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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괴테 (2022.2.13)

클리오56 2022. 2. 13. 13:12

내용 및 소감

- 괴테(1749~1832): 독일 프랑크푸르트 출생, 법학 공부하고 잠시 변호사 하였지만 철학, 문학, 의학 등에 심취

* 1774년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출판, 1775년 바이마르에서 공직 활동하면서 50여년간 고전주의 문학의 중심지로 부흥

 

-  줄거리 (유튜브 문학줍줍에서 인용)

* 무척이나 예민한 성격을 가지고 있는 베르테르는 고향을 떠나 발하임이라는 시골에서 그림을 그리며 지내고 있었다. 베르테르가 어느날 무도회에 초청을 받아가는 길에 샤를 로테를 만나 동행하게 된다. 베르테르는 로테의 기품있고 지적인 모습에 반하고 무도회에서도 그녀와 여러 번 춤을 추면서 로테의 매력에 깊이 빠져들어 간다. 그녀의 착한 성품을 알게되고 로테의 동생들과 친해지는 등 교분을 이어간다. 사실 로테의 어머니는 죽기 전에 로테에게 동생들을 잘 돌보라고 부탁하는 한편, 알베르트라는 남자에게 로테를 부탁하며 두 사람은 약혼 상태가 되었다.

* 알베르트는 겸손하고 온화한 사람으로서 로테와는 잘 어울리는 남자였으며 베르테르에게도 친절하게 대하며 교분을 튼다. 하지만 로테를 깊이 사랑하고 있던 베르테르에게 알베르트는 연적에 불과했고 그에 대한 강한 질투를 느끼며 관계를 이어갔다. 한편 빌헬름은 편지를 통해 베르테르에게 로테와의 관계를 정리하는게 좋겠다고 충고를 하는데, 베르테르도 그래야함을 알지만 그렇게 하진 못했다. 그러던 어느 날, 베르테르와 알베르트는 자살을 주제로 논쟁을 벌이는데, 자살을 절대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하는 알베르트에 대해 베르테르는 자살을 택한 사람들을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 로테에 대한 이룰 수 없는 사랑과 알베르트에 대한 질투로 괴로움이 더해가던 베르테르는 빌헬름과 주변사람들의 충고에 따라 발하임을 떠나 한 공공기관에서 일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상사와 사사건건 부딪히고 자신에게 취직을 권햇던 친구들을 원망하며 지낸다. 

* 그 와중에 베르테르는 알베르트와 로테의 결혼 소식을 듣고 자신에게 알리지 않은 알베르트에게 악감정을 갖고 절망한다. 공사와의 거듭된 갈등과 상류사회에서 받은 차별 때문에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은 그는 결국 사직하여 발하임으로 되돌아간다. 발하임에 돌아온 베르테르는 한 남자의 사연을 듣게 되는데, 그는 한 젊은 과부의 하인으로서 그녀를 사랑햇지만 그녀의 오빠가 격렬히 반대하여 쫒겨났다. 베르테르는 그 남자에게 공감과 동정심을 느끼고, 로테에 대한 끊을 수 없는 사랑 때문에 몸과 마음이 지쳐가며 건강을 잃어간다. 그 후 베르테르는 그 하인이 과부와 결혼하기로 했던 다른 남자를 살해했다는 사실을 알고 그를 돕기의해 노력하지만 결국 실패로 돌아간다. 

* 베르테르는 어느날 로테를 찾아가 자신의 사랑을 입맞춤으로 표현하고 마는데, 남편 알베르트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그에 대한 동정심으로 교분을 이어가던 로테는 이 일을 계기로 베르테르의 방문을 거절하게 된다. 좌절한 베르테르는 멀리 여행을 간다며 알베르트에게 권총을 빌려, 그는 그 권총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고 말았다. 

 

- 유튜브 '문학줍줍'의 해설

* 먼저, 타인의 감정에 자신의 행복을 거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행위인지를 생각한다. 주인공 베르테르는 로테를 사랑하게 된 이후 계속 불행해지기만 하는데 자신에 대한 그녀의 감정에 좌우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는 로테가 자신에게 호의적으로 대하거나 사랑에 대한 희망을 주면 행복해하지만, 반대의 경우에는 심각하게 불행해진다. 심지어 그는 자기 존재의 가치를 로테에게서 찾는데 그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나를 사랑하다니! 그녀가 나를 사랑한 이후로, 나 자신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가 되었으며, 나 스스로를 얼마나 숭배하는지 아는가!" 사실 베르테르가 자신을 향한 로테의 감정과 상관없이 스스로가 소중하고 존중받을 존재라고 여겼다면, 그녀의 감정으로 이렇게 극단적인 변화를 겪지 않았을 것이다. 베르테르는 자신의 행복을 로테의 감정에 걸어버린 것이다. 사람의 감정은 그게 누구이든지 간에 가변적인 것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감정에 자신의 행복을 거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쉽지 않은 일이지만, 자기 자신의 행복과 존재의 가치를 변치 않는 것에 거는 것이 좋은 방법이 나릴까 생각한다. 

* 다음으로 이 작품은 인간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한다는 점을 짚어보겠다. 괴테를 일약 유명작가로 만들어준 이 소설은 특히 젊은 세대에 큰 인기를 끌었는데, 당시로서는 파격적으로 등장인물들의 격렬한 감정을 여과없이 서술했기 때문인 것 같다. 괴테가 이 소설에서 베르테르의 감정을 표현한 방식은 상당히 과감한 편이었는데, 그는 베르테르의 입을 빌어 자신의 문학관을 이렇게 이야기한다. "본질적인 것을 파악해서 과감하게 표현하려고 시도해야 하네. 그러면 당연히 적은 것으로도 많은 것을 말할 수 있네." 아마도 당시 젊은 괴테가 생각한 본질적인 것은 인간의 감정이고, 이를 과감하게 표현하는 것이 문학의 역할이라고 본 것 같다. 그리고 그는 베르테르를 통해서 인간의 감정을 억누르고 절제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당시 사회적 분위기를 비판하면서 자기 감정에 솔직해야 한다고 일갈한다. "평소에도 누군가가 조금만 뜻밖의 자유롭고 고매한 행위를 하면, 저 사람은 술 취했다, 저 사람은 미쳤다라고 등 뒤에서 외치는데, 참으로 견디기 어려운 일일세" 괴테는 자기 감정에 솔직한 것이 자유롭고 고매한 행동이라고 보았다. 인간의 격렬하게 들끓는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문학의 중요한 역할의 하나라는 점을 생각하면 이 작품의 가치가 더 강하게 다가온다. 

* 마지막으로 베르테르의 효과에 대해서 생각해본다. 이 용어는 이 책을 읽는 많은 젊은이들이 베르테르의 자살에 영향을 받아 일종의 모방자살을 했던 것에서 비롯된다. 작품속에서 찾아본다면, 우선 베르테르의 우울한 감정이 전이되었기 때문이다. 감정은 사람들 사이에서 전이되는 것이고, 괴테도 전이된다는 것을 잘 인식하고 있었는데, 그는 베르테르의 입을 빌어서 불쾌한 감정을 갖는 것이 죄악이라고 이야기한다. 그 이유로 불쾌한 감정은 주변에 영향을 미치고, 특히 영향력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의 영향 범위는 더 크기 때문이다. "주위 사람들의 기쁨을 망가뜨리지 않으려고 자신의 불쾌한 기분을 감추고 혼자서만 품고 있을만한 착한 사람이 있으면 어디 말씀해 보십시오" 괴테의 생각처럼 베르테르의 기분이 독자들에게 영향을 준 것이다. 한편 이소설은 자살을 비난해서는 안된다고 이야기하는데, 베르테르는 자살은 있어서는 안된다는 알베르트에게 이렇게 반박한다. "악성 열병에 걸려 죽어가는 사람을 겁쟁이라 부르는 것이 무례한 일이듯,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람을 비겁하다고 말하는 것도 마찬가지로 황당한 일이라고 생각하네." 육체의 질병으로 인한 죽음을 비난하지 않듯이 정신의 질병으로 인한 자살을 비난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정신의 질병을 육체의 질병과 동등하게 본 괴테의 생각은 당시로서는 진보적이었을 것이다. 

 

- 번역자 안장혁 해설: 소외된 가슴과 상처입은 영혼에게 부치는 공개서한 

* 인간과 자연에 대한 무한한 호기심을 가지고 세상 모든 것의 연관성을 파악하려고 노력, 통합적 지식인의 대표적 인물 

* 세계 3대 시성: 단테, 셰익스피어, 괴테

* 시대의 키워드는 자연: 이는 우주만물을 지칭하는 외적 자연 + 인간의 본성인 내적 자연을 포괄하는 개념 => 이성과 합리성 보다는 감정과 욕망 같은 본능적인 것, 예감이나 계시 같은 무의식적인 것, 근본적인 것과 마성적인 것, 특수하고 개별적인 것의 가치가 주목을 받음 =>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극단적인 주관화 경향, 범신론적인 종교관, 자연에의 몰입, 귀족사회에 대한 서민적 반감, 민중적 삶에 대한 동경  

* 베르테르가 지향하는 사랑의 방식은 다분히 민주적이다. 그가 아는 사랑의 조건은 열정뿐이며, 그 조건은 누구나 충족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러한 열정이 금기나 윤리같은 문화적 규범에 길들여질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베르테르의 비극이 보편적 개인의 아픔으로 읽히는 대목이기도 하다. 

* 소설의 서사 공간에는 사랑이라는 내적 당위성과 도덕적 질서 간의 길항 구조 외에도 에로스와 타나토스(죽음의 충동), 광기와 이성, 그리고 민중과 식자층 간의 팽팽한 긴장이 존재한다. 그 경계를 규정하는 것은 문화와 정상이라는 가치 기준이다. 따라서 베르테르가 추구하는 자연스럽고도 민중적인 생활방식이나 마음에 늘 품고 다니는 죽음의 충동은 철저히 비문화적인 가치로 폄훼될 수밖에 없다.  

* 자살행위를 속박에서 벗어나는 자기 구원의 유일한 수단으로 여기는 베르테르와는 달리, 나약함이나 병적인 행동의 결과라고 일축하는 알베르트..... 결국 베르테르는 자살을 택함으로써, 신분질서와 이성중심주의, 윤리적 심급 등 '문화의 카르텔'이 준엄하게 실현되는 감옥같은 세상을 등진다. 자연의 품처럼 따뜻한 열정을 키워내려 했던 베르테르에게 현실의 온도는 너무도 차가웠기 때문이다.

* 행복의 이유인 동시에 불행의 원인이 되기도 하는 사랑의 이율배반적 메시지를 온몸으로 발신했던 사회적 타자이자 문화적 경계인 베르테르, 즐겨입었던 노란색 조끼와 푸른색 연미복을 당시 젊은이들의 패션 아이콘으로 만들었던 감성인 베르테르, 베르테르 효과라는 모방 자살 신드롬을 일으켰던 시대의 반항아 베르테르, 그의 사랑과 고통의 서사가 오롯이 살아 숨쉬는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우리 시대의 소외된 가슴과 상처 입은 영혼에게 부치는 공개서한이다.

 

- 등장인물: 나(베르테르), 빌헬름(편지 수신인, 친구), 샤를로테(알베르트의 약혼녀)

 

- 주요 문장들

* 아이들이 부리는 고집 속에서 미래의 호연지기를 예견하고, 짓궂은 장난 속에서 세상의 온갖 이려움을 이겨낼 건강한 유머와 사고의 유연성을 엿보게 될 때는 또 어떠한가. 모든 것이 때묻지 않고 온전함을 유지할 때, 나는 언제나 인류의 스승이 남긴 금언을 되뇌어본다네. "만일 너희가 어린아이들과 같이 되지 않으면!"

* 우울증은 게으름과 무척 닮았습니다. 분명 그것은 게으름의 일종입니다. 우리 인간은 태생적으로 게으름에 빠지기 쉽습니다. 하지만 일단 그것을 견뎌낼 힘을 비축하면 일이 순조롭고도 생동감있게 진행될 거예요. 그러면 우리는 모든 활동에서 진정한 만족감을 발견하게 되겠지요. 

* 일베르트, 당신이 나를 속인 것을 고맙게 생각합니다. 나는 당신들의 결혼 소식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날에 맞춰 로테의 실루엣을 벽에서 엄숙히 떼내어 다른 종이 꾸러미 속에 보이지 않게 묻어둘 참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당신들은 부부가 되었지만 그녀의 그림은 아직 여기 걸려 잇습니다. 이제는 그냥 걸어두겠습니다. 안될 이유도 없겠죠? 나 또한 당신들과 함께 있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나는 당신에게 피해를 입히지 않고도 로테의 가슴속에 들어갈 수 있겠죠.   

* (오시안의 시) 봄바람아! 나를 깨우는 까닭이 무엇인가? "내가 천상의 이슬로 당신을 적셔줄게요!' 하고 위로의 말이라도 하려는지. 그러나 나의 생기가 다하는 순간이 왔고, 나의 잎들을 모조리 떨궈버릴 폭풍우도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네. 내일이면 일찍이 내 아름답던 모습을 본 적 있는 방랑자가 올 것이네. 그의 두 눈은 들판을 둘러보며 나를 찾겠지만 끝내 발견하지는 못하리라.

* 당신을 위해 죽을 수 있는 행복을 누리고 싶었습니다. 로테, 당신을 위해 이 한 몸 희생하고 싶엇습니다. 당신의 삶에 평온과 행복을 되찾아줄 수만 잇다면 나는 기꺼이 의연하게 죽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아!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피를 흘리고 목숨을 바쳐, 몇갑절 더 새로운 생명의 불길이 타오르게 하는 것은 극소수의 고결한 사람에게나 주어지는 기회일 테지요. 

  

교보문고 책소개

당신을 위해 나를 바칠 수만 있다면!
독일 문학을 세계문학의 반열에 올려놓은 작가 괴테의 비극적 소설『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샤를로테 부프에 대한 괴테 자신의 짝사랑과 그의 친구 카를 빌헬름 예루잘렘의 죽음을 그린 작품이다. 사회에 융화하지 못하고 일상적인 삶에 적응하는 데 서투른 젊은 예술가의 마음을 감각적으로 그려낸 이 작품은 유럽 문학에 등장한 최초의 위대한 비극 소설로 평가받고 있다. 계몽주의로 대변되는 이성 만능의 조류에 감성의 우위를 운위하며 새로운 사랑의 방식을 창출하고, 정체된 시민 사회구조를 개인의 주체성의 시각에서 비판한다.

북소믈리에 한마디!

예민하고 낭만적인 성격의 청년 베르테르는 독일의 한 아름다운 고장을 방문했다가 사랑스러운 여인 로테를 보고 한눈에 반하게 된다. 그녀가 이미 알베르트와 약혼한 것과 다름없는 사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녀를 향한 자신의 열정을 억누르지 못한 베르테르는 결국 그 사랑으로 인해 극단적인 절망의 고통 속으로 빠져 드는데….
 

목차

제1부
제2부

해설 | 소외된 가슴과 상처 입은 영혼에게 부치는 공개서한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연보

출판사 서평

세계문학의 거장 괴테가
스물다섯 살에 쓴 첫 소설!


매혹적인 감정과 예술에 대한 조숙한 이해가 전무후무하게 합쳐진 대작이다.
젊음과 천재가 작품의 대상이며, 바로 그 젊음과 천재에서 이 작품이 탄생했다. _토마스 만

단테, 셰익스피어와 함께 세계 3대 시성으로 불리는 괴테의 첫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1774년 출간되자마자 당시 젊은 세대에게 큰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지금까지 세계적인 베스트셀러로 자리 잡고 있다. 1,2부로 나뉘어 총 82편의 편지로 구성되어 있는 이 소설은, 절친한 친구에게 자신의 심경을 고백하는 형식을 통해 독자를 작품 속으로 강하게 몰입시킨다. 더불어 친구의 약혼녀를 사랑한 괴테 자신의 실제 체험을 토대로 쓰였다는 사실 때문에 독자들에게 더욱 강한 흡인력을 갖는다. 작품 속에서 베르테르가 즐겨 입던 노란색 조끼와 푸른색 연미복은 당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으며,‘베르테르 효과’라는 모방 자살 신드롬까지 생겨났다. 이 작품으로 괴테는 문단에서 이름을 떨쳤으며, 질풍노도 문학운동의 중심인물로서 활발한 창작 활동을 펼쳤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비록 개별적인 사건이지만 그 속에 보편적인 인간사를 품고 있으며, 일회적인 사건이지만 항구적 공명(共鳴)을 일으키며 괴테가 쓴 가장 대중적인 작품으로 오늘날까지 큰 사랑을 받고 있다.

“나는 체험하지 않은 것은 한 줄도 쓰지 않았다.
그러나 단 한 줄의 문장도 체험한 것 그대로 쓰지는 않았다.” _괴테


괴테가 스물다섯 살에 발표한『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당시 유행하던 루소의 서간소설『신 엘로이즈』와 리처드슨의 서간소설에서 영향을 받은 감상문학의 전형을 보여준다. 괴테는 인간의 내면 풍경을 여과 없이 드러낼 수 있다는 점과, 허구와 사실의 경계를 넘나들면서 독자를 고백의 대상으로 끌어들이는 서간소설의 독특한 매력을 활용했다. 이 소설이 강한 흡인력을 갖는 또 하나의 이유는 괴테가 직접 겪은 사건에 바탕을 두고 있다는 점이다. 베츨라어에서 법관 시보로 근무하던 괴테는 당시 친구인 케스트너의 약혼녀 샤를로테 부프를 사랑하지만, 이룰 수 없는 사랑 때문에 서글픈 비애감에 빠져 고향 프랑크푸르트로 되돌아온다. 마침 그 무렵 상관의 부인을 연모하던 친구 예루잘렘이 권총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소식을 케스트너한테 듣게 된다. 괴테에게 더욱 충격적으로 다가왔던 사실은 예루잘렘이 자살에 사용한 권총을 빌려준 이가 다름 아닌 케스트너, 즉 자신이 그토록 사랑한 샤를로테의 약혼자라는 점이었다. 7주라는 짧은 기간 동안 써내려간『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 그토록 강렬한 떨림을 주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베르테르의 공로는, 누구나 어렴풋이 느끼고 있지만 분명히 이름 지어 부를 수 없는
열정과 감정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일깨워준 것이다. _야코프 렌츠


빌헬름이라는 절친한 친구에게 자신의 심경을 토로하는 고백 형식의 이 작품을 소통 부재의 시대를 사는 우리가 추체험(追體驗)할 수 있는 것은‘보편적 사랑’이 존재하리라는 기대 때문이다. 베르테르가 지향하는 사랑의 방식은 다분히‘민주적’이다. 그가 아는 사랑의 조건은 열정뿐이며, 그 조건은 누구나 충족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러한 열정이 금기나 윤리 같은 문화적 규범에 길들여질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의 서사 공간에는 사랑과 도덕적 질서 간의 팽팽한 긴장이 존재한다. 그 경계를 규정하는 것은‘문화’와‘정상’이라는 가치 기준이다. 따라서 베르테르가 마음에 늘 품고 다니는 죽음의 충동은 철저히 비문화적인 가치로 폄훼될 수밖에 없다. 자살행위를 속박에서 벗어나는 자기 구원의 유일한 수단으로 여기는 베르테르와는 달리, 나약함이나 병적인 행동의 결과라고 일축해버린 사람들에게는 베르테르의 삶의 방식이 철저히 비정상으로 비쳐질 수밖에 없다. 결국 베르테르는 자살을 택함으로써, 신분 질서와 이성 중심주의 등이 준엄하게 실현되는‘감옥’같은 세상을 등진다. 자연의 품처럼 따뜻한 열정을 키워내려 했던 베르테르에게 현실의 온도는 너무도 차가웠기 때문이다. 행복의 이유인 동시에 불행의 원인이 되기도 하는 사랑의 이율배반적 메시지를 온몸으로 발신했던 사회적 타자이자 문화적 경계인 베르테르. 그의 사랑과 고통의 서사가 오롯이 살아 숨쉬는『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우리 시대의 소외된 가슴과 상처 입은 영혼에게 부치는 공개서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