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한국관광 100선 (시즌 2013~2014)

(93) 하동십리벚꽃 (2023.3.30)

클리오56 2023. 4. 1. 10:33



광양의 매화, 구례의 산수유 꽃이 지면 하동으로 가는 19번 국도는 또 한 번 꽃 잔치가 열린다.
섬진강변을 따라가는 길 양쪽으로 터널을 이룬 벚꽃길이 눈부시다.
구례에서 하동까지 꽃길이 25km에 이른다.

섬진강으로 합류하는 화개동천을 만나는 지점, 화개장터에서 쌍계사로 들어가는 계곡의 벚나무는
수령이 50~70년에 이르러 굵기와 수형이 예사롭지 않고, 가지마다 품고 있는 꽃의 색감이 더욱 곱다.
십리벚꽃길로 불리는 이 길을 남녀가 함께 걸으면 사랑이 이루어진다고 하여
예부터 ‘혼례길’이라는 별칭을 얻었다.

화개동천을 따라 나무 데크가 조성되어 꽃그늘 아래 걷는 운치를 더하고,
햇살에 반짝이는 계곡의 풍경이 이어져 6km가 짧게만 느껴진다.
벚꽃축제 기간에 화개장터는 어느 때보다 신명이 넘친다.
하동의 농산물이 한자리에 모이고 은어회에 재첩국, 참게탕까지 먹거리도 풍성하다.
다양한 볼거리와 행사가 연이어 펼쳐지는 하동 최고의 축제다.

 
2주전 삼월 중순 광양 매화와 남파랑길을 성공적으로 다녀왔기에
이번에도 1박2일 일정으로 하동 화개 벚꽃, 구례 천은사 그리고 남파랑길을 계획하고 다녀왔다.
 
하동의 화개에서 펼쳐지는 하동십리벚꽃길 축제를 즈음해서,
그리고 구례에서 틈을 내어 천은사 상생의 길도 노려본다.
다음날 남파랑길 51 코스 잔여분 약간에 52~53 코스, 기차를 타는 여수역까지라 54 코스 일부, 총 약 30km를 걷는다는 계획.

하지만 최근의 따뜻해진 날씨로 봄꽃들이 일찍 개화하면서 바로 지금이 피크를 이루었고,
목요일 하동행 첫 버스는 만원이며 그 절반 이상이 화개를 목표로 한다.
 
기사분은 이번 주 내내 화개쪽 교통난이 상당히 극심했는데 벚나무 모두 뽑아버리고 싶은 심정이라고 농을 던진다.
하여 구례에서 화개로 가는 코스를 변경하는데
원래는 섬진강 동쪽 하동의 19번 도로를 이용해야 하지만
지금은 섬진강 서쪽 구례의 861번 도로를 따르고 남도대교를 건너 교차로에서 내려준다고 하였다.
즉 교통난이 가장 극심한 화개터미널에는 들러지 않는다는 것인데
사실 교차로에서 터미널까지는 거리도 과히 멀지 않고 도중에 화개장터도 있으니 오히려 나은 방법이다.
 
남도대교를 건너 교차로에 내리니 벌써 벚꽃의 현란한 풍광들이 화개 일대를 지배한다. 

 
조영남의 노래로 유명세를 탔던 화개장터는 초입에 자리잡고 있으며
먹거리는 물론 여러 지방 특산물을 판매하고 있다. 

 
화개에서 쌍계사까지 약 6km에 걸쳐 화개천 좌우에 벚꽃길이 펼쳐지는데
나는 좌측 길을 답사할 예정이라 화개교를 건넜다.

 
이후 화개에서 쌍계사 삼거리까지 1023번 지방도로의 좌우에 펼쳐진 벚꽃길을 따라 걷는다.
우리나라에 벚꽃길이 많이 조성되었지만 진해와 화개의 벚나무가
연륜도 있어 벚꽃이 풍성하게 만발하며 나무 줄기와 가지가 멋들어지게 전개된다.

 

화개천과 어우러지고 저 멀리 지리산 능선도 아득하니 벚꽃의 향연은 그칠 줄 모른다. 


 또한 하동은 차로도 널리 알려져있는데 가끔 차밭을 볼 수 있어 그 푸름이 더해진다.  

 
좁은 도로 옆의 좁은 인도를 걸으며 혼잡한 인파를 뚫고 6km에 걸친 벚꽃 잔치를 잘 즐겼다.
여기까지 왔으니 왠만하면 쌍계사도 들르려고 했지만 그쪽으로는 벚꽃이 이어지지 않았다.
오늘 원 일정이 구례 천은사도 갈려는 것이라 여기서 멈추고
버스정류장에서 화개 혹은 구례행 버스를 기다리기로 하였다. 

 

용강삼거리의 쌍계사정류장에 구례행 시외버스가 정차하기에 여기서 기다리기로 했지만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있어 바로 옆의 찻집에 들러 녹차라테와 인절미로 아점을 들었다.
한국 녹차는 이곳에서 시작되었다는 인상적인 슬로건을 내걸었고
내부도 산뜻하며 인테리어를 잘하여 편안하게 휴식을 취하였다. 

 

시외버스와 시내버스가 올 시간이 가까워 미리 바깥에서 기다렸고 
바로 뒤에는 지리산국립공원 화개탐방안내소가 위치했다.
시내버스가 먼저 왔기에 일단 우선 화개로 가자며 탑승하였지만 도중에 정체된다.
차라리 걸어가는 편이 낫겠다 생각되어 내렸고 결국 내가 먼저 화개터미널에 도착하였다.
 
화개에서 구례행 시외버스가 13:25, 15:20에 있지만
버스는 오질않고 터미널 측은 교통 정체가 극삼한 탓이라는 변명만 늘어놓았다. 
 
차라리 돈은 들더라도 택시를 타고 구례 천은사로 바로 갈려고
카카오 택시를 콜했더니 아무런 응답이 없는데 아마도 택시들도 이 혼잡한 곳으로 오길 원하지 않는게다.
 
홍콩인 4명이 부산행 버스를 타려는데 의사소통에 문제가 있어 내가 나서서 정리해주었는데
이 지역의 벚꽃축제로 교통상황이 좋지 않아 버스가 제 시간에 오질 않고 있으니 기다리라고 하였다.
이들은 어제 인천공항으로 입국하여 바로 이곳에 왔고 부산 3일, 제주 3일후 서울로 간다고 하였다.
 
부산은 어디로 가느냐고 물었더니 해운대, 기장, 감천마을인데 기장은 킹 크랩 먹으러 간다고.
기장은 장어도 유명하다고 했더니 이 또한 알고 있었고 동해남부선을 타고 간단다.
세월에 따라 핫플레이스가 달라지지만 외국인들이 기장까지 먹거리 찾아간다니 정보력도 대단하다.
나도 4월말부터의 3주간 스페인-포르투갈 자유여행에서 저렇게 잘해야 할텐데 하는 생각. 
 
부산행 버스가 터미널로 진입못하니 남도대교 교차로에서 탑승한다는 안내에 따라
이 사실을 홍콩인들에게 알려주고 사람들을 따라가라고 말해주었다.
 
17:10 시외버스도 오질 않고 무작정 기다리기를 무려 4시간,
내가 생각하기로는 교통이 혼잡하여 못오는게 아니고 이런 상황에서 아예 결행한 듯하다.
이런 축제장의 교통 상황을 고려하여 승용차는 제한하고 대중교통을 충분히 이용하도록
버스를 증편하여 관광객을 배려해야 하는데 이런 생각은 전혀하지 않는듯하다.
오히려 그릇된 정보를 제공하여 골탕먹이는 처사이다.
 
구례까지 운행하는 일반버스가 도착하여 이를 타고 구례행.
이미 천은사 가기에는 늦었고 구례에서 순천행 버스로 환승하였다.
 
구례의 벚꽃도 대단한데 하동은 10리라 하였지만 구례는 무려 300리~
아마도 구례내 도로변 꽃길을 모두 계산하여 포함한 듯 하지만 아무튼 벚꽃길은 인상적이었다. 

 

 

순천의 숙소는 오랜만에 게스트하우스인데
순천역에서 가깝고 다음날 남파랑길 들머리로 가는 버스정류장도 가깝다.
그리고 생각했던 것 보다는 훨씬 규모가 있고 시설도 좋았고 깨끗하였다.
 
다만, 4인실이라 좁은 공간에서 숨죽이고 있다는게 견디기 어려울 뿐,
그리고 당연히 화장실과 샤워는 4인공동 사용이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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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게스트하우스 인호텔

전남 순천시 역전광장3길 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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