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장영희교수 영미문학

Ars Poetica: Archibald MacLeish (1892~1982)

클리오56 2008. 7. 3. 13:21
  • [장영희의 영미시 산책] 눈 오는 산 참나무처럼
  • 입력 : 2005.02.16 19:06 / 수정 : 2005.02.16 19:06
    • 이치볼드 매클리시
    • Ars Poetica

      (Archibald MacLeish (1892~1982))


    •  

      A poem should be palpable and mute

      As a globed fruit,

      Dumb

      As old medallions to the thumb,(…)

      A poem should be wordless

      As the flight of birds. (…)

      A poem should be equal to

      Not true.

      For all the history of grief

      An empty doorway and a maple leaf

      For love

      The leaning grasses and two lights above the sea

      A poem should not mean

      But be.

    •  

      시법(詩法)

      (아치볼드 매클리시)


    •  

      시는 둥그런 과일처럼

      만질 수 있고 묵묵해야 한다.

      엄지손가락에 닿는 오래된 메달들처럼

      딱딱하고(…)

      새들의 비상처럼

      시는 말이 없어야 한다.(…)

      시는 구체적인 것이지

      진실된 것이 아니다.

      슬픔의 긴 역사를 표현하기 위해서는

      텅 빈 문간과 단풍잎 하나

      사랑을 위해서는

      기우는 풀잎들과 바다 위 두 개 불빛

      시는 무엇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

      단지 존재할 뿐이다. (부분)

    • 詩를 쓰고 싶다면… 그의 눈동자를 떠올리세요

      시 쓰는 법을 가르쳐 주는 시입니다. 시란 추상적이고 현학적인 게 아니라 구체적인 것, 즉 보고 만지고 냄새 맡고 만질 수 있어야 한다고 시인은 말합니다. 자신의 마음과 생각을 구구절절이 설명하기보다는 ‘과일’과 ‘오래된 메달’ ‘새의 비상’처럼 독자가 오감으로 경험할 수 있는 이미지를 사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슬픔을 길게 설명하기보다는 독자가 시인의 슬픔을 연상할 수 있도록 텅 빈 문간과 단풍잎 하나를 보여주는 것이 시입니다. 사랑을 장황하게 설명하기보다는 서로 기대어 한 방향으로 기우는 풀잎들, 깜깜한 바다 위에서 함께 반짝이는 두 개의 불빛만 보여주면 됩니다.

      여러분이 시인이라면 사랑을 위해서 어떤 이미지를 사용하시겠습니까?

      (장영희 서강대 교수·영문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