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용 및 소감
최근 건강검진 결과에서 LDL과 요산 수치가 경계치를 넘었는데, 뇌의 '신체예산 시스템'에서 사전 경고를 주는 것일까?라고도 생각해본다. 이러한 경고를 겸허히 받아들이면서, 이 두 가지 항목의 수치를 낮추는 실행 방안을 마련 중이다.
복잡한 인간 뇌를 닮아가면서 AI가 진보하고 생활에 스며드는 단계로까지 발전했는데, 향후 그 발전이 어디까지 진행될까, 인간 세상을 얼마나 변모시킬까? 일런 머스크는 머지않은 날에 AI가 인간을 대체하므로 인간이 직업을 가질 필요가 없고, 기본 소득이 아니라 기본 고소득을 받아가며 인생을 즐기게 된다고 예측한다.
1/2강: 뇌는 생각하기 위해 있는 게 아니다
- 5억5천만년전 뇌없는 생명체가 지구를 지배, 그 중 하나가 활유어인데 빛의 변화를 감지하는 세포만 몇개 있을 뿐 눈도 귀도 없었다. => 활유어가 우리의 직계 조상은 아니지만, 우리는 활유어와 공통 조상을 갖는다. 그 공통 조상은 오늘날의 활유어와 매우 유사할 것으로 보인다. (활유어: 바닷속에서 천천히 흔들리는 길이 5센티미터의 작은 벌레 같은 생물)
- 진화의 과정에서 생존하는게 가장 중요한 과제이며, 진화는 이러한 과업들을 효율적으로 수행하는 생물을 선호했다.
* 사례: 만약 어떤 생물이 먹잇감을 향해 너무 천천히 움직인다면 다른 생물이 먼저 그 먹잇감을 잡아채 먹어버린다. 만약 오지도 않을 잠재적 위협을 피해 도망가느라 에너지를 다 써버렸다면 그들은 나중에 필요할지도 모르는 자원을 허비해버린 셈이다. 생존하려면 에너지 효율이 필수조건이었다. => 이 에너지 효율을 일종의 예산에 비유하여 신체예산을 잘 운용해야 하는 것이다.
- 뇌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생존을 위해 에너지가 언제 얼마나 필요할지 예측함으로써 가치 있는 움직임을 효율적으로 해내도록 신체를 제어하는 것, 곧 알로스타시스를 해내는 것이다.
=> 뇌가 하는 가장 중요한 일은 생각하는 것이 아니다. 작은 벌레에서 진화해 아주아주 복잡해진 신체를 운영하는 것이다.
1강 뇌는 하나다, 삼위일체의 뇌는 버려라
- 고대 그리스 플라톤: 인간의 마음은 자기 행동을 통제하기 위해 세 가지 내면의 힘 사이에서 일어나는 끝없는 전투다.
* 식욕이나 성욕같은 기본적인 생존 본능 / 기쁨, 화, 두려움 같은 감정 / 이성적인 사고
=> 이성적 사고가 본능과 감정이라는 야수에게 고삐를 채워 우리를 더욱 문명화되고 도덕적으로 옳은 길로 인도
- 삼위일체의 뇌 가설: 퇴적암의 지층 처럼 뇌는 층을 이루어 진화. 인간이 매우 커다란 대뇌피질을 가졌다는 것에 주목
* 도마뱀 뇌(본능적인 생존 뇌) / 변연계 (포유류의 감정적 뇌) / 신피질 (인간의 이성적 뇌)
=> 신피질의 전전두피질은 감정적 뇌와 파충류의 뇌를 조절해 우리가 비합리적이고 짐승처럼 굴지 않도록 하는 것으로 추정
사례: 아침 식사후 부드러운 초콜릿 케이크의 달콤한 한 조각에 이끌리지만, 이를 사양한다.- 뇌는 세 개가 아니라 하나다. 진화의 시간을 거치는 동안 점점 커지면서 재조직, 즉 뇌영역들의 재배치가 이루어졌다.
* 척추동물들이 대뇌피질, 신경세포의 순서대로 뇌가 발달하지만 모양이 제각각 달라보인다. => 대뇌피질의 크기는 얼마나 이성적인 종인가에 관해 아무것도 이야기 해주지 않는다. 코끼리가 덩치가 크니 대뇌피질이 클 뿐이다.
* 각 동물들은 의미있는 방식으로 인간을 능가하는 능력을 진화시켜왔다 => 날 수 있는 날개, 체중 보다 50배 무거운 것을 들어올리는 것, 절단된 신체 부위를 재생. => 동물들은 각자 독특하고 효과적인 방식으로 주변 환경에 적응. 당신의 뇌는 쥐나 도마뱀의 뇌보다 더 진화한 것이 아니라 그저 다르게 진화한 것이다.
- 그러면 합리성이란 무엇인가? => 당신이 지금 당면한 환경에 잘 대처하기 위해 자원(신체 예산)을 쓰거나 비축해두는 것을 의미
* 사례: 당신이 지금 물리적 위험한 상황에 빠졌고, 뇌는 당신이 도망갈 준비를 하고 있는 상황 => 이때 뇌는 신장 맨 위에 자리잡은 부신에게 신속하게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는 호르몬인 코르티솔을 잔뜩 뿜어라고 지시
2강: 뇌는 네트워크다
- 뇌에 대한 예전의 비유: 아리스토텔레스는 심장을 위한 냉각실, 중세 철학자들은 인간 영혼의 집, 19세기 골상학은 직소퍼즐로 조각 하나하나가 자존감, 파괴성, 사랑 등의 특성
- 현재의 견해: 뇌는 하나의 신경망, 즉 네트워크. 1,280억개의 신경세포가 하나의 거대하고 유연한 구조로 연결된 네트워크
* 신경세포는 전세계 항공여행 시스템 처럼 로컬 트래픽을 담당하는 클러스터, 장거리를 연결하는 두뇌 허브로 연결된다.
* 뇌 허브가 손상되면 우울증, 조현병, 난독증, 만성 통증,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등 여러 장애가 발생
=> 이런 네트워크로 진화된 것은 에너지 효율이 높고 두개골 안에 쏙 들어갈 만큼 작으면서도 강력하고 빠르기 때문
3강: 어린 뇌는 스스로 세계와 연결한다
- 말은 태어난 직후 걸을 수 있다.=> 많은 동물이 자신의 몸을 제어하기 위해 더 온전히 연결된 뇌를 가지고 탄생
- 갓 태어난 인간 아기는 자기 팔다리도 제어하지 못한다 => 인간의 뇌는 약 25년에 걸쳐 주요 배선이 마무리되고 나서야 온전한 구조와 기능을 가진 성인의 뇌가 된다.
* 아기의 배선 지침은 물리적 환경뿐만 아니라 사회적 환경, 양육자, 당신과 나같은 사람들에게서도 영향을 받는다.
- 정보가 외부세계에서 신생아의 뇌로 이동하면서 점진적인 뇌 변화를 일으키는데, 세부조정과 가지치기라는 두 가지 프로세스를 통해 아기의 두뇌를 더 복잡하게 만든다. 세부조정과 가지치기는 신경세포간의 연결을 강화시키거나 불필요한 연결을 정리하는 것이다.
* 사례: 양육자는 아기를 먹이고, 수면시간을 정하고, 담요와 포옹으로 아기를 감싸면서 아기의 뇌가 신체예산을 조절할 수 있도록 물리적 환경을 만든다. => 양육자가 이러한 활동을 효과적으로 수행하면 아기의 뇌에서는 신체예산을 건전하게 편성할 수 있도록 세부조정과 가지치기가 활발히 일어난다. => 시간이 지나면서 아기의 뇌가 자기 몸을 더 잘 제어할 수 있게 되어 안아주지 않아도 스스로 잠들 수 있게 된다.
* 사례: 생후 첫 몇 달 동안 아기는 사람들이 말하는 소리를 포함해 모든 종류의 소리에 휩싸인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세부조정과 가지치기는 아기가 더 일상적으로 듣는 음성에 기초해 아기의 뇌를 연결할 것이다.
* 아기를 지속해서 방치하는 것은 거의 언제나 어린 뇌에게 해롭다. 아기에게 음식과 물만 주면서 그들의 뇌가 정상적으로 발달할 것이라고 기대할 수는 없다. 아기와 눈을 맞추고 말을 건네고 만져주면서 그들의 사회적 욕구를 충족시켜주어야 한다. 이러한 욕구들이 충족되지 않으면 질병의 씨앗이 아주아주 일찍 심어질 수 있다.
- 뇌에 관한 한 본성이냐 양육이냐?: 우리는 양육이 필요한 본성을 지녔다. 우리의 유전자가 완성된 뇌를 만들어내려면 적절한 물리적 환경과 사회적 환경, 곧 적소가 필요하다. 아이와 눈을 맞추고 말을 걸고 수면시간을 일정하게 설정해주고 체온을 유지해주는 양육자들로 채워진 적소가 필요하다..... 어린 뇌는 스스로를 세계에 연결한다. 배선 지침이 풍부한 사회적 세계를 포함해 아이들의 뇌를 건강하고 온전하게 성장시키기 위한 세계를 만드는 것은 우리에게 달려 있다.
4강: 뇌는 당신의 거의 모든 행동을 예측한다
- 우리 뇌는 몸의 장기와 호르몬을 비롯한 다양한 신체 시스템에서 관련 데이터가 도착하기 전에 이미 감지하기 시작한다.
* 사례: 목이 말랐을 때 물 한잔 마시면 몇 초 이내에 갈증이 줄어든다. 하지만 실제로 물이 혈류에 도달하려면 20분 정도가 걸린다. 그러니 물을 마시고 몇 초 만에 갈증을 해소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당신의 길증을 해소했을까? 바로 예측이다. => 뇌는 마시고 삼키는 행위들을 계힉하고 실행하는 동시에 물을 마시면 느끼게 되는 결과를 예상해서 수분이 혈액에 직접 영향을 끼치기 훨씬 전에 갈증을 덜 느끼게 한다.
- 예측을 통해 뇌는 당신이 적절한 행위를 할 수 있도록 효율적으로 준비시킨다.
* 사례: 군인의 뇌가 전방에 게릴라들이 있다고 예측했는데, 실제로 그러하다면 자기 예측을 확인시켜주었다고 볼 수 있다. 만약 손에 막대기를 든 채 소떼를 몰고가는 소몰이 소년이었다면, 외부세계의 감각 데이터를 통합해 자신의 예측을 수정하고, 이러한 새로운 경험(학습)에 입각하여 다음번 예측을 개선할 것이다. 이 사례에서 처음의 예측에 집착하는 경우도 있는데, 그 이유는 뇌가 그의 목숨이 위태롭다고 예측했기 때문이다. 뇌는 정확성을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를 살리기 위해 배선되어 있다. 즉, 실수를 통해서도 배운다.
- 당신의 뇌가 단순히 세상에 반응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세상을 예측하고 게다가 자신의 배선까지 바꿀 수 있다면, 당신이 나쁜 행동을 했을 때 누가 책임을 져야 할까? 바로 당신이다.
* 오늘의 행동은 내일 뇌가 내놓을 예측이 되며, 그 예측들은 자동으로 당신이 앞으로 할 행동을 이끌어낸다. 따라서 당신에게는 새로운 방향으로 예측하는 뇌를 길러낼 자유가 있으며, 그 결과에 대한 책임도 당신이 져야한다.
5강: 당신의 뇌는 보이지 않게 다른 뇌와 함께 움직인다
- 사회적 종이란 우리가 날마다 사용하는 신체자원을 뇌가 관리하는 방식, 즉 신체예산을 서로서로 조절한다는 뜻이다. 우리가 다른 사람들과 상호작용할 때 우리 뇌는 조금씩 세부조정되고 가지치기된다.
* 사례: 우리가 목소리를 크게 내거나 눈썹을 치켜올리면 다른 사람의 신체 내부에서 일어나는 일, 예컨대 심장박동수나 혈류 내에 흐르는 화학물질 등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 인간이 사회적 동물이라는 것은 너무 중요한 나머지 실감하기 어려운 사실일지도 모른다. 우리의 뇌를 통하면 그 사실을 아주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다. ‘사회적 동물’이라는 것은 우리가 신체예산을 서로 나눠 쓰고 서로 조절할 수 있다는 얘기다. 다시 말해,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우리의 뇌와 몸은 다른 사람의 몸에 들어 있는 뇌와 강력하게 연결되어 있다. 그리고 인간은 독특하게도 ‘말’이라는 도구로 서로의 신체예산을 조절한다.
* 인간은 동물계에서도 매우 독특하다고 할 수 있다. 우리는 ‘말’로 서로를 조절하기 때문이다. 고된 하루 끝에 친구에게서 격려의 말 한마디를 들으면 마음이 진정된다. 위협적인 사람에게서 혐오스러운 말을 들으면 뇌는 위험을 예측하고 다량의 호르몬을 혈류로 보내 신체예산에서 귀중한 자원들을 탕진할 수 있다.
- 우리 신경계는 다른 사람들의 보살핌을 받는다. => 다른 사람들이 재배한 식재료를 먹고, 누군가가 지은 집에서 산다. 우리 뇌는 다른 사람들의 뇌와 비밀리에 함께 작동한다. 숨겨진 협력이 우리를 건강하게 해준다.
* 따라서 우리가 서로를 어떻게 대하는가 하는 것은 아주 실질적인 의미에서, 그리고 뇌의 배선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 그러므로 우리는 아기들과 우리 자신을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으로 책임져야 할 뿐만 아니라,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이 타인들에게도 책임을 다해야 한다. 좋든 싫든 우리는 자신의 행동과 말을 가지고 주변 사람들의 뇌와 몸에 영향을 끼치고 있으며, 그들도 우리에게 뭔가를 돌려주고 있다.
6강: 인간의 뇌는 다양한 종류의 마음을 만든다
- 공포를 느낄 때 서구식 고정관념은 눈을 꼭 감고 비명을 지르거나 겁을 주는 것으로부터 도망을 친다. 하지만 인도네시아 발리섬 사람들은 두려울 때 잠이 든다. 이처럼 인간의 뇌는 다양한 종류의 마음을 만든다.
- 다양성은 종이 생존하는데 필수이기에 인간으로서는 여러 종류의 마음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 사례: 식량공급의 급격한 감소나 기온의 급격한 상승과 같이 환경에 막대한 변화가 일어났을 때 변이가 별로 없는 종은 완전히 사라져버릴 수 있다. => 다양한 변이를 가진 종은 어떤 종류의 재앙이 닥치더라도 일부 생존자, 곧 새로운 환경에 잘 적응하는 구성원을 남길 확률이 높다.
- 어떤 종류의 마음도 다른 어떤 마음보다 본질적으로 더 낫거나 나쁘지 않다. 다만 환경에 더 잘 적응한 변이가 있을 뿐이다. 인간의 마음에 관한 한 변이가 있는 것이 정상이다. 우리가 ‘인간의 본성’이라고 부르는 것은 정말 다수의 인간 본성을 말한다. 하나의 보편적인 마음이 있어야 인간이 하나의 종이라고 주장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물리적 환경과 사회적 환경에 스스로를 연결시키는 매우 복잡한 두뇌뿐이다.
7강: 인간의 뇌는 현실을 만들어낸다
- 우리는 모두 인간의 뇌 속에서만 존재하는 사회적 현실의 세계에 살고 있다.
* 바위와 나무, 사막과 바다가 있는 지구 자체는 물리적 현실이다. 사회적 현실이란 우리가 물리적인 것에 집단적으로 새로운 기능을 부과하는 것을 뜻한다. (사례: 지표의 어느 한 덩어리가 국가, 특정한 사람이 여왕, 1776년 13개 영국 식민지가 사라지면서 미국으로 대체)
- 사회적 현실은 인간만의 독특한 능력이다. 5C라 불리는 능력 세트로 인하여 이러한 사회적 현실이 발달된 것으로 추정한다. 5C: 창의성(Creativity), 의사소통(communication), 모방(Copying), 협력(Cooperation), 압축(Compression)
- 모든 종류의 사회적 현실은 하나의 구분선이다. 정면충돌을 방지하는 교통법규와 같은 구분선들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된다. 노예제나 사회계급과 같은 구분선들은 일부 사람들에게만 유익하고 다른 사람들에게는 해를 끼친다. 사람들은 그러한 구분선의 윤리에 대해 논쟁을 벌이지만 우리 모두가 그 구분선들을 강화할 때마다 좋든 싫든 어느 정도의 책임을 져야 한다. 초능력은 당신이 그것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을 때 가장 잘 작동한다.
고보문고 책소개

“21세기 뇌과학의 정수가 이 책 한 권에 고스란히 담겼다.” _정재승, 카이스트 바이오및뇌공학과 교수
“인간의 뇌에 관한 가장 짧고 강력한 최고의 입문서” _렉스 프리드먼, MIT 인공지능 연구자
하지만 이 명백한 답은 틀린 것으로 드러났다. 사실 우리 뇌가 생각하기 위해 진화했다는 발상은 인간 본성에 대한 엄청난 오해들의 근원이 되어왔다. 그 소중한 믿음을 내려놓았다면, 당신은 뇌를 이해하는 길에 첫발을 내디딘 셈이다. 우리 뇌가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 뇌의 가장 중요한 임무가 무엇인지, 궁극적으로 우리가 정말로 어떤 종류의 생명체인지 이해하는 데 한 걸음 다가간 것이다. _‘1/2강. 뇌는 생각하기 위해 있는 게 아니다’ 중에서
Lisa Feldman Barrett
심리학 및 신경과학 분야의 혁신적인 연구로 세계에서 가장 많이 인용된 과학자 중 상위 1퍼센트에 속하는 신경과학자다. 노스이스턴대학교의 석좌교수이자 매사추세츠 종합병원에도 재직 중이며, 하버드의대 ‘법·뇌·행동센터The Center for Law, Brain & Behavior’의 수석과학책임자CSO다.
2019년 신경과학 분야에서 구겐하임 펠로우십Guggenheim Fellowship을 받았으며, 뇌와 감정에 관한 획기적인 연구 업적을 인정받아 미국국립보건원 파이어니어상NIH Director’s Pioneer Award을 수상했다. 지은 책으로 《감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가 있으며 《정서 편람》 《정서의 심리적 구축》 《맥락 속 마음》 《정서와 의식》 등의 학술서를 공저했다.
홈페이지 · LisaFeldmanBarrett.com / 트위터 · @LFeldman Barrett
목차
- ½강 아주 짧은 진화학 수업
뇌는 생각하기 위해 있는 게 아니다
1강 오래된 허구를 넘어서
뇌는 하나다, 삼위일체의 뇌는 버려라
2강 인간의 뇌를 만드는 방식
뇌는 ‘네트워크’다
3강 인간의 양육에 관하여
어린 뇌는 스스로 세계와 연결한다
4강 당신보다 뇌가 먼저 안다
뇌는 당신의 거의 모든 행동을 예측한다
5강 타인의 뇌라는 축복 또는 지옥
당신의 뇌는 보이지 않게
다른 뇌와 함께 움직인다
6강 다양성이 표준이다
인간의 뇌는
다양한 종류의 마음을 만든다
7강 뇌 속에 존재하는 세계
인간의 뇌는 현실을 만들어낸다
부록 과학 이면의 과학
에필로그 / 옮긴이의 말 / 찾아보기
책 속으로
왜 뇌는 당신의 뇌처럼 진화했는가? 이는 사실 대답하기 불가능한 질문이다. 왜냐하면 진화는 목적을 갖고 일어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진화에는 ‘왜’가 없다. 하지만 최소한 당신의 뇌에서 가장 중요한 임무가 무엇인지는 말할 수 있다. 뇌의 핵심 임무는 이성이 아니다. 감정도 아니다. 상상도 아니다. 창의성이나 공감도 아니다. 뇌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생존을 위해 에너지가 언제 얼마나 필요할지 예측함으로써 가치 있는 움직임을 효율적으로 해내도록 신체를 제어하는 것, 곧 알로스타시스를 해내는 것이다. (중략)
간단히 말해서 당신의 뇌가 하는 가장 중요한 일은 생각하는 것이 아니다. 작은 벌레에서 진화해 아주아주 복잡해진 신체를 운영하는 것이다. _1/2강. 뇌는 생각하기 위해 있는 게 아니다
우리는 뭔가를 생각하거나 행복이나 분노, 경외심 같은 감정을 느끼거나 누군가를 안아주거나 포옹을 받거나 누군가를 친절하게 대하거나 모욕적인 말을 참아내는 일들 하나하나를 경험할 때 몸의 신진대사 예산에 자원을 넣거나 빼낸다고 느끼지 않는다. 하지만 신체 내부에서는 바로 그런 일이 일어난다. ‘신체예산’이라는 발상은 당신의 뇌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이해하고, 결국 어떻게 더 건강하고 의미 있는 삶을 오래도록 살 것인가 하는 문제를 풀어내는 핵심 열쇠다. _1/2강. 뇌는 생각하기 위해 있는 게 아니다
다행스럽게도 우리는 이 두 가지를 조화시킬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하나가 틀렸기 때문이다. 삼위일체의 뇌 가설은 과학을 통틀어 가장 성공적이었으며 가장 널리 퍼진 오류 중 하나다.
이 이야기는 분명히 설득력이 있으며 때때로 우리가 일상에서 느끼는 바를 정확히 보여주기도 한다. (중략) 하지만 인간의 뇌는 그런 식으로 작동하지 않는다. 나쁜 행동은 내면의 고삐 풀린 고대 야수에게서 나오지 않는다. 좋은 행동도 이성의 결과물이 아니다. 그리고 이성과 감정은 서로 전쟁을 벌이지도 않으며, 심지어 이 둘이 뇌의 각각 다른 부분에 살지도 않는다. _1강. 뇌는 하나다, 삼위일체의 뇌는 버려라
과학자들은 최근 모든 포유류의 뇌가 단 하나의 제조계획manufacturing plan에 따라 만들어졌으며, 파충류와 다른 척추동물들도 같은 계획대로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신경과학자들을 포함해 많은 사람이 아직은 이러한 연구에 관해 알지 못한다. 아는 사람이라 해도 이러한 발견이 무엇을 뜻하는지 이제 막 생각하기 시작했을 뿐이다.
(중략) 그렇다. 과학적 지식에 따르는 한 당신은 다른 물고기의 피를 빨아먹으며 살아가는 칠성장어와 똑같은 뇌 제조계획을 갖고 있다. _1강. 뇌는 하나다, 삼위일체의 뇌는 버려라
당신의 뇌는 세 개가 아니라 하나다. 플라톤이 말한 내면의 전투를 넘어 나아가려면 우리는 합리적이라는 것이 무엇을 뜻하는지, 자기 행동에 책임을 진다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 심지어 인간이 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근본적으로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_1강. 뇌는 하나다, 삼위일체의 뇌는 버려라
어떤 신경세포도 하나의 심리적 기능만 갖지는 않는다. (중략) 나는 지금 모든 신경세포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하나의 공항이 비행기를 띄우고 항공권을 판매하고 형편없는 음식을 제공할 수 있는 것처럼 모든 신경세포는 ‘두 가지 이상의 일’을 할 수 있다는 얘기다.
또한 서로 다른 신경세포들의 집단이 동일한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 것도 사실이다. 지금 한번 핸드폰이든 초콜릿이든 당신 앞에 있는 무언가를 잡기 위해 손을 뻗어보라. 손을 거두었다가 아까와 똑같은 방식으로 다시 손을 뻗어보라. 이처럼 무언가를 향해 손을 뻗는 간단한 동작도 한 번 할 때마다 다른 신경세포들의 조합에 의해 이루어질 수 있다. 이런 현상을 ‘축중degeneracy’이라 한다. _2강. 뇌는 ‘네트워크’다
앞에서 말했듯 뇌 네트워크는 비유가 아니라 오늘날 뇌에 관해 제시할 수 있는 최선의 과학적 설명이다. 이러한 설명은 방대한 정보를 효율적으로 통합하기 위해 하나의 물리적 구조가 어떻게 순식간에 재배선되는지 생각하게 해준다. 또한 복잡성을 정량화함으로써 다양한 종류의 뇌 사이에 유사점과 차이점을 밝혀준다. 또 뇌가 손상되었을 때 어떻게 스스로 보완해내는지 이해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_2강. 뇌는 ‘네트워크’다
진정 답답한 점은 이 비극이 ‘예방 가능하다’는 사실이다. (잠시 과학자로서의 입장을 내려놓는 것을 이해해주기 바란다.) 정치인들은 아이들이 빈곤에서 벗어나게 하는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수십 년간 질질 끌어왔다. 그러니 여기서 정치는 제쳐두고 이 문제를 간단한 재정 용어로 바꾸어 설명해보자. 어린 시절의 빈곤은 인간의 기회를 엄청나게 박탈한다. 최근의 추정에 따르면, 지금 빈곤을 퇴치하는 것이 수십 년 뒤에 빈곤의 결과에 대처하는 것보다 비용이 훨씬 덜 든다. 더 많은 지역에서 도움이 필요한 학생들에게 무료급식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다. 도시들은 가난한 이웃을 위해 소음을 규제하는 조례를 제정할 수 있다. 이러한 종류의 조치들은 단순히 삶의 질에 관한 것이 아니다. 이렇게 뇌가 건강하게 발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내야 모든 아이가 다음 세대의 일꾼, 시민, 혁신자가 될 수 있다. _3강. 어린 뇌는 스스로 세계와 연결한다
뇌에 관한 한 본성이냐 양육이냐 같은 단순한 구분이 유혹적일 수는 있겠으나 사실과는 거리가 멀다. 우리는 ‘양육이 필요한 본성’을 지녔다. 우리의 유전자가 완성된 뇌를 만들어내려면 적절한 물리적 환경과 사회적 환경, 곧 적소가 필요하다. 아이와 눈을 맞추고 말을 걸고 수면시간을 일정하게 설정해주고 체온을 유지해주는 양육자들로 채워진 적소가 필요하다.
우리는 모두 아이들을 어떻게 대하는지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안다. 하지만 수십 년 전에 우리가 알고 있던 것보다 더 중요하다. _3강. 어린 뇌는 스스로 세계와 연결한다
잠깐만 기다려보라. 한 가지 사실이 더 있다. 이 경험을 구성하는 전체 프로세스는 ‘예측하는 방식’으로 일어난다. 과학자들은 우리 뇌가 빛의 파동이나 화학물질을 비롯한 감각 데이터가 뇌에 도달하기 전에 주변 세계의 실시간 변화들을 감지하기 시작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몸에서 매 순간 일어나는 변화들도 마찬가지다. 우리 뇌는 몸의 장기와 호르몬을 비롯한 다양한 신체 시스템에서 관련 데이터가 도착하기 전에 이미 감지하기 시작한다. _4강. 뇌는 당신의 거의 모든 행동을 예측한다
대신 당신이 목이 말랐을 때 물 한 잔 마셨던 경험을 떠올려보라. 마지막 한 방울까지 마시고 나서 몇 초 이내에 갈증이 줄어들었을 것이다. 이 현상은 당연하게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 물이 혈류에 도달하려면 20분 정도가 걸린다. 그러니 물을 마시고 몇 초 만에 갈증을 해소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당신의 갈증을 해소했을까? 바로 예측이다. 뇌는 마시고 삼키는 행위들을 계획하고 실행하는 동시에 물을 마시면 느끼게 되는 결과를 예상해서 수분이 혈액에 직접 영향을 끼치기 훨씬 전에 갈증을 덜 느끼게 한다. _4강. 뇌는 당신의 거의 모든 행동을 예측한다
철학이 생겨난 이래로 철학자들을 비롯해 수많은 학자가 자유의지의 존재에 대해 논쟁을 계속해왔다. 우리가 여기서 그 논쟁을 마무리할 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그 논쟁에서 자주 간과되어온 퍼즐 조각 하나를 강조해볼 수는 있다. (중략)
당신의 뇌는 행동을 개시하기 전에 예측능력을 사용했고, 당신은 뭔가를 자신이 직접 했다고 느끼지 못했다. 그 순간에 좀 더 자제력을 발휘했다면 행동을 바꿀 수 있었을까? 아마 쉽지 않았을 것이다. 이러한 행동에도 책임이 있는 것일까? 물론이다.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많은 책임이 당신에게 있다. _4강. 뇌는 당신의 거의 모든 행동을 예측한다
당신의 뇌가 단순히 세상에 반응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세상을 예측하고 게다가 자신의 배선까지 바꿀 수 있다면, 당신이 나쁜 행동을 했을 때 누가 책임을 져야 할까? 바로 당신이다.
여기서 내가 말하는 ‘책임’은 사람들이 살면서 겪는 비극이나 그 결과로 경험하는 역경에 대한 책임이 아니다. (중략) 나는 다른 얘기를 하고 있다. 때로는 우리가 잘못했기 때문이 아니라 그것을 바꿀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기 때문에 우리에게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_4강. 뇌는 당신의 거의 모든 행동을 예측한다
인간은 동물계에서도 매우 독특하다고 할 수 있다. 우리는 ‘말’로 서로를 조절하기 때문이다. 고된 하루 끝에 친구에게서 격려의 말 한마디를 들으면 마음이 진정된다. 위협적인 사람에게서 혐오스러운 말을 들으면 뇌는 위험을 예측하고 다량의 호르몬을 혈류로 보내 신체예산에서 귀중한 자원들을 탕진할 수 있다. _5강. 당신의 뇌는 보이지 않게 다른 뇌와 함께 움직인다
당신이 맞닥뜨리는 말들이 왜 그렇게 당신 내부에 광범위하게 영향을 끼치는 것일까? 그것은 뇌에서 언어를 처리하는 많은 영역이 몸 내부도 제어하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신체예산을 지원하는 주요 기관과 계통들도 포함된다. 과학자들이 ‘언어 네트워크’라고 부르는 곳에 포함된 이러한 뇌 영역들은 우리의 심박수를 높이거나 낮추도록 안내한다. 또 세포에 연료를 공급하기 위해 혈류로 들어가는 포도당을 조절하며, 면역체계를 지원하는 화학물질의 흐름을 변화시킨다. ‘말의 힘’은 비유가 아니다. 말의 힘은 당신의 뇌 배선에 있다. _5강. 당신의 뇌는 보이지 않게 다른 뇌와 함께 움직인다
인도네시아 발리섬 사람들은 두려울 때 잠이 든다. 아니면 적어도 ‘자기로 되어 있다’.
두려움을 느낄 때 잠든다니 이상해 보일 수 있다. (중략) 두려움에 잠드는 마음은 어떤 종류의 마음일까? 당신의 마음과는 종류가 다른 마음일 것이다. _6. 인간의 뇌는 다양한 종류의 마음을 만든다
어떤 종류의 마음도 다른 어떤 마음보다 본질적으로 더 낫거나 나쁘지 않다. 다만 환경에 더 잘 적응한 변이가 있을 뿐이다. 인간의 마음에 관한 한 변이가 있는 것이 정상이다. 우리가 ‘인간의 본성’이라고 부르는 것은 정말 다수의 인간 본성을 말한다. 하나의 보편적인 마음이 있어야 인간이 하나의 종이라고 주장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물리적 환경과 사회적 환경에 스스로를 연결시키는 매우 복잡한 두뇌뿐이다. _6. 인간의 뇌는 다양한 종류의 마음을 만든다.
사회적 현실은 우리의 가장 큰 업적 중 하나일 수 있지만 서로를 향해 휘두를 수 있는 무기이기도 하다. 사회적 현실은 조작에 취약하다. 민주주의 그 자체가 사회적 현실이다.
사회적 현실은 인간 두뇌들의 앙상블에서 나오는 초능력이다. 이로써 우리는 자신의 운명을 계획하고, 심지어 우리 종의 진화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중략) 우리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현실을 더 크게 좌우할 수 있다. 우리는 또한 우리가 인식하는 것보다 현실에 대해 더 큰 책임이 있다. _7강. 인간의 뇌는 현실을 만들어낸다
출판사 서평
“배럿은 인간의 마음에 관한 가장 도발적인 사상가다”
_애덤 그랜트, 와튼스쿨 심리학 교수, 《기브 앤 테이크》 《싱크 어게인》 저자
세계 1퍼센트의 과학자가 들려주는 ‘아주 짧은 뇌과학 강의’
인간의 뇌는 ‘이성적 사고’를 위해 있는 게 아니다. 그렇다면 뇌의 최상위 목적은 무얼까?
‘삼위일체의 뇌’는 허구다. 인간의 뇌를 보는 프레임은 진작에 바뀌었다
뇌가 나의 거의 모든 행동을 예측한다면, 내 인생은 누가 선택하고 책임지는 것일까?
아이들을 학대와 빈곤에서 하루빨리 구해야 하는 이유는 바로 우리 ‘뇌’에 있다
만성 스트레스와 언어폭력은 왜, 어떻게 우리 몸에 실제로 해를 입힐까?
세상에 이토록 다르고 상충하는 마음들이 있는 게 정상인 이유
뇌는 우리가 경험하는 모든 사회적 현실을 우리 ‘머릿속에’ 만들어낸다
뇌의 세계로 들어서는 7과 1/2개의 문
우리에게 왜 뇌가 있는지 궁금했던 적이 있는가? 유명 저널과 마케팅 서적에서 ‘삼위일체의 뇌’ 이야기를 읽고 고개를 끄덕인 기억은? SNS에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생각을 올리는 사람을 보면서 저 사람의 머릿속은 어떨까 궁금한 적이 있었나?
세계적 석학인 신경과학자 리사 펠드먼 배럿Lisa Feldman Barrett이 신간《이토록 뜻밖의 뇌과학》에서 우리 양쪽 귀 사이에 들어앉은 1.4킬로그램짜리 회색 덩어리에 관해 다른 뇌과학책에서 들어왔던 것과는 사뭇 색다른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 책을 감수한 카이스트 정재승 교수의 표현에 따르면 “21세기 뇌과학의 정수가 고스란히 담긴” 동시에 “매우 개성 있는 강연 시리즈”다.
뇌과학 연구의 최전선에서 보내온 짧지만 강력한 7번의 강의와 그에 앞서 뇌의 방대한 진화사를 간략히 엿보는 더 짧은 이야기(저자에 따르면 1/2번의 강의) 한 토막에 21세기 뇌과학의 주요 발견과 논의가 담겨 있다. 이 책에 담긴 이야기는 진화학과 뇌과학 역사의 짧은 요약으로 시작해 이내 우리의 일상과 사회의 주요 이슈로 확장된다. 쉽고 흥미로우면서 동시에 근본적인 질문을 일깨우는 통찰로 읽는 사람의 지적 호기심과 마음속 세계를 순식간에 넓혀간다.
우리는 뇌를 너무 몰랐다
오늘의 뇌과학을 만나는, 단언컨대 최적의 안내서
뇌는 인간의 중추다. 지난 몇십 년 사이 본격적인 뇌과학 연구가 가능해지면서, 오늘날 개인의 인간관계에서 정치, 경제, 교육, 마케팅, 의료 등에 이르는 여러 영역에 뇌과학이 밝혀낸 사실들을 기반으로 한 조언들이 쏟아진다. 하지만 그런 지식의 흐름을 따라잡고 새 지식을 업데이트하기란 대중에게는 물론 전문가들에게도 만만치 않다. 그래서 우리가 접하는 세상에는 낡은 지식과 통념, 왜곡된 사실, 이해관계에 따른 논쟁이 흥미롭고 때로 혁명적인 새 지식과 뒤섞여 존재한다. 그렇다면 이토록 중요한 뇌에 관해서, 오늘의 우리는 얼마나 제대로 알고 있을까? 또, 뇌에 관한 관점과 생각이 달라진다면 과연 인간의 삶은 얼마나 달라질 수 있을까?
노스이스턴대 심리학 석좌교수이며 하버드의대 ‘법·뇌·행동센터’의 수석과학책임자인 배럿은 인간의 정서 연구를 중심으로 뇌과학과 심리학의 패러다임을 바꿔온 세계적 석학이다. 배럿은 그간 인간의 원초적 본능이라 여겨온 감정이 사회적 구성물임을 주장하며, 인간은 감정을 수동적으로 수용하는 게 아니라 능동적으로 감정 경험을 구성해나가는 주체라는 관점을 제시한 바 있다.
《이토록 뜻밖의 뇌과학》에도 책 전반에 걸쳐 배럿 특유의 혁신적인 관점이 곳곳에서 드러난다. 배럿은 뇌가 어떻게 생겨났으며 왜 중요한지, 그 구조는 어떻게 되어 있으며 어떻게 다른 뇌와 함께 작동해서 우리가 경험하는 모든 것을 만들어내는지 설명하기 위해 지금까지 과학이 내놓은 성과 위에서 최선의 과학적 시선으로 뇌를 살펴본다. 7과 1/2개의 강의마다 뇌에 관한 흥미로운 사실들이 등장하는데, 이들 각각에는 인간의 본성을 바라보는 중요한 관점들이 담겨 있다.
간단히 말해서 당신의 뇌가 하는 가장 중요한 일은 생각하는 것이 아니다. 작은 벌레에서 진화해 아주아주 복잡해진 신체를 운영하는 것이다. _1/2강. 뇌는 생각하기 위해 있는 게 아니다
배럿은 뇌의 ‘가장 중요한 임무’에 대한 전형적인 선입견을 대담하게 뒤집는 것으로 책의 서두를 연다. ‘신체예산’은 배럿이 정서 연구에서 언급해온 개념으로 ‘신체 안팎의 조건들을 예측하면서 생존을 위해 신체를 제어하는 역할, 곧 알로스타시스를 해내는 것’을 말한다. 이 책 첫머리의 1/2강의는 “‘신체예산’이라는 발상은 당신의 뇌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이해하고, 결국 어떻게 더 건강하고 의미 있는 삶을 오래도록 살 것인가 하는 문제를 풀어내는 핵심 열쇠”라는 대전제로 마무리된다.
이어지는 일곱 번의 강의에서는, 경이로운 뇌들로 가득한 동물의 왕국에서 과연 무엇이 인간의 뇌를 특별하게 또는 특별하지 않게 만드는지, 인간 뇌의 구조와 작동방식에 관해 지금까지 나온 최선의 과학적 설명은 무엇인지, 미완성 상태로 세상에 나온 아기의 뇌가 어떻게 점차 어른의 뇌로 바뀌어가는지, 뇌는 어떻게 ‘예측함으로써’ 작동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하나의 뇌 구조에서 각각 다른 인간의 마음들이 생겨날 수 있는지 등을 차례차례 살펴본다.
자유롭고 온전한 최선의 삶에 관해
현대 뇌과학의 성취가 우리에게 말해주는 것
이 짧고 강력한 책에 담긴 내용은 뇌의 메커니즘에 대한 과학적 발견에 머물지 않는다. 배럿은 종종 “잠시 과학자로서의 입장을 내려놓는 것을 양해해달라”며 현실의 질문들과 맞붙는다. 뇌를 가진 인간이 실제로 살아가는 사회ㆍ문화ㆍ정치 등의 영역에서 우리가 어떤 인간인지, 또는 어떤 인간이기를 원하는지 생각해보도록 권한다.
‘마음속에서 전쟁을 벌이고 있다’는 발상은 이외에도 많은 사회제도에 깊이 스며들어 있다. 경제 분야에서 투자자 행동 모델은 합리성과 감정을 뚜렷하게 구분한다. 정치권에는 현재 감독하는 산업 분야에 과거 로비 전적이 있는 등 이해충돌 문제가 뚜렷한 지도자들이 있는데, 이들은 자신이 쉽게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국민을 위해 합리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믿는다. 이러한 오만한 생각들 밑에 바로 ‘삼위일체의 뇌’라는 허구가 도사리고 있다.
뇌는 세 개가 아니라 하나다. 플라톤이 말한 내면의 전투를 넘어 나아가려면 우리는 합리적이라는 것이 무엇을 뜻하는지, 자기 행동에 책임을 진다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 심지어 인간이 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근본적으로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_1강. 뇌는 하나다, 삼위일체의 뇌는 버려라
예를 들면, 아기의 뇌가 발달하려면 적절한 물리적, 사회적 입력자극이 필수이며, 아기는 양육자를 통해 ‘신체예산’을 제대로 배분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3강). 따라서 자극의 결핍과 사회적 방치를 초래하는 빈곤은 극복하기 힘든 역경이다. 하지만 정치인들은 아이들이 빈곤에서 벗어나게 하는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수십 년간 질질 끌어왔다. 배럿은 단호하게 말한다. 아이들을 빈곤과 학대라는 비극에서 벗어나게 하는 일은 단순히 ‘삶의 질’ 문제가 아니다. 지금 당장 아이들을 구하는 것이 더 큰 비극을 막는 일이며, 따라서 (굳이 정치를 배제하고 말하자면) ‘재정적으로도 훨씬 효과적’이라고.
이 악순환이 빈곤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부정적인 고정관념을 강화한다고 해도 놀랄 일이 아니다. 어떤 집단의 사람들에게 여러 세대에 걸쳐 빈곤이 지속될 때 사회는 너무 쉽게 유전자를 탓한다. 하지만 그 집단 아이들의 뇌는 빈곤에 의해 형성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_3강. 어린 뇌는 스스로 세계와 연결한다
4강에서는 단순히 자극에 반응하고 수용하는 기관이 아니라 예측기관이자 스스로 재배선하는 존재로서 뇌가 등장한다. 여기서 배럿은 오래도록 해결되지 않은 문제 하나를 언급한다. ‘자유의지’ 얘기다. “뇌는 예측기관이다. 다른 말로 하면 당신의 행동은 당신의 기억과 환경의 제어를 받는다. 이것이 당신에게 자유의지가 없다는 것을 의미할까? 누가 당신의 행동을 책임져야 할까?”
물론 이 책은 자유의지에 관한 논쟁을 종결하지 않는다. 다만 배럿의 관점은 명확하다. 사람은 자신의 행동에 스스로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책임이 있다. 뇌가 과거 경험을 사용해 당신의 행동을 예측하고 준비한다면, 당신에게는 예측하는 방식을 바꾸기로 선택할 기회가 (어느 정도는) 있다는 얘기다. 뇌가 다양한 예측을 세부조정하고 가지치기하면서 특정 행동이 자동화되고, 그 결과 당신 자신과 주변 세상을 다르게 경험하게 된다면, 그것은 자유의지의 한 형태거나 최소한 자유의지라고 부를 만한 것이라고 배럿은 말한다. 이는 1강에 언급된 ‘인간의 본성과 책임’에 관한 관점과도 일맥상통한다. 이런 생각들을 진지하게 받아들인다면 사회의 구태의연한 제도의 근간이 달라질 수 있다.
당신의 뇌가 단순히 세상에 반응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세상을 예측하고 게다가 자신의 배선까지 바꿀 수 있다면, 당신이 나쁜 행동을 했을 때 누가 책임을 져야 할까? 바로 당신이다. (중략) 때로는 우리가 잘못했기 때문이 아니라 그것을 바꿀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기 때문에 우리에게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_4강. 뇌는 당신의 거의 모든 행동을 예측한다
인간이 사회적 동물이라는 것은 너무 중요한 나머지 실감하기 어려운 사실일지도 모른다. 우리의 뇌를 통하면 그 사실을 아주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다. ‘사회적 동물’이라는 것은 우리가 신체예산을 서로 나눠 쓰고 서로 조절할 수 있다는 얘기다(5강). 다시 말해,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우리의 뇌와 몸은 다른 사람의 몸에 들어 있는 뇌와 강력하게 연결되어 있다. 그리고 인간은 독특하게도 ‘말’이라는 도구로 서로의 신체예산을 조절한다.
이로부터 우리의 일상과 건강이 타인과 그의 말로부터 얼마나 엄청난 영향을 실제로 받을 수 있는지가 명확해진다. 언어폭력이 왜 실제로 폭력이며 우리 몸에 물리적 위해를 가할 수 있는지, 그 근거는 뇌의 구조와 메커니즘 속에 존재한다. ‘스트레스 받으면 살이 찐다’는 것도 더는 막연한 현상이 아니다. ‘타인과 그 뇌’라는 존재는 당신 뇌의 신체예산 관리에 실제로 물리적 영향을 끼친다.
스트레스의 바다에서 끊임없이 고군분투하면서 신체예산이 심각한 적자를 쌓아나가는 것을 만성 스트레스라고 한다. 이는 그 순간 당신을 비참하게 만드는 것 이상의 역할을 한다. 만성 스트레스를 야기하는 것이라면 그것이 무엇이든 시간이 경과하면서 뇌를 조금씩 갉아먹어 몸에 질병을 일으킬 수 있다. 여기에는 신체적 학대, 언어폭력, 따돌림, 심각한 방치 등 인간이 서로를 괴롭히는 수많은 방법이 포함된다. _5강_당신의 뇌는 보이지 않게 다른 뇌와 함께 움직인다
이 밖에도 《이토록 뜻밖의 뇌과학》에는 인간은 어떻게 여러 가지의 마음, 그것도 때로는 상충할 수밖에 없는 서로 다른 마음을 갖게 되었으며, 그것이 다른 문화, 다른 사람들을 대할 때 우리에게 어떤 지침을 주는지(6장), 또 무엇이 우리에게 관습, 규칙, 문명을 만들도록 힘을 주었는지(7강)와 같은 주제들이 차례차례 등장한다. 이 여정을 따라가면서 우리는 뇌과 관리하는 신체예산과 예측 프로세스, 그리고 그것들이 당신의 행위와 경험을 만들어내는 데 있어 얼마나 중추적 역할을 하는지를 틈틈이 들여다본다.
끝으로, 이 책 끝머리에는 ‘과학 이면의 과학’이라는 제목으로 ‘부록 같지 않은 부록’이 붙어 있다. 저자가 본문에 싣지 못한 과학적 세부사항을 간추려 실은 것으로, 각 강의 주제에서 한 걸음 더 들어간 중요한 내용이라든가 과학계의 쟁점, 과학자들이 남긴 재치 있는 표현의 출처 등이 담겨 있다. 여느 책의 주석과는 다르게 그 자체로 읽는 재미가 있는 ‘또 하나의 강의’라 할 수 있다.
한마디로 이 책은 뇌에 관해 근거 없는 신화를 깨고 뇌의 진짜 중요한 모습을 보여주어 그것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지 나누고자 한다. 짧고 매력적인 7과 1/2번의 강의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도마뱀의 뇌’같이 뿌리 깊은 허구라든가 이른바 ‘이성 대 감성’ ‘양육 대 본성’ 같은 관념적 구도의 허울을 알아차리고, 진정 ‘뇌’를 가진 인간으로 어떻게 행동하고 판단할지 생각해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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