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100대 명산 (완료)

(25) 팔봉산 (2006.05.28)

클리오56 2006. 5. 29. 13:04
** 산행지: 팔봉산(302M)
** 산행로: 매표소 - 제1봉~제3봉(정상) - 해산굴 - 제4~5봉 - 홍천강

** 산행시간: 10:52 - 13:20 (산행 148분)

** 평촌산방(19명)

 

08:24 평촌출발 (- 10:36 팔봉산 매표소 도착)

10:52 산행들머리 매표소 출발

11:17 제1봉

11:44 제2봉

11:58 제3봉

12:33 제4봉

12:39 제5봉

12:51 제5봉/제6봉 갈림길

13:20 홍천강 도착

16:52 팔봉산 홍천강 출발 (- 21:55 평촌도착)

 

 

 

팔봉산은 춘천 옆 홍천에 위치하는데, 산림청 선정 100대 명산에 속하고, 한국의 산하에서도 인터넷 접속 83위에 랭크되어있다. 하지만, 고도는 302M에 불과하여 100대 명산중 가장 낮다. 높이만 보고 쉽게 오를 것이라고 짐작, 산행복장을 등한시하여 사고 우려가 많은 곳으로 평이나 있다. 전날의 비로 인하여 바위가 미끄러우며, 사실 이번 산행 당일 다른 산방에서 두 건의 큰 사고가 발생하여 6~8봉을 남겨두고 철수하였다. 

 

작년 8월말 팔공산 산행에서 시작된 나의 100대명산 산행이 이번 팔봉산으로 25번째이다. 10개월만에 25개 산봉우리, 즉 1/4을 둘러보았다. 10년 동안 100개산을 주유한다는 계획이었는데, 훨씬 빠른 템포이다. 하긴, 접근이 용이한 산에 우선적으로 갈 수 있었고, 산행에 재미를 들인 탓에 주말엔 방에 콕 박혀있지는 않았다. 산행을 도와주시고 격려해준 많은 분들에게 깊이 감사한다.

 

 

지난 주 목요일 동네산방에 가입하여 일요일 번개산행에 함께하였다. 동네에 위치하여 산행 버스 승차가 손쉬워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 큰 장점이 있다. 

25인승 좁은 버스지만 먼거리가 아니라 견딜만 하였다. 무박으로 설악산 다녀온 3분이 다음날 바로 번개산행에 또 합류하니 대단한 산꾼이고 열성 또한 지극하다. 활발한 산방이구나 짐작.

 

어제의 비로 먼지는 모두 씻어진 양 하늘이 너무나 맑다. 한강을 따라 버스가 달려가니 전망이 좋고 논엔 이미 모내기를 거의 마쳤다. 홍천의 대명리조트 내를 경유하여 팔봉산으로 연결된다.

매표소를 모르고 지나치다 팔봉교를 지나 다시 돌아와 하차하였다. 자그마한 매표소와 입구문에 남자 귀두형상의 조각품이 목조각 2개, 그 가운데 석조각 1개를 세워두었다. 어찌보면 어울리지 않는 억지고, 해산굴과 연결하면 그럴수도 있겠다 하지만, 입구에 3개나 벌려놓는게 글쎄....    


팔봉산 매표소와 입구 귀두형상 조각품

 

 

매표소 지나 작은 다리를 지나면 나무가지가 온통 시그날로 장식되었는게 인상적이다. 마치 열대우림의 정글에 들어온 양 어둠 속에 나무들과 등로는 물기를 잔뜩 머금고 있다. 소로를 따라 조금 걸으면 침목으로 오르막 계단이 한참 이어진다. 이정표가 나타나는데 2봉으로 오르는 쉬운 길과 험한 길로 나눠진다. 우리는 험한 길로 접어들고 곧 밧줄타기, 암벽 오르기가 연속된다. 아주 어려운 코스는 아니지만, 전날의 비로 바위가 미끄러운게 신경쓰인다. 1봉 정상엔 어느 산방의 많은 인원들이 사진 찍느라 시간을 많이 잡고 비좁다. 

 

 

제1봉 정상

 

제1봉에서 내려가는 길이 많이 지체된다. 로프나 철난간을 잡고 내려가야 하는데, 한사람만이 통과가 가능하고, 어린아이 둘, 노인네분들도 눈에 띈다. 바위길 험한 산인데 높이만 보고 만만하게 덤벼드는게 아닌지, 게다가 비온 다음날인데. 2봉을 오를 땐 바위에 쇠받침을 해두어 미끌어짐이 방지되었다. 제2봉에 오르니 홍천강 휘어짐이 바라보인다.

 

1봉 내려가는 길

 

제2봉 정상

 

2봉엔 삼부인당이 있다. 400 여년 전부터 인근에 살던 세며느리의 효성을 기리기위해 세 부인의 신을 모시는곳으로 마을의 평온과 풍년을 기원하며 액운을 예방하는 당굿을 해오는곳이라 한다. 제2봉에서 바라본 팔봉산의 정상인 제3봉은 아찔하다. 거대한 바위봉우리이며 정상은 뾰족하다. 

 

삼부인당

 

제2봉에서 바라본 제3봉(정상)

 

제3봉 가는 길도 만만치 않고, 많은 인파로 또한 지체된다. 로프와 쇠사다리의 연속이다. 성마른 산꾼이 옆 바위로 올라 지름길 찾아보지만 여의치 않은지 다시 돌아온다. 정상에선 홍천강이 ㄷ자 형태로 휘어짐이 뚜렷이 보인다. 제4봉으로 가는 도중 제3봉을 오르다 어느 남성이 큰 사고를 당했다는 소문이 나돈다. 다시 한번 주의해야지 다짐한다. 

 

 

 팔봉산 정상인 제3봉에서 바라본 홍천강

 

이제 제 4봉을 향한다. 해산굴을 앞두고 철사다리에서 부터 한참동안 차례를 기다려야 한다. 이 굴을 통과하는 어려움이 산모의 해산 고통을 연상케한다하여 해산굴(산파바위)이라 부르며 또한 여러 번 빠져 나갈수록 무병장수 한다하여 장수굴로도 불리워진다는 설명이다. 우회로가 있긴 하지만, 팔봉산의 가장 특이한 체험인데 지체되더라도 기다리기로 한다. 빠져 나가는 방법이 독특하다. 우선 배낭을 바깥으로 내주곤, 누운 자세로 머리를 바깥으로 향하게 한 다음, 발을 벽에 잘 받쳐 밀면서 두 팔은 바깥으로 향해 위의 바위를 잡아야한다. 바깥에선 산파가 도와주니, 잘 빠져나오질 못하면 잡아당긴다. 산고의 고통이라지만, 오히려 태어나는 아기의 고통을 체험한다는 말이 오히려 정확하지 않을까. 내가 빠져나오니깐.

 

하여튼 고통을 체험하고 바깥 세상에 나오면 곧 제4봉이고 수려한 경관이 보상한다. 푸른 하늘에 맑은 홍천강과 백사장이 산허리를 휘감아 돈다. 누군가가 산행기에서 팔봉산 암릉 산행을 한바탕 치르는 정사라 하였고, 그 절정이 해산굴 통과라 하였다.

 

해산굴 통과

 

해산굴 빠져나오기: 출산

 

제4봉 정상석

 

제4봉에서 바라본 제5봉

 

제5봉으로 향하는 길도 로프나 철사다리가 모두 있다. 이젠 조금 익숙해지려나. 5봉을 넘어 6봉으로 향하는 중 안부에서 모두들 기다리고 있다. 여기서 중식을 들려나 생각했건만, 어느 중년 여성의 큰 사고 소식이다. 6봉을 오르다가 미끄러져 크게 다쳐 119와 헬기를 불렀다는 소식이다. 조금 아래에서 담요로 온몸을 덮었고 얼굴만 보인다. 신음소리가 들리고 딸아이는 곁에서 흐느끼고 있다. 일행들이 응급조치는 했지만, 많이 부족할테고 절대 인위적으로 움직이지 말라는 소리가 들린다. 우리 산방은 더 이상 산행을 진행말고 하산키로 결정했다. 다른 산방에서 큰 사고가 두 건이나 발생했고, 다친 사람을 목격까지 했으니 심리적 동요도 일어난다. 특히, 바위의 미끄름이 심하다. 다른 산꾼들도 대부분 하산하기로 하여 하산길이 북적댄다. 하산중 경찰과 구급대가 오르는 모습이 보이고 홍천강가에 도달해선 여러 구조대원이 들것도 나른다. 나중엔 결국 헬기까지 동원되는 것을 보았다. 부상당한 산꾼글의 쾌유를 빈다.  (중상입은 여성의 딸은 대학생 나이 정도, 산행복장은 아니었다. 운동화에 청바지 차림: 여러분 산행엔 절대 그런 차림 마시길) 

 

제5봉 정상

 

하산길에 만난 구조대원들(오르는 3분)

 

구조대원: 들것을 준비

 

헬기동원

 

하산후

 

일찍 하산했지만, 점심시간은 훨씬지나 시장하였다. 홍천강 모래사장에 판을 벌려 점심을 들었다. 김밥에 여러 회원들이 가져온 찬들로 맛나게 들고. 동동주와 소주 여러 잔을 걸쳤다. 돌아가기엔 너무 이른 시간인지 낚시도구와 삼겹살 구워먹을 도구들을 긴급 조달하였다. 팔봉교 아래 그늘에서 돌판과 석쇠판에 구울 준비를 하고, 일부는 견지낚시로 이름모를 작은 고기를 제법 잡기도 하였다. 나중 라면에 함께 넣어 매운탕이 되었다. 견지낚시를 시도해 보았는데, 고기들이 낮잠자는 시간인지 잡지는 못했다. 견지의 뜻을 찾아보니 "물고기를 낚을 때 낚싯줄을 감았다 늦추었다 하는 데 쓰는 얼레. 대로 납작하게 외짝으로 만들었다"고 설명되어 있다. 날씨 좋은 날에 소풍 나온 기분을 한껏 만끽하고, 돌아오는 길은 4시간이나 걸려 평촌도착.  


 

홍천강과 팔봉교

 

견지낚시

 

돌판 삽결살 구이

 

들꽃(토끼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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