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간과 정맥/백두대간 (완료)

백두대간 8구간: 영취산-깃대봉-육십령(2007.06.16)

클리오56 2007. 6. 16.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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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행일자: 2007.06.16

** 산행지: 백두대간 8구간: (무령고개) - 영취산 - 깃대봉 - 육십령

** 산행로: 무령고개(900M) - 영취산(1,075.6M) - 서덕운봉(950M) - 977.1봉 - 북바위 - 민령(820M) - 깃대봉(1,014.8M) - 육십령(700M)

** 산행거리: 약 12.27Km (마루금 11.27Km + 연장 1Km)

** 산행시간: 총230분 (산행 195분 + 식사 및 휴식 35분)

** 산정산악회

 

07:20 양재출발 (~11:07 무령고개 도착)

11:12 산행들머리 무령고개 출발

11:26 영취산

12:05 서덕운봉 (휴식 5분 ~12:10)

12:42 942.8봉 (휴식 5분 ~12:47)

12:52 말궁굴재

12:55 977.1봉

13:11 북바위 (중식15분 ~13:26)

13:45 민령

14:09 깃대봉 (휴식 10분 ~14:19)

14:25 깃대봉 샘터

15:02 육십령

16:50 육십령 출발 (20:30 양재도착)

 

 

이번 8구간도 지난 주에 이어 김, 주 선배가 빠진 상태이고 코스가 길지는 않다. 특히 들머리에서 바로 오르는 영취산이 최고 해발지점이고 높낮이가 심하게 변하지 않으니 평탄하게 진행된다. 민령에서 깃대봉 오르는 등로가 오르막의 지속이나 여타 코스에 비하면 약하다. 전체 소요시간을 후미기준 5시간 정도로 예정하나 4시간이면 주파가 가능할 듯하다. 이제 여름날에 접어드니 더위가 걱정인데 다행스럽게도 바람이 불어 더위의 강도가 수그러졌다.

 

매번 짝꿍이 바뀌는데 항상 좋은 분들을 만나 매번 새로운 산행 경험을 접하였으니 큰 복이 아니겠나. 하지만 이번은 좀 예외인듯하다. 아마도 작년에 계속 다녀셨고, 지금도 간혹 나오시는듯하다. 여러 분들과 터놓고 지내시는 것으로 미루어 짐작하면 화통하고 성격도 좋으시다. 하지만, 좌석에서 맨발로 여러 자세를 취하니 나에겐 불쾌하고 별 얘기도 나누고 싶지않아 자는 척 무관심으로 일관하였다. 누구에게나 사람을 판별하는 기준이 있다면 적어도 나의 기준은 그런 자세이니 나완 궁합이 맞지 않는것 아닐까. 그렇다고 나이 60 전후의 분에게 이치를 따져 얘기한들 싸움밖에 되지 않을게고, 그저 모른 척이 상책이다.

 

선두대장 정 대장이 오늘은 합류하였는데, 다른 직업을 가지고 있어 아마도 3주에 한번쯤 만날수 있다고 한다. 새로이 하시는 일이 잘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모두들 큰 박수를 보냈다.

 

8차까지 진행되어서 그런지 모두들 신속하다. 버스가 무령고개에 도착한지 5분도 채안되어 모두들 산행에 돌입한다. 나도 버스에서 미리 등산화를 조여매고, 버스 짐칸에서 배낭을 빼낸 후 신속하게 스틱, 무릎보호대를 준비하여 후미에 붙었다. 처음부터 나무계단을 따라 영취산을 오르는데 조금씩 힘을 붙여 영취산에선 중간 정도에 붙었다. 후미와 약간의 간격을 두는게 사진찍기가 편하고, 특히 중간 정도에 붙으면 해박한 지식을 가진 분들과 함께 산행이 가능하여 많은 유익한 정보의 취득이 용이하다. 산마루금 확인이나, 주변 마을 얘기, 전설도 가능하다. 영취산은 지난 주엔 하산 코스로, 이번엔 먼저 오르는데, 아마도 영취산은 언젠가 한번 더 찾아야할 것이다. 금남호남정맥을 하려면 그 출발점이 이 영취산이기 때문이다.

 

영취산 정상

 

영취산 정상은 먼저 올라온 많은 회원들로 붐볐다. 간단히 사진만 남기고, 북으로 조금만 진행하면 전망바위가 나타나 남북과 동으로 조망이 가능하다. 지나온 백운산 능선뿐만 아니라 앞으로 갈 덕유산의 서봉과 남덕유산 능선이 압도하듯 다가온다. 이 두능선은 오늘 산행 내내 어느 전망바위에서건 멋진 모습으로 다가온다. 동으로는 함양의 고을들과 그 멀리로 장대한 능선이 펼쳐진다.

 

서덕운봉엔 옆으로 누운 소나무 한그루가 시그날을 달고 정상석을 대신한다. 백운산 능선을 거쳐 영취산에서 이어져온 능선, 그리고 한 능선은 우측으로 뻗어 무령고개를 넘어 장안산으로 이어진다.

 

서덕운봉 정상

 

백운산-영취산 능선

 

등로는 평탄하게 이어진다. 조릿대 지역이 유난히 많이 나타나고 그 조릿대는 어깨나 키 높이로 올라간다. 또한 억새지역도 간간이 나타나고 작은 평원을 채우기도 한다. 대낮의 빛에 반사되어 번뜩임이 바람에 출렁이면 춤추는 양 아름답다. 한 봉우리 올라가기 전에 말궁굴재란 고개를 만나는데, 엣날 이 고개를 넘다가 말이 굴렀다고하여 붙여진 이름이란다. 장수군 장계면 대곡리의 주촌마을과 함양군 서상면 옥산리간을 왕래하던 옛 고개길이라는데, 육십령과 영축산의 중간지점으로 각 6.5Km 지점이다. 논개생가 2.5Km, 옥산리 3.5Km란 팻말이 땅에 놓여져있다. 

 

곧 977.1봉을 지나고 북바위를 기다린다. 혹시나 놓칠세라 갈림길에 유의하며 진행하니 시그날이 많이 나부끼는 한 갈림길을 만나고 바로 좌측이 북바위이다. 정말 바위의 모양이 북의 형상이고 좌측으로 오동제 큰 못이 보이고 그 뒤로는 아마도 논개 생가이다. 북바위는 신라와 백제가 대치하여 전투를 할 때 승리한 측에서 올라 바위에서 북을 쳤다는데 유래한다. 

 

북바위

  

 

북바위에서 15분 정도 시간을 보내며 중식을 들었는데, 그 동안 두분만을 볼 수 있었다. 다른 분들은 아마도 중식을 들고 이 곳을 지나칠려는 모양이다. 조심스레 내리막을 내려가면서 민령을 놓치지 않으려한다. 자갈이 많이 있다는 단서에 유의하면서. 역시 시그날 나부끼는 한 고개를 만나고 바로 위에 이정목 하나가 세워져있다. 여러 상황으로보아 여기가 민령이다. 동쪽의 함양군과 서쪽의 장수군을 잇는 여러 고개중에서도 이 민령을 꼭 보고자 함은 아마도 이 고개가 장계면 대곡리 주촌의 논개생가와 함양군 서상면 방지의 논개묘를 잇는 고갯길이 아닐까하여서다. 논개의 사후 그 주검을 고향으로 이송코자 하였으나, 고향에선 왜군의 후환을 두려워하여 받아들이지 않자, 고개를 넘지 못하고 함양군의 방지에 묻혔다는 것이다. 아마도 이 민령을 오르내리며 설왕설래한 듯하다. 지금은 장수군에서 논개생가라며 여러 유적을 요란하게 선전하나 그런 옛사실엔 뭔가 아쉽다. 

 

민령 

 

민령을 지나며 조망되는 깃대봉 능선은 우측으로 크게 휘어지는 듯하다. 깃대봉은 날씬하게 솟아 이름지어진게 아닌듯 정상은 밋밋하게 보여진다. 오늘의 가장 난코스라지만, 크게 힘들진 않다. 좌우로 모두 대전-통영간 고속도로가 보여진다. 깃대봉엔 아무도 없었다. 홀로 사방을 조망하며 즐길 수 있었다. 특히 남덕유산이 코 앞에 다가오고, 그 앞에 할미봉이 암봉과 함께 눈길을 끈다. 그 동안 함께 수고한 배낭과 스틱을 이정표에 세워 사진을 남기고 하산하려할 즘, 두분이 깃대봉에 도착하자 사진을 부탁하였다.

 

깃대봉

 

서봉과 남덕유산, 할미봉

 

하산길은 즐겁다. 산행이 고통스러웠어도 하산은 즐겁다. 강렬한 햇살과 바람이 주는 산행은 하나의 선물이다. 그 큰 선물을 안고 하산은 즐거울 수 밖에 없다. 깃대봉에서의 하산은 북으로 향하면서 또 한번 동쪽으로 크게 휘어진다. 그곳은 평원이니 바람에 억새가 나부낀다. 가운데 소나무 한그루, 그 아래에서 손대장이 거북을 기다리는 토끼처럼 잠시 잠을 청하고 있다. 아마도 북쪽 방향으로 가지말라고 길을 막고 동쪽으로 안내하기 위함이다. 등로를 이어가면 샘터를 만나니 주민들의 정성이 듬뿍 느껴질 정도로 잘 정돈되어 있다. 목을 축이는 길손들에게 전하는 말이 있으니, "사랑하나 풀어 던진 약수물에는 바람으로 일렁이는 그대 넋두리가 한가닥 그리움으로 솟아나고...."

 

길게 이어지는 등로도 마침내 한 마디를 이루니 육십령에서 일단 접어진다. 육십령 안내판에 그 유래에 대한 설명이 있으니 3가지 설이다. 장수감영과 아의감영에서 이 고개까지가 각각 육십리길, 혹은 크고 작은 고개 60여개를 넘어야 이 고개에 도달, 혹은 도둑으로 들끌흔 이 고개를 넘기위해 장정 60명이상이 모여야 이 고갯길을 나섰다는 설들인데, 마지막이 유력하다고 한다. 

 

억새 평원 

 

육십령 고개 

 

먼저 오신 분들의 하산주 나누는 자리에 함께 자리를 잡았다. 막걸리를 들기도 하고, 소주에 맥주를 타서들기도 하였다. 여러 잔을 들었지만, 도가 지나치면 힘들것 같아 적당한 선에서 자리를 일어났다. 한 분이 다쳐 상당히 지체중이라는데, 내가 한산한 후 거의 두시간이 지나서야 버스가 귀경길에 올랐다. 다친 그분이 바로 오늘 나의 짝꿍이시고, 돌뿌리에 걸려 넘어지셨으나, 큰 상처는 아니라 다행이다. 그 동안 큰 사고는 없었지만, 작은 사고 혹은 상처는 구간내내 발생하는 듯하다. 항상 조심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귀경중 정대장 설명에 따르면 덕유산 구간이 당초엔 무박진행이지만, 힘들어하는 회원들의 청을 받아들여 2구간으로 나눈다고 한다. 그러면 후일 일정도 모두 순연되는데, 개인적으론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백두대간을 통해 어려움을 극복하려는 자세를 배우려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