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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화 석천계곡 & 계서당 (2016.12.23)

클리오56 2016. 12. 24. 15:59

봉화 석천계곡 & 계서당 (2016.12.23)





이번 경북 북부 지방 2박3일 여행의 마지막 코스는 봉화, 그중에서도 석천계곡과 계서당이다.

봉화군이 발행한 팜플랫을 보면 대한민국 대표 산림휴양도시 청정봉화라는 슬로건이 보여주듯

봉화에는 청량산, 청옥산, 국립백두대간수목원, 그리고 백여 곳의 정자가 자랑거리에 속한다.


여러 가볼만한 곳이 소재하지만 반나절 들른 후 귀경하는 시간 제한을 벗어날 순 없기에

봉화읍 인근에 위치한 명소로 선택과 집중할 수 밖에 없음이 현실이었다.


간밤에 약간의 눈이 내려 산은 눈으로 덥혔지만 도로는 전혀 지장이 없어 우선 안심하였고

다만 바람이 강하게 불었고 기온은 전날에 비하여 5도 정도 급감하여 3~4도로 아주 낮다.


봉화 답사는 애초에는 7.1Km의 봉화솔숲갈래길 (봉화체육공원~정자목)로 시작하려했지만

시간 제약상 석천계곡에서 닭실마을까지 왕복 도보 답사로 축소하였다.


석천계곡 입구 주차장을 출발하여 계곡을 거슬러 올라가는데

산길샘앱에 미리 다운로드해둔 봉화솔숲갈래길을 따라 걸으면 실수가 없을 것이다.


석천계곡을 따라 가면 울창한 소나무 숲과 맑은 시냇물을 배경으로 석천정사가 있으며

이후 금계포란형 명당이라는 닭실마을에 당도하는데 이를 아울러 명승 60호로 지정되어 있다.


계곡 초입의 왼편 큰 바위에 붉은 글씨로 靑霞洞天이라 새겨져있는데

하늘위에 있는 신선이 사는 마을이란 뜻이고

충재 권벌선생의 5대손이 기암괴석이 많은 이곳에서 놀던 도깨비를 쫒아내어

서생들이 정사에서 공부에 열중할 수 있도록 글을 새기고 칠을 하였다고 한다.


이 겨울철에도 계곡 시냇물이 맑게 흐르니 한여름에는 수량도 풍부하고 서늘할 만큼 차가울테고

통나무로 건널수 있으며 다만 석천정사안은 들어갈 수 없도록 잠겨져있었다.


권벌의 맏아들이 향리에 돌아와 를 짓고 산수를 즐기면서 여생을 보냈다는데

석천정은 정면 3칸, 측면 2칸의 건물과 2칸 반, 1칸의 건물이 서로 이어진 평면 구조라고 한다.


석천정사를 떠나서도 솔숲갈래길은 키 높은 소나무숲을 우측에두고 한동안 이어지며

좌측 시냇가 너머 낮은막한 소나무숲 야산아래로 아늑한 닭실마을을 바라볼 수 있다.


좌측은 권벌 충재의 청암정, 중앙에는 권씨 종택과 여러 고택들, 우측은 자동차로 진입하는 마을입구이며

우선 다리를 건너 마을입구의 전통한과 작업장에 들러 조금 구입하였더니 덤으로 제법 많이 주신다.

마침 여러 마을 아주머니들이 모여드는데 함께 한과 만드는 시간인 모양이었다. 


닭실마을은 영남 사림으로 중종대 개혁정치의 중심인물이었던 충재 권벌이 기묘사화로 파직당하자

어머니의 산소자리에 종가를 짓고 이곳에 집을 지었다한다.


마을 모양이 알을 품고 있다는 풍수지리상 금계포란형의 지세라 하며 
경주 양동마을, 풍산 하회마을, 안동 내앞마을과 함께 영남 4대 길지의 하나라고 택리지에서 언급했다한다.


마을의 붉은 길과 흙담장이 인상적이며 여러 고택들을 골목골목 다니며 보는 재미도 솔솔하고

주민들에게 폐해를 주지 않는 적정선에서 사진을 찍기도 하였다.

다만 마을의 가장 큰 집이자 전형적인 영남 양반 가옥이라는 권씨 종가 고택은 개방되지 않아 다소 아쉬웠지만.


청암정에 들어가기 전에 먼저 충재박물관을 들르니 추운 겨울날 찾아온 객을 반갑게 맞아주었는데

특히 석천계곡을 따라 닭실마을을 거쳐 이곳으로 왔다고하니

예전 닭실마을 주민들이 산을 피해 석촌계곡을 따라 나들이하였던 전통적 길이란다.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차량으로 닭실마을로 바로 찾아오기에 그 길의 매력을 놓친다며.


박물관은 권씨 문중에서 운영중이며 해설가께서 직접 박물관 전시품을 설명해주셨고

1만여점이나 되는 많은 유물들이 소장실에 보관중이란다.


특히 충재선생께서 과거 급제시의 답안지가 보물로 지정되어 전시중이었는데

엄청 큰 한지에 마치 인쇄한듯 단정한 글씨가 인상적이었다.


해설가께서 청암정도 직접 안내해주시는 호사를 누렸는데

거북바위 위에 지은 정자인 청암정은 주변으로 물길을 돌려 인공 연못을 만들었고

연못 곁에 단정하게 자리잡은 충재는 서재로서 선비의 기품을 느끼게 해주는 곳이다.


연못위로 놓여진 돌다리를 건너 정자로 올라갔는데 청암정 현판은 서재를 향하며

청암수석 현판은 거북 바위의 머리 방향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힘있는 필체의 청암정 현판을 남명 조식 선생께서 쓰셨다니

지리산 둘레길 산청답사에서 들렀던 그 분의 글을 이곳 봉화에서 볼수있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단아한 품격의 청암수석 편액은 미수 허목의 작품이며

그 분의 뜻을 따라서 가장 좋은 풍광을 바라보도록 배치되었다고 한다.


또한 바위 틈에 뿌리 박은 단풍나무의 붉게 불드는 모습의 아름다움도 함께 언급하셨고.

청암정에서는 종택과 부속 건물들을 바라 볼 수 있는 위치이기도 하다. 


청암정의 여러 편액은 물론 창틀, 심지어 마루까지 문화재 도둑들의 목표가 되어 많은 수난을 겪었다며

중요한 물품들은 수장고로 옮겼다는 슬픈 이야기도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할것이고.


닭실마을과 청암정 답사를 끝낸 후 석촌계곡으로 다시 걸어서 주차장으로 돌아왔고

봉화읍내의 식당에서 청국장으로 점심을 든 후 시장을 잠시 둘러보았지만 봉화사과를 구입하지는 못했다.


다음 답사지는 계서당인데 마을의 좁은 길을 따라 차를 조심스럽게 몰고가 집앞에 잠시 주차해두었는데

고택에 들어서면서 잠시 구경을 허락받았고 주인 어르신께서 마침 밭일 나가시려다가

찾아온 불청객 손님을 위하여 시간을 내어주어 설명해주셨다.


할머니께서는 아직도 따끈한 갓해오신 떡가래를 주시며 들라하셨으니

여행하다보면 항상 배고픈 답사객인 나로서는 염치불구하고 그 긴 떡가래를 맛있게 다 먹었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에 대한 극찬의 말씀도 여러 차례 들었고.


계서당은 춘향전의 주인공 이몽룡의 실존 인물인 성이성(1595~1664)의 생가이다.

성이성은 부친이 남원부사였을때 남원에 한때 거주하며 공부하였고

이후 문과급제후 여러 고을의 수령과 세차례 어사에 등용되었으며

청빈과 근검으로 이름이 높았다며 여러 고증을 통하여 이몽룡의 실존인물로 밝혀졌다고 한다.

1999년 KBS 역사스페샬에서 이몽룡이 실존인물이었다 편이 방영되었다고 한다.

또한 주인 어르신도 실존인물임은 나라에서도 이제는 인정하였다고 하신다.


계서당은 건축적 측면에서도 아름다운 고건물로 인정되고 있는데

솟을대문과 무지개형 문인방, 높은 기단위의 안채, 누하주가 막힌 사랑채의 위용, 누하주벽 여러사항이 언급되었다.


누하주의 벽에 기와를 이용하여 얼굴 형태가 장식되어 있는데 네이버 지식백과에 따르면

집안의 며느리에게 대 물리는 교훈으로서 시집을 와서 보는 것과 듣는 것에 대하여 비밀을 지키고

항상 어려운 일이 있어도 참고 견디라는 뜻이라고 한다.


또한 안채의 대청마루에 ‘정중동()’이라는 액자는 이 집의 가훈처럼

세상을 살아가면서 중심을 잃지 말고 항상 자신을 올바르게 다스려야 한다는 교훈을 가르치고 있다는 것이다.


2박3일간 경북 북부지방 여행은 막을 내리고 귀경길에 오르는데

바로 인근에 교회 안내판이 보여 들렀더니 자그마한 수곡교회였으며

철골구조물의 작은 종탑이 정겨워보였고 소박한 크리스마스 장식한 부속건물이 곁에 있다. 


이번 여행의 뜻하지 않은 성탄선물로 받아들이며 즐거운 마음으로 귀경 드라이브하였고

풍기 IC에 진입전 영주사과를 만원어치 구입하였는데 즙과 덤을 듬뿍받았으며

문경 오미자청, 봉화 한과와 더불어 한 고장마다 특산품 하나씩 구입하여 맛보게되는 셈이다.




석천계곡 청하동천


소나무 숲길

석천정사







닭실마을

마을입구 한과작업장

낮은 담 : 높은 담






충재박물관

청암정 입구

충재와 청암정

청암정 & 청암수석

연못 돌다리 건너 충재, 그리고 뒷편은 종택

거북바위 위의 청암정

(오른쪽 이끼 덮힌 바위가 거북 머리에 해당)


계서당

계서당 솟을대문과 무지개형 문인방

안채

수령 오백년 보호수 소나무

사당


누하주가 막힌 사랑채의 위용


눈과 입을 조심하라는 교훈의 누하주벽




수곡교회