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반산행(2005년~현재)

사패산-도봉산 종주(2006.05.05)

클리오56 2006. 5. 6. 08:20
 

** 산행일자: 2006.05.05
** 산행지: 사패산(552M) - 도봉산(740M)
** 산행로: 회룡역 - 범골 - 사패산 - 포대능선 우회로 - 칼바위 - 오봉 - 도봉주능선 - 우이암 - 우이능선 - 위험등산로 - 우이동

** 산행시간: 09:01 - 17:22 (총 501분: 산행 379분 + 중식 및 휴식 65분)

** 고교동기 7명

 

09:01 산행들머리 회룡역 출발 

09:18 범골 호암사 입구

10:41 사패산 (- 10:52 휴식)

12:29 포대능선 우회로

12:53 오봉직전 (- 13:10 휴식)

13:35 오봉 (- 14:08 중식) 

14:48 오봉 전망 포인트 

15:08 오봉샘

15:32 도봉주능선 전망 포인트

15:50 우이암

16:06 위험등산로 입구

17:22 산행날머리 우이동 간이매표소

 

 

사월초파일을 맞아 경주의 남산 고적답사를 준비하였으나 여의치 않아 재경 고교동기생들의 사패산-도봉산 종주에 참가하였다. 6일과 7일 주말동안 제법 많은 양의 비가 내린다는 예보에 연휴 3일간 적어도 하루는 산행을 해야겠다는 생각이었고 그렇다면 5일 하루뿐인데... 5일 새벽에 상경하면 산행에 참가치 못하므로 심야버스에 몸을 싣고 동서울 터미날에 새벽 4시반 도착, 인근 사우나에 들러 약간의 잠을 청하고 탕에 몸을 담궈 피로를 조금은 씯어내린 후 지하철로 집결지인 회룡역에 도착하니 8시10분이다. 내가 청춘인가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그래도 열정을 바칠만한 가치있는 목표가 있다는 자체가 멋이 아닐까? 오늘의 산행 종주안내에 댓글은 하나뿐이라 참석자가 4명으로 짐작했지만, 7명으로 늘어났다. 각계에서 열심인 쟁쟁한 멤버라 산행뿐만 아니라 산상대화의 풍성함도 기대된다.

 

 

 

회룡역(09:01) - 범골 호암사(09:33) - 범골능선 - 사패능선 - 사패산 (10:41/10:52)
오늘 산행은 사패산과 도봉산을 잇는 종주산행이라 번개산행치고는 상당히 긴 7시간을 예정한다. 오늘의 산행대장이 익숙한 지역이라 사패능선 - 포대능선 - 도봉주능선 - 오봉능선 - 우이능선을 이어가며 주요 포인트에서 응용력을 발휘하여 산행의 안전과 재미를 더해갈 것이다. 먼저 찾을 사패산은 북한산 국립공원의 숨은 1인치로서 원시의 비경을 간직하고 있다는 평이다. 사패[賜牌]란 임금이 왕족이나 공신들에게 종·논밭 따위를 내려 준다는 의미인데, 조선 선조임금이 여섯째 딸 정휘옹주를 남달리 사랑하였는데 혼기가 찬 딸이 시집갈 때 이 산을 하사한데서 사패산이란 이름이 붙여졌다. 산행들머리인 회룡에도 역사가 숨어있다. 사패산의 회룡사는 원래 법성사였으나 이성계가 왕위에 오르기 전 이곳의 무학스님을 찾아와 함께 머물렀는데 임금이 되어 돌아왔다고 하여 그 뒤 법성사 대신 회룡사로 개칭하였다고 한다.

 

회룡역을 출발하여 매표소를 거쳐 시멘트 포장길을 따라 오른다. 초파일을 맞아 호암사 차량들이 분주하게 길을 오르내리며 신도들을 안내한다. 출발 30여분만에 도달한 호암사엔 연등이 가득하고, 여기부터 지능선을 따라 이제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우선 부처님께 감사의 말씀이 쏟아진다. 이젠 어린이날이 공휴일이 아니라니, 오늘의 휴일은 온전히 부처님 덕분이다. 부처님의 은덕을 기려 산행도중 최소한 사찰 3군데를 돌아보자는 대원들의 간청이 교회다니는 대장님의 마음을 움직이기는 힘들 것 같다. 절이 왜 절일까? 절에 오면 절을 많이 해야기에 절이란다. 또 절(저를) 가져라는 의미에서도 유래했단다. 믿거나 말거나....

 

산행초입 호암사 가는 길

 

호암사

 

인도에서 유래한 불교가 전파되는 과정에선 전쟁이 발발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기독교나 회교와 큰 차이가 있다. 인도 힌두교의 다신교 상황하에서 불교도 힌두교의 한 신적 존재였지 않았겠냐면서.... 하지만 힌두교는 세계종교로의 발돋움에 실패했지만, 불교는 세계종교로 발전하였고 최근 구미에서도 그 영향력이 증대하며, 이에는 한국의 숭산스님의 힘이 지대했다. 우리의 산중대화는 더욱 진전하여 진리를 타치한다. 한 친구의 왈: 진리는 단순하다. 천동설이 지배하던 시절 이를 지지하는 논리가 23권으로 구성되었다 한다. 하지만,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지동설을 주창하면서 제시한 논리는 오직 3권으로 구성되었다. 그러고보니 진리아닌 것이 진리로 포장되려면 이론이 장황해지나보다.   

 

범골 능선을 따라 오르며 좌측 낮으막한 산에도 정상은 멋진 바위들로 가득하니, 오늘 산행에서 만날 암릉과 암석에 대한 기대가 만만치 않다. 사패능선에 가까워지면서 멀리 보이는 송이바위가 그 켵이 사패산임을 짐작케한다. 능선에 오르니 바로 도봉산으로 가자는 의견도 있었으나, 오늘 산행에 사패산이 포함되어 있으니 예정대로 하자는 견해가 우세하였다. 조금만 더 다리품 팔면 되니 부지런히 움직였다. 사패산 정상은 상당히 넓은 평평한 바위였고, 도봉산의 웅장한 산세와 힘찬 암릉을 조망하고, 그 너머 북한산의 세 봉우리 윤곽을 잡아준다. 뒤로는 수락산과 불암산이 기슭의 아파트 단지와 줄이어 펼쳐진다. 10여분간 간식과 매실주들며 휴식을 취한 후 다시 긴 산행을 재개한다.   

 

사패능선에서 바라본 사패산과 송이바위

 

사패산 정상의 너른 바위

 

사패산 정상에서

 

사패산(10:52) - 사패능선 - 포대능선 - 포대능선 우회로(12:29) - 오봉직전(12:53/13:10)

사패산을 뒤로하고 이젠 제법 긴 능선길이다. 사패산에 오르기 위해 지나왔던 사패능선을 다시 밟고 지나가면 포대능선으로 이어진다. 예전 일제강점기 시절 대공포를 설치하였던 장소라하여 포대능선으로 불리어진다. 일부구간은 암릉의 능선은 폭이 좁고 양 옆이 낭떨어지라 도봉산의 대표적인 위험구간이다. V 계곡에선 정체가 심하므로 우린 우회로를 택하여 산행을 신속히 진행시키기로 한다.  

 

포대능선과 멀리 보이는 도봉산 정상(자운봉, 만장봉, 신선대)

 

 

 

 

 

 

도봉산 최고봉인 자운봉

 

신선대

 

산상대화는 이어진다. 치과의사 동기는 이빨은 건강의 바로미터이고, 2080은 80세까지 20개의 이빨이 온전한 것을 목표로 한단다. 동물은 이빨이 나쁘면 음식물을 소화하지 못하기 때문에 죽음에 이르게 된다. 이빨만큼 빈부의 격차가 확실히 드러나는 게 없단다. 강남같은 부자 동네의 경우에는 지속적인 이빨 치료를 하여 튼튼히 유지하지만, 빈한한 동네의 경우에는 이빨이 완전히 망가지는 경우에야 치과에 오기때문에 그렇게도 이빨이 좋지않단다. 여기에도 양극화가 성립한다.

 

대화는 정치와 북한문제로 접어든다. 북한 인권과 이념의 문제, 나아가 현정부의 좌파적 정책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우회전 깜빡이를 넣으면서 좌회전하는 노정부를 빗대는 얘기도 나온다. 사나이들이라 얘기의 통이 큰지라, 곧 통일문제로 나아간다. 김정일은 연개소문 같은 존재인데, 아들 3놈이 다투다가 지리멸렬하게 되고 이것이 한반도 통일의 단초가 된다는 것이다. 우리 역사에서 통일은 나라를 갖다 받치는 것이었으니 북이 남에 갖다바칠게 아닌가. 

 

오봉직전(13:10) - 오봉(13:35/14:08) - 전망포인트(14:48/14:51) - 오봉샘(15:08)

암릉과 기암괴석이 오늘 산행의 포인트이고, 그 절정이 오봉이다. 암봉의 정상에 또 하나의 큰 바위를 올려놓은 모습이, 그것도 다섯 봉우리가 연이어 그런 형상이다. 첫번째 봉우리에서 식사를 들며 암릉미를 오래시간 감상한다. 내려오면서 대장은 오봉을 가장 잘 살필 수 있는 전망포인트를 집어내니 모두들 감탄... 

 

오봉

 

 

도봉주능선과 연결하기 위해 오봉샘을 거쳐 다시 오르게 된다. 오봉샘 부근엔 너른 터가 형성되어 집회가 가능할 정도이다. 대장은 오봉샘에 오면 어머니의 자궁같은 편안함을 느낀다고 한다. 오봉능선과 주능선의 거치른 산행로 사이에서 휴식처가 되기 때문인가? 여기 오봉샘의 물맛 또한 일품이다. 

 

오봉샘

 

  

 

오봉샘(15:08) - 도봉주능선 전망대(15:32) - 우이암(15:50) - 위험등산로 입구(16:09) - 우이동 간이매표소(17:22)

 

오봉을 지나 다시 도봉 주능선을 타고 발걸음은 우이암 방향을 향하면서도 지나온 자운봉 정상을 돌아보고 또 돌아본다. 암릉과 기암괴석으로 가득찬 산행로지만 발걸음은 가볍고 마치 육산을 거니는 기분이다.   

 

주능선에서 뒤돌아 본 도봉산 정상

 

기암괴석들

 

 

 

 

소의 귀를 닮아 우이암으로 불리는데, 바위 정상에 두 산꾼이 우뚝 서있다. 가까이 다가갔을 땐 이미 두 사람은 자일을 타고 바위 중간에 내려서 있고... 감탄어린 눈으로 쳐다보니, 곁의 한 친구가 저 정도는 초보라며 6개월 정도 암벽타기 배운 초보가 시험삼아 가는 곳이란다. 그래도...저 정도 탈려면 배짱도, 실력도, 담력도 다 필요한게 아닌가... 

 

우이암

 

 

생명은 끈질긴건가? 바위에 뿌리 박고 자라난 한 소나무..그 생명력이 경외롭지만, 척박한 바위에 뿌리를 둔 업보로 줄기는 곁의 나무에 비해 가늘수 밖에 없다. 수령은 더 많을지라도.... 

 

 

우리나라에 한이 3가지가 있었는데, 호남, 이념 및 여성의 한이다. DJ가 호남의 한을, 노통이 이념의 한을 풀었다. 이제 남은 것은 여성의 한인데, 과연 누가 풀 것인가. 

 

우리나라 여성은 공간지각 능력이 뛰어나 골프와 양궁에서 발군의 실력을 발휘하게 된단다. 공간지각이란 일종의 눈치가 빠르다는 의미인데, 이런 눈치 칼쳐로 인하여 적응력과 응용력이 좋다는 것이다. 다른 말로는 순발력이 아닐까? 순발력도 실력이 바탕되어야 가능하니 결국 그 개개인의 노력이다.   

 

대화는 좀 더 원초적이 된다. 유글레나는 아주 단순한 감각만을 지닌 단세포동물인데, 이성을 찾을 필요없이 스스로 자가생식하여 번식한다. 인간이 갖는 고민이 이성과 관여된 것에서 많이 비롯된다면, 유글레나는 그런 고민이 없다. 즉, 인간이라 이 나이되도록까지 고민하며 지낸다는 말인데, 그런 만큼 활동의 기간도 긴데, 이것이 인간에게 주어진 특혜?? 그러면서 또 왈, 여성은 후각과 청각이 뛰어나므로 여간 조심이 필요하지 않다는 둥....

 

 

산행후

매표소 입구 한 허름한, 하지만 조용한 집에서 하산주를 들었다. 손님이 별로 없는 탓인지 메뉴의 음식이 준비되지 못하는게 많다. 그래도 차려온 도토리묵과 두부김치의 맛은 그런대로 흡족하여 동동주를 거푸 추가 주문한다. 심야버스로 서울로 달려와 정시간 산행에 참석한 탓인지, 이젠 동동주 들며 긴장이 풀린 탓인지 술도 잘 넘어가고 취기도 오른다. 안양까진 또 두시간 거리라 2차참석엔 무리가 많아 사양하고 귀가.

   

** 하산주 마신 가게 옆에 핀 꽃...줄기와 가지에 핑크빛 꽃이 곤충마냥 붙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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