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장영희교수 영미문학

February Twilight: Sara Teasdale (1884~1933)

클리오56 2008. 7. 3. 13:10
  • [장영희의 영미시 산책]눈 오는 산 참나무처럼
  • 입력 : 2005.02.23 17:15 / 수정 : 2005.02.23 17:15
    • 사라 티즈데일
    • February Twilight

      Sara Teasdale (1884~1933)

    •  

      I stood beside a hill

      Smooth with new-laid snow,

      A single star looked out

      From the cold evening glow.

      There was no other creature

      That saw what I could see--

      I stood and watched the evening star

      As long as it watched me.

       

    • 2월의 황혼

      사라 티즈데일

    •  

      새로 눈 쌓여 매끄러운

      산 옆에 서 있었습니다.

      차가운 저녁 빛 속에서

      별 하나가 내다봅니다.

      내가 보고 있는 걸

      아무도 보는 이 없었지요.

      나는 서서 별이 나를 보는 한

      끝없이 그 별을 바라보았습니다.

    •  

      2월의 어느 눈 내린 저녁, 맑게 개어가는 어스름 하늘에 별 하나가 떴습니다. 문득

      별 하나와 내가 마주 섰습니다. 온 세상에 다른 아무것도 없이 나와 별, 둘만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호젓하고 외로운 정경 같지만 우주 한가운데에 내 마음을 꽂아 놓은 듯, 평화와 기쁨이 물밀듯 밀려옵니다. 간혹 그런 순간이 있습니다. 마치 이 복잡다단하고 누추한 세상에서 떨어져 나와 4차원의 세계로 옮겨간 듯, 나와 자연과의 완전한 합일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영혼을 물에 담가 깨끗이 씻듯이 맑고 신성한 순간입니다.

      그럼 시인은 왜 하필이면 2월의 저녁이라고 했을까요? 2월은 겨울과 봄이 교차하는 때입니다. 삭막한 겨울을 보내고 봄을 기다리는 마음이 애틋하고 순수하기 때문이 아닐까요.

      (장영희·서강대교수·영문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