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간과 정맥/낙동정맥 (진행중)

낙동정맥 14구간: 창수령-매봉산-백암산갈림길(-백암온천) (2008.12.21)

클리오56 2008. 12. 22. 08:14

** 산행일자: 2008.12.21

** 산행지: 낙동정맥 14 구간: 창수령 - 매봉산 - 백암산갈림길 - 백암산 - 백암온천

** 산행로: 창수령 - 독경산(683.2M) - 옷재 - 아랫삼승령 - 윗삼승령 - 매봉산(921M) - 백암산갈림길 (- 백암산(1,003.7M) - 백암온천)

** 산행거리: 24.3Km (마루금 18.4Km + 연장 5.9Km)  

** 산행시간: 총605분 (산행 570분 + 식사/휴식 35분)

** 좋은사람들 36명


23:00 사당출발 (04:30 영덕 창수령 도착)

04:40 산행들머리 창수령

05:00 독경산

05:36 임도

06:11 지경

07:15 714봉 (휴식 5분)

08:00 저시재

08:12 아침식사 (15분)

09:00 아랫삼승령 (휴식 10분)

09:46 굴아우봉

10:15 윗삼승령

10:56 매봉산 (휴식 5분)

12:20 임도

12:54 백암산갈림길

13:19 백암산 (휴식 5분)

14:45 산행날머리 백암산등산로 입구

14:55 고려원탕

18:05 백암출발 (23:50 사당도착)

 

 

이번 낙동정맥도 명산팀이 합류하여 만차 수준이다. 정맥팀 28명에 백암산 명산팀 8명이 합류하여 36명이니, 정원 40명에 거의 육박하였다. 눈이나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었지만, 기온 자체는 포근하여 큰 부담이 없는 산행이다. 오늘이 동짓날이니 그 긴긴 야밤의 산행은 또한 얼마나 길까? 경북에 들어서면서 비가 뿌리더니, 들머리에 접근하면서는 눈으로 바뀌었다. 북진중이라 지난 산행때 보다는 더 빨리 들머리 도착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들머리 도착이 04:30이니, 13차 때 보다 45분이나 늦은 셈이다. 차안에서 준비하지 말고 내려서 채비를 하라는 기사님의 성화로 눈 뿌리는 창수령에서 스패츠를 채운다. 눈이 쌓이기 전에 빨리 이 자리를 떠나야한다는 기사 나름의 고충이 있다. 오랜만에 스패츠를 차려니 잘 되질 않고, 다른 분들은 거의 준비되었기에 스패츠는 크리티칼한 장비가 아니라 대충 채웠다. 고아텍스 자켓 대신 우의를 착용하였다.  

 

04:40 드디어 산행출발이다. 구봉님의 산행 설명중 오늘 크게 보아 9개 봉우리를 넘나드는데, 특히 처음과 아랫삼수령, 윗삼수령에서 그리고 백암산 갈림길을 앞두고 180M 정도 세차게 오른다고 하였다. 눈 내리는 창수령 들머리에서 나무계단을 밟으며 가파르게 오르는데 그나마 다행스럽게 바람이 불지 않고 또한 춥지도 않다. 고어 자켓은 너무 더울 것 같아 우의를 입었는데 견딜만 하다. 어느 대원이 춥지 않겠느냐고 하였지만, 생각보다 괜찮다고 답하자 보약을 많이 드신 모양이라고 우스개한다. 20분만에 도착한 독경산은 헬기장이 자리하여 밤이라도 확인이 가능하다. 어느 산행기에서 홀로 우뚝 솟았다고 독경산이라 하였는데, 한자어로는 독경산(讀經山) 이니 경전을 읽는다는 뜻이다. 등로에 쌓이는 눈도 깊어가고 선두가 헤친 낙엽 등로를 따라 야밤 산행은 계속된다. 정확한 위치를 알지도 못한 채 임도를 한차례 지나고 한참 후 어느 봉우리에 오르니 누군가 지경이라는데, 1시간반만에 거의 4Km나 진행할 정도로 속도가 붙었다. 사진 몇장 찍지도 않았는데 디카 밧데리는 벌써 비상이다. 사진 찍기를 절제해야겠다.

 

설경

 

지경을 떠나 645봉, 안부를 넘어 다시 714봉에 도달해서야 잠시 5분간 휴식을 취하였으니, 산행 시작후 2시간반만이다. 여러 봉우리를 넘고 쉰섬재를 앞두고 아침식사를 간단히 하였다. 이제 우의를 벗고, 자켓으로 갈아입었는데, 한결 따뜻하다. 10시간 산행에서 계속 눈이 내리면 자켓만으로 대처하기엔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초반에 우의를 입었었다. 이제 봉우리 2개를 넘으니 아랫삼승령인데, 임도가 지나고 나무정자에 선두 대원 몇분이 휴식후 떠날 채비이다. 다시 한번 휴식을 취하며, 747.3봉을 향한 된비알 오를 준비를 하였다. 동네 모락산도 된비알 20분이면 해발 300M를 올리는데 대간과 정맥에서 이 정도 수고는 해야지하며 마인드 콘트롤을 행한다. 747.3봉은 굴바위봉이라고 불리는데, 정상에는 굴아우봉이란 팻말이 붙어있다. 그렇게 고비를 넘기고 작은 봉우리 하나 넘으니 임도가 나타나고 바로 윗삼승령이다. 여기서 백암산 갈림길까지가 4.7Km이니 이제 오늘 도상거리의 반 이상을 지나온 셈이다. 

 

설경

 

다시 한번 매봉산을 향한 된비알에 도전한다. 도상 거리 1Km 정도에서 200M 이상 고도를 올리는데, 헉헉거리며 세찬 숨을 몰아야한다. 홀로 오르면서 고함도 질러보며 힘을 돋워본다. 뒷다리가 뻣뻣해오느게 쥐가 나려나. 미리 아스피린 한알 먹어둘껄... 낙동정맥 구간중 가장 힘든 코스의 하나라지만, 다행히 경련은 발생하지 않았다. 천신만고 끝에 오르니 작은 터에 두 대원이 휴식 중이다. 비닐종이에 매봉산이라고 산명이 적혀있다. 포도로 에너지 잔뜩 보충한다. 뒤이어 올라오는 두 대원들에게 포도를 건네주니 모두들 너무 맛나한다. 등로가 미끄러워 여기서부터 아이젠을 부착하였다. 그래도 두세차례 넘어지기는 하였지만...이제 곧 백암산 갈림길이겠지하며 진행하는데, 끝이 보이질 않는다. 위삼승령에서 백암산 갈림길까지 4.7Km라면 두시간이내 거리인데, 시간이 무척 소요된다. 눈으로 덮인 철쭉 터널을 지나기도 하는데, GPS를 보니 식수삼거리를 지나고도 아직 한참을 진행하여야 한다. 산행 후반전에 접어들면서 힘이 부치기 때문이지, 아니면 도상거리의 잘못인지 너무도 길게 느껴진다. 임도를 지나 888봉을 오르면서 우측 멀리 설산이 보이니 아마도 백암산으로 추정된다. 눈이 아니었더라도 백암이란 산명 그대로 하얀 모습이었을까? 갈림길 직전에서 오르면서 또 한차례 안간힘을 보태어 실제로 2시간 40분이나 소요되었으니, 거의 1시간의 오차이다. 드디어 갈림길. 정맥 시그날과 다른 방향으로 눈길이 나 있으니, 얼마나 반가운지... 

 

백암산 정상

 

이제 정맥 마루금은 끝났고, 여기서 백암산까지 0.6Km, 다시 백암온천까지 5.3Km의 거리이다. 만만치 않지만, 1시간 반 정도라고 하니 마지막 힘을 보태자. 끝없이 눈은 내려 중간중간 털었어도 자켓 가장자리는 하얗게 얼어붙었다. 백암산 산높이가 1004M이니 그대로 천사가 아닌가. 이렇게 힘들여 달려왔으니 바로 천사를 보기 위함이다. 디카 밧데리 아껴가며 남겨두었는데, 정상엔 여러 산악회 회원들이 자리잡고 있으며, 정상석 바로 옆에서 몰상식한 녀석들은 버너를 사용중이다. 정상석을 배경으로 사진 촬영하려는 산꾼들의 짜증스런 표정을 본다. 간단히 기념 사진을 남기곤 하산길 서둘렀다. 3년이 지난 잠발란 고어텍스 등산화도 세월엔 별 수 없는지 등산화 바닥에 물이 스며들어 발가락끝으로 느껴진다. 끝을 부벼가며 찬기운을 이겨보고, 계속 걸음으로서 열을 일으킨다. 다행히 날이 춥지 않아 동상을 걱정할 정도는 전혀 아니다. 일기는 묘하다. 지난 정맥산행 때는 영하 10도를 내려가는 강추위였고, 이번엔 눈이 내렸지만 날은 포근하니 하늘이 두가지 어려움을 한꺼번에 주시지는 않는가 보다. 몇차례 미끄러지면서 장갑에도 물기가 많이 머금어져 예비 장갑으로 갈았다. 하산길 등로는 아주 정비가 잘되어 속도가 붙었고 이정목도 주요 포인트에 설치되어 초행길이지만 잘 내려섰다. 도중에 산봉우리를 쳐다보면 푸른 소나무 숲이 온통 설산으로 바뀌었고, 반면에 낮은 지대는 푸름을 더욱 보태고 있어 대조적이다. 이후 등산로 길목에서 10시간의 장거리 산행을 마쳤고, 이후 10여분 도로를 따라 내려오면 고려원탕에서 버스가 대기중이었다. 후미는 이후 2시간이 더 넘어서야 도착하였고, 그 동안 온천을 잠시 즐기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6시가 넘어 늦게 귀경길 오르고 거의 12시에 사당 도착. 올 겨울 처음으로 눈내리는 가운데 산행이 진행되었고, 힘은 들었지만 덕분에 아무도 알바가 없었다. 또 하나, 산행 군데군데 올곳게 자란 소나무를 구경하는 재미가 솔솔하였다. 

 

하신길 설경

 

 

파이 서비스가 종료되어
더이상 콘텐츠를 노출 할 수 없습니다.

자세히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