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간과 정맥/백두대간 (완료)

백두대간 10구간: 빼재-백암봉-동엽령(2007.07.07)-100대명산 57번째산행

클리오56 2007. 7. 9.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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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행일자: 2007.07.07

** 산행지: 백두대간 10 구간(역순) 빼재 - 백암봉 - (향적봉) - 동엽령 - (안성면)

** 산행로: 빼재 - 갈미봉(1,210.5M) - 대봉(1,263M) - 월음재(1,100M) - 지봉(1,302.1M) - 횡경재(1,250M) - 백암봉(1,480M) - 중봉 - 향적봉 - 백암봉 - 동엽령(1,280M) - (무주군 안성면)

** 산행거리: 약 21.47Km (마루금 13.22Km + 연장 8.25Km)

** 산행시간: 총441분 (산행 390분 + 식사 및 휴식 51분)

** 산정산악회 (김, 조)

 

08:00 궁내동 톨게이트 출발 (10:58 황점 도착)

11:01 산행들머리 빼재 출발

11:55 갈미봉

12:17 대봉

12:36 월음재

13:05 지봉

13:35 횡경재 (휴식 5분 ~13:40)

14;13 상여덤

14:43 백암봉 (중식 8~14:51)

15:09 중봉

15:26 향적봉 (휴식 5분 ~ 15:31)

15:52 중봉

16:07 백암봉 (휴식 3분 ~ 16:10)

16:46 동엽령 (휴식 10분 ~16:56)

17:40 칠연폭포 갈림길 (족탕 20 ~18:00)

18:22 산행날머리 안성 탐방지원센터 

21:08 안성 출발 (23:28 궁내동 도착)

 

 

주초의 일기예보로는 토요일은 장마의 영향을 받아 상당한 비가 예상되었으나, 주말이 가까워지면서 오호츠크에서의 강한 바람의 영향인지 장마전선이 남하하여 토요일은 맑은 날씨로 바뀌었다. 긴구간의 산행엔 적당한 비와 바람이 더 적합하지 않을까하고 변심도 일어날 정도이다.

 

궁내동에서 탑승하는데, 웬일인지 오늘은 다른 분들은 전혀없다. 통상 5-7명 정도가 고정적으로 함께 탑승하였는데... 산행들머리가 북진하는데도 빼재 도착은 여전히 11시경이다. 오늘 덕유산 구간 대간산행은 마루금외에도 최고봉인 향적봉을 다녀오기로 작정하고, 버스에서 미리 준비를 갖추었다. 김, 조 선배는 대간 마루금만 산행하시므로 나 홀로 앞서 나가기로 하였다. 버스에서 내려 2-3분만에 준비를 갖추었건만 그래도 30여분은 이미 산행을 출발한 상태이다. 수령으로 적힌 빼재 표지석을 촬영하곤 곧장 출발하였다.

 

빼재 표지석

  

오늘 산행은 역방향인데, 아마도 초반에 안성에서 동엽령을 치고 올라 마루금 산행을 하는 것이 힘들고, 특히 빼재에서 갈미봉, 대봉, 지봉의 구간이 높낮이가 심하여 산행 후반에 이 등로를 밞으면 힘이 들기 때문에 배려를 한 듯하다. 빼재는 해발 930M의 높은 고개로 전북 무주와 경남 거창의 경계인데 37번 국도가 지나며, 신풍령, 秀嶺, 삼오정고개 등 여러 이름으로 불리운다. 두레골님의 산행후기를 읽어보면 명칭의 유래가 자세히 나온다. 여기 이를 빌어 요약한다면, 옛날 사냥꾼과 도적이 이 고개에 많아 그들이 잡아먹고 버린 뼈가 많아서 뼈재인데, 경상도 사투리로 뼈를 빼로 발음하여 빼재가 되었고, 이를 한자로 옮기는 과정에서 산수가 빼어나다는 의미로 치환되어 수령이 되었다. 빼재 인근에 빼봉과 수령봉이 모두 소재한다. 고개 북쪽에 위치한 무주군의 삼오정 마을로 이 고개가 이어지니 삼오정고개로도 불리운다. 신풍령은 추풍령을 본떠 바람도 쉬어 넘는 고개라는 뜻으로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개인적 생각으로는 신풍령이 신바람을 한자화하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지금은 신풍령이란 휴게소가 소재하지만, 국립공원의 안내 지명은 일종의 공식적인 이름인데 신풍령으로 불리우긴 적절하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향적봉에 다녀오려면 1시간  반 정도가 추가로 소요되는데 이를 만회하려면 초반에 서둘러야 한다. 빼재에서 갈미봉은 계속해서 오름새를 타기 때문에 초반부터 쉽지 않다. 그래도 몇명씩 제쳐가며 앞으로 추월해 나갔다. 빼재에서 출발한지 22분 경쯤에 07-02 구간안내 표시판에 도달하는데, 이곳 이정표엔  ‘신풍령 1km, 송계삼거리 10km, 횡경재 6.9km’라 표시되어 있는데, 아마도 1,039.3봉인듯 하다. 이후 갈미봉으론 된비알이 계속되는데, 30여분을 땀 꽤나 흘리며 올랐다. 갈미봉이란 봉우리가 두개로 갈라지는 산을 말한다는데, 나중 대봉에서 조망하여도 잘 분간이 되질 않는다. 갈미봉엔 거창군의 이름으로 자그마한 정상석이 세워져있고, 조금지나 지봉과 향적봉, 중봉이 모두 조망된다.  대봉까진 다시 20여분을 오르내리는데 고도는 50여미터 올라간다. 대봉이정목엔 현위치로 대봉이 적혀있어 위치 확인이 가능하였고, 대봉에선 갈미봉의 우측부를 조망할 수 있었지만, 투구봉 방향으로는 운무가 드리웠다. 덕유산 국립공원의 위치표시판의 지도를 보면 이 투구봉이 지봉으로 표시되어 있어 혼란스럽다.  

 

대봉에서의 조망: 지봉에서 향적봉까지 능선

 

대봉에서 20여분간 잡목사이로 비집고 내려가면 월음재이다. 대봉에서 160M나 고도를 낮추었으니, 한참을 다시 올라야하고 지봉까진 200여M를 올려야 한다. 오르는데 소요시간은 그 배인 40분이더라. 이정목 아래에 거창군에서 못봉이라는 석판을 붙여놓았다. 우리말 못이 한자어 지(池)로 불러 지봉(池峰)이다. 시간이 13:05이니 빼재를 출발한지 2시간이 경과하였고, 여기서 선두대장과 일행을 모두 만났으니, 일부는 식사를 시작하였고 배회장님은 다시 출발하신다. 배는 고프지만 백암봉에서 들기로 하고 곧장 출발하였다. 조금 지나 배회장님 마저 식사를 위해 멈추시니, 이젠 나 홀로 선두이다. 횡경재까지 내리막길이라 30여분을 속도를 내었다. 약밥 하나를 에너지 보충용으로 간단히 들고 5분간 휴식을 취하였다. 백암봉이 위치한 송계삼거리까진 3.2Km이고, 고도를 올려가지만 완만하고 짙은 숲속을 거닐게 된다. 원추리와 고목이 즐비하여 대간 탐방의 맛이 난다.  중간에 귀봉과 상여덤을 지났지만 지점을 정확히 확인하질 못했다. 아무래도 서둘다보니 놓친 모양이다.

 

지봉에서 산행대장님과 함께

 

횡경재 출발한지 1시간여만에 백암봉에 도착했는데, 백두대간이 덕유능선과 갈라지는 지점이다. 중봉과 덕유산 최고봉인 향적봉이 바로 눈앞이다. 시간은 벌써 2시40분이 넘어섰으니, 우선 간단히 식사를 하는 중 배회장이 당도하신다. 배회장께서 향적봉에 갈지를 고심하시다가 결국 대간만 타시기로하고 먼저 떠나신다. 배회장님은 다음 주엔 중앙아시아 최고봉에 등정하기 위해 러시아로 떠나시기에 대간 산행을 불참하신다니 부러워라~~~ 초스피드로 식사를 마치곤 바로 향적봉을 향한다.

 

백암봉에서 중봉을 향해 (향적봉이 좌측, 중봉은 우측) 

 

 1400고지에 펼쳐진 덕유평전의 너른 벌판에 흠뻑 취하며 펜스 사이의 나무계단이 중봉까지 이어진다. 중봉에 설치된 작은 전망대에 올라 사방을 조망한 후 다시 향적봉을 향한다. 평원엔 야생화, 특히 원추리가 무리를 지었고, 한라산이나 지리산 만큼은 아니지만 고지대라 주목과 구상나무를 만나게 된다. 등로 한켠에 물러서서 고사목을 구경하는데, 배낭에 산정 리본을 다신 한 분이 뛰어서 향적봉을 향하신다. 철탑과 대피소를 지나면 정상이다. 넓은 터에 돌탑이 하나 있고 바위군이 정상을 차지하고 있다. 중봉에서 조망했을 때만 하더라도 하늘이 깨끗하더니만, 갑자기 밀려온 운무로 시야가 막힌다. 맑은 날은 가야산, 황매산, 민주지산은 물론 지리산 주능선도 조망된다는데....오래 머물순 없고, 기념사진만 남기곤 곧 백암봉으로 되돌아간다.

 

덕유산 정상 향적봉

 

주목과 구상나무

 

대피소의 샘터에서 물을 보충하려했으나 식수론 부적합하다는 경고에 어이가 없다. 도대체 이런 고지대의 샘터에서 어떻게 이럴수가.... 설마 바로 앞의 대피소에서 음료수를 팔기위한 상술은 아닐테고, 하여튼 식수 부적합이라 포카리스웨트 두 캔으로 수통을 채웠다. 마루금을 중심으로 느슨하게 펼쳐진 덕유평전은 이름 그대로 덕스럽고 유연하다. 백암봉에서 향적봉까지 왕복 80여분을 소요하였으니, 마음은 급하다. 백암봉에 도착하니 한분이 계시는데 아직 20여명이 남아있단다. 어휴, 이렇게 서둘지 않아도 될일이었는데... 결과야 어떻든간에 이렇게 미리미리 서둘러야 마음이 편하고, 유사시 다른분들을 기다리게하는 폐를 끼치지 않는다. 예전엔 백암봉에 정상석이 있었다고하나 지금은 보이질 않고, 다만 안내판에 송계사삼거리란 글자 바로 아래에 백암봉이라고 별도로 표시되어 있다.

 

중봉에서 백암봉을 향해: 좌측 백암봉과 덕유평전

 

백암봉에서 사방의 조망을 다시 한번 즐긴 후 차분한 마음으로 2.2Km 거리인 동엽령으로 향한다. 시야가 탁 트여진 등로를 이어가니 마음도 상쾌해진다. 암릉도 조금씩 나타며 경사가 급해지는 게 덕유가 아닌듯 하다. 오가는 산꾼들 조차 보이지 않아 제대로 길을 가고 있는지 덜컥 겁이 날 즈음에 이정목이 나타나니, 아마도 예전의 동엽령 갈림길인 듯 하다. 좌측 거창방향으로 산비탈엔 암릉이 발달하고 겹겹의 산이 이어진다. 오늘 산행중 산세의 수려함과 조망이 가장 뛰어난 구간이 아닐까 생각든다.   

 

백암봉에서 동엽령으로

 

다시 오르막 등로를 이어가면 나무계단이 나타나고, 이 때 김 선배로부터 연락이 왔다. 지금 동엽령에 있다니 바로 지척이다. 아직도 힘이 남았는지 조깅하듯 뛰어보기도 한다. 산행대장도 함께 있으니, 오늘 향적봉 다녀온 대원이 나를 포함 두명이란다. 처음오신 여성 두명이 심히 지연되어 아직 백암봉에도 도착하지 못했다며 걱정스레 기다리고 있다. 동엽령의 조망이 환상적인데, 특히 중첩된 산의 모습이 아찔한 감동으로 다가온다. 

 

동엽령에서의 조망

 

우린 칠연계곡으로 하산하고 합수점에 위치한 칠연폭포 갈림길 다리를 건너기 직전 계곡에서 알탕을 즐겼다. 산속에서 알몸을 노출시켜 청량한 기를 받아들임을 거풍이라 한다는데 그렇게까진 즐기진 못했지만, 잠시 흉내만 낼뿐이었다. 6시 반 되기전에 하산지점에 도착하여 식사를 마쳤으나, 결국 늦은 두 여성은 밤이 깊어가는 9시가 되었어야 부축을 받아가며 도착하였다. 기다리는 사람들도 걱정을 많이 하였지만, 당사자는 거의 지옥에 다녀온 느낌이었을 것이다. 초심자가 별 준비도 않은 상태에서 장장 10시간의 긴 산행을 겪었으니....  9시 조금 넘어 귀경길에 올라 11시반이나 되어 궁내동 톨게이트에 당도하였다. 집에 도착하니 자정이 가까웠고, 새벽 5시에 다시 나가야하는데.... 대학동기들과의 연인산과 명지산 종주산행인데...   

 

칠연계곡의 금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