저체온증 같았다. 
옆에서 자고 있는 친구를 불러 따뜻한 물을 달라고 하여 두 잔을 마시고, 
친구가 대장에게 연락하여 비장의 홍삼차도 한 잔 내왔다. 
친구의 오리털 잠바와 내 오리털 잠바를 껴입고 겨우 잠을 청하는데 
노 대통령이 생전에 마지막으로 유언처럼 남겨 놓으신 말씀이 생생해 
눈시울이 뜨거웠다. 
운명이다. 

너무 슬퍼하지 마라. 
삶과 죽음이 모두 자연의 한 조각 아니겠는가? 

아침에 일어나 웃으며 꿈 이야기를 하니 예상한 대로 저체온 증상이란다. 
비록 꿈속이지만 벌써 죽음을 두 번이나 보았고 이날 새벽은 실제로 내 몸도 
죽어 가는 상태나 다름없었다. 

이날의 일이 기억나 이듬해 하안거 백중기도 때 노무현 대통령을 위해 
49재를 올려드렸다. 마지막 날 노 대통령이 정장차림을 하고 오셔서 
“걱정하지 마세요.”란 말을 전했다. 편안한 모습이었다. 

음식도 약간 들고 뜨거운 물을 먹고 하여 몸이 풀렸다. 
출발에 전혀 이상이 없었다. 
창밖을 보니 우리가 갈 방향에 다울리기리 설산이 하얗게 떠 있었다. 

토롱라 고개 
죽음의 고비 넘어 
도착한 묵티나트 
실제로 몸이 죽을 뻔한 밤 
구할 것도 
찾을 것도 
이룰 것도 없는 마음은 
죽음을 
남 이야기 하듯 하네 
생도 사도 
원래 없는 것 

개체를 있게 한 의식도 
바다에서 일어난 파도가 
바다로 돌아가듯 
고향 가는데 
고향을 모르는 이 
타향에서 헤매게 되네 

P 222 
포터 중에 두 명이 고등학생인데 그중 한 아이가 마침 내 짐을 책임졌다. 
같이 기념촬영도 하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이 집의 주인도 티베트 민족인 구릉족인데 태권도 유단자란다. 
태권도 종주국 사람을 만나서인지 서비스하는 내내 기분이 좋아 보였다. 
내일이면 포터들과도 헤어져야 하기 때문에 포터들에게 치킨과 술을 대접하면서 
노래도 하고 잠시 여흥을 즐겼다. 
포터들의 18번이자 네팔의 민요인 렛삼삐리리도 같이 불렀다 

바람결에 휘날리는 비단처럼 내 마음 두근두근 펄럭인다오. 
날아가는 게 좋을지 언덕 위에 앉는 게 좋을지 모르겠어요. 
단발총인가요, 쌍발총인가요? 
당신이 겨눈 건 사슴인가요? 
나의 목표는 사슴이 아니라 내 사랑이라오 
렛삼삐리리, 렛삼 삐 리 리 

P 256 
다행히도 비행기 좌석이 히말라야를 공중에서 볼 수 있는 왼편 창가에 배정되어 
다시 한 번 히말라야를 볼 수 있었다. 높이 솟은 설산은 뭉게구름인 듯 연꽃인 듯했다. 
설산을 지나면서 고개가 아프도록 보고 또 돌아보았다. 
네팔이여 안녕! 안나푸르나여 안녕! 닫기

출판사 서평

히말라야 명상기행을 통해 
사랑과 연민으로 다시 태어나기를! 


저자는 60세가 되는 해의 첫날, 
히말라야로 떠나서 자신의 한 걸음, 한 걸음으로 안나푸르나를 일주한다. 
안나푸르나 트레킹은 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 속에 들어가서 
여러 가지 힘든 일을 경험하고 제 자리로 돌아오는 하나의 통과의례 과정이다. 
심신의 힘든 체험을 거쳐 이 세계에 다시 태어나듯, 
트레킹 과정의 어려움을 하나씩 통과하고 
집으로 귀환하는 과정이 매우 진솔하게 담겨져 있다. 
저자의 발걸음을 따라서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흰 눈과 영혼의 고향을 걷는 고요한 명상 길을 따라가 본다. 

언제나 사랑으로 이 땅에 다시 돌아오기를! 
나마스테!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