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간과 정맥/백두대간 (완료)

백두대간 13구간: 우두령-화주봉-삼마골재(2008.02.02)

클리오56 2008. 2. 3.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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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행일자: 2008.02.02

** 산행지: 백두대간 13 구간: 우두령 - 화주봉- 삼마골재

** 산행로: 우두령(720M) - 화주봉(1,207M) - 1,175봉 - 밀목재(1,000M) - 삼마골재(1,000M) - 물한리(500M)   

** 산행거리: 15.33Km (마루금 10.33Km + 연장구간 5Km) 

** 산행시간: 총441분 (산행 371분 + 중식/휴식 70분)

** 거인산악회

 

07:30 양재출발 (우두령 도착 10:40)

10:45 산행들머리 우두령 출발

11:48 1062봉 (휴식 10분)

12:47 화주봉 (휴식 5분)

13:10 안부 (중식 42분)

14:17 1175봉 (휴식 6분)

16:02 밀목재

16:37 1123.9봉

17:04 삼마골재 (휴식 7분)

18:06 산행날머리 물한리 주차장

19:40 물한리 출발 (양재 도착 22:30)

 

 

밤 10시경 산행 인터넷을 보다가 거인산악회에서 올린 대간산행 일정을 접하여 순식간에 결정된 산행이다. 일요 대간이 추풍령 구간이라 난이도가 가장 약하다니, 토요대간도 가능하겠다는 판단에서이다. 아침 6시 집을 나서 버스에서 전화를 하니 아마도 자리가 있을거라는 불확실한 얘기. 다행히 실제 빈 자리는 하나 더 있었다. 산행 대장 옆자리인 제일 앞 자리를 차지하였는데, 특이하게 여성대장이고 나이가 50대 중반은 될듯한데, 나중 알았지만 63세라 하더이다. 산행 내내 선두 그룹에서 지휘하며 대원들 챙기는데, 대~단합니다..... 그리고 한분은 할아버지라고 여러 대원들이 부르는데, 70세가 넘었답니다. 지금이 대간 12차라는데, 그 분은 1차때 대원이었다고 합니다.

 

뒤늦은 어느 한 대원을 기다리느라 양재에서 30여분이나 지체되었지만, 복정역을 경유치 않고 바로 고속도로를 타니 우두령 도착이 10:40이다. 지난 번엔 우두령에서 북상하였는데, 이번엔 남향이다. 대간 산행을 다른 산악회에서 하는 외도가 처음이라 여러모로 다른 점이 눈에 뜨인다. 우선 들머리에 도착하여 버스에서 내린 후 스패츠를 차거나 스틱을 조정하는 등 느긋하게 대처한다. 우리 9차대는 미리 버스에서 준비한 후 도착하면 손쌀깥이 날아가는데... 그리고 선두와 후미가 제대로 그룹을 지어 진행한다.

 

한 젊은 대원이 선두에서 러셀을 하며 진행하는데, 결국 산행내내 선두를 놓치지 않는 대단한 파워를 보여주었다. 러셀이 필요하니 산행 속도가 빠를 순 없고, 힘이 들며 천천히 진행한다. 들머리에서 한시간 여만에 1062봉에 도착했는데, 넓직하게 눈이 쌓여 헬기장으로 추정하였다. 이후 다시 한시간여만에 화주봉에 도착하였다. 정상엔 석교산이란 초라한 정상석이 있는데, 왜 화주봉이란 이름으로 불리는지?

 

화주봉 정상석

 

화주봉의 조망은 탁월하고, 눈 덮인 산야를 돌아보는 장엄함이 함께한다. 민주지산과 그 좌우의 석기봉과 각호산의 이어지는 마루금은 물론이요, 스키 루트로 확연히 드러나는 덕유산까지 뚜렸하게 조망된다. 그리고, 오늘 산행의 가장 험로구간인 1175봉이 쇠뿔처럼 솟아 인상적이다. 북으로 황악산이 조망됨은 당연하다. 1175봉으로 향하는 안부에서 중식을 들었다. 가는 날이 장날인지, 한 대원이 도가니를 엄청 준비하여 왔는데, 소 7마리에서 걷어왔단다. 버너에 불집히고 코펠에 육수를 부어 도가니탕을 준비하니, 나도 나무젓가락과 종이 컵을 챙겨 만반의 준비를 갖추었다. 후미가 늦게 합류했지만, 워낙 양이 많으니 누구에게나 포식할 정도로 양껏 들었다. 이런 산중 잔치로 중식시간은 40여분을 넘겼다. 

 

화주봉에서의 조망(민주지산 너머 덕유산까지)

   

화주봉에서의 조망(민주지산)

 

화주봉에서의 조망(1175봉과 각호산)

 

충분한 에너지 보충은 앞에 닥쳐올 험로를 미리 예비하였던 것인가? 1175봉에 오르기 위해서는 험로 바위와 로프를 통과하지만, 또한 그렇게 위험하진 않다고 부연되어 있다. 하지만, 눈 덮인 등로에서 마주친 1175봉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쇠뿔처럼 날카로와, 마치 황석산 정상을 바라보는 듯 위압적이다. 바위가 모두 드러나는 봄날은 쉬운듯 하지만, 눈 덮인 이런 날은 발 하나 디디기가 조심스럽고, 밧줄이 너무나도 약해 보인다. 힘들여 통과하니 바위정상의 조망은 그 값을 보여준다. 화주봉에서의 조망보다 더 탁월한 느낌은 그런 힘든 단계를 거쳤기 때문일까?

 

1175봉에서의 화주봉 조망

 

1175봉을 돌파함으로써 오늘 산행의 하이라이트는 종료되었지만, 눈으로 인하여 아직 긴 등로가 남아있다. 특히 눈길이라 길 잃을 염려는 없지만, 아직 이정목을 보질 못했다. 그 첫 이정목이 밀목재인데, 날개는 우두령 방향과 삼도봉 방향을 가리키는데 삼도봉 2.86Km를 보여준다. 이런 이정목을 설치할 때 어차피 돈을 들였으면 보다 많은 좋은 정보를 담을 수 없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적어도 현위치가 어다라든지, 우두령까지의 거리는 얼마라든지.... 여기서도 관료의 전봇대를 보는 듯하여 씁쓸하다. 이후 1123.9봉을 거쳐 삼마골재에 도착하니 시간은 오후 5시를 넘겼다. 남은 감과 코코아를 대원들과 함께 모두 처분하였다.

 

삼마골재

 

삼마골재에서 미니미골을 거쳐 물한리까지는 3.5Km인데, 눈길에선 1시간 거리이다. 예전에 여름철에 삼도봉과 민주지산을 다녀왔는데, 물한리 계곡이 무척 인상적이어서 오늘 역시 기대가 크지만 즐기기엔 너무 늦은 시간이다. 물한리 주차장에 도착하니 6시를 넘겼고, 후미가 도착하기까지 1시간반을 더 기다렸다. 그 동안 식당에서 미리 예약하지 않은 탓으로 밥은 들지 못하고, 막걸리에 두부, 파전을 들며 힘들고 즐거웠던 산행을 자축하며, 대간 외도산행을 마쳤다. 밤 11시 넘어 귀가하니, 아내는 내일 대간은 포기하라지만, 대간병 환자에겐 귀에 들어올리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