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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신화를 찾아서 (2) (20208.04.17-20)

클리오56 2008. 4. 22. 20:32

일자: 2008. 4.17-20

장소: 그리스

 

그리스는 분명 유럽 문명의 발상지이지만, 오랜기간 외침을 받아왔다는 사실은 간과된다.

알렉산더가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의 3 대륙에 걸쳐 그리스 문화와 오리엔트 문화를 융합시킨 헬레니즘을 탄생시켰지만,

기원전 2세기경에 벌써 로마의 속주가 되어 로마제국과 운명을 함께한다.

이후 15세기에 오스만투르크의 속국이 되었고, 19세기에 독립했으니 거의 400년간이나 혹독한 시기를 겪는다. 

 

그리스에 왜 해운이 발달했느냐고 물으니, 척박한 암석의 땅이라 바깥으로 눈을 돌렸다고 한다.

그리고 바다를 사랑하는 그리스인의 마음이 담겨있다.

현재 그리스의 최고 산업은 바로 해운이고, 관광은 4번째 위치한다.

토인비의 도전과 응전의 역사가 생각나니, 바로 이러한 경우가 아니겠는가.

 

 

(1) Astir Hotel

호텔은 아늑하고 시내에서 떨어져있으니 조용하다. 아테네 어딘들 그러지 않으랴만 최고의 휴양지이다.

아마도 단체 세미나가 개최되는데, 이런 휴양지에선 머리에 잘들어올까, 아닐까?

이렇게 좋은 자연 경관을 지녔으니, 그리스인들은 해외에선 열심히 일을 하다가도 국내에 오면 놀게된다는게 놀랍지 않다.

다음주가 부활절이라 풀장을 중심으로 이벤트 행사 장치가 설치되었다.

통상 기독교의 부활절과는 1-4주 정도 차이가 나는데 이번엔 4주 정도 기간 차이가 많이 벌어졌단다. 

 

첫날 엘리베이트가 혼란스러웠는데, 호텔 로비가 L로 표시되고 그 아래로 4층, 3층, 2층, 1층으로 진행된다.

해안가 절벽에 호텔을 지으면서 높은 곳이 로비가 되고 아래로 지하층 개념으로 층수가 매겨진다.

 

 

 

(2)  저녁식사

첫날 저녁은 시내 어느 해물식당인데 주변은 온통 요트로 가득하다.

우리는 요트가 익숙하지 않지만, 여기선 부자 축에 들르면 요트를 소유해야 하니, 마치 한국의 골프 회원권 이상이다.

아테네에는 골프장이 하나밖에 없을 정도로 골프는 운동축에 끼지 못하고, 이 자리를 요트가 차지한다.

낮에 우리와 회의를 가진 상대는 부호라 1억 유로에 해당하는 요트를 두 척이나 소유하는데, 1억유로면 1600억원 아닌가?

이 분 수준에 맞추려 호텔을 선정했으니, 뱁새가 황새따르다가 가랑이가 어찌된다~~~

 

해물식당에서 우선 우조로 목을 축였는데, 우리의 소주에 해당하는 대중술이며

포도를 원료로 한다지만 포도주보단 훨씬 독하여 목을 넘어갈 때 따끔하다.

그리스는 고급식당이라도 단독 방보다는 오픈된 공간에서 소란한 논쟁을 즐긴다.

흡연에 대한 제한도 없는듯하고... 

 

그리스에서 삶은 문어 요리를 맛보다는게 신기하고,

특히 바다가재 3마리가 들어간 스파케티는 압권이었으니, 얼마나 맛있겠나? 

대신 그리스 바다는 뻘이 없어 낙지는 없으니, 산낙지 맛은 못본다.

뻘이 없기에 바닷내음도 미약하고.... 

계산서 가져오라는 그리스말이 노가리 아줌마 비슷하게 들려 그렇게 부르면 이해된다며 한바탕 웃음도...

 

 

(3) 고린토 유적

성경에 고린토전서가 있는데 바울이 고린토인에게 보내는 편지이다.

고린토는 바울이 18개월 머물며 복음을 전한 지방인데 고대 유적이 남아있다. 

마침 방문했을 때 한국 여행객이 3팀이나 가이드의 안내를 받고 있었다.

대부분 아줌마들로서 교회의 성지순례단인듯 하다.

 

우선 아폴론 신전이 웅장한데, 기원전 6세기경에 건축되었고 원주기둥이 38개였지만, 지금은 7개만 남아있다.

그리고 베마란 단이 있는데, 아마도 바울이 여기서 총독으로 부터 심문을 받기도하고,

운집한 시민들에게 예수님 말씀을 전하지 않았나 생각해본다.

 

고린토 박물관을 관람하는 중 목없는 석상이 많이보였고,

아마도 세월이 흐르면서 약한 부위인 목이 잘렸거나, 이교도 침입때 손상입었다고 혼자 생각했는데,

한국 가이드의 설명을 귀동냥하여 들으니 당시 석상은 가문의 문패같은 역할을 하였고,

주인이 바뀌면 주인의 두상을 본떠 설치하기 위해 목부분을 바꿀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는게다....  

 

아폴론 신전

 

목없는 석상

 

고린토 지방 뒤로 큰 산이 있고 그 산을 성벽이 둘러싸고 있다.

아마도 전쟁이 나면 산위로 대피하여 장기전에 돌입한 듯하다.

암산을 잘 이용하여 형성된 산성은 견고하여 이 지방이 상당한 인구가 모였고 융성했음을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성 앞 초지에는 양들이 떼를 지어있고, 뜰에는 야생양귀비라는데 빨간 꽃이 이쁜데, 대마용으로 사용되는게 아닌지?  

그리스에는 담배잎도 생산되어 우리나라에서 수입한다고한다.  

 

고린토성

 

(4) 고린토 운하

고린토를 방문후 다시 아테네로 돌아가는 중 고린토 운하위에 잠시 정차하였다. 

‘세계3대 운하’중 하나라고도 하는데, 운하 건설계획은 이미 네로황제 시절에도 시도되었지만, 실제 개통은 1893년이다. 

높이 70여 미터 암벽을 23미터폭으로 잘라서 건설하였고, 길이는 6,343미터, 수심은 8미터이다. 

고린토 운하를 통하여 에게해와 이오니아해가 연결되었다.

위에서 쳐다보니 물길이 아득하고 양 절벽으로 인하여 두려움이 들 정도이다. 

 

 

(5) 미케네 문명

우리가 흔히 그리스라면 일리아드, 오딧세이를 얘기하는데 바로 호메로스의 작품인 바, 이 미케네 문명의 산물이라한다.

이곳에 도착했을 때가 오후 2시반인데, 3시면 벌써 문을 닫는다하여 30분밖에 보질 못하니

입장료 8유로가 아까워 할인하자며 떼를 쓰다가 결국 먼발치로만 구경하기로 하였다.

그리스 공무원들은 아마도 8시출근하여 3시에 퇴근하기 때문인데, 관광지는 좀 다르게 운영해야하지 않는지...

오랜기간 좌파 정부가 들어섰기에 사회주의 색채가 농후하다. 

 

유적지 양 옆의 높은 암산이 인상적이고,

 성벽을 둘러싼 지대가 주위보다는 조금은 높지만 적과의 전투에서 유리한 위치로 보기엔 좀 그러하다.

그리스는 주로 석회암지대인데 어떤 충격에 열을 받아 변성하면서 대리석이 되는데,

일부지역은 좋은 대리석이, 어떤 지역은 퍼석한 질낮은 대리석이 남게된다. 

산들도 석회암 지대가 표면에 노출되고 듬성듬성 나무가 자라나기 때문에

멀리서보면 점점이 흰 무늬가 전개되는 문양으로 보인다.    

 

 

(6) 해변

토요일 오후 해변엔 운무가 가득하더니 다시 날이 개었다. 해변카페엔 노인이나 젊은이들이 자리를 가득 메운다. 

모두 자유분방한 자세로 나른한 주말의 오후를 즐긴다. 태양은 뜨겁고 바다는 짙으니 어찌 일이 손에 잡히랴.

 

red wine 한잔으로 목을 축이고, 치즈 안주를 맛본다.

기내 음식에 치즈를 잘 못보는데 파리와 그리스 노선에선 모두 치즈가 나온다. 

그리스 음식이 대체로 짠듯한데, 치즈 역시 짭조름하다.

해변엔 유료시설이 갖추어진 곳도 있지만, 대충 어디서나 수영을 즐기는게 가능하다. 

 

해변 도로 곳곳에, 특히 급커브 지역에서 우편함 비슷한 모양에 십자가가 표시되었는데,

그 지점에서 사고로인해 사망한 사람의 명복을 빌기위함이란다.   

  

 

(7) 양고기 식당

그리스의 마지막날 밤은 시내에서 양고기를 들었다. 스타터는 양고기, 돼지고기를 각가 맛보며 하우스 와인을 들이켰다.

초반에 발써 제법 양이 찼는데, 주 메뉴는 양고기이다. 

사진에서 보듯이 꼬치에 끼워 장시간 빙빙 돌리며 익혀내니 맛이 한결 더난다.

식당 지배인은 한국인의 식성을 완전히 파악하여 구미에 맛도록 배려를 하니, 이른 저녁시간엔 모두 한국인들로 번잡하다. 

매운고추, 안매운고추 등 한국어를 구사하며 서빙을 잘하니 부근의 여러 양고기 식당중에서도 모두들 이곳을 찾는다한다.

그리스 전통 복장차림으로 호객행위도 벌어지는 독특한 지역이다. 

    

 

(8) 포세이돈 신전 

귀국하는 일요일 수니온 곶을 찾았는데, 바다의 신 포세이돈 신전이 위치해있다.

멀리서 바라보니 경사진 절벽위로 외롭게 잔해가 남아있다.

기원전 6세기에 세워졌지만, 곧 페르시아군에 의해 파괴되고 다시 복구되어 오늘에 이른다.

 

그래도 석조건물이라 잔해가 남아 당시의 위상을 보여주니 주춧돌만 남는 우리의 목조건물과는 차이가 난다. 

규모는 파르테논 신전이나 제우스 신전보다 작지만, 그래서 돌기둥이 아담하고 정겹게 느껴진다. 

하지만, 상대는 거친 바다의 신 포세이돈이라, 이런 절벽위에서 세찬 바람을 맞으며 홀로 서야하는게 운명일까? 

바로 앞 푸른 쪽빛이 에게해이니 이탈리아로 뱃길로 연결된다.

 

수니온 곶: 포세이돈 신전  

 

포세이돈 신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