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간과 정맥/백두대간 (완료)

백두대간 5구간: 통안재 - 서시리봉 - 복성이재(2007.05.12)

클리오56 2007. 5. 13. 0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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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행일자: 2007.05.12

** 산행지: 백두대간 5구간: 통안재-복성이재

** 산행로: 통안재(670M) - 유치재(560M) - 매요리(480M) - 618봉 - 사치재(500M) - 새맥이재(570M) - 서시리봉(760M) - 아막성터(620M) - 복성이재(540M)

** 산행거리: 15.31Km (마루금 15.01m + 연장 0.3Km)

** 산행시간: 총310분 (산행 265분 + 중식/휴식 45분)

** 산정산악회(김, 조)

 

07:40 양재 출발 (안성 25분 휴식: 12:08 통안재 200여미터 아래 도착)  

12:20 산행들머리 통안재

13:20 매요마을 (중식 35분)

14:02 유치삼거리

14:41 사치재

14:55 산불터 (휴식 10분)

15:42 새맥이재

16:10 서시리봉

16:34 781봉

16:58 아막산성터

17:30 산행날머리 복성이재

18:06 복성이재 출발 (21:30 양재 도착)

 

 

 

대간날의 일기예보가 혼란스럽다. 한두차례의 비에 강수량은 10-40mm. 게다가 천둥, 번개에 돌풍. 중부보다 남부에 비가 많이 내리고, 중부는 오후에, 남부는 밤 늦게 비가 그친단다. 한두차례란 용의의 정의가 무엇인지? 한두 차례는 비의 지속 시간이 길지 않다는 뜻으로 판단되는데, 그럼에도 강수량은 적지 않다. 혹시 기상청의 면피작전? 이렇게도 저렇게도 해석되게끔 애매모호한 예보이다. 결과는? 산행중 2시경에 비는 그쳤고, 양도 그렇게 많지 않았다. 반면에 경기중부는 늦게까지 많은 비가 내렸다. 천둥번개는 산행중 없었다. 전반적으로 일기예보는 상당히 어긋난 것이다. 일기예보를 믿지 않을 순 없겠지만, 최악에 대비하여 지나치게 확대 예보한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 같다. 

 

아무튼 집을 나서기까지 뒤퉁수가 가려웠다. 언제 산행에 취미를 들였다고, 매 토요일 대간에 나서질 않나, 한술 더 뜨서 비온다는 예보에도, 아니 새벽에 비가 내리는 상황인데도 대간 산행나선다고 우산을 들고 나서니 아내의 입장에선 난 이미 crazy로 버린 몸이거나 헌신적인 양처를 만났다. 각설하고... 우천대비 장비가 흡족하지 못하니 걱정도 들지만. 하여튼 오늘 산행에서 바로 우천대비에 필요한 장비를 배웠다. 비에 대비하는 자세가 각양각색이다. 최고의 수준은 고어텍스 바지와 자켓으로 한겹 더 입고, 등산화 목에 비가 새는 것을 막는 덮개를 보충한다. 두번째는 아래위로 간단히 한겹 보충하는 것으로 정대장의 복장이다. 가장 적절한 수준인 듯하니 메이커와 가격을 알아보아야겠다. 세번째는 우의 자켓을 걸치고 스팻츠로 등산화 목부분을 보호한다. 스팻츠의 용도가 눈에서 비에 대비하는 것으로 확대된다. 네번째는 판초나 간단한 비닐 우의로 보호하는 것이다. 다섯번째는 간단한 우의 자켓만 걸치고, 하의는 일반 바지만을 입어 비에는 노출되는 현재의 내 스타일. 다행히 비가 많지 않았고, 젖을 경우에 대비하여 예비 바지는 휴대했었다.            

 

일기예보가 그러하니 나들이가 많지 않고 따라서 산행버스는 평소보다 빠른 속도로 나아갔다. 통안제에 들어가는 권포리에서도 그 좁은 우마차길을 용케도 지나갈 수 있어 들머리에 최대한 접근이 가능하였다. 하여 연장거리 2Km가 300m 정도로 단축되었다. 비는 많지 않지만, 대신 안개는 자욱하다. 가까운 등로만 보일 뿐, 좌우와 전후의 긴 시야가 확보되지 않는다. 전진을 하지만 유치재가 어딘지도 모르게 지나쳤다. 통안재에서 2Km, 1시간 거리가 유치재인데 시간 계산만으론 확신이 서질 않는다. 거의 1시간만에 고갯길 들어서니 유치재로 판단했건만, 바로 아래가 매요마을이라 유치재는 훨씬 전에 지나쳤던 모양이다. 우중임에도 진행속도가 늦진 않았었다는 결과이다. 매요마을에서 점심을 들기로 되어있었다. 마을 회관 매요정 계단에서 김, 조 형과 함께 식사를 들었다. 점심 후 속이 좋지 않아 동네 화장실을 이용하였는데, 희한하게도 바깥에서 문이 잠겨지니 김형께 미리 부탁을 해두었어야....  집을 떠나기 전에 미리 아침을 들었건만, 조형이 오는 도중 인삼랜드 휴게소에서 삶은 계란과 김밥 등 너무 많이 들게 만드시니 내 페이스를 놓친 것이다. 매요정 앞은 논인데, 모판과 이미 모심기가 끈난 논도 보이고, 그 너머 산과 그 허리에 걸린 구름이 여기가 제법 높은 지대임을 보여준다. 매요마을을 떠나면서 매요 휴게실을 볼 수 있었다. 이곳을 지나는 산행기마다 등장하는 명물인데 오늘은 비가 와서 그런지 문이 열려있지 않다. 출발하면서 비가 그치고 일부는 시야가 터이면서 지난 번 3구간의 고남산이 중계탑과 함께 깨끗하게 드러난다. 노치마을이 유일의 대간 통과 마을이라더니 여기 매요마을이 더 큰 대간마을이 아닌가? 산뜻한 붉은 벽돌의 교회와 나무에 걸린 무수한 시그날이 인상적이다.     

 

매요마을    

 

매요마을에서 좌측으로 보면 이성계가 왜구를 크게 물리친 황산이 있을텐데... 산 허리 구름 걸린 저 산이 황산인지? 다음 목적지는 사치재인데, 88고속도로가 지나는 고개이다. 고속도로를 지나기 전에 우측으로 지리산 휴게소가 있다지만 안개에 가려 볼 수 없었다. 고속도 아래 지하도를 지나야하지만, 차량통행도 뜸하여 그대로 도로를, 그것도 고속도로를 잽싸게 넘어섰다. 죄송~~

 

 

다시 산을 오른다. 제법 비알로 오르는데 산불의 흔적이 남은 지대를 지나게 된다. 나무는 가지와 잎이 떨어져나가 본체만 남았다. 이미 생명력은 잃어 고사목이 되었고, 우측으론 그런 지경까진 아니지만 나무가 온통 검게 그을러있다. 10년도 더 넘은 1995년도 큰 산불이라는데 아직도 그 상흔이 선명히 남아있다. 앞으로 얼마나 많은 세월이 흘러야 치유가 되고 원상회복이 가능할지. 헬기장에서 사과를 먹으며 10여분 휴식을 취했다. 지난 번 첫번 대간 산행때 애기를 나눴던 홀로 오신 분과 만났다. 매주 오시기엔 벅차서 격주로 오시겠단다. 그래도 대단하시다. 우리가 그 나이가 되면 생각이나 할 수 있을지. 조금 더 진행한 697봉에선 전망이 훤히 트여 지리산과 북쪽 마루금이 시야에 들어온다지만 오늘은 안개로 모든게 막혔다. 구름이 잔뜩하니 오히려 선경이라해야 할까?     

 

고사목지대

 

새맥이재 역시 언딘지 모르게 지나쳐버렸다. 서시리봉을 향하지만, 우측의 시리봉이 안개로 확인되질 않으니 모든게 오리무중이다. 그저 등로만 따라 줄곧 나아갈 뿐이다. 오늘의 최고봉은 781봉이니 변변한 이름조차 없는 무명봉이다. 그만큼 오늘 산행은 대표산이 없어 그저 시리봉 서쪽의 산이라하여 서시리봉이 그래도 이름일 뿐, 하지만 재는 무척이나 많다. 하여 오늘 공부는 재, 치 그리고 령의 차이가 무었일까가 주제. 령엔 그 지방의 지명이 주로 붙더라는 것 뿐 명확한 구분은 없는 듯. 오늘 산행의 최고봉인 781봉에 도달했을 때, 우린 그곳인 줄 몰랐지만 어느 한 분이 산악 네비게이션을 지니고 있어 확인이 가능하였다. 고도가 777M로 나왔으니 약간의 오차를 감안하면 781봉임이 확인된 것이다. 차량용 네비게이션처럼 우로, 좌로, 전방 100미터 스피드건 등의 지시사항이 없을 뿐 고도나 좌표가 정확히 나오는 듯, 가격은 80만원대라고 하니 하나 구입하기엔 부담이다. 

 

781봉 

 

내리막길에 접어들면서 철쭉이 활짝 맞이한다. 군데군데 주행을 멈춰 철쭉꽃과 함께 사진을 남긴다. 키만큼 자란 철쭉이 빽빽이 들어서서 등로 진행이 수월치 못할 정도이다. 돌담이 나즈막하게 있어 아막산성터로 짐작이 되었고, 조금후 안내판을 보게된다. 이런 곳에서 신라와 백제가 서로 전투를 치렀다니 믿기질 않는다. 현대전투와 달리 고대전투를 이해하는데는 다른 시각이 필요할 것 같다.

 

철쭉과 함께

 

 

 

산성을 지나면 이젠 오늘 대간 산행의 날머리인 복성이재로 향한다. 먼저 만나는 고개는 흥부와 연관된 성리마을로 연결된다. 이 길이 복성이재인지 아닌지 판단이 안되어 정대장을 콜하지만 연락이 되질 않고, 참석하지 않은 총대장에게 전화한다. 좀 더 진행하란다. 다시 고갯길을 만나는데, 여기도 아니란다. 하나 더 넘으니 복성이재 큰 길이다. 미리 이런 정보를 주었더라면 연락을 취하거나 알바하는 팀이 없었을텐데 아쉬움이 크게 남는다. 이미 이곳 산행 경험을 지닌 분들이야 문제 없지만 초행인 사람들에겐 충분한 사전고지가 필요할 것 같으며, 대장이 휴대폰으로 연락이 안된다는 점도 문제이다. 

 

복성이재   

 

대간 3회차 산행도 무사히 성공적으로 완수되었다. 특히 우중산행임에도 마무리 잘되었다. 조망을 잃은 대신 구름 가득한 선경을 즐겼다. 정상석 하나 없는 무명산으로만 이루어졌지만, 대신 고개를 많이 넘지않았는가? 88고속도로상의 사치재는 고속도로와 만나는 첫 고개가 되었다. 간단히 저녁 요기후 버스는 곧장 출발. 평소보다 이른 9시반에 양재 도착하였다. 한번 북진 산행에 상경 버스 소요시간이 5분 정도는 시간이 단축되지 않을까? 5시간 산행에 5분 단축은 너무 작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