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용 및 소감
머리를 쓰는게 아니라 운동이 뇌와 관련된다는 충격적인 이야기로 시작한다. 달리기와 같은 유산소 운동이 뇌를 자극하고 기능을 활성화시킨다. 운동은 미래를 위한 저축이다. 노년이 되어도 뇌가 기능을 할 수 있게 힘을 쓰는게 바로 달리기이다. 한두해 운동으로는 표가 나지 않기에 10년 이렇게 꾸준히 해야 한다. 러닝은 하나의 루틴이 되어야 한다. 꾸준한 실천 노력만이 답이다.
=> 2025년 7월부터 시작했다가 겨울 추위 그리고 해외여행 중 한 동안 쉬었다. 지금 3월 다시 시작했는데, 꺾이지 않는 꾸준함이 절실히 필요하다. 다시 한번 다짐!!!
들어가며
5쪽: 병의 항복하지 않는다는 것은 반드시 병을 이겨내리라 굳게 결심하는 것을 말하지 않는다. 병에 항복하지 않는 것은, 병을 이겨내기 위해 무엇이든 스스로 실천하는 것이다.
6쪽: 뇌는 머리를 쓴다고 좋아지지 않는다. 뇌는 오히려 몸을 써야 건강해진다. 몸이 건강해지면 뇌도 함께 좋아진다. 이 사실을 잘 알기에 나는 시간이 날 때면, 아니 시간이 없어도 달렸다. 그리고 달릴 여건이 되는 환자에게는 달리도록, 그렇지 않은 환자들에게는 달리기를 대신한 운동을 알려주었다.
6쪽: 이 책의 제목 '길 위의 뇌'에는 여러 뜻이 있다. 먼저 지금 길 위에서 내딛는 한발이 뇌를 더욱 건강하게 만든다는 평소 생각을 담았다. 뇌는 길 위에 올라 움직일 때 좋아진다. 또한 아기, 청년, 노인 할 것 없이 회복을 위해 애쓰고 있는 수많은 내 환자와 그 가족을 위해서 쓴 책이기도 하다, 이들은 모두 다 저마다의 길 위에서 애쓰고 있다. 어떤 인생길을 걸었느냐에 따라 뇌는 달라진다. 대부분의 뇌질환은 내 삶의 궤적이 이끈 결과이고 회복과 치유 역시 스스로 걸어가야 할 길이다. 이 책은 한 사람이라도 더 운동 저축을 시작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썼다. 마치 돈을 모으는 것처럼 운동 역시 까먹기도 쉽고 꾸준히 해야 한다. 한두 해 정도로는 그다지 표도 안 난다. 이게 뭔가 싶다. 하지만 그렇다고 안하면 안되는 것이기도 하다. 그렇게 오래 해야 비로소 힘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1장 뇌를 보는 의사가 말하고 싶은 것들
15쪽: 뇌는 바뀐다. 이는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가만히 있는 뇌가 아무 이유 없이 바뀌지는 않는다. 환경이나 자극에 의해서 바뀌기도 하고, 스스로 무언가를 열심히 해내는 동안 바뀌기도 한다. 축삭 돌기나 시냅스, 투사, 신경전달물질 등 아예 뇌의 구조가 바뀌기도 한다. 이렇게 뇌가 바뀌는 것을 뇌 가소성(brain plasticity)이라 부른다..... 이런 뇌가소성은 무언가를 새로 배우는 것, 즉 학습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 뇌가소성은 나이가 듦에 따라 점차 줄어든다..... (18쪽) 뇌가소성의 중요한 특징은 또 있다. 노력을 할 때만 변한다는 것이다. 그것도 아주 오랜 시간을 들여야 조금씩 변한다. 게다가 나이를 먹을수록 같은 정도의 변화를 위해서 더 힘든 노력이 필요하다.
20쪽: 왜 뇌신경 분야 재활의학 전문의인 나는, 재활에 대한 내용보다 평소 운동하라는 글을 더 많이 썼을까? 그 이유는 뇌가 병들고 다친 후에 뇌를 원상으로 돌리는 것보다 쉬운 것이 문제가 생기기 전에 병을 막는 일이기 때문이다. 뇌가 병들거나 다치지 않게 하는 것이 훨씬 경제적이고 효과적이다. 뇌의 병을 어떻게 막느냐고? 뭐 대단한 것이 아니다. 내 몸이 건강해야 뇌도 건강하다. 그래서 몸을 건강하게 관리하는 노력이면 된다. 그리고 이 노력은 몸과 뇌가 병들기 전, 노쇠해지기 전부터 일찌감치 시작해야 한다.
37쪽: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그래서 가족들도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는 '화장실 정도 가는 것'은 사실 아주 대단한 능력이다. 혼자 화장실을 가려면 15가지 운동 과정이 필요하다.
2장 달리기의 맛
60쪽: 답은 ‘재미’에 있다. 달리기에 재미를 느끼면, 그냥 그것으로 끝이다. 옆에서 뜯어 말려도 결국은 달리게 되어 있다. 시간이 없으면 시간을 만들어서라도 달린다. 재밌다는 것을 느끼게 되면 취미를 더 오래 유지하고 더 깊게 즐긴다는 사실은 이미 여러 연구로 입증된 사실이다.
71쪽: 여름 러너의 특권은 雨中走다. 비야 다른 계절에도 얼마든지 맞으며 달릴 수 있지만 권할 일은 아니다. 귀가하는 길에 심한 감기에 걸릴 수 있어서다. 여름의 우중주는 훌륭한 상담가다. 끈적하고 텁텁하던 습도와 더위는 비와 함께 바로 사라진다. 조금씩 비에 젖기 시작하면 그때부터는 거리낄 것도, 신경 쓸 것도 없다. 우중주는 러너에게 슬쩍 열쇠를 건넨다. 성인이 되어 스스로 들어가 갇힌 체면치레 감옥의 열쇠. 쏴 빗소리와 첨벙첨벙 내발자국 소리뿐인 텅빈 주로를 달리다 보면 비에 씻겨가는 것은 고민과 걱정, 갈등 그리고 부담감이다. 몸과 마음은 여름비에 가벼워진다.
109쪽: 달리다 보면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계속된다. 하지만 그때 포기하지 않고 견뎌야 한다. 그저 버티고 있으면 좀 수월해지고 고비를 넘길 수 있다. 달리기와 마찬가지로 재활과정에서도 끈기와 인내, 회복탄력성은 무척 중요하다. 끈기 없는 자는 오래 달리지 못한다. 조금만 힘들고 조금만 지쳐도 발걸음을 멈춰버린다. 끈기 있는 사람이 오래 달릴 수 있고 또 오래 달리다 보면 더 잘 인내하게 된다. 끈기가 없으면 재활 과정도 참아내지 못한다. 그리고 실제로 더 나아지기를 포기한다. 재활치료를 충실히 받는 사람은 묵묵하게 견디는 사람이다.
3장 나, 그리고 가족의 뇌를 지키려면
118쪽: 병의 발생에 운동 부족 등 본인책임의 지분은 중년기 초기부터 서서히 늘기 시작한다. 나이가 들면서 이 책임의 지분은 다른 위험인자와 상승작용을 해서 위험은 급격히 오른다.
119쪽: 뇌졸중은 뇌 안의 혈관이 막히거나 터져서 생기는 병이다. 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지는 일은 당뇨와 고혈압, 고지혈증, 흡연과 음주 그리고 운동 부족인 상태가 최소 몇 년 이상 지속됐을 때 생긴다. 당뇨를 진단받았으면서도 혈당 체크조차 하지 않거나 고혈압이란 말을 들었으면서도 약을 먹지 않고, 늘어나는 체중은 무시한 채 좋아하는 야식과 간식을 그대로 즐기며 운동도 하지 않고 담배나 술을 인생의 낙이라 여기며 사는 것 말이다. 물론 전부 그렇다고는 말할 수 없겠지만, 뇌졸중이 발병하기 전에는 대부분 이런 삶이 선행한다.

120쪽: 환자는 약을 꼬박꼬박 복용하는 것으로 본인 할 몫은 다했다고 여긴다. 하지만 이는 충분조건이 아니다. 약을 챙겨 먹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본인 몸이 그렇게 만든 삶의 방식을 바꾸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삶의 방식이 잘못임을 알려주고 본인 몸에 대한 주인 의식을 되찾아 앞으로는 바꿔나가도록 돕는 것이 의사의 몫이다. 그래서 내 성인 진료시간에는 여기에 공과 시간을 많이 들인다.
121쪽: 우리가 성인병이라고 부르는 질환은 압도적으로 후천성이다. 병에 걸리게 한 과거의 나와 이별하지 않으면 병과도 이별할 수 없다. 수십 년간 살아온 방식 그리고 가치관과 헤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당연히 힘들고 어렵다. 그래도 어떻게 하겠는가, 앞으로의 나를 책임질 사람은 나 말고는 없다.
126쪽: 그러나 건강검진은 시험이 아니다. 오히려 평상시 내 모습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함이 아닌가. 바짝 준비하여 합격하고 기준치를 통과한들 본 모습이 아니니 별 소용없다. 마치 포토샵 보정으로 멋지게 수정된 사진 속 얼굴을 보고 이것이 진짜 나라며 흐뭇해 하는 것과 같다. 벼락치기 덕분에 이상 소견을 거를 수 있는 기회를 잃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다.
129쪽: 우리 뇌는 무게는 체중의 2%도 되지 않는다. 하지만 평상시 우리 몸의 에너지 중에 약 21%나 쓰는 기관이다. 에너지가 많이 필요한 뇌는 에너지, 즉 지방을 평소에 비축해 두어야 한다...... 뇌는 두개골이라는 단단한 뼈 안에 이미 빈틈없이 꽉 들어차 있다. 두개골 안에는 뭘 쌓을 공간이 전혀없다.
130쪽: 에너지를 비축해 둘 수 없으니 뇌는 실시간으로 에너지를 받아야 한다. 뇌가 산소와 에너지를 공급받는 루트는 혈액이다. 뇌는 신경 덩어리이지만, 한편으로 혈관 덩어리이기도 하다. ..... 뇌는 산소와 에너지가 많이 필요하니 혈액 공급이 멈추면 30초만에 뇌세포의 대사가 망가지고, 몇 분만 지나도 뇌세포는 돌이킬 수 없는 손상을 입는다. .... 이렇게 뇌세포의 활동과 뇌혈관의 활동이 긴밀하게 연관되어 일어나는 것을 '신경-혈관 커플링'이라 한다.
133쪽: 뇌를 위해 운동, 특히 유산소운동을 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유산소 운동이 심장과 폐만 강하게 만들까? 그렇지 않다. 심장과 폐는 물론 동맥과 정맥, 말초혈관, 근육, 근육 내 대사 시스템까지도 건강하게 만든다. 운동을 그저 멋진 몸을 만들기 위한 혹은 살을 빼기 위한 수단으로만 여기는 사람이 많지만 운동, 특히 유산소 운동은 우리 몸의 거의 모든 조직 - 즉, 운동에 관여하지 않는 조직까지-을 변화시킨다. 그리고 운동으로 크게 변하는 장기 중 하나가 바로 뇌다. 유산소 운동은 뇌 안의 NVU(신경-혈관 단위)를 건강하게 만든다. 다시말해, 유산소 운동은 뇌세포의 건강을 유지시키고 뇌세포가 잘 일하게끔 만드는 행위이다.
137쪽: 결국 e4가 있으면 치매 위험이 올라간다. e4가 한 개 있으면 e4가 하나도 없는 사람 보다 알츠하이머치매 위험이 2.9배, e4가 두 개 있으면 24.7배 높다. e4가 있으면 치매 위험도 올라가지만, 발병 나이도 더 빨라진다. ..... 치매는 APOE e4 유전자가 있다고 생기는 것이 아니라 내가 아떻게 사느냐에 따라 달린 것이다. 그 옛날 호모에렉투스에게도, 현대인에게도 유전 보다 중요한 것이 생활습관이다.
141쪽: e4 유전자형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 중 중년에 열심히 두뇌 활동을 한 사람은 해마가 유난히 작아져 있었다. 즉 가만히 앉아서 하는 두뇌 활동은 해마의 위축을 막지 못한다는 뜻이다. 고스톱, 스도쿠, 퍼즐, 게임을 열심히 한다고 치매를 예방할 수 있다고 기대하면 안 되는 이유다. 이번에는 운동을 살펴봤다. 중년에 운동을 하지 않은 사람들은 뇌에 아밀로이드 베타가 축적되어 있었고 뇌의 대사활동도 떨어져 있었다. 그러나 중년에 운동을 꾸준히 했던 사람은 달랐다. 이들은 e4 유전자형을 가지고 있더라도 뇌의 대사활동이 노년기까지 정상수준으로 유지되었다. 중년기의 운동이 APOE e4 유전자의 영향을 상쇄한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연구 결과다.
147쪽: 2024년 초 하이트 교수 '불안세대': 애플 아이폰 2007년, 아이패드와 인스타그램 2010년 => Z세대(1996~2010년 출생)는 어느 세대보다도 디지털 테크놀로지에 친숙하다. Z세대의 아동 청소년기는 인스타그램 같은 소셜미디어 광풍이 불기 시작한 2010년대와 겹친다. 다시 말하면 Z세대는 사실상 소셜미디어에 노출된 채 아동청소년기를 보낸 첫 세대인 것이다....... 하이트 교수는 젊은 세대의 정상적인 발달을 방해한 것은 바로 우리 사회, 우리 어른들이며 그 방식은 '현실세계에서는 과잉 보호, 온라인에서는 방치'였다고 지적한다. 또 Z세대들이 겪는 정신질환은 심리사회적 발달과 관련하여 이전 세대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경험 속에서 성장한 탓이라고 말했다. 소셜미디어 사용이 불러온 폐해는 또 있는데, 아이들이 덜 자고 덜 움직이게 된 것이다. 수면과 운동 부족이 뇌 발달이나 신체 발달에 치명적이라는 사실은 따로 설명할 필요가 없다.
151쪽: 스마트폰의 유해성에 대해서는 아직 잘 모르고 있고 이견도 여전히 많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나이가 어리면 어릴수록 뇌가소성이 활발하다는 사실이다. 이는 나이가 어릴수록 뇌는 외부자극의 영향으로 쉽게 바뀌고 외부자극이나 환경에 그만큼 취약하다는 뜻이다.
155쪽: CTE(Chronic Traumatic Encephlopathy: 만성 외상성 뇌병증)의 가장 큰 위험요인은 복싱, 축구, 미식축구, 아이스하키, 레슬링 같은 콘택드스포츠다. 콘택트스포츠 샹험이 오래될수록, 시작한 나이가 어릴수록 CTE 위험은 증가하였다.
156쪽: 숲을 일구는 데 수십 년의 세월이 들지만 불에 타 없어지는 데는 몇 시간이면 충분하다. 뇌도 그렇다. 뇌를 건강하게 유지하려면 평생에 걸쳐 꾸준히 몸과 뇌를 함께 가꿔야 하지만, 사고나 병으로 뇌를 다치는 것은 한순간이다. 무너진 신뢰는 복구가 어렵고, 불에 탄 숲을 다시 예전으로 돌리려면 배의 노력이 필요한 것처럼 우리의 뇌도 다치면 다시 원상태로 복구가 어렵다. 가벼운 뇌진탕 같은 경우를 제외하고, 심한 손상이나 반복된 손상은 돌이킬 수 없는 경우가 많다. 다친 뇌를 돌이킬 수 없으면 어떻게 되는지 나는 늘 환자들을 통해 본다.
4장 달리기의 쓸모
179쪽: 망각 기전의 중요하게 작용하는 물질은 다름 아닌 도파민이었다. 기억 형성에 중요한 도파민이 기억의 반대인 망각에도 작용한다는 사실은 무척 흥미롭다......... 도파민은 뇌에 무엇인가를 적는 연필이면서 동시에 지우개인 셈이다.
181쪽: 기억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망각이라는 것, 망각할 수 있어야 잘 기억할 수 있다는 것도 알아야 한다. 특히 달리기는 망각과정을 도와 부정적 감정에 잠식 당하지 않게 해준다. 잊고 싶은 일들은 삶에서 매일같이 일어난다. 괴로운 기억을 몸과 마음에 새기기 보다는 건강하게 잊는 편이 더 낫다. 잘 잊고 그만큼 잘 기억하기 위해 나는 또 달릴 것이다.
183쪽: 트레드밀을 '끔직한 트레드밀'이란 뜻의 드레드밀(dreadmill)이라고 부르기도 하니 말이다. 분명 내가 부러워하는 달리기인데도 전혀 부럽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야외에서 달릴 때는 시간의 흐름과 계절의 변화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매일이 다른 풀과 꽃과 나무를 목격하기도 하지만, 그보다 먼저 공기에 실려 코에 이르는 냄새가 다르고, 살갗에 닿는 바람의 온도와 햇살의 세기도 다르다. 공기의 밀도도 매일 새롭다. 그래서 야외 달리기는 몸의 오감을 예민하게 깨운다. 감각 정보를 감지하고 해석하는 뇌가 예민해지는 것이다. 야외에서 달리는 사람은 뇌와 감각이 둔할 수 없다.
186쪽: 원래 죄수들에게 신체 노역을 시키기 위해 징벌장치로 개발되었다는 트레드밀
188쪽: 야외 달리기는 자연이 주는 많은 것들을 더 크고 확실하게 우리에게 선물한다.
193쪽: 각종 연구 결과나 실제 세계 유수의 마라톤/육상 경기 자료를 보면 착지법과 마라톤 기록 사이에는 의미 있는 상관관계가 없다. 세계적인 마라톤/중장거리 육상 선수들이 가장 많이 구사하는 착지법이 리어풋이라는 것도 알 수 있다. 리어풋은 가장 보편적인 러닝 착지법이다. 그리고 리어풋 착지로 뛰어나게 잘 달리는 선수들도 무척 많다. 잘 달리기 위해서는 미드풋으로 달려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은 근거를 찾기 어렵다.
200쪽: 착지법 같은 테크닉을 고민할 시간에 나에게 편하고 잘 맞는 방법으로 한 번이라도 더 즐겁게 달리는 게 이득이다. 달리면서 몸은 자연스레 답을 찾아간다. 사람은 본능적으로 에너지를 가장 적게 써서 달리는 법, 즉 최선의 러닝 이코노미를 체득한다는 사실은 다양한 연구에서 이미 입증된 사실이다. 달리다 보면 내 몸이 자연스레 답을 찾게 될 것이다.
205쪽: 이러한 자기 인식(perceived-felt vulnerability)은 비로소 건강을 관리하고 조치를 취할 계기가 된다. 자기 인식이 정확하지 않으면 건강 관리를 제때에 시작하지 못할 위험이 매우 높고, 신체 기능이 심각하게 떨어지거나 병을 진단받은 후에나 알게 된다. 더 큰 문제는 그 때쯤 되면 돌이킬 수 없다는 사실이다. 그러니 늦지 않게 자기 인식의 계기를 만드는 것부터 시작이다. 내 몸의 성능과 한계를 테스트해 보는 기회를 가끔씩이라도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
210쪽: 남들에게 보이거나 남들을 쫓기보다 나의 길을 찾아가게 된다. 사회적 시선을 의식한 치장과 꾸미기는 점점 의미를 잃는다. 대신 자기 몸 하나 제대로 건사하지 못하는 것은 무척 창피하고 무능하게 느껴진다. 신체의 유약함과 낡음은 좋은 옷으로 덮이는 게 아니라 오히려 대비되어 더욱 드러나는 법이다.
217쪽: 통증은 유발, 악화 요인과 완화 요인에 대한 정보의 원천인 동시에 문제의 원인을 고치려는 자각과 의지의 원천이기도 하다. 나는 완벽히 나았다고 확신하기 전까지는 운동을 시작하지 않는다. 달려서 요통이 유발되지 않을 때까지 달리기를 과감히 쉬었다. 그 기간은 짧게는 1주, 길게는 4주였다. 그리고 걸었다. 하루에 42 km, 즉 마라톤 거리를 걸은 날도 있었다. 걷는데 여덟 시간이 걸렸다. 걷기는 역시 효율이 너무도 낮은 운동이었다. 달리기를 쉬는 대신 꾸준히 걷기라도 하면 심폐체력이나 근력이 유지될까? 그렇지 않다. 달리기를 쉬는 동안 나는 매일 걸었지만 내 최대산소섭취량은 하염없이 떨어질 뿐이었다. 걷기는 신체 건강한 성인에게는 적절하고 충분한 운동이 되지 못한다.
219쪽: 매일 하는 세수와 양치질은 쉽다. 고민도 갈등도 없다. 운동 같은 습관도 고민이나 갈등이 개입될 여지를 만들지 않으면 된다. 그러려면 관성을 이용해야 한다. 매일같이 그냥 하는 것으로 만들어 버리면 훨씬 수월하다. 관성을 내 것으로 만드는 것, 즉 루틴으로 만드는 것까지가 스스로 할 일이다.
* 운동량을 늘리더라도 주당 10% 이상은 늘리지 않는 것이 좋다. => 부상의 위험 초래
* 무릎보호대를 차고 달리는 것은 그만큼 부족하다는 의미 => 계단 오르기나 스쿼터를 통해 엉덩이와 허벅지 근력을 강화 추천
221쪽: 부상도 좋은 공부다. 부상을 경험하지 않았으면 깨닫지 못할 사실과 이치도 많다. 하지만 부상은 불가피하게 희생과 손해를 수반한다. 우울감과 상실감도 유발한다. 영영 달리기를 그만두게 될 수도 있다. 부상을 겪지 않는 것이 최선인 것은 맞지만, 설사 부상을 겪더라도 내 몸과 삶에 대한 배움의 기회로 만들면 된다. 이 세상에는 나쁘기만 한 것도 또 좋기만 한 것도 없다.
227쪽: 미드풋 논란은 해외에서는 이미 10년도 더 전에 결론이 난 이야기다. 착지법은 부상의 위험이나 기록의 우열과도 연관성이 없었다. 그러니 본인에게 편하고 자연스러운 착지법을 구사하면 된다는 것이 지금까지 밝혀진 사실이다.
234쪽: 남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본인을 쥐어짠 꾸물이나 남들이 알아주지 않는다고 달리기를 놓아버린 재빨라처럼 남의 시선이나 인정이 달리기의 동기나 동력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달리기가 삶의 답을 구하는 과정이 되고 계속 달리는 동력이 '그저 달리기가 좋아서'이기를 바란다. 그런 달리기는 다른 사람의 시선 따위에는 흔들리지 않고 생을 아우르는 취미가 될 것이다.
5장 운동 저축
244쪽: 가족도 알아보지 못하고 본인이 지금 병원에서 무얼 하고 있는지조차 인지하지 못하는 그를, 3년 만에 걷게 만든 것은 무엇일까? 테니스공을 좇던 집중력, 공의 저항을 이겨 라켓을 휘두르던 근력, 경기에 임하던 마음가짐, 젊었을 적 갈고 닦았을 체력, 어려운 훈련을 참아낸 근성, 이기고자 했던 투지. 나에겐 그런 것들이 떠올랐다. 그것이 근성이나 의지든, 습관이든, 관성이든, 체력이든, 그 무엇이든 간에 일생에 걸친 습관은 몸이나 혼에 새겨져 위기 때 힘으로 발휘된다.
245쪽: 우리는 오늘 계획한 일을 내일로 미루면서 '내일의 내가 할거야'라고 말한다. 내일의 나에게 기대지 말고, 오늘의 내가 해주자. 오늘 내가 한 운동은 내일, 10년 후, 30년 후의 나를 위해 쓰일 것이다. 내 몸과 혼에 이어진 평소 습관이 위기에 처한 미래의 나를 도울 것이다. 다치기 전, 아프기 전에 해둔 운동이 회복을 가른다.

249쪽: 걷기로는 근육은 절대 만들어지지 않는다. 걸어서는 근감소증을 치료할 수도, 몸짱이 될 수도 없다. 근육을 만들려면 동화작용을 유발할 수 있는 충분한 강도의 부하를 근육에 가해야 한다. 푸쉬업, 풀업, 스쿼트, 런지처럼 팔이나 다리로 본인 몸을 힘껏 들어올리거나 덤벨, 바벨과 같은 무게를 들어올리는 운동을 해야만 근육의 동화 작용이 유발된다. 내가 하는 운동이 근육을 만들어 줄 운동인지를 아는 방법은 지금 내가 하는 운동이 내 몸의 무게 중심을 위로 들어올리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251쪽: 숨이 차는지, 땀이 나는지, 심장이 빨리 뛰는지, 이것만 기억했다가 운동 중에 떠올려 보시라. 운동 중에 이런 나를 발견하면 '아, 내가 이 운동으로 더 건강해지고 있구나' 흐뭇해하며 가던 길을 계속 힘차게 가면 된다.
252쪽: 얼굴에 책임지듯, 중년이 되면 내 몸에도 책임을 져야 한다. 중년은 내가 살아온 흔적이 그대로 쌓여 몸에 나타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내 버릇과 평소 취하는 자세, 배어 있는 습관들이 이젠 몸을 통해서 그대로 드러나고 보인다.
253쪽: 뇌는 우리의 모든 것을 관장한다. 동작뿐 아니라 사고와 판단과 감정, 게다가 무의식까지. 그리고 뇌가 관장한 결과물은 몸을 통해 발현된다. 그것에 중년이라는 세월을 입히면 내 얼굴이 되고 내 몸이 된다. 뇌에서 기원한 나의 의도로 어떤 표정을 짓고 어떻게 몸을 쓰며 살아왔느냐가 내 얼굴과 몸짓을 통해 읽히는 것이다. 그러니 중년이 되면 내 얼굴뿐 아니라 몸에도 책임져야 하는 것이다.
255쪽: 결혼을 하지 않았든, 중간에 이혼을 했든, 사별을 했든, 별거중이든 간에 그 이유가 무엇이든 혼자 사는 남성은 뇌졸중 발생이 다른 인구집단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았다.
263쪽: 우리 몸과 마음은 적절한 스트레스가 있을 때 건강과 기능을 유지한다. 운동을 하지 않으니 몸도 마음도 스트레스 없는 편안한 상태로 지냈을 것이고, 배부르고 등 따수운 생활을 즐겼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삶은 나도 모르게 낡아버린 신체와 한없이 허약해진 정신을 가져다줄 뿐이다. 안 하던 운동을 몇십 년 만에 갑자기 하면 신체적으로 피로뿐만 아니라 엄청난 정신적 피로가 엄습하는 것은 당연하다. 게다가 이젠 젊은 나이도 아니다. 젊었을 때도 하지 않던 운동을 나이 들어서 시작하려니 당연히 몇 배는 더 힘들다. 쉬운 운동조차 하지 않은 채 세월을 보낸 값은 분명 나이가 들어 치르게 된다.
263쪽: 치매, 암, 당뇨, 고혈압, 비만, 우울증과 같이 운동 기능과는 거리가 먼 질병조차 운동은 중요한 치료제다. 운동은 치매약이나 항암제, 수술 못지 않게 중요하고 효과적이다. 그런데 문제는 운동은 누가 대신할 수 없고 본인이 스스로 해야 한다는 데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운동을 치료제로 제대로 쓸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환자 스스로가 운동을 할 수 있는 수준으로 몸과 마음이 준비되어 있어야, 병에 걸렸을 때 비로소 운동을 약으로 쓸 수 있다. 그런데 이미 오랫동안 운동과는 거리가 먼 생활을 하면 ‘더 이상 쓸 약이 없는’ 상태가 되고 마는 것이다.
264쪽: 뇌 질환을 치료하는 의사라고 해서 병을 얻지 말라는 법도 당연히 없다. 그래서 나는 오늘 출근 전에도, 또 어제도 달렸다. 오늘의 달리기는 나이 든 내가 병에 걸렸을 때 쓸 약이 되어줄 것이다. 오늘의 운동 덕분에 병이 하루라도 늦게 찾아온다면 그것은 더욱 좋은 일이다. 운동은 미래에 당신을 치료해 줄 약이다. 쓸 약을 하나라도 더 만들어 놓기를 권한다. 하루라도 일찍.
270쪽: 심폐체력의 중요성은 너무나 명백하다. 한 사람의 심폐체력 즉 최대 산소 섭취량은 사망률과 심혈관계질환 사망률, 암사망률을 결정한다. 흡연과 비만, 고혈압, 고콜레스테롤혈증, 제2형 당뇨병처럼 이미 우리에게 잘 알려진 그 어떤 위험요인보다도 심폐체력의 예측력이 더 정확했다..... 나이 든 뒤에도 혼자 생활이 가능한지,, 노화속도는 얼마나 될지도 심폐체력이 좌우한다. 결국 심폐체력을 잘 유지하는 것이 건강한 삶의 핵심인 것이다. 하지만 이 최대산소섭취량도 나이가 들면 줄어든다. 25세부터 남성은 10년마다 약 10%씩, 여성은 10년마다 약 7%씩 줄어든다. 폐, 심장, 혈관, 피, 근육이 얼마나 건강한지가 최대산소섭취량을 결정한다고 하였으니 당연히 이런 요소들의 기능이 떨어져서 줄어드는 것이다.
하지만 평생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을 한 사람은 최대산소섭취량이 동년배의 상위 5%보다 20~40%나 더 높다. 최대 산소섭취량은 운동량이 많으면 많을수록 더 높아졌다...... 달리기를 비롯한 규칙적인 운동은 심폐 체력을 기르는 데 가장 효과적인 전략이다. 그리고 나이가 아무리 많아도 이 전략은 계속 유효하다.
더욱 흥미로운 사실은 하루에 고작 5~10분 달리거나, 일주일에 총 10km정도만 달려도 사망률이 뚜렷하게 낮아졌다는 점이다. WHO나 미국 보건복지부의 권고에도 한참 못 미치는 운동량이지만, 이 정도로도 이득은 뚜렷했다. 얼마를 하든 하는 것이 안 하는 것보다 훨씬, 무조건 낫다.
272쪽: 심폐 체력이야말로 생의 궤적이 드러나는 결정적 지표라 할 수 있다.
274쪽: 우리는 하루에 얼마나 운동해야 할까? WHO와 미국 보건복지부는 성인에게 매주 2시간 30분의 중고강도 유산소 운동을 권고한다. 하루 30분씩 운동한다고 치면 일주일에 5일은 운동해야 한다는 말이다. 소아청소년의 적정량 적당 운동량은 놀랍게도 매일 1시간씩의 중고강도 유산소 운동이다. 즉 아이들은 어른보다 두 배 이상 더 움직여야 한다는 뜻이다.
281쪽: 부모들은 아이들이 차분히 오래 앉아 있으면 착실하다며 칭찬한다. 하지만 아이는 적어도 하루 1시간 이상 과격하게 움직여야 하는 존재이다. 그래야 몸도 마음도 잘 자랄 수 있다. 아이들이 충분히 움직이도록 만드는 일은 부모와 나라가 해야 할 몫이다. 어른들의 노력이 무척 요구되는 일이다.
284쪽: 인간의 무기는 다름 아닌 오래 달리기였다. 비록 힘도 약하고 무기도 변변찮은 존재였지만, 대신 인간에게는 이동능력과 지구력이 있었다. 오래 달리기는 청소동물로도 사냥꾼으로도 꽤 쓸만한 능력이었다. 죽은 동물이 있는 곳에 가장 먼저 도착해 누가 오기 전에 사체 즉 식량을 챙겨 도망쳤다. 또 목표물이 지쳐 나가떨어질 때까지 집요하게 쫓아가 사냥에 성공하기도 했다. 잡아먹으려 쫓아오던 동물들은 하염없이 달려가는 사람을 포기했다. 우리의 조상이 오래 달리기를 잘 했던 덕분에 인류는 냉혹한 생태계의 틈새 시장에서 살아남았고 지구를 장악했다.
285쪽: 우리의 몸은 현대에 짠 하고 탄생한 것이 아니다. 수백만 년 동안 진화를 거치며 물려 받은 유전 형질의 조합이 현재 우리 몸이다. 이 몸은 하루에 9~15km를 걷거나 뛰고 고칼로리 음식은 아주 가끔 먹어야 맞는 몸이다. 하지만 우리는 모니터나 핸드폰을 앞에 둔 채 단 몇 번의 터치로 문 앞에 놓인 고칼로리 음식을 받아먹는다. 우리 몸은 이렇게 살아서는 건강을 유지할 수 없게 설계되었다. 아가미를 가진 물고기가 물밖에서는 죽고 지느러미는 땅 위에서는 쓸모가 없듯이, 유전 형질이 환경에 맞지 않으면 문제가 생긴다.
295쪽: (아주 중요한 냉각 전략인) 땀은 사람을 오래 달리기의 강자로, 험한 세상에서 살아남게 만들어 주었다. 사람은 유산소성 대사를 활용해서 오래 달린 덕분에 척박한 지구 환경과 생존 경쟁 속에서 살아남았다. 최소 100만 년 이상을 달렸던 기억이 우리 유전자와 우리 몸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 우리 몸은 그렇게 살도록 설계된 몸이다. 이 말은 곧 설계된 대로 살지 않으면 문제가 생긴다는 말이기도 하다.
309쪽: 운동은 나의 컴포트존을 넓히는 과정이다. 심폐 체력, 근력, 자율신경계 조절, 대사기능, 면역기능 등 신체건강 관점에서도 그렇지만 힘듦을 참고 견디는 정신력, 어려워도 포기하지 않는 의지, 불평과 고통에도 굴하지 않는 근성도 운동을 통해 키울 수 있다. 웬만한 스트레스는 잘 버틸 힘을 지닌 사람이 되고 싶은가,. 아니면 조금만 힘들거나 불편해도 바로 포기하는 사람이 되고 싶은가. 전자를 바란다면 운동, 그것도 내 컴포트존을 넓혀줄 운동을 해야 한다. 쉬운 운동만 하면 컴포트존과 회복탄력성은 결코 확장되지 않는다.
309쪽: 병을 계기로 삶과 건강을 관리하는 법을 배운 환자들은 병이 의미 없는 고통이었다 말하지 않았다. 대신 가치로운 경험이었다고 말한다. 그들에게 병은 어떤 의미에서는 좋은 스트레스였던 것이다.
314쪽: 196 건의 연구, 총 3천만 명이 넘는 사람들의 결과를 분석한 2023년 메타분석 연구에서도 전체 사망률, 심혈관계 질환 발생률, 암 발생률 모두 운동을 많이 하면 할수록 계속 더 낮아진다는 사실이 보고되었다. 건강한 사람이든, 위험인자를 가진 사람이든, 이미 병을 진단받은 사람이든 예외없이 운동량을 늘릴수록 운동을 통해 얻는 건강 이득은 더 커진다는 사실은 명백히 입증되고 있다. 운동도 딱 적당한 강도와 양 정도만 해야 몸에 좋고 그것보다 과한 운동은 독이라는 일설은 현대의 과학적 증거를 통해서 전혀 뒷받침되지 않는 잘못된 상식이다.
315쪽: 2017년 17 개의 연구, 총 11만여 명을 대상으로 한 메타분석 연구결과, 무릎과 고관절 관절염 발생 비율은 아마추어 러너에서는 3.5%, 운동하지 않는 사람에서는 10.2 퍼센트였다. 운동을 하지 않는 이들보다 달리기를 취미로 하는 이들의 관절염 발생 비율이 유의미하게 낮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315쪽: 관절염 증상이 없는 사람의 무릎에 달리기는 해롭지 않다. 또 무릎 관절염이 있는 50세 이상 성인마저도 달리기로 인해 무릎 퇴행성 관절염이 더 빠르게 진행되진 않는다. 증상이 잘 조절되는 러너에게 달리기를 그만두라는 것은 좋은 조언이 아니지만, 이미 무릎관절염이 있다면 달리기 사이 사이에 무릎 연골이 회복될 수 있는 시간을 충분히 가져야 한다.
321쪽: 2022년 기준 한국인의 평균 건강수명은 남성 65.1세, 여성 66.6세이다. 평균수명에서 건강수명을 빼면 남성의 14.8 년, 여성은 19.1년을 병상에서 보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람들은 인생의 80%만 건강한 채로 살고, 나머지는 아픈 몸으로 보낸다. 여성이 남성보다 오래 살지만 또 그만큼 아픈 상태로 오래 산다. 중요한 건 10년 전과 비교했을 때 건강수명은 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유병 기간만 늘어났다. 평균수명의 연장은 아픈 채로 죽지 않고 오래 버티게 만들어 얻은 셈이다. 의사들이 아무런 의심 없이 환자들의 생명 연장을 위해 최선을 다했던 것과 같은 맥락이다.

책 소개
몸이 건강하려면 운동 저축을 해야 합니다!
서울대 재활의학과 정세희 교수의 달리기와 뇌 이야기
코로나 팬데믹을 전후로 몇 년 사이에 건강과 노화에 대한 젊은층의 관심이 급증했다. 건강한 음식을 먹고 술과 담배를 멀리하며 규칙적인 생활을 하려는 이들에게 필수적인 또 하나의 요소는 바로 ‘운동’이다. 최근까지 MZ세대 사이에서도 유행한 골프와 같이 사교 활동을 목적으로 한 스포츠도 있지만, PT나 러닝, 수영처럼 순전히 체력과 근력을 단련하는 운동에 대한 관심과 선호도 높다. 그중에서 달리기, 즉 러닝은 혼자서도 또는 여러 사람과 모여 크루를 형성해서 할 수도 있는 운동이라 특히 인기가 있다. 런데이 앱이니 러닝 크루니 이러한 것들은 전혀 없었던 20년 전부터 달리기를 해온 서울대 재활의학과 정세희 교수는 새내기 의사 시절부터 러너로도 경력을 쌓았다. 의사로서 보낸 시간과 러너로서 달린 시간이 거의 일치하는 셈이다. 달리기와 운동, 뇌 이야기를 전하는 저자의 블로그는 네이버 선정 이달의 블로그에도 뽑혔을 정도로 알찬 내용을 담고 있기도 하다. 바쁘기로 소문난 의사가 어떻게, 그리고 왜 달리기를 멈추지 않았던 걸까? 그리고 왜 자신을 찾아오는 환자들과 수천 명에 달하는 블로그 구독자들 또 이 책 『길 위의 뇌』를 집어들 독자들에게 달리기를 비롯한 운동을 절대 거르지 말고 꾸준히 쌓아야 한다고 강조하는 걸까? 뇌를 보는 의사, ‘브레인러너’ 정세희에게 운동은 단지 취미 활동이나 체력 단련을 넘어서는 것이기 때문이다.
작가정보: 정세희
2001년 서울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의학석사 및 의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오리건 헬스 앤 사이언스 유니버시티 파킨슨센터 방문연구원을 역임했다. 현재 서울대 의과대학 재활의학교실 교수로 재직 중이며, 재활의학과 전문의로 2007년부터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재활의학과에서 과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뇌신경질환과 소아질환을 가진 수많은 환자들을 진료하면서 이 분야에 대한 연구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음악, 미술 그리고 글은 좋아하지만 체육도 좋아하는 줄은 모르고 살다가 전공의 시절 우연히 달리기 시작한 후로 20년 넘게 달리고 있다. 뇌를 치료하는 재활의학과 의사가 된 지도 20년이 넘었다. 뇌를 보다 보니, 그리고 달리다 보니 달리기가 그저 운동이 아니란 것을 알게 되었다. 지금까지 30회 이상의 풀코스 마라톤을 달렸고, 최고기록은 2022년 시카고마라톤에서 세운 3시간 38분 23초다. 평생 건강하게 달리는 것이 모토다.
목차
- 들어가며
1장. 뇌를 보는 의사가 말하고 싶은 것들
믿을 구석은 뇌가소성, 그러나 너만 믿기엔
좋은 음식, 좋은 영양제, 좋은 베개를 찾는 당신에게
검은 비닐봉지를 준비하라
혼자 화장실만 가시면 좋겠어요
운수 좋은 날
2장. 달리기의 맛
나만 하긴 미안하여
달리기의 사계
모차르트와 달리기
오른발 왼발
나의 달리기 심장을 두고 온 곳
지금껏 가장 행복했던 달리기
달리다 스치는 이들에게
나는 나의 묵묵한 달리기가 좋다
3장. 나, 그리고 가족의 뇌를 지키려면
어른 환자, 아이 환자
이분법을 버려야 하는 이유
뇌는 살찌지 않는다
만약 내게 치매 유전자가 있다면
발달지연이 걱정인 부모 옆, 스마트폰 하는 아이
아무 운동이나 하면 뇌에 좋을까
주먹은 죄가 없다
글러브와 헤드기어 그리고 꿀밤에 대한 데이터
4장. 달리기의 쓸모
양 팔에 타투가 빼곡한 사람
야외 달리기를 권함
꼭 미드풋으로 뛰어야 하나요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낡는 나의 몸 점검하기
달릴수록 바뀌는 것들에 대해
때론 부상도 좋은 재료가 된다
운동은 정답이다, 그러나 운동엔 정답이 없다
토끼를 이긴 거북이
5장. 운동 저축
평소 습관이 회복을 가른다
선생님, 전 매일 만 보씩 걸어요!
중년이 되면 책임질 것은 얼굴만이 아니다
더 이상 쓸 약이 없습니다
가죽 포대를 메고 달린 사나이
운동할 시간이 어디 있나요, 공부해야지
달릴 운명Ⅰ
달릴 운명Ⅱ
운동하지 않는 의사
꽃길만 걸으세요
과한 운동은 독일까
정말 백세까지 살고 싶은가
참고문헌
추천사
- 수많은 뇌질환 환자를 치료해온 전문의의 단호한 조언에 정신이 번쩍 든다. “평소 운동할 수 있을 때 미리 해둬라.” “기도하지 말고 노력을 해야 한다.” 휴, 내가 생활체육인으로서 터득한 경험이 제대로 된 뇌 건강법이었구나. 몸을 움직여야 뇌가 좋아진다는 내 소신에도 불끈 자신감을 얹어주었다. 달리기는 취미 활동을 넘어서 뇌를 위해 마땅히 해야 하는 ‘양치질’이다. 우리처럼 머리를 쓰는 정신노동자일수록 더더욱 몸을 쓰는 것이 진리. 20년 넘게 달려온 여성 의사라니, 좋아라 헐떡이며 ‘달리기의 맛’을 나누고 싶다!
책 속으로
왜 뇌신경 분야 재활의학 전문의인 나는, 재활에 대한 내용보다 평소 운동하라는 글을 더 많이 썼을까? 그 이유는 뇌가 병들고 다친 후에 뇌를 원상으로 돌리는 것보다 쉬운 것이 문제가 생기기 전에 병을 막는 일이기 때문이다. 뇌가 병들거나 다치지 않게 하는 것이 훨씬 경제적이고 효과적이다. 뇌의 병을 어떻게 막느냐고? 뭐 대단한 것이 아니다. 내 몸이 건강해야 뇌도 건강하다. 그래서 몸을 건강하게 관리하는 노력이면 된다. 그리고 이 노력은 몸과 뇌가 병들기 전, 노쇠해지기 전부터 일찌감치 시작해야 한다.
─ 20-21쪽, 「1장. 뇌를 보는 의사가 말하고 싶은 것들」에서
답은 ‘재미’에 있다. 달리기에 재미를 느끼면, 그냥 그것으로 끝이다. 옆에서 뜯어 말려도 결국은 달리게 되어 있다. 시간이 없으면 시간을 만들어서라도 달린다. 재밌다는 것을 느끼게 되면 취미를 더 오래 유지하고 더 깊게 즐긴다는 사실은 이미 여러 연구로 입증된 사실이다.
─ 60쪽, 「2장. 달리기의 맛」에서
그러나 건강검진은 시험이 아니다. 오히려 평상시 내 모습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함이 아닌가. 바짝 준비하여 합격하고 기준치를 통과한들 본 모습이 아니니 별 소용없다. 마치 포토샵 보정으로 멋지게 수정된 사진 속 얼굴을 보고 이것이 진짜 나라며 흐뭇해 하는 것과 같다. 벼락치기 덕분에 이상 소견을 거를 수 있는 기회를 잃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다.
─ 126쪽, 「3장. 나, 그리고 가족의 뇌를 지키려면」에서
숲을 일구는 데 수십 년의 세월이 들지만 불에 타 없어지는 데는 몇 시간이면 충분하다. 뇌도 그렇다. 뇌를 건강하게 유지하려면 평생에 걸쳐 꾸준히 몸과 뇌를 함께 가꿔야 하지만, 사고나 병으로 뇌를 다치는 것은 한순간이다. 무너진 신뢰는 복구가 어렵고, 불에 탄 숲을 다시 예전으로 돌리려면 배의 노력이 필요한 것처럼 우리의 뇌도 다치면 다시 원상태로 복구가 어렵다. 가벼운 뇌진탕 같은 경우를 제외하고, 심한 손상이나 반복된 손상은 돌이킬 수 없는 경우가 많다. 다친 뇌를 돌이킬 수 없으면 어떻게 되는지 나는 늘 환자들을 통해 본다.
─ 156-157쪽, 「3장. 나, 그리고 가족의 뇌를 지키려면」에서
각종 연구 결과나 실제 세계 유수의 마라톤/육상 경기 자료를 보면 착지법과 마라톤 기록 사이에는 의미 있는 상관관계가 없다. 세계적인 마라톤/중장거리 육상 선수들이 가장 많이 구사하는 착지법이 리어풋이라는 것도 알 수 있다. 리어풋은 가장 보편적인 러닝 착지법이다. 그리고 리어풋 착지로 뛰어나게 잘 달리는 선수들도 무척 많다. 잘 달리기 위해서는 미드풋으로 달려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은 근거를 찾기 어렵다.
─ 193쪽, 「4장. 달리기의 쓸모」에서
이러한 자기 인식perceived-felt vulnerability은 비로소 건강을 관리하고 조치를 취할 계기가 된다. 자기 인식이 정확하지 않으면 건강 관리를 제때에 시작하지 못할 위험이 매우 높고, 신체 기능이 심각하게 떨어지거나 병을 진단받은 후에나 알게 된다. 더 큰 문제는 그 때쯤 되면 돌이킬 수 없다는 사실이다. 그러니 늦지 않게 자기 인식의 계기를 만드는 것부터 시작이다. 내 몸의 성능과 한계를 테스트해 보는 기회를 가끔씩이라도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
─ 205-206쪽, 「4장. 달리기의 쓸모」에서
가족도 알아보지 못하고 본인이 지금 병원에서 무얼 하고 있는지조차 인지하지 못하는 그를, 3년 만에 걷게 만든 것은 무엇일까? 테니스공을 좇던 집중력, 공의 저항을 이겨 라켓을 휘두르던 근력, 경기에 임하던 마음가짐, 젊었을 적 갈고 닦았을 체력, 어려운 훈련을 참아낸 근성, 이기고자 했던 투지. 나에겐 그런 것들이 떠올랐다. 그것이 근성이나 의지든, 습관이든, 관성이든, 체력이든, 그 무엇이든 간에 일생에 걸친 습관은 몸이나 혼에 새겨져 위기 때 힘으로 발휘된다.
─ 244쪽, 「5장. 운동 저축」에서
치매, 암, 당뇨, 고혈압, 비만, 우울증과 같이 운동 기능과는 거리가 먼 질병조차 운동은 중요한 치료제다. 운동은 치매약이나 항암제, 수술 못지 않게 중요하고 효과적이다. 그런데 문제는 운동은 누가 대신할 수 없고 본인이 스스로 해야 한다는 데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운동을 치료제로 제대로 쓸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환자 스스로가 운동을 할 수 있는 수준으로 몸과 마음이 준비되어 있어야, 병에 걸렸을 때 비로소 운동을 약으로 쓸 수 있다. 그런데 이미 오랫동안 운동과는 거리가 먼 생활을 하면 ‘더 이상 쓸 약이 없는’ 상태가 되고 마는 것이다.
─ 263-264쪽, 「5장. 운동 저축」에서
사람은 유산소성 대사를 활용해서 오래 달린 덕분에 척박한 지구 환경과 생존 경쟁 속에서 살아남았다. 최소 100만 년 이상을 달렸던 기억이 우리 유전자와 우리 몸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 우리 몸은 그렇게 살도록 설계된 몸이다. 이 말은 곧 설계된 대로 살지 않으면 문제가 생긴다는 말이기도 하다.
─ 295쪽, 「5장. 운동 저축」에서
출판사 서평
현직 의사가 본 운동의 효과와 운동 부족의 무서움
늙고 병들었을 때 우리를 구할 수 있는 건 ‘운동 잔액’
『길 위의 뇌』에서 저자는 자신이 의사로서 만난 수많은 환자들의 케이스와 학자로서 알게 된 여러 연구 결과를 언급하며 건강할 때 운동 습관을 들이는 것이 얼마나 그리고 왜 중요한지 보여준다. 평소에 아무 증상이 없었던 것을 건강이라 믿고 ‘몸이 즐겁고 편한 대로’ 살아온 사람들은 병을 얻었을 때 극복할 수 있는 신체적, 정신적 힘이 현저히 떨어진다. 운동을 하며 몸이 겪게 되는 긍정적인 부하(負荷)를 경험한 적이 없기 때문에 치료와 재활을 금세 포기한다. 그러나 평소에 운동량을 성실하게 저축한 사람들은 보다 더 쉽게 회복한다. 자신의 몸에 남은 운동 잔액을 이용해서 힘든 회복과 재활 과정을 잘 견뎌낼 수 있는 것이다. 한 푼 두 푼 모을 땐 티도 안 나고 ‘역시 티끌은 모아봐야 티끌’이라며 허무하게 느껴지지만 급한 사정이 생겼을 땐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비상금처럼 운동도 마찬가지라는 저자는 지금 몸의 편안함을 추구함에 따라 미래에 얼마나 큰 대가를 치르게 될 수 있는지 의료 전문가로서 독자들에게 냉정하게 충고하고 있다. 『길 위의 뇌』가 궁극적으로 전하려는 메시지는 “규칙적인 운동만이 건강을 지킬 수 있다”이다. 병원 진료도, 처방약도, 영양제도 다 좋지만 우리의 건강을 가장 견고하게 지탱해 줄 단 하나의 기둥은 우리가 날마다 저축한 ‘운동’뿐이란 것이다.
『마녀체력』 이영미 작가 강력 추천!
달리는 사람이나 아직 달리기 전인 사람이나
누구든 당장 달리고 싶어질 ‘달리기의 맛’
『마녀체력』으로도 유명한 작가 이영미는 이 책을 강력 추천하면서 몸을 움직여야 뇌도 건강할 수 있다는 자신의 소신에 더욱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이 책의 저자 정세희 교수 역시 ‘의사’로서 달리기의 건강 이득을 강조하고 달리기를 비롯한 꾸준한 운동을 하지 않았을 때 어떤 노후를 맞이하게 될지 경고하고 있다면, ‘러너’로서는 달리기에 도움이 되는 실질적인 정보와 달리기에서 얻는 즐거움을 이야기한다. 달리기를 언제 시작하면 좋은지, 주법(走法)은 어떻게 바라보고 선택해야 할지, 달리기 권태기는 어떻게 넘겨야 할지부터 달리면서 즐기는 사계절의 풍경과 달리면서 만나는 사람들 그리고 보스턴마라톤 참가기까지 달리는 사람들에겐 공감과 묘한 경쟁심을, 아직 달리기 전인 사람들에겐 ‘나도 러닝을 시작해 볼까?’하는 동기부여를 자극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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