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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행일자: 2008.03.27
** 산행지: 백두대간 12 구간: 덕산재 - 부항령 - 삼도봉 - 삼마골재
** 산행로: 덕산재(640M) - 안부소로(700M) - 부항령(680M) - 1,030봉 - 1,170.6봉 - 삼도봉(1,176M) - 삼마골재(1,000M) - 해인리
** 산행거리: 17.22Km (마루금 14.22Km + 연장 3Km)
** 산행시간: 총355분 (산행 340분 + 중식 및 휴식 15분)
** 송백산악회
07:20 잠실출발 (덕산재 도착 10:40)
10:42 산행들머리 덕산재 출발
11:49 853.1봉
12:10 부항령
13:00 1030봉
14:08 1,170.6봉 (중식 10분)
15:31 삼도봉 (휴식 5분)
15:51 삼마골재
16:37 산행날머리 해인리
17:25 해인리 출발 (21:13 잠실 도착)
평일 휴가를 내어 삼도봉 구간을 보충하였다. 이번 기회를 놓치면 향후 몇개월간 삼도봉 구간을 진행하는 대간산악회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송백 역시 처음 참석하는 산악회이다. 좌석을 편한대로 골라 앉으라하여 평일이라 빈좌석이 많은 줄 알았더니 의외로 빈좌석이 거의 없을 정도이다. 평일은 평일대로 이용하는 산꾼들이 많은 모양이다. 좌석의 앞뒤 간격이 넓어 배낭을 앞좌석에 걸치더라도 여유가 있어 편하였다.
남부지방은 비가 조금 온다는 예보였는데, 정말 버스가 무주에 들어서자 비가 내리고 있었고, 하지만 무시할 정도로 적은 비는 아니었다. 삼도봉 구간은 넘어야 할 크고 작은 봉우리가 25개나 되는 쉽지 않은 코스이며, 차라리 이런 비가 약간 내리는 날이 오히려 나을거라는 대장의 설명이 있었다. 제시된 시간은 6시간반이고 5시에 버스가 출발토록 지켜주길 당부하였다.
10:40 산행들머리인 덕산재에 도착하여 곧장 산행에 돌입한다. 지난 번에도 덕산재 남쪽의 대덕산 구간에서 날이 흐려 대덕산을 조망치 못하였는데,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조망이 불가하였다. 후미에 붙어서 천천히 올라가려지만, 해발 640M의 덕산재에서 839봉으로 200M를 단시간에 오르기때문에 초반부터 숨이 가빠지는 것을 숨길 수 없다. 이후 안부로 내려서서 다시 오르내림을 반복하면서 도로가 산을 통과하는 것을 보니 부항령임을 짐작하였다. 고개 이름이 예로부터 부항령이지만, 산 아래 터널이 생기면서 삼도봉터널로 이름지어졌는데, 부항령이 김천쪽 지명이라 중립적 지명을 선택하다보니 삼도봉이 되었다. 삼도봉 아래의 터널도 아닌데도.... 이때까진 비가 오락가락하면서 우의를 입고 벗고를 반복하였다. 부항령까진 2시간이 제시되었는데, 1시간반만에 도착하였으니 순조롭게 진행된 셈이다.
버들강아지
부항령을 넘어서 오르는데, 지도상에는 묵묘로 표시된 지점이 있지만, 국어사전에 묵묘가 무슨 뜻인지 나오질 않고, 다만 짐작컨데 봉분이 많이 상한 그런 묘를 일컫는 듯하다. 아마도 묵사발이 된 묘를 묵묘라 칭하는지.... 1030봉 가는 우회로가 있는데 마루금 직진이 상당히 가풀막이기 때문이다. 갈림길에서 산악회에선 직진과 우회로 모두에 시그날을 부착해두어 선택토록 하였고, 정도를 택하여 돌파키로 하였다. 대충 함께하던 일행 5명 모두 직진 코스를 택하였으니, 성경의 말씀 즉 좁고 힘든 길은 택하는 사람이 적다고 하였는데 여긴 예외이다. 감히 신선이라, 아니면 나무꾼이라 산에선 자신이 있기 때문인가?
겨울엔 눈으로 미끄럽더니만 지금은 눈이 녹아 질척거려 어렵게 오르내린다. 간혹 내리던 비가 우박같이 작은 알갱이로 바뀌더니 급기야 눈으로 변한다. 눈발이 점점 세차지더니 급기야 함박눈처럼 한껏 내려 순식간에 등로는 물론 온 천지가 눈으로 덮혀버렸다. 손이 차가워져 두터운 장갑으로 갈아 끼고, 우의를 착용하여 추위를 예방한다. 3월 마지막 주에 깔린 눈이 아니라 내리는 눈을 맞이하다니, 정말로 Good luck이 아닐까. 헬기장있는 1030봉 인근에서 중식을 들겠다는 당초의 계획을 변경하여 산행을 계속 진행키로 하였다. 한 두 차례 오르내린 후 어느 바위 전망대에서 눈은 그치고 날이 개어지기 시작하였다. 조망을 즐기기로하고 여기서 선채로 간단히 중식을 들었다. 하지만 10여분이 지나도 일부만 드러날 뿐 전체는 아직도 운무에 가리워졌다.
봄날의 설경
다시 내리막 등로를 이어가고 마루금을 따르는 중 갑자기 펼쳐지는 평원을 만나고 나무 데크가 길게 이어진다. 억새가 군락을 이루고 산죽이 길을 이어간다. 날이 많이 개었지만, 삼도봉 방향으론 아직 운무가 자욱하다. 좀 더 진행하니 좌측으로 날카로운 봉우리가 하늘을 찌르듯 곳추 세워있어니 석기봉이고, 마루금을 이어 그 우측으로 삼도봉이 아스라히 드러난다.
석기봉
어느 봉우리에서 남은 간식을 대원들과 나눠들었는데, 한분이 곤약을 준비해오셨어 맛을 보았다. 아직도 봉우리를 세개 정도 넘어서야 삼도봉 아래에 도달할 수 있었고 석기봉은 더욱 뚜렷하다. 삼도봉 역시 눈으로 덮였고, 사방으로 조망을 즐길 수 있었다. 매월 10월10일이면 삼도의 사람들이 모여 화합의 장을 마련한다고 한다. 지나온 마루금이 일렬로 줄을 선듯 반듯하게 도열해있다. 내가 저 많은 봉우리를 넘고 또 넘었고, 저 긴 마루금을 이어왔단 말인가하며 스스로 대견하고 우쭐해진다.
지나온 마루금
삼도봉
이제 내리막길, 눈이 미끄러워 조심스럽게 하산길에 나선다. 지난 번 화주봉 구간의 끝인 삼막골재에 도착하여 이번엔 우회전으로 해인리로 하산한다. 물한리 하산길에 비하여 거리는 짧지만 너덜지대가 많아 불편하다. 계곡길을 걷는 동안은 바위에서 미끌어지지 않도록 극히 유의한다. 발목보호대를 한 왼발이 특히 신경쓰이기 때문이다. 생각보다는 시간이 걸려 해인산장을 지나 해인리 마을에 도착하니 거의 6시간이 소요되었고 선두 대원들이 식사중이다. 귀하다는 홍어애 국인데 맛이 있어 두 그릇이나 해치웠다. 막럴리 두잔에. 눈은 왔지만, 그래도 버들강아지, 생강나무 그리고 파릇한 풀들로 봄을 느꼈다. 17:25 해인리 출발하여 잠실 도착하니 벌써 21:13. 1650번 광역버스타고 안양으로....... 이렇게 41번째 대간 산행을 무사히 안산, 즐산하였다.
해인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