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간과 정맥/백두대간 (완료)

백두대간 3구간: 성삼재-만복대-주촌리(2007.05.05)

클리오56 2007. 5. 5. 23:54

 

 

 

파이 서비스가 종료되어
더이상 콘텐츠를 노출 할 수 없습니다.

자세히보기


 

 

** 산행일자: 2007.05.05

** 산행지: 백두대간 3구간: 만복대(1,434.4M)/고리봉(1,304.5)

** 산행로: 성삼재(1,010M) - 소고리봉(1,248M) - 묘봉치(1,108M) - 만복대(1,434.4M) - 정령치(1,172M) - 고리봉(1,304.5M) - 고촌(선유산장) - 주촌리(530M)

** 산행거리: 약 13.85Km (마루금 13.85Km + 연장 0)

** 산행시간: 총320분 (산행 270분 + 중식/휴식 50분)

** 산정산악회(김, 조)

 

07:45 양재 출발 (안성 20분 휴식: 12:53 성삼재 도착)  

12:57 산행들머리 성삼재

13:25 소고리봉

13:58 묘봉치

14:42 만복대 (중식 50 ~15:32)

16:10 정령치 (휴식 5)

16:35 고리봉 (휴식 5분)

17:40 산행날머리 고촌 선유산장

18:50 고촌 출발 (22:15 양재 도착)

 

 

오늘 산행은 2회차로 3구간이다. 성삼재에서 출발하여 지난 번 대간구간의 들머리인 주촌까지의 산행이다. 거리나 소요시간은 지난 산행과 비슷한 13.85Km, 5시간반정도. 하지만 오늘 어린이날이라 고속도로의 지체가 심하여 성삼재 도착이 오후 1시에 가까워졌다. 잃은 시간을 보충하기 위해선 좀 서둘러야 하는 산행이지만 안전을 도외시할 순 없고. 옆 좌석분의 고향이 남원 인월이라 오는 도중 좋은 얘기를 많이 들러주셨다. 인월이란 지명은 달을 끌어당긴다는 말인데, 이성계가 왜구와의 전투에서 달로 사위를 밝게했다는데서 유래한단다. 이 부근엔 당시의 전투에서 비롯된 지명이 많이 남아있다고 한다. 피바위, 상군, 중군 등이 그 예란다. 이 부근은 고도가 높아서 시원하고 쌀농사와 보리농사의 이모작을 위해 모심기를 빨리 하는데 사실 모심기하는 모습을 실제 볼 수 있었다. 요즘은 보리농사를 않기 때문에 모심기를 그렇게 빨리할 이유도 없건만 예전 관습이 남아 아직도 서두른단다. 남원은 인재가 많이 나온다는 얘기로 화답하였다. 경상도엔 좌 안동, 우 함양, 그리고 전라도엔 좌 남원 우 장성이라고. 지리산 자락의 함양과 남원이 포함되니 이 모두 지리산의 지세가 뛰어나기 때문일게다. 

 

조형이 알바가 뭐냐고 질문을 던졌고, 지난 첫 대간산행 때 다음 구간까지 조금 챙겼다고 하니깐 그건 알바가 아니고 추월이라고.... 길을 잘못들어 그대로 빠져버리고 마루금으로 다시 돌아오지 않는 것은 탈출이라고...실제 9차대 대간 산행은 정진수 대장과 편대장이 지도하는 듯... 정기원 총대장은 다른 토요 산행에 참석하는 것 같다.

 

해발 1000M가 넘는 성삼재까지 오느라 버스는 729번 국도를 구불구불 엉금대며 오른다. 지난 번 고촌리가 해발 500M 였는데 오늘은 그 두배이다. 이게 바로 베이스 캠프가 올려진 사례가 아닌가. 예전엔 지리산 종주하려면 구례 화엄사에서 출발해야 했건만, 이젠 버스로 해발 1천미터 고지까지 오르니 베이스 캠프가 엄청 확장된 셈이다. 특히 오늘 3구간은 마루금에서 시작하여 마루금에서 끝이나 연장 코스가 없다.

 

작년 5월15일, 울산 사무소 동료들과 1박 2일의 지리산 종주했던 기억이 새롭다. 그 출발점이었던 성삼재에 오늘 다시 돌아왔다. 다만, 산행 방향은 반대이지만. 그 때의 용기와 벅찬 감동이 오늘 백두대간에 나서게한 원동력이 아닐까. 오는 도중 지체되어 그런지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많은 사람들이 바로 산행에 나선다. 등산화 끈도 다시 메고, 스틱 길이도 조정할 시간도 없는지. 최소한 준비 체조라도 하면서 몸도 풀지 않나? 여하튼 우린 후미에서 조용히 출발.

 

들머리 성삼재          

 

들머리의 해발이 워낙 높은 1,070M인지라 첫봉우리인 소고리봉이 1,248M일지라도 그리 높은 줄 모른다. 왼편은 산동면 마을이 보이고 오른편은 깊은 지리산 계곡이다. 계곡방향으론 우리가 올라온 국도가 보이고, 하늘로는 반야봉 원만한 모습이 눈길을 잡는다. 전진할 앞으로는 고리봉이 손에 잡힐듯 가깝다. 고리봉을 제대로 올라간다면 정상에서 첫번째로 주의할 등로가 나타나지만, 아뿔싸 우리는 옆 8부 능선을 지나면서 고리봉 정상을 놓치고 말았다. 산악회에서 등로에 깔아둔 안내방향을 따르느라 지나친 것이다. 오늘 산행에 새로운 장비 두가지가 추가되었으니, 하나는 베개이니 이미 버스안에서 성능을 실험해보았다. 입바람 불어 공기를 채워 부풀린 베개를 테스트하니 크게 개선되지는 않지만 그런대로 쓸만할 정도이다. 또 하나는 머리 밴드이다. 산행중 땀이 많아 계속 훔치는게 산행을 방해할 정도였지만, 밴드를 하니 그 수고를 훨씬 줄일 수 있어 만족스럽다.

 

성삼재에서 만복대까진 꽤 먼거리이고 소요시간이 90여분 정도이다. 어느 분은 이 코스를 설악산의 공룡능선에 빗대어 초식공룡의 능선이라했으니, 암릉이 없다는 말이지만 연속되는 봉우리로 만만치 않은 코스임을 암시한다. 묘봉치를 지나고 점심을 어디서 드느냐는 설왕설래가 있었지만 결국 만복대까진 가자고 의견 일치. 작은 봉우리 하나를 넘으면 또 다른 봉우리가 연속되어 힘들게 만든다. 가까워진 어느 지점에선 푸른 산죽이 넓게 깔려있고 억새와 조화를 이루고 있다. 만복대 정상에선 선두분들의 움직임도 포착되고. 중간중간 나무 그늘아래에서 중식을 드는 분들도 많고. 드디어 만복대. 오늘 산행의 최고봉이라 사면의 조망도 훌륭하다. 천왕봉도 아스라히 모습을 보인다. 성삼재에서 시작한 능선이 활처럼 휘어져 드러난다. 지도상으론 거의 일직선임에도 실제는 그러하지 않는데... 계속 가야할 산줄기도 길게 늘어져있고... 굵은 줄기는 세걸산, 바래봉 능선이라 우리의 대간 길과는 갈라진다. 정상석과 돌탑에서 사진을 남기곤 아래 풀밭기슭에서 긴 점심시간을 가졌다.        

 

만복대가 보이는데...   

 

만복대 정상

 

지나온 능선

 

이제는 정령치를 목표로 진행. 당초에는 정령치에 이동 베이스 캠프인 버스가 기다리는 일정이었으나, 시간이 많이 지체되어 취소되었다. 하여 물과 음식을 모두 배낭에 담아 중량이 무거워졌던 것이다. 하지만, 이런 훈련을 해두어야 대간 종주에 도움이 될것이고... 아무튼 최고봉에 올랐으니 정령치 코스는 어렵지 않다. 산허리를 휘감는 구불구불 국도가 우리가 얼마나 높은 곳까지 왔는지를 간접적으로 알려준다. 정령치의 해발이 1,172M인데, 아마도 버스가 다니는 최고 해발의 도로가 아닐런지... 정령치란 지명은 예전 마한 시대 정장군이 지켰다는 전설에서 유래되었단다. 정령치까진 버스가 올라오니 관광객들로 븍적인다. 오래 머물수가 없어 화장실 다녀오고 장승앞에서 기념사진 하나 남기곤 곧장 큰고리봉을 향한다. 고리봉까진 멀지 않지만 계속 오름길이다. 40분 소요라고 되어있으나 20분만에 도착했으니 이제 탄력이 붙었나보다. 여기서 마지막 조망을 즐기곤 곧장 아래로 하산.  

 

정령치 고갯길    

 

고리봉

 

고리봉에서 하산길은 지리하게 연결되지만, 1,300미터 해발에서 500미터로 고도를 급격하게 낮추기 때문에 처음엔 급경사 구간이라 주의를 해야한다. 더구나 내림길엔 약하고 무릎보호를 위해 천천히 뒤따르기로 한다. 오름길 산행 도중 남겼던 여러 야생화 사진에 미흡한 점을 생각하면서 혹시 못본 꽃들이 나타나면 남겨야지 마음도 다잡고... 역시 남원구간에선 송림이 우거졌다. 쭉쭉뻗은 송림도 만나고 전통의 굴곡미를 지닌 육송도 대할 수 있다. 지도상엔 길 주의 지점이 두군데나 있으나 어디가 주의점인지도 모른 채 하산은 빠르게 진행되었다. 마침 개울을 만나는 것으로 오늘 산행은 종료. 20여분간 찬 물에 발 담그며 수고한 두 다리에 애정을 듬뿍 담아보낸다. 고기삼거리에 나와보니 이정목이 있는데, 능선에서 내려오는 다른 코스가 있는듯 하다. 간단히 하산식사하고 다시 귀경길 오른다. 많이 늦을 줄 알았지만 대진고속도에서 빠른 속도로 나아갔고, 경부에선 전용차선이 밤11시까지 연장되어 10시경에 양재 도착함으로써  2회차 3구간을 무사히 마쳤다.  

 

송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