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학적 가치: 프랑스 레몽 크노 "모든 위대한 문학작품은 일리아스거나 오디세이아다" => 서양문학에 무한한 영감 => 서양문학사에서 신에 버금가는 위상을 갖게 된 호메로스(BC800?~750)
* 일리아스: 트로이 전쟁의 위대한 영웅 아킬레우스의 활약을 다룬 전쟁이야기
오디세이아: 트로이 전쟁 후 영웅 오디세우스의 약 10년간에 걸친 귀향 모험담
* 미노아 문명(BC 3,000~1,100): 유럽과 아프리카, 그리스 본토와 이집트 사이에 있는 크레타 섬에서 발생한 고대문명
* 미케네 문명(BC 1,600~1,100): 미노아 문명이 전성기를 지나 쇠퇴하고 있을 쯤에 그리스 본토에서는 미케네라는 도시를 중심으로 해서 새로운 문명이 탄생. 미케네 문명이 쇠퇴할 때쯤 트로이 전쟁 발발
* 트로이 전쟁(기원전 12세기): 트로이 왕자 파리스에게 아내를 빼앗긴 스파르타의 왕 메넬라오스는 형이자 미케네의 왕 아가멤논과 함께 그리스 연합군을 결성해 트로이를 침략. 트로이도 그리스 연합군의 침략에 맞서기 위해 주변의 나라들과 군대를 조직해 대응. 트로이군의 규모는 그리스 연합군의 1/10. 전쟁의 승자는 그리스 연합군.
* 암흑기(BC 1,100~750): 트로이 전쟁 승리 후 암흑기에 접어든 그리스 문명. 약 10년간 이어진 트로이 전쟁으로 인해 국력이 쇠퇴하고 국가의 내부적 혼란 야기. 호전적이고 난폭한 도리아인이 그리스 본토에 침입해 미케네 문명을 파괴
* 상고기(BC 750~480): 호메로스는 상고기 초기에 활동했던 고대 그리스 시인. 지금의 팔레스타인 지역에 살았던 페니키아인들이 사용한 알파벳이 그리스에 도입되고 자신들만의 그리스 문자로 새롭게 만들어서 사용. 문자가 만들어지면 기록이 가능. 이때 호메로스는 구전으로 전해지던 트로이 전쟁 이야기에 자신의 상상력을 더해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를 썼다고 알려진다. 트로이 전쟁 서사시중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만 온전히 전해지고 나머지 작품들은 제목과 줄거리만 전해짐.
3. 일리아스
- 일리아스 첫 부분은 이렇게 시작
진노를 노래하라, 여신이여
펠레우스의 아들 아킬레우스의 파괴적인 진노를,
이는 수만의 고통을 아카이아인들에게 주었고
영웅들의 수많은 굳센 혼백들을
하데스에게 내던졌으며
그들 자신들은
먹이거리로 만들고 있었으니
개들과 온갖 새들에게
그리고 제우스의 뜻은 이루어지고 있었으니
아트레우스의 아들
사람들의 왕과 고귀한 아킬레우스가
불화를 일으켜 서로 갈라섰던 바로 그 순간부터
신들 중에 누가 대체
그 둘을 함께 놓아 불화케했는가?
* 아트레우스 아들, 사람들의 왕은 트로이아 전쟁 전체에서 그리스군을 지휘했던 총사령관 아가멤논을 말합니다. 아가멤논과 아킬레우스가 서로 불화를 일으켜 다투게 된 장면부터 일리아스가 시작된다는 이야기를 이 첫 번째 장면이 보여줍니다. 주목할 것은 이 작품 전체의 첫 번째 단어 진노에 주목해 보셔야 합니다. 이 진노는 아킬레우스의 진노인데 일리아스 작품 전체를 아우르는 주제이기도 합니다. 작품이 시작되면 아가멤논에게 크리세스라는 아폴론의 사제가 찾아옵니다.크리세스는 전리품으로 잡혀간 딸을 되찾기 위해 아가멤논을 찾아간다. 아가멤논이 버럭 화를 내면서 당신의 딸은 나의 명예를 기리기위해 데려온 것인데 당신이 딸을 다시 데려간다면 나는 불명예를 얻게 될것이다. 따라서 당신의 딸을 돌려줄 수 없다라고 얘기합니다. 두려움에 사로잡힌 크리세스는 그 자리를 떠나는데, 크리세스는 바로 아폴론의 사제이기에 아폴론에게 기도한다. 아폴론이여, 내가 모욕을 당했으니 아가멤논과 그리스인들에게 복수를 해주십시오. 그러자 아폴론이 올림포스 산에서 내려와 내려와 그리스군을 향해 화살을 쏘기 시작합니다. 이러다보니 그리스군은 전쟁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수많은 그리스군이 죽어가고, 이 모습을 지켜본 아킬레우스가 아가멤논에게 요청합니다. 당신이 크리세이스를 돌려주지 않았기 때문에 이 사단이 일어났다. 빨리 그 여인을 돌려주고 우리가 안정을 되찾고 전쟁을 계속해야 한다라고요청했습니다. 아가멤논이 또 화를 내겠죠. 좋다, 내가 네가 말한대로 이 크리세이스를 돌려주겠다. 하지만 내가 명예의 상을 빼앗기고 가만히 있을 순 없으니 네가 아끼는 브리세이스를 빼았겠다. 그리스군 전체를 구하기 위해서 제안했는데, 아가멤논이 무리한 요구를 하자 화가 난 아킬레우스는 아가멤논을 칼로 찌르려고 했다. 이것이 일리아스 작품 전체에 큰 주제라고 할 수 있는 아킬레우스의 첫 번째 진노이다. 그런데 하늘에서 아테네 여신이 내려와 아킬레우스의 머리를 잡고싸움을 말립니다. 네가 여기서 아가멤논을 칼로 찌르면 그리스군은 내전에 빠지고 혼란에 빠지게 된다. 그러니 여기서 참아라하고 참게 됩니다. 하지만 화가 난 아킬레우스는 그대로 있지 않죠, 아가멤논 에게 욕설을 퍼부으면서 내가 그동안 당신과 당신의 형제인 메넬라오스를 위해 싸웠는데, 사실 이 전쟁이 메넬라오스의 아내인 헬레네를 되찾기 위한 전쟁이 아닌가. 그렇다면 메넬라오스와 아가멤논 당사자들의 전쟁이라 할 수 있는데 아킬레우스가 거기서 피땀을 흘려 가면서 싸울 이유가 없었던 거죠. 이런 이유를 들면서 아킬레우스가 난 전쟁에 참여하지 않겠다라고 선언하며 물러납니다. 이때 아가멤논이 좀 진정하고 아킬레우스를 달래야 했는데 둘 사이에 자존심 싸움이 대단합니다. 아가멤논은 기어이 사람을 보내서 아킬레우스의 여인 브리세이스를 빼앗아옵니다.
* 아킬레우스는 슬픔과 분노에 빠져서 바닷가를 거닐게 되죠. 그리고 거기서 자신의 억울하고 분한 심정을 자신의 어머니에게 하소연합니다. 그러자 바다의 여신 테티스가 바다 깊은 곳에서 아들의 목소리를 듣고 땅으로 올라옵니다. 자초지종을 다 듣고 아킬레우스에게 말하죠. 너에게 모욕을 준 아가멤논과 그리스군이 한번 혼나야겠구나. 너는 전쟁에 참여하지 말라, 내가 제우스에게 가서 너의 뜻이 이루어지도록 요청하겠다. 테티스는 제우스를 만나서 요청합니다. 내 아들이 모욕을 당했으니 내 아들을 모욕한 아가멤논과 그리스인들이 후회할 때까지 그리스가 트로이아에게 패배를 당하게 해달라고. 그래서 제우스는 테티스의 소원을 접수하고 그렇게 하겠노라고 이야기합니다. 그 약속의 증표로 머리를 흔들자 올림포스산 을 비롯해서 온 우주가 흔들렸다고 합니다. 아킬레우스의 진노가 전세계적인 사건으로 확산되는 아주 인상적인 장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 이렇게 해서 아킬레우스가 빠진 채 전투가 재개됩니다. 트로이아와 그리스 사이에 격렬한 전투가 벌어지는데 역시 제우스의 뜻에 따라서 그리스가 밀리게 되죠. 이때 가장 초조한 사람은 바로 아가멤논이다. 전쟁에 이렇게 밀리게 되고 열세에 몰리게 된 이유는 아킬레우스가 전쟁에 참여하지 않기 때문이고, 아킬레우스가 전쟁에 참여하지 않게 된 것은 바로 아가멤논 때문이니까. 아가멤논이 자칫하면 모든 패배의 책임을 지게 되어버렸습니다. 그러자 아가멤논은 아킬레우스에게 사절을 보냅니다. 오디세우스, 포이닉스와 아이아스를 보내서 사과를 합니다. 사과하는 의미에서 큰 선물을 주겠다, 그리고 내가 빼앗아간 브리세이스도 돌려주겠다라고 제안을 합니다.
* 아킬레우스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사과를 받아들이고 전쟁에 나가서 화려하게 싸운다면 모든 그리스인들이 그를 칭찬할 것입니다. 자 그러면 작품이 여기서 끝나겠지요, 전쟁도 끝나고. 그런데 아킬레우스는 분을 풀지 못합니다. 아직 멀었다 아직 부족하다 이렇게 얘기하면서 아가멤논은 더 당해야 한다고 버팁니다. 그런 와중에 전쟁은 다시 재개가 됐고 이 전쟁에서 트로이아군은 총사령관 헥토르를 중심으로 해서 대단한 위력을 보입니다. 그리스군은 그야말로 대패 위기에 직면하게 되죠. 수많은 영웅들이 죽고 그리스인들이 몰살해가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이것을 보고 가장 안타까워 했던 사람은 아킬레우스의 친구인 파트로클로스였읍니다. 아킬레우스에게 가서 말하죠, 분을 품고 나가지 그랬는가. 그런 아킬레우스는 이미 시간을 놓쳤습니다, 기회를 놓쳤던거죠. 파트로클로스는 그런 아킬레우스의 심정을 이해하고 그렇다면 너 대신 내가 나가 싸우겠다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그래서 아킬레우스는 허락을 합니다. 그리고 자신이 입고 있던 모든 무장을 벗어서 파트로클로스에게 주죠. 이걸 입고 나가서 나대신 싸우라는 의미입니다. 이렇게 해서 파트로클로스는 아킬레우스의 갑옷을 입고 그의 창과 칼을 들고 전투에 나가서 트로이아군을 밀어내기 시작합니다. 얼마나 위력이 대단했는지 트로이아군들은 점점 밀리면서 트로이아 도성으로 들어가게 되죠. 이 모습을 본 헥토르가 파트로클로스를 향해 돌진합니다. 그리고 둘 사이에 싸움이 벌어지는데 승자는 헥토르였습니다. 이렇게 해서 아킬레우스가 가장 사랑하는 친구 파트로클로스가 죽게 된 것입니다. 역설적이지요 왜냐하면 아킬레우스는 자신을 모욕한 그리스군들이 뼈저리게 후회하도록 만든다고 그 전쟁에 참여하지 않았는데, 바로 그렇게 버티다 보니까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친구가 죽게 되는 그런 일이 벌어진 겁니다. 이 죽음의 소식을 알고 아킬레우스는 슬픔과 또 한번의 진노를 느끼게 됩니다. 자기의 가장 사랑하는 친구를 잃었기 때문에 슬픔에 빠졌고 자기 친구를 죽인 헥토르에 대해서 진노하게 되는 것이죠. 바로 이것이 일리아스의 주제인 아킬레우스의 두번째 진노입니다.
* 하지만 전투에 바로 나갈 순 없죠 마음 같아서는 당장이라도 헥토르를 돌파해 버리고 싶지만 그에게는 무장이 없었습니다 왜냐 바로 파트로클로스에게 넘겨준 것이었죠. 그런데 지금 그림에서 본 파트로클로스는 그냥 알몸인데, 그의 무장은 어디로 갔을까요. 그의 무장은 이상하게도 헥토르가 벗긴 다음에 헥토르 자신이 입게 됩니다. 왜 적군의 무장을 헥토르가 입게될까요? 문학적인 표현으로 본다면 이제 헥토르는 아킬레우스 만큼 위대한 전사가 되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제 헥토르는 아킬레우스의 갑옷을 입고 새로운 트로이의 아킬레우스로 재탄생하는거죠. 슬픔에 빠진 아킬레우스의 통곡을 들은 테티스가 또다시 바다에서 땅 위로 올라옵니다. 아들을 찾은거죠. 아들아 이번엔 또 왜 우느냐, 너의 소원이 다 이루어지지 않았느냐. 아킬레우스는 그러나 소원이 이루어지면 뭐하죠, 제 친구 파트로클로스가 죽었는데 하면서 원망을 합니다. 저는 이제 나가서 싸우겠습니다, 죽어도 좋습니다라고 얘길 하죠. 테티스는 그래 나가서 싸워라, 네 친구의 원수를 갚아라고 격려해 줍니다. 그런데 문제는 아킬레우스가 무장이 없는 겁니다. 그러자 테티스는 아킬레우스에게 조금만 기다려라, 내가 올림포스에 다시 올라가서 불과 대장간의 신 헤파이스토스에게 새로운 무장을 구해오겠다 이렇게 얘기합니다. 최고의 기술자인 대장장이 신이 만든 무장을 들고 테티스가 다시 내려온다. 이제 아킬레우스는 새로운 무장을 입고 나가서 싸우게 됩니다. 이 장면은 일리아스 전체를 통해서 가장 절정의 장면이라고 할 수 있다. 트로이아의 최고 전사 헥르와 그리스의 최고 전사 아킬레우스의 싸움 장면은 굉장히 인상적이죠. 왜냐하면 헥토르는 파트로클로스를 죽인 다음에 파트로클로스에게 있는 무장을 벗겨서 자기가 입었지 않습니까, 바로 그 무장은 아킬레우스의 복장이었습니다. 그리고 아킬레우스는 새로운 무장을 입고 나옵니다. 둘다 아킬레우스의 복장을 입고 나온거죠. 자 이런 점에서 보면 트로이의 아킬레우스와 그리스의 아킬레우스의 싸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스의 아킬레우스가 승리합니다. 그러면서 헥토르의 몸에 걸쳐져 있는 무장을 벗겨냅니다. 네가 감히 나의 무장을 차지했더냐. 그리고 내가 가장 사랑하는 친구 파트로클로스를 죽였더냐 하면서 무장을 벗겨내고, 알몸이 된 헥토르를 마차에 매달아 트로이 도성을 세 바퀴 빙돕니다. 트로이아에는 많은 사람들이 나와서 자신을 지켜주던 최고의 전사 헥토르가 죽임을 당한 후에 모욕을 당하는 장면을 보고 슬퍼하며 통곡합니다.
* 이렇게 아킬레우스는 승리를 거뒀는데 이렇게 한다면 자신이 품었던 진노가 사라지겠죠. 그러나 아킬레우스의 진노는 쉽게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그는 화가 날 때마다 일어나서 헥토르를 다시 마차 뒤에 묶고 들판을 마구 미친듯이 달렸다고 합니다. 이렇게 12일이 지나자 신들이 이 모습을 보고 화를 냅니다. 아니 아킬레우스가 친구를 잃었다고 저렇게 적장을 모욕하는 것은 너무 심하지 않느냐, 친구를 잃었다고 슬퍼한다면 자식을 잃고 형제를 잃었던 사람들의 슬픔은 얼마나 큰가, 아킬레우스가 아무리 친구를 잃었다하지만 적장을 심하게 모욕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아킬레우스를 비난하기 시작합니다. 그러자 제우스는 바다의 신 테티스를 부릅니다. 세 번째로 테티스는 바다에서 나와서 하늘로 올라가게 되죠.
제우스는 말합니다. 당신의 아들 아킬레우스에게 신들이 노여워하고 있다. 그러니 가서 이제 그만 분노를 풀고 헥토르를 돌려 주라, 트로이아에 돌려주라고 명령을 내립니다. 그러자 테티스는 땅으로 내려와서 아들에게 그 이야기를 하고, 아킬레우스도 신들의 뜻에 복종하기로 마음을 먹습니다.
* 일리아스의 마지막 장면은 굉장히 인상적입니다. 밤입니다, 시간적 배경은 깜깜한 밤입니다. 무장을 모두 해제한 뒤 아킬레우스가 휴식을 취하고 있죠. 그곳으로 헥토르의 아버지 프리아모스가 찾아옵니다. 둘은 무장을 하고 적과 적으로 만난 것이 아닙니다. 무장을 해제한 채 전쟁이라는 틀에서 벗어나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두 사람으로 만난 것입니다. 아킬레우스는 가장 사랑하는 친구를 잃었고, 프리아모스는 가장 사랑하는 아들을 잃었던 것입니다. 아킬레우스는 프리아모스를 보자 자기의 친구와 자기의 아버지를 생각하면서 노인을 껴안습니다. 그리고 헥토르의 시신을 돌려 주죠. 헥토르의 시신은 그렇게 해서 트로이아로 오게 되고 사람들은 헥토르의 장례식을 치르게 되죠. 그동안의 모든 이야기가 전사들의 이야기, 남자들의 이야기 였다면 이 마지막 장면은 여인들의 통곡으로 장식 되고있습니다. 먼저 헥토르의 어머니인 헤카베가 아들을 위해 통곡하고, 그 다음에 헥토르의 아내 안드로마케가 또 통곡을 합니다. 그리고 전쟁의 원인이었던 스파르타 왕비 헬레네도 통곡을 하죠. 자신 때문에 전쟁이 일어나서 트로이아인들이 자신을 미워하고 있을 때, 자신을 지켜준 유일한 사람이 헥토르였다며 헥토르의 인품을 기리고 몹시 아쉬워하는 슬픔의 노래를 부르게 되죠. 이렇게 끝납니다. 일리아스는 헥토르의 장례식으로 이야기가 마무리됩니다. 진노로 시작된 일리아스의 끝은 장례식이었던 것입니다. 죽음으로 끝나는 것입니다. 헥토르를 물리친 아킬레우스가 화려하게 개선식을 벌이고 위대한 영웅으로 우뚝 서길 기대하지만, 그것과는 달리 마지막 장면은 이렇게 장례식으로 끝나게 되죠.
* 호메로스는 영웅들이 명예를 얻기 위해 격렬하게 싸우지만, 분노하고 격정에 휩싸여 미친듯이 싸우고 있지만 그 마지막, 분노와 싸움의 끝은 결국 죽음이 아니냐는 메시지를 주는 듯합니다. 그리고 이런 헥토르의 장례식이 벌어지고 있는 동안 아킬레우스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요. 아마도 아킬레우스는 이제 곧 자기에게도 다가올 죽음을 예감하면서 인생을 한번 되돌아 보겠죠. 그것은 아킬레우스와 헥토르만의 운명이 아니라 모든 인간의 운명이기도 하죠. 우리가 아무리 열심히 살고 치열하게 무엇인가 추구해도 죽음을 피할 수 없다는 메세지, 이게 일리아스의 가장 중요한 또 다른 숨은 주제가 아닌가 싶습니다.
- 정리
* 아킬레우스의 진노 1: 아가멤논과 아킬레우스의 불화로 아킬레우스가 트로이 전쟁에 참전하지 않자 그리스는 열세에 직면
* 아킬레우스의 진노 2: 아킬레우스 대신에 참전한 친구 파트로클로스가 헥토르에 의해 목숨을 잃자 아킬레우스는 헥토르를 죽이고 모욕을 줌.
* 진노 => 죽음으로 마무리되는 일리아스는 삶과 죽음은 모든 인간의 운명이라는 메세지를 전함
4. 아이티오피스~영웅들의 귀환
* 헥토르를 잃은 트로이는 아마존 여전사들에게 지원을 요청. 아마존 여전사의 여왕 펜테질레아와 아킬레우스가 1 대 1맞대결로 싸우는 장면이 담겨 있기도 합니다. 그리고 트로이 왕자 파리스가 쏜 화살에 뒤꿈치를 맞고 아킬레우스가 전사함. 이렇게 아킬레우스가 죽고 난 다음에 일리온은 어떻게 함락이 되는가, 바로 여러분들이 잘 알고 계시는 트로이 목마 작전으로 트로이아가 함락되죠. 오디세우스는 꾀를 썼습니다. 그리스군이 모두 물러난 것처럼 위장한 뒤 바닷가에는 거대한 목마 하나만 남겨둡니다. 그 목마 안에는 그리스의 최고 전사들이 숨어 있었습니다. 트로이아 인들은 이 장면을 보고 전쟁이 끝났다고 기뻐하자 목마를 트로이아 성으로 끌어 들입니다. 그리고 승리를 거뒀다고 먹고 마시고 널부러진다.
하지만 한밤중이 되자 목마의 배가 열리고 거기에 숨어있던 그리스 전사들이 내려옵니다. 그리고 닫혀있는 성문을 엽니다. 바깥에 숨어있던 그리스인들은 트로이아 성으로 물밀듯이 들어와서 트로이아인들을 도륙하게 됩니다. 이렇게 일리온, 즉 트로이는 함락됩니다. 전쟁에서 승리를 거둔 영웅들은 전리품을 챙겨서 각자의 집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바로 그 이야기가 영웅들의 귀환이라는 작품에 담겨 있습니다.
* 대부분의 그리스 전사들은 집으로 돌아갔는데, 오디세우스만이 10년 동안 집으로 돌아가지 못합니다. 바로 그 이야기를 담은 것이 오디세이아이다. 그리고 이어지는 작품이 텔레고네이아이다.
5. 오디세이아
* 시작 장면
사람을 내게 말하라, 무사여
곡절 많던 그는 많이도 떠돌아다녔다
트로이의 신성한 도성을 파괴한 후에
많은 사람들의 도성들을 보고
생각도 알게 되었으며
바다에선 수없이 많은 고통을
그 마음 깊이 겪었으니
동료들의 목숨도 구하고
귀향도 이루려 했던 것이다
허나 동료들을 구하지 못했다. 간절히 원하고도
그대 자신들의 잘못 때문에 파멸했던 것이다.
어리석은 것들,
태양신 히페리온의 소들에 잡아 먹다니
하여 신은 그들에게서 귀향의 날을 앗아갔다.
내키는 데서, 여신이여, 제우스의 딸이여,
말하라 우리에게도.
* 오디세이아의 첫 부분과 일리아스의 첫 부분을 비교했을 때 가장 눈에 띄는 게 뭐 무엇입니까? 일리아스에서는 주인공 아킬레우스의 이름이 바로 제시되었습니다. 이 서사시는 아킬레우스의 것이다 라고요. 자 그런데 지금 읽은 부분에서 이 작품의 주인공 이름이 무엇인지 아실 수 있겠습니까, 주인공 이름이 없습니다. 그냥 사람이라고만 되어 있습니다. 이것은 큰 차이죠. 한 작품에선 아킬레우스의 이름이 그의 아버지의 이름까지 같이 소개가 되면서 제시되고, 이 작품에서는 오디세우스의 이름이 없습니다. 주인공 오디세우스인데 그의 이름이 제시돼 있지 않죠, 여기서 뭘 알 수 있느냐면 이 작품은 이름이 감춰진 한 사람이 오디세우스라는 자신의 이름을 찾아가는 이야기라는 것을 알려줍니다. 그리고 작품의 첫 단어는 사람입니다. 이것은 Man처럼 사람, 또는 남자라고도 번역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사람 또는 남자를 노래하라 이런식으로 시작됐다고 볼 수 있는데 사람의 이야기입니다. 이 작품은 인간인 오디세우스가 신이 되길 거부하고 다시 인간의 삶을 선택하는 그런 장면을 담고있는 작품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인간의 시, 그리고 이름이 가려졌던 영웅 의 서사시, 바로 그것이 오디세이아입니다.
* 작품이 시작되면 1권부터 4권까지 오디세우스가 정말 나오질 않습니다. 작품의 첫 부분은 오디세우스 고향인 이타카 의 장면이 잡히는데 그곳에서는 오디세우스를 20년 동안 기다리고 있는 그의 아내 페넬로페의 이야기가 그려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옆에는 20년 전에 자기를 갓난아기 상태에서 놓고 떠났던 아버지를 기다리고 있는 오디세우스의 아들 텔레마코스가 나옵니다. 페넬로페와 텔레마코스의 이야기로 1권부터 4권까지 이어지는 것이죠. 오디세우스는 어디 있을까요, 이 작품은 처음부터 오디세우스를 감추고 있습니다. 5권이 돼서야 오디세우스가 바로 등장합니다. 오기기아라는 섬에 있었습니다. 그 섬은 칼립소라는 바다의 정령이 낙원처럼 살고 있던 세상 서쪽 끝 섬이었다.
* 오디세우스는 모든 동료를 잃고 표류하다가 어렵사리 이곳에 도착해서 목숨을 구했다. 오디세우스의 모습을 본 칼립소는 한 눈에 반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를 자신의 애인이자 남편처럼 데리고 산다. 오디세우스는 이곳에서 무려 7년 동안 지내게 됩니다. 사실 오디세우스가 굉장히 많이 고생한 것으로 우리가 알고 있지만 따지고 보면 7년 동안 이런 낙원 같은 곳에서 아름다운 요정과 같이 살고 있었습니다. 누구는 이렇게 부러워할 수도 있는데 오디세우스는 오기기아 섬에 있는 동안 결코 기쁨을 누리지 못했습니다. 매일 벌어지는 만찬과 잔치에서 그리고 밤마다 아름다운 요정과 사랑을 나누었지만 그 모든 순간이 끝나고 나면 홀로 나와서 고향을 보면서 고향 땅에 가기를 그리워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굉장히 인상적인 장면은 칼립소라는 요정의 이름의 뜻입니다. 칼립소라는 이름은 가리는 자, 감추는 자라는 뜻입니다. 오디세우스가 이곳에서 칼립소와 지내게 된다는 것은 어떤 뜻을 가지고 있을까, 바로 오디세우스가 세상으로부터 완전히 가려졌고 감춰졌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잊혀진 사내, 이름이 사라진 사내 오디세우스임을 그림이 보여주고 있다.
* 이 장면을 바라보고 있던 올림포스의 신들은 오디세우스가 저렇게 집으로 가고 싶어하니 돌려보내도록 하자 하고 합의를 합니다. 칼립소에게 그 뜻을 전하자 칼립소는 양보를 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오디세우스에게 한번 선택권을 주자고 얘기하죠. 그래서 오디세우스에게 제안을 합니다. 당신이 나와 함께 여기서 머문다면 그동안 감춰두었던 신들이 마시는 넥타르와 암브로시아를 주겠다. 전설 속에서 그리스 로마 신화 속에서 넥타르와 암브로시아를 먹으면 죽을 수밖에 없는 인간도 불멸의 신이 된다고 합니다. 여러분은 어떤 선택을 하시겠습니까 이런 상황이라면, 칼립소와 함께 영원한 젊음과 영원한 쾌락을 누리면서 살 수 있다는 이 조건을 선택하시겠습니까, 아니면 이걸 버리고 집으로 가시겠습니까. 집에 간다면 이미 나이가 든 아내가 기다리고 있을 겁니다. 그리고 집으로 가기 전에 폭풍을 만나거나 다른 변고를 당해서 죽을 수도 있습니다. 집에 도착한다 해도 시간이 흐를수록 늙고 나중엔 죽겠지요. 이런 운명의 갈림길에서 오디세우스는 무엇을 선택했을까요. 고민하던 오디세우스는 단호하게 얘기합니다. 저는 집으로 돌아가겠습니다. 물론 당신이 아름답고 이곳에서 영생을 누릴 수 있다 하더라도 저는 집으로 돌아가겠습니다. 신이 될 수 있는 상황에서 왜 오디세우스는 인간이 되기를 원했을까요. 불멸의 존재가 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오디세우스는 필멸의 존재가 되려고 했을까. 어쩌면 집에서 기다리고 있는 아내 페넬로페와 아들 텔레마코스가 보고 싶었을 수도 있죠. 그리고 남자로 의리를 지켜야 된다고 생각할 수도 있었겠죠. 하지만 또 다른 측면에서 보면 영원히 사는 신의 조건 보다는 처음과 끝이 있는 죽음으로 생을 마감할 수 있는 인간의 조건이 더 좋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 섬에서 빠져나간다는 것은 이름이 완전히 감추어진 잊혀진 존재에서 기억되는 존재가 된다는 것을 의미하죠.
* 결국 오디세우스는 그 칼립소를 떠나서 배를 타고 집으로 향하게 됩니다. 하지만 집으로 가는 길은 순탄치 않았고 결국 또 폭풍을 만나 난파됐습니다. 그리고 도착한 곳은 파이아케스 족의 왕 알키노오스가 다스리고 있는 땅이었죠. 그곳에서 해변가에 나와있던 나우시카 공주를 만납니다. 그녀는 오디세우스를 보고 자신의 궁전으로 초대를 하죠. 궁전에 초대를 받은 오디세우스는 자신의 정체를 드러내지 않고 대접을 받습니다. 잔치를 베푼 알키노오스 왕은 데모도코스라는 눈먼 음유시인에게 노래를 부르라고 하는데, 하필 그가 부른 노래는 트로이아 목마 작전을 노래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노래를 듣고 오디세우스가 갑자기 울음을 터뜨립니다. 그러자 알키노오스 왕이 묻습니다. 그대는 왜 우는가, 무슨 사연이 있는 것 같다. 그대의 이름이 무언가, 이 세상의 그 누구도 이름이 없는 사람은 없다. 모든 부모는 자식들에게 이름을 준다. 그대의 이름은 무엇인가. 이 장면도 굉장히 인상적입니다. 자신의 이름을 숨겨야만 했던 오디세우스 그가 마침내 자신의 이름을 드러내는 순간이기 때문이죠. 오디세우스는 자신이 오디세우스 라는 사람임을 밝히고, 트로이아 전쟁 전체의 이야기의 주인공 임을 알려 줍니다. 왕은 전쟁이 끝난 다음에 어쩌다가 여기까지 오게 됐는지 그 사연을 묻게 됩니다.
* 오디세우스는 전쟁이 끝난 다음부터 알키노오스 궁전 지금 이 자리에 서 있을 때까지의 이야기를 해주게 되죠. 그 이야기의 전체에는 많은 모험과 많은 위기가 있는데 그 중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폴리페모스 라고 하는 외눈박이 거인을 만난 것이었습니다. 이탈리아 남부에 있는 시칠리아 섬의 동굴에서 폴리페모스가 살었다고 전해지는데 오디세우스는 그가 친구인 줄 알고 찾아갔다가 봉변을 당하게 된다. 이 폴리페모스는 난폭한 식인종이었다. 오디세우스의 친구들을 하나씩 하나씩 잡아서 입으로 으깨어 씹어 먹습니다. 오디세우스는 절망합니다. 자기의 친구들을 구하지 못하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신의 모습이 너무나 초라하고 절망스러운 어떤 것이죠. 하지만 오디세우스는 그 절망을 딛고 일어섭니다. 폴 리페모스에게 달콤한 포도주를 먹이고, 기분이 좋아진 폴리페모스는 '기분 좋구나 내가 너를 가장 마지막에 잡아먹겠다'
그런데 너의 이름이 무엇이냐. 오디세우스는 자신의 이름을 그대로 드러낼 수가 없었습니다. 그리스말로 우티스라고 자기의 이름을 소개합니다. 우리나라 말로 하자면 아무도 아니다가 됩니다. 영어의 노바디이다. 제 이름은 아무도 아닙니다. 폴리페모스는 알았다 그러면서 술에 취해 잠에 골아 떨어지게 됩니다. 그 모습을 보 오디세우스는 날카롭게 깍은 거대한 나무를 불에 달궈 자고 있는 폴리페모스의 하나밖에 없는 눈을 찌릅니다. 폴리페모스는 하나밖에 없는 눈을 잃고 고통스럽게 소리를 지르자 주변에 있던 폴리페모스의 친구들이 그를 구하러 옵니다. 무슨 일인가? 폴리페모스가 답한다. 눈이 찔려 앞이 보이지 않는다. 그러자 또 묻습니다. 누가 너의 눈을 찔렀는가. 그러니까 폴리페모스는 답을 해야겠죠, 뭐 라고 답했겠습니까. 오디세우스가 찔렀다 라고 해야 되는데, 오디세우스의 이름을 모르죠. 그는 대신 아무도 아니다라는 이름으로 알고 있지 않습니까. 풀리페모스는 답합니다, 나의 눈을 찌른 것은 아무도 아니다. 자기는 아무도 아니다라는 놈이 나를 찔렀다고 하는데, 친구들은 그 말을 듣고 아무도 너의 눈을 찌르지 않았는데 너의 눈이 멀었다면, 신의 저주를 받은 것이구나, 그리고 돌아가게 됩니다. 계속 고통에 몸부림치고 있는 그 폴리페모스의 동굴을 오디세우스는 꾀를 써서 이렇게 빠져나오게 되었죠. 배를 타고 도망가는데 눈이 먼 폴리페모스가 오디세우스 일행을 쫓아옵니다. 그리고 돌을 막 던지는데, 빨리 도망가면 되는데 오디세우스가 거기다가 외칩니다. 폴리페모스, 잘 들어라, 너의 눈을 멀게 한 것은 아무도 아니다가 아니라, 라에르테스의 아들 이타카의 왕 오디세우스다. 자신의 이름을 숨겨야만 했던 오디세우스가 자신의 이름을 활짝 드러내는 순간입니다. 이렇게 오디세이아라는 작품은 이름이 감추어져 있는 영웅 오디세우스가 자신의 이름을 찾아가고 회복하고 자신의 존재를 회복하는 그런 이야기 라고 할 수 있죠. 물론 이 사태 때문에 오디세우스는 계속 고통을 겪게 됩니다. 알고봤더니 눈이 먼 폴리페모스가 바다의 신 포세이돈의 아들이었던 겁니다. 그의 눈을 멀게 한 오디세우스를 포세이돈은 내내 괴롭히게 되죠. 집으로 돌아가야만 했던 오디세우스는 포세이돈의 괴롭힘 때문에 바다에서 계속 고통을 겪게 된겁니다. 이렇게 수많은 고통을 겪다가 결국 모든 동료를 잃고 칼립소에 섬에 갇히게 되었고 그곳에서 7년을 머물다가 가까스로 그 곳에 나와서 알키노오스 궁전에 이르렀던 겁니다.
* 왕은 오디세우스의 그 모든 이야기를 다 듣고 나서 오디세우스에게 위로의 말을 건네 주고 배와 선물을 마련해 준 다음에 집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그리고 오디세우스를 몹시도 사랑하던 여신 아테네 여신이 오디세우스를 도와 마침내 오디세우스는 집으로 돌아오게 되죠. 오디세우스는 자신의 고향에 돌아왔지만 함부로 자신의 궁전에 들어갈 수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자신의 궁전에는 아내 페넬로페를 노리고 수많은 남정네들이 구혼을 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모두 말하죠, 페넬로페 당신의 남편 오디세우스는 10년이 넘도록 돌아오지 않는 걸 보니 죽었나 보다. 더 이상의 기다림을 포기하고 우리 중에 하나를 골라 새로운 생활을 시작하라. 이건 부탁 이었지만 전체적인 정황은 협박에 가까웠습니다. 이들은 페넬로페를 노리기도 했지만 사실은 오디세우스의 왕국 전체를 집어삼키려는 야욕을 갖고 있었죠. 그 옆에 있던 텔레마코스도 불안하긴 마찬가지죠. 만약 페넬로페가 이중에 하나와 결혼을 한다면 텔레마코스는 죽임을 당하거나 쫓겨날 판 이었죠. 이런 상황에 오디세우스가 뚜벅뚜벅 들어가서 나 오디세우스 돌아왔다, 너희들 다 집으로 돌아가라 라고 말했을 때 먹힐까요? 아마도 구혼자들은 수많은 병력을 가지고 있고, 그 자체가 수가 많기 때문에 오디세우스를 암살했을 수도 있습니다. 이런 위기의 상황에서 오디세우스는 자신의 자리를 찾기 위해 꾀를 써야 하고 정체를 드러내지 않고 기다려야만 했죠. 그래서 자신의 이름을 숨기고 자신의 모습을 남루하게 변장한 채 왕궁에 들어가서 자신의 편을 하나씩 하나씩 모은 다음에 마침내 자신의 정체를 드러내고 자신의 아내를 괴롭히면서 왕궁의 살림을 탕진하고 있던 구혼자들에게 복수의 화살을 날립니다. 너희들이 감히 나 오디세우스를 능멸하였느냐?라고 외치면서 화살을 쏘아 모두를 죽이죠. 그리고 마침내 자신을 20년 동안 기다려 주던 페넬로페를 만나게 됩니다. 이와 같이 자신의 집에 돌아왔을 때에도 자신의 이름, 정체를 드러낼 수 없었던 오디세우스가 모든 모욕을 참아내면서 인내하면서 그 기회를 노리면서 자신의 이름을 마침내 찾는 이야기, 이것이 바로 오디세우스의 전모, 주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이러면 오디세우스는 행복하게 오래오래 잘 살았습니다 라고 결말이 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오디세우스의 화살에 죽음을 당한 이 구혼자들의 가족들이 오디세우스에게 복수를 하겠다고 군사를 일으켜서 오디세우스 왕궁으로 쳐들어 옵니다. 이렇게 끝날 줄만 알았던 작품의 마지막이 또 팽팽한 긴장감이 감도는 순간을 연출하게 되죠. 근데 갑자기 하늘에서 아테나 여신이 나타나 둘 사이를 말립니다. 그대들은 싸우지 말라, 신의 명령에 양쪽 진영은 전투를 멈추게 되고 그들의 전투를 멈추기 위해서 제우스도 번개를 던집니다. 이렇게 해서 갑자기 작품은 끝나게 됩니다. 다시 전쟁이 일어날 것 같은 그런 상황이 순식간에 종료가 되죠. 이 장면은 그냥 보면 느닷없이 끝나는 것 같지만 사실은 오디세우스가 얼마나 위대한 존재인가를 알 수 있는 그런 인상적인, 문학적인 장면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아테네와 제우스가 등장함으로써 오디세우스의 위용이 드러나는 그런 장면 이라고 할 수 있죠.
* 오디세우스 이 작품을 통해서 호메로스는 어떤 메시지를 주는 것일까? 이름이 감춰진, 잊혀진 오디세우스가 자신의 이름을 찾는 과정을 통해서 그리고 마침내 집으로 돌아와서 자신의 자리를 찾는 이 과정, 그리고 이런 자리에 다시 돌아오기까지 오디세우스는 칼립소의 제안을 거부하고, 불멸의 신이 되는 대신 필멸의 존재로 돌아오는 것을 선택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어이없는 죽음을 당하게 되죠. 오디세우스는 귀향길에 만났던 마녀 키르케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 텔레고노스에 의해 죽임을 당하게 된다. 이걸 통해서 어쩌면 호메로스는 인생의 무상함을 이야기한 것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어떻게 살던 우리의 끝에는 죽음이 있다는거. 그리고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많은 사람들이 행복하기도 하고 불행하기도 하고 숱한 곡절을 겪지만 결국 그 속에서 인간은 자신만의 존재 의미와 자신만의 기쁨을, 행복의 조건을 찾아야 한다는 것을 어렵사리 이야기하는 건 아닌가 싶습니다.
* 트로이 전쟁 이후 고향으로 귀향하는 오디세우스의 모험기: 칼립소의 섬 -> 폴리페모스의 섬 -> 알키노오스 왕국 -> 고향 이타카
정리 * 세상으로부터 이름과 존재가 감춰진 영웅 오디세우스가 자신을 되찾아가는 과정 * 오디세이아의 메세지: 삶의 끝에는 죽음이 있더라도 자신의 행복과 존재 의미를 찾기 위해 노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