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 및 소감
- 등장인물: 올리버 트위스트(주인공), 맨 부인(보육원), 범블(교구 하급관리), 딕(보육원 아이, 올리버를 따랐음) / 싸워베리(장의사), 노어 클레이폴(장의사 견습) / 잭 도킨스(도둑소굴로 안내한 도둑), 페이긴(도둑 소굴의 유태인 노인), 찰리 베이츠(도둑), 낸시(도둑), 벳(도둑), 빌 싸익스(불량배) /브라운로(노신사), 그림윅(노신사 지인), 베드윈 부인(브라운로 가정부), /톰 치틀링(빵깐에서 출소한 도둑 일당), 토비 크래킷(싸익스와 공범 도둑), 바니(공범 도둑)/코니 부인(구빈원 간호부장)/ 메일리 부인(처씨 마을), 로즈 양, 해리, 자일스, 브리틀스, 로스번(의사), 에드워드 리포드(도둑 일당 멍크스, 올리버의 이복형)
- 작품해설(민음사)
* 플롯과 주제의식이 뚜렷한 가운데 고통과 폭력과 공포 등 어두운 상상력이 지배적으로 작용. 선의 원리를 대변하는 주인공 올리버 트위스트가 온갖 역경을 뚫고 살아남아 마침내 승리하는 이야기로 뚜렷한 도덕적 교훈과 주제를 담고 있는 작품. 권선징악에 바탕을 둔 일종의 도덕적 우화에 해당. 하지만 올리버가 겪는 경험의 구체적 특수성, 특히 올리버를 억압하거나 위협하는 현실 세계의 구체적인 악에 대한 독특하고 생생한 재현이 관심과 흥미를 끌었다.
* 올리버 트위스트가 쓰이기 수년전인 1834년 영국은 빈민구제법을 개정하는데, 비효율적이고 부적절하게 운영되던 과거 구빈법의 여러 악습과 폐단과 부작용을 없애고 좀 더 효율적이고 합리적으로 정비된 법을 마련하는 것이었지만, 벤담과 멜서스의 공리주의 사상에 입각하여 빈민의 자격요건과 행정절차의 강화, 남녀분리수용, 급식 제한, 강제노역 부과 등을 골자로 신구빈법을 제정하였다. 그리고 이를 통해 구제대상이 되는 빈민 인구를 최소화하는 한편, 빈민 노동력을 최대한 창출해 냄으로써 빈민구제에 드는 사회비용을 절감하는 공리적 목표를 달성하고자 했다. 하지만 긍정적 요소에도 불구하고 빈민계층의 출산을 막기 위해 남편과 아내의 격리수용, 빈민 수용인원의 최소화를 위해 최저 수준의 급식 지공, 가혹한 노동의 의무적 강요 등 지극히 비인간적이고 비정한 공리적 조치들이 핵심적으로 포함되어 있었다. 작가로 활동 전 기자로서 삶의 현장을 누비고 다녔던 디킨스는 이러한 억압적이고 타락한 실상을 잘 묘사하였다.
* 멜로 드라마적 요소의 가미에도 불구하고, 선의 긍리라는 우화적 주제를 구현하는 이야기의 보편적 호소력, 디킨스 특유의 풍자적 해학과 통찰이 발휘된 개성적인 인물 창조와 묘사, 추리소설적 긴장과 희극적 활력과 비극적 감상성을 적당히 버무린 흥미로운 이야기 구성으로 '어른을 위한 동화'로서 시공을 초월한 대중적 사랑을 계속 받는다.
- 작품소개 (유튜브 '북사랑 카페')
* 찰스 디킨스가 1837년 25세에 출판하여 일약 스타 작가로 도약. 소설은 1837~1838년 런던문예 잡지 'Bently's Miscellany'에 '고아원 아이의 여행'으로 연재, 이후 단행본 출판. 이후 TV프로그램, 뮤지컬로 방영
* 저자 자신이 약 150여년전 영국 산업혁명 시기를 살면서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어린 나이에 구두약 공장을 다니면서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했는데, 이 힘든 시기에 목격한 비참한 사회현실을 그의 작품 속에 녹여 놓았다. 신흥 공업도시들이 생겨나면서 인구가 도시로 집우하는 도시화 현상, 공해문제, 위생문제, 주택, 그리고 빈민가 문제를 상상속의 소설이 아닌 현실을 비평하는 색이 찰스 디킨스의 소설 속에 짙게 나타나있다. 영국 산업혁명기의 노동자, 특히 어린이들의 조동의 삶에 실상을 고발한다는 시점에서 올리버 트위스트를 재해석해 보았는데, 소설 속에 나오는 구빈원은 스스로를 부양할 수 없는 자들에게 거처와 일자리를 마련해주는 잉긍랜드와 웨일즈에 있었던 실제기관 이었다고 한다. 가난하고 부모가 없는 어린이들은 구빈원에수용되었고 구빈원에 수용된 소년들은 기본적인 인권이 말살된 채 노동으로 내몰리는 상황이었다. 소년들의 노동의 댓가를 착취하는 구빈원의 모습을 통해 당시 영국 정치와 정책이 얼마나 잘못되었는지를 보여주며, 최저 12시간 최대 20시간에 이르는 겅의 살인적인 노동조건은 빈민가의 여성과 아동 모두에게 절망적인 사회로 비쳐졌고, 이 당시 구빈법에서는 개인은 자신의 삶을 스스로 해결해야 하며 빈곤은 나태함으로 인한 것이므로 개인의 책임으로 돌리는 즉 '자조 이데올로기'를 강조하고 있었다.
* 영국의 대표적인 셰익스피어를 통해 절대왕정 시대의 궁정사와 상류사회 계층의 생활사를 엿보았다면, 찰스 디킨스의 작품을 통해서는 급변하고 있었던 근대사회에서 접할 수 있었던 자본주의가 번성하면서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빈민에서 젠틀맨 사회로 신분을 상승시키려는 사람들의 모습을 간접적으로 그의 소설을 통해 발견할 수 있다. 그의 작품은 서민들의 고달픈 삶을 대변하며 소설을 통해 사회에 큰 영향을 주었다고 하며, 1833년 당시 영국의 장례식에서 절반 이상이 아이들의 장례식이었을 만큼 아이들이 죽어가는 슬픈 상황 속에 서도 이러한 아이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는 작품을 많이 썼다고 한다.
- 유튜브 일당백 시즌3 EP 11 (2021.5.29)
* 찰스 디킨스(1812~1870)의 대표작은 '크리스마스 캐럴', 위대한 유산, 데이비드 코퍼필드, 두 도시 이야기. 특히 두도시 이야기는 프랑스 혁명을 전후해서 다룬 이야기인데 첫머리가 아주 강렬하다. "최고의 시절이자 최악의 시절, 빛의 계절이자 어둠의 계절이었다. 희망의 봄이면서 곧 절망의 계절이었다. 우리 앞에는 무엇이든 있었지만 한편으론 아무것도 없었다. 우리는 천국 쪽으로 걸어가고자 했지만 우리는 다른 방향으로 걸어갔다". 작품 크리스마스 캐럴로 인하여 아이들에게 선물을 주는 크리스마스 산업이 만들어졌는데, 당시 영국에서는 아이들은 죄많은 존재라 땅을 파거나 하는 그런 일들에만 집중되었다. 이 작품 이후로 캐럴이 부활하고 아이들에게 선물하는 것이 활성화되었다.
* 한 부인에게서 아이 10명을 두었는데, 아주 행복했던 것은 아니지만 나중 별거하고 헤어졌다. 부친은 해군 문관이었는데 무절제한 생활로 실패하고 감옥행, 그때는 가족이 감옥에서 같이 살기도 했고 찰스는 어머니와 함께 바깥 생활인데 어릴 때부터 구두약 공장에 다니며 집안을 돌봄. 어머니에 대한 냉정한 분위기가 이때 생겨나지 않았을까 생각. 올리버 트위스트에 자신의 감정을 이입하여 자신이라고 생각. 제대로 학교교육을 받지 못했지만 서기, 기자 생활을 거치며 20대때 올리버 트위스트로 유명 작가 반열에 오름. 자신을 가난한 자의 벗으로 생각하고 기사 작위를 거부. 유료 낭독회를 하며 돈은 제법 벌었음. 런던같은 대도시를 더러운 곳으로 여기고 실제 좋아하지도 않았다고 함. 런던이 300만 대도시로 급격히 확장하며 제대로 갖추지 못하며 우범지대가 혼재. 맬더스 인구론은 식량은 산술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는 말은, 결국 식량은 제한적인데 성욕은 끝없이 확대되어 인구는 증가한다. 하지만 실제 걱정한 바는 빈민 인구가 늘어나 문제가 생기므로 인구제한 대상은 빈민이 되는 그런 상황. 구빈원에서는 부부까지도 분리하여 인구가 늘어나지 않도록 조치. 아이를 부양할 능력이 없으면 결혼하면 안된다는 상황. 이런게 결합된 것이 공리주의이다. => 이런 시각 속에서 소설의 상황을 읽어나가는게 필요. 비판하면서도 타협하여 권선징악적 요소가 가미.
* 올리버 트위스트는 알고보니 고귀한 신분이더라... 미운 오리가 실제는 백조.... 신문연재 소설이라 각 장마다의 제목이 길게 씌여짐. 하여 구성적으로는 좀 약할 수 밖에. 우연 요소가 너무 많아 아쉽기도 하다. 선한 사람이 이긴다는 권선징악적 요소가 많다는 것. 우리나라에서는 60년대 후반부터 무협지 폭발적 증가하는데, 현실에 좌절 및 억압된 욕망이 환상적으로 성취되는 과정을 보여줌.
* "어린 구빈법 위반자들이 지나치게 호의호식하는 불편을 겪는 일이 전혀 없이 하루 종일 바닥을 뒹굴고 있었는데.... 어린 세대들에게는 원래 할당된 것보다 훨씬 적은 금액을 지출했으니, 이로써 가장 깊은 바닥에서 조차 한층 더 깊은 바닥을 찾아내는 솜씨를 통해 자신이 아주 위대한 경험주의 철학자임을 증명해 보였다." => 사회적 약자와 병자를 등쳐먹는 가장 악질적 상황이 묘사.
* "열에 여덟아홉은 그만 영양실조와 감기로 병이 들거나, 부인이 한눈 판 사이에 난롯불 속에 떨어지거나, 사고로 연기에 질식해 버리는 일이 벌어졌던 것이다. 그런 경우 경위야 어찌 됐던 그 불쌍한 어린 것은 대개 저 세상으로 불려가서는 이승에서 전혀 알지 못했던 조상들에게로 돌아가곤 했다" => 아무도 관심두지 않는 사회 밑바닥의 처절한 상황을 묘사
* 죽을 좀 더 달라고 하는 신성모독의 불경스러운 범죄를 저지른 뒤 올리버는 지혜롭고 자비로운 이사회가 배정해 준 캄캄한 독방에 일주일 동안 아주 엄중히 감금되었다. => 반어법 사용이 기막히고, 나중 어딘가로 팔려나가는 신세로 진전.
* 런던에서 페이긴을 만나는데, 악의 대명사. 런던이 실제로 1832년에 콜레라가 확산되었고 외지인들이 많이 몰려 들어 인구가 단시간에 팽창을 하면서 사실은 런던 지배층 입장에서는 이 팽창에 공포가 생겼다. 이를 금비시켜 어떻게든 사람들이 못오게 하려고 했고 런던에 신축 건물을 금지시켰다. 하지만 계속해서 오히려 날림 건물이 만들어지고 미로처럼 되어 더 불편해지고 더러워지고 범죄도 많이 생기게 되었다. 반어법 사용하여 유쾌한 노신사 페이긴과 장래가 촉망되는 제자 올리버는 앞으로 범죄 세계로 빠지는데 소매치기 연습도 한다.
* 소매치기 하던 어느 날 잡혀가고 그를 구해주는 어느 노신사는 아이의 얼굴에서 뭔가 자꾸 끌린다는 그런 느낌이 들었고, 서점주인의 증언으로 풀려났으며, 결국 노신사가 구해 데려간다. 진한 고기 수프를 맛보고는 구빈원에서 극빈자 350명 분에 해당한다고... 올리버가 이걸 먹는 중 초상화 속 어떤 여인에게서 가슴이 두근거렸다.
* 도독 두목 페이긴은 올리버가 수백 파운드의 값어치가 있는 아이라며 거금을 안전하게 손에 쥘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자랑
- 줄거리: 유튜브 '5분 상식 세계사' + 본인
교보문고 책소개
빈자와 노동자의 편에서 사회의 부조리를 꼬집는 풍자 소설의 고전이자,
삶의 역경 속에서도 선한 의지를 믿는 어른들을 위한 동화”
셰익스피어와 함께 영국을 대표하는 작가 찰스 디킨스의 『올리버 트위스트』가 세계문학전집 351권, 352권으로 출간되었다. 소년 올리버의 인생 역정을 통해 영국 사회의 부조리를 날카롭게 풍자하는 동시에 삶에 대한 충만한 희망을 이야기하는 이 소설은 이십 대의 디킨스를 일약 스타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어린 나이에 직접 겪은 빈곤과 열악한 노동 환경에 대한 인식, 그리고 기자로 일하며 삶의 현장을 누볐던 독특한 경력을 통해 디킨스는 산업혁명의 그림자가 드리운 19세기 런던의 뒷골목을 생생하게 재현한다.
저자 : 찰스 디킨스
역자 : 찰스 디킨스
서울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영문학 석사 및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미국 인디애나 대학교와 버지니아 대학교에서 연구 활동을 했으며 현재 국민대학교 영어영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역서로 『채털리 부인의 연인』, 『라셀라스』, 『위대한 유산』, 『노인과 바다』 등이 있다.
목차
1장 올리버 트위스트가 태어난 장소와 출생 상황을 다룬다. 19
2장 올리버 트위스트의 성장, 교육, 식생활을 다룬다. 24
3장 올리버가 어떻게 일자리를 하나 얻을 뻔했는지 이야기하는데, 그게 편히 놀고먹는 일자리는 아니었을 것이다. 44
4장 올리버는 다른 일자리를 얻어 사회생활의 첫발을 내딛는다. 59
5장 올리버는 새 동료들과 함께 지낸다. 장례식에 처음으로 참석한 뒤 주인의 사업에 대해 비판적인 의견을 품게 된다. 71
6장 올리버가 노어의 조롱을 받고 화가 나서 행동을 취하자 노어는 다소 놀란다. 89
7장 올리버는 계속해서 반항한다. 99
8장 올리버는 런던을 향해 걸어간다. 그리고 도중에 이상한 어린 신사를 만난다. 111
9장 유쾌한 노신사와 장래가 촉망되는 제자들에 대해 좀 더 세부적인 사항이 언급된다. 126
10장 올리버는 새 친구들의 됨됨이를 좀 더 알게 되며 큰 대가를 치르고 인생 경험을 얻는다. 짧지만 이야기에서
아주 중요한 부분이다. 137
11장 치안 판사 팽 씨를 다룬다. 그리고 그가 법을 집행하는 방식의 자그만 사례를 제시한다. 146
12장 올리버는 어느 때보다 훌륭한 보살핌을 받는다. 그리고 어떤 그림에 관해 약간 상세하게 다룬다. 159
13장 유쾌한 노신사와 그의 어린 친구들한테 되돌아간다. 이들을 통해 총명한 독자들께 새 인물을 하나 소개하는데, 이 사람과 관련하여 우리 이야기와 결부된 여러 가지 즐거운 것들을 이야기한다. 171
14장 브라운로 씨 댁에서 지내는 올리버의 생활을 좀 더 상세히 묘사하고, 올리버가 심부름하러 나간 동안에 그림윅이라는 신사가 그에 관해 던지는 놀라운 예언을 소개한다. 189
15장 유쾌한 유태인 영감과 낸시 양이 얼마나 올리버를 좋아하는지 보여 준다. 207
16장 낸시가 올리버를 동생이라고 주장한 뒤 올리버한테 어떤 일이 있어났는지 이야기한다. 219
17장 올리버의 운명이 계속 불길하게 이어지는 가운데 한 위대한 존재가 런던에 나타나 올리버의 평판을 더욱 해친다. 237
18장 올리버가 평판 좋은 친구들과 유익한 교제를 나누며 어떻게 지내는지 보여 준다. 253
19장 한 가지 주목할 만한 계획을 의논하고 결정한다. 268
20장 올리버는 윌리엄 싸익스 씨의 손에 넘겨진다. 285
21장 여정(旅程). 299
22장 강도질. 309
23장 범블 씨와 어느 부인이 즐거운 대화를 나누고, 교구 관리조차 어떤 점에서는 다감해질 수 있음을 보여 준다. 322
24장 매우 불쌍한 내용을 다루는 짧은 장이지만 올리버의 인생 이야기에서 중요한 의미를 띨지 모른다. 336
25장 이야기는 다시 페이긴과 동료들에게로 돌아간다. 346
26장 수상한 인물이 한 사람 등장한다. 그리고 이 이야기와 떼어 놓을 수 없는 여러 가지 일들이 일어난다. 357
27장 점잖은 부인을 지극히 무례하게 내버려 두고 왔던 앞 장의 불손함을 보상한다. 378
책 속으로
올리버는 우렁차게 울어 댔다. 자신이 고아가 되어 교구 위원과 민생 위원 나리들의 자비롭고 친절한 저 악명 높은 손길에 내맡겨졌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아마도 더욱더 크게 울어 댔을 것이다.(1권 23쪽)
축복받은 이 나라 법률의 자비로움을 증명하는 이 얼마나 숭고한 사례인가! 구빈원 극빈자들을 잠자게 가만 내버려 두다니 말이다! (1권 36쪽)
“림킨스 이사님, 죄송합니다! 하지만 나리, 올리버 트위스트가 좀 더 달라고 했답니다!” 모두들 깜짝 놀랐다. 모든 사람의 얼굴에 경악과 공포가 서렸다.
“더 달라고 했다니!” 림킨스 씨가 말했다. “진정하게, 범블. 그리고 내 말에 분명히 대답하게. 방금 올리버가 좀 더 달라고 했다는 말인가? 배급 규정대로 준 저녁을 받아먹고 난 뒤에 말이야?” (1권 42쪽)
음식물이 배 속에서 쓰디쓴 독으로 바뀌고 피는 얼음처럼 차갑고 심장은 쇳덩어리인 어떤 살찐 철학자님께서 개조차 거들떠보지 않는 이 산해진미 요리를 올리버 트위스트가 허겁지겁 집어삼키는 모습을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굶주림의 화신처럼 사납게 달려들어 음식 쪼가리를 정신없이 뜯어 먹는 올리버의 이 끔찍한 식욕을 그 철학자님이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보다 더 보고 싶은 것이 딱 하나 있는데, 그것은 바로 이 철학자님이 이와 똑같은 종류의 식사를 올리버와 똑같이 맛있게 먹어 대는 모습을 보는 것이다. (1권 70쪽)
출판사 서평
/그러나 진실을 (중략) 엄정하게 보여 주는 것이 이 책이 추구하는 목적의 일부였기 때문에 필자는 위와 같은 독자들을 위해 날쌘 꾀돌이의 외투에 난 구멍 하나도, 낸시의 헝클어진 머리카락에 남은 머리 마는 종잇조각 하나도 빠뜨리지 않았다. 필자는 그런 것들을 보는 걸 견딜 수 없어 하는 우아한 취향을 조금도 신뢰하지 않는다.
-서문 중에서/
찰스 디킨스는 창녀 ‘낸시’의 헝클어진 머리칼을 공들여 묘사한다. 진정한 작가라면 필딩, 디포, 골드스미스가 그러했듯 사회의 그림자와 같은 존재들을 기꺼이 소설에 등장시켜야 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반대로 사회 현실을 미화하고, 삶의 진실로부터 독자를 유리시키는 글쓰기에 강한 거부감을 드러낸다.
『올리버 트위스트』에는 소매치기, 장물아비, 창녀가 등장하지만 그들의 입에서 거칠고 모욕적인 표현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디킨스는 독자들이 인물의 말과 행동이 아닌 필연적인 추론을 통해 세계의 참혹성을 읽어 내기를 원했다. 오히려 그는 위선적인 공리주의자들과 부패한 지배층을 묘사하는 데 더 신랄한 언어를 사용한다.
이 소설이 출간되기 몇 해 전인 1834년, 영국은 빈민 구제법을 새로 개정했다. 공리주의자들은 ‘신구빈법’을 통해 더 효율적으로 사회를 운영할 수 있다고 믿었지만, 공리적 원칙에만 집착한 탁상행정은 새로운 폐단을 양산했다. 빈민 계층의 출산을 막기 위해 남편과 아내를 격리 수용한다던가, 구빈원에 의존하는 것을 막기 위해 수용자들에게 가혹한 노동을 강요하는 등 비인간적인 조치들이 시행되었기 때문이다. 디킨스는 잘못된 법과 제도야말로 사회의 구성원들에게 가장 잔인한 공적 악행이 될 수 있음을 역설한다.
약자를 더욱 열악하게 만드는 사회구조, 그리고 그 안과 밖에서 자신과 타인을 갉아먹는 존재들의 모습을 날카롭게 풍자한 『올리버 트위스트』는 특히 빈민과 노동자에게 절대적인 지지를 받으며 19세기 영국을 풍미할 스타 작가의 탄생을 알렸다.
■ 선의 세계보다 더 정교한 악의 세계를 완성하다
도덕적 우화를 넘어 한 편의 문학 작품으로 『올리버 트위스트』가 오래도록 사랑받는 이유는 주인공 올리버가 겪는 경험의 구체성에 있다. 그중에서도 페이긴, 싸익스, 그리고 소매치기 소년들이 살고 있는 악의 세계는 브라운로 씨, 메일리 부인, 로즈 아가씨로 대변되는 선의 세계보다 더 입체적이고 생생하게 그려진다. 단순히 도덕적 주제에 봉사하기 위해 만들어진 정형화된 악당이 아니라, 각기 다른 역사와 기질을 지닌 살아있는 악인들이 등장한다.
예를 들어 페이긴은 탐욕스러운 장물아비에 창녀들의 두목으로서 혐오스러운 파충류에 비유되는 인물이다. 하지만 선에 대한 뿌리 깊은 증오와 기괴한 희극성 그리고 최면에 가까운 마력을 동시에 지녔다는 점에서, 그를 추동하는 악의 본능은 다른 인물들에게 알 수 없는 설득력을 지닌다.
페이긴과 쌍벽을 이루는 악당 싸익스는 교활한 페이긴과 달리 단순하고 충동적이다. 짐승처럼 거칠고 사나운 악당의 전형이지만, 결정적인 사건을 계기로 극적인 변화를 겪는다. 돌연 죄의식에 사로잡혀 불안한 선잠을 재촉하는 그의 모습은 ‘과연 인간성이란 변화할 수 있는가?’에 대해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디킨스는 선의 세계를 상대적으로 단조롭게 그려내는 반면 악의 세계는 두드러지게 묘사했다. 가난과 비인간적인 노동에 시달렸던 유년의 경험과 기자가 되어 삶의 현장을 누비고 다녔던 독특한 경력으로 인해 어쩌면 당연했을지 모르는 이 불균형은 소설의 운명을 보편과 현대의 지평으로 옮겨다 놓았다.
■ 대중을 열광하게 하는 이야기의 원형
출생의 미스터리, 신분을 뛰어넘는 멜로드라마, 그리고 우연의 섭리. 『올리버 트위스트』에는 지금까지도 다양하게 변주되며 대중을 열광하게 하는 이야기의 원형이 깃들어 있다.
특히 아픈 올리버를 보살피던 브라운로 씨가 문득 소년의 외모가 누군가와 닮았다고 느끼며 혼란에 휩싸이는 장면이나, 막 건강을 회복한 올리버가 악당들이 도사리는 시내로 심부름을 떠나겠다고 나서는 대목에서 독자들은 거부할 수 없는 소설적 긴장을 느낀다.
오랫동안 사랑받은 이야기의 힘, 통쾌함과 감동을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능수능란한 솜씨에 왜 이 작품이 ‘어른들의 동화’로 불리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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