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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행일자:
** 산행지: 백두대간 22구간: 버리미기재 - 대야산 - 고모치 - 삼송리
** 산행로: 버리미기재(450M) - 곰넘이봉(733M) - 불란치재(500M) - 촛대봉(668M) - 대야산(930.7M) - 밀재(680M) - 삼거리 889봉 - 고모치(680M) - 괴산 삼송리
** 산행거리: 약 15.05Km (마루금 9.05Km + 연장 6Km)
** 산행시간: 총345분 (산행 285분 + 식사 및 휴식 60분)
** 산정산악회 (김)
11:14 곰넘이봉
11:42 불란치재
12:05 촛대봉
12:14 촛대재 (휴식 10분)
13:14 대야산 (중식 30분)
14:22 밀재 (휴식 10분)
15:28 삼거리 899봉 (휴식 10분)
15:55 고모치
16:10 채석장 전 (알탕 30분) => 산행종료
17:07 타이탄 탑승장소 (대기 ~17:45)
18:00 삼송리
18:40 삼송리 출발 (21:20 양재 도착)
9차대는 본격적인 우중산행을 겪어보지 못할 정도로 비를 피하고 있다. 이번에도 주초에는 토요일 비를 예보했으나 금요일엔 오후 늦게 한두차례 비로 예보변경되고, 산행중 전혀 비가 내리지 않았다. 오히려 한두차례 소나기를 바랄 정도로 폭염주의보가 발동된 상태이다. 금번 구간은 산행거리는 짧으나 폭염과 대야산 부근의 암벽으로 인하여 가장 험난한 산행이 되었다.
오늘은 산행버스가 평시보다는 물론이요 정시보다도 5분 일찍 도착하였다. 김선배를 기다린 후 출발하였고, 복정역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덕분에 산행들머리엔 10:22에 도착하여 지난주보다 거의 40분정도 일찍 산행에 돌입한다. 울산에서 온 청솔산악회분들과 거의 동시에 도착하였으나, 우리 대간일행이 동작이 워낙 빠르니 앞서간다. 여기서 뒤쳐지면 암릉 밧줄에서 거의 1시간이상 지체되므로 앞선다는게 중요함이 나중 밝혀진다.
버리미기재, 참으로 독특한 지명이다. 아미산님의 설명을 옮겨본다. "산행이 시작되는 버리미기재는 경북 문경시 가은읍 벌바위에서 충북 괴산군 칠성면 상관평으로 이어지는 922번 지방도 상에 위치한 해발 480m의 한적한 고갯마루이다. '버리미기'라는 특이한 이름은 '보리 먹이'가 전이를 해서 그렇게 되었다는 설이 있고, '벌어 먹이다'의 경북지방 사투리란 설이 있다." 개인적으론 후자의 뜻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옛날 참으로 먹고살기 힘든 시절, 벌어먹인다는게 얼마나 중요한 일인가. 그런 힘든 상황에서 이 고개를 넘어갔을텐데, 이젠 웰빙과 건강을 위해 산행을 즐기고 이 고개를 들머리 삼는다. 또 다른 설은 버리미기재는 아홉 번 시집을 가서 낳은 자식들을 ‘벌어먹이던’ 팔자 센 주막집 과부의 전설이 담아져있다고 한다. 따라서 벌어먹기 위해 넘나들던 삶의 고개가 버리미기재인데, 대야산 북쪽의 문경새재가 과거를 통한 입신양명을 위한 양반들의 길이란 점과도 대비된다.
지도상에 전나무 숲이 표시되었는데, 정말 들머리에 들어서자 키 높은 나무들이 하늘로 쭉쭉 뻗었다. 20여분간 편하게 산행했는데 첫번째 밧줄타기가 나온다. 암릉을 내려가는 구간인데 오직 한사람만이 차례로 밧줄을 잡을 수 있어 심하게 지체된다. 십수명이 줄을 기다리고, 울산팀이 합류하자 최후미는 한참을 기다려야한다. 무난히 통과하고 이런 밧줄이 3-4차례 계속 이어진다. 50M 직벽의 사전 운동인가? 산행 시작후 50여분 쯤에 곰넘이봉에 도착. 별도의 이정목이 없어 그 곁을 무심코 지나치기가 쉽다. 다행히 김선배가 기다려 곰넘이봉에 올라섰다. 정상은 제법 큰 바위로 이루어진다. 곰이 넘어 다녔다해서 곰넘이봉이라 불리우는데, 조망이 시원하다.
곰넘이봉
곰넘이봉 바위를 오르다 발을 헛집어 왼편 팔꿈치에 작은 상처를 남겼다. 산행을 이어가면 군데군데 전망바위가 나오고 10여분 후 나타난 전망바위에서 대야산이 뚜렷이 조망된다. 특히 정상부근의 암릉과 바위가 심히 가파르다. 어휴 저 암벽을 통과해야한다고.... 그래서 오늘 등산화도 새신발을 신고왔는데... 좀 더 진행하니 미륵바위. 바위의 형상이 독특하나 미륵보살님이 떠오르진 않는다.
미륵바위와 대야산 조망
다시 10여분 등로를 따르면 불란치재이다. 이 독특한 지명 역시 아미산님의 설명을 첨부한다. "불란치재는 원래 불한령(弗寒嶺) 혹은 불원치(佛院峙)라 하던 것이 전이를 해서 불란치재가 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고개 이름에 '치재'라는 것은 중복어이다. '역전 앞'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치'와 '재'는 고개라는 같은 말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 나라 고개 이름에는 이와 비슷한 중복어가 많다. 예컨대 고치령도 같은 경우이며, 유치재, 사치재, 중고개재, 정령치 등 백두대간 상의 고개들 외에 광치령 하는 것들이 모두 중복어이다." 예전에는 문경에서 거둔 조세가 이 불란치재를 경유하여 한강 상류로 운반되었던 중요한 루트라고 한다. 지금은 버리미기재에 도로가 생겨 일상에선 이용되지 않는 고개이다. 그래서 변변한 이정목도 없이 부지런한 산꾼이 남긴 간이 안내판으로 지점을 확인한다.
불란치재
불란치재의 해발이 500M이니 대야산 921M에 도달하려면 상당히 치고 올라야한다. 대야산까지 1.5Km에 불과하지만 1시간반이상 소요된다. 오늘 산행의 가장 힘든 구간이자 하이라이트가 여기있다. 중간에 촛대봉을 오르고 다시 내려가면 촛대재이다. 촛대봉에서 대야산이 가깝게 조망되고, 드러나는 암벽에 정신이 아찔해진다.
촛대봉에서 조망한 대야산
촛대재에서 처음으로 10여분 휴식을 취하며 마음을 다잡는다. 이제 마주칠 직벽암벽의 두려움과 까지껏하는 두 마음이 교차한다. 촛대재에서도 작은 봉우리를 몇개 거쳐 정상부로 바싹 접근하니 산행객들이 줄을 서서 대기하고 있다. 바로 대야산 북릉 직벽 입구이다. 50M 직벽암벽이라해서 넓은 암벽을 밧줄을 잡아당기며 그대로 수직으로 올라야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으나, ㅅ자 형태의 좁은 암벽이 80도 이상의 경사도로 치솟아있고, 다행히도 그나마 4개 정도의 소구간으로 나뉘어 있다. 소구간마다 좁은 터에서 잠시 숨을 돌리며 앞 사람이 완전 진행후 소리를 질러 확인하면 차례로 올라간다. 애초의 생각보다는 수월했으나, 발디딤이 적당치 못하여 미끌어지기 십상이고 나 역시 한차례 작은 미끌어짐이 발생하여 아찔하였다. 최고의 긴장속에서 팔힘을 다하여 올랐지만, 오른 후에도 당분간 어질할 정도였다. 너무 긴장하여 제대로 좋은 사진을 찍을 엄두도 나지 않았고, 마지막 구간에서 앞서가는 분의 사진을 남겼다.
대야산 북릉 직벽
한숨 돌리고 다시 대야산 정상을 향한다. 너무나 긴장했던지 도중에 왼쪽발에서 쥐가 발생한다. 장딴지를 주무러며 한참을 휴식하였다. 이런 경련이 대간 도중 처음인가? 대야산 정상엔 사진찍는 단체산행객들로 초만원이다. 용추와 밀재에서 올라온 산행객들이다. 자리를 뜨는 틈을 잡아 김선배와 함께 재빨리 정상석을 배경으로 기록을 남겼다. 잠시 사방을 조망하며 지나온 등로와 산을 바라본 후, 조금 아래로 내려와 30여분간 점심식사와 휴식. 고모치 가면 물보충 가능하므로 마음껏 물도 마시고 식사도 한껏, 그리고 과일까지... 누가 그랬나? 힘든 산행만큼 자신감도 높아진다고... 그래, 그래, 한껏 먹는 양도 늘어나는지...
정상에서의 조망
정상을 내려오니 정대장이 하산 인원을 점검하며 수고중이다. 우린 23,24번째라고 한다. 우리가 식사중 내려간 인원이 3-4명이다. 내려가면서 일단 중대봉 방향으로 능선을 따라야 한다. 그런 후 왼편으로 하산한다. 길잡기가 쉽지 않아, 바닥에 산악회 안내 종이를 깔아 두었다. 곧 도착하는 곳이 대문바위이다. 대문바위를 받쳐두던 나무 꼬챙이들이 모두 치워져있는데, 왜그랬는지? 일종의 해학인데... 지난 해 구의산악회를 따라 용추를 거쳐 대야산을 오른 기억이 새롭다. 대문바위에서의 중대봉 조망이 탁월하다. 중대봉의 암벽이 장관으로 펼쳐진다. 중대봉에 견주어 대야산이 상대봉으로도 불리운다. 10여분 내려가면 암릉이 나오는데 코끼리바위이다. 긴 코와 넓은 귀를 갖추고 있다. 다시 10여분이면 밀재이다. 밀림같이 우거진 숲이라서 밀재라는데, 확인되지는 않았다.
중대봉
밀재에선 사방으로 길이 뚜렷한데, 좌측으론 용추로, 우측으론 삼송리로 이어진다. 오늘 산행에서 후미팀들은 여기서 바로 삼송리로 하산할거란다. 밀재에서 10여분 휴식을 취한 후 다시 직진하여 고모치로 향한다. 밀재에서 10여분 오르니 큰바위가 있어 처음엔 집채바위인줄 알았으나 이는 굴바위라고 한다. 여기서 다시 한참을 오르면 대야산을 조망할 수 있는 바위 전망대가 멋진 노송과 함께하고 있다. 한 여성회원이 대야산에서 여기까지의 복잡했던 등로를 산세를 보며 설명해주는데 산의 경력과 내공이 대단함을 느낀다. 조금 더 오르니 우측으로 큰 바위를 지나는데 바로 집채바위인듯 하다. 계속 올라 한 봉우리에 이르니 여기가 889봉이길 바랬지만, GPS를 소지한 분이 850고지이란다. 한참을 더 등로를 이어가야 899봉에 이르렀다. 푸르나님이 휴식중인데 합류하였다. 여기서 좌측으로 조금 나아갔더라면 할미통시바위를 볼수 있었을텐데 깝박하여 그 기회를 놓쳤다. 다시 남으로 등로를 이어가니 고모치가 지척이라 20분이 채못되어 당도한다. 고모샘에 내려가 한껏 물을 마시고 수통도 채웠다. 역시 물맛이 일품이다. 아마도 모든 대간산행꾼들은 여기서 목을 축이고 수통을 채웠으리라. 그 물을 나도 마시고 있으니, 서로가 이름도 얼굴도 모르지만 고모샘물 하나로 우리라는 일체감을 이룰수 있으리라.
고모샘
곧장 삼송리 방향으로 하산한다. 인적이 드물어 등로는 가장 원시적이며 낙엽으로 촉촉하고 푹신하다. 가장 힘들었던 산행이지만 여기선 모두를 잊을수 있으니, 특히 알탕이 기다리기 때문이다. 오늘은 채석장에 도달하기 전 숨겨진 알탕못을 소개해주겠단다. 어떻게 그렇게 기억을 잘하시냐 물으니, 큰 바위 하나가 있어 표식으로 삼는다고 한다. 30여분간 작은 소에서 찬물로 마사지와 담그기를 하니 모든게 깨운해진다. 채석장을 지나 집합장소에서 기다리며 40여분간 담소를 즐겼다. 푸르나님이 준 좋은 정보로는 쥐가 나면 스프레이 파스를 사용하고 아스피린 한알을 먹으면 곧장 나아진다고 한다. 아스피린이 근육이완제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이후 타이탄 트럭을 타고 삼송리 농바위 마을에 도착. 회장님의 배려로 삼계탕 특식을 저녁으로 들었다. 마을분께 여쭈니 농처럼 생긴 바위가 마을 인근에 있어 지명이 되었다고 한다. 왕소나무가 유명한데, 여기가 아니고 조금 나가면 의상저수지 인근에 있다고 한다. 정이품송보다 훨씬 멋진 소나무인데 천연기념물이라고 자랑이 대단하시다.
삼송리 전경
서울에 도착하여 처음으로 호프를 들며 단체 친목시간을 가졌다. 특히 지난 주 산행에서 조난당하여 하룻밤을 홀로 산속에서 지낸 여성분께 교훈을 요청했더니만 옷가지, 비상식량, 비상 식수 3가지를 일러준다. 우린 여름철이고 열대야 현상이 발생하였으니 한밤이라도 산속은 괜찮아 천만다행이라고 생각했지만, 여름날의 산속은 전혀 달랐다고 한다. 춥고, 바람이 세며 빗방울까지 내렸지만, 다행히 항상 두터운 옷을 지니고 다녀 산신령의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비상식량 한끼분 정도는 갖추어야한다. 조난 시간이 거의 12시간 정도였으니 체온과 체력을 유지하기 위해선 간식 등 비상 식량이 필수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물이 없다면 그 또한 한계이니 작은 병 하나 정도는 채워두라고 한다. 참으로 중요한 정보이자 가르침이다. 사실 평소엔 언제 닥칠지 걱정않겠지만, 막상 사고는 예측하지 못한 시점에서 다가온다. 생맥주 여러 잔 마시며 약간 취기가 오를 정도였다. 두 산행대장, 정, 손 대장은 술을 아예 입에 대지 않는다.
대야산은 최고의 경관을 보여주는 산으로 이름 높지만, 사방의 경관을 조망할만한 여유를 가지지 못했다. 산행 자체가 어려운 암릉과 암벽지대이고 폭염과 싸워야했기 때문이다. 8차대의 여러분이 대간 종료후에도 게속 대간산행에 참여하는 이유가 첫 대간은 주력에 초점이 주어져 여유가 없었다고 한다. 두번째 대간에서는 그런 여유를 찾아 재밌는 산행을 즐기려고 한다했다. 나는 아직은 초보라 안전과 시간준수에 초점을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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