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반산행(2005년~현재)

청계산산행(2005.10.22)

클리오56 2005. 12. 20. 07:42

** 산행지: 청계산 (2005.10.22)

** 산행로: 양재화물터미널 - 옥녀봉 - 매봉 - 이수봉 - 국사봉 - KBS송신탑 - 바라산진입능선 - 백운저수지

** 단독산행

 

이른 아침 백팩을 메고 집을 나섰다. 사과 3개와 비상식량 겸 간식인 핫바와 양갱, 식수 1통만을 챙겼다. 예정하지 않았던 산행이라 별 준비가 없었다. 문득 새벽 잠 깨어 그대로 누워있기가 싫은 탓인가. 그래도 상경하여 집에 오면 늦잠 푹 잤었는데...


오늘은 청계산을 양재 화물터미널에서 오를 작정이다. 청계산은 여러 번 올랐지만 이 코스로는 처음이다. 언젠가 청계산-바라산-백운산-광교산 종주할 작정으로 선험자의 산행기와 등산지도는 챙겨두고 있었기에, 대충 오늘 산행 코스는 머리에 새겨져있었다.


화물터미날에 도착하면 김밥을 챙길 수 있을 줄 알았건만, 김밥장수는 전혀 보이질 않는다. 개인 산행꾼은 보이질 않고, 현대하이스코에서 단체로 산행 준비중일 따름이다. 위기극복 의식강화 단결이란 거창한 구호를 내걸고. 그나마 하나 보이는 토스트 포장마차에서 토스트 한쪽을 들고, 비상으로 2쪽을 포장 구입했다. 물이 너무 부족한 것 같아 녹차캔 2통을 구입하고.        

 

 

1. 청계산 입구-옥녀봉 (6:56-7:44)

KCTC 양재물류센터 뒤에 등산 안내도가 보였다. 의심할 여지없이 연이은 똑 바른 길로 올라갔는데, 초라한 민가가 보이고 개 10여마리가 떼로 소리친다. 시끄러운 소리에 주인이 나오곤 이 방향이 산행길이 아니란다. 다시 안내판으로 돌아와 그럼 오른쪽인가 보다하곤 길을 다시 잡았다. 하지만, 100여 미터 갔을 때, 느낌이 이상하다. 도저히 산행길일 수가 없다. 요즘 지자체에서 얼마나 잘 가꾸는데...더구나 전국 최고의 부자동네 서초구 아닌가....다시 안내판으로 돌아왔다. 이상하다. 그 때 스치는 10도 방향의 좁은 오솔길...한국의 산하 산행기 게시판에 올려진 청계-광교산 종주기에 기록된 내용이다. 유심히 관찰하니 안내판 왼쪽으로 오솔길 자국이 보인다. 바로 이 길을 두고 10도 방향이라 한 것이다. 진입로 찾는데 벌써 이렇게 알바로 10여분을 소모했다. 알바란 이처럼 길을 헤매이는 것이라는 글을 본적이 있는데, 어원을 잘 모르겠다. 아시는 분 설명 부탁드립니다..


초입에서 옥녀봉까진 2,500미터 1시간 거리이다. 제법 오른 후 옥녀봉까지 1600미터, 45분이란 표지판이 보인다. 하지만, 웬걸, 좀 더 오르니 1300미터 50분이란 표지판도 보인다. 이런 표지판은 그래도 약과이다. 주요한 길이 나타나지 않기도 하고, 심지어는 방향이 틀린 곳도 심심치 않게 발견된다. 나같은 초보자는 어떡하란 말인가. 길이름들이 재미나다. 솔밭쉼터, 입맞춤길, 바람골 쉼터, 황토맨발길, 임꺽정길....   


 

2. 옥녀봉- 매봉 (7:50-8:21)

옥녀봉에서 한숨 쉬곤 다시 오른다. 매봉까진 계단이 유난히 많다. 나무계단에 번호표를 붙여 놓았으니, 번호가 700번을 훌쩍 넘는다. 가능하면 계단을 이용않고 바로 옆 틈길을 밟지만 용이치는 않다. 매봉엔 산행꾼 여러 명이 잡담을 나눈다. 한 컷 하고 싶지만, 부탁하기도 그렇고, 누구도 사진찍질 않는다. 나도 촌티내긴 싫고....


3. 매봉-이수봉 (8:30-9:20)

군사시설로 인하여 등산로가 산뜻하게 이어지질 않는다. 시설 근처의 큰 바위로 올랐지만, 연이어지는 길이 어딘지가 보이질 않는다. 아래위로 오르고 내리길 세차례나 반복했지만 길을 찾지 못했다. 다시 출발지로 돌아가야하나 망설이는데 산행객 2사람이 보인다. 익숙한 듯 바위 중간지점에서 내려서니 연속되는 길이 보인다. 역시, 초보자에겐 길이 보이지 않지만, 익숙한 경험자에겐 뭔가 나타나는 모양이다.



 

4. 이수봉-국사봉- KBS송신탑 (9:20-10:50)

산행중 만난 일행이 광교산까지 종주한다고 한다. 난 준비가 너무 빈약하여 종주는 무리이지만, 가장 많이 지적되는 청계산과 바라산의 끊어진 산행로를 어떻게 극복하는지는 알고 싶었기에 동행하기로 작정했다. 2가지 방법이 언급되는데, 고속도로 아래의 지하통로를 이용하는 방법인데. 길을 돌아가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고 한다. 다른 방법은 성남-안양간의 새국도를 무단 횡단하는 방법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하오고개까지 무사히 도착해야 한다. 다행히 하오고개 표시는 청계산 산행도중 여러 번 표시되므로 어렵지 않을 것 같다. 다만, 시립묘지에 와서 왼편아래로 표시된 하오고개 50M 그 이후에도 알아야할 사항이 많다는 것이다. 일단 하오고개는 구도로의 재이름인 것 같다. 여기서 안양 방향으로 조금 내려오면 도로 건너는 길이란 표지판이 보이는데도 이를 이용하지 않고 좀 더 내려가면 쇠봉하나가 보이고 바로 옆으로 덤불을 헤치고 내려가면 성남-안양 국도가 나타난다. 훌쩍 뛰어 국도로 내려서서 보면 고갯길 중간에 중앙분리대가 설치되지 않은 5M 정도의 폭이 보인다. 속도를 내며 달려오는 차에 유의하여 중앙분리대로 뛰어가고, 다시 안양 방면의 차에 유의하면서 건너편으로 잽싸게 뛰어간다. 이후, 안양방면으로 쭉 내려가면 벽면 철조망이 끝나는 지점, 바로 그 지점에서 산위로 올라가면 자그마한 오솔길이 보인다. 이후 쭉 오르면 송신탑이 나타난다.   


* 저 멀리 외곽순환도로...

 

* 고개 정상에 중앙분리대가 트인 부분이 보인다...

 

5. 송신탑-바라산진입능선 (10:50-11:17)

매봉을 떠난 이후 쉬지 않고 걸어왔다. 조금은 피곤하지만, 일행이 쉬질 않으니 따를 수밖에. 바라산 진입능선이란 표지판이 나타나서야 옆쪽으로 물러서 자리를 잡고 점심을 들었다. 일행이 도중에 이탈한 분도 있어, 초면인 나에게도 식사가 충분하였다. 통성명하면서 인사도 나누었다.

 

이후 12시에 산행은 이어졌고, 도중에 길을 잘못 들어 백운호수 부근으로 밀려오기도 하였다. 오늘의 화두는 길을 보는 눈이다. 리더를 따라 다닐 땐 느끼지 못하였던 길을, 막상 나 혼자나 혹은 산행대장의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면 길을 찾는 눈이 절실히 필요하구나....그래서인지, 대학 때 교수님 말씀이 생각난다. 산행 리더의 입장이 되어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