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럼두들 등반기 (2017.6.20)

클리오56 2017. 6. 19. 12:17


읽은 소감

럼두들 등반기 (The Ascent of Rum Doodle)

* rumdoodle: An event or happening that is ultimatly a complete success despite the complete incompetence of all those involved in its planning and instigation.

럼두들 뜻이 재밌네, 계획에 못미치게 완전 엉망이 되었지만 궁극적으로 성공한다는 것.

결국 오합지졸 같은 멤버들이 세계 최고봉 12,000미터를 초등 시도하면서 온갖 어려움과 시행착오를 겪지만 얼렁뚱당 성공한다는 것. 그래, 럼두들 멤버도 해내는데 우리 동기들이 안나푸르나 트레킹하나 못하겠나? 짐꾼도 있고 롯지에서 잠자고 식사까지 하는데. 그리고 천천히 걸어라고까지 하는데. 


책소개

W. E. 보우먼 장편소설 『럼두들 등반기』. 이 소설은 윌리엄 틸먼의 난다 데비 등반대에 관한 1937년 기사를 소재로 ‘등반’이라는 극한 상황을 풍자해학소설로 패러디한 작품이다. 아무도 오르지 못했던 12,000.15미터 상상의 고봉 ‘럼두들’을 오르는 과정을 너무나도 능청스럽고 재미있게 묘사하였다.      


저자 : W. E. 보우먼                           

저자 영국 출신의 작가인 보우먼(William Ernest Bowman, 1911∼1985)은 2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공군으로 복무했으며, 종전 후에는 독일 국제자원봉사단에서 일했다. 그는 이 책의 후속편으로《말하는 물고기의 여행》을 출간하기도 했다. 평생을 토목기사로 일하면서 여가 시간을 등산, 그림 그리기, 상대성이론에 관한 책들을 쓰는 일로 보냈다.

역자 : 김훈

역자 김훈은 고려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하고 1981년 『동아일보』 신춘문예희곡 부문에 당선된 뒤 극작 활동과 번역을 병행하였다. 현재는 전문 번역가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대안교육에 관심을 가져 ‘내일학교’ 교사로도 활동하였으며, 이때의 경험으로 저서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학교』를 펴냈다. 옮긴 책으로는 『세이버』 『희박한 공기 속으로』 『럼두들 등반기』 『바람이 너를 지나가게 하라』 『패디 클라크 하하하』 『내일로부터 80킬로미터』 『매디슨 카운티의 추억』 『피아니스트』 『천 년의 지혜, 내 마음의 빗장을 열다』 『밤으로의 긴 여로』 외 백여 권이 있다.


목차

빌 브라이슨의 서문 4
럼두들 위원회 의장인 휴즐리 헤이버링 경의 서문 15
토터의 머리말 16
1. 팀 17
2. 등반계획 20
3. 랭클링라로 출발 28
4. 빙하 50
5. 베이스캠프 68
6. 북벽: 첫 공격 80
7. 북벽을 정복하다 92
8. 전진기지에서 제2캠프로 106
9. 사라진 캠프 128
10. 에베레스트보다 더 높이 오르다 141
11. 여전히 더 높이 오르다 156
12. 아직 충분히 높지 않다 169
13. 오를 수 있다 186
14. 정상팀 돌아오다 196
15. 럼두들이여, 안녕 209

옮긴이의 말 215

    

출판사 서평

“어이없고, 익살맞고, 능청스럽다!”
손에서 손으로 전해지는, 사랑스럽고 유쾌한 불멸의 모험담

****빌 브라이슨이 발견하고 정유정 작가가 극찬한,
반세기를 넘어 사랑받는 세계인의 고전****


1956년 영국에서 첫 출간된 《럼두들 등반기(The Ascent of Rum Doodle)》는 산악인들과 모험가들 사이에서 이미 오랜 고전으로 자리 잡았다. 윌리엄 틸먼의 난다 데비 등반대에 관한 1937년 기사를 소재로 ‘등반’이라는 극한 상황을 풍자해학소설로 패러디한 이 소설은 출간 당시엔 대중이나 언론에서 전혀 주목받지 못하고 오랜 세월 절판된 상태로 해적판으로만 떠돌다가 반세기 가까이 지나서야 빌 브라이슨 작가가 우연히 발견해 장문의 추천 서문을 달아줌으로써 비로소 세상에 다시 빛을 보게 된 행운의 책이다. 국내에서도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다. 몇 년 전 한국어 번역본이 출간된 바 있으나 일부 산악인과 문인들 사이에서만 입소문을 타며 읽혀지다가 이번에 정유정 작가의 추천으로 다시 개정판으로 출간됨으로써 좀 더 폭넓은 독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게 되었다.

“이 책은 지상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 곧 눈 덮인 히말라야 성채에서 웅장한 랭클링라 곁에 자리 잡은 인적미답의 럼두들을 정복하기 위해 출발한 한 무리의 대단히 사랑스러운 무능력자들의 이야기이다. 나는 이 책을 정말 사랑한다. 여기에 나오는 모든 내용은 거의 완벽하다.
책 내용은 하나같이 아주 엉뚱하나 대단히 재미있고 재기발랄하다.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이 책의 신비로운 힘과 자연스럽고 유연한 유머는 모험을 즐기는 사람들이 모이는 자리 어디서나 활발한 논의 주제가 되고 있다.”
- 빌 브라이슨 (《나를 부르는 숲》, 《거의 모든 것의 역사》의 저자)

이 소설은 아무도 오르지 못했던 12,000.15미터 상상의 고봉 ‘럼두들’을 오르는 과정을 너무나도 능청스럽고 재미있게 그려낸다. 오르기 어려운 드높은 산 럼두들로 향한 등장인물들은 하나같이 개성 만점에 엉뚱하고 사랑스럽다. 동료를 배려하는 마음과 인내심 하나는 끝내주지만 눈치가 너무 없어 오히려 믿음직스러운 등반대장 바인더, 길잡이이면서도 항상 길을 잃고 민폐를 끼치는 정글, 걸어 다니는 질병덩어리인 등반대 주치의 프로운, 세상에서 가장 끔찍한 음식을 끼니때마다 만들어내며 모두를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는 요리사 퐁… 능력은 의심스럽지만 결코 미워할 수 없는 7인의 개성 넘치는 등반대원들이 힘겹게 산을 오르며 벌이는 어이없고 유쾌한 해프닝은 현실의 고통을 딛고 일어서는 무한한 엔도르핀과 청량한 웃음을 선사한다.

“저물녘의 태양은 지평선 아래로 침몰했다. 우리 주위를 병풍처럼 둘러싼, 수많은 고봉으로 이루어진 황막한 산지는 수많은 음영의 조화로 이루어진 거대한 심포니였다. 그 밑에는 칠흑같이 새까만 강 골짜기들이 자리 잡고 있었다. 청록빛 하늘을 배경으로 하여 거대한 피라미드처럼 우뚝 선 럼두들 봉만이 마지막 햇살을 받고 있었다. 얼음과 눈밭으로 덮인, 그 깎아지른 듯한 벼랑들은 시시각각 변화하는 일몰의 빛깔로 붉게 타올랐다.”
- 본문 213-214쪽

****“헬멧을 준비하시라! 뒤통수를 얻어맞을 테니”
미워할 수 없는 오합지졸들의 황당무계한 도전기****


신비의 나라 요기스탄. 그 곳에는 지상에 존재하는 가장 높은 봉우리 ‘럼두들’이 있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 에베레스트가 8,848m 높이임을 감안할 때 이게 과연 어느 정도 높이인지는 감히 상상조차 되지 않는다. 이 터무니없는 산을 오르기 위해 7인의 정예멤버가 모였다. 주인공인 등반대장을 포함해 보급 담당인 육군 소령, 사진 담당인 빙벽 전문가, 길잡이인 무선 전문가, 포터 관리 및 통역 담당인 언어 전문가, 암벽 전문가인 과학자, 그리고 산소 전문가인 주치의의 구성으로 이들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오합지졸’ ‘중구난방’ ‘무능력자’ 정도의 단어를 쓸 수 있을 것 같다.
12,000m 미터가 넘는 산을 오르면서 똘똘 뭉쳐도 모자란 판국인데, 등반대원들은 위기 앞에서 팀워크는커녕 말다툼, 무기력, 삐치기 등 다양한 감정의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각 분야의 전문가라는 직함이 우습게도, 주치의는 등반 내내 골골거리고 언어전문가는 통역을 잘못해 3천명 모집 예정이었던 포터를 무려 3만명이나 불러 모은다. 등반대장 바인더는 원정대를 이끈다기보다는 끌려 다니는 것에 가깝고 사진 담당자는 기껏 촬영한 필름을 햇빛에 노출시켜 못쓰게 만든다. 하지만 한참 떨어지는 기량에도 불구하고, 이 미워할 수 없는 7인들의 현지 적응력만큼은 상상을 초월한다. 크레바스에 빠져도 샴페인을 마시며 노닥거리고 술이 떨어지면 나침반 속 알코올을 뽑아 먹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실제 상황이라면 목숨 내놓고 불굴의 의지로 겨우 올라야 하는 절체절명의 등반이지만 소설 속에서 이렇게 코믹의 세계로 전락해 버려 어쩌나 싶다. 그러나 걱정은 금물. 고달픈 등반상황에서 세계의 산악인들이 이 책을 꺼내들고 낄낄거릴 만큼 등반에 대한 긴장과 두려움을 한방에 날려버리기에 이 책보다 효과적인 특효약은 없다.

****“그들은 과연 럼두들을 정복할 수 있을까?”
영국식 유머, 은유와 반어가 뒤섞인 코믹컬트의 정수****


작가 보우먼이 이 소설을 발표하자 많은 이들은 어느 숙달된 산악인이 필명으로 썼을 것이라고 짐작했다. 실제 등반을 해보지 않았다면 그렇게 인상적이고 특이한 인물들을 창조해낼 수 없으며, 그 열정을, 그곳만의 풍경과 분위기를 그렇게 생생히 잘 표현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보우먼은 평생에 그런 전문등반은 해본 적조차 없는 평범한 토목기사일 뿐이었다. 완벽한 설산의 이미지를 재현하고, 허구의 매력만점 주인공들을 등장시켜 진짜 산 사나이들의 웃음을 이끌어낼 수 있었던 그만의 비밀은 끝내 알 순 없지만 이것 하나만큼은 확실하다. 반세기를 넘어 오랫동안 사랑받고 있는 것에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는 법이라고.

“오래전, 산악인과 극지과학자 등 모험파 사내들 손에서 떠돈다는 '전설의 소설'을 귀동냥한 적이 있다. 수십 년간 절판된 책의 복사본을 '무림비급'처럼 품고 다니며 너덜너덜하도록 돌려본다고 했다. 어느 남극원정대는 소설 속 지명들을 남극 몇몇 곳에 붙였고, 남극지도에 그대로 표기됐다고도 했다. 그 전설이 바로 이 소설인 것이다. 히말라야 랭클링라 곁에 자리 잡은 전인미답의 땅, 해발 1,200.15m 봉우리 럼두들 정복에 나선 오합지졸들의 등정기. 과연 그들은 럼두들을 밟을 수 있을까? 헬멧을 준비하시라, 마지막까지 뒤통수를 얻어맞을 테니.”
- 정유정 (《28》, 《7년의 밤》 작가)

이 책을 접한 수많은 사람들은 이구동성 이야기한다. 이보다 더 웃긴 소설은 없을 것이라고. 《나를 부르는 숲》의 저자이자 ‘현존하는 작가 중 가장 유머러스하다’는 평을 듣는 미국 작가 빌 브라이슨은 “지구 반 바퀴를 도는 동안 계속 지니고 다닐 만큼 이 책을 사랑한다”라고 고백한 바 있다. 그의 말마따나 굳이 등반이나 산에는 관심이 없더라도 풍부한 유머감각과 사실적인 묘사, 그리고 7인의 개성 있는 등장인물들은 모든 이들의 혼을 빼놓기에 충분하다.

“그 밤은 어떤 밤보다 더 행복한 밤 중 하나였다. 우리 등반대는 잘 굴러가고 있었다. 우리는 조화롭고 단합이 잘 된 팀이었다. 포터들은 우수했다. 나는 가까운 친구들과 함께 있었다. 사람으로서 이 이상 더 무엇을 바랄 수 있을 것인가?”
- 본문 104-105쪽

이 책은 여행기가 아니다. 럼두들은 실재하지 않는 가상의 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진짜 산악인들과 극지 탐험가들 사이에서 ‘컬트’로 추앙받으며 전설이 된 데에는 이 소설만이 할 수 있는 맹랑한 방식으로 끊임없이 옆구리를 간질이는 무언가가 존재하기 때문 아닐까?

해외 언론 서평
“놀라운 작품…… 《보트에 탄 세 사람》이 템스 강 여행을 다룬 걸작이고 《캐치-22》가 2차 세계대전을 다룬 걸작이라면 《럼두들 등반기》는 등반을 다룬 걸작이다.”
- [선데이 타임즈]의 마일즈 킹턴

“대단히 익살맞다!《하찮은 인간의 일기》에 나오는 주인공이 들뜬 기분으로 산행에 나선 것 같은 작품.”
- [더블린 매거진]

“이것은 대서사시다. 호머를 떠올리게 만드는 작품이다. 또한 읽는 이들의 영감을 불러일으켜준다. 이 소설은 너무 너무 재미있다…… 부디 읽고 감동받으시기를.”
- [이달의 책들]    

   

북로그 리뷰              

  •  ​
    이 책을 왜 읽기 시작했는지는 정확히 모르겠다. 산행을 좋아하는 나에게 여기저기 산행정보를 알려주는 블 로그와 아웃도어 소식지들에서 들어봤음직한 책이라는 짐작을 할 뿐이다. 그런데 그동안 많은 산행기나 산에 관한 책들을 흘낏 보고 관심을 가지기만 했을 뿐이었는데...이 책은 이상하게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을 뿐이다.
    우리가 알고있는 세계 최고봉은 에베레스트고 그 높이는 8,848m이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그 보다 훨씬 더 높은 산은 럼두들이라고 하고 그 높이는 12,000.15m이며, 이를 등반하는 과정을 서술하고 있다. 그리고 이 책은 소설이다. 픽션이다. 그러므로 가상의 산에 가상의 인물, 가상의 등반기를 적고 있을 뿐이다.
    그런데 그 한편의 코미디 등반소설인 이 책의 내용들을 읽으면서 느끼게 되는 것들이 있다. 분명 가상의 이야기이고 희화화된 인물들의 성격과 등반과정을 읽으면서 피식피식 웃음을 짓게되고 어이없는 이야기에 짜증이 나기도 하지만, 결국 끝까지 읽게 되었다는 점은 나에게 이상하게 다가온다.
    난 개그콘서트와 같은 코미디 프로그램은 좋아하지만 책으로 만들어진 코미디소설류는 좋아하지 않는다. 심지어는 그 좋아하는 만화책도 코미디류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이 책을 끝까지 읽은 이유는 과연 뭘까? 아마도 고산등반에 대한 열망 내지는 가고 싶은 희망이 반영되지 않았을까 잠시 생각해본다. 이 책은 고산등반에 대한 한 편의 코미디소설이지만 그것이 그렇게 웃기기만 한 것도 아니기에...
    이 책은 출간된 것은 1956년. 당시에는 이미 에베레스트가 최고봉이라고 알려져 있고 어느 정도는 고산등반이 이루어지고 있는 시기이고 히말라야의 고산 들이 하나씩 등반이 이루어지고 있던 시기이기에 보우만이라는 작가가 비록 산악인이 아니지만 소설을 쓰기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지식과 정보를 알고 있다고 설정하면 이 책의 내용이 마냥 재미만을 선사한 것이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심지어는 남극에 '마운트 럼두들'이라는 지명이 생기고 네팔에는 럼두들 식당이 개업해 아직도 성업 중이라는 소식이라면 단순한 코미디소설은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다.

    줄거리는 간단하다. 세계 최고봉인 럼두들을 등반하기 위해 등반대장인 바인더, 탐 벌리, 크리스토퍼 위시, 도널드 셧, 험프리 정글, 랜슬럿 콘스턴트, 리들리 프로운 등으로 구성된 7명의 대원들로 등반대가 구성되고 이들이 요기스탄 나라에 있는 럼두들을 오르면서 생기는 갖가지 해프닝과 난관들을 헤치고 결국, 럼두들 뿐만 아니라 그보다 낮은 봉우리인 노스두둘까지 2개의 봉우리를 오르는 성공을 이룬다는 이야기다.

    일단 이 책을 옮기이인 김훈은 고산등반에 대한 서적인 "희박한 공기속으로"와 "에베레스트의 진실"을 번역한 이라는 점이 마음에 든다. 등반과정에서 벌어지는 갖가지 이야기와 장비에 대한 번역은 이미 전작들에서 충분히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아마 전문서적들의 번역을 하다보면 소설같은 경우는 조금 쉽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드는데...아닌가? 번역의 어려움을 몰라서 그런가? 이 부분은 말하지 말하야지...해보지 않았으면 말하지 말아야지...^^

    그런데 이 책은 한 번 읽으면 잘 모른다. 2번 정도는 읽어봐야 그 재미를 제대로 느낄 수가 있다. 또한 고산등반에 관한 약간의 정보와 지식을 알고 있으면 더욱 재미를 더한다고 생각이 드는데...물론 각자 다르겠지만...

    ​희화화된 등장인물들, 뱃속으로 말하는 요기스탄의 언어, 무전기용 언어가 따로 있는 무전기, 무지막지한 요리를 하는 요리사, 어처구니 없고 힘이 장사들인 포터들, 의약품으로 가져간 샴페인, 작동하지 않는 나침반, 찍었으나 모두 못쓰게 된 촬영필름 등등 흥미진진하고 재미있는 구성과 이야기들이 풍성하게 그려지고 있다. 그 속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들...희박한 공기속에서는 이 모든게 사실일지도 모른다는 것이 마냥 웃을 수만은 없지 않을까...
    그래서 오랫동안 산악인들과 탐험가들에게 읽혀지는 소설이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얼마전부터 고산트레킹을 꿈꾸기 시작했다. 기회가 닿으면 안나푸르나 트레킹을 가고 싶다. 뿐만 아니라 유명하다는 몇 몇 고산트레킹을 가고 싶다는 열망이 서서히 가슴속에서 싹을 피우기 시작하고 있다. 정상을 오르는 것이 아니라 트레킹이라도 가고 싶다는 말이다. 계속 마음 속에 품고 있다보면 언젠가는 기회가 오리라 생각해본다. 그때까지 이런 책으로나마 재미를 충족하는 것도 좋지 않을까...무더운 한 여름에 잠시 생각에 잠겨본다.
    ​     
  • 럼두들 등반기 su**est | 2014-08-21 | 추천: 0 | 5점 만점에 5점
    1956년도에 처음 출간되어 큰 히트를 치지는 못했지만
    등반가들 사이에서는 나름 유명했다고 하는 이 책을 접할 수
    있었던 것은 정유정 작가의 '정유정의 히말라야 환상방황' 덕분이었다.
    그 책에서 언급된 '럼두들 등반기'가 이번에 새롭게 출간되었다는
    소식에 바로 구매했다.
    12,000.15m 높이의 럼두들봉 등반기라니, 게다가 재미있기까지 하다니
    몹시 기대되었다.
    빌 브라이슨이 서문에서 칭찬할만큼 유머스럽고 온갖 비유가 넘치는
    굉장한 책이다.  그리 두껍지도 않다.  작가 보우먼은 높은 산이 있지도
    않은 지역에서 거의 바깥세상을 나가보지도 않았던 사람이었다는데
    어쩌면 이렇게 실감나게 등반기를 쓸 수 있었을까 놀랍다.
    등장인물들도 예상을 뛰어넘는 굉장한 사람들이다.
    길 안내하는 정글은 그 이름 그대로 늘 길을 잃고 헤매는 사람이며,
    등반하는 모습을 영상에 담기로 한 셧은 카메라의 조작미숙으로 제대로
    된 사진 한 장 남기지 못한다. 
    일행들의 건강을 보살펴야 할 의사는 자신이 늘 여러 종류의 병에 걸려서
    다른 이들의 도움을 받아야만 하는 사람이다.
    대체로 이런 사람들 여섯이 모여 등반길을 나서는데 시작부터 예감이
    좋을 리가 있을까.
    의사소통 불능으로 인해 수만 명의 포터들이 모이고 그들을 돌려보내며
    시작부터 난관에 부딪히지만, 가장 큰 난관은 요리사 콩이다.
    도저히 사람이 먹을 수 없는 음식을 만들어줌으로 인해 등반대원들은
    그의 음식을 피해 서둘러 등반에 나설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처하는데
    다른 면으로 보면 그들의 등반을 독려하는 역할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상상을 뛰어넘는 어려움 속에서도 그들은 어찌됐든 럼두들 등반에 성공한다.
    그것을 성공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면 말이다.
    온갖 유머가 도저히 책을 읽을 수 없을 정도로 날 웃게 만든다.
    그리고 사람을 이해하려는 조금은 눈치없는 등반대장의 모습도 웃음짓게 한다.
    이 책이 암암리에 많은 사람들의 손에서 손으로 읽혀졌다는 사실을 이제는
    이해할 수 있겠다.
    만이천미터 봉우리가 아니더라도 우리 삶에서 오르고 넘어야 할 산은 많다.
    상대를 이해하려는 마음, 다가서려는 마음을 가진다면 다른 이들과 어깨를
    겨루고 같이 넘을 수 있지 않을까하는 희망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