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등장인물: 시마무라, 고마코(게이샤), 요코, 유키오(선생의 아들)
- 번역 유숙자의 작품해설: 시마무라 혹은 가와바타의 눈(眼)
* 가와바타 야스나리(1899~1972): 1968년 노벨문학상 수상, 급성 맹장염 수술로 퇴원 후 가스로 자살.
* 무대: 니가타현 에치고(越後) 유자와(湯澤) 온천 => 이곳에 직접 머물며 집필. 여행은 매우 중요한 창작의 요소 "내 소설의 대부분은 여행지에서 씌어졌다. 풍경은 내게 창작을 위한 힌트를 줄뿐 아니라, 통일된 기분을 선사해 준다. 여관방에 앉아 있으면 모든 걸 잊을 수 있어 공상에도 신선한 힘이 솟는다. 혼자만의 여행은 모든 점에서 내 창작의 집이다"
* 작가가 36세때 쓴 단편 '저녁 풍경의 거울' 이후, 이 작품의 소재를 살려 단속적으로 발표한 단편들이 모여 연작 형태의 중편 설국이 완성. 1948년 완결판 설국을 출간하기까지 13년의 시간이 소요. 따라서, 기승전결이 분명한 스토리보다는 등장인물의 심리 변화와 주변의 자연 묘사에 상당 부분 치중.
* 소설의 핵심: 순간순간 덧없이 타오르는 여자의 아름다운 정열. 눈의 고장 설국의 한적한 곳의 온천장에서 게이샤로 살아가는 고마코, 그녀에게서 발산되는 야성적 정열과는 대조적으로 순진무구한 청순미로 시마무라의 마음을 끌어당기는 요코. 이 두여자를, 도쿄에서 온 무위도식하는 여행자에 불과한 시마무라는 허무의 눈으로 지켜본다.
=> 모든게 헛수고라고 여기는 시마무라이지만 헛수고일수록 오히려 순수하게 비치는 고마코와 요코에게 자기도 모르게 한걸음씩 다가가고 있다.
- 문장
* 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자, 눈의 고장이었다. 밤의 밑바닥이 하얘졌다. 신호소에 기차가 멈춰 섰다.
* 친구라고 생각해서야. 친구 사이로 남고 싶으니까 당신(고마코)에겐 요구하지 않는거라고.
* 그는 이 여자에게 요구하기 보다 양심의 가책없이 가벼운 마음으로 끝낼 수 있는 여자를 원했다. 그녀는 너무 깨끗했다. 처음 보았을 때부터 그것과 그녀를 별개의 것으로 생각했다.
* 애당초 오직 이 여자를 원하고 있었음에도 여느 때처럼 굳이 먼 길을 빙빙 돌았다고 분명히 깨닫자, 시마무라는 자신이 싫어지는 한편 여자가 더 없이 아름답게 보였다.
* 고마코가 아들의 약혼녀, 요쿄가 아들의 새 애인, 그러나 아들이 얼마 못 가 죽는다면, 시마무라의 머리에는 또다시 헛수고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고마코가 약혼자로서의 약속을 끝까지 지킨 것도, 몸을 파아서까지 요양시킨 것도 모두 헛수고가 아니고 무엇이랴.
* 자신도 모르게 늘 산골짜기의 드넓은 자연을 상대로 고독하게 연습하는 것이 그녀의 습관이었던 탓에, 발목 소리가 커지는 것은 당연하다. 그 고독은 애수를 짓밟고 야성의 의지력을 품고 있었다.
* 시마무라에겐 덧없는 헛수고로 여겨지고 먼 동경이라고 애처로워도 지는 고마코의 삶의 자세가 그녀 자신에게는 가치로서 꿋꿋하게 발목 소리에 넘쳐나는 것이리라.
* 고마코의 애정은 그를 향한 것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아름다운 헛수고인양 생각하는 그 자신이 지닌 허무가 있었다. 하지만, 오히려 그럴수록 고마코의 살아가려는 생명력이 벌거벗은 맨살로 직접 와 닿았다. 그는 고마코가 가여웠고 동시에 자신도 애처로워졌다. 이러한 모습을 무심히 꿰뚫어 보는, 빛을 닮은 눈이 요코에게 있을 것 같아, 시마무라는 이 여자에게도 마음이 끌렸다.
* 타다 남은 불꽃 쪽에 펌프 한 대가 비스듬히 활 모양으로 물을 뿌리는 가운데, 그 앞으로 문득 여자의 몸이 떠올랐다. 그런 추락이었다. 여자의 몸은 공중에서 수평이었다. 시마무라는 움찔했으나 순간, 위험도 공포도 느끼지 않았다. 비현실적인 세계의 환영같았다. 경직된 몸이 공중에 떠올라 유연해지고 동시에 인형 같은 무저항, 생명이 사라진 자유로움으로 삶도 죽음도 정지한 듯한 모습이었다. 시마무라를 스친 불안이라면, 수평으로 뻗은 여자의 몸이 땅에 떨어질 때 머리쪽이 먼저 부딪지는 않을까, 허리나 무릎이 꺽이지는 않을까 하는 것이었다. 충분히 그렇게 될 여지가 있었으나 수평인 채 떨어졌다.
* 물을 뒤집어쓴 타다남은 시커먼 나무들이 어지러이 흩어진 속에서, 고마코는 게이샤의 긴 옷자락을 끌며 비틀거렸다. 요코를 가슴에 안고 돌아오려 했다. 필사적으로 버티려는 얼굴 아래, 요코의 승천할 듯 멍한 얼굴이 늘어져 있었다. 고마코는 자신의 희생인지 형벌인지를 안고 있는 듯한 모습이었다.
- 유튜브 문학줍줍 책요약 리뷰 (2019.1.25)
* 저자 가와바타 야스나리(1899~1972): 1899년 오사카 출생, 안타깝게도 상당히 어린 나이에 부모님을 연달아 잃고 조부모 아래에서 성장, 천성적으로 병약한 체질과 가까운 사람들의 연이은 죽음으로 우울한 성격, 동경대 영문학과에 입학한 이후 국문학과로 전과, 일본의 전통적인 아름다움에 자신의 고유한 감성을 투명해서 그만의 작품 세계를 완성했다는 평가, 심미주의와 허무에 중점, 1968년 일본인 최초 노벨 문학상 수상
* 설국: 작가의 대표작, 1935년부터 시작해서 무려 12년동안 연재, 1948년에 되어서야 완전판이 간행, 니가타현을 배경, 시종일관 몽환적이고 공허한 느낌을 주는 담담한 무채색의 이야기, 그래서 짧은 분량에 가벼운 마음으로 접했다가 생각보다 잘 읽히지 않는 소설
* 등장인물: 주인공 시마무라는 도쿄에서 생활하고 있는 유부남, 설국으로 표현되는 한 마을에서 고마코라는 여자를 알게 되고 두 사람은 관계를 이어간다. 고마코가 살고 있는 집에는 집주인 아들인 유키오, 그리고 그의 연인 요코가 살고 있다. 시마무라는 요코에게 호감을 가지게 됩니다.
* 줄거리
도쿄에 사는 유부남인 시마무라란 남자는 기차를 타고 군마현에서 니가타현으로 들어가는 터널을 지나 설국으로 여행 중입니다. 기차안에서 시마무라는 한 여인이 한 남자를 자리에 누이고 극진히 보살피는 장면을 목격한다. 여자와 역장간의 대화를 통해서 여자 이름이 요코라는 사실을 알게 된 시마무라는 왠지 모르게 그녀에게 호감을 가지게 됩니다. 니가타현의 한 역에 내린 시마무라는 온천이 딸린 여관에 묵게 되는데요, 여관에서 마중나온 안내인을 통해서 요코라는 여자와 그 남자 환자가 시마무라가 만나려는 고마코라는 여자와 같은 집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교보문고 책소개
그러나 이 작품은 인물과 배경 묘사에 치밀한 데 반해, 그 안에 두드러진 줄거리가 없다는 것이 또 특색이다. 눈에 띄는 줄거리 없이 눈 지방의 정경을 배경으로 하여, 등장인물들의 심리의 추이에 따라 하나의 상징의 세계를 형상화하고 있다. 그리고 그 세계는 떠도는 여행자의 세계로, 변함없이 그대로인 자연에 비해 유한한 인간 존재를 자각하게 하는 허무의 세계를 그렸다.
북소믈리에 한마디!
저자 : 가와바타 야스나리
목차
시마무라 혹은 가와바타의 눈 眼
작가연보
출판사 서평
▶순수한 서정의 세계를 감각적으로 묘사
[설국] 은 일본에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안겨준 작품이다. 1968년, 스웨덴 한림원은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가와바타를 지명하며, 그 결정의 가장 큰 이유로 <일본인의 마음의 정수(精髓)를 뛰어난 감수성으로 표현하는 서술의 능숙함>을 들었다. 그러나 이 작품이 단순히 일본 전통을 말하는 것에 그쳐 있었다면 여러 나라 많은 독자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설국] 은 눈 지방의 정경을 묘사하는 서정성 뛰어난 감각적인 문체를 우선 특징으로 한다. 가와바타는 작품의 모티프를 주로 풍경에서 얻었다. 이 소설의 구체적인 배경은 눈이 많이 내리기로 유명한 일본 니가타(新瀉) 현 에치고(越後)의 유자와(湯澤) 온천인데, 가와바타는 이곳에 직접 머물면서 이 작품을 집필했다. 원래 『설국』 은 처음부터 하나의 완결된 작품으로 구상된 것은 아니었다. 가와바타는 36세 때인 1935년에 단편 「저녁 풍경의 거울」을 썼고, 이후 이 작품의 소재를 살려 띄엄띄엄 단편을 발표했다가, 그것을 모아 완결판 [설국] 으로 1948년에 출간했다. 요컨대 그는 무려 12년이라는 기간 동안 섬세하게 다듬어 <설국>이라는 새로운 세계를 조각해 낸 것이다. 그러다보니 [설국] 에는 이 눈 지방의 자연 풍경과 풍습, 사람들의 살아가는 모습이 정교하게 아로새겨져 있다. 눈 지방의 계절의 변화를 묘사해 내는 가와바타의 문체는 감탄을 자아낼 만큼 섬세하다.
그러나 이 작품은 인물과 배경 묘사에 치밀한 데 반해, 그 안에 두드러진 줄거리가 없다는 것이 또 특색이다. 눈에 띄는 줄거리 없이, 이 소설은 눈 지방의 정경을 배경으로 하여 등장인물들의 심리의 추이에 따라 하나의 상징의 세계를 형상화하고 있다. 그리고 그 세계는 분명 현실 세계와는 다른 어떤 것이다. 바로 떠도는 여행자의 세계, 끊임없이 변화하지만 결국에는 변함없이 그대로인 자연에 비해 필멸의 유한한 인간 존재를 자각하게 하는 허무의 세계이다.
▶아름다운 자연과 유한한 인간 존재, 정열과 허무 사이의 대비
이 소설의 주요 등장인물은 모두 세 명이다. 부모가 남겨준 재산을 가지고 무위도식하며 여행을 다니고 있는 시마무라, 눈 지방에서 게이샤로 살며 애처로울 정도로 열심히 시마무라를 사랑하는 관능적이고 매혹적인 여자 고마코, 그리고 사랑하는 일에 온몸을 던지는 아름답고 순수한 소녀 요코. 시마무라는 고마코에게 마음이 이끌려 그녀를 만나러 눈 지방의 온천장으로 찾아간다. 하지만 고마코가 그에게 보이는 정열적인 애정을 <모두 헛일>이라며 그저 방관하며 바라볼 뿐이다.
시마무라는 공허한 벽에 부딪는 메아리와도 같은 고마코의 소리를, 자신의 가슴 밑바닥으로 눈이 내려 쌓이듯 듣고 있었다.
정열적으로 사랑을 하고 열심히 삶을 영위하는 두 여인의 모습에 시마무라는 이끌린다. 이 두 여인은 여행을 다니며 한번 보지도 못한 외국무용으로 소일하는, 현실에 발을 딛고 있지 못한 시마무라를 현실 세계로 이끄는 열쇠 같은 존재들이다. 그러나 결국에는 시마무라가 지닌 허무의 벽에 부딪혀 그저 튕겨져 나올 뿐이다. 그리고 시마무라가 지닌 그 투명하지만 확고한 허무라는 거울에, 고마코와 요코의 열정적인 삶, 순수한 생명은 처연하리만치 선명하게 비친다.
시마무라는, 일찍이 부모를 잃고 함께 살던 조부모마저 세상을 뜬 후 어린 나이에 고아로 살아야만 했던 가와바타 야스나리 자신이 평생 벗어날 수 없었던 죽음의 그림자와 고독, 허무 의식을 그대로 대변하는 존재이다. 그런 까닭에 결국 시마무라는 현실 세계로, 고마코의 사랑으로 뛰어들지 못하고 만다. 그러나 실상 인간은 원래 그렇게 고독하고 허무한, 유한한 존재가 아닌가. 무엇보다 자연과 분리되어 본연의 모습을 잃어가고 있는 고독한 현대인의 모습이 바로 그러하지 않은가. 고마코와 요코 앞의 시마무라, 바로 자연의 아름다운 풍경과 대비되는 유한하고 고독한 그 모습이 바로 [설국] 이 그려내는 현재의 인간이다.
[설국] 은 눈 덮인 아름다운 자연 풍경을 특유의 감각적인 문체로 섬세하게 그려내고 있다. 그 위에, 그러한 자연과 대비되는 유한한 인간 존재를 주인공의 내밀한 의식의 목소리로 형상화시키고 있다. 그렇기에 이 작품의 배경이 되는 <설국>은 단순히 어느 지방의 이름이 아니라, 자연과 인간이 극명하게 대비되는 상징의 세계 그 자체이다. 단순히 줄거리만을 읽어내리려 한다면 그 깊이와 맛을 전혀 짐작할 수 없기에 그 어떤 작품보다 정독이 필요한 고전이 바로 [설국] 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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