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100대 명산 (완료)

(53) 월출산 (2007.04.21)

클리오56 2007. 4. 22.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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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행일자: 2007.04.21

** 산행지: 월출산(812.7M)

** 산행로: 매표소 - 천황사 - 구름다리 - 통천문 - 천황봉 - 바람재 - 배틀굴 - 구정봉 - 미왕재 - 도갑사

** 산행시간: 총340분 (산행 285분 + 중식/휴식 55분)

** 박회장, 강실장

 

07:00 목포 출발 시외버스 (08:00 영암 도착)

08:20 산행들머리 매표소

08:59 구름다리 (휴식 15)

10:18 통천문

10:26 천황문 (휴식 10)

11:15 남근석

11:21 바람재

11:32 배틀굴

11:47 구정봉

11:54 구정봉 (중식 30)

12:56 억새풀

14:00 산행날머리 도갑사

14:40 왕인유적지 (15분)

16:35 영암 고속버스(21:00 서울 도착)

 

 

 

영암에 들어서면서 넓은 평야에 기암괴석의 멋진 암봉이 연이어진 산을 대하니 월출산이다. 달이 뜨는 산이니 밤에 보아야 제격인가? 하지만, 낮시간 역시 병풍처럼 펼쳐진 명산을 대하면 이 땅이 영암, 즉 신령스런 바위임을 확인한다. 월출산은 호남정맥에서 갈려진 땅끝기맥이 두륜산과 달마산에 이어 바다속으로 침잠하기전 영암 땅에서 솟아올랐다. 천황봉을 넘어 도갑사 방향으로 산행을 진행하는 내내 기암괴석이 실루엣처럼 펼쳐지는 저 멀리 능선은 하늘을 향한 불꽃의 긴 행렬이다. 우측 역시 하늘에서 꽃다발이 떨어진 양 바위군을 형성한다. 좌측으론 급경사 혹은 억새군락을 형성하기도 한다.    
 

월출산 원경

 

이른 아침 숙소를 나와 지난 밤에 보아둔 굴밥집을 향했다. 하지만, 간판과는 달리 24시간 영업이 아니라 문이 잠긴 상태이다. 회사 업무상 이런 일이 발생한다면 사장에게 박살날거라는 우스개가 나온다. 현장 확인~ 참으로 중요한 일이다. 우선 터미날로 가서 승차표 매입후 간단한 식사. 충무김밥, 과일, 생수을 준비하여 7시 출발. 1시간채 못되어 영암 도착, 즉시 택시를 타고 산행들머리로 직행.

 

날씨는 맑지 못하고 비올듯한 분위기. 오후엔 5-20mm 정도의 비가 뿌린다고 예보된 상태이다. 하여 조금은 서둘러야했다. 적어도 암릉이 연속되는 천황봉까진 비가 내리기 전에 마칠 수 있기를 바랬다.  초입부터 가파르게 오른다. 대나무 숲을 지나고 천황사터엔 절을 신축하려는 듯. 다시 이어지는 산죽, 그리고 가파른 철계단들. 정자가 나타나고 옆을 돌아 구름다리이다. 우측의 장군봉은 기암괴석 가득하고, 바람폭포가 중앙을 차지한다. 영암 방향으론 짙은 비치색 호수가 삼면으로 숲에 쌓여있다. 왼쪽으론 붉은 색 철계단이 연속으로 가파르게 치오르니 현기증이 날 정도이다. 정자에서 휴식을 취하며 마음을 다진다. 박회장이 배를 깍아 먼저 온 산객들에게 권하고 우리도 들었다. 무릎 보호대를 다시 매만진 후 출발. 철사다리를 꽉 부여잡고 천천히 발걸을을 옮긴다.       

  

구름다리

 

 

구름폭포

 

끝없는 철사다리

 

구름다리

 

구름다리부터 연속으로 이어지는 급경사 철사다리와 암릉을 거쳐가며 1시간여, 마침내 통천문에 도달한다. 지리산 통천문에 비해서는 작지만 이 문을 지나면서 정상이 가까워지므로 무척이나 반갑다. 통천문을 지나면 좌측 급경사 골짜기 아래로 마을 전경이 펼쳐지나 짙은 안개로 시야가 막혔다. 100여M 오르니 정상 천황봉이다. 흐린 날씨이지만 그런대로 주변 조망을 즐길 수 있다. 하지만 강한 바람으로 오래있지는 못하고 서쪽 도갑사 방향으로 내려섰다. 이제는 하산길이라 좌우와 앞으로 널려있는 기암괴석을 찬찬히 감상할 수 있다. 바람재 가기 전에 남근석을 볼 수 있다는데 어느 바위인지. 여러 차례 착오를 거듭하며 나아가는데 이구동성으로 바로 저 바위이다하며 외칠 정도로 대단한 놈을 만났다.   

 

통천문   

 

천황봉

 

기암들....

 

 

 

남근석

 

남근석을 지나며 바람재에 도달한다. 천황사에서 도갑사로, 아니면 그 역풍으로 월출산 바람은 그렇게 지나는가 보다. 억새를 눕히며 천황봉 넘어 온 산꾼들의 이마 땀을 식혀주며 그렇게 바람은 강하게 스쳐간다. 앞과 우측에서 펼쳐지는 능선의 실루엣은 월출산의 규모가 작지아니하며 가야할 등로가 짧지 않음을 보여준다. 연속 산행으로 노곤하지만 베틀굴과 구정봉을 들러지 않고 직진할 순 없다. 우측 갈림길로 들어서 비탈을 오르면 베틀굴. 이 굴에서 전쟁을 피해 베틀을 짰다는 전설보다는 음굴, 음혈의 형상에 더욱 관심을 가진다. 더구나 남근석과는 서로 마주 본다하니 대단한 연분이다. 지금껏 보아온 어느 남근 및 여근 형상 보다 뛰어나고 실하다는 후한 평점에 만장일치를 보였다. 베틀굴 뒷편 큰 암봉에 오르니 구정봉이다. 정상 봉우리에 아홉개의 웅덩이가 패여있다. 크고 작은 웅덩이를 모두 헤아려 보면 그 보다 많은 숫자인 듯. 고여 있는 혼탁한 물에 개구리 한마리가 움찔한다. 여기서 나고 자랐다는 보장은 없지만 일단 질긴 생명력에 경의를 표한다. 구정봉 아래 따스한 자리에서 충무김밥으로 점심을 들었다.  

 

암봉들...

 

베틀굴

 

 

 

 

 

 

구정봉 

 

중식을 마친 후 이젠 미왕재를 거쳐 도갑사로 본격적으로 하산한다. 대략 1시간 반 정도 소요. 미왕재 부근은 탁 트인 능선길로 억새풀이 넓게 펼쳐진다. 공중으로 돌출한 큰 바위 두개가 암수 마냥 함께하는게 흥미롭다. 곧장 진행하면 무위사 방향인데 휴식년제로 출입이 불가하고 우린 우측 나무데크로 내려가 홍계골로 내려선다. 이젠 기암은 모두 사라지고 흙길과 작은 돌길이다. 개울을 만나 찬물에 발을 담궈 식힌 후 다시 하산길을 재촉했다. 도갑사는 도선대사가 창건하고 수미대사가 중창하여 그 공덕비가 도선수미비란 거북위에 세워진 큰 비각이다.  도갑사 경내에서 조선조의 큰 석조을 대하는데 화강암을 중앙을 파내어 마치 작은 배 모양이다. 또한 고려시대로 추정되는 오층석탑을 대한 후 나오면서 해탈문을 지나니 이는 조선 성종때 세워진 건물로 국보로 지정되어 있다. 무지한 우리 눈엔 도저히 왜 국보인지 의문이 남지만, 설명에 따르면 우리나라에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독특한 건축양식 때문이란다. 일주문을 나오면 상가입구에 수령 450년, 둘레 4.4M의 팽나무가 몸통과 가지의 뻗은 양상이 아주 그로테스크하다. 주막에 앉아 안산, 즐산의 마무리 하산주를 들며 택시를 기다렸다.

 

미왕재  

 

도갑사 

 

마을 팽나무

 

영암을 대표하는 두 인물, 도선대사와 왕인박사. 한 처녀가 물에 떠 내려오는 참외를 먹고 나은 아이가 도선인데, 처녀가 아이를 낳았으니 기르지 못하고 숲에 버렸는데 비둘기들이 돌보았다하여 구림 마을이다. 좀체 찾아오기 힘든 이 고장에 왔으니, 또한 왕인박사의 유적지를 찾아야했다. 택시를 세워두고 잠시나마 다녀오기로... 잘 정돈된 공원의 구석구석을 찾아보긴 힘들고, 눈에 띄는 부분만 들렀다. 영암아리랑, 영암향토가 비, 왕인학당 그리고 돌탑이 보인다. 돌탑이 왕인과는 직접적인 연관을 모르겠다. 설명에 의하면 그 유래가 산에 다닐 때 맹수를 만나면 이 돌들을 사용하도록 쌓아두었다. 훗날 전쟁에도 유용하게 사용되긴 했지만 무기의 발달로 성황당 구실을 하는 등 변모되었다고 한다.    

 

왕인박사 유적지

 

왕인박사 유적지를 주마간산으로 구경하곤 갈낙탕으로 유명한 동락식당에 들렀다. 갈낙탕은 한우갈비와 세발낙지를 뚝배기에 끓인 탕인데 1인분 14,000원으로 결코 저렴하진 않다. 연포탕은 12,000원. 그리고 짱뚱어탕이 7,000원인데, 짱뚱어란 갯벌에서만 자라는 특이한 물고기로 고소하고 담백한 영암 명물이다. 우린 이 모두를 시켰고 내 입맛엔 짱뚱어탕이 좋았다. 반찬으론 젓갈 세종류가 나왔는데, 토하젓, 세하젓 그리고 갈치젓이다. 구정봉에서 중식을 들은지 얼마되지 않은 상태지만 고장의 명물을 맛본다는 의미에서 그저 배가 부르도록 들 수 밖에.... 이후 걸어서 영암터미날에 도착. 강실장은 목포로, 박회장은 광주로, 나는 고속버스를 타고 서울로 올라오면서 1박 2일의 산행 여행은 막을 내렸다. 이런 날, 언제 다시 가질 수 있을까????  강실장~ 거마워, 이런 자리 마련해줘서... 

 

영암 동락식당

 

영암터미날에서 바라 본 월출산

 

참고: 짱뚱어

눈이 튀어 나온 '짱뚱어'
자산어보에 '철목어'(凸目漁)라 했다

짱뚱어는 농어목 망둑어과에 속한다. 눈은 머리위로 툭 튀어 나와 있고 가슴지느러미를 이용해 갯벌위를 걸어 다닌다. 간석지 표면에서 서식하며 갯벌 위 해조를 먹으며, 우리나라 서해, 일본의 아리아게 주변, 중국, 타이완 등에서 발견되고 있다.
짱뚱어는 12월부터 3월까지 겨울잠을 잔다. 잠을 많이 자는 사람을 ‘잠퉁이’라 하는데 짱뚱어의 이름도 여기에서 비롯된다고 한다. 그리고 『난호어목지』를 쓴 서유구는 “눈이 툭 튀어나와 마치 사람이 멀리 바라보려고 애쓰는 모양 같아서 망동어(望瞳魚)라 한다”고 적고 있다. 같은 책에 짱뚱어는 탄도어(彈塗魚)라고도 칭하는데 진흙(갯벌) 위에 달리는 모습이나 뛰는 모습을 표현한 것으로 생각된다. 작은 고기 이름에도 생김새와 움직이는 모습을 보고 이름을 지었던 조상들의 멋스러움에 감탄할 뿐이다.
정약전은 짱뚱어를 철목어(凸目漁)라하고 속명은 장동어(長同魚)라 하였다. 그는 짱뚱어를 ‘큰 놈은 5-6치이다. 모양은 대두어를 닮았다. 빛깔은 검고 눈은 볼록하게 튀어나왔다. 헤엄을 잘 치지 못하고 오히려 뻘 위에 있기를 좋아한다. 물 위를 도약하면서 수면을 스치듯이 뛰어다닌다.’고 적고 있다.
짱뚱어와 흡사한 말뚝망둥어가 있다. 서식지와 모습이 짱뚱어와 비슷하며 지역에 따라 짱뚱어라고 부르기도 한다. 정약전이 이들을 모두 같은 종으로 보고 철목어라고 구분하였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참조 : 자산어보(정약전), 현사어보를 찾아서(이태원), 한국해산어류도감(김용억) / 김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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