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독서, 영상

심미안 수업: 윤광준 (2023.8.29)

클리오56 2023. 8. 31. 10:54

내용 및 소감

산다는 것은 매일을 사는데 필요한 물건들과 시간을 보내는 일이다.
좋은 휴식을 위해선 안락한 소파가 필요하고, 따뜻한 차 한잔을 마시려면 주전자와 잔이 필요하다. 
어차피 물건과 함께 뒹굴고 살아야 한다면 좋고 아름다운 물건으로 채워야 한다는게 내 생각이다.
도구와 물건이 기능만 좋아서는 안되는 이유이다

추천사

  • 우리는 감탄하려고 산다. 돈으로 살 수 없는 삶의 깊이는 정말로 좋아하는 것, 참으로 아름다운 것의 감탄으로 가능해진다. 뭐가 아름다운 건지, 자기가 좋아하는 것이 도대체 어떤 건지 모르고 평생을 살다 가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그래서 한국 사회가 이토록 거친 거다. 『심미안 수업』을 읽어야 하는 이유다.
  • 오감을 통해서만 우리는 세상을 읽을 수 있다. 그래서 좋은 감각은 우리에게 좋은 세상을 선물한다. 이 책은 평생 아름다움을 보는 감각을 키우며 살아온 인생의 선배가 감각의 사용법을 알려주는 삶의 매뉴얼 같은 책이다.
  • 이 같은 책이 언젠가 나오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다. 매우 반갑다. 창작을 하는 사람도, 그 가치를 알아봐 주는 사람이 없으면 존재할 수 없다. 친절한 목소리의 저자를 따라 심미안의 세계로 들어오는 사람들이 더 많아지면 좋겠다.
  • 좋은 감각은 타고 나는 게 아니라 많이 경험하고 훈련하는 것이다. 자기의 감각에 자극을 주는 일을 계속 하면, 자신도 모르던 가능성을 발견하게 된다. 이 책을 통해 더 많은 이들이 자신을 긍정하기를 기대한다.

 

프롤로그_심미안, 가치를 알아보는 능력

- 모든 것은 마음에 달렸다는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가 감각의 세계에도 적용되는 듯했다. 말은 글이 주는 행간의 느낌을 미처 옮기질 못하고, 보는 것은 듣는 것을, 듣는 것은 접촉하는 것을 이기지 못하는, 그 갈증과 만족 사이를 마구 오가는 시간이었다. 

- 딜레탕트(dilettante)란 좋게 말하면 예술애호가지만, 나쁘게 말하면 예술에 관심은 많지만 많이 알지는 못하는 사람, 어떤 분야를 깊이 탐구하지 않고 피상적으로 하는 사람을 말한다.  

- 딜레탕트의 어원은 이탈리아어 딜레타레(dilettare)로 '기쁘게 하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기쁨은 외부로부터 주어지는 게 아니라, 내가 스스로 찾는 일이다. 예술 애호가로 살면서 느낀 건, 아름다움을 느끼는 감각도 모두 의식적인 활동이라는 것이다. 내가 의미를 둔 것만이 나에게 그 미적인 감흥을 허용한다. 명화도 명곡도, 일상의 작은 연필 하나까지도 그렇다.

- 심미안(審美眼), 아름다움을 살피는 눈을 갖는다는 건 얼마나 놀라운 일인가. 심미안을 갖게 되는 건 결국 ‘마음의 눈’을 뜨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미적인 가치를 느끼는 능력은 어떤 상황에서도 나의 자존감을 지켜주는 무기가 된다.

 


Part 1 우리는 무엇을 아름답다고 느끼는가

1. 인간의 흔적이 묻은 것이 아름답다

- 자연의 아름다움이 일방적 수용이라면, 예술의 아름다움은 자신이 개입된 적극적 반응이라 할 수 있다.

- 베르사이유 궁전의 정원: 왕이 자신의 권력을 확인하고자 했던 의도가 바로 느껴진다. 권력의 시선을 무한히 확장하려는 욕구가 이 정원의 존재 이유이다. 시야를 극한으로 확대하겠다는 욕구가 원근법적 조성으로 구현된 정원이다. 

- 일본의 정원은 독특하게 개인의 취향이 극대화된 곳이다. 개인이 지향하는 이상적인 낙원을 구현하는 방향으로 정원문화가 발전해갔다. 이는 일본의 정치체제와 연관있다. 절대왕조의 힘이 강하지 않고, 수많은 가문이 돌아가며 권력을 차지했다. => 와비 사비: 일본의 전통적인 미의식 관념으로 부족하고 검소한 상태, 적막하고 조용한 상태를 가리킨다. => 지극히 인위적이다. 하지만 더할 것도 뺄 것도 없는 완벽한 조화는 어떤 비판도 구차하게 만든다. 완결된 아름다움에 동조할 수밖에 없다. 자연을 재료로 인간의 미감을 더해 완성된 공간은 황홀하다. 이상하지만, 전혀 이상하지 않은 조화의 아름다움이 오로지 한 인간의 선택과 의지로 완결된 셈이다. 

- 인위적으로 만든 것들에는 사람이 추구하는 가치가 녹아있다. 스쳐 지나가는 자연의 아름다움에서는 느낄 수 없는 지극함이 있다.  

 

2, 나는 얼마나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나

- 많은 예술품이 숱하게 볼 수 있는 사물이나 풍경을 다룬다. 느끼려고 마음을 연 사람에게만 익숙함 속에 숨어있는 새로운 감흥의 세계를 보여준다. 

- 책에서 본 그림을 실제로 보았을 때 느껴지는 바가 다른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다. 왜냐하면 실물을 마주했을 때야 비로소 그것을 그린 사람의 의도와 그 작품이 놓여있는 맥락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 나는 스스로 부족한 사람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더 많이 체험함으로써 수용 능력을 키우려고 노력했다.... 관심의 강도만큼 알게 되고, 닮고 싶은 만큼 다가가게 된다.  

 

3. 차이를 통해 본질을 이해하다

- 미적 감각이 좋은 사람들의 특징은 세상을 흘려버리지 않고 촘촘하게 본다는 거다. 아름다움을 느끼는 사람은 차이에 민감하다. 무심한 이들은 뭘 봐도 반응을 하지 않는다. 지금 하고 있고 보고 있는 것이 그 전의 것과 어떻게 다른지 모른다면, 미적인 수용이란 그저 고개를 끄떡이는 것과 다를 게 없다.
- 우리가 심미안을 갖게 된 것은 삶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본능 같은 것이다. 더 좋은 것, 더 의미있는 것을 발견하려는 습관인 것이다. 때문에 인간의 미적 활동의 결과물인 예술의 세계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 인간은 본능적으로 조화와 통일성을 추구한다. 어떤 일이라도 정성을 들이면 그런 경향이 더 강해진다. 


Part 2 숨은 의도를 발견하는 기쁨_미술

1 왜 꼭 미술관에 가서 그림을 봐야 할까

- 미술을 잘 감상하는 방법 중 하나가 바로 좋아하는 미술관을 만드는 것이다. 제대로 된 감상 = 거리 확보 + 에너지 집중

- 좋은 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예술의 전당, DDP(이라크 출신 여성 건축가 자하 하디드 설계), 리움미술관, 대림미술관, D뮤지엄, 아라리오 뮤지엄, 피크닉(회현동)

- 감상하는데 장소는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미술관에 가면 일단 이곳의 작품들이 소중하다는 것을 먼저 인정하고 들어가게 된다. 감상을 위한 최적의 맥락이 제공되는 것이다. 

 

2 낯선 그림도 좋아지려면

- 심미안을 기르려면 자신이 잘 모르는 낯선 대상과 마주했을 때의 첫 느낌이 중요하다. 그 느낌을 어떻게 내 마음에 자리매김할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물론 명작은 위대하다. 익숙한 명작을 안내인 삼아 새로운 세계로 들어가기 때문이다. 그로나 그 안내자의 역할이 끝나면 스스로 미술을 여행하는 자발적인 탐험가가 되어야 한다. 너무 당연하게도 세기의 명작도 처음에는 다 낯선 그림이었다. 

- 우리는 현재를 산다. 바로 지금의 눈에서 무엇인가를 발견하는게 중요하다. 익숙한 판단이란 과거에 근거한 경우가 많다. 예술은 이런 과거의 판단으로부터 계속 벗어나는 일이기도 하다. 누가 시키거나 알려주지 않은 것에 관심을 가지고, 그 관심을 표출하는 일이 필요하다. 

- 사진을 찍는 일은 사진기라는 기계를 조작하는 일로 이루어지지만 그 전에 찍어야 할 것을 찾아내는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안된다. 끊임없이 주변을 둘러보아야 한다. 그렇게 둘러본다는 것은 단순히 소재를 찾는 것을 넘어, 비치는 이미지의 일부를 선택해 잘라내고 정리하는 과정이다. 사진을 비롯하여 평면에서 시각적 전달을 하는 일들은 다 비슷한 방법을 쓴다. 바로 비례와 균형의 원칙이다. 프레임에 담길 사물의 모습을 재빨리 선, 면, 덩어리 등의 형태소로 파악해 적절히 배분하는 일이다. 

 
3 보고도 좋다고 못 느낀다면

- 그림의 뒤에는 누군가의 내면이 있다. 묘하게 끌리는 사람과 마주한 듯한 느낌을 갖는 것이야말로 그림을 감상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 그림에는 '봐야 할 것들'이 꽤 많다. 화가가 오랜 시간 공들여 그린 것들이 짧은 시간 동시에 수용자의 시각안으로 들어오기 때문에 헷갈리는 것이다.... 빨리 이해하려고 하지말고 찬찬히 훑어보며, 내 눈이 먼저 가는 것부터 받아들이면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


4 추상화와 동양화는 어떻게 이해하나

- 현대미술은 외부세계를 매끄럽게 재현하는 대신에, 시각적 불편함을 통해 인간 내면의 해석에 집중하기 때문이다. 원근법이 깨진 그림, 도저히 형태를 알아볼 수 없는 추상화가 대표적인 예들이다. 

-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면 추상화에서 형태를 찾아보려는 시도는 포기해야 한다. 작가에 의해 이미 해체된 형태가 보는 이의 눈에만 따로 조립될 일은 없기 때문이다. 추상은 출발 자체가 그릴 수 없는 것을 표현하는 것이기 때문에 어차피 상대의 이해를 구하지 않는다. 이를 아는 것은 중요하다..... 결국 추상화는 ‘의도성’이 매우 강한 그림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 의도가 형태에 없을 뿐이다. 다른 요소로 대체하고 있는 것이다. 색채가 대표적인 예지만, 재료, 재질, 기법 등도 의도를 그러내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 현대의 미술은 재현보다 의도가 더 중요하다. 추상미술은 형태를 파악하는 노력을 버리고, 작가의 의도에 주파수를 맞추려 할 때 진정으로 다가온다.  

 

5 전시를 즐기는 여섯 가지 방법

- 기획의도를 염두에 두면서 가능한 유료전시 관람, 취향이 잘 맞는 사람과 동행 혹은 작심하고 그림에 빠지고 싶으면 홀로, 시간의 여유를 충분히(만보기 사용), 전시회의 정보를 챙겨보자, 자신 혹은 화가의 입장, 관람 동선은 기획 의도를 반영, 그림 옆 설명을 꼼꼼히 읽어보라(가능한 나중에), 작품의 형태, 빛, 구도에 너무 신경 쓰지 말고 그림이 풍기는 힘과 내용의 공감이 중요,  그림 사진 찍기(자꾸 들여다보자, 좋아하는 것은 익숙해진 것이다고 하다)


6 미술관 밖에서 미술 만나기

- 좋은 그림을 찾아 내 집에 걸어놓고 볼 요량으로 하나둘 모은 컬렉션은 삶의 풍요를 이끄는 중요한 자산이 된다. 

- 미술이 화가의 캔버스 밖을 나가 세상과 뒤섞이는 사례: 앤디 워홀이 그린 사탕 츄파춥스의 포장지, 와인 라벨에 피카소, 미로의 그림 인쇄, 스웨덴 주류 브랜드 앱솔루트는 흰색 병을 캔버스 삼아 세련된 디자인

- 아름다움을 느끼게 되면, 느끼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행동이 일어나고 생각이 바뀐다. 그러다 보면 미술관 밖에 있어도 미술관 안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것이 자기 관점으로 미술을 감상하게 되었다는 증거다. 

 

 

Part 3 지금 이 순간만 사는 행복_음악

1 시간의 질서를 느끼다

- 그런 시간 속에 갇히는 경험을 즐겨야 음악을 좋아하게 된다. 듣는 시간을 단축할 방법이 없는데, 연주시간이 긴 클래식 음악은 상대적으로 긴 인내를 필요로 한다.... 시간과 공을 들여 클래식을 접하게 되면, 열혈 마니아가 될 수밖에 없는 측면도 존재한다. 애착은 자신이 들인 공에 비례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어떤 노래든 처음에는 좀 답답하더라도, 끝까지 들어보려 노력하는게 중요하다. 중간에 도망가서는 알 수 없는 세계가 음악의 세계이기 때문이다.

 

2 사라지기에 가슴에 남는다

- 음악의 본질은 현장에서 공연되고 사라지는 음의 순간성에 있다. 나는 음악 감상, 특히 클래식에 영 취미가 없다는 이들에게 좋은 공연을 직접 가서 들어보라고 애원하듯이 권한다. 정제된 음반을 좋은 오디오로 듣는 것도 좋지만, 허공으로 사라지기에 더 가슴에 남는 음의 세계를 느끼기에는 직접 가서 듣는 것 이상이 없다. 


3 우리는 왜 국악이 지겨울까

- 우리는 국악을 제대로 들어본 적이 있을까. 마이크와 스피커로 억지로 확성된 음이 아니라, 원래 연주되던 조건에서 들어본 적이 있을까. 본래의 아름다움에 더욱 가깝게 녹음하려는 이들의 노력이 지극하다. 


4 거듭 부활하는 아름다움, 클래식

- 클래식 마니아들은 과거의 음악적 유산을 재해석한 새로운 연주를 비교하고 반복하며 음악을 즐긴다. 클래식은 비교하고 싶은 욕망이 일어나고, 그 욕망을 실제로 확인해보려는 노력이 있을 때, 감상할 수 있는 음악이다. 

 

5 귀가 예민해야 음악을 좋아하게 될까

- 다만 반복해서 들을 때 남다른 감상 능력이 키워진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럴 때 남들이 모르는 부분을 짚어내고, 나에게 더 감동적으로 다가오는 지점을 말할 수 있게 된다. 

- 좋아하는 음악이 생기면 그 옆의 것으로 옮겨가면 된다. 그러다보면 나중에 자신이 서 있는 지점이 어디인지 보일 것이다. 


6 음악을 즐기는 능력이 계속 성장하려면

- 혼자만의 시간을 가져보지 못한 이들은 좋아하는 음악도 없다. 모두가 아는 곡을 자신도 좋아한다고 믿게 된다. 골방에 홀로 틀어박혀 다양한 음악을 들어보자.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훨씬 더 쉽게 알게 된다. 많은 이들이 의외로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몰라 허송세월하는 경우가 많다. 자신과 음이 진지하게 마주하는 경험을 한 이들은 자신감이 생긴다. 낯선 음악의 세계에도 들어가고 싶은 도전 의식이 생긴다. 그러고 나면 클래식 공연을 들을 때 언제 박수를 쳐야 하는지와 같은 종류의 지식은 아무것도 아니다.

 


Part 4 나를 둘러싼 공간이 확장되는 마술_건축

1 인간이 공들여 만든 것에 대한 감탄

- 건축을 들여다보는 일은 재밌다. 인간을 자극하는 다양하 시각적 요소를 한 공간 안에 녹여놓은 종합예술을 관람하는 일이다. 때문에 건축을 보면서 느끼는 감동은 복합적이다..... 건축의 아름다움은 우리가 가진 모든 감정을 극대화하는 힘을 갖고 있다. 


2 크기의 예술로서 감상하기

- 절대적인 크기만으로 느껴지는 미감이 있다. 압도적으로 크면 왜 이렇게까지 높고 크게 지었는지, 그 내막은 중요하지 않다. 사람들이 찾는 유명한 건축물들이 하나같이 거대한 규모를 자랑하는 이유다. 


3 건축미의 기본, 비례와 균형

- 동서양을 막론하고 위대한 건축물에서 발견되는 공통점은 비례, 균형, 대칭이다. 건축은 어수선한 세상에 질서를 부여하는 예술이다. 

- 건축은 안과 밖, 공간과 사물의 조화를 추구하는 종합예술이다. 조화로운 공간을 마주하게 되면 마치 미술관에 와 있는 것과 같은 느낌이 든다. 


4 드러나지 않은 부분까지 살펴보기

- 디테일의 다름에 주목하게 되면 이른바 '고급스러움'의 정체에 한발 다가간 것이다. 어떤 건물은 엄청난 자본을 들여 지었을게 분명한데도 고급스러운 느낌이 없다. 세부적인 매끄러움과 정밀함이 없기 때문이다. 

- 그로피우스는 "예술과 기술의 통합이 돋 건축이다". 건축이라는 영역 안에서 예술과 과학이 만나고, 과거와 현대가 뒤섞인다. 그 충돌과 통합의 흔적들을 찾아보는 재미가 바로 건축을 하나의 예술로서 즐기는 일이다. 

 

5 인간의 삶을 통째로 바꾸는 종합예술

- 건축물은 빈 공간에 뭔가가 올라오면서 허공을 막는 일이다. 그런데 오히려 그 건축물로 인해 안과 밖이 만나고, 인지되는 공간의 범위가 새롭게 확장된다. 그런 느낌을 받을 때 건축의 놀라움을 느끼게 된다. ... 산동네에 있는 아파트가 도시 전체의 풍경을 일상 안으로 끌어들이고, 바닷가의 작은 집이 드넓은 수평선과 연결되어 대자연을 품게 하는 것. 그런 공간을 만들어내는 것이야말로 인간의 위대한 능력이다.  


6 좋은 건물에서는 데이트가 잘 된다

- 좋은 공간은 사람을 특별하게 대우한다. 위압적이지 않고 품어준다. 그 감정을 느끼려고 사람들은 공간을 가꾸고, 건축물에 공을 들인다.   

* 영추문 건너편의 아름지기 재단건물, 중식당 마오

특별한 공간에 누군가와 함께 들어간다면, 그 누군가도 특별하게 여겨질 게 분명하다. 아름다운 공간으로 나를 끌고 가는 사람은 나를 아름답게 여기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그러니 사랑하는 이와 함께할 때 좋은 건물을 선택하는 것만큼 효과가 좋은 일도 없다.


Part 5 인생에서 정말 중요한 것에 주목하는 힘_사진

1 가장 손에 쉽게 잡을 수 있는 행복의 기술

- 남들이 보지 않는 것을 찍는 일, 남들이 본 것을 다르게 찍는 일, 다르게 찍은 것을 특별하게 보여주는 일, 사진은 쉬운만큼 갈증이 크고, 차별화도 어려운 예술이다. 

- 나는 사람들의 눈길이 닿지 않는 것을 잡아내려고 애쓴 사진, 세상의 허무함과 삶의 쓸쓸함을 드러내려는 사진을 보면, 우리가 보는 세상이 전부가 아니라는 의문을 제기하는 게 사진의 본연적 역할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2 쉬운 만큼 갈증은 크다

- 복제가 가능한 새로운 영역을 예술로 취급해야 하는지의 혼란은 당연하다. 지금 우리가 접하는 사진 변형 프로그램을 예술로 받아들일지를 고민하는 것처럼 말이다. 


3 똑같은 것을 얼마나 ‘다르게’

- 자기 감정과 자기 관점에 충실한 사진일수록 공감이 크다. 사진이 보여주는 이미지는 대부분 이미 우리가 알고 있는 현실 세상이다. 때문에 찍는 이의 내면이 느껴지느냐 아니냐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4 사진은 시간을 가두는 예술

- 나는 아직 오대산 걸작을 남기지 못했지만, 하나 분명한 건 오대산을 찍으로 다니는 동안 매우 행복했다는 것이다. 틀어박혀서 하는 예술이 아니라, 천지를 돌아다녀야 하는 예술은 아마 사진이 유일할 것이다. 내 몸이 어디에 있어야 행복한지 알려주는 예술이다. 

- 아무리 잘 찍은 사진도 시간이 지나면 낡은 느낌이 든다. 순간적으로 찍은 사진은 시간의 흔적이 강하게 남는다. 사람들이 사진을 통해 붙들고 싶은 것도 시간이다. 


5 우연인 것처럼 보이는 치밀한 계산

- 일부러 설명해야 하는 것들은 공감되기 어렵다. 폭발적인 감정을 느끼게 되는 사진은 명료하다. 그 사람이 아니면 찍을 수 없는 선택의 눈을 보여주는 사진, 디테일이 압도적으로 뛰어난 사진, 지속적인 관심을 통해 만들어낸 깊이와 완성미를 보여주는 사진. 이런 사진은 설명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그런 이미지 뒤에는 명료한 감동을 만들기 위해 들였던 치밀한 계산이 있다. 


6 나는 무엇을 보고 싶어 하는 사람인가

- 사진은 보이지 않는 것을 드러나게 하는 것이 그 본령이다. 남들이 보지 못한 것, 남들이 보지 못한 순간을 담는 '발견의 미'가 주는 충격이 사진의 본질이다. 

브라질의 사진가 세바스치앙 살가두의 사진을 보고 있으면 살갗에 햇볕의 따가움이 느껴지는 듯하다. 섬세하고 강렬한 질감이다. 그는 사진이라는 매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궁무진하다는 걸 깨닫게 한다. 그의 사진을 보면 이런 질문이 들린다. ‘당신이 보고 있는 건 무엇인가.’ 모든 위대한 사진들은 항상 이 질문을 던진다. “당신은 무엇을 보고 싶어 하는 사람인가.” 그 질문을 또 듣기 위해 사진전에 가고, 답을 찾기 위해 사진기를 든다. 정답이 없다는 것만이 위안이다.


Part 6 일상의 욕망을 다독이는 지혜_디자인

1 디자인은 곧 사물의 진화이다

- 바야흐로 디자인의 시대이다. 같은 값이면 ‘예쁜 걸’ 산다는 게 아니라, 비싼 값이라도 ‘예쁜 걸’ 산다. 뿐만 아니다. 예전에는 여행을 가면 미술관, 박물관, 역사적 유물을 보러 돌아다녔다면, 이제는 멋진 디자인을 볼 수 있는 곳을 찾아가는 일이 점점 늘고 있다. 그런데 왜 사람들은 디자인에 열광하는 걸까. 좋은 디자인의 기준은 무엇일까. 좋은 디자인을 알아보는 눈은 어떻게 생겨나는 걸까. 결국 디자인이란 무엇일까. 쉽게 답할 수 있는 질문은 아니지만, 디자인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두 가지 핵심적인 키워드가 있다.

- 인류는 도구를 사용하기 시작할 때부터 조형미를 추구했다. 인간이 만든 최초의 규격화된 도구인 주먹도끼의 놀라운 대칭성만 봐도 알 수 있다. 손에 쥐어보면 바로 알 수 있다. 도구의 진화는 디자인의 발전에 다름 아니다. 


2 사물의 본질적인 가치를 발견하는 일

- 기술 발전은 상향 평준화된다. 그 말은 어디서나 사물의 기능이 평준화된다는 뜻이다. 불과 몇년 사이에 특별히 대기업의 제품이 더 좋다고 말할 수 없는 시대가 되었다. ... 기능의 격차가 줄면, 차이는 디자인에서 드러나게 된다. 디자인의 역량은 생각보다 쉽게 따라잡히지 않는다. 세련됨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오랜 세월의 축적이 필요하다. 

- 미감의 세계와 물리의 세계가 붙어 있다는 것은 기계의 아름다움에서 느낄 수 있다. 지극히 정밀한 기계는 그 자체로 인간의 마음을 온전히 사로잡는다. 

 

3 완벽한 디자인일수록 너그럽다

- 모두를 만족시킬 수는 없지만, 다른 사람과 감각을 교감해야 한다는 목표를 갖는 건 중요하다. 좋은 디자인은 공감의 폭이 넓다. 많은 이들이 공감하는 디자인은 보자마자 디자이너의 의도를 알아차릴 만큼 눈을 끄는 요소가 잘 드러난다. 완벽한 디자인일수록 수용자에게 너그럽다. 

 

4 일상이 아름다우면 결핍을 느끼지 않는다

- 미술과 디자인이 분화된 건 100여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그 짧은 시간에 디자인은 예술의 지위를 차지했다. 재현을 포기한 미술이 어디로 가야 할지의 방향은 뻔했다. 산업 시대로의 전환과 더불어 아름다움을 입혀야 할 대상이 캔버스에서 물건과 상품으로 바뀐 것이다. 

- 현대미술은 디자인과 경계가 없다. 디자인 관련 전시를 자주 접하면 다양한 영역으로 연결되어 있는 예술사의 맥락을 이해하게 된다. 

- 산다는 것은 매일을 사는데 필요한 물건들과 시간을 보내는 일이다. 좋은 휴식을 위해선 안락한 소파가 필요하고, 따뜻한 차 한잔을 마시려면 주전자와 잔이 필요하다. 어차피 물건과 함께 뒹굴고 살아야 한다면 좋고 아름다운 물건으로 채워야 한다는게 내 생각이다. 도구와 물건이 기능만 좋아서는 안되는 이유이다
- 아름다움을 파악하고 경험하게 되면, 스스로의 인식과 판단의 범위가 다음 단계로 올라서게 된다. 무용한 것이 유용한 가치로 바뀌는 행복의 선순환이 시작되는 것이다. 이런 순환의 시간들을 갖게 되면, 삶이 지루할 틈도 괴로울 틈도 없다.

교보문고 책 소개

아름다움을 살펴보는 눈, 심미안을 기르는 시간!
예술에 대한 선입견과 두려움을 걷어내고, 우리의 감각을 깨우는 법을 배우는 『심미안 수업』. 아름다운 것을 보고도 좋다고 느끼지 못하는 건, 우리가 그동안 예술을 알아야 하는 것, 외워야 하는 것으로 접했기 때문이다. 저자는 인간에게는 본능적으로 아름다움을 살펴보는 눈, 심미안이 숨어 있다고 이야기하면서 편견 없이 바라보고, 두려움 없이 다가갈 줄 아는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도와준다.

자연경관과 인간이 만든 작품 중에 뭐가 더 아름답게 느껴질까? 왜 꼭 미술관에 가서 그림을 봐야 할까? 귀가 예민해야만 음악을 좋아하는 게 아닐까? 멋진 사진이란 결국 우연히 찍히는 게 아닌가? 등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했으나 쉽게 답하지 못했던 질문들을 바탕으로 '우리는 무엇을 아름답다고 느끼는가'라는 주제에서부터 시작하여 미술부터 디자인까지, 일상 속에 녹아 있는 예술에 대한 이야기를 모두 6개의 주제로 풀어낸다.

전시를 잘 즐기기 위한 6가지 방법, 난해한 추상화와 동양화에 관심을 갖는 법, 똑같은 곡으로 느껴지는 클래식의 세계를 이해하는 법, 내부의 인테리어만이 아니라 주변과의 조화까지 생각하며 건축물을 감상하는 법 등 아름다움을 추구하여 한 개인의 일생을 바꾸고, 기업의 가치를 지켜낸 재미있는 사례들과 감상자의 입장에서 참고할만한 실용적인 조언들을 담았고, 현대인들의 삶의 기술인 사진과 디자인에 대한 이야기까지 일상에 가까운 이야기들을 담아 심미안을 기를 수 있도록 이끌어준다.
기자보다 글 잘 쓰는 사진가로, 오디오 평론가로, 생활 속의 명품들을 찾아 소개하는 새로운 스타일의 에세이스트로 유명한 저자는 이 책에서 예술사 중심의 이야기가 아닌, 오로지 수용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서술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정말 좋은 것을 알아보는 사람은 소유의 욕망에 휘둘리지 않고, 갖지 못하는 것을 갖고 싶어하는 게 아니라, 오늘 나에게 좋은 것을 충분히 즐기는 데 만족한다고 이야기하면서 심미안이 좋은 사람은 자신에게 생겨나는 작은 욕망을 그때그때 잘 해소시킬 수 있다는 것을 일깨워준다.

저자(글) 윤광준

사진에서 미술, 음악, 건축, 디자인에 이르기까지 전방위로 활동하는 아트 워커. 우리나라 최초로 예술대학이라 이름 붙인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사진학과를 졸업했다. 색깔 있는 내용으로 일세를 풍미한 《마당》과 한국의 독보적인 예술잡지 《객석》의 사진을 담당하며, 한글 디자이너로 유명한 안상수 아트 디렉터 등과 작업했다. 이후 웅진출판에서 초대형 프로젝트 ‘한국의 자연탐험’을 진행하며, 한국의 미를 기록하는 도큐먼트 사진의 시대를 여는 주요 사진가로 활동했다.
기자보다 글 잘 쓰는 사진가로 이름을 날리던 그는 1996년 돌연 회사를 그만두고 세계 여행에 나선다. 본격적인 예술 탐구가로서의 인생을 살기 위한 반전이었다. 세심하게 관찰하고, 편견 없이 수용하며, 무엇이든 호기심을 갖고 추적하는 그의 주변에는 수많은 예술가들이 함께한다. 스스로 특정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보다 일상을 아름답고 풍요롭게 즐기는 ‘딜레탕트(예술 애호가)’이기를 바란다.
오디오 평론가로도 유명하며, 10여 년 넘게 일상의 탁월한 사물들인 ‘생활명품’을 발굴하고 소개해왔다. 파버카스텔, 메르세데스-벤츠 등 기업과의 컬래버레이션 작업을 비롯 노바티스, 네이버, 신세계 스타필드 등에서 진행하는 수많은 사진공모전의 심사위원으로 활동했다. 국악에도 조예가 깊어 사야국악상 심사위원장을 맡고 있다.
최근에는 현대 디자인의 원류인 바우하우스 연구를 위해 독일 전역을 돌고 있다. 현재 이함캠퍼스의 콘텐츠 에디터로 공간과 전시 디자인을 진행하고 있다. 다양한 저술과 강연 활동을 하고 있으며, 저서에 예술 분야의 유례없는 베스트셀러 『잘 찍은 사진 한 장』, 사물에 대한 체험과 취향에 대한 지식을 새로운 스타일의 예술 에세이로 선보인 『윤광준의 생활명품』을 비롯 다수가 있다.

 

목차

  • 프롤로그_심미안, 가치를 알아보는 능력

    Part 1 우리는 무엇을 아름답다고 느끼는가
    1 인간의 흔적이 묻은 것이 아름답다
    2 나는 얼마나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나
    3 차이를 통해 본질을 이해하다

    Part 2 숨은 의도를 발견하는 기쁨_미술
    1 왜 꼭 미술관에 가서 그림을 봐야 할까
    2 낯선 그림도 좋아지려면
    3 보고도 좋다고 못 느낀다면
    4 추상화와 동양화는 어떻게 이해하나
    5 전시를 즐기는 여섯 가지 방법
    6 미술관 밖에서 미술 만나기

    Part 3 지금 이 순간만 사는 행복_음악
    1 시간의 질서를 느끼다
    2 사라지기에 가슴에 남는다
    3 우리는 왜 국악이 지겨울까
    4 거듭 부활하는 아름다움, 클래식
    5 귀가 예민해야 음악을 좋아하게 될까
    6 음악을 즐기는 능력이 계속 성장하려면

    Part 4 나를 둘러싼 공간이 확장되는 마술_건축
    1 인간이 공들여 만든 것에 대한 감탄
    2 크기의 예술로서 감상하기
    3 건축미의 기본, 비례와 균형
    4 드러나지 않은 부분까지 살펴보기
    5 인간의 삶을 통째로 바꾸는 종합예술
    6 좋은 건물에서는 데이트가 잘 된다

    Part 5 인생에서 정말 중요한 것에 주목하는 힘_사진
    1 가장 손에 쉽게 잡을 수 있는 행복의 기술
    2 쉬운 만큼 갈증은 크다
    3 똑같은 것을 얼마나 ‘다르게’
    4 사진은 시간을 가두는 예술
    5 우연인 것처럼 보이는 치밀한 계산
    6 나는 무엇을 보고 싶어 하는 사람인가

    Part 6 일상의 욕망을 다독이는 지혜_디자인
    1 디자인은 곧 사물의 진화이다
    2 사물의 본질적인 가치를 발견하는 일
    3 완벽한 디자인일수록 너그럽다
    4 일상이 아름다우면 결핍을 느끼지 않는다
 

추천사

  • 우리는 감탄하려고 산다. 돈으로 살 수 없는 삶의 깊이는 정말로 좋아하는 것, 참으로 아름다운 것의 감탄으로 가능해진다. 뭐가 아름다운 건지, 자기가 좋아하는 것이 도대체 어떤 건지 모르고 평생을 살다 가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그래서 한국 사회가 이토록 거친 거다. 『심미안 수업』을 읽어야 하는 이유다.
  • 오감을 통해서만 우리는 세상을 읽을 수 있다. 그래서 좋은 감각은 우리에게 좋은 세상을 선물한다. 이 책은 평생 아름다움을 보는 감각을 키우며 살아온 인생의 선배가 감각의 사용법을 알려주는 삶의 매뉴얼 같은 책이다.
  • 이 같은 책이 언젠가 나오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다. 매우 반갑다. 창작을 하는 사람도, 그 가치를 알아봐 주는 사람이 없으면 존재할 수 없다. 친절한 목소리의 저자를 따라 심미안의 세계로 들어오는 사람들이 더 많아지면 좋겠다.
  • 좋은 감각은 타고 나는 게 아니라 많이 경험하고 훈련하는 것이다. 자기의 감각에 자극을 주는 일을 계속 하면, 자신도 모르던 가능성을 발견하게 된다. 이 책을 통해 더 많은 이들이 자신을 긍정하기를 기대한다.

 

 

책 속으로

기쁨은 외부로부터 주어지는 게 아니라, 내가 스스로 찾는 일이다. 예술 애호가로 살면서 느낀 건, 아름다움을 느끼는 감각도 모두 의식적인 활동이라는 것이다. 내가 의미를 둔 것만이 나에게 그 미적인 감흥을 허용한다. 명화도 명곡도, 일상의 작은 연필 하나까지도 그렇다. 심미안을 갖게 되는 건 결국 ‘마음의 눈’을 뜨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미적인 가치를 느끼는 능력은 어떤 상황에서도 나의 자존감을 지켜주는 무기가 된다.
_ [프롤로그] 중에서

미적 감각이 좋은 사람들의 특징은 세상을 흘려버리지 않고 촘촘하게 본다는 거다. 아름다움을 느끼는 사람은 차이에 민감하다. 무심한 이들은 뭘 봐도 반응을 하지 않는다. 지금 하고 있고 보고 있는 것이 그 전의 것과 어떻게 다른지 모른다면, 미적인 수용이란 그저 고개를 끄떡이는 것과 다를 게 없다.
_ [Part 1 우리는 무엇을 아름답다고 느끼는가] 중에서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면 추상화에서 형태를 찾아보려는 시도는 포기해야 한다. 작가에 의해 이미 해체된 형태가 보는 이의 눈에만 따로 조립될 일은 없기 때문이다. 추상은 출발 자체가 그릴 수 없는 것을 표현하는 것이기 때문에 어차피 상대의 이해를 구하지 않는다. 이를 아는 것은 중요하다. 결국 추상화는 ‘의도성’이 매우 강한 그림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 의도가 형태에 없을 뿐이다.
_ [Part 2 숨은 의도를 발견하는 기쁨_미술] 중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가져보지 못한 이들은 좋아하는 음악도 없다. 모두가 아는 곡을 자신도 좋아한다고 믿게 된다. 골방에 홀로 틀어박혀 다양한 음악을 들어보자.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훨씬 더 쉽게 알게 된다. 많은 이들이 의외로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몰라 허송세월하는 경우가 많다. 자신과 음이 진지하게 마주하는 경험을 한 이들은 자신감이 생긴다. 낯선 음악의 세계에도 들어가고 싶은 도전 의식이 생긴다. 그러고 나면 클래식 공연을 들을 때 언제 박수를 쳐야 하는지와 같은 종류의 지식은 아무것도 아니다.
_ [Part 3 지금 이 순간만 사는 행복_음악] 중에서

특별한 공간에 누군가와 함께 들어간다면, 그 누군가도 특별하게 여겨질 게 분명하다. 아름다운 공간으로 나를 끌고 가는 사람은 나를 아름답게 여기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그러니 사랑하는 이와 함께할 때 좋은 건물을 선택하는 것만큼 효과가 좋은 일도 없다.
_ [Part 4 나를 둘러싼 공간이 확장되는 마술_건축] 중에서

브라질의 사진가 세바스치앙 살가두의 사진을 보고 있으면 살갗에 햇볕의 따가움이 느껴지는 듯하다. 섬세하고 강렬한 질감이다. 그는 사진이라는 매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궁무진하다는 걸 깨닫게 한다. 그의 사진을 보면 이런 질문이 들린다. ‘당신이 보고 있는 건 무엇인가.’ 모든 위대한 사진들은 항상 이 질문을 던진다. “당신은 무엇을 보고 싶어 하는 사람인가.” 그 질문을 또 듣기 위해 사진전에 가고, 답을 찾기 위해 사진기를 든다. 정답이 없다는 것만이 위안이다.
_ [Part 5 인생에서 정말 중요한 것에 주목하는 힘_사진] 중에서

바야흐로 디자인의 시대이다. 같은 값이면 ‘예쁜 걸’ 산다는 게 아니라, 비싼 값이라도 ‘예쁜 걸’ 산다. 뿐만 아니다. 예전에는 여행을 가면 미술관, 박물관, 역사적 유물을 보러 돌아다녔다면, 이제는 멋진 디자인을 볼 수 있는 곳을 찾아가는 일이 점점 늘고 있다. 그런데 왜 사람들은 디자인에 열광하는 걸까. 좋은 디자인의 기준은 무엇일까. 좋은 디자인을 알아보는 눈은 어떻게 생겨나는 걸까. 결국 디자인이란 무엇일까. 쉽게 답할 수 있는 질문은 아니지만, 디자인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두 가지 핵심적인 키워드가 있다.
_ [Part 6 일상의 욕망을 다독이는 지혜_디자인] 중에서

아름다움을 파악하고 경험하게 되면, 스스로의 인식과 판단의 범위가 다음 단계로 올라서게 된다. 무용한 것이 유용한 가치로 바뀌는 행복의 선순환이 시작되는 것이다. 이런 순환의 시간들을 갖게 되면, 삶이 지루할 틈도 괴로울 틈도 없다.
_ [Part 6 일상의 욕망을 다독이는 지혜_디자인] 중에서

 

출판사 서평

“이토록 삶이 거친 것은 뭐가 아름다운지,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심미안 수업’이 필요한 이유다.” _김정운(문화심리학자)

내 삶에 미적 감각을 더하는 새로운 교양 수업
“아름다움을 살펴보는 눈을 키우다!”

유명하다는 미술 전시회에 가도, 다들 감탄하는 공간에 가도, 대단한 명곡을 들어도 별다른 감동을 느끼지 못하는 이유가 뭘까. 아름다운 것을 보고도 좋다고 느끼지 못하는 건, 우리가 그동안 예술을 알아야 하는 것, 외워야 하는 것으로 접했기 때문이다. 예술은 어려운 것이 아니다. 미적 감각은 특별한 이들만 타고 난 것이 아니다. 이제 편견 없이 바라보고, 두려움 없이 다가갈 줄 아는 능력을 키운다.
추상미술은 형태를 파악하는 것이 아니라 한 인간의 의도를 파악하는 것이다. 음악은 외우는 것이 아니라 잊어서 다시 찾게 되는 것이다. 좋은 공간이란 겉에서 보기 좋은 게 아니라 자신의 존재감이 달라지는 곳이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갖고 있는 아름다움을 살펴보는 눈, ‘심미안’을 기르는 시간. 스치고 지나갔던 사물에서 특별함을 발견하고, 자신의 관점에서 가치 있는 것을 발견하는 새로운 교양 수업이 시작된다.

★ 김정운(문화심리학자), 유현준(건축가) 등 이 시대의 예술 애호가들이 추천하는 책!
★ 멈춰 있는 내 감각을 다시 생기 있게 만드는 6개의 강의

좋은 것을 보고도 왜 좋은지 느끼지 못할까?
살필 심, 아름다울 미, 눈 안 : 이제 심미안이 필요한 시대가 오다
똑같은 물건이어도 이왕이면 더 예쁜 것을 집고, 일상에서도 미적 감각이 중요해진 시대. 이제 여행을 가도 쇼핑, 레저를 넘어 미술관, 박물관, 디자인숍을 찾아 다니며 아름다움을 체험하려고 한다. 우리의 미적 감각을 깨우고 상상력을 자극하는 미술, 음악, 건축, 사진 디자인... 그러나 나에게 여전히 멀게 느껴지는 이유는 뭘까? 외우기 어려운 화가들의 이름, 클래식 기호들과 수많은 예술사적 지식들이 여전히 버겁다. 누구나 알고 있는 세계의 명화를 보면 감동이 일어나는데, 현대 미술로만 옮겨와도 잘 모르겠고 추상화는 더욱 어렵다. 음악을 좋아한다고 하지만 듣던 음악만 듣게 된다. 하지만 지식의 양이 부족하다고 겁낼 필요 없다. 인간에게는 본능적으로 아름다움을 살펴보는 눈, 심미안이 숨어 있다. 이제 예술에 대한 선입견과 두려움을 걷어내고, 우리의 감각을 깨우는 법을 배운다.

우리가 갖고 있는 미적 본능을 깨우는 6개의 강의
예술을 통해 나를 긍정하다!
‘심미안 수업’은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했으나 쉽게 답하지 못했던 질문들로부터 시작된다. 자연경관과 인간이 만든 작품 중에 뭐가 더 아름답게 느껴질까? 왜 꼭 미술관에 가서 그림을 봐야 할까? 귀가 예민해야만 음악을 좋아하는 게 아닐까? 왜 인류는 이토록 큰 건물들을 지었을까? 멋진 사진이란 결국 우연히 찍히는 게 아닌가? 비슷한 디자인의 사물 중에서 유독 그것만 좋아 보인다면 무슨 이유일까?
『심미안 수업』은 이런 질문들을 바탕으로 ‘우리는 무엇을 아름답다고 느끼는가’라는 주제에서부터 시작하여 미술부터 디자인까지, 일상 속에 녹아 있는 예술에 대한 이야기를 모두 6개의 주제로 풀어낸 책이다. 아름다움을 추구하여 한 개인의 일생을 바꾸고, 기업의 가치를 지켜낸 재미있는 사례들과 감상자의 입장에서 참고할만한 실용적인 조언들이 가득하다. 전시를 잘 즐기기 위한 6가지 방법, 난해한 추상화와 동양화에 관심을 갖는 법, 똑같은 곡으로 느껴지는 클래식의 세계를 이해하는 법, 내부의 인테리어만이 아니라 주변과의 조화까지 생각하며 건축물을 감상하는 법 등을 알려준다. 여기에 현대인들의 삶의 기술인 사진과 디자인에 대한 이야기도 더해져, 일상에 가까운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예술사 중심의 책이 아니라, 오로지 수용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서술한 책이다.
자기 감각에 자신이 생기면, 남들이 무턱대고 좋다고 하는 유명한 것에 휘둘리지 않는다. “좋아하는 일은 스스로의 선택이어야 의미가 있다.”라는 저자의 말처럼, 자신의 관점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눈을 갖게 되면 스스로를 긍정하는 강한 힘이 생긴다. 무용한 것이 유용한 것으로 바뀌는 행복의 선순환이 시작된다. 이런 시간을 갖게 되면 삶이 지루할 틈도 괴로울 틈도 없다.

친절한 아트 워커 윤광준과 함께
감각의 사용 매뉴얼을 익히다!
『심미안 수업』의 저자 윤광준은 일찍부터 기자보다 글 잘 쓰는 사진가로, 오디오 평론가로, 생활 속의 명품들을 찾아 소개하는 새로운 스타일의 에세이스트로 유명하다. 스스로 특정 분야의 전문가가 아니라 일상을 아름답고 풍요롭게 즐기는 ‘딜레당트(예술 애호가)’라고 생각하는 그의 주변에는 언제나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들이 함께 한다. 편견 없이 장점을 찾아내고, 무엇이든 호기심을 갖고 세심하게 관찰하기 때문이다.
어려운 예술을 친절하게 설명하는 그가 그동안 다양한 저술과 강연을 통해 이야기해 온 ‘심미안을 기르는 법’을 이번 책에 오롯이 담았다. 문화심리학자 김정운, 건축가 유현준 등을 비롯하여 각 분야의 문화계 인사들이 추천하는 책이다.
저자가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는 이것이다. 정말 좋은 것을 알아보는 사람은 소유의 욕망에 휘둘리지 않는다. 갖지 못하는 것을 갖고 싶어하는 게 아니라, 오늘 나에게 좋은 것을 충분히 즐기는 데 만족한다. 심미안이 좋은 사람은 자신에게 생겨나는 작은 욕망을 그때그때 잘 해소시킬 줄 알게 된다. 그리하여 중요한 것에 집중하는 에너지를 모으게 된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세기의 명화도 모두 처음에는 낯선 그림이었다. 인류가 존경하는 위대한 예술가들도 한때 무명의 시절이 있었고, 그들의 진가를 알아봐 준 이들이 있었기에 존재할 수 있었다. 아름다움을 느낄 줄 아는 능력은 인간이 가진 가장 우월한 능력이다. 멈춰 있던 내 감각을 다시 생기있게 만드는 ‘심미안 수업’을 만나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