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 및 소감
머리를 쓰는게 아니라 운동이 뇌와 관련된다는 충격적인 이야기로 시작한다. 달리기와 같은 유산소 운동이 뇌를 자극하고 기능을 활성화시킨다. 운동은 미래를 위한 저축이다. 노년이 되어도 뇌가 기능을 할 수 있게 힘을 쓰는게 바로 달리기이다. 한두해 운동으로는 표가 나지 않기에 10년 이렇게 꾸준히 해야 한다. 러닝은 하나의 루틴이 되어야 한다. 꾸준한 실천 노력만이 답이다.
6쪽: 뇌는 머리를 쓴다고 좋아지지 않는다. 뇌는 오히려 몸을 써야 건강해진다. 몸이 건강해지면 뇌도 함께 좋아진다. 이 사실을 잘 알기에 나는 시간이 날 때면, 아니 시간이 없어도 달렸다. 그리고 달릴 여건이 되는 환자에게는 달리도록, 그렇지 않은 환자들에게는 달리기를 대신한 운동을 알려주었다.
6쪽: 이 책의 제목 '길 위의 뇌'에는 여러 뜻이 있다. 먼저 지금 길 위에서 내딛는 한발이 뇌를 더욱 건강하게 만든다는 평소 생각을 담았다. 뇌는 길 위에 올라 움직일 때 좋아진다. 또한 아기, 청년, 노인 할 것 없이 회복을 위해 애쓰고 있는 수많은 내 환자와 그 가족을 위해서 쓴 책이기도 하다, 이들은 모두 다 저마다의 길 위에서 애쓰고 있다. 어떤 인생길을 걸었느냐에 따라 뇌는 달라진다. 대부분의 뇌질환은 내 삶의 궤적이 이끈 결과이고 회복과 치유 역시 스스로 걸어가야 할 길이다. 이 책은 한 사람이라도 더 운동 저축을 시작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썼다. 마치 돈을 모으는 것처럼 운동 역시 까먹기도 쉽고 꾸준히 해야 한다. 한두 해 정도로는 그다지 표도 안 난다. 이게 뭔가 싶다. 하지만 그렇다고 안하면 안되는 것이기도 하다. 그렇게 오래 해야 비로소 힘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쪽: 왜 뇌신경 분야 재활의학 전문의인 나는, 재활에 대한 내용보다 평소 운동하라는 글을 더 많이 썼을까? 그 이유는 뇌가 병들고 다친 후에 뇌를 원상으로 돌리는 것보다 쉬운 것이 문제가 생기기 전에 병을 막는 일이기 때문이다. 뇌가 병들거나 다치지 않게 하는 것이 훨씬 경제적이고 효과적이다. 뇌의 병을 어떻게 막느냐고? 뭐 대단한 것이 아니다. 내 몸이 건강해야 뇌도 건강하다. 그래서 몸을 건강하게 관리하는 노력이면 된다. 그리고 이 노력은 몸과 뇌가 병들기 전, 노쇠해지기 전부터 일찌감치 시작해야 한다.
37쪽: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그래서 가족들도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는 '화장실 정도 가는 것'은 사실 아주 대단한 능력이다. 혼자 화장실을 가려면 15가지 운동 과정이 필요하다.
60쪽: 답은 ‘재미’에 있다. 달리기에 재미를 느끼면, 그냥 그것으로 끝이다. 옆에서 뜯어 말려도 결국은 달리게 되어 있다. 시간이 없으면 시간을 만들어서라도 달린다. 재밌다는 것을 느끼게 되면 취미를 더 오래 유지하고 더 깊게 즐긴다는 사실은 이미 여러 연구로 입증된 사실이다.
71쪽: 여름 러너의 특권은 雨中走다. 비야 다른 계절에도 얼마든지 맞으며 달릴 수 있지만 권할 일은 아니다. 귀가하는 길에 심한 감기에 걸릴 수 있어서다. 여름의 우중주는 훌륭한 상담가다. 끈적하고 텁텁하던 습도와 더위는 비와 함께 바로 사라진다. 조금씩 비에 젖기 시작하면 그때부터는 거리낄 것도, 신경 쓸 것도 없다. 우중주는 러너에게 슬쩍 열쇠를 건넨다. 성인이 되어 스스로 들어가 갇힌 체면치레 감옥의 열쇠. 쏴 빗소리와 첨벙첨벙 내발자국 소리뿐인 텅빈 주로를 달리다 보면 비에 씻겨가는 것은 고민과 걱정, 갈등 그리고 부담감이다. 몸과 마음은 여름비에 가벼워진다.
126쪽: 그러나 건강검진은 시험이 아니다. 오히려 평상시 내 모습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함이 아닌가. 바짝 준비하여 합격하고 기준치를 통과한들 본 모습이 아니니 별 소용없다. 마치 포토샵 보정으로 멋지게 수정된 사진 속 얼굴을 보고 이것이 진짜 나라며 흐뭇해 하는 것과 같다. 벼락치기 덕분에 이상 소견을 거를 수 있는 기회를 잃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다.
133쪽: 뇌를 위해 운동, 특히 유산소운동을 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유산소 운동이 심장과 폐만 강하게 만들까? 그렇지 않다. 심장과 폐는 물론 동맥과 정맥, 말초혈관, 근육, 근육 내 대사 시스템까지도 건강하게 만든다. 운동을 그저 멋진 몸을 만들기 위한 혹은 살을 빼기 위한 수단으로만 여기는 사람이 많지만 운동, 특히 유산소 운동은 우리 몸의 거의 모든 조직 - 즉, 운동에 관여하는 않는 조직까지-을 변화시킨다. 그리고 운동으로 크게 변하는 장기 중 하나가 바로 뇌다. 유산소 운동은 뇌 안의 NVU(신경-혈관 단위)를 건강하게 만든다. 다시말해, 유산소 운동은 뇌세포의 건강을 유지시키고 뇌세포가 잘 일하게끔 만드는 행위이다.
156쪽: 숲을 일구는 데 수십 년의 세월이 들지만 불에 타 없어지는 데는 몇 시간이면 충분하다. 뇌도 그렇다. 뇌를 건강하게 유지하려면 평생에 걸쳐 꾸준히 몸과 뇌를 함께 가꿔야 하지만, 사고나 병으로 뇌를 다치는 것은 한순간이다. 무너진 신뢰는 복구가 어렵고, 불에 탄 숲을 다시 예전으로 돌리려면 배의 노력이 필요한 것처럼 우리의 뇌도 다치면 다시 원상태로 복구가 어렵다. 가벼운 뇌진탕 같은 경우를 제외하고, 심한 손상이나 반복된 손상은 돌이킬 수 없는 경우가 많다. 다친 뇌를 돌이킬 수 없으면 어떻게 되는지 나는 늘 환자들을 통해 본다.
183쪽: 트레드밀을 '끔직한 트레드밀'이란 뜻의 드레드밀(dreadmill)이라고 부르기도 하니 말이다. 분명 내가 부러워하는 달리기인데도 전혀 부럽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야외에서 달릴 때는 시간의 흐름과 계절의 변화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매일이 다른 풀과 꽃과 나무를 목격하기도 하지만, 그보다 먼저 공기에 실려 코에 이르는 냄새가 다르고, 살갗에 닿는 바람의 온도와 햇살의 세기도 다르다. 공기의 밀도도 매일 새롭다. 그래서 야외 달리기는 몸의 오감을 예민하게 깨운다. 감각 정보를 감지하고 해석하는 뇌가 예민해지는 것이다. 야외에서 달리는 사람은 뇌와 감각이 둔할 수 없다.
193쪽: 각종 연구 결과나 실제 세계 유수의 마라톤/육상 경기 자료를 보면 착지법과 마라톤 기록 사이에는 의미 있는 상관관계가 없다. 세계적인 마라톤/중장거리 육상 선수들이 가장 많이 구사하는 착지법이 리어풋이라는 것도 알 수 있다. 리어풋은 가장 보편적인 러닝 착지법이다. 그리고 리어풋 착지로 뛰어나게 잘 달리는 선수들도 무척 많다. 잘 달리기 위해서는 미드풋으로 달려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은 근거를 찾기 어렵다.
205쪽: 이러한 자기 인식(perceived-felt vulnerability)은 비로소 건강을 관리하고 조치를 취할 계기가 된다. 자기 인식이 정확하지 않으면 건강 관리를 제때에 시작하지 못할 위험이 매우 높고, 신체 기능이 심각하게 떨어지거나 병을 진단받은 후에나 알게 된다. 더 큰 문제는 그 때쯤 되면 돌이킬 수 없다는 사실이다. 그러니 늦지 않게 자기 인식의 계기를 만드는 것부터 시작이다. 내 몸의 성능과 한계를 테스트해 보는 기회를 가끔씩이라도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
210쪽: 남들에게 보이거나 남들을 쫓기보다 나의 길을 찾아가게 된다. 사회적 시선을 의식한 치장과 꾸미기는 점점 의미를 잃는다. 대신 자기 몸 하나 제대로 건사하지 못하는 것은 무척 창피하고 무능하게 느껴진다. 신체의 유약함과 낡음은 좋은 옷으로 덮이는 게 아니라 오히려 대비되어 더욱 드러나는 법이다.
217쪽: 그리고 걸었다. 하루에 42 km, 즉 마라톤 거리를 걸은 날도 있었다. 걷는데 여덟 시간이 걸렸다. 걷기는 역시 효율이 너무도 낮은 운동이었다. 달리기를 쉬는 대신 꾸준히 걷기라도 하면 심폐체력이나 근력이 유지될까? 그렇지 않다. 달리기를 쉬는 동안 나는 매일 걸었지만 내 최대산소섭취량은 하염없이 떨어질 뿐이었다. 걷기는 신체 건강한 성인에게는 적절하고 충분한 운동이 되지 못한다.
219쪽: 매일 하는 세수와 양치질은 쉽다. 고민도 갈등도 없다. 운동 같은 습관도 고민이나 갈등이 개입될 여지를 만들지 않으면 된다. 그러려면 관성을 이용해야 한다. 매일같이 그냥 하는 것으로 만들어 버리면 훨씬 수월하다. 관성을 내 것으로 만드는 것, 즉 루틴으로 만드는 것까지가 스스로 할 일이다.
* 운동량을 늘리더라도 주당 10% 이상은 늘리지 않는 것이 좋다. => 부상의 위험 초래
* 무릎보호대를 차고 달리는 것은 그만큼 부족하다는 의미 => 계단 오르기나 스쿼터를 통해 엉덩이와 허벅지 근력을 강화 추천
244쪽: 가족도 알아보지 못하고 본인이 지금 병원에서 무얼 하고 있는지조차 인지하지 못하는 그를, 3년 만에 걷게 만든 것은 무엇일까? 테니스공을 좇던 집중력, 공의 저항을 이겨 라켓을 휘두르던 근력, 경기에 임하던 마음가짐, 젊었을 적 갈고 닦았을 체력, 어려운 훈련을 참아낸 근성, 이기고자 했던 투지. 나에겐 그런 것들이 떠올랐다. 그것이 근성이나 의지든, 습관이든, 관성이든, 체력이든, 그 무엇이든 간에 일생에 걸친 습관은 몸이나 혼에 새겨져 위기 때 힘으로 발휘된다.
245쪽: 우리는 오늘 계획한 일을 내일로 미루면서 '내일의 내가 할거야'라고 말한다. 내일의 나에게 기대지 말고, 오늘의 내가 해주자. 오늘 내가 한 운동은 내일, 10년 후, 30년 후의 나를 위해 쓰일 것이다. 내 몸과 혼에 이어진 평소 습관이 위기에 처한 미래의 나를 도울 것이다. 다치기 전, 아프기 전에 해둔 운동이 회복을 가른다.
263쪽: 우리 몸과 마음은 적절한 스트레스가 있을 때 건강과 기능을 유지한다. 운동을 하지 않으니 몸도 마음도 스트레스 없는 편안한 상태로 지냈을 것이고, 배부르고 등 따수운 생활을 즐겼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삶은 나도 모르게 낡아버린 신체와 한없이 허약해진 정신을 가져다줄 뿐이다. 안 하던 운동을 몇십 년 만에 갑자기 하면 신체적으로 피로뿐만 아니라 엄청난 정신적 피로가 엄습하는 것은 당연하다. 게다가 이젠 젊은 나이도 아니다. 젊었을 때도 하지 않던 운동을 나이 들어서 시작하려니 당연히 몇 배는 더 힘들다. 쉬운 운동조차 하지 않은 채 세월을 보낸 값은 분명 나이가 들어 치르게 된다.
263쪽: 치매, 암, 당뇨, 고혈압, 비만, 우울증과 같이 운동 기능과는 거리가 먼 질병조차 운동은 중요한 치료제다. 운동은 치매약이나 항암제, 수술 못지 않게 중요하고 효과적이다. 그런데 문제는 운동은 누가 대신할 수 없고 본인이 스스로 해야 한다는 데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운동을 치료제로 제대로 쓸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환자 스스로가 운동을 할 수 있는 수준으로 몸과 마음이 준비되어 있어야, 병에 걸렸을 때 비로소 운동을 약으로 쓸 수 있다. 그런데 이미 오랫동안 운동과는 거리가 먼 생활을 하면 ‘더 이상 쓸 약이 없는’ 상태가 되고 마는 것이다.
295쪽: (아주 중요한 냉각 전략인) 땀은 사람을 오래 달리기의 강자로, 험한 세상에서 살아남게 만들어 주었다. 사람은 유산소성 대사를 활용해서 오래 달린 덕분에 척박한 지구 환경과 생존 경쟁 속에서 살아남았다. 최소 100만 년 이상을 달렸던 기억이 우리 유전자와 우리 몸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 우리 몸은 그렇게 살도록 설계된 몸이다. 이 말은 곧 설계된 대로 살지 않으면 문제가 생긴다는 말이기도 하다.
321쪽: 2022년 기준 한국인의 평균 건강수명은 남성 65.1세, 여성 66.6세이다. 평균수명에서 건강수명을 빼면 남성의 14.8 년, 여성은 19.1년을 병상에서 보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람들은 인생의 80%만 건강한 채로 살고, 나머지는 아픈 몸으로 보낸다. 여성이 남성보다 오래 살지만 또 그만큼 아픈 상태로 오래 산다. 중요한 건 10년 전과 비교했을 때 건강수명은 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유병 기간만 늘어났다. 평균수명의 연장은 아픈 채로 죽지 않고 오래 버티게 만들어 얻은 셈이다. 의사들이 아무런 의심 없이 환자들의 생명 연장을 위해 최선을 다했던 것과 같은 맥락이다.
책 소개
몸이 건강하려면 운동 저축을 해야 합니다!
서울대 재활의학과 정세희 교수의 달리기와 뇌 이야기
코로나 팬데믹을 전후로 몇 년 사이에 건강과 노화에 대한 젊은층의 관심이 급증했다. 건강한 음식을 먹고 술과 담배를 멀리하며 규칙적인 생활을 하려는 이들에게 필수적인 또 하나의 요소는 바로 ‘운동’이다. 최근까지 MZ세대 사이에서도 유행한 골프와 같이 사교 활동을 목적으로 한 스포츠도 있지만, PT나 러닝, 수영처럼 순전히 체력과 근력을 단련하는 운동에 대한 관심과 선호도 높다. 그중에서 달리기, 즉 러닝은 혼자서도 또는 여러 사람과 모여 크루를 형성해서 할 수도 있는 운동이라 특히 인기가 있다. 런데이 앱이니 러닝 크루니 이러한 것들은 전혀 없었던 20년 전부터 달리기를 해온 서울대 재활의학과 정세희 교수는 새내기 의사 시절부터 러너로도 경력을 쌓았다. 의사로서 보낸 시간과 러너로서 달린 시간이 거의 일치하는 셈이다. 달리기와 운동, 뇌 이야기를 전하는 저자의 블로그는 네이버 선정 이달의 블로그에도 뽑혔을 정도로 알찬 내용을 담고 있기도 하다. 바쁘기로 소문난 의사가 어떻게, 그리고 왜 달리기를 멈추지 않았던 걸까? 그리고 왜 자신을 찾아오는 환자들과 수천 명에 달하는 블로그 구독자들 또 이 책 『길 위의 뇌』를 집어들 독자들에게 달리기를 비롯한 운동을 절대 거르지 말고 꾸준히 쌓아야 한다고 강조하는 걸까? 뇌를 보는 의사, ‘브레인러너’ 정세희에게 운동은 단지 취미 활동이나 체력 단련을 넘어서는 것이기 때문이다.
작가정보: 정세희
2001년 서울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의학석사 및 의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오리건 헬스 앤 사이언스 유니버시티 파킨슨센터 방문연구원을 역임했다. 현재 서울대 의과대학 재활의학교실 교수로 재직 중이며, 재활의학과 전문의로 2007년부터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재활의학과에서 과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뇌신경질환과 소아질환을 가진 수많은 환자들을 진료하면서 이 분야에 대한 연구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음악, 미술 그리고 글은 좋아하지만 체육도 좋아하는 줄은 모르고 살다가 전공의 시절 우연히 달리기 시작한 후로 20년 넘게 달리고 있다. 뇌를 치료하는 재활의학과 의사가 된 지도 20년이 넘었다. 뇌를 보다 보니, 그리고 달리다 보니 달리기가 그저 운동이 아니란 것을 알게 되었다. 지금까지 30회 이상의 풀코스 마라톤을 달렸고, 최고기록은 2022년 시카고마라톤에서 세운 3시간 38분 23초다. 평생 건강하게 달리는 것이 모토다.
목차
- 들어가며
1장. 뇌를 보는 의사가 말하고 싶은 것들
믿을 구석은 뇌가소성, 그러나 너만 믿기엔
좋은 음식, 좋은 영양제, 좋은 베개를 찾는 당신에게
검은 비닐봉지를 준비하라
혼자 화장실만 가시면 좋겠어요
운수 좋은 날
2장. 달리기의 맛
나만 하긴 미안하여
달리기의 사계
모차르트와 달리기
오른발 왼발
나의 달리기 심장을 두고 온 곳
지금껏 가장 행복했던 달리기
달리다 스치는 이들에게
나는 나의 묵묵한 달리기가 좋다
3장. 나, 그리고 가족의 뇌를 지키려면
어른 환자, 아이 환자
이분법을 버려야 하는 이유
뇌는 살찌지 않는다
만약 내게 치매 유전자가 있다면
발달지연이 걱정인 부모 옆, 스마트폰 하는 아이
아무 운동이나 하면 뇌에 좋을까
주먹은 죄가 없다
글러브와 헤드기어 그리고 꿀밤에 대한 데이터
4장. 달리기의 쓸모
양 팔에 타투가 빼곡한 사람
야외 달리기를 권함
꼭 미드풋으로 뛰어야 하나요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낡는 나의 몸 점검하기
달릴수록 바뀌는 것들에 대해
때론 부상도 좋은 재료가 된다
운동은 정답이다, 그러나 운동엔 정답이 없다
토끼를 이긴 거북이
5장. 운동 저축
평소 습관이 회복을 가른다
선생님, 전 매일 만 보씩 걸어요!
중년이 되면 책임질 것은 얼굴만이 아니다
더 이상 쓸 약이 없습니다
가죽 포대를 메고 달린 사나이
운동할 시간이 어디 있나요, 공부해야지
달릴 운명Ⅰ
달릴 운명Ⅱ
운동하지 않는 의사
꽃길만 걸으세요
과한 운동은 독일까
정말 백세까지 살고 싶은가
참고문헌
추천사
- 수많은 뇌질환 환자를 치료해온 전문의의 단호한 조언에 정신이 번쩍 든다. “평소 운동할 수 있을 때 미리 해둬라.” “기도하지 말고 노력을 해야 한다.” 휴, 내가 생활체육인으로서 터득한 경험이 제대로 된 뇌 건강법이었구나. 몸을 움직여야 뇌가 좋아진다는 내 소신에도 불끈 자신감을 얹어주었다. 달리기는 취미 활동을 넘어서 뇌를 위해 마땅히 해야 하는 ‘양치질’이다. 우리처럼 머리를 쓰는 정신노동자일수록 더더욱 몸을 쓰는 것이 진리. 20년 넘게 달려온 여성 의사라니, 좋아라 헐떡이며 ‘달리기의 맛’을 나누고 싶다!
책 속으로
왜 뇌신경 분야 재활의학 전문의인 나는, 재활에 대한 내용보다 평소 운동하라는 글을 더 많이 썼을까? 그 이유는 뇌가 병들고 다친 후에 뇌를 원상으로 돌리는 것보다 쉬운 것이 문제가 생기기 전에 병을 막는 일이기 때문이다. 뇌가 병들거나 다치지 않게 하는 것이 훨씬 경제적이고 효과적이다. 뇌의 병을 어떻게 막느냐고? 뭐 대단한 것이 아니다. 내 몸이 건강해야 뇌도 건강하다. 그래서 몸을 건강하게 관리하는 노력이면 된다. 그리고 이 노력은 몸과 뇌가 병들기 전, 노쇠해지기 전부터 일찌감치 시작해야 한다.
─ 20-21쪽, 「1장. 뇌를 보는 의사가 말하고 싶은 것들」에서
답은 ‘재미’에 있다. 달리기에 재미를 느끼면, 그냥 그것으로 끝이다. 옆에서 뜯어 말려도 결국은 달리게 되어 있다. 시간이 없으면 시간을 만들어서라도 달린다. 재밌다는 것을 느끼게 되면 취미를 더 오래 유지하고 더 깊게 즐긴다는 사실은 이미 여러 연구로 입증된 사실이다.
─ 60쪽, 「2장. 달리기의 맛」에서
그러나 건강검진은 시험이 아니다. 오히려 평상시 내 모습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함이 아닌가. 바짝 준비하여 합격하고 기준치를 통과한들 본 모습이 아니니 별 소용없다. 마치 포토샵 보정으로 멋지게 수정된 사진 속 얼굴을 보고 이것이 진짜 나라며 흐뭇해 하는 것과 같다. 벼락치기 덕분에 이상 소견을 거를 수 있는 기회를 잃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다.
─ 126쪽, 「3장. 나, 그리고 가족의 뇌를 지키려면」에서
숲을 일구는 데 수십 년의 세월이 들지만 불에 타 없어지는 데는 몇 시간이면 충분하다. 뇌도 그렇다. 뇌를 건강하게 유지하려면 평생에 걸쳐 꾸준히 몸과 뇌를 함께 가꿔야 하지만, 사고나 병으로 뇌를 다치는 것은 한순간이다. 무너진 신뢰는 복구가 어렵고, 불에 탄 숲을 다시 예전으로 돌리려면 배의 노력이 필요한 것처럼 우리의 뇌도 다치면 다시 원상태로 복구가 어렵다. 가벼운 뇌진탕 같은 경우를 제외하고, 심한 손상이나 반복된 손상은 돌이킬 수 없는 경우가 많다. 다친 뇌를 돌이킬 수 없으면 어떻게 되는지 나는 늘 환자들을 통해 본다.
─ 156-157쪽, 「3장. 나, 그리고 가족의 뇌를 지키려면」에서
각종 연구 결과나 실제 세계 유수의 마라톤/육상 경기 자료를 보면 착지법과 마라톤 기록 사이에는 의미 있는 상관관계가 없다. 세계적인 마라톤/중장거리 육상 선수들이 가장 많이 구사하는 착지법이 리어풋이라는 것도 알 수 있다. 리어풋은 가장 보편적인 러닝 착지법이다. 그리고 리어풋 착지로 뛰어나게 잘 달리는 선수들도 무척 많다. 잘 달리기 위해서는 미드풋으로 달려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은 근거를 찾기 어렵다.
─ 193쪽, 「4장. 달리기의 쓸모」에서
이러한 자기 인식perceived-felt vulnerability은 비로소 건강을 관리하고 조치를 취할 계기가 된다. 자기 인식이 정확하지 않으면 건강 관리를 제때에 시작하지 못할 위험이 매우 높고, 신체 기능이 심각하게 떨어지거나 병을 진단받은 후에나 알게 된다. 더 큰 문제는 그 때쯤 되면 돌이킬 수 없다는 사실이다. 그러니 늦지 않게 자기 인식의 계기를 만드는 것부터 시작이다. 내 몸의 성능과 한계를 테스트해 보는 기회를 가끔씩이라도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
─ 205-206쪽, 「4장. 달리기의 쓸모」에서
가족도 알아보지 못하고 본인이 지금 병원에서 무얼 하고 있는지조차 인지하지 못하는 그를, 3년 만에 걷게 만든 것은 무엇일까? 테니스공을 좇던 집중력, 공의 저항을 이겨 라켓을 휘두르던 근력, 경기에 임하던 마음가짐, 젊었을 적 갈고 닦았을 체력, 어려운 훈련을 참아낸 근성, 이기고자 했던 투지. 나에겐 그런 것들이 떠올랐다. 그것이 근성이나 의지든, 습관이든, 관성이든, 체력이든, 그 무엇이든 간에 일생에 걸친 습관은 몸이나 혼에 새겨져 위기 때 힘으로 발휘된다.
─ 244쪽, 「5장. 운동 저축」에서
치매, 암, 당뇨, 고혈압, 비만, 우울증과 같이 운동 기능과는 거리가 먼 질병조차 운동은 중요한 치료제다. 운동은 치매약이나 항암제, 수술 못지 않게 중요하고 효과적이다. 그런데 문제는 운동은 누가 대신할 수 없고 본인이 스스로 해야 한다는 데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운동을 치료제로 제대로 쓸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환자 스스로가 운동을 할 수 있는 수준으로 몸과 마음이 준비되어 있어야, 병에 걸렸을 때 비로소 운동을 약으로 쓸 수 있다. 그런데 이미 오랫동안 운동과는 거리가 먼 생활을 하면 ‘더 이상 쓸 약이 없는’ 상태가 되고 마는 것이다.
─ 263-264쪽, 「5장. 운동 저축」에서
사람은 유산소성 대사를 활용해서 오래 달린 덕분에 척박한 지구 환경과 생존 경쟁 속에서 살아남았다. 최소 100만 년 이상을 달렸던 기억이 우리 유전자와 우리 몸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 우리 몸은 그렇게 살도록 설계된 몸이다. 이 말은 곧 설계된 대로 살지 않으면 문제가 생긴다는 말이기도 하다.
─ 295쪽, 「5장. 운동 저축」에서
출판사 서평
현직 의사가 본 운동의 효과와 운동 부족의 무서움
늙고 병들었을 때 우리를 구할 수 있는 건 ‘운동 잔액’
『길 위의 뇌』에서 저자는 자신이 의사로서 만난 수많은 환자들의 케이스와 학자로서 알게 된 여러 연구 결과를 언급하며 건강할 때 운동 습관을 들이는 것이 얼마나 그리고 왜 중요한지 보여준다. 평소에 아무 증상이 없었던 것을 건강이라 믿고 ‘몸이 즐겁고 편한 대로’ 살아온 사람들은 병을 얻었을 때 극복할 수 있는 신체적, 정신적 힘이 현저히 떨어진다. 운동을 하며 몸이 겪게 되는 긍정적인 부하(負荷)를 경험한 적이 없기 때문에 치료와 재활을 금세 포기한다. 그러나 평소에 운동량을 성실하게 저축한 사람들은 보다 더 쉽게 회복한다. 자신의 몸에 남은 운동 잔액을 이용해서 힘든 회복과 재활 과정을 잘 견뎌낼 수 있는 것이다. 한 푼 두 푼 모을 땐 티도 안 나고 ‘역시 티끌은 모아봐야 티끌’이라며 허무하게 느껴지지만 급한 사정이 생겼을 땐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비상금처럼 운동도 마찬가지라는 저자는 지금 몸의 편안함을 추구함에 따라 미래에 얼마나 큰 대가를 치르게 될 수 있는지 의료 전문가로서 독자들에게 냉정하게 충고하고 있다. 『길 위의 뇌』가 궁극적으로 전하려는 메시지는 “규칙적인 운동만이 건강을 지킬 수 있다”이다. 병원 진료도, 처방약도, 영양제도 다 좋지만 우리의 건강을 가장 견고하게 지탱해 줄 단 하나의 기둥은 우리가 날마다 저축한 ‘운동’뿐이란 것이다.
『마녀체력』 이영미 작가 강력 추천!
달리는 사람이나 아직 달리기 전인 사람이나
누구든 당장 달리고 싶어질 ‘달리기의 맛’
『마녀체력』으로도 유명한 작가 이영미는 이 책을 강력 추천하면서 몸을 움직여야 뇌도 건강할 수 있다는 자신의 소신에 더욱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이 책의 저자 정세희 교수 역시 ‘의사’로서 달리기의 건강 이득을 강조하고 달리기를 비롯한 꾸준한 운동을 하지 않았을 때 어떤 노후를 맞이하게 될지 경고하고 있다면, ‘러너’로서는 달리기에 도움이 되는 실질적인 정보와 달리기에서 얻는 즐거움을 이야기한다. 달리기를 언제 시작하면 좋은지, 주법(走法)은 어떻게 바라보고 선택해야 할지, 달리기 권태기는 어떻게 넘겨야 할지부터 달리면서 즐기는 사계절의 풍경과 달리면서 만나는 사람들 그리고 보스턴마라톤 참가기까지 달리는 사람들에겐 공감과 묘한 경쟁심을, 아직 달리기 전인 사람들에겐 ‘나도 러닝을 시작해 볼까?’하는 동기부여를 자극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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