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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즈에 빠져 유럽을 누비다: 이민희

클리오56 2007. 9. 17. 17:16

난 치즈에 대한 관심도 없고, 치즈를 좋아하지도 않는다. 짭즈름한 맛이 별미일 수도 있겠지만, 모양과 색상 자체가 몸에 들어가면 뭔가 지방 덩어리의 형성을 연상하기 때문이다. 실제로는 그렇지 않겠지만... 원우회장님이 증정하신 책인데, 저자의 친필 서명까지 들어있다. 표지를 보니 30 나이의 여성이 유럽 여행중 치즈맛에 반해 한국에 돌아와서도 잊지 못한 후, 결국 프랑스와 스위스로 치즈 여행을 떠나는 사고를 친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위하여 직장을 그만둔 채 여행을 떠나 낯선 사람들을 만나가며 꿈을 이루어가는 모습이 아름다워 주말동안 읽게 되었다. 프랑스 말의 어려운 치즈 이름은 외울수 없으나 치즈를 알려고하는 저자의 열정은 느낄 수 있고, 그 열정의 과정, 시행착오를 겪어면서도 이루어가는 그 과정에 찬사를 보낸다.  난 무슨 일을 위해 이런 열정을 가질 수 있을까? 우리 아이도 이런 모습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 일어난다.  

 

** 치즈에 빠져 유럽을 누비다: 이민희(고즈윈), 2007.09.17

 

 

 

 ** 교보문고의 저자 및 서적에 관한 간략 정보

 

유럽에서 치즈를 만나다!

프랑스 뒷골목 치즈 가게부터 스위스 산골 치즈 농장까지의 여행기, 『민희, 치즈에 빠져 유럽을 누비다』. 6년 전, 처음으로 유럽여행을 하던 중, 저자는 스위스에서 나무상자에 들은 까망베르 치즈를 하나 사게 되었다. 다음날, 마지막 여행지인 프랑스에서 나무상자를 열어 까망베르 치즈를 맛본 저자는, 치즈가 자신의 인생을 사로잡는 것을 느꼈다.

이 책은 다섯 달간, 치즈를 찾아서 자동차를 끌고 프랑스와 스위스 곳곳을 누빈 어느 치즈 마니아의 유럽 문화 혹은 치즈 문화 여행기다. 유럽 사람들의 가장 기본적인 식생활 문화이자 전통인 치즈를 통해 유럽 문화의 참모습을 발견해내고 있다. 사진을 통해 치즈를 만드는 방법 등을 보여준다는 것이 특징이다.

어떤 치즈를 사야 할지 몰라 쩔쩔매고 있을 때 말은 통하지 않았지만 친절한 주인 덕분에 치즈에 대한 정보를 얻은 이야기, 독특한 색의 치즈를 사서 맛을 보았다가 독한 향 때문에 고생한 이야기, 인심이 후한 치즈 농장에서 소젖을 짜본 이야기, 치즈를 전통적으로 만드는 방법을 보게 된 이야기 등 흥미로운 에피소드도 들려주고 있다. 우리가 흔히 경험할 수 없는 프랑스, 스위스 산골마을의 풍경이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전체컬러. 
어릴 적 꿈은 공학도였다. 집안의 작은 전자제품들을 비롯해서 뜯어 볼 수 있는 기계들은 모두 뜯어 볼 만큼 기계에 호기심이 많았기에 막연히 크면 공대에 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 꿈은 고등학교 때 우연히 어느 장애인의 휠체어를 밀어 주면서 ‘이런 분들이 편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에 이르러 현실로 다가왔고 마침내 정말로 기계과에 입학했다. 하지만 막상 입학해 보니 공학이라는 건 단지 하고 싶다고 해서 할 수 있는 공부가 아니었다. 결국 그 알 수 없는 기호와 공식들에 두 손 두 발 다 들고만 뒤 뒤늦은 방황이 시작됐다.
꼬박 두 해를 다시 입시 공부에 매달렸지만 그마저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하자 스물다섯 가을 어느 날, 책상 위에 다섯 장의 편지만 써 놓은 채 난데없이 가출을 했다. 주머니엔 단돈 20만 원뿐이었고 도착지는 지구 반 바퀴 너머의 캐나다였다. 밴쿠버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내가 미쳤지’ 하는 막대한 후회가 들기도 했지만 다행히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할 수 있었고(2년간의 입시 공부 덕에 약간의 영어가 가능했다. 입시 공부 덕을 처음으로 제대로 봤다.) 결국 그곳에서 몇 개월을 살아 본 뒤, 한 달간의 유럽여행까지 마치고 서울로 돌아왔다. 그리고 그제야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돌아볼 수 있었다. “나라는 사람, 과연 무엇을 하고 싶은 사람인가, 무엇을 해야 하는 사람인가.”
그때부터였다. 그는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 정말 하고 싶은 일을, 그리고 그것을 이뤄내기 위한 준비를. 4년간의 회사 생활 동안 사진을 찍고, 책을 읽었다. 그리고 서른 살의 생일날 아침. 마침내 사직서를 냈다.
이듬해 2006년 1월, 다시 비행기에 올랐다. 3개월은 파리에서, 60일은 자동차를 타고 프랑스․스위스 곳곳으로 치즈를 찾아 다녔고 마침내 지금, 소망하는 일 하나를 이뤄냈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앞으로 내가 무엇을 할지 사실 아직 잘 모르겠다. 하지만 이것만큼은 말할 수 있다. 무언가 하고 싶은 일들이 끊임없이 내 속에 남아 있는 한 나는 이 에너지를 계속 뿜어 낼 것임을, 그리고 그 끝에 꿈이라는 것은 계속 존재할 것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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