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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슈 올레 (2017.3.26)

클리오56 2017. 3. 23. 17:34




읽은 소감

- 일본 규슈에 제주 올레를 흉내내어 규슈올레를 2012년 처음 개설하였고, 현재는 15개 코스 177.4km
- 제주 올레처럼 loop 코스로 연속되지는 않음. 대신, 지방 도시 중심으로 관광객 유치 차원에서 코스 개발
  => 오히려 억지로 지루하게 연결하는 차원이 아니므로, 큐슈의 지방 명소들을 답사하는 재미가 있을 듯
- 저자의 걷기 여행에 대한 철학적 코멘트에 공감
 . 걷기 여행은 제 몸을 부리지 않고서는 한 발짝도 나아갈 수 없다는 점에서 가장 정직한 여행의 방법
 . 걷기 여행은 자본의 공세와 개발의 위협에 맞설 수 있는 거의 유일한, 하여 가장 급진적인 여행의 방법
 . 걷기 여행은 무엇을 찾아가는 목적의 여행이 아니라, 무엇을 찾아가는 과정의 여행 
- 훗날 일본 여행을 위하여 큐수의 올레길 답사를 비축해둔 의미                               
         

저자 : 손민호

저자 손민호는 중앙일보에서 여행 기사를 쓰고 산다. 사주가 늘 같게 나온다. 이른바 기자 사주. 부지런히 사람을 만나고 다녀야 평생 아프지 않고 산다고 나온다. 그 사주대로 산다. 악착같이 돌아다니고 정성을 다해 사람을 만난다. 신문기자로 15년 가까이 여행판과 문학판에서 살았다. 밥벌이로 전락한 여행은 서글프지만, 하여 나의 여행기는 짐짓 까칠하지만 여행 본래의 의미를 찾으려는 몸부림에는 한 번도 거짓이 없었다고 믿는다. 나에게 여행은, 내 발로 걸어 나가 세상과 인연을 쌓는 일이다. 제주올레와 맺은 인연이 8년째가 되고 규슈올레와 닿은 인연이 4년째가 되는 까닭이다. 세상이 아무리 변해도 여행은 아날로그일 수밖에 없다. 어떤 형태의 여행이든 제 몸을 부려야 완성되기 때문이다. 걷기여행이 늘 옳다고 믿는 까닭이기도 하다.   

출판사 서평

사단법인 제주올레, 규슈관광추진기구 강력 추천! 최초의 규슈올레 내러티브 가이드북 
걷기여행 전문 기자의 무뚝뚝하지만 세심한 가이드 
한국인이 가장 즐겨 찾는 일본의 여행지 규슈,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걷기 여행으로 초대합니다.

규슈는 일본을 이루는 큰 섬 4개 중에서 한반도와 가장 가까운 섬이다. 인천공항에서 비행기로 1시간 20분, 부산공항에서는 비행기로 50분 걸리는 가까운 이웃이다. 모두 7개의 현(우리의 도에 해당)으로 이루어져 있는 규슈는 일본 최초로 문명을 꽃피운 ‘역사의 요람’이자 일본에서도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대표 관광지’다. 규슈를 방문하는 외국인의 절반 이상을 한국인이 채우고 있으며, 규슈 여행의 기점인 후쿠오카에는 주말이면 하루 1만 명에 달하는 한국인이 들어간다. 그중 관광이 목적 1위이다.
이런 규슈에 한국의 대표적인 트레일(걷기여행길) ‘제주올레’의 자매길이 들어섰다. 제주올레를 본뜬 일본 규슈의 트레킹 코스 ‘규슈올레’는 2012년 2월 4개 코스를 연 뒤로 지금까지 모두 15개 코스가 열렸다. 예로부터 빼어난 자연풍광으로 일본 최고의 신혼여행 명소였던 규슈. 먹고 놀고 즐길 거리 풍부한 규슈에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걷기여행이 기다리고 있다.

저마다 다른 매력을 뽐내고 있는 15개 코스 올가이드!  알고 가면 더 많이 보이는 규슈올레 177.4km
제주올레가 민간단체가 주체가 되어 관리된다는 점과 달리 규슈올레는 규슈의 각 자치단체가 조성하고 운영하는 트레일이다. 제주올레가 제주도를 한 바퀴 순환하는 반면, 규슈올레는 길이 이어지지 않고 한 지역에서 시작했다가 끝난다.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으면서도 한국인과 일본인이 다른 것처럼, 관광이 중요한 벌이 수단이라는 점에서 제주올레와 규슈올레는 닮았지만 어딘가 다르다.
규슈올레라는 이름으로 모인 15개의 코스에도 저마다 다른 매력이 숨어 있다. 온천 명소에 최적의 입지조건을 갖춘 코스부터, 관광과는 도무지 관계가 없어 보이는 오지 마을에 위치한 코스까지. 목적에 맞게 골라 가는 재미가 있다. 어느 코스를 선택하든지 규슈가 품고 있는 이야기와 대자연의 스케일을 느낄 수 있으니 딱 집어 1등을 고르기는 아예 불가능하다.

자연과 문화, 온천과 음식이 함께하는 새로운 규슈여행. 규슈올레가 만들어지기까지의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모두 담았다.
이 책은 단순한 여행 가이드북이 아니다. 길에 대한 상세한 설명은 기본이고, 때로는 가슴 아픈 한일 양국 간의 역사를, 때로는 웃음이 피식 새어나오는 온천 뒷이야기를, 규슈올레가 만들어지기까지의 이런저런 사연까지도 자세히 들을 수 있다.
저자는 모든 규슈올레 코스 개장식에 참여했으며 15개 코스를 완주한 유일한 기자이다. 베테랑 여행 기자의 전문성에 인문학적인 체취가 가미되었으며, 걷기여행 예찬자의 진정성에서 빛을 발한다. 규슈올레에 대한 날카로운 시선과 따뜻한 애정으로 길을 안내한다. 때문에 제주올레와 규슈올레 모두가 추천하는 최고의 규슈올레 가이드북이 되었다. 그리고 이 책은 그 길을 위해 쓰였다.

<규슈올레> 이런 점이 특별하다!
1. 베테랑 여행기자가 모두 걷고 직접 쓴 믿음직한 가이드
2. 상세한 일러스트 지도, 난이도 그래프, 별점까지 규슈올레 전 15코스를 빠짐없이 소개.
3. 사진으로 미리 만나는 규슈올레. 350여 장의 사진 콜렉션
4. 규슈관광기구가 직접 추천한 각 코스별 맛집과 숙소 80여 곳 소개
5. 손에 쏙 들어오는 규슈올레 ‘미니 가이드 맵북’ (스탬프 랠리 포함)    
  
목차

1장 길을 시작하는 당신을 위하여
다케오 코스 + 에키벤 여행
우레시노 코스 + 규슈올레는 누가 만드나
야메 코스 + 내 멋대로 규슈올레
무나카타ㆍ오시마 코스 + 신사는 죄가 없다
가라쓰 코스 + 큐스올레와 일본 역사

2장 한 발 더 들어가다
벳푸 코스 + 온천에 관하여
오쿠분고 코스 + 비를 부르는 남자
고코노에ㆍ야마나미 코스 + 온천 테마파크 유후인
다카치호 코스 + 요카구라를 아시나요?

3장 남으로 길을 내겟소
기리시마ㆍ묘켄 코스 + 한국악 vs 가라쿠니다케
이부스키ㆍ가이몬 코스 + 온천에 관하여 2

4장 어떤 역사
아마쿠사ㆍ이와지마 코스 + 소년 전봉준
아마쿠사ㆍ마쓰시마 코스 + 길과 찹쌀떡
아마쿠사ㆍ레이호쿠 코스 + 길은 이야기다
히라도 코스 + 지장보살의 미소 



책 속으로

* 길은 사람이다. 사람이 길을 내고 사람이 길을 걷는다. 하여 길은 인연이다. 사람은 길을 걸어 사람을 만난다. 길이 사람이어서 인연이므로, 길을 걷는 여행은 사람을 만나러 가는 여행이고 인연을 맺는 여행이다. 길을 낸 사람을 만나는 여행이고, 길을 걷는 사람을 만나는 여행이고, 길바닥에 주저앉는 사람을 만나는 여행이다. 2006년 서귀포 여자 서명숙이 카미노 데 산티아고를 걷고서 제 고향에 낸 길이 제주올레다. 이웃 나라에 제주올레가 났다는 소식을 듣고서 일본이 제 나라에 낸 길이 규슈올레다. 길이 길을 낳았고, 그 길이 또 다른 길을 낳았다. 길이 길을 낳는 지점에 사람이 산다. 당신이 규슈올레에서 만나야 하는 풍경이다. (19쪽)

* “길은 오로지 두 종류입니다. 걷기에 좋은 길과 그렇지 않은 길. 길에서 받는 느낌은 저마다 다르지 않을까요?” 나는 안은주 국장의 답변을 역사에 얽매이다 보면 걷기 여행 본연의 의미를 놓칠 수 있다는 뜻으로 받아들였다. 안 국장의 말마따나 걷기 여행의 주인공은 길이다. 굳이 무엇을 보겠다고 나서는 걸음은 걷기 여행이 아니다. 길섶의 풀 몇 포기, 땀을 식히는 바람, 흔들리는 나뭇잎도 길에서는 주인공이 된다. 길은 걷는 자의 것이다. (92~93쪽)

* 사실 다카치호 코스는 2012년 2월 규슈올레 첫 개장 때 탈락한 바 있다. 포장도로가 너무 많은 게 문제였다. 탈락 소식을 들은 다카치호의 담당 공무원이 “왜 우리가 떨어졌느냐”며 눈물로 항의했다고 한다. 그 담당자는 코스를 짤 때 먼저 주요 관광 명소를 정하고 이들 명소를 잇는 길을 찾았다.
다카치호 코스 초반 2km 안에 다카치호의 양대 명물이라는 다카치호 신사와 다카치호 협곡이 몰려 있는 까닭이다. 여기까지만 걸었을 때, 다카치호 코스는 다카치호 여행의 압축판이라 할 만하다. (153~154쪽)

* 1966년 발표한『료마가 간다』로 부와 명예를 거머쥐었다.『료마가 간다』 후속 작품이 산케이 신문에 연재했던『언덕 위의 구름』이다. 이 역사 소설도 일본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우리로서는 찬성하기가 어렵다. 러일 전쟁을 소재로 다룬 이 소설은 전쟁의 원인을 조선 내부에서 찾는다. 그렇다고 시바 료타로를 군국주의자라고 비난할 수는 없다. 그는 군국주의를 ‘귀태 鬼胎’라는 표현을 써가며 힐난한 적도 있다. 흥미로운 건, 본심이 무엇이었든 간에 그가 제주도만큼은 끔찍이 아꼈다는 사실이다. 제주도를 여행한 뒤『탐라기행』을 발표하기도 했다. 인연이란 건, 늘 우발적이다. (172~173쪽)

* “지금 여기에 계신 분들은 다음 생에서도 친구입니다.” 아마쿠사ㆍ시마바라의 난이 낳은 소년 영웅 아마쿠사 시로가 겁에 질린 농민들에게 남긴 당부의 말. 학정에 맞서 일어선 농민들이 하라 성에 90일이나 갇혀 해초로 연명할 때, 아니 3만7000명 농민이 제 목숨 걸고 12만 정부군을 감당할 때, 신의 아들이 세상에 내린 눈물겨운 복음. 어쩌면 길은 거대한 이야기다. 하나의 이야기가 끝나는 지점에서 다른 이야기가 시작하는 것처럼, 하나의 길이 끝나는 지점에서 다른 길이 이어진다. 제주올레가 규슈올레로 이어진 것처럼. (19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