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독서, 영상

맥베스: 셰익스피어 (2022.3.12)

클리오56 2022. 3. 13. 00:15

- 등장인물: 덩컨(스코틀란드 왕), 맬컴/도날베인(덩컨 왕의 아들), 맥베스(주인공, 영주이자 장군->왕) - 부인, 뱅코(장군), 맥더프(귀족) 

 

- 유튜브 '일당백' 시즌 3 EP 22 (2021.8.21)

* 식욕과 성욕은 결국 내가 어떻게 소유 및 지배할 수 있는가인데 권력욕구에서 비롯된다. 인간의 욕망에서 가장 정점에 달한 것이 권력 욕구인데, 맥베스에서는 이 권력 욕구가 어떻게 한 멀쩡한 인간을 파멸로 몰고가는가를 가감없이 보여준다. 그런 예가 국회인데 멀쩡하던 인간이 국회의원되어 권력을 가지면 싹 변모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 권력의 도전과 수성은 단지 정치에서 뿐만 아니라 기업같은 다른 조직에도 적용된다. 권력을 상실하여 한직에 가면 그 좌절감으로 인하여 바닥을 다 드러낸다. 그런 사람이 야간 당직을 하면 그 다음날 아침 화장실 바닥에 똥덩어리가 보여지더라. => 다모클래스의 칼BC 4세기경, 시칠리아의 사라쿠사에 디오니시오스라는 왕이 있었다. 그의 궁전은 아름다웠고 값지고 귀한 물건들로 가득했다. 신하였던 다모클래스는 왕이 가진 모든 권력이나 부를 부러워했다. 늘 그런 생각을 하다 보니 어느 날, 왕에게 직접 이야기를 하였다왕께서는 누구나 바라는 모든 것을 가지고 계시니 얼마나 행복하시겠습니까? 단 하루만이라도 폐하처럼 누려 보는 것이 제 일생의 소원입니다.” 이야기를 들은 왕은 너무나 흔쾌히 하루 동안 자신이 누리던 모든 것을 다모클래스가 누리도록 해 주었다. 온갖 산해진미의 음식과 향기로운 술, 아름다운 여인은 물론 흥겨운 음악까지 모든 것을 즐기게 된 다모클래스는 이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행복을 누리게 되었다. 그러던 중 푹신한 방석에 기대어 천장을 바라보았는데 단 한 가닥의 말총에 매달려있는 날카로운 칼을 보게 되었다. 그의 얼굴은 공포로 가득 차 잿빛으로 변했고 술도 음식도 먹을 수가 없었다. 그 모습을 본 왕이 왜 그러냐고 묻자, 머리 위에 있는 칼을 가리켰다왕은 대수롭지 않은 듯 이야기를 했다. 그 칼에 뭘 그리 놀라나? 나는 매 순간마다 언제 죽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을 가지고 살고 있다네. 그리고 나의 권력은 언제 떨어질지 모르는 저 칼처럼 항상 위기와 불안 속에 유지되고 있다네.”

* 맥베스가 맥엘리자베스에서 나왔다는 설도 있는데, 당시 엘리자베스 1세가 대영제국 영광의 기초가 되던 시대였다. 맥베스는 어떻게 보면 어용작품일 수 있지만, 권력의 욕망, 무상함을 유감 없이 보여주었기에 고전으로 남았다.

* 예언은 모순되는 것을 주는데, 1막1장에서 "고운 건 더럽고 더러운 건 고웁다" 라며 전혀 반대되는 것을 마녀들이 말한다. 마녀의 예언은 부추김이었지만, 인간은 속 마음에 그 욕망을 가지고 있다, 즉 선과 악을 모두 갖고 있다. 악이 더 크지지 않도록 스스로 다스리는 것, 그것이 인간의 수양이다. 

* 맥베스 부인은 악녀의 대명사로 나오는데, 남편은 우유로 가득찬 성격이라며 온유함을 지적하고, 자신의 가슴은 담즙 젖이라는데, 리더, 투쟁, 모험을 의미로 과감해야 함을 의미. => 그리스 히포크라테스가 인간의 기질을 4개로 나누는데 다혈질, 점액질, 담즙질, 우울질로 구분.    

* 맬컴은 맥더프를 의심하여 시험을 거쳐 진심을 파악한 후 왕이 된다. 반역의 시대라 신하를 검증.  

* 마녀의 예언(여자가 낳은 자는 맥베스를 해치지 못한다, 버남 숲이 수도인 던시네인으로 공격해오지 않는 한 맥베스는 안전)은 일종의 아첨, 이를 믿고 전쟁 대비를 하지 못하는 맥베스의 실패로 이어진다. 삶은 생물로 끊임없이 변하는데, 예언을 듣고 믿는 순간 정체되어 버린다. 예언을 듣고 싶은대로 해석하는 자신이 바로 최대의 적이다. 

* 왜 비극인가? 맥베스는 왕이 되어 무엇을 하겠다는 것 보다는 왕이 되는 그 자체에만 집중, 인생이란 결국 과정인데 왕이 되고 보니 그 그릇이 아닌거다. 왜라는 질문이 빠지면, 그 결과가 허무해질 수 있다.  

* "고운 건 더럽고 더러운 건 고웁다"는 반드시 선한 것만 있다는 것은 맞지않다. 유혹과 아첨이란 허상을 통찰해 보는 것, 깨어있는 시민의 자질이 필요하다. 맥베스는 훌륭한 장군으로 적을 격퇴하지만, 덩컨 왕을 시해할 때는 반역이다. 

* "꺼져라, 짧은 촛불! 인생이란 그림자가 걷는 것, 배우처럼 무대에서 한동안 활개치고 안달하다 사라져버리는 것, 백치가 지껄이는 이야기와 같은건데 소음, 광기 가득하나 의미는 전혀 없다" => 인생은 의미없는 것이다는 것을 보여주는 장면, 맥베스가 왕비가 죽었다는 통보를 받았을 때의 반응. 

* 권력은 지배냐 복종이냐를 다투는 것이다. 타인과 싸워 권력을 빼았으면 지배가 가능하고, 진다면 복종해야 한다. 사람간의 관계는 이러한 인증 투쟁이다. 독식하면 쿠테타가 발생하므로 적정선에서 분점이 필요하다. 분배가 권력의 핵심

* 생리현상을 그 앞에서 보여주는 사람이 권력자, 즉 트림하고 방귀끼는 행동은 권력의 비대칭성에서 비롯되며 갑만이 할 수 있다. 

* 맥베스는 성격의 문제가 있다. 와이프나 마녀의 말에 쉽게 흔들리면서 문제가 생겼다.  

* 독일군이 폴란드에서 지나가는 행인에게 지시하는데 다리 위에서 아이를 던져라는 것. 도저히 못하지만, 안하면 본인도 죽인다는 협박에 결국 '합리적 선택'이란 자위를 하면서 아이를 다리위에서 던지게 된다. 하지만 그 사람은 오래 못가고 불안과 공포 속에서 자살한다. => 결국 맥베스와 그 부인의 사례와 유사

* 일본 구로사와 아키라의 1957년작 영화 '거미의 성'은 맥베스의 일본판. '레이디 맥베스'는 2016년작 영국 영화로 현대판. 남편에게 종속돼 모든 자유를 빼앗긴 캐서린, 고요한 저택에 갇혀 권태로운 나날을 보내던 중 자신의 명령에 불복종하는 하인 세바스찬에게서 묘한 쾌감을 느낀다. 그때부터, 그녀는 모든 금기를 깨고 자신의 욕망을 따르게 되는데…

 

- 유튜브 '문학줍줍' 

* 브래들리: 비극이란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을 죽음에 이르게 만드는 특별한 불행 또는 격변의 이야기"  

* 줄거리: 스코틀랜드의 덩컨 왕은 최근 노르웨이와 결탁한 반란군으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하지만, 다행히 맥베스 장군과 뱅코 장군 덕에 반란군을 비교적 손쉽게 제압할 수 있었다. 덩컨왕은 기쁜 나머지 맥베스에게 상으로 반역자의 코더 영지를 하사하였다. 한편 승전보를 가지고 돌아오던 맥베스와 뱅코는 마녀 셋을 만났는데, 충격적인 예언을 한다. 맥베스는 코더 영주가 되고 다음에 왕이 되며, 뱅코의 자손은 대대손손 왕이 된다는 것이다. 마녀들은 사라지고 예언처럼 자신에게 코더 영지가 하사되었다는 소식을 들은 맥베스의 마음 속에는 야심이 꿈틀대기 시작한다. 덩컨 왕과 맬컴 왕자는 맥베스의 공로를 치하하기 위해 그의 영지에서 하룻밤을 지냈는데, 이것이 그의 큰 실수가 된다.

 

마녀들의 예언을 비롯한 전후 사정을 편지로 전해들은 맥베스 부인은 자기 남편에게 왕을 죽이고 왕위에 오르라고 권한다. 맥베스는 부인의 말에 따라 밤중에 덩컨 왕을 시해하고 그 죄를 호위병들에게 덮어씌워 죽인다. 그 소식을 들은 맬컴을 비롯한 왕자들은 도망쳐버린다. 덩컨 왕의 후임으로 맥베스가 지명되고 그는 즉위식을 치른다. 동료 맥더프는 즉위식에 참석하지 않고 자기 영지로 돌아갔다가 잉글랜드로 망명한다. 한편 맥베스와 함께 마녀의 예언을 들었던 뱅코 역시 급히 자기 영지로 돌아가려한다. 맥베스는 뱅코의 후손에 대한 두려움으로 자객을 보내 그를 습격하여 살해하는데, 다행히 그의 아들은 목숨을 건져 달아난다. 즉위식 연회에서 맥베스는 뱅코의 유령을 목격하고 크게 놀라 연회는 어수선하게 끝나버린다. 

 

왕이 된 맥베스는 하루라도 편할 날이 없는데, 그는 자기에게 예언했던 마녀들을 찾아간다. 마녀들은 그에게 새로운 예언을 해주는데, 맥더프를 조심하라, 여자가 낳은 자는 맥베스를 해치지 못한다, 버남 숲이 수도인 던시네인으로 공격해오지 않는 한 맥베스는 안전할 것이라는 세가지 예언이다. 크게 안심한 맥베스는 만족하여 돌아간다. 하지만 맥베스는 잉글랜드로 망명한 맥더프를 견제하기 위해 그의 영지로 군사를 보내 남은 가족을 몰살시킨다.

 

한편 잉글랜드에서 맬컴 왕자와 맥더프는 재회하고, 잉글랜드 왕 에드워드에게 시워드 장군과 군사를 빌려 스코틀랜드로 진격한다. 소식을 들은 맥베스는 마녀들의 예언을 굳게 믿고 아무도 자기를 해치지 못할 거라고 자신한다. 그 와중에 몽유병을 앓던 부인은 죽고만다. 잉글랜드 군은 수도인 던시네인 부근 버남 숲에서 나뭇가지를 이용해 위장한 채로 진군한다. 마치 버남숲이 던시네인으로 공격해오는 것 같았다. 마녀들의 예언이 생각나 두려워진 맥베스는 적군을 맞아 용맹하게 싸우는데, 잉글랜드 장군 시워드의 아들을 전사시키기도 한다. 마침내 만난 맥더프와 맥베스는 혈투를 벌이는데, 알고보니 맥더프는 어머니의 배를 스스로 가르고 태어나 여자가 낳은 자가 아니었던 것이다. 결국 맥베스는 맥더프에게 죽음을 당하고, 덩컨왕의 아들인 맬컴 왕자가 즉위하는 것으로 작품은 끝난다.  

 

* 감상편

(1) 마녀들의 예언: 맥베스가 처음으로 마녀들을 만나 들은 예언은 상당히 충격적이었다. 스코틀랜드의 수호자로서 용맹한 장군이었던 맥베스는 마치 예언을 기다리고 있기라도 했던 것처럼 한 순간에 역심을 품고 덩컨 왕을 살해한다. 맥베스의 마음 깊은 곳에는 이미 왕이 되고 싶은 야심이 있었던 것이 아닌가 싶다. 충성심이 깊었다면 예언 따위는 안중에도 없이 오히려 마녀들을 꾸짖고 잊어버릴 것이다. 하지만 마음속에 야심을 품고 있었던 맥베스는 예언이라는 촉매로 인해 그것을 발현시켜 결국 덩컨 왕을 시해한다. 뱅코의 후예가 왕이 될 것이라는 예언은 어떤가. 작품 초반에 덩컨 왕과 전령들의 대화를 통해 추측하자면 뱅코 역시 맥베스에 필적하는 실력있는 장군이다. 아마도 맥베스는 뱅코에 대한 경쟁심이 있었을지 모른다. 그가 가지고 있는 뱅코에 대한 시기심과 경쟁심이 마녀들의 예언으로 인해 촉발되어 함께 싸워온 동료마저 살해한다. 마녀들의 두번째 예언 역시 맥더프에 대한 맥베스의 두려움이 반영된 것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결론적으로 마녀들의 예언은 어떤 신통한 힘이 있다기 보다는 맥베스의 가슴 속에 있는 어두운 마음을 부추기는 촉매제로서 역할 한 것이다.

 

(2) 중요한 건 왕관이 아니다: 왕이 되고 싶었던 맥베스와 부인은 자기가 왕위에 앉기만 하면 모든 것이 끝날거라 생각했다. 그래서 그들은 눈앞의 왕관에만 집착해서 섣불리 자신의 영지에 들른 덩컨 왕을 덜컥 시해했다. 하지만 그들의 기대와는 달리 민심은 그들에게 쉽게 승복하지 않았다. 많은 신하들이 그들을 의심하고 독재자라고 표현하는 것이 바로 그 증거이다. 차라리 차분히 때를 기다리면서 민심을 얻어갔다면 예언대로 진짜 왕이 될지도 모를일이다. 아무런 자격도 능력도 없는 상태에서 왕위에만 집착한 결과 그는 독재자로 낙인 찍히고 민심은 그에게서 등을 돌였다. 사실 자격과 실력이 없어면서 직위에만 집착하는 사람들을 주변에서 쉽게 볼수 있는데, 맥베스를 통해서 진짜 중요한 것은 직위가 아닌 직위에 걸맞는 자격과 실력임을 알 수 있다. 

 

(3)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 이 작품 속에서 나타난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의 관계에 대해서 생각해본다. 지금도 둘 사이의 관계는 미묘한데, 이 작품의 연도는 1606년으로 알려졌는데, 1603년 스코틀랜드의 국왕 제임스 6세가 잉글랜드의 엘리자베스 1세의 뒤를 이어 즉위한지 얼마되지 않았던 해였다. 그는 외가쪽이 잉글랜드 왕실의 혈통이었기 때문에 자식이 없던 엘리자베스 1세의 뒤를 이을 수 있었다. 이로써 오랫동안 반목해왔던 두 나라는 통합의 길을 걷기 시작했는데, 이러한 시대적 배경이 이 작품에 반영된 것 같다. 작품 속 잉글랜드 왕 에드워드는 지애롭고 정의로운 왕으로 묘사되는데, 자기나라로 망명한 맥더프와 맬컴 왕자를 후대할 뿐만 아니라병력까지 내주며 스코틀랜드를 바로잡아 준다. 심지어 잉글랜드 장군이 시워드의 아들은 이 전투에 참여하여 전사하기까지 한다. 셰익스피어는 스코틀랜드의 국난을 극복하는데 잉글랜드가 도움을 주는 모습을 보여주며 두 국가의 통합을 기원하는 것처럼 보였다. 이 작품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짧으면서도 임팩트있는 내용이기도 하다.  

.  

 

교보문고 책소개

야망의 늪에 빠진 정직한 영혼이 악의 화신으로 파멸해 가는 이야기. 셰익스피어 4대 비극 중 가장 화려하고 잔인한 작품이다. 맥베스의 갈등은 그의 죽음으로 극이 끝날 때까지 때로는 선한 힘이 때로는 악한 힘이 전면에 부각되지만 언제나 이분법적으로 표현되고 있다. 또한 그 치열하고 생생한 묘사를 통해, 악의 위력 못지않게 끈질긴 선의 힘을 보여준다.
저자 셰익스피어는 영국의 시인, 극작가. 세계 연극사상 최대의 극작가이며, 영국 문학사를 장식하는 대시인이다. 1564년에 태어나 1616년에 타계하였다. '햄릿', '리어왕', '오셀로', '맥베스', '로미오와 줄리엣', '말괄량이 길들이기', '베니스의 상인', '한 여름 밤의 꿈' 등 37편의 희곡과 장시 2편과 54편의 소네트를 썼다. 18세기 이래 영국에서는 '셰익스피어학'이라는 독립된 학문이 발전하여 모든 비평 원리의 선례로 이용되고 있으며, 극단에서는 셰익스피어의 극이 배우의 등용문으로 되어 있다. 셰익스피어의 전 희곡 37편 가운데 거의 절반은 그의 생전에 출판되었다. 그의 예술은 연극이라는 매체를 통해 인간 내면의 세계를 극한까지 추구한 것으로, 시적 표현이 넘치는 최고의 운문과 함께 세계 문학사와 연극사의 텍스트로 전해지고 있다. 
 

역자 : 최종철

목차

역자 서문
등장인물
맥베스
작품 해설 / 최종철
작가 연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