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독서, 영상

이건희컬렉션 특별전: 한국미술명작 (2023.6.22)

클리오56 2023. 6. 22. 19:22

 

세기의 기증 이건희컬렉션’, 20세기 초중반 한국미술 대표작 전시, 

김환기, 박수근, 이중섭, 장욱진, 유영국 등 한국인이 사랑하는 거장 34명,

박미화 학예연구관의 설명

기증받은 1,488점 중 58점 선정

2년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전시된 이건희컬렉션을 정리한 것이다. 내일 관람할 경기도미술관의 '이건희컬렉션 사계'와는 전시 작품이 많이 다르겠지만 한번 정리해보았다. 

 

1. 수용과 변화

(1) 낙원 - 백남순 (1936년경)

해설: 백남순은 1936년경에 남편인 임용련과 함께 평북 정주에 있는 오산학교에서 생활하면서 이 그림을 그리게 되는데요. 남편과 함께 유화긴 하지만 전통의 병풍의 형식을 갖추고 있습니다. 병풍과 유채를 합친 이 작품은 서구의 어떤 아르카디아 적인 요소도 보이면서 굉장히 중요한 근대 작품으로 남아 있습니다이 작품은 또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백남순과 임용련의 작품이 우리 미술사적으로 중요한 부부 작가임에도 불구하고 한 점도 남아 있지 않다는 미술평론가 이구열 선생님의 기사를 보고 백남순의 친구인 민영순 여사가 연락을 해온 작품이에요그래서 세상에 알게 되었고 그 작품이 다시 삼성의 이건희컬렉션으로 수집된 것입니다

 

(2) 무릉도원 - 이상범 (1922년)

해설: <낙원>은 서양과 동양의 어떤 합쳐진 작품을 보여주는 반면에 또 다른 한편으로는 우리 전통적인 서화가 또 그려지고 있었는데 1922년 이상범의 <무릉도원>이라는 작품입니다<무릉도원>은 많은 관람객이 이 작품이 왜 이렇게 중요하냐라고 묻는데 이상범은 안중식의 애제자로서 이 작품이 (안중식의) 청록산수를 계승하고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미술사적으로 중요하고 또 초기에 우리 서민들이 얼마나 고통을 겪고 있었는가에 대한 반증으로도 설명될 수 있는데 왜냐하면 이런 작품을 통해 위로를 받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그래서 이상범의 <무릉도원>은 어부가 동굴을 지나서 도화원으로 가고 도화원에서 이제 늙지도 않고 죽지도 않는 도화원에 도착해서 그곳 사람들의 환대를 받으면 바깥세상 이야기를 해주었는데, 그 사람들은 200년 전 진나라 사람들이었다고 합니다. 200년 전 사람들인데도 늙지도 않고 죽지도 않고 이렇게 살고 있는 모습을 보고 놀라면서 서로 이야기를 나누었겠죠그러고 나와서 이 어부가 다시 이곳을 찾으려고 했더니 찾을 수 없었더라 라는 그런 내용의 왕유의 <도원행>이라는 시제가 위에 쓰여 있습니다. 저 글씨는 근대기의 중요한 작가 이도영에 의해서 써졌고 그림은 이상범에 의해서 그려진 작품입니다. 이런 두 화가의 합작임을 걸 증명하는 것이 제일 끝에 또 기록으로 남아 있고 그래서 전체적으로 굉장히 중요한 작품이고 내년 되면 100살이 되는 작품이에요그래서 청록산수의 깊은 느낌과 함께 많은 사람이 즐길 수 있는 좋은 작품이 되길 바랍니다이 작품이 있다는 것은 학계에 많이 나왔지만 이렇게 전시를 또 국립현대미술관에서 대중들에게 보이는 것은 거의 첫 사례가 아닌가 싶습니다.

 

(3) 무창춘색 - 변관식 (1955년)

해설: 첫 번째 공간에서 어떤 서구적인 형식의 무릉도원 <낙원>과 우리 전통 서화의 형태의 이상범의 <무릉도원>, 이런 형태가 점점 발전해서 다음 마주 보이는 변관식의 <무창춘색>를 감상해 보시겠습니다. 앞서의 두 작품은 1922년, 1936년의 작품이고 이 변관식의 <무창춘색>1955년 작품이에요. 그래서 이 공간에서 멀리 보이는 시간을 흘러서 어떻게 변해왔나를 보여주는 변관식의 <무창춘색>과 함께 공간감을 같이 느끼면 더 재미있는데요이 작품은 1955년도에 변관식이 그린 <무창춘색>이라고 왼쪽 상단에 쓰여 있습니다1955년 가을 전주를 여행하며 가을에 그렸는데 작품은 봄의 풍경이잖아요.

그래서 이것은 실경산수가 아니라는 걸 말해주고 있고 그러면서도 변관식의 어떤 관념산수로 나눌 수는 있고 안에 있는 집들이 우리의 전통적인 한국의 모습을 담고 있으니까 사경산수까지는 학계에서는 평가하고 있습니다근경에 나무를 배치하는 것은 근대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고 우리가 서구의 그림 그리는 구성 방식의 도입을 보여주는 요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변관식은 적묵법과 파선법이 유명한데 그런 변관식의 특징이 잘 드러난 수작 중의 하나입니다

적묵법  [ ]

요약 동양화에서 먹을 운용하는 방법 중 하나이다. 먹의 농담을 살려 순차적으로 쌓아가듯이 그리는 기법으로 온화하고 윤택한 먹의 운치를 형성한다.적묵법은 먼저 담묵을 칠하고 그 먹이 마르면 좀 더 짙은 먹을 입히는 방법을 여러 번 반복하는 방법으로 깊은 양감을 표현할 때 주로 쓰인다. 먹을 계속 겹쳐 칠하면서 층층이 쌓인 먹이 중후한 느낌을 자아내며 유화 같은 깊이와 음영의 긴장감을 더해 준다. 또한 먹색을 차례차례 입혀 색이 깊어짐과 더불어 물체의 형상은 매우 세밀하게 나타난다. 일반적으로 산수화에 사용되어 첩첩이 쌓인 산과 준령, 층차를 이룬 산세를 묘사할 때 효과적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적묵법 [積墨法] (두산백과 두피디아, 두산백과)
작품 무창춘색(武昌春色)’ 1955년 가을, 전라북도 전주의 완산(完山)을 여행하며 그린 것이다. 화면의 대각선으로 배치된 길과 돌다리를 따라 파노라마처럼 전개된 기와집과 초가집, 뒷산의 허물어진 옛 성벽, 나무들과 복사꽃 등에서 사실적 현장감이 발견된다. 거대한 화면을 가로지르는 길과 돌다리는 마을의 오랜 역사를 상징하는 것처럼 구도에 안정된 통일감을 주는 것이 특징적이다.
 
여기에 복사꽃에 의해 도원의 이상경으로 전환된 마을 전체를 뒤덮은 적묵법(積墨法)이나 파선법(破線法)에 의해 만들어진 장대한 이미지와, 먹색이나 갈색의 차분한 색조는 평범한 일상의 소중함에 대한 작가의 경외심을 시각화한 것으로 이해된다. 근경에서 마을로 향하는 지팡이를 든 노인과 머리에 짐을 얹은 소녀는 현재의 삶을 묵묵히 살아가는 그곳이 바로 무릉도원(武陵桃源)이라는 사실을 일깨우는 시각적 장치라고 볼 수도 있다.
 
이러한 창작태도는 관념산수에서 벗어나 조선의 명승지와 그곳을 유람하는 여행객을 화폭으로
옮겨 한국적 산수화를 최초로 완성한 겸재 정선(鄭敾,1676~1759)에 비견할 만하다. 나아가 1950년대 후반과 1960년대에 그려진 금강산 시리즈보다 앞서 완성된 또 다른 유형의 소정(小亭)양식을 대표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최경현>

파선법(破線法): 그어진 선 위에다 진한 먹을 튀기듯 점을 찍어(일종의 태점같은...) 선을 파괴하는것을 파선법이라고 할 수 있다.

 

(4) 북한산 - 이대원 (1938년)

해설: 이상범과 백남순의 작품을 비교해 볼 수 있고 또 동양과 서양을 또 비교해 볼 수 있도록 개최하였습니다그래서 좌측으로는 동양화, 한국화라고 할 수 있죠. 오른쪽으로는 유화 작품을 인물화, 풍경화 이 두 가지 중심으로 서로 비교해 보면 재미있습니다. 먼저 이대원의 1938<북한산>이라는 작품인데요이 작품은 제가 왜 특별히 더 소개를 하냐면 이대원 선생님의 전형적인 형태가 드러나기 이전의 작품이에요그러면서도 굉장히 원색적이고 화려하게 표현이 잘 되어 있고또 북한산은 그 당시에 나무가 하나도 없는 모습이 그 당시 풍경을 알 수 있는 그런 실증적인 자료가 돼서 제가 소개를 간단히 드렸습니다

 

(5) 공기놀이 - 장욱진 

해설: 이 작품은 1938년에 장욱진이 1918년생이고 20살 때 그려진 작품이에요. 장욱진은 다섯살 때 아버지를 여의고 어머니와 고모 밑에서 자랐는데 고모가 그림 그리는 것을 반대했대요. 그런데 이 작품을 그려서 조선일보 주최로 하는 전국학생미술전람회에서 사장상을 받아요. 그래서 1등을 받은 거죠. 1등을 받아서 그 당시로는 큰돈이었다고 해요100원이라는 상금을 받아서 그 돈으로 고모 옷도 사주고 해서 더 이상 고모의 반대를 받지않고 그림을 그릴수 있도록 허락을 받은 작품이라고 합니다장욱진은 아주 작게 그리는 걸로 유명하잖아요장욱진을 공부한 사람이면 시작 지점인 이 작품을 누구라도 보고 싶어 할 거예요저 개인으로도 그랬는데. 이 작품을 보고 얼마나 가슴 설렜던 기억이 납니다.

 

일차적으로 수용과 변화에서 우리 근대기의 중요한 작품을 대략 살펴보았는데 사실은 1,488점 중에서 근대기가 많은 부분을 차지해서 제가 선정했는데 근대기의 흐름을 따라서 전시를 구성하는데 전혀 지장이 없을 정도로 이건희컬렉션의 특징을 말할 수 있어요. 즉 고 이건희 회장이 우리나라 어떤 특정 부분만 수집한 것이 아니라 작품 전체의 한국 미술사를 아우를 수 있는 작품을 많이 수집을 한 거 같아요그래서 제가 이 흐름을 따라서 전시를 만드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는 걸 다시 한번 말씀을 드립니다.

 

 

2. 개성의 발현

(6) 자소상 - 권진규

해설: 근대기의 많은 작가들이 그림을 시작하고 서화(書畵)와 양화(洋畵)가 서로 이제 조화를 이루는 가운데 시간이 지나면서 작가 개개인의 개성이 발현이 되는 거죠어떤 그룹보다는 작가 권진규, 김환기 등 대부분의 작가들이 굉장히 자기의 독자한 작품 세계를 이루는 데 중점을 두어서 이 부분을 그렇게 만들어보았습니다. 시작은 권진규 작품으로 했습니다.

 

권진규는 대표적인 우리 근대기 조각가로 얘기를 할 수 있고이 작품은 <자소상>이에요. 자소상이고, 굉장히 단순하게 얼굴 표정과 이런 것들이 근엄하게 뭔가 힘이 있는 자신의 모습을 잘 표현하고 있고 부르델의 영향을 많이 받아서 이런 라인 같은 거 석고를 뜰 때 생기는 이 라인은 그대로 살려서 재질감을 강조하였다고 합니다또 이 작가는 테라코타 기법을 선호하였습니다. 다른 것은 청동이든 뭐든 어떤 거든 부식을 하거나 오래되면 상하는데 이 테라코타만큼은 고대에서부터 쭉 이어진다는 점을 발견하고 이 작가는 주로 테라코타로 많이 제작했어요. 근데 테라코타도 단점이 하나 있죠굉장히 다루기가 조심스럽고 깨어지기 쉽다는데에 우리 후손들이 그런 어려움이 있더라고요그렇지만 작가가 선택한 재료는 영구성에 주안점을 두었다는 것을 말씀드립니다.

 

(7) 나룻배 (뒷면 소녀) - 장욱진 (1951년)

해설: 이 전시를 구상하면서 앞쪽에서도 물론 고민을 많이 했어요<낙원>을 중심으로 해서 <무릉도원>의 주제로 동서양을 비교하고 풍경으로 이어오면서 이 전시의 클라이막스를 어떻게 보면 관람객들이 집중해서 이건희컬렉션의 특징을 파악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다가 이 중간 방을 제가 국민 화가의 방으로 만들었어요. 박수근, 김환기, 이중섭, 유영국, 장욱진. 이 다섯 명의 작가를 한자리에 모아 두고 서로 비교해 보면서 관람객들이 충분히 이건희컬렉션의 집중도를 한번 만끽해 보시라고 일부러 만들었습니다. 먼저 장욱진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이 작품은 1951년에 그린 장욱진의 <나룻배>라는 작품이에요그 뒷면에는 <소녀>라는 작품이 있는데. 저 작품은 비례도 우스꽝스럽게 볼 수는 있으나 장욱진이 너무 애착을 가져서 한국 전쟁 때 피난 갈 때 가슴에 품고 갔다고 해요. 그러니까 작품이 계속 있는 거죠1951년에 자기 고향에서 그 작품이 있으니까 그 뒷면을 또 전쟁 중이라서 재료 구하기 힘들었다고 해요. 그래서 그 작품 뒷면에 그린 작품이 바로 <나룻배>이고 이 <나룻배>는 본인 고향 연기군 에서 조치원 장이설 때 반드시 타는 나룻배의 풍경이라고 합니다. 보통은 (이 작품 제목이) ‘피난민이라고 하는데 제가 볼 때는 피난민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소도 있고 가방을 메고 가는 학생 또 닭을 안고 있는 아주머니, 장독대를 이고 있는 아주머니자전거를 가져가는 이런 풍경은 장을 대비한 또는 장을 갔다가 오는 그런 풍경으로 연상이 되는 거고 급박한 표현이 아니라는 거죠그래서 피난민이 아니라 <나룻배>라는 작품이고 그리고 그 뒤에 있는 <소녀>라는 작품도 저희가 나중에 꼭 보여드릴 기회가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8) 산울림 “19-Ⅱ-73-#307” - 김환기 (1973년)

 

해설: 김환기의 점화는 우리 미술사적으로 너무 중요하고 최근 여러 경매에서 김환기가 자기 작품의 가격을 자기가 새롭게 경신할 정도로 작품 가격이 2015년부터 해서 현재까지 제일 많이 뛴 작가 중의 한 명일 거예요. 국내 경매가 아니라 외국 경매에서 팔린 작품들이 많이 알려졌는데 그런 대표적인 점화 중에 한 점이 우리 미술관에 이제 수집이 됐습니다그동안 우리 국립현대미술관에 김환기의 점화는 소품밖에 없었거든요이렇게 대작으로 더군다나 <산울림>이라는 큰 부제까지 있는 작품이 정확하게 수집이 돼서 개인적으로는 정말 너무너무 기쁜데요. 이 작품에 대해서 설명을 좀 드리면 김환기는 점화를 뉴욕에 가서 하기 시작을 하고 그 점화라는 이름조차도 본인이 선택했고 김환기는 서서 주로 작품을 그렸다고 해요. 건강상의 문제도 있지만 본인이 집중하기에 서서 하는게 더 좋았는지 주로 서서 고개를 숙여서 이 수많은 점을 찍으면서

고향을 생각하고 서울을 생각하고 자기가 있었던 곳을 생각하며 그렸다고 합니다그러니까 김환기는 너무 자기가 자랐던 한국을 사랑한 작가예요우리 전통 가옥도 좋아하고 거기서 편안하고 많은 서구의 시설을 생각하고 서구의 집을 경험 하지만 조금 불편한 한옥을 사랑하고 완벽하게 둥글진 않지만 달항아리를 사랑한 정말 서정적인 멋진 작가인 것 같아요그래서 이 작품은 정확하게 1973219일에 그려진 작품이에요. 김환기는 작품 제목에 자기가 그렸거나 시작한 날짜를 작품 제목으로 쓰고 있어요. 그래서 산울림이라고 하고 “19--73-#307”이라고 적고 있는데실제로 김환기의 일기장에 적혀 있는데 1973219일에 오늘 처음으로 올해 들어 대작을 시작하다. 그리고 한 20후에는 310일 쯤 되어서 드디어 307번 완성했다. 이 작품은 완성하기 어려웠다 고 일기장에 토로하였습니다. 그래서 굉장히 프로비넌스가 정확한, 이 작가가 시작해서 어떻게 했다는 뒤에 서명도 있고 설명까지 있는 중요한 작품이고 미술사적으로 우리가 김환기 점화를 포함해서 앞으로 많은 활용이 있을 중요한 작품이 수집되었습니다.

 

(9) 여인들과 항아리 - 김환기

해설: 다음으로는 이건희컬렉션을 기증받아서 많은 보도자료가 된 대표적인 작품 김환기의 <여인들과 항아리>라는 작품입니다이 작품은 제가 처음 본 순간에 엄청 가슴이 떨렸는데요. 물론 이게 너무 커서 삼성에서도 수장고에 펼쳐서 보관은 못하고 이렇게 말려져 있었고 그걸 펴는 순간옥색이라고 표현하고 싶은데요. 이 파란 옥색이 조금 조금씩 변화를 주면서 면 분할이 되어 있고 그 당시 여인과 항아리, , 사슴, 위에 남대문의 도상까지 김환기1950년대에 표현한 모든 도상을 포함하고 있는 대작입니다약 천 호에 해당하지요. 여기 이 작품을 그냥 감상하기보다는 배경을 좀 설명해 드리면 더 재미있는데요. 김환기는 달항아리를 너무너무 좋아했다고 해요일기장을 읽어 보시면 그만 사겠다고 마음을 먹었는데도 나가면 사 오고 나가면 사 오고, 온통 집안에 항아리가 가득 차서 나중에는 겨울 되면 집안으로 들여와야 하잖아요왜냐하면 온도차 때문에 깨질 수 있으니까 그런 고민까지 계속하는데 김환기는 좋아하긴 하지만 또 관리가 고민이 되었던 모양이에요. 그런데 한국 전쟁하고 피난 갔다 오니까 이게 다 깨어져서 마루고 온 집안에 사금파리 밭이다라는 표현을 할 정도로 다 엉망이 되어 있는 거죠. 그런데 김환기의 그 표현 중에 하나 재미있는 것은 오히려 속이 시원한 면이 있었다라고 쓰고 있어요. 그것은 관리에 대한 부담감이었지 않을까 본인은 없애지 못하더라도 타의에 의해 없어진 그 항아리가 아쉽긴 하지만 더이상 관리를 안 해도 되는 마음이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만큼 달항아리를 좋아했고 그동안 몇 개 남은 항아리 중심으로 감상을 했다고 해요그리고 김환기는 또 이 작품을 어떻게 이렇게 그 어려운 시기잖아요. 1950년대 60년대 초 다 어려운 시기에 이 작품을 어떻게 이렇게 대작을 그릴 수 있느냐 하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고 이건희컬렉션에서 이건희가 했던 역할들, 작품을 구입함으로써 많은 작가들을 후원했다는 점을 또 주목할 수 있는데. 이 작품은 이건희는 아니지만 삼호방직의 정재호라는 회장이 자기 집을 새로 지으면서 거기에 알맞은 그 벽에 딱 맞는 작품을 김환기한테 의뢰를 했고 김환기가 그래서 제작한 작품입니다그래서 외국에도 많은 사례가 있지만 역시 후원자와 작품을 주문하는 작가와의 관계가 미술 문화를 꽃피우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구나 하는 것을 실감할 수 있게 하는 작품이에요그리고 항아리 다음에 이런 수레바퀴 도상은 김환기가 파리 유학 갔을 때 파리에 있는 집 발코니의 아름다운 문양을 그렸던 게 있는데 거기서 나온 게 아닐까 그래서 대략적으로 김환기가 프랑스에 다녀온 그 유학 다녀온 59년 말에서 60년대 초 정도에 제작된 작품이 아닐까 추측 되는 아주 훌륭한 작품입니다. 물론 보관도 너무 잘 되어 있어서 상태가 아주 좋습니다여러분들 꼭 오셔 가지고 직접 한번 보시면 감동이 남다를 거라고 생각이 듭니다.

 

(10) 절구질하는 여인 - 박수근

 

해설: 박수근의 중요한 작품 <절구질하는 여인>을 한번 보시겠습니다이 작품인데요. 국립현대미술관에 소장품이 이제 팔천 오백점이 있고 이건희컬렉션으로 약 1,500여점을 받아서 총 만 여점의 시대를 열게 됐는데 그중에서도 우리가 국민 화가로 불리는 박수근의 작품중 <할아버지와 손자>라는 작품이 대형 사이즈로는 한점 있거든요그런데 이런 대형사이즈의 작품이 박수근 것이 세 점이나 들어왔어요그래서 소장품 관리를 오랫동안 해온 저로서는 얼마나 기쁜지 모르겠습니다.

박수근의 <절구질하는 여인>1938년도에 박수근이 수채화로 조선미술전람회에 냈는데 그 작품을 다시 유화로 바꾼 작품이기도 해요. 그러면서도 우리 한국 여인들의 아기를 업고 절구질하는 집안일 하는 모습이 아주 표현이 잘 된 작품이에요. 보통은 자기 부인을 모델로 많이 하고 있는데 이 작품은 아기의 옷도 연한 분홍색을 칠해져 있고 그러면서도 라인과 우리나라에 많이 나는 화강암 질감이 너무너무 잘 드러나고 또 형태도 지금까지 많이 잘 남아 있는 그러니까 박수근이 워낙 선을 약하게 하다 보니까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약해지는데 이 작품은 선도 굉장히 잘 남아 있고 완성도가 높은 그러면서도 우리의 한국의 여인을 그렸다는 점에서 대표적인 박수근의 작품입니다.

 

(11) 황소 - 이중섭

 

해설: 이중섭의 <황소>는 우리가 홍보 자료로 많이 활용을 했고 인터넷에도 많이 나가 있고 TV에도 많이 나왔는데 와서 보고는 실제 사이즈를 보고 굉장히 놀랍니다너무 작아서요. 그렇지만 작가의 정신이나 작가의 필력을 드러내는 데는 크기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증명해주는 작품이기도 해요. 이중섭은 특히 소를 많이 그렸고 그 소를 그리는 것은 한국의 정신을 나타내는 소재로 특별히 이용을 많이 한 것 같고 전체의 모습보다는 이 얼굴에 어떤 분노로 가득 찬 그걸 억제하고 있는 그런 외적인 표현이 아주 잘 된 작품으로 황소를 들고 있고 이 황소라는 작품은 이중섭이 그린 황소는 총 네 점이 남아 있는데 그중에서 한 점이 우리 미술관에 수집이 된 거죠제가 오랫동안 작품 수집을 맡으면서 예산을 증액을 요구할 때 김환기의 점화와 이중섭의 <황소> 사진을 가져와서 이런 작품 하나 없다이렇게 말을 많이 했었거든요. 그래서 더이상 안 해도 되는 상황이긴 하지만 그런 만큼 우리의 어떤 그 한국의 정신성을 나타내는데 중요한 작품이고 그리고 정말 상세히 보시면 아시겠지만 붓 터치를 많이 하지 않았어요. 정말 힘찬 붓 터치로 굉장히 표현이 힘이 세고 또 강인한 그런 느낌이 표현되면서도 어쩌면 내적으로 울분한 그런 느낌이 잘 표현된 작품이에요오셔서 이것도 직접 한번 아직 안 온 분이 계신다면 꼭 와서 한번 보시길 바랍니다.

 

(12) 다섯 아이와 끈 - 이중섭

해설: 다음으로는 이중섭의 <다섯 아이와 끈> 이 작품도 굉장히 이중섭의 작품세계에서는 중요하고 완성도가 높은 작품이에요저희가 사실 은지화도 많이 받았고 이 전시 이후에는 저희가 이중섭 전도 사실은 기획하고 있지만 이 중에서 이중섭의 총 네 점을 전시했는데 이 작품은<다섯 아이와 끈> 이라는 작품으로 이 다섯 명의 아이들이 어떤 방식으로든 서로 연결이 되어 있고 그러면서도 정확하게 뎃생이 잘 되어 있는 대표적인 작품입니다.

 

 

3. 정책과 모색

(13) 천 년의 고가 - 이성자 (1961년)

해설: 정책과 모색이란 공간입니다. 이 공간은 개성의 발현에 이어서 국외에서 활동한 국내 작가를 보여주는 공간입니다. 물론 이성자의 <천년의 고가>도 중요하지만 다른 많은 작가들도 프랑스 파리로 직접 유학을 가서 거기서 자신의 작품 세계를 완성시킨 작가들을 한번 모아봤습니다. 그래서 이성자의 <천 년의 고가>를 먼저 보시면 이성자는 1951년에 한국 전쟁이 발발하자마자 아들 셋을 두고 파리로 유학을 간 작가죠. 그래서 51년에서 65년 한국에서 개인전을 할 때까지 한 번도 한국에 나오질 않아요. 15년 동안 자식에 대한 그리움, 또 자식을 직접 돌보지 못한 그런 죄책감으로 이 작가는 그림을 어떻게 표현하냐면 여성과 대지라는 모성애 중심으로 표현하게 되고 <천 년의 고가>는 그런 여성과 대지 시리즈 중에서 굉장히 대표하는 작품이에요그러니까 자기가 그 모든 대상을 그리는 데 대지의 어떤 그 표현을 하는 방식으로 하게 되고 대지에 대한 표현은 붓 터치 하나하나를 우리 아이들 밥을 먹이는 그런 심정으로 그렸다고 여러 군데서 설명을 하고 있어요. 그런 시기에 그려진 대표적인 작품이 <천 년의 고가>이고 이 작가는 65년도에 한국에 돌아와서 개인전을 하고 다 성장한 자신의 아들들 세 명을 보고는 죄책감 또는 모성에 대한 그런 심정에서 해방이 되었다고 해요. 그래서 이런 여성과 대지시리즈 작품을 더이상 하지는 않게 됩니다. 그리고 이성자 라는 작가의 전체적인 작품 세계에서 이 여성과 대지는 가장 인기가 있는 작품입니다. 그래서 국립현대미술관에 이 시기 작품이 사실 한 점도 없거든요. 수집하게 돼서 너무너무 다행이고 저는 감동적인 그 느낌을 아직까지 잊을 수가 없답니다와서 꼭 감상해 보시기 바랍니다.

 

(14) (15) 문자 추상 - 남관 / 이응노

해설: 다음으로는 파리에서 활동은 작가 중에서 남관과 이응노의 문자 추상입니다. 남관은 캔버스에 여러 이런 문자 추상을 하셨고 캔버스에 밑칠을 하고 그 위에 어떤 그 재질을 페이퍼 같은 거를 붙이고 후에 또 파란색을 칠하고 다시 떼어 내는 데꼴라주 방식으로 문자를 표현하셨고 다음으로 이어지는 이응노의 문자 추상은 사실은 뭔가 좀 읽혀질 것 같지만 읽히지 않아요그러니까 이응노는 문자를 어떠한 의미의 전달보다는 조형의 수단으로 많이 이용했다는 것을 알 수 있고 남관은 캔버스에 끊임없이 문자 추상을 하셨지만이응노는 재료 실험을 많이 했어요. 그래서 보시다시피 붓 터치가 굉장히 거칠게 보여진다는 것은 이 재료가 캔버스 천이 아니고 다른 재료에 관한 연구를 보여주는 작품이에요이 천은 (표면의) 털이 약간 올라온 융같은 천으로 붓 터치가 잘 보여지는 작품이고 또 이 문자 추상은 굵은 마대 천을 이용해서 문자를 그리고 있어요.

굵은 마대 천 위에 다른 색깔의 검은색에 마대 천을 붙이고 주변에는 빨간색으로 또 올의 굵기, 마대의 어떤 느낌을 내는

이런 방식으로 재료에 대한 실험을 보여주는 굉장히 적극적인 방식으로 조형 실험을 한 대표적인 작가가 이응노입니다.

 

(16) 한국의 여인들 - 김흥수 (1959)

 

해설: 그리고 제가 이제 이 공간에서 또 중요하게 생각했던 작품이 김흥수의 1959년 작 <한국의 여인들>이라는 작품인데요우리는 대부분 김흥수 작가를 반은 추상 반은 구상으로 나누는 하모니즘 작가로 기억을 하고 있잖아요. 이 작품은 그렇게 들어가기 전의 작품이에요<한국의 여인들>이라는 머리에 이고 있고 뭔가 생각하고 있는 그 한복을 입은 여인들을 굉장히 단순화시키고 또 표면의 재질감도 잘 드러내는 작품이면서도 굉장히 그 완성도가 높은 작품입니다. 국립현대미술관의 기 소장품에서는 이런 그 50년대 말 김흥수의 작품세계를 볼 수 있는 작품이 그렇게 많지는 않고 소품 중심인데 이 작품은 완성도 높고 원색적이고 또한 화려하면서도 굉장히 김흥수의 필력이나 감각이 잘 보이는 완성도 높은 작품이라는 점에서 수집에 의의가 굉장히 높은 작품입니다.

 

 

(17) 가을 - 박항섭 (1966)

해설: 박항섭의 1966<가을>이라는 작품인데요제가 이 전시를 준비하면서 이 작가에 대해서 다시 공부를 해야겠구나 라고 생각한 작가 중에 한 명입니다물론 우리 국립현대미술관에도 기 소장품이 있어요. 그런데 전부 다 이후의 작품으로 박항섭은 이렇게 투명하게 하는 특징이 있는데 자신의 전형적인 스타일로 굳어지기 전에 그린 작품이고 1959년에 그린 또 다른 <가을>이란 작품과 비교해 봤을 때 이것은 굉장히 선이 이렇게 기하학적이면서 프로필은 또 이집트의 벽화 같은 느낌을 주면서 표현이 이국적이에요. 그래서 아 이 작가도 다시 공부를 좀 해 봐야겠구나. 저를 일깨워 준 작품 중의 하나이고 또 우리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에서 박항섭을 중심으로 한 미술사를 연구하는데 굉장히 중요한 작품이 되겠습니다.

 

(18) 노오란 산책길 - 천경자 (1983)

해설: 다음으로는 천경자의 <노오란 산책길>이란 작품을 마지막으로 소개를 해드리고 싶은데요. 천경자는 아시다시피 많은 사연을 가지고 있는 작가예요여기서 디테일하게 어떤 시기별로 다 설명할 순 없지만 천경자는 결혼과 또 삶에 대한 우여곡절이 많은 작가였거든요그럼에도 불구하고 작품 하는 것을 굉장히 자긍심을 가지고 많은 작품을 했습니다국립현대미술관은 천경자 작품을 많이 소장하고 있지 못한데 1983년의 <노오란 산책길>이라는 작품을 수집함으로 우리 소장품을 정말 풍성하게 해주었고 이 작품은 어떤 수집하게 된 경위나 이런 과정들을 굳이 저희가 찾지 않아도 되는 그만큼 대표작이고 천경자 도록에 다 나와 있는 문헌에 다 나와 있는 작품이거든요그리고 자기의 큰 며느리로 소재로 모델로 그렸다고 하는 대표작이고 석채로 그려져 있어 보존 상태도 매우 좋은 그런 대표적인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 여기까지 해서 제가 이건희컬렉션의 대략적인 작품 설명을 해드렸는데요. 물론 오셔서 보시면 더 재미난 이야기와 또 그 작품의 진가를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 확신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전시 이후에 내년에는 일주년 기념전으로 국립중앙박물관과 같이 전시하고 다음으로는 저희가 또 국외 작품을 기증을 받았어요그것까지 같이해서 전시하고 그 다음에 주제전으로 이중섭 전시 등 구체적인 계획이 잘 잡혀 있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