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독서, 영상

인도는 힘이 세다: 저자 이옥순 (2018.2.17)

클리오56 2018. 1. 27. 12:25



내용 및 읽은 소감


인도와 인도인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강한 가운데 언젠가 여행할 나라가 인도이니 기대와 염려가 혼합되어 있다. 미얀마 여행 가이드북을 읽을 때도 보았지만 만나는 인도인에 대한 주의사항이 세밀하게 그려져 있다. 예전 싱가포르 주재할 때 겪었던 인도인에 대한 부정적 경험도 아직은 지우질 못했고. 아무튼 인도 이해를 위한 단계적 접근이라 여기고...


1장 인도는 좋아도 인도인은 싫다 
인도인의 이중성∥정신보다 물질이 우선∥난파선에선 뛰어내린다∥제4인간형, 모한 랄∥적도 껴안는다 


"내일의 공작보다 오늘의 비둘기를 가져라" => 인도에서는 당장 이익이 된다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걸 나쁘다고 여기지 않는다. 신을 숭배하는 만큼 물질을 숭배하는 나라임에 분명하다.


돈을 경멸하는 척하는 사람은 있어도 돈을 경멸하는 사람은 없다. 오늘날 인도에서 가장 숭배받는 여신이 부의 여신 락슈미인 건 그다지 놀랄 일이 아니다. 최고의 명절인 디왈리는 돈을 바라는 사람들이 대놓고 락슈미 여신을 기리는 축제다.


정신주의와 물질주의가 손을 잡은 인도에서는 부의 여신 락슈미, 또 다른 부의 신 가네샤가 숭배를 받는다.


인간의 궁극적인 목표를 해탈로 여기지만 부의 추구를 그 과정으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인도에서 돈을 버는 행동은 구원과 해탈의 장애가 아니다. 반짝이는 금에 맘과 몸을 다 줘도 그것에 집착하거나 지배되지  않으면 괜찮다. 어디든 빠져나갈 구멍이 많은 곳이 인도다. 그것을 인정해야 한다.


의로움 보다 살아남는 걸 택한 사람들은 목숨이 있어야 세상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인지 인도에는 유명한 배신자들이 많다. 그들은 떠오르는 세력에 재빨리 충성을 바치고 저뮤는 왕국과 지배자를 버렸다. 


인도인이 행동의 일관성이 없고 쉽게 배신할 수 있는 것은 근본주의가 없는 힌두교와 관련이 있다. 신자를 위한 행동규범이나 잘 조직된 교회가 없는 힌두교에는 하나만 따르라거나 '해라, 하지마라'고 강요하는 절대적 기준이 없다.  

=> 자유와 해방을 꿈꾼 미국의 히피들이 인도로 몰려간 것은 뭐든지 할 수 있는 땅이어서였다. 


식민통치에 협력한 인도인을 친영파라고 부르지 않는 인도에서 영국의 유산을 좋게 평가하는 인도인이 나오는 건 당연하다. 그들이 나쁜 과거에 연연해하지 않는 이유는 강을 따라가면 언젠가 바다에 닿는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다른 것은 다만 그 과정에 지나지 않는다. 시대를 앞서간 간디의 말을 인용해보자.

=> 눈에는 눈이라는 서구의 논리를 따른다면 이 세상은 온통 눈먼 사람들로 뒤덮였을 것이다.


2장 힘이 있어도 쓰지 않는다 
영웅이 없는 나라∥싸움엔 서투르다∥자유, 모든 종류의 자유∥남의 것에 무심하다∥문화는 국경이 없다 

인도의 오랜 역사에는 국경을 넘어서 다른 나라를 공격하거나 무력으로 재물을 빼앗은 영웅들이 나오지 않는다. 인도에서 영웅으로 여겨진 사람들은 군대를 이끌고 남을 누른 정복자들이 아니라 우주의 신비를 깨닫고 자신의 욕망을 정복한 성자나 요가수행자들이다.  


물질주의는 정신주의에 밀린다. 인도에는 세속에 찌들어 살아도 그렇게 사는 걸 피할 수만 있다면 피하려는 사람들을 장려하는 전통이 남아 있다. 사막에서 필요한 것은 진주가 아니라는 걸 알기에 물질을 숭배하고 때로 돈을 찾아 배신해도 전체로서의 인도문명은 욕망을 억제하고 신의 존재를 깨닫는데 관심이 많다.


인도는 역사이래 단 한번도 외국을 침범한 적이 없다. 고대 마우리아왕조의 황제 아소카는 무력이 아닌 평화적인 방법으로 주변국과 교류했다.


3장 팔로워를 먹고사는 정치인
눈 작고 입 큰 메기∥팔로워는 나의 힘∥진보와 보수는 하나∥하인들의 세상∥카스트의 수직사회∥불평등이 평등보다 강하다?


인도에서 뇌물은 투자다. 뭔가를 얻기 위해 대접하는 걸 나쁘게 여기지 않는다. '열대에 강변에 살려면 악어와 친해져라'라는 인도의 속담은 현실적으로 내게 도움이 되는 자에게 투자 하라는 뜻이다. 고대 마우리아의 정치가 차나키아는 우정도 이익이  있어야 지속된다고 간파했다.



흥미로운 것은 불평등을 거부한 불교와 자이나교를 믿는 사람들이 옛날이나 지금이나 인도에서 늘 소수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아무리 모든 인간이 평등하다고 강조해도 거기에 끌리지 않는 인도인이 많다는 뜻이다. 더구나 불교와 자이나교는 인도에서 금세 존재감을 잃었고 자이나 교도들은 대개 카스트제도의 바이샤 계층으로 흡수되었다. 내가 보기에 카스트제도를 비판하는 국내외의 사람들은이 사실을 주목하지 않는다.

인도를 찾는 사람들이 알아야 할 것은 인도문화를 존중하지 않더라도 만만하게 봐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수많은 이방의 종교가 와서도 변하지 않는 건 인도인의 믿음이다. 인도인이 오히려 이방의 강자인 이슬람과 기독교에 영향을 주었다는 점도 기억해야한다. 이슬람교와 기독교를 앞세운 역사가 천년간 이어져서도 카스트제도는 지금도 남아 있다.

 카스트를 바탕으로 일어나는 차별은 교회나 성당에서도 여전하다. 하층 카스트 출신의 신자는 땅에 앉고 상층 카스트 출신의 기독교인이 의자나 벤치에 않는 것도 관행이다. 하층 카스트 출신의 기독교인에게 별도의 출입구를 쓰게 하거나 세례를 다른 장소에서 받게 하는 것도 그렇다. 최하층 출신으로 기독교인이 된 사람들은 다른 기독교인이 쓰는 화장터 와 공동묘지를 사용하지 못한다. 카스트 앞에만 서면 평등사상이 작아지는 것이다.


4장 개미도 황금을 파먹는다
금이 숨겨진 나라∥돈 벌기의 달인들∥인도 최대의 쇼, 결혼식∥황금보다 값진 두뇌


인도가 고대부터 다른 나라에 뒤지지 않는 한가지는 상인의 역동성이다. 오늘날 중국과 여러 면에서 비교되는 인도가 갖는 상대적 장점의 하나도 기업가정신의 현존이다. 인도에서 사업이나 장사는 “장사나 할까?” 해서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상인카스트에 속한 사람들의 신성한 의무이자 천직이었다. 오늘날 타타, 비를라, 고엔카, 달미아, 고드레지 같은 인도의 대기업 집단은 신드 상인, 구자라트 상인, 파르시 상인 등 고대부터 바다를 통해 부를 축적한 서해안지방의 상인들이 세웠다. 1991년 인도가 경제자유화로 방향을 선회한 뒤 돈을 번 신흥 억만장자도 다 상인 출신이다



5장 그래서 기록하지 않았다
시간은 늘 우리 편∥다만 조금 느릴 뿐∥그래서 기록하지 않았다∥구비전통의 수다쟁이∥언어는 제2의 영혼이다


분명한 것이 많지 않은 인도에서 시간은 애매하고 모호하다. 힌디어로 내일과 어제는 같은 단어다. 몇 주 후, 조만간이란 단어처럼 부정확하게 시간을 표현하는 것도 다반사다. 하지만 인도문화의 힘은 분명하지 않고, 느리게 움직이고, 오래 기다리는 데서 나온다. 외국의 지배를 참고 견디며 역사를 이어온 그들의 시간에 대한 생각은 대체로 짤따해(chalta hai)다. 즉 별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근대 서구는 역사를 가진 사회가 우수하다고 여겼다. 그래서 역사적 기록이 없고 구전되는 신화 전설이 많은 인도는 미개한 사회라고 야유를 받았다. 영국을 상대로 독립운동을 펼친 마하트마 간디는 그런 비판에도 독립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었다. 역사가 없는 국가가 더 행복하다고도 말한 그는 왕과 도시만 나오는 역사, 전쟁과 영웅만 나오는 역사보다 이름 없이 살다 가는 보통 사람을 위한 신화와 전설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구비 전통이 가진 힘을 대서사시를 통해 살펴보자. 기원전 5~6세기경 궁정시인들이 노래를 만들어서 부르기 시작한 베다에서 뽑아 만든 노래들은 전문 이야기꾼의 암송과 연극을 통해 도시에서 지방으로 퍼져나갔다.  여기에 서민의 삶과 여러 지방의 새로운 이야기가 보태져 모든 사람이 좋아하는 민족의 대서사시가 되었으니 바로 '라마야나'와 '마하바라타'다.


6장 뿌리 깊은 나무와 바람
동아줄과 같은 전통∥느린 변신은 무죄∥마살라 영화와 커리∥국수와 콜라에 관한 진실∥신성한 숲과 자연보호


서구화한 인도인이 영적 생활을 버리지 않는 것도 주목할 현상이다. 일상에서는 서구식으로 살아도 인도의 정체성과 전통을 잃지 않는 것이다. 신흥 중산층은 보이지 않는 것에 많은 걸 투자한다. 세속적으로 성공한 사람이 신을 덜 의지하고 더 세속적이게 마련이지만 경제적으로 여유가 생긴 인도인은 더욱 신에게 다가간다. 인터넷과 위성방송, SNS를 통해 24시간 신을 만나고 소홀하던 아침 예배도 열심이다. 단식을 실천하며 축제를 풍성하게 즐기는 것도 그들이다.

세계적으로 인기를 누리는 인도영화는 힌디어로 제작된 마살라 영화다. 노래와 춤, 코미디, 로맨스, 액션, 영웅 등 온갖 마살라(양념)가 버무려 재미가 있기 때문이다. 인도영화에 필요한 것은 한명의 스타, 세 가지 춤, 6곡의 노래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시끌벅적하다. 상업적으로 성공한 마살라 영화는 신화와 전설 등 고대 연극의 전통을 담아 권선징악과 해피 앤딩이 특징이다.


7장 꼬리가 아홉 달린 인도
구미호는 왜 무서운가?∥샐러드 접시와 도가니∥모든 종교를 품다∥여성이라는 카스트∥마음의 때, 몸의 먼지


수 천개의 모습을 가진 인도 문화는 구미호 와 같다 문화의 생존에도 많은 꼬리를 인정하는 것이 필수다. 상이하고 이질적인 존재를 보면서 새로운 생각과 행동을 경험하고 비판적 생각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 없듯이 다양한 목소리를 조정하는 과정이 쉽진 않으나 다양성을 인정하는 문화는 단번에 이방인의 문화에 점령 되거나 단번에 바뀌지 않는다는 점에서 구미호처럼 강하다.


인도의 거리가 더러운 것은 더러움에 무심한 사람이 많아서다. 사람들은 별 생각없이 쓰레기를 길가에 내버리고 집어 던진다. 다른 사람이 다 그렇게 하기에 별다른 죄의식이 없이 따라 하는 것이다. 배우지 못한 사람이나 배운 사람이나 주변의 더러움에 냉담한 것은 대체로 비슷하다. 아마도 이는 이웃과 사회에 대한 관심이 부족하고 자기 중심적인 문화와 관련이 있을 것이다. 기독교인은네 이웃을 사랑하라는 말씀을 따르고 공동체의 발전을 지향하지만, 힌두교에서는 내적 욕망을 극복하고 자신과 자신 속의 신을 깨달으라고 가르치는 편이다. 함께 모여서 떠들썩하게 예배를 드리는 기독교인이나 무슬림과 달리 힌두들은 대게 혼자 신을 만나고 혼자 기도한다.


8장 새로운 게임의 법칙
사랑의 반대는 무관심∥옷차림은 전략∥새로운 게임의 법칙∥나를 벌주기, 나무 껴안기∥죽음도 희망이다


영국에 반대하면서 영국산 옷감을 입는 것이 옳지 않다고 여긴 그는 손으로 물레를 돌리고 옷감을 짜는 운동을 벌였다.


젊은 날의 간디도 갈색 피부의 영국인이 되려고 노력했다. 영국은 그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간디는 인도의 전통에서 해답을 찾았다. 비폭력에 기반한 그의 운동은 세계 최강인 영국을 압박하는 최적의 무기였다.


힌두의 세계관에 따르면, 이승에서 악행을 저질러 지옥에 간 영혼은 미물로 환생하지만, 윤회를 거듭하면 언젠가는 사람으로 다시 태어난다. 미물이 몇번을 환생해야 인간이 되는지는 분명하지 않아도 참고 기다리면 언젠가 인간이 된다는 점은 분명하다. 최선을 다하면 현세보다 나은 내세를 가진다는 윤회사상이야말로 희망의 사상이자 현재의 불행을 뒤집는 역전의 믿음이다.


9장 인도에서 바라보는 친디아
중국과 인도, 가깝지만 먼 이웃∥가진다는 것과 버린다는 것∥하나와 여럿의 이름으로 
  


일당 독재체제의 중국이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는 민주체제의 인도를 현재는 여러 면에서 앞서고 있다. 하지만 장차 어떤 나라, 어떤 정부구조가 보다 위대한 결과를 가져올지는 두고 볼 일이다.


공산주의를 내건 중국이 경제적으로 덜 평등한 반면에 민주주의를 실천하는 인도가 중국보다 사회적으로 평등하지 않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위대한 나라를 세우기보다는 진정한 나를 찾는 데 관심을 가진 그들은 도시에서 전개된 왕과 군대의 영웅적인 이야기보다 신과 찬국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역사를 이었다.


진시황의 권위와 권력은 크고 화려한 아방궁을 만들고 자신이 묻힐 거대한 묘를 만든 점에서도 엿보인다. 반면에 진시황과 비슷한 시기에 강력한 제국을 다스린 아소카의 무덤은 어디에도 없다. 지금 인도에서 볼 수 있는 권력자의 크고 화려한 무덤은 다 이슬람 지배자들이 남긴 것이다.


두 나라의 음식문화는 양국의 문화적 특성을 반영한다. 인도의 음식은 단순소박하고 채식이 포함되지만, 중국은 다양하고 육식이 압도적이다.


요가가 자기 안의 세속적인 욕망을 이기려고 배운다면 쿵푸는 세속에서 이기는 걸 가르친다.


많은 점에서 인도사회가 중국보다 성숙하고 안정적이다. 내가 인도를 공부했다고 인도의 편을 드는 것이 아니다. 야망을 가진 지도자가 나올 수 없고 국가가 일방적으로 힘을 휘두를 수 없는 인도는 다양한 층과 켜를 인정하며 민주정치를 한다는점에서 중구만큼 불안정하지 않다. 강한 나무는 곧 부러지고 강한 군대는 망하기 십상이다. 그래서 단기적으로는 국가가 강한 중국이 앞서겠으나 장기적으로는 사회가 단단한 인도가 유리해보인다.



교보문고 책소개                       

 거시적인 시각에서 바라본 인도의 과거, 현재, 미래  

『인도는 힘이 세다』는 한국-인도 수교 40주년을 맞아 델리대학에서 인도사를 전공한 인도 전문가 이옥순 교수가 쓴 책으로 변하지 않는 인도와 새롭게 변한 인도의 양 측면을 균형 있게 다루면서 인도의 역사, 문화, 사회를 들여다 본 책이다. 저자의 오랜 인도 경험이 어우러져 이해하기 쉽게 설명이 녹아있다. 이 책은 인도의 현재 모습을 9가지 주제로 나눠 설명해 인도의 역사와 문화 속에서 인도의 현재와 가능성을 통찰하고, 중국문화와 인도문화를 비교해 두 나라를 한눈에 살필 수 있도록 하였다.

느리지만 분명히 달라지고 있는 인도의 모습에서는 쇠고기를 먹는 힌두와 신흥 억만장자 등을 예로 다룬다. 카스트에 대해 비판적이긴 하지만 조금씩 변화하고 있는 이 제도에 대해 긍정적으로 다루고 있는 반면, 우리사회에 존재하는 눈에 보이지 않는 학벌카스트, 지역카스트와 비교하기도 하였다. 또한, 많은 것이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인도의 단단한 사회에 대해서도 이야기하는데, 힘을 가지기보다 힘을 버리는 걸 칭송하는 인도문명의 정수가 살아 있음을 보여준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천천히 변화를 거듭하고 있는 인도의 과거, 현재, 미래를 꿰뚫어 본다.


저자 이옥순은 인도 델리대학에서 인도사로 석사학위와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서강대 교수를 역임했다. 현재 연세대 연구교수로 재직하면서 ‘인도문화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인도의 다채로운 역사와 문명을 새로운 시각으로 소개하는 다양한 책을 선보였으며, 대학과 연구기관은 물론 SERICEO 등에서 경제?문화적으로 급부상하는 ‘인도의 오늘’을 알려주는 수준 높은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 『인도현대사』『인도에 미치다』『인도에는 카레가 없다』『식민지 조선의 희망과 절망, 인도』『우리 안의 오리엔탈리즘』 등이 있다.

목차

1장 인도는 좋아도 인도인은 싫다
인도인의 이중성∥정신보다 물질이 우선∥난파선에선 뛰어내린다∥제4인간형, 모한 랄∥적도 껴안는다

2장 힘이 있어도 쓰지 않는다
영웅이 없는 나라∥싸움엔 서투르다∥자유, 모든 종류의 자유∥남의 것에 무심하다∥문화는 국경이 없다

3장 팔로워를 먹고사는 정치인
눈 작고 입 큰 메기∥팔로워는 나의 힘∥진보와 보수는 하나∥하인들의 세상∥카스트의 수직사회∥불평등이 평등보다 강하다?

4장 개미도 황금을 파먹는다
금이 숨겨진 나라∥돈 벌기의 달인들∥인도 최대의 쇼, 결혼식∥황금보다 값진 두뇌

5장 그래서 기록하지 않았다
시간은 늘 우리 편∥다만 조금 느릴 뿐∥그래서 기록하지 않았다∥구비전통의 수다쟁이∥언어는 제2의 영혼이다

6장 뿌리 깊은 나무와 바람
동아줄과 같은 전통∥느린 변신은 무죄∥마살라 영화와 커리∥국수와 콜라에 관한 진실∥신성한 숲과 자연보호

7장 꼬리가 아홉 달린 인도
구미호는 왜 무서운가?∥샐러드 접시와 도가니∥모든 종교를 품다∥여성이라는 카스트∥마음의 때, 몸의 먼지

8장 새로운 게임의 법칙
사랑의 반대는 무관심∥옷차림은 전략∥새로운 게임의 법칙∥나를 벌주기, 나무 껴안기∥죽음도 희망이다

9장 인도에서 바라보는 친디아
중국과 인도, 가깝지만 먼 이웃∥가진다는 것과 버린다는 것∥하나와 여럿의 이름으로

출판사 서평

친디아와 디폴트의 경계에 선 인도
그럼에도 세계는 왜 인도에 주목하는가


브릭스(BRICS)의 일원이자 중국과 함께 친디아(Chindia)로 묶이는 인도는 새로운 기회의 땅이자, 전세계가 주목하는 21세기의 경제·문화 대국이다. 한편에선 인도의 ‘디폴트 선언’을 거론하는 등 인도경제에 불안한 시선을 던지는 이들도 많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어떤 관점으로 바라보든 12억이 넘는 인구, 유럽대륙과 맞먹는 영토, 뛰어난 인재를 갖춘 인도를 빼고는 앞으로의 세계경제를 낙관하거나 비관하기 힘들다는 점은 분명하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가 알아야 할 인도에 대한 지식은 무엇일까?
델리대학에서 인도사를 전공한 손꼽히는 인도 전문가 이옥순 교수는 한국-인도 수교 40주년을 맞아 출간한 『인도는 힘이 세다』에서 변하지 않는 인도와 새롭게 변한 인도의 양 측면을 균형 있게 살피며, 새로운 관점으로 인도의 역사/문화/사회를 들여다본다. 인도에 진출하는 기업은 물론 여행자들의 필독서인 저자의 대표작『인도에는 카레가 없다』(1997)가 인도의 참모습을 국내에 소개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면, 이번 책은 5000년간 변한 듯하면서도 변하지 않은 인도의 현재 모습을 9가지 주제로 나눠 설명한다. 인도사 전공자답게 인도의 역사와 문화 속에서 인도의 현재와 가능성을 통찰하는 저자의 설명과 25년간 인도와 한국을 넘나든 경험이 어우러져 읽는 맛도 뛰어나다. 마지막 장인 9장에는 중국문화와 인도문화를 비교해 세계가 주목하는 두 나라를 한눈에 살필 수 있도록 했다.

느리지만 분명하게 인도가 달라지고 있다
: 쇠고기를 먹는 힌두와 신흥 억만장자


지금까지 알고 있는 인도는 인류문명의 원형을 간직한 이상향이자 요가와 명상을 전세계에 퍼뜨린 정신주의의 나라다. 하지만 오늘날 인도는 성범죄와 부정부패의 온상이라는 이미지도 함께 가지고 있다. 어느 쪽이 인도의 참모습일까? 세계는 인도의 어떤 가능성을 읽었기에 인도를 중국과 함께 21세기의 핵심국가로 인식하는 것일까? 지난 25년간 인도와 한국을 오가며 생활해온 인도 전문가 이옥순 교수는 이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급변하는 인도의 거리로 독자들을 안내한다. 그리고 채식을 즐기는 인도에서 맥도날드가 대성공을 거두고, 성지순례와 지옥 같은 출퇴근 전쟁이 공존하며, 1조원이 넘는 개인저택을 가진 부자들이 속출하는 인도의 오늘을 실감나게 전해준다.
마힌드라 그룹이 국내의 쌍용차를 인수하고, 포스코가 인도 현지에 제철소를 세우려는 등 한국?인도 수교 40주년의 결과는 이미 우리의 실생활에 깊숙이 파고들었다. 인도 센섹스(SENSEX)지수도 더이상 낯선 용어가 아니다. 정보통신, 철강, 자동차, 반도체 등 우리나라의 주요 산업분야는 인도에 진출하기 위한 계획을 치밀하게 준비하고 있기도 하다. 그런데 인도와 가까워질수록 그들의 국민성이 교활하고 진실되지 않다고 여기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즉 인도는 좋지만 인도인은 싫다는 것이다.
인도인을 싫다고 여기는 것은 낡은 관습이 지배하는 낙후한 나라라는 오래된 편견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다른 문화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바로 이러한 편견부터 버리라고 충고한다. 대표적으로 힌두(교도)는 쇠고기를 먹지 않는다고 알고 있지만, 쇠고기를 먹는 힌두도 분명 존재한다. 심지어 서양에 힌두교를 알린 민족주의자 비베카난다는 동포들에게 쇠고기를 먹고 근육을 키우자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오히려 그들의 먹을거리는 지역과 카스트마다 다양하다. 히말라야지방의 브라만은 양고기를 먹고, 해안가에 사는 브라만은 생선을 먹는다(‘구미호는 왜 무서운가’ 본문 245~52면 참조).
인도가 정신주의의 나라라고만 생각하기에 인도인의 물신주의와 장사 수완에 놀라는 사람도 적지 않다. 예로부터 인도에서는 부의 신 락슈미와 가네샤가 가장 인기를 끌어왔으며, 부의 신을 기리는 축제인 디왈리 축제는 전세계 어떤 축제보다 휘황찬란하다. 그때는 온 도시가 부의 신을 맞이하기 위해 불을 밝히고, 고가의 선물이 오고가기도 한다. 인도 최대의 쇼라고 불리는 결혼식은 어떤가? 인도의 부자들은 신랑에게 헬리콥터를 선물하고 57억원어치의 혼수를 보내는가 하면 모든 하객에게 다이아몬드를 선물하기도 한다. 릴라이언스 그룹의 무케시 암바니의 경우, 높이 173미터의 27층짜리 개인저택에 600명의 하인을 두고 생활한다. 저명한 구루들은 특급호텔 맞먹는 집에서 살며 자가용제트기를 타고 여행한다(「4장 개미도 황금을 파먹는다」 참조). 인도의 중산층과 부유층은 넉넉잡아 우리나라 인구의 여섯 배인 3억 명가량이다. 사실 인도에서는 신을 믿으면서 부를 추구하는 것이 양립 불가능한 것이 아니다. 삶의 궁극적인 목표는 해탈이지만 부의 추구를 그 과정으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인도는 카스트제도 때문에 경제대국이 될 수 없다?
: 학벌?지역카스트 대한민국은 어떻게 발전했나


인도를 이야기할 때 카스트제도는 빼놓을 수 없다. 인도가 경제대국이 될 것이라는 사실을 부정하는 사람들이 한결같이 지적하는 것도 바로 카스트제도다. 신분이 정해져 있는 카스트제도 때문에 대다수 사람은 아무리 노력해도 정당한 성과를 보장받을 수 없어 성취욕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하지만 인도가 고대부터 다른 나라에 뒤지지 않는 한가지는 상인의 역동성이다. 오늘날 중국과 여러 면에서 비교되는 인도가 갖는 상대적 장점의 하나도 기업가정신의 현존이다. 인도에서 사업이나 장사는 “장사나 할까?” 해서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상인카스트에 속한 사람들의 신성한 의무이자 천직이었다. 오늘날 타타, 비를라, 고엔카, 달미아, 고드레지 같은 인도의 대기업 집단은 신드 상인, 구자라트 상인, 파르시 상인 등 고대부터 바다를 통해 부를 축적한 서해안지방의 상인들이 세웠다. 1991년 인도가 경제자유화로 방향을 선회한 뒤 돈을 번 신흥 억만장자도 다 상인 출신이다(‘돈 벌기의 달인들’ 본문 144~53면 참조).
상인뿐만이 아니다. 오늘날 전세계 학계를 주름 잡는 인도인은 대부분 브라만 출신이다. 노벨문학상을 받은 타고르를 비롯해 과학 분야에서 노벨상을 받은 인도인도 여럿이다. 펀자브 출신의 크샤트리아는 IT산업에서 맹활약 중이다(‘황금보다 값진 두뇌’ 본문 159~66면 참조).
그렇다고 민주주의 사회인 인도에서 불가촉천민(달리트)이 예전과 같이 극심한 차별을 받는 것도 아니다. ‘억압받는 사람들’이라는 뜻의 ‘달리트’도 그들 스스로 선택한 이름이다. 독립한 인도정부는 불가촉천민이 차별받지 않도록 하기 위해 관직과 공기업을 비롯해 교육기관의 입학정원에서 그들에게 일정한 비율을 할당했다. 이후 지난 60년 동안 교사나 공무원이 되어 사회적 상승이동을 이룬 달리트 중산층이 생겨났으며, 달리트 출신의 대통령은 물론 대법원장과 대학총장도 등장했다. 인도 최대 주에서 정권을 잡은 달리트 출신 여성 정치인 마야와티는 카스트제도의 변화를 명확하게 보여준다. 심지어 달리트가 누리는 특별혜택을 받기 위해 스스로 격을 낮추는 사람들도 생겨났다.
인도사회의 카스트제도를 비판하지만 ‘우리 사회’의 수직구조와 차별제도는 주목하지 않는다는 저자의 지적은 뼈아프다. 인도는 눈에 보이는 제도적인 카스트를 시행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학벌카스트, 지역카스트가 엄연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인도는 바깥에서 아무리 떠들어도 느리고 길게 변화를 지속하는 사회다. 물론 카스트의 수직사회인 인도에서는 지지자를 등에 업은 유명정치인의 세습과 이에 따른 부정부패가 큰 문제다. 또 결혼지참금과 혼수 때문에 자살하는 사람이 8000명(2010년)에 이르고 여성에 대한 성범죄가 빈번한 것도 사실이다(「3장 팔로워를 먹고사는 정치인」 참조). 저자는 그럼에도 인도에서 카스트제도가 다양성을 품는 순기능을 해왔음을 간과해선 안 된다고 말한다. 인도에 쳐들어온 박트리아인, 그리스인, 페르시아인, 훈족 등은 제 나라로 돌아가지 않고 눌러앉아 인도의 카스트에 흡수되었다. 평등을 지향하는 기독교인마저 어느 카스트에서 개종했느냐에 따라 ‘나다르 기독교인’ ‘레디 기독교인’같이 힌두로서의 카스트를 앞에 붙인 채 기독교인이 된다. 힌두교에서 기독교로 개종한 기독교인이 보여주는 경계의 모호함과 복잡한 정체성은, 누구든 어떤 집단이든 수용하는 놀라운 통합성과 융통성을 자랑하는 카스트제도의 속성을 알려주는 증거다.

모든 것이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
: 국가가 강한 중국, 사회가 단단한 인도


고대의 요가 수행자와 같은 동작을 하는 인도인을 오늘날 거리에서 만날 확률은 100퍼센트다. 또한 인도는 400년 전에 왕과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거리를 떠도는 집시를 오늘날에도 만날 수 있는 곳이다(‘시간은 늘 우리 편’ 본문 169~78면 참조).
이옥순 교수는 밖의 것을 천천히 받아들이고 쉽게 변하려고 하지 않는 인도인의 특성을 어울리기 힘든 다문화사회 인도를 하나로 묶는 힘으로 바라본다. 그 힘은 인도 역사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인도의 독립을 일군 간디의 비폭력운동은 자신이 살던 구자라트 지방의 ‘카다도’라는 타협과 상생의 방식에서 나왔다. 즉 “내가 반을 접을 테니 당신도 반을 접으세요”라는 협상 방법은 인도 독립의 열쇠였을 뿐만 아니라 인도문명을 지속하게 한 비법인 셈이다.
서구화한 인도인이 영적 생활을 버리지 않는 것도 주목할 현상이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생긴 인도인은 인터넷과 위성방송, SNS를 통해 24시간 신을 만나고, 소홀하던 아침예배도 열심이다. 단식을 실천하며 축제를 풍성하게 즐기는 것도 그들이다(「4장 뿌리 깊은 나무와 바람」 참조). 역사를 기록하지 않는 전통은 인도인을 오늘날까지 구비전통의 수다쟁이로 남아 있게 했다.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아마르티아 센이 자신의 저서 『논쟁적인 인도인』에서 밝혔듯, 그의 고향인 벵골지방에는 누가 ‘그렇다’라고 외치면 어디선가 곧바로 ‘아니다’라는 소리가 나올 정도로 논쟁이 유명하다. 이러한 전통은 다시 언론과 출판의 자유로 이어져, 인도는 다른 나라와 달리 종이신문이 점점 늘어가는 추세이다.
인도문화가 가진 힘은 중국과 비교하면 더욱 크게 느껴진다. 세계의 중심을 자처한 중국은 역사 이래 언제나 주변국을 한수 내려다보았고, 오늘날에도 여전히 ‘대국굴기’를 외치는 나라다. 반면 고타마 붓다를 배출한 인도문명은 현세적인 것만큼 내세에 의미를 두고 ‘위대한 나라’보다는 ‘진정한 나’를 찾는 데 관심을 두었다. 양국에서 최고의 군주로 뽑는 진시황과 아소카를 비교해도 이 차이는 분명하다. 진시황은 ‘힘에 의한 통치’를 하며 자신을 위해 크고 화려한 아방궁과 거대한 무덤을 만들었다. 아소카 역시 거대사업을 일으켜 힘을 과시했지만 다수의 구원을 기원하며 힌두사원을 세우는 차이를 보인다. 오늘날 인도에 남아 있는 거대한 무덤은 모두 이슬람시대에 만들어진 것이다. 쿵푸와 요가에서도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 쿵푸와 요가 모두 몸과 마음을 닦으라는 점에서는 비슷하지만 쿵푸가 누군가를 이기는 것이 목표인 반면, 요가는 자신을 이기라고 강조하는 점에서 쿵푸와 다르다.
국가의 주도 아래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중국과 달리 다원적인 인도는 내부비판이 많아서 속도 면에서 중국에 뒤처질 수밖에 없다. 이런 이유로 아마르티아 센은 고도성장을 추구하는 인도정부를 어리석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실제로 인도에는 강대국을 꿈꾸는 연방정부의 정책에 반대의견을 제시하는 사람이 많다. 저자는 힘을 가지기보다 힘을 버리는 걸 칭송하는 인도문명의 정수가 살아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21세기를 ‘아시아의 세기’로 만들 두 나라이지만, 급격한 성장과 변화 뒤에 감춰진 모순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문화적으로 상이한 양국은 모순의 양상에서도 큰 차이를 보인다. 일례로 빈곤층은 인도가 중국의 두 배가 넘지만 빈부격차는 중국이 심하다. 공산주의를 내건 중국이 경제적으로 덜 평등한 반면에 민주주의를 실천하는 인도에서 카스트제도가 여전히 힘을 발휘하는 게 작금의 현실이다. 국가가 강한 중국과 사회가 단단한 인도, 둘 중 어느 나라가 21세기에 어울리는 나라일지에 대해서 저자는 인도의 손을 들어준다(「9장 인도에서 바라보는 친디아」 참조).

인도는 아픈 과거를 되풀이할 생각이 없다
: 문명의 핵심을 들여다보는 수준 높은 교양서


인도를 제대로 알려 하지 않고 무턱대고 인도에 진출한 국가와 기업들은 대부분 쓴맛을 봤다. 닭고기가 주 제품인 KFC, 염소고기 버거를 들고 인도 시장을 두드린 맥도날드는 인도 국민의 거센 반격에 밀려 점포가 습격받고 물러난 경험이 있다. 이들의 실패는 대영제국의 실패를 떠올리면 당연한 결과다. 무력을 쓰지 않는 정신주의의 나라로만 알려져 있던 인도는 세포이항쟁을 일으켜 영국에 물리적으로 저항하고, 비폭력투쟁을 통해 영국의 이미지에 치명상을 입히기도 했다. 영국은 물러나면서도 곤혹을 치렀다. 식민지시대에 인도에 진 빚은 2008년에야 비로소 다 갚을 수 있었다. 다국적기업도 한발 물러서고 나서야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쇠고기와 돼지고기가 제공되지 않는 세계 유일의 맥도날드 매장이 바로 인도에 있다.
인도인을 순수하고 순종적이며, 무력을 멀리하고 평화를 사랑하는 민족이라고만 바라보다가는 실리적인 인도인에게 곤욕을 치를지 모른다. 인도를 찾는 사람들은 인도를 기회와 황금의 땅으로 여기지만 오늘날 인도는 열강에 부를 약탈당했던 과거를 되풀이할 생각이 조금도 없다. 비록 지금은 인도경제가 휘청거리고 있지만, 중국과 함께 향후 세계경제의 핵심국가가 될 것이라는 사실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인도의 미래를 알고 싶다면 시시각각 변하는 최신정보가 아닌 인도의 역사와 문화 속에서 인도문명의 핵심을 파악하는 게 급선무다. 손꼽히는 인도전문가인 이옥순 교수의 이 책을 통해 느리지만 분명하게 변화를 거듭하는 인도의 과거/현재/미래를 한번에 꿰뚫는 통찰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