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간과 정맥/백두대간 (완료)

백두대간 46 구간: 대관령 - 선자령 - 진고개 (2008.08.03)

클리오56 2008. 8. 3.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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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행지: 백두대간 46 구간: 대관령 - 선자령 - 진고개 (역순)

** 산행로: 진고개(970M) - 노인봉산장 - 소황병산(1,328M) - 매봉(1,173.4M) - 곤신봉(1,127M) - 선자령(1,157M) - 대관령(840M)  

** 산행거리: 25.8Km (마루금 25.8Km + 연장 0)

** 산행시간: 총440분 (산행 390분 + 중식 및 휴식 50분)

** 모모산악회

 

23:30 잠실출발 (진고개 도착 03:30)

04:10 산행들머리 진고개 출발

05:19 노인봉 산장

06:18 소황병산 (휴식 5분)

08:34 전망대 (휴식 40분)

09:29 곤신봉

10:10 선자령 (휴식 5분)

11:06 대관령국사성황당

11:30 산행날머리 대관령

13:10 대관령 출발 (17:30 잠실 도착)

 

 

 

백두대간을 졸업은 했지만 마지막 남은 땜빵 구간을 나선다. 중부지방에 폭우 주의보가 내려 적지 않은 비가 내리는 중이라 내심 걱정을 떨쳐버릴순 없다. 실제 40인승 버스에 탑승인원은 25명뿐인데, 대간팀은 비와 상관없이 산행한다지만 이처럼 비가 많을 때는 사정이 다르지 않을 수 없다. 잠실을 출발한 산악회 버스는 중간 휴게소에서 충분한 시간을 제공하는지라, 아예 아침식사로 떡라면을 시켜 들었다. 아침 식사대용품인 떡을 전자렌지에 넣어둔채 잊고 챙기지 않았고, 우중에선 식사하기 조차 어렵기 때문이다.

 

산행은 계획을 바꾸어 역순으로 진행하는데, 일부구간, 즉 노인봉산장에서 매봉까지가 금지구간이라 이른 아침에 돌파하기 위해서는 대관령 대신에 진고개에서 출발해야하기 때문이다. 산행거리는 산악회 자료는 22Km라고 하지만, 실측거리는 25.8Km로 알려져있어, 만만치 않아보이지만 등로가 험하지 않고 목장의 초원지대를 거쳐가기 때문에 어렵지 않다. 진고개 도착하니 비는 더욱 세차지고, 그 이른 야밤의 03:30임에도 불구하고 국립공원 관리공단 직원들이 나와 산행을 제지한다. 비가 너무 많이 내리므로 5시이후 산행을 시작하고, 금지구간은 출입하지 말라는 당부이다.

 

버스안에서 산행준비를 마치고 대기하면서, 빨리 시작하자는 대원들의 성화에 결국 04:10, 공단직원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그 폭우 속에서 산행은 시작되었다. 단단한 각오로 진창의 등로를 오르는데, 최근에 설치되었는지, 혹은 나의 기억이 어긋났는지 전에 없던 나무 계단이 많이 설치된듯하다. 노인봉은 암봉이라 우중산행에서 안전상 이를 우회하기로하고 노인봉산장으로 바로 향하였다. 노인봉/산장 갈림길에서의 고도가 1,306M이니, 진고개 970M에서 336M나 해발을 올려쳐온 셈이다. 산장 바로 앞의 금지구간 목책을 넘어 산행은 진행되는데, 나를 포함 일부 대원들이 이를 모르고 약간 진행하다가 뒤를 돌아왔었다.

 

다음 목적지는 소황병산인데, 안부를 내려섰다가 다시 오르는데 노인봉 기준으로 거리는 3.5km에 산악회 예정시간은 1시간 30분이다. 우리의 진행은 예상보다 빨라 꼭 1시간만에 소황병산에 도착하였다. 비는약간 소강상태로 접어들었고, 구름과 운무로 사방의 시야는 막힌다. 다만, 푸른 초원지대가 넓게 펼쳐짐을 알수있다. 여기가 산의 정상이라 여겨지지 않을 정도이다. 사실 여기부터는 삼양목장 지대의 경계부분을 지나므로, 산행의 의미는 반감되고, 산과 들을 넘나들며 마루금을 따라 가벼운 트래킹이 진행된다. 이 구간에는 시그날이 태부족하여 일부 갈림길에서는 혼란스러웠지만, 나의 GPS는 위력을 발휘하여 바른 길을 인도해준다. 

 

소황병산 초원지대

 

하지만, 펼쳐지는 풍광은 온통 푸른 초원에 풍력발전시설이 시야를 즐겁게하기에 이국적이기도 하다. 하여 관광지로서도 유명하고, 특히 영화촬영지로도 각광을 받는다고 한다. 폭우는 끝났고, 소강상태에서 매봉으로 진행된다. 일단 금지구역인 매봉까지를 빨리 벗어나고자 쉼없이 진행하였고, 일단 매봉을 벗어나 간단한 휴식후 동해전망대로 이동후 후미를 기다리며 여유롭게 휴식을 취하였다. 비는 끝났고, 폭우로 고생한 산행을 보상하려는 양 동해의 강릉과 주변의 산들을 운무로 감싸안으면서 멋진, 황홀한 풍광이 연출된다. 

 

강릉지대 운무

 

동해전망대의 큰 바위에는 "일출장관 망망대해 희망의 전망대"라 글이 새겨져있고, 고도는 1,140M이다. 강릉방향으로 눈부신 운무가 짙게 깔려있고, 틈사이로 경포대와 시가지가 드러난다. 삼양목장을 둘러싼 풍력발전기가 49기라 하는데, 총공사비가 1,600억이니 한 기당 대충 32억이 소요되었다. 목장의 풀밭은 잘 정돈되어있고, 다만 소나 양떼를 정작 볼 수는 없었다. 단체 버스를 타고오는 관광객들도 계속 입장하고 있으며, 우리 대간꾼들에게 조차 관리직원은 사유지임을 들어 입장료 운운하나 아무도 대꾸않는다. 

 

대관령 목장 풍력발전기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후미가 도착하자 다시 산행은 계속되지만, 오히려 이젠 날이 완연히 개어  등로는 초원길을 지나기도 하면서 분위기는 소풍으로 바뀌는 듯하다. 힘든 산행은 종료되고, 그저 제법 넓은 길을 따라 긴 트래킹이 시작된다. 태극기 휘날리며, 웰컴투 동막골의 촬영지란 안내판을 보기도 한다. 저 언덕 초원지대가 남과 북이 서로 싸우던 전쟁터이고, 장동건이 쏟아지던 포화 사이로 질주하던 모습이 기억난다. 임도를 따르니, 봉우리답지도 않은 곳에서 곤신봉 표시석을 지나고, 이제 방향은 선자령이다. 한겨울 눈산행의 최적지로 각광받던 선자령을 이 여름날에 찾아간다. 야생화, 그 중에서도 나리꽃이 가장 많이 피어 산객들을 반긴다. 일부 풍력발전소 아래엔 야생화를 무리지어 심어두었는데 어떤 곳은 핑크빛 노루오줌풀이다. 몇 개의 야산 봉우리를 지나 선자령이 보인다. 워낙 큰 표시석을 세워두니 멀리서도 드러나고 발전기 큰 날개와도 어울린다. 이제 황병산도 정상의 구름이 걷어져 모습을 드러낸다.

 

선자령

 

약간의 휴식후 오늘의 날머리이자 대간종주의 끝을 향한다. 국사성황당 갈림길에서 마루금을 고집한다면 임도를 따르지만, 성황당을 빼놓을 수 없어 우측으로 빠진다.  국사성황당을 좌우로하여 우측에는 산신각, 좌측에는 대관사가 있다. 산신각에는 김유신 장군을 모시고 있으며, 성황당에는 범일국사를 모시는데, 월간산에 따르면 아마도 우리나라 역대 고승 중 성황당에서 신으로 모셔지는 유일한 경우라고 한다. 이 범일국사는 강릉단오제의 주신이라고 한다. 이 국사성황당은 이 일대에서 상당히 유명한지 등로를 따라 내려오니 아주 큰 표시석까지 갖추고 있다.

 

구대관령길의 주차장에 도착하면서 산행은 끝이난다. 그리고 1년 3개월간의 백두대간 대장정도 막을 내린다. 그동안 염려하고 성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 이미 이런 인사는 대간 졸업구간을 마치면서 에필로그로 인사를 대신하였기에, 여기서는 더 이상의 인사는 생략한다. 오늘의 마무리를 축하하는 듯, 동해에서 가져온 회와 소주로 자축하였다. 

 

국사성황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