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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행일자:
** 산행지: 백두대간 20구간: 밤티재 - 속리산 - 피앗재 - 형제봉 - 갈령삼거리 - 갈령
** 산행로: 밤티재(500M) - 문장대(1,015M) - 신선대 - 입석대 - 비로봉 - 천황봉(1,058M) - 피앗재(580M) - 형제봉(828M) - 갈령삼거리(721M) - 갈령
** 산행거리: 약 17.32Km (마루금 16.12Km + 연장 1.2Km)
** 산행시간: 총570분 (산행 510분 + 식사 및 휴식 60분)
** 산정산악회 (김)
04:00 / 04:40 휴식 (각 5분)
05:25 문장대 (20분 휴식)
06:00 식사 20분
07:37 천황봉 (10분 휴식)
10:17 피앗재 (10분 휴식)
11;12 형제봉 (10분 휴식)
11:36 갈령삼거리
12:05 산행날머리 갈령 도착
14:20 갈령 출발 (17:00 양재 도착)
금번구간은 무박산행이며 한밤에 암릉의 위험구간을 통과하므로 상당한 주의가 요구된다. 진혁진님의 백두대간 산행정보에 의하면 백두대간 종주시 위험구간을 8군데 꼽고있는데 금번 밤티재~문장대 구간이 그 중의 하나이다. 할미봉과 대야산~촛대재는 이미 경험하였고, 이외 5구간이 남아있다.
밤티재의 위험구간에 대한 아미산님의 상세한 정보를 인쇄하여 지참하였고, 선험자분들의 산행기 역시 여러차례 읽어 만반의 준비를 갖추었다. 다만 이번 주엔 대취한 술자리가 월,수 두차례 있었고, 금요일 저녁에도 친구들과 저녁식사후 바로 무박산행을 떠나니 몸이 어떨지 걱정이었다. 술을 계속 들기엔 부담이 있어 10시 출발이라며 자리를 서둘러 일어난 덕분에 양재에서 1시간 이상을 기다렸다. 수면부족을 보충하려 벤치에 눕기도하였으나 불편한지라 잠은 오질않았다.
시간이 되자 산에 심취된 대간꾼들이 꾸역꾸역 몰려들었고 이동캠프차량은 도착하였다. 10여 자리가 남는다니 이런 경우는 처음인듯하다. 한밤의 위험구간 산행이라 그런가? 눈을 붙여보지만 숙면을 청할 수 없다. 괴산휴게소에서 25분 정차후 1시간여 걸려 산행들머리인 밤티재에 도착하였다. 음력으로 12일이니 달이 제법 밝아 이 어려운 산행을 조금이나마 도와줄 수 있을지. 평소와 달리 오늘은 일렬로 종대를 지어 모두 함께 산행한다. 그만큼 위험구간이라 행동을 같이하는 것이다. 모두 랜턴을 켜고 줄을 지어니 그 또한 장관이다. 도착 5분만에 산행준비 완료되어 출발하고, 난 후미에 붙어 조심스럽게 진행하였다.
암릉과 밧줄타기가 많은 등로라 불편할듯하여 스틱은 사용하지 않았다. 개구멍이 4차례이고 그 이상 여러 차례의 석문 통과와 밧줄타기로 유명하다. 함께 뭉쳐 행동하니 불안감은 덜어지고 꾸준히 진행된다. 비교적 수월하게 등로를 진행하고 1시간 반여 지난 후 어느 큰 바위 위에서 휴식을 취한다. 하늘엔 제법 많은 별들이 초롱하게 빛나니, 오리온 자리와 그 속의 삼태성이 유난히 뚜렸하다. 누군가 카시오피아 자리를 얘기하지만 어느 별인지 모르겠다. 이렇게 별자리 쳐다보는 것만해도 오늘 산행의 큰 복의 하나가 아니겠는가. 바람까지 불어주니 더더욱 즐겁고.... 산행중 암릉이 많고, 암벽이나 바위 사이에서 불어나오는 바람이 시원하니, 얼음골 바람이 떠오른다.
휴식후 옆으로 틈새가 벌어진 바위사잇길을 통과하는데, 배낭을 맨채로 비집고 들어가 줄을 잡고 내려가야하므로 최대한 납작하게 유지해야 한다. 이후 20여분만에 오늘의 최대고비에 해당하는 밧줄타기가 기다린다. 굵은 통나무에 올라 밧줄을 잡은 후 10여미터 암벽을 타고 오른다. 통나무에 한발을 단단히 붙인후라야 줄을 잡을수 있으며, 위에 완전히 안착한 연후에 다음 사람이 통나무를 집고 올라와야 하는데, 이 과정에 신호 주고 받기가 필수이다. 뒷풀이때 알았지만, 이런 신호가 없어 위에서 밧줄타기가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통나무에 발을 디디다가 다리에 약간의 상처를 입은 분이 있었다. 한두차례 길을 잡느라 약간의 지체가 있었지만 야간산행은 계획대로 잘 진행되었다. 사고없이 끝나니 그 힘들었던 험한 암릉의 개구멍통과와 밧줄타기도 유쾌한 묘미가 된다.
험로 통과
문장대 도착하면 일출을 볼 수 있으리라는 기대는 힘든 산행을 충분히 보상해 줄 수 있다. 하지만 시간은 제대로 맞추었지만 구름이 자욱하여 일출의 장관을 기대할 수 없다. 새벽이라 빛이 부족하니 문장대 사진조차 조금 떨어진 거리에선 불가하다. 문장대 세번 오르면 극락간다하니 작년에 이어 이번이 두번째라 다음 기회 한번을 더 잡아야겠다. 천황봉에서 문장대까진 작년에 경험했지만 이번엔 역코스이다. 거리는 3.5Km, 도중에 아침식사도하고 신선대 휴게소(043-544-2001)에서 식수를 충분히 보충하였다. 신선대, 입석대, 비로봉과 석문 이 모두를 주마간산격으로 스쳐나갔다. 도중에는 날이 좋더니만 천황봉 도착하니 다시 온통 구름이 자욱하여 사방 모두 조망이 불가하다. 정상석 뒷면에는 이곳이 한강, 금강, 낙동강의 삼파수 발원지임을 기록하고 있다. 백두대간이 지나며, 한남금북정맥의 출발지이기도 하다. 속리산 구봉의 최고봉이지만, 문장대의 위세에 눌려 기를 제대로 펴지못하다가 조망과 삼파수로서 그 명망을 올려본다. 천황봉이 문장대와 다른 점을 추가한다면 바로 석질인데, 천황봉에서 피앗재를 걸쳐 갈령까지는 암석이 날카로우니 바로 직전의 문장대~천황봉에선 두루뭉실한 돌과는 차별된다.
문장대
사실 천황봉은 고도가 1,058M에 지나지 않으니 속리산은 높은 산은 결코 아니지만, 산세가 수려하고 암릉미로 인하여 많은 사람이 찾으며, 또한 지리적으로도 남한의 거의 중심이다. 따라서 삼파수의 발원지란 바로 남한의 중심이란 자랑의 의미가 숨어있다. 하지만 천황봉이란 이름은 분명 일제의 잔재이니 언젠가 손을 봐야한다. 월간산에 따르면 시인 백호 임제(白湖 林悌·1549-1587)가 속리산을 노래한 바 있는데, 신라 최치원의 시로 잘못 알려져 있다고 하였다.
도는 사람을 멀리 않건만 사람은 도를 멀리하고, 산은 세속을 떠나지 않건만 사람은 산을 떠나네
道不遠人人遠道, 山非離俗俗離山
천황봉
다음 구간은 피앗재까지 5Km 거리이고, 고도를 580m로 낮추어가는데, 내리막길에 작은 봉우리를 여러 차례 오르내리며 지리하게 진행된다. 하지만 가끔 등로를 뒤돌아보며 천황봉 남사면의 거대한 암벽과 속리산 구봉의 연봉을 조망할 수 있었다. 3-4명이 한팀인 대간꾼과 송이버섯을 채취하는 노인분도 만날 수 있었다. 또한 산악마라톤 차림의 한 젊은이도 보았으니, 배낭없이 작은 색하나 허리춤에 차고 있어 물보충을 어떻게 하는지 궁금하기도 하였다. 피앗재 도착하니 이정표엔 천황봉 5.8Km, 형제봉 1.6Km, 만수계곡을 표시하고 있다. 또 다른 이정표가 큰 나무에 걸려있으니 피앗재산장의 정보가 추가되어 있다.
속리산 주능선 연봉
마지막 구간에서 힘을 크게 한번 써야하니 형제봉 오름길이다. 거리는 1.6Km, 40분 거리이다. 산행 막바지에 고도를 250M 정도 올려야하니 결코 만만치 않다. 작년에 여기서 여럿이 경련이 발생할 정도였다고 한다. 시간은 10:30, 이제 햇살도 뜨거워지고 앞은 가풀막진 오르막이다. 2리터의 물을 준비하였고, 신선대에서 1리터를 보충하였으나, 마지막 구간에서 남은 물은 0.5리터 정도. 천도와 밀감이란 비장의 에너지로 보충하곤 마지막 피치를 올린다. 큰 봉우리를 올랐으나 정작 형제봉은 다음 봉우리. 커다란 암봉이 둘로 쪼개진 듯 자리잡으니 형제봉인줄 확신 못하고 있었으나, 편대장이 암봉에 올라 낡은 이정목에 823M란 글자를 확인하였다.
형제봉
형제봉에서 갈령삼거리까진 25분 정도. 여기가 마루금이 끝나는 지점이고 갈령까진 연장구간이다. 하산길은 왜 그리도 길어보이는지, 오늘도 예외가 아닌듯하다. 갈령 고갯마루를 관통하는 도로가 보이지만 한참을 내려간다. 12:05, 산행 종료. 갈령 표지석이 세워진 넓은 풀밭에 선두그룹이 진을 치고 한잔 중이다. 우선 인근 계곡에서 몸을 씻은 후 식사와 음주를 즐겼다. 무박산행으로 그 만큼 귀경 시간이 빨랐지만, 양재에서 다시 감자탕과 보쌈에 소주와 막걸리로 뒷풀이. 산행 초 사모님꼐서 배낭까지 들어주셨지만 입문 7년만에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선두가 되신 주신 태백님. 암벽등산에 일가견을 지니신 산과수. 더덕채취, 산행, 사진촬영을 즐기시는 약석님. 모두 환갑을 넘기신 분들이지만 산행만으로 본다면 청년이시다.
갈령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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