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간과 정맥/백두대간 (완료)

백두대간 9-2구간: 월성치-삿갓골재-무룡산-동엽령(2007.06.30)

클리오56 2007. 7. 1.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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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행일자: 2007.06.30

** 산행지: 백두대간 9-2구간 (황점) - 월성치 - 삿갓골재 - 무룡산 - 동엽령 - (안성면)

** 산행로: 황점 - 월성치(1,240M) - 삿갓봉(1,410M) - 삿갓골재(1,280M) - 무룡산(1,491.9M) - 돌탑(1,300M) - 동엽령(1,260M) - 칠연폭포 - (무주군 안성면)

** 산행거리: 약 18.25Km (마루금 10Km + 연장 8.25Km)

** 산행시간: 총440분 (산행 336분 + 식사 및 휴식 104분)

** 산정산악회 (김, 조)

 

08:00 궁내동 톨게이트 출발 (11:00 황점 도착)

11:06 산행들머리 황점 출발

12:13 월성치 (휴식 10 ~12:23)

13:21 삿갓봉 

13:43 삿갓골재 대피소 (중식 42~14:25)

15:13 무룡산 (휴식 8 ~15:21)

15:56 돌탑 (휴식 8분 ~16:04)

16:38 동엽령

17:35 칠연폭포 갈림길 (칠연폭포 족탕 36 ~18:11)

18:26 산행날머리 안성 탐방지원센터 

19:15 안성 출발 (22:00 궁내동 도착)

 

 

오늘은 10회차 대간산행일이다. 총 53회중 거의 20%에 육박하니 제법 다닌 셈이고, 한번 빠졌지만 땜방을 하였으니 지금까지의 전구간을 빠짐없이 마쳤다. 10회차 구간의 특징은 연장구간이 전후로 추가되고 만만치 않은 거리라는 점이다. 특히 강소장의 명퇴로 지난 밤 3차까지 진행된 술자리의 여파가 걱정이다. 오랜만에 김/조 두 선배가 모두 참석한 산행이다. 우리 일행은 두번째 열 좌석을 배정받고 있는데, 아마도 VIP급 대우를 받는 것 같다. 제1열은 고참 회장단이 차지한 다음이니깐. 하지만 행여 다른 분들이 우릴 노년층으로 오해를 하지는 않을지... 궁내동에서 우리가 타기전에 일행간 좌석문제로 작은 충돌이 있었던 것 같기에 더욱 부담스럽다. 오늘 짝꿍은 이미 대간을 마스터하신 연세 드신 분인데 다시 복습중이라신다. 정간은 많은 부분이 낮은 산들로 이루어져 산행기분이 들지 않으시다며 명산으로 이루어진 대간산행이 최적이라시며 계속하신다. 물론 일요일에 다른 산들도 찾으시는데, 다음주엔 토요일 대간 후 일요일에 포항 내연산을 염두에 두고 계셨다. 가장 선두에서 가시니깐 무전기도 들고가시고 시그날이나 방향표시지를 준비해가셔서 중요 포인트에 설치해두신다. 버스에서 잠을 청하려했지만 깊은 잠은 오질 않는다. 지난 번과 마찬가지로 거의 정각 11시에 산행들머리 황점에 도착하였다.  

 

모두들 동작이 재빨라 미리 차안에서 스틱까지 맞추어 두었다가 버스가 도착하면 총알같이 날아가버렸다. 우리 3인이 5분여만에 출발준비를 마쳤을 땐 손 후미대장만이 기다리고 있었다. 초입부는 평탄하고 폭이 넓어 걷기에 편하여 20여분이상 속보가 가능하다. 후미 10여명이 무리를 이루어 한참을 진행하다가 월성재2교를 지나면서 된비알이 시작되는데, 나무계단을 오르기도하면서 숨을 가쁘게 몰아쉬기를 40여분이나 계속해야 한다.    

 

월성재2교 

 

된비알에 숙취의 여파가 나타나니 힘이 들고, 물을 자주 또 많이 들게된다. 삿가재대피소에서 물을 구할수 있다니 아낄 필요가 없어 양껏 마셔본다. 월성재 하늘이 트이길 기다리며 힘들게 오른 끝에 도착하니 배회장께서 사진을 찍고 계시다가 함께 하길 권유하신다. 방울 토마토를 들며 10여분 휴식을 취한다. 대간 마루금 등로는 경남과 전북의 경계이다. 지난 구간에서 남덕유산을 지나면서 경남은 함양에서 거창으로 들었으며, 오늘 삿갓봉을 넘어서면서 전북은 장수에서 무주로 들어선다. 대간  마루금이 9.2Km인데, 두 주요고개인 월성치가 1,240M, 동엽령이 1,260M나 되며 중도의 대표적인 산으로 삿갓봉이 1,410M, 무룡산이 1,491.9M나 되니 마루금 등로는 모두 1,300M 내외로 고도가 아주 높은 편이다. 국립공원이 그러하듯 이정목 표시가 잘되어있고, 구조용 팻말도 산행에 요긴하게 사용된다. 마루금 출발지인 월성치가 01-44이고 도착지점인 동엽령이 01-24이니, 이 구간에 20개의 팻말이 박혔고, 구간거리가 평균 500M가 채못된다. 미리 선답자의 산행기를 숙지하여 주요 포인트의 팻말 번호를 알아두면 지점 확인이나 잔여거리 등에 유용한 정보가 된다.

 

휴식후 3-4분 오르면 곧 조망이 기막힌 전망바위에 도달하는데, 남으로는 우리가 지나 온 남덕유산과 서봉 능선이, 그리고 북으로는 여러 봉우리가 사열받듯 뚜렷하게 이어지니 등로가 심상치 않음을 보여준다. 등로 좌우로는 짙은 녹음의 바다가 펼쳐진다. 삿갓봉을 우회하여 대피소로 바로 이어질 수 있지만 우린 삿갓봉을 오른다. 이런 중요한 갈림길엔 이정목이 절실한데, 지난 구간에서도 남덕유산 갈림길에서 이정목이 없어 의아스러웠는데 이런 부분은 보완되어야겠다. 다행히 짝꿍 선두께서 표시를 잘 해주신 덕분에 놓치지 않았다.  

 

월성재에서 삿갓봉으로 이어지는 능선

 

삿갓봉은 그 이름이 의미하는 모양의 산이겠고, 여기 역시 조망이 탁월하지만 장마의 영향으로 운무가 드리워져 부분적으로 막혔다. 대피소까진 20여분 내리막길이라 어렵지 않고, 도중에 이쁘장한 강아지를 데려온 산객 부부를 만났다. 키가 종아리에도 미치지 못하는데 어느 방향에서 왔던지간에 최소 10여Km는 걸었어야할텐데 대간길에 강아지는 처음이다.   

 

삿갓봉

 

삿갓골재대피소는 덕유산에 소재한 2개의 대피소 중 하나인데, 좁은 터라 그리 크지는 않지만 친밀감이 느껴진다. 대피소에서 점심을 들며 충분한 휴식을 취했는데, 마루금 9.1Km중 동엽령까지 앞으로 남은 거리가 6.2Km이니 반도 지나지 않은 상태에서 식사는 처음이다. 조선배가 수통을 모아 60M 아래의 샘터에서 물을 채워오셨는데, 계단길이라 상당히 힘드셨다. 다른 회원이 대피소에서 구입해주신 캔커피와 김선배가 가져온 참외로 디저트 즐긴 후 다시 산행을 시작하였다. 대피소에서 두레골이란 분을 만났다. 이분은 8차대 회원이었으며 훌륭한 대간 산행기를 남겨 나의 경우 매 산행시 참고하고 있다. 그분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였으며, 산행기에 적힌 구간별 시간은 사진촬영하느라 크게 참고되지 못할거하고 답해주셨다.   

 

삿갓골재대피소

 

이제 점심도 들었고, 물도 보충하였고, 간밤의 숙취에서도 모두 벗어났으니 힘찬 걸음으로 산행을 재개한다. 동엽령까진 6.2Km이고 도중에 이번 산행의 최고봉인 무룡산을 지나게 된다. 한없이 넉넉한 능선이유유히 전개되니 바로 용이 춤추는 형상인가? 험한 암릉 없이도 마음을 사로잡으니 바로 덕유 아닌가? 운무의 가스로 수시로 조망되는 형상이 변하지만 그 넉넉함만은 유지된다.        

 

삿갓봉에서 무룡산으로

 

까마득해보이던 그 무룡산도 이제 시야에 접근하고 나무데크를 오른다. 해발이 높아서인지 고사목도 보이나 지리산과 한라산처럼 나무가 굵고 높지는 아니하다. 아직 해발이 1400고지라 그런가? 무룡산은 향적봉에서 남덕유산으로 이어지는 덕유주능선의 한 가운데 위치하여 허리 역할을 맡고 있다. 산의 높이는 외우기 쉽게 1,492M인바, 바로 콜롬부스가 신대륙을 발견한 해이기 때문이다. 내 또래의 고등학교때 모두 그러하였듯이, 392, 492, 592를 조선건국, 신대륙발견, 인진왜란 등 주요 사건과 연계하여 외운 덕분에 아직도 기억이 난다. 하긴 1492가 외국 어느 의류제품의 브랜드이기도 하더라.   

 

무룡산 정상석

 

무룡산을 지나며 이젠 시간을 생각한다. 앞뒤로 다른 회원분들을 자주 보질못하여 우리가 어느 정도의 속도인지 짐작이 어렵다. 돌탑을 지나고 동엽령까진 약간의 고도차 심하지 않는 오르내림후 내리막길이 계속된다. 동엽령! 겨울 잎이란 뜻인데, 주변은 하나의 평원마냥 펼쳐진 모습이다. 나무데크로 산군들의 쉼터가 제공되어 있다. 왼편 무주의 안성 방면으로 내려서면 긴 나무계단이 상당히 길게 이어진다.  내려서기전 어디 향적봉을 볼수 없을까 미련을 가지며 북쪽방향을 조망하지만, 아직 운무로 시야가 가려져있다. 동엽령에서도 노란 시그날, 배창랑과 그 일행=산군들의 시그날이 있다. 나중 확인하니 우리 배회장님께서 손수 붙이신 시그날이다. 

 

무룡산에서 동엽령 등로의 동쪽 사면

 

동엽령에서 안성까진 4.2Km이니 짧지않은 거리이고, 도중에 칠연폭포의 명소가 있다. 등로가 길어 긴 산행이 되었지만 어치피 할 족탕, 폭포에서 즐기기로 하였다. 갈림길에서 좌측으로 5분 정도 오르니 두 물줄기가 시원하게 내려온다. 폭포 자체는 높지 않으나 위로 올라 답사하니 계단식으로 내려오면서 작은 소를 여럿 만드니 바로 칠연이라 명명된 듯하다. 장마철이라 수량이 풍부하여 계곡은 물소리가 세차고 날머리 근처에는 문덕소란 큰 못이 있었다. 6시반이나 되어 버스에 도착하니 아직 반 정도의 회원이 오는 중이란다. 미역국으로 간단히 저녁식사를 마치고 술은 삼가하였다. 

 

여름산행에서 식수가 중요한데 오늘 3통이나 들이켰다. 물론 조선배가 샘터에서 물을 보충한 덕분에 많이 들긴하였지만 땡�이 아닌데도 그 정도이니, 한여름엔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하나의 숙제이다. 

 

칠연폭포 

 

올해의 반이 지났고, 그 반년동안 50회의 산행을 가졌으니 적지 않다. 백두대간 10회, 100대명산 13회가 특히 소중하게 기억되리라. 대간 10회중 간간이 비가 온 경우가 3-4차례있었지만 산행을 방해받을 정도가 아니었던게 다행이다. 오늘 산행도 장마기간중 계속 비가 내리다가 유독 대간날인 오늘 토요일만 잠시 비가 그쳤으니 하늘도 도와주시는 듯하다. 

 

즐거운 산행을 하기 위해 산행 전 꼭 선답자들의 산행후기를 읽었고 많은 유용한 정보를 취득하여 그 분들에게 감사하게 생각한다. 산행을 즐기기 위해선 산행후기를 쓰야한다고 한다. 후기를 쓰면 산을 최소한 세 번 오르는 격이라고 한다. 산행 전 도상으로 한번, 산행으로 한번 , 다시 후기 글로 한번이니 도합 세번이 된다는 것이다. 허접한 글로 산행후기 공해를 일으킨다면 그 죄를 달게 받겠으나, 블로그의 글이 극히 개인적인 측면도 있으니 좋으나 나쁘나 개인으로선 소중한 추억이고 자료이다. 다른 분들의 글로 나의 산행이 즐거워졌으니, 나 역시 미약하나마 하나의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면 충분히 소임을 다한 것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