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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 여행 14일차: 볼리비아 알티플라노 고원 ~ 칠레 아타카마 사막 (2024.2.26)

클리오56 2024. 3. 21. 05:16

일자: 2024.2.26
코스: 우유니 숙소 ~ 해발 4,960미터 ~간헐천~온천~라구나 베르데(Laguna Verde)~라구나 블랑카(Laguna Blanca)~아타카마사막~달의계곡~ 칼라마 숙소
거리: 270.6km(차량 이동)
소요시간: 14시간14분(휴식 5시간52분 포함)

'까칠한 저널리스트의 삐딱한 남미여행(저자: 이해승)'을 보면 남미여행에서 어디가 가장 좋았느냐는 질문에 '아타카마에서 국경 넘어 우유니 가는 길'이라고 답한다. 나는 그의 글을 길게 다시 언급해두며 기억하려한다. 이 지역을 통과하는 그날 느끼기 위해서이다.
 
그곳은 해발 4,400m 고원이라서가 아니라 풍광 때문에 숨이 막혔다. 
거대한 텅 빔.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볼수록 엄청난 것으로 꽉찬 이율배반적인 공간. 
드넓은 평원과 멀찌감치 늘어선 만년설 봉우리는 '끝"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고원에 여러 갈래 길이 하얗게 빛났다. 어디로 갈지는 우리 마음이다. 천국으로 소풍가는 기분이다.
시시각각, 형형색색, 절경이 잇따라 펼쳐지며 누구도 잠들지 않았다. 잠들 수 없었다.
아찔할 만큼 극단적으로 파란 하늘, 파도치는 완벽하게 흰 구름, 구름 그림자가 검게 얹힌 들판, 눈부시게 빛나는 만년설, 습하게 푸른 초지대, 맑게 졸졸 흐르는 도랑, 물을 마시느라 잔뜩 구부린 라마의 어깨 위로 펼쳐지는 아득한 산맥, 바람,
공기, 지구의 끝에 와 있는 호젓한 외로움. 모든 것이 완벽하게 버무려져 눈을 깜박이는 순간도 아까울 지경이다. 
 
허름한 외관과 달리 Hostal los Andes 숙소 내부는 오지답지 않게 외풍도 없고 이부자리도 푹신하여 숙면을 취할 수 있었다. 더구나 와이파이 없는 밤이었기에.

아침 6시 식사 시작인데 5시에 일어나 캐리어 챙길 준비하려지만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별 수가 없다. 바깥에 나가니 하늘의 별이 제법 무수하다. 간단한 식사 이후 7시 조금전 전용차량 2대에 분승하여 긴여정을 시작했다. 더구나 오늘은 칠레로 입국한다.

비쿠냐, 도중에 자주 보기는 했지만 사진으로 남기기는 처음이다. 라마와 알파카가 가축인데 반하여 비쿠냐는 야생이다.

오늘 알티플라노 고원을 통과하는 최고해발로 4,961미터이다. 이 지점을 고려하여 지난 며칠간 고산병에 대비해왔으며, 이즈음 몇 분이 설사 등을 겪게 되었는데 고산 증세의 하나가 아닐까 생각한다.

가이저와 온천이 연이어 소개된다. 여러 가이저에서 연기를 뿜어낸다. 온천에서는 발을 담구며 짧은 시간이나마 피로를 회복시켜본다. 해발 4,900 미터 높이에 있는 멋진 간헐천, Sol de Mañana이다. 고도가 높아 매우 춥다는 평~

 

특히 해발 약 4,300m의 고도에 위치한 Termas de Polques은 미네랄이 풍부한 뜨거운 물을 공급하는 천연 온천이다. 발을 담그고 휴식을 취했다. 우리 일행을 제외한 다른 여행객들은 대부분 수영복 차림으로 여유롭다. 

 

사막이 광활하게 펼쳐지는데 살바도르 달리의 초현실주의적 작품을 닮았단다. 무지개산 같다고하니 무지개산이 더 아름답다는 다녀온 사람들의 강한 항변이 들어온다. 살바도르 달리 사막(Desierto Salvador Dalí)

라구나 베르데(Laguna Verde), 즉 그린 라군과 해발 5,920미터의 리칸카부르 화산. 이들에 대한 안내판이 있는데 스페인어 뿐이다.

연이어 곁에는 라구나 블랑카(Laguna Blanca), 즉 화이트 호수이다.

Refugio El Alto라는 허름한 식당에서 라면과 샌드위치로 점심 식사~

볼리비아 출국을 간단히 거친 후 칠레 출입국사무소로 이동하였다

칠레 입국절차가 꼼꼼하여 다소 오래 걸릴 수 있다며, 특히 과일과 육류의 반입은 벌금을 초래할 수 있으니 유의하라고 했다. 앞의 중국인 단체로 지체되긴 했으나 작은 소동도 없이 무난히 끝났다. 칠레 입국사무소의 화장실은 입국 스탬프가 찍혀야 이용가능했다는 사실~

칠레로 진입하니 때깔이 달라졌다. 도로 포장도 산뜻하고 여행사 차량도 에어컨이 가동하고 충전도 가능하였다. 해발 4,600m의 출입국사무소에서 해발 2,500m의 산 페드로까지는 계속 고도를 낮춘다.

달의 계곡, 칠레 판은 볼리비아 달의 계곡과는 판이하게 달랐고 실제 달 모습에 가깝지 않나 생각. 사실 이 지역은 볼리비아 땅이었는데, 초석을 두고 볼리비아-페루 연합이 칠레와 4년간 전쟁을 벌였는데 초석전쟁, 혹은 남미태평양전쟁이다.
결국 칠레가 이겼는데 볼리비아는 광대한 아타카마 사막은 물론 바다로 나가는 출구마저 잃었다.

세 마리아상인데 관광객 부주의로 하나가 망가졌으니 두 마리아상이라고 하니 가이드는 2.5 마리아상이라 한다.

산 페드로 여행자 거리에서 저녁식사. 은대구 요리에 피스코 사워 카테일을 마셨는데 인당 4만원이 넘는다. 가이드가 단체로 시켰는데, 뭔가 찜찜. 여행자 거리는 원래 가격이 그렇게 비싸지 않는게 일반적인데.

숙소는 칼라마의 Park Hotel, 모처럼 대형호텔에 숙박했다. 일행이 저녁식사 생선때문에 식중독으로 응급실을 다녀오는 참사가 빚어졌다.

아타카마 사막 소개
남미 안데스 산맥 서쪽에 있는 사막으로 세계에서 가장 건조한 사막으로 유명하며, 비가 내려도 대기에서 날아가버리기 때문에 연강수량을 측정할 수 없다고 한다. 안데스 산맥 때문에 산맥 동쪽의 비구름은 넘어오지 못하고, 바다 쪽은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용승해역인 동시에 한류인 페루 해류가 흐르기 때문에 비구름 형성에 필요한 저기압대가 형성되지 않아 매우 건조하다. 푸른 생명을 찾아볼 수 없는 달과 비슷한 환경이라 이름도 '달의 계곡'이란 뜻이다. 이카-나스카-아타카마까지 메마른 사막벨트가 이어진다. 
 
아무것도 없는 황무지같지만 사실은 이 지역에서 전 세계 구리의 3분의 1이 생산되는 어마어마한 노다지 땅이다. 원래 이 지역은 스페인 식민지배에서 독립 초반기까지 볼리비아와 칠레가 반반씩 차지하고 있었으나 태평양 전쟁으로 인해 볼리비아 쪽이 영유하던 태평양 해안 지역이 칠레령으로 넘어갔고, 새로 칠레령이 된 이 지역에서 나오는 구리가 현재 칠레 GDP의 15%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다. 한편 볼리비아는 이 전쟁으로 해안선도 잃고 자원도 잃어버렸다.
 
질산 칼륨 광물인 초석(硝石)의 산지로도 유명하다. 칠레 해안에서 물새들이 정어리를 잡아먹고 배설한 배설물이 사막의 건조한 기후에 굳어져 만들어진 것이다.
 
천체 관측을 방해하는 대기의 방해가 적은 고원이어서 천체 망원경을 운용하기에 최적지이다. 건설비가 15억 달러 가량 투입된 세계 최대의 전파 망원경인 ALMA (Atacama Large Millimeter Array)가 여기에 있다.
 
칠레 소개
칠레하면 떠오르는게 우선 남북으로 길다는 것, 무려 4,300km에 이른다. '총균쇠'에서 지형이 남북으로 길면 기후가 모두 바뀌어 굉장히 불리하다는 논리가 있었는데 칠레는 어떨지. 잘 활용하면 다양성의 잇점도 있을듯. 

어쩌면 그래서 칠레를 3W와 3F로 소개한다. 3W는 좋은 날씨(Weather), 아름다운 여성(Woman), 질 좋은 포도주(Wine)를 뜻하고 3F는 생선(Fish), 꽃(Flower), 과일(Fruit)이 많이 생산된다는 뜻이다.   

그리고 우리나라와 FTA 를 체결한 첫번째 나라라는 것, 알아보니 2004년이니 꼭 20년전이다. 당시 포도 수입으로 국내 농가가 전멸할거라며 격렬히 반대하며 지원금 많이 챙기더니만 아직도 우리나라 포도농가는 잘도 살고 있다. 

칠레 국기는 스페인어로 라 에스트레야 솔리타리아(La Estrella Solitaria)라 불리며, '외로운 별'이라는 뜻이다.
흰 오각형 별은 진보와 명예를 의미하고 푸른색은 하늘을 의미하며,
흰색은 안데스 산맥, 붉은색은 독립을 위해 흘린 피를 의미한다. 1817년 독립 선포를 앞두고 국기로 지정되었다.

 

미국 텍사스 주의 주기와 이름(The lone star flag)도 같고 디자인도 유사한데,
사실 칠레 국기가 텍사스 주기보다 20년 정도 역사가 앞선다.

 

 

수도는 산티아고(Santiago). 정식 국명은 칠레공화국(República de Chile)이다.
남북으로 길고 가늘게 쭉 뻗어있는 특이한 형태의 영토 모양으로 유명하다. 
그리고 남미대륙의 절반을 차지하는 브라질과 국경을 마주하고 있지 않은 두 나라 중 한 곳이며 사이가 좋다.
 
유명한 것으로는 모아이로 잘 알려져 있는 이스터 섬, 20세기 악명 높은 칠레의 독재자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그리고 가격대비 품질 좋은 칠레산 포도주와 로빈슨 크루소의 모델이 살았던 후안 페르난데스 제도,
마젤란 해협과 그 옆에 있는 자그마한 도시, 세상의 끝 도시라 불리는 푼타아레나스 등이 있다.
딱히 유명하지는 않지만, 15소년 표류기의 배경이 된 아노벨 섬(하노버 섬)도 남쪽 해안 끝자락에 있다.
 
남미에서 우루과이와 함께 그나마 선진국 수준에 가장 근접한 국가이다.
남미에 2개밖에 없는 OECD 회원국으로  완전한 민주주의 체제를 갖추고 있으며,
1인당 국민소득(PPP 기준)이 25,000 달러가 넘어 남미에서 국민의 평균적인 생활수준이 가장 높은 곳이다.
고학력 인텔리전트 이민자들이 많은 덕에 타 남미 국가들과는 달리 인력의 질적수준에서 메리트를 갖고 있다.
법인 설립 및 대출, 세금제도 혜택, 이민수속절차를 간소화해서 여러 세계 경제잡지들로부터 찬사를 받기도 했다.
 
반대로 무분별한 국가적 재화의 민영화로 인한 심각한 빈부격차와 계층 간의 사회갈등, 과도한 교육비로 몸살을 앓고 있다. 물론 이러한 문제는 남미대륙의 어느 나라나 겪고 있는 공통된 문제이기에 칠레만의 문제라고 할 순 없다.
또한 브라질, 멕시코, 아르헨티나, 베네수엘라 등과 함께 중남미의 살인적인 대도시권 물가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국가경제의 대부분을 구리 수출에 의존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구리를 많이 수출하는 나라가 바로 칠레다.
주요 수입국인 중국이 2015년 증시불안과 공급과잉으로 원자재 수입을 줄이면서 칠레는 그대로 직격탄을 맞아
국영 구리공사(CODELCO)가 2015년 회계 영업순손실 14억 달러를 기록하면서 장렬히 사망.
슈퍼 사이클의 종료로 페소화의 약세, 그로 인한 수입물가발 고인플레이션 압박을 받고 있다.

이에 칠레는 최근 구리업과 농축산양돈업을 이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스타트업 칠레 (START-UP CHILE) 라는 융합기술창업지원 서비스 정책을 밀고 있다.
또한 디자인 (건축, 광고, 산업) 부문에서 상당한 국제적 인정을 받고 있다.
이 덕분에 최근 미국과 북유럽 등지에서 IT 전문가와 젊은 인력들을 적극적으로 유치, 지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